CoC
미로의 회전축
꽃을 꺾으면 저택이 무너진다.
2024-01-10
KPC. 가토 쿠레하 · PC. 노노미야 이노리

람피온의 저택에도 겨울이 찾아왔다.
여름도 서늘하더니 겨울은 얼어붙을 것처럼 날씨가 지독하다.
숲에는 눈이 잔뜩 쌓여서 한 발자국도 디딜 수가 없다.

람피온이 사라졌다. 실종사건이다.
공포로 뒤통수가 쭈뼛해졌을 때,

나는 보았다. 선생님의 시선이……
정원, 람피온의 덩굴 아래로 향하는 것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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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
 
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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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노리는 눈 냄새를 맡으며 깨어납니다.
 
며칠째 내리 눈이 내립니다.
 
저택 지붕은 원래 색을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새하얗게 물들었습니다.
 
선생님은 요즈음 겨울나기를 준비하느라 부쩍 바쁩니다만,
 
반대로 아이들의 일상은 무척 평화롭습니다.
 
방학이 시작되었거든요.
 
수업 대신 약간의 방학 숙제가 전부인 나날.
 
자유 시간을 보내거나
 
끼리끼리 놀면서
 
무료한 하루하루가 천천히 흘러갑니다.
 
이노리가 잠에서 깨어나면,
 
위층 침대의 쿠레하가 고개를 쏙 내밉니다.
 
쿠레하:이노리, 일어났어?
 
이노리:으응... (눈비빔) 쿠레하는 일찍 일어났네?
 
쿠레하:(익숙한 듯이 사다리를 거치지 않고 아랫층으로 폴짝~ 뛰어내린다.) 그야, 오늘은 나랑 그거 하기로 했잖아!
 
꽤 이른 아침인데도
 
쿠레하는 잠기운 하나 서리지 않은 채 눈동자를 빛냅니다.
 
아, 그러고 보니 오늘……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정원에 눈이 가득 쌓여서,
 
눈사람을 만들기로 했었죠.
 
쿠레하의 얼굴을 보자니 얼마나 기대하고, 들떴는지 알 것 같습니다.
 
이노리:그래그래. 그거... 눈사람 만들기였지? (눈만 깜빡거리다가 다시 이불속으로 꼬물꼬물 파고 들어간다.) 춥고 졸려.....
 
쿠레하:언 추워! 안 졸려! (쌩쌩한 낯으로 이노리 침대 위로 꾸물꾸물) 처음엔 나보고 잠이 많다고 하더니, 이노리가 더 잠꾸러기야.
 
이노리:쪼..금만 더 자면 안돼? (복슬복슬한 쿠레하 머리 슥슥 문지름.) 어제도 늦게까지 놀았으면... (깜빡 졸았다.) ...서.
 
쿠레하:.................안-돼. (이럴 때만 칼같음...) 아아! 얼른 일어나. 다른 애들이 먼저 새 눈 다 밟아버리면 어떡해?눈사람 만들 눈이 다 사라지면 어떡해????? (흔들흔들흔들)
 
이노리:(눈 반쯤 감긴채로 흔들흔들) 이... 고집쟁이..
알았어, 일어나면 될거 아냐...! (하품하더니 밍기적.. 일어난다.) 쿠레하는 눈 처음 봐?
 
쿠레하:아니? 요즘은 계속 눈이 내렸잖아. 창문 너머로 봤어! (단순) 그 전까지는 못 봤지만... 그리고 눈사람 만드는 건 처음이야. (벌떡 일어나 네 손을 잡아 일으킨다.) 이노리는 많이 봤어?
 
이노리:그건 그렇지만... 응. (네 손을 잡고서 자리에서 일어난다. 놀리는 기색으로 ) 눈사람도 잔~뜩 만들어봤고, 눈오리도 만들어봤다? 쿠레하는 모르지?
 
쿠레하:... (눈썹 꿈틀) 하지만 오늘 제일 크게 만들걸? 이노리보다, 게일보다 훨씬 크게 만들 건데?! 선생님보다도 크게 만들거야. 이노리는 모르지?
 
이노리:으음... 쿠레하는 작은데, 어떻게 선생님보다 크게 만들어? (네 코를 툭 건드린다.) 이 욕심쟁이.
 
쿠레하:할 수 있어, 이노리가 도와주면... (대충 무언가를 상상하는 얼굴...) 그리고 나랑 만드는 건 이노리도 처음이야. (코를 찡긋거리다) 오늘이 제일 재미있어!
 
이노리:그래? (쿠레하는 뭘 상상하는 걸까..? 빤히 쳐다보다가 손에 잡히는 모자를 푹 눌러 씌워준다.) 그럼 따뜻하게 입고 나가자. 감기 걸릴지도 몰라.
 
세수하고, 양치하고, 방학이지만 교복으로 갈아입습니다.
 
쿠레하:(대충대충.. 설렁설렁.. 마음이 딴데 가있음)
 
아, 머리도 꼼꼼히 땋아야겠죠?
 
노란 리본으로 단단히 묶어주면 준비 끝입니다.
 
나란히 손을 잡고 개인실을 나섭시다.
 
복도는 오늘따라 조용합니다.
 
때마침 창문 밖으로 요란한 비명이 들립니다.
 
으악!
 
다들 나가 놀고 있는 모양입니다.
 
쿠레하:우리가 꼴찌야?
 
이노리:어라... 그런가봐.
 
쿠레하:이익..
 
16칸의 계단을 내려오면 거실이 제일 먼저 보입니다.
 
눈이 쌓이길 고대했던 아이들이
 
아침부터 달려나가리라 예상하고,
 
아침 식사는 거실 테이블에 차려졌습니다.
 
새알을 동동 띄운 팥죽입니다.
 
설탕을 잔뜩 넣어 달고 따끈따끈합니다.
 
선생님:이노리, 쿠레하. 좋은 꿈 꿨어요?
 
이노리:응. 선생님도 좋은 아침이에요. (팥죽...먹고가면 쿠레하가 슬퍼할까.. 힐끔)
 
쿠레하:(팥죽에 시선 빼앗김...)
 
선생님:배고프죠? 뜨거우니까 조심히 먹어요.
 
거실 소파에 앉아있던 선생님이 두 사람을 발견하곤 종이컵에 팥죽을 따라 줍니다.
 
새알이 침몰하는 눈사람처럼 동그란 머리를 내놓고 있군요.
 
선생님은 뜨개질 중이었던 것 같습니다.
 
털실이며 기다란 바늘이 늘어져 있습니다.
 
이노리:(후후 불어서 한입 먹음) ...뭐 만드세요? (빤히......)
 
선생님:이제 겨울이니까, 모두 목도리며 장갑이 필요할 시기라서요.
아이들은 조금만 방심해도 감기에 잘 걸리니까, 적어도……
 
이노리:
듣기
기준치: 35/17/7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뒷말이 더 있는 것 같은데.
 
선생님은 말꼬리를 흐리고 웃습니다.
 
선생님:한 명이 아프면 순식간에 전염병처럼 옮으니까, 미리 조심해야죠.
 
쿠레하:앗뜨뜨!
 
이노리:조심히 먹어..! (쿠레하 봄)
 
쿠레하:(ㅜㅜ) 혀 아파 이노리. (메롱...........)
 
이노리:으이긍... 아무도 안 뺏어가니까 천천히 먹어. (선생님 힐끔보다가 새알 하나 더 넣어줌) 자.
 
쿠레하:그치만 빨리 먹어야 빨리 나가는 거 아냐? (네가 넣어준 새알을 다시 냉큼 입에 털어 넣으며) 읏뜨...
 
선생님:이노리, 쿠레하. 이리 오세요.
 
이노리:ㄴ,네? (들켰나?)
 
쿠레하:(우물우물?)
 
걱정과는 달리
 
선생님은 베레모를 똑바로 씌워주곤,
 
망토 단추도 목 끝까지 전부 여며줍니다.
 
선생님:조심해서 놀아야 해요?
 
이노리:
심리학
기준치: 35/17/7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어쩐지 선생님의 기분이 상당히 가라앉아있는 것 같습니다.
 
이유는 잘 모르겠어요.
 
방학 이후로 다들 잔뜩 들떴던 데다가,
 
특별한 사고 없이 평화로운 나날이었거든요.
 
이노리:(끄덕끄덕) 쿠레하는 제가..! 잘... 책임질게요..!
 
선생님:(네 대답에 살짝 웃으며) 그래요? 그럼 이노리만 믿을게요.
 
겨울나기 준비가 바쁜 걸까요?
 
아니면, 아이들이 감기에 걸릴까 걱정스러운 걸까요?
 
아이들이 방학에 할 일이란
 
실컷 뛰어놀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는 것 아니겠어요?
 
선생님:(두 사람의 등을 떠밀며) 선생님은 이제 뜨개질에 집중해야 하니까, 점심시간까지 실컷 놀다 오세요.
 
이노리:(괜히 신경쓰임...) 네에, 다녀오겠습니다!
 
쿠레하:다녀오겠습니다-!!!!! (우다다)
 
이노리:으악! (쿠레하한테 끌려감)
 
모자를 눌러 쓰고,
 
망토까지 둘둘 두르면 출동 준비 완료입니다!
 
현관이 삐걱거리는 소리와 함께 활짝 열리면
 
와아아, 아이들의 웃음소리가 가득합니다.
 
나풀나풀,
 
하늘에서는 설탕 같은 흰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바닥에는 눈이 소복하게 쌓여서
 
걸음걸음이 푹신하게 느껴질 정도입니다.
 
이노리:(쿠레하 힐끔...) 저기에 아직 새눈 같은 곳 있는데, 갈까?
 
쿠레하:어디, 어디?
 
이노리:(분수대 가리킴)
 
분수대에선 얌전히 물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날이 이렇게 추운데도 물은 얼지 않네요!
 
이노리와 쿠레하는 물을 묻혀서
 
더 예쁜 눈사람을 만들 수 있습니다.
 
쿠레하:그런데 눈사람은 어떻게 만드는거야? (멀뚱)
 
이노리:어.........? (바보표정됨)
 
쿠레하:응? (이노리 바라봄)
 
이노리:이렇게 동글동글한거 두개를 만들어서.. (눈을 꽁꽁 뭉친다.) 붙이면.. 끝! (주섬주섬 나뭇가지로 표정도 만들어줌.) 이게 눈사람이지!
 
쿠레하:작다... (웅크려서 이노리가 만든 눈사람 손가락으로 쿡 찔러봄) 나도, 나도! (열심히 눈 뭉치기 시작함)
 
이노리:(그 옆에서 쿠레하 닮은 눈사람 만들기 시작)
 
쿠레하:(어느새 두 주먹을 합친 크기의 눈덩이에 주섬주섬 눈을 붙이며) 헥헥... 무거워.
 
이노리:이 정도면... 나보다도 작겠는데? (색종이 같은거 붙여줌)
 
쿠레하:이제부터 시작이야.ㅡㅡ 내가 대빵 큰 이노리를 만들어줄게. (어떤 각오..) 그날 밤처럼! (한밤중 티파티를 했던 날을 말하는 듯)
 
이노리:진짜? 기대해도 돼? (어느새 빨개진 네 볼을 콕콕 찌른다.) 나는 그럼~ ... 반대로 엄청 작아진 쿠레하를 만들래. (이미 어느정도 만든거 보여줌)
 
쿠레하:이게 나야? (가자미 눈..) 좀 더 잘생기게 만들어줘. (불만스러운 듯 코를 훌쩍이더니 지나치게 무거워진 눈덩이를 바닥에 내려놓고 무작정 굴린다.)
 
이노리:왜...왜...? (잘만들지 않았나?) .........
 
이노리:
손놀림
기준치: 35/17/7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못생겼어.....................
 
이노리:(점점 알수없는 무언가가 됨...)
....
 
쿠레하:이게 나야? (이노리 봄)
 
이노리:쿠레하.. 이런건 마음의 눈으로 봐야해!
 
쿠레하:이노리 눈에 나 이래..? (울망..)
 
이노리:착한 쿠레하 눈엔... 예쁠껄...?
 
쿠레하:그럼 난 못됐어.........? (솔직)
 
이노리:.............
다, 다시 만들어줄께. (수습해봄)
 
수..수습해보자
 
이노리:
손놀림
기준치: 35/17/7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클났다
 
이노리:(삐질삐질)
 
쿠레하:(빤...)
 
이노리:이건 사실....
.......그러니까. 이건.
게일이야.
 
쿠레하:헉.
게일 닮았다!
 
이노리:...게일은 닮았어?
 
쿠레하:(납득한 얼굴)
응!
 
이노리:(하)
 
쿠레하:이노리는 천잰가봐.(헤헤)
 
이노리:으,응........ (조금 시무룩함)
 
쿠레하:근데 그럼 나는 어디있어? (반짝반짝)
 
이노리:...............
없...는데? (저건 게일이 되었으니........)
 
쿠레하:(쿵...)
왜 게일만 만들어줘...?
 
이노리:그야, 못만든건 싫다면서..!!
 
쿠레하:잘 만들어주면 되잖아!!
 
이노리:(끙...) 쿠레하는 그럼 자신있어?!
 
쿠레하:(엣헴~) 당연하지. 내 그림 못 봤어?
 
이노리:......다시 내기해. (삐죽)
 
쿠레하:좋아! 이번에도 소원 걸고?
 
이노리:응..!!
 
쿠레하:두고 봐 이노리. (어느새 제법 둔둔해진 몸통 위에 팔을 턱 얹음)
이걸 말이야...
굴릴 거야. (대문 가리킴)
 
이노리:대..문까지?
 
쿠레하:대문까지. (끄덕)
 
이노리:굴릴 수는 있고?
 
쿠레하:으랴아아아앗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50
판정결과: 실패
헉헉..
 
이노리:....
뭐해?
 
쿠레하:도와줘.. (처량)
 
이노리:(옆에 쪼그려서 몇센치 움직였는지 봄)
흠...~ 도와줄까, 말까.
 
쿠레하:줄까!
 
이노리:그래! (냉큼 일어남) ...같이 밀어보자.
하나, 둘 셋!
 
이노리:
근력
기준치: 25/12/5
굴림: 28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35
판정결과: 실패
(끙끙..)
꿈쩍도 안하는데?
 
이노리:(헉헉..)
너, 무 커...............
 
쿠레하:밑에서 얼어서 그런가? (발로 밑에 퍽퍽참)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아야!
(발 부여잡음)
 
이노리:다쳤어..?!
 
쿠레하:이노리가 날 때렸어.. (눈사람 봄)
 
이노리:쟨 진짜 이노리 아니거든?
(흘겨봄)
 
쿠레하:우리 이노리 들어ㅡㅡ (아직 머리는 없지만)
 
이노리:머리도 없으면서...
 
쿠레하:대문으로 옮기고 싶은데.. (힝) 대문에 보디가드처럼 서있으면 멋있을 것 같지 않아?
 
이노리:(끙...)
한번만 더 해 볼까.
 
쿠레하:응!
 
이노리:
근력
기준치: 25/12/5
굴림: 1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쿠레하: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라?
 
이게 협동이죠
 
이게 팀워크고
 
이게 쿠리다.
 
움직이지 않을것만 같던 몸통이 굴러갑니다!
 
이 추진력을 이용해서 대문까지 밀어봐요!
 
쿠레하:(헉헉....땀삐질삐질)
 
이노리:히. 힘들어... (끙..끙)
 
쇠똥구리처럼 눈덩이를 굴려 대문에 다다르자,
 
어느새 몸통은 제법 커져있습니다.
 
이 정도면 이노리만 할지도?
 
쿠레하:(풀썩.. 눈밭에 주저앉음)
 
이노리:헉...헉...
그래서, 머리는.. 어떻게 할거야?
(나란히 주저 앉음)
 
쿠레하:(뒤로 드러누움...) 조금만 쉬었다 생각할까?
(팔 파닥파닥)
(눈천사만들기)
 
이노리:(옆에서 다 튀기는 눈 맞고있음)
...
 
쿠레하:헉..
진짜 눈사람 이노리다.
 
이노리:이씨.... 너! (눈덩이 던짐)
 
쿠레하:으억, (얼굴에 정통으로 맞음)
 
이노리:쌤통이지롱~
 
쿠레하:우씨 (파닥파닥파닥)
 
이노리:으,으아 (얼굴 북북 문지름)
 
쿠레하:(벌떡) 헉,
이노리 저기 봐!
 
이노리:응..? (두리번두리번)
 
쿠레하가 가리키는 곳을 바라보자
 
아리아가 요란하게 초능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순식간에 물을 얼리고
 
얼음을 화려하게 조각할 수 있는 능력이니만큼
 
겨울에 딱 어울립니다.
 
이리저리 휘날리던 눈꽃들은
 
뭉치고 뭉쳐 커다란 얼음 성을 세웠습니다.
 
아이들이 만드는 눈사람 수준이 아니네요.
 
안은 텅 비어있고,
 
전부 얼음인 탓에 오스스 닭살이 돋습니다.
 
쿠레하:얼음 성이다!!
 
이노리:진짜 멋지다... (입 벌리고 감탄함)
 
성의 중간에 세워진 나선형 계단을 빙글빙글 올라가면
 
미끄럼틀이 나옵니다.
 
아이들이 신나게 타고 내려옵니다.
 
쿠레하:(입 떠억)
 
이노리:우리도 타보자! (쿠레하 밀어줌)
 
아리아:잠-깐!
 
아리아가 두 팔을 벌리고 미끄럼틀의 입구를 막습니다.
 
이노리:응?
 
아리아:어딜 공짜로 타려고? (흐흥~)
돈 내놔!
 
이노리:돈,,,,,,,?
 
쿠레하:(빼꼼)
 
아리아:내가 이걸 얼마나 힘들게 만들었는데~~
 
이노리:(주머니에 돈이 있던가... 찾아봄)
 
이노리:
재력
기준치: 10/5/2
굴림: 32
판정결과: 실패
(먼지만 나옴..)
 
쿠레하도 땅그진데 어쩌죠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39
판정결과: 실패
 
...너무 추워서 생각도 얼었나 봅니다.
 
한번 더 생각해볼까요?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응?
 
갑자기 제3의 눈이 뜨입니다...
 
이노리:(번쩍-!)
 
아리아는 평소에도 돈을 밝히고
 
예쁜 물건을 좋아하기 때문에
 
세상엔 공짜란 없다고 자주 떠들어댑니다.
 
그러나 그녀가 사족을 못 쓰는게 하나 있었죠?
 
그건 바로...
 
'칭찬'과 '딸기'입니다.
 
이노리:(딸기는 없지만... 칭찬은 할 수 있지!) 하지만 아리아가 만든 얼음성이 너.무 멋져서... 타보고 싶었어. 이런 재능은 아리아밖.에. 없는거잖아? 얼마나 대단한거야!
 
아리아:...크흠,... 내가 만든 성이 쫌. 멋있긴 하지? (으쓱...) 그냥 이글루랑은 차원이 다르다고??
 
쿠레하:미끄럼틀... 타고싶은데... 미끄럼틀... 타고싶다.. 재미있겠다... 미끄럼틀...... 나도 잘 탈 수 있는데... (궁시렁궁시렁..)
 
이노리:그러니까... (쿠레하 봄) 우리가 한번만 타보면 안될까? 아리아가 만든 이 미끄럼틀..~ 정말 재밌을 거 같은데. 너무 재밌어서 하루종일 자랑하고 다닐 것 같은데...
 
아리아:흐음~ 으음~~~ (입가를 실룩거리며) 한번 정도는 태워줄 수 있지? 그건 별거 아냐.
대신 다른애들한테 많이 알려! 손님을 끌어모으란 말이야! 알겠지?
 
이노리:응. 물론이지! 쿠레하, 너도 그럴거지? (쿡쿡 찌름)
 
쿠레하:아싸 미끄럼틀!! (붕방) 이노리, 얼른, 얼른!
 
이노리:어, 어... 가자! (아리아 보고 어색하게 웃음)
 
약속이라며 소리치는 아리아를 뒤로하고 미끄럼틀에 나란히 앉습니다.
 
기다란 미끄럼틀을 타고 내려오면
 
눈이 앞머리에 달라붙고
 
바람이 옷깃을 마구 흔듭니다.
 
신나게 바닥에 착지!
 
엉덩이가 얼얼한 것은
 
미끄럼틀이 스릴 넘칠 뿐만 아니라
 
꽁꽁 얼었기 때문이겠죠!
 
쿠레하:재-밌-다!!!!!!!!
 
이노리:엉덩이 아파...
 
쿠레하:헉 아파? (궁디 문질문질해줌)
 
이노리:ㅁ,뭐하는거야! (꿍 대림)
 
쿠레하:아야! (ㅜㅜ)
 
이노리:너...너.........너너너...
 
쿠레하:아프다며! 아프다며!
 
이노리:아픈 곳은 건드리는거 아냐.
 
쿠레하:하지만 이노리는 배 아프면 문질러주잖아. (네 손을 제 꿀밤맞은 머리에 얹어두고) 아파.. (힝)
 
이노리:그야.. 배랑 엉덩이는 다르지. 바보바보!!
 
쿠레하:뭐가 달라?! 앞이랑 뒤잖아! (씩씩)
 
이노리:몰라몰라. 쿠레하는 진~짜 바보야. (투덜투덜투덜..) 나중에 선생님한테 물어보던가.
 
쿠레하:...이노리 화났어?
 
이노리:....
화 안났어. (머리 호호 불어줌)
 
쿠레하:(기분 좋아짐) 이제 안 아파.
 
이노리:처음부터 안아프게 때렸는데... (혼자 중얼거리다가) 다른데로 가볼까?
 
쿠레하:(엄살왕) 머리 만들러 가자! 그러려면... 당근이 필요해. (사육장 쪽으로 저벅저벅...)
 
이노리:헉.. 같이 가! (도도도)
 
이미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눈사람을 만들고 있습니다.
 
마틸다가 눈으로 빚은 동그란 토끼들이 제법 그럴싸합니다.
 
어라?
 
진짜 토끼처럼 눈이 새빨갛네요.
 
자세히 살펴보면 겨울딸기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디서 난 걸까요?
 
이노리:이거 어디서 난거야?
 
마틸다에게 출처를 물으면
 
익살맞게 씩 웃습니다.
 
마틸다:선생님한테는 비밀이다!
 
오, 맙소사…….
 
냉장고에서 훔쳐온 모양입니다.
 
와중에 조금 녹았는지 붉은 물이 흘러내립니다.
 
피눈물을 흘리는 토끼라니…….
 
조금 징그럽네요.
 
이노리:..무서워................
 
마틸다:무섭다니! 내 깜찍한 토끼한테.
(눈 마주침)
헉 무서워...
 
이노리:...그치.
 
마틸다:... (새 눈으로 슥슥 눈물 덮어주고) 너네도 눈사람 만들러 온거야?
 
이노리:응~ 그리고 당근이 필요해서. (사육장 기웃거림)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토끼의 밥그릇에 담긴 말라붙은 당근 조각,
 
강아지의 밥그릇 바닥에 달라붙은 사료 몇 알을 발견합니다.
 
음, 눈사람을 꾸미는데 꽤 유용하겠어요.
 
쿠레하:이노리 눈은 노란색인데. (갈색 사료를 진지하게 들여다보며) 뭐 비슷하니까 됐나! (전혀 안 비슷함)
 
이노리:oO(뭐가 닮았다는 거지..) 분홍색은 없나?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응?
 
언뜻 시야에 분홍빛이 스칩니다.
 
펜스에 걸친 저건...
 
누군가의 잃어버린 목도리인가요?
 
이노리:헉... 목도리다! (팔이 닿나..?)
 
쿠레하:(폴짝! 뛰어서 목도리의 끄트머리를 잡아 끌어내린다.) 이노리 머리색이야.
 
이노리:(짝짝짝짝!!) 응. 이걸로 둘러주면 되겠다!
 
쿠레하:(다시 열심히 눈을 끌어모아 머리를 만들기 시작한다ㅎㅎ)
 
이노리:(뒤에서 졸졸 따라감...)
 
쿠레하:(대문으로 돌아가는 길 절반 정도까지 굴리다가 이노리와 번갈아 봄) 딱 이 정도 크기야. (신중)
들자, 이노리. (비장)
 
이노리:할 수 있을까. (침 꿀꺽)
 
쿠레하:아까에 비하면 훨씬 작잖아? (그땐 굴리는 거였고 지금은 드는 거지만)
 
이노리:...응! 해보자.
 
머리를 들어올린다면..!
 
이노리:
근력
기준치: 25/12/5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1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노리 힘 주고 있어?
 
이노리:어~ .. 당근이지!
 
쿠레하:무...거...워... (뒤뚱뒤뚱)
 
이노리:(ㅎㅎ쉽다)
 
마지막 힘을 다해 머리를 몸통에 얹어줍니다.
 
쿠레하:드디어 이노리 합체다!
 
이노리:나랑... 닮았나. (빤히......)
 
쿠레하:(나뭇가지로 처진 눈 슥슥 그려줌)
 
이노리:호오..?
 
쿠레하:(사료로 눈 콕콕 박아줌..)
 
이노리:오호....
 
쿠레하:목도리. (집도의처럼 이노리에게 손을 쑥 내민다..)
 
이노리:(쿠레하 손에 쏙 올려줌)
 
쿠레하:(둘둘 말아주고 뭔가 허전한지 자기 모자도 씌워준다!)
짠~
인사해 이노리...
이노리야!
 
이노리:음...~
음.........
이건 0.7 이노리 정도.
 
쿠레하:0.3은?!
 
이노리:(도리도리) 0.3도 채워져 버리면 이노리가 둘이 되는걸?
 
쿠레하:그럼 난 좋은데. (피..) 그래도 게일이 그린 이노리보단 훨-씬 이노리지?
 
이노리:그걸 아직도 기억하고 있어..? 당연히 쿠레하가 더 잘했지.
 
쿠레하:(뿌듯!!)
 
사라:꽤 잘 만들었네?
 
앞을 지나가던 사라가 관심을 보입니다.
 
조용한 눈으로 눈사람을 보던 사라는 히죽, 음산하게 웃습니다.
 
사라:그거 알아? 눈사람은 시체를 숨기기 위해 만들던 거래.
눈은 차가우니까 시체가 쉽게 썩지 않아서 냄새가 덜 나거든……
눈, 코, 입은 만들어주지 않는 게 좋아. 밤이 되면 쫓아온다니까.
 
이노리:......어?
(동심... 툭.........)
 
쿠레하:(입 떠억................)
하지만... 이 안에 그런건 없어! (그치? 하는 눈으로 이노리를 바라봄...)
 
이노리:응!! 내가 지켜봤는걸...?!
 
쿠레하:(입을 슬쩍 지워주며..)
 
게일:히이익..?!
그런 얘기 좀 하지 마!!! 사라 바보!
 
게일은 빼액 소리를 지르더니
 
귀를 막고 저 멀리 달려가 버립니다.
 
귀를 막은 손의 빨간 장갑이 유난히 도드라집니다.
 
게일의 얼굴이 무척 창백해졌거든요.
 
사라:당연히...
거짓말인데.
 
그 뒤통수에 대고 사라가 한 박자 늦게 해명합니다.
 
이노리:빨리 좀 말하지... (바보 게일...)
 
쿠레하:... (입 다시 슬쩍 그려줌)
 
그런 이야기를 들어서일까요?
 
눈사람이 조금 수상해 보이기도……
 
어라, 눈사람이 원래 이쪽을 보고 있었던가요?
 
이노리:나 방금 눈 마주친거.. 같기도.
 
쿠레하:응? (끔뻑)
 
이노리:(눈비비고 다시 봄)
 
평범한 새하얀... 눈사람입니다.
 
이노리:....우리 다른데도 보러 갈까? (쿠레하 옷 잡아당김)
 
쿠레하:응! 이노리 문 잘 지키고 있어~ (손 흔들어줌)
 
이노리:(이노리-눈사람- 봄. 안봄.)
(미로 정원으로 간다..)
 
미로 정원에 발을 들이는 순간,
 
이노리:
민첩
기준치: 25/12/5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64
판정결과: 실패
으억,
 
그대로 이마를 얻어맞습니다.
 
앗 차거!
 
이노리:으앗!
 
미로의 벽에 바짝 붙어 서 있던 제이가 두 사람을 마구 끌어당깁니다.
 
짐짓 심각한 얼굴입니다.
 
제이:이노리, 쿠레하...
여긴 전쟁터야!
 
이노리:으응?
 
벽을 방공호 삼아 눈싸움을 하는 모양입니다.
 
휙, 휙,
 
눈송이가 꽤 날렵하게 날아다닙니다.
 
제이는 다부지게 눈 뭉치를 만듭니다.
 
제이:전쟁터라니까?! 빨리 눈 안 뭉치고 뭐해?
적을 물리치고 숨겨진 보물을 찾으러 가야지!
 
눈을 한 아름 퍼다 안겨주기까지 합니다.
 
이노리:보물은 또 뭐고..?! (일단 건네 받음)
 
제이:그건 이기면 알게 돼!
봐, 반대쪽에 리샤이랑 신이 숨어있지? 쟤넬 무찔러야 해!
 
이노리:이런건 또 쿠레하 전문이지.
 
쿠레하:(그새 머리만하게 만든 눈덩이를 들어올리며)
 
이노리:(던지나..?)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제이:으아악, 선공이다!
 
리샤이:받아라아아앗!!
투척
기준치: 15/7/3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멀뚱멀뚱)
 
이노리: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리샤이: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21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눈은 다 어디로 떨어진걸까요?
 
분명 날리는 것을 보았는데 다들 명중률이 좋지 못합니다...
 
이노리:(그냥 날아다니기만 한 눈덩이들 봄)
 
이번엔 이쪽에서 공격을 해봅시다.
 
쿠레하: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98
판정결과: 대실패
엌 (던지다 자빠지며)
 
이노리:이럴줄 알았다...
가 아니라! 쿠레하!!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옆에서 누가 자빠지는 바람에...
 
엉뚱한 곳으로 눈덩이가 날아갑니다.
 
제이:하여튼 도움이 안돼요~!!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너도 마찬가지거든?
 
신:받아라!!!!!
투척
기준치: 15/7/3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톡..)
 
이노리:(휴..)
 
한번 제대로 날려볼까요?
 
이노리:이번엔 진짜...!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진짜진짜진짜!!!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이익..!!!
왜 안 맞는거야?! (발 쿵쿵)
 
리샤이:흥, 이런 건 요령이 필요한 거거든?
투척
기준치: 15/7/3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나이스~!!
 
이노리:
민첩
기준치: 25/12/5
굴림: 26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퍽!
 
경쾌한 소리와 함께 둘다 눈덩이를 얻어맞습니다...
 
이노리:이잇........
 
분노의 반격?
 
이노리:(진짜진짜진짜마지막)
 
쿠레하: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57
판정결과: 실패
(아무렇게나 무작위로 눈 던지는 중)
 
이노리: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
우린 재능이 없나봐. 쿠레하...
 
신:머리 맞으면 아웃인 거지?!
투척
기준치: 15/7/3
굴림: 1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쿠레하:
기준치: 15/7/3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
기준치: 40/20/8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퍽...
 
쿠레하가 명중당합니다.
 
이노리:헉...
 
쿠레하:나 탈락이야?..
 
이노리:웅...
 
쿠레하:이익......!!!!!!!!
 
이노리:내가 꼭 복수해줄게..!
 
쿠레하:이노리 이겨야 해!!!
 
휘잉~..
 
비장한 바람이 붑니다...
 
선공을 해보도록 할까요?
 
이노리:쿠레하의 원수를..!!!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리샤이:그 정도로 갚을 수 있겠어?!
투척
기준치: 15/7/3
굴림: 17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똑같은데..)
 
던지다 보면 하나는 맞겠죠?
 
이노리: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33
판정결과: 실패
 
리샤이:
투척
기준치: 15/7/3
굴림: 1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맞아랏!!!
 
이노리:흐악
민첩
기준치: 25/12/5
굴림: 2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슬아슬하게 빗겨갑니다..!!
 
과연 이 눈싸움의 승자는 누가 될까요?
 
이노리:좀.. 맞아줘.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신:어림없지!
투척
기준치: 15/7/3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나도..)
 
제이:에잇!!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우린 글렀다.
 
쿠레하:(벅벅) 언제 끝나?
 
이노리:기, 기다려봐..?
 
이번에야말로..?
 
이노리:이얍!!!
투척
기준치: 20/10/4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ㅠㅠㅠㅠㅠ
 
눈을 밟고 미끄러집니다
 
이노리:엄마야!!
 
쿠레하:(질끈)
...괜찮아?
 
이노리:....
아니...
몸보다 마음이..............
 
쿠레하:이, 일어나. (끙끙 일으킴)
 
이노리:(고개 푹) (눈에 묻음)
 
쿠레하:여기서 지면 안돼!!!
 
이노리:눈싸움이 뭐라고 나를...
 
리샤이:이땐가?
투척
기준치: 15/7/3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
 
이노리:(어?)
 
이건.. 맞을수밖에 없겠는걸?
 
이노리:
기준치: 40/20/8
굴림: 48
판정결과: 실패
 
너무해
 
눈바닥에 엎어져있는 틈을 타 리샤이가 이노리를 맞춥니다ㅠㅠ
 
이노리:(킁...) (훌쩍..)
 
제이:땡떙땡! 둘다 탈락이야~!
아쉽네! 보물은 겨울 딸기였는데 (헤헹~)
 
쿠레하:(이노리 머리에 묻은 눈 털어줌..)
 
이노리:우린 눈싸움 하면 안되겠다... (후두둑.. 눈 떨어짐)
 
쿠레하:다음엔 우리가 이길거야. (불끈..)
오늘은.. 오늘은 힘을 너무 많이 써서 그래. (대문 쪽에 있는 눈사람 봄...)
 
이노리:...맞아! (끄덕끄덕) 그땐 쿠레하가 내 몫까지 복수해줘.
 
쿠레하:그래도 우리가 만든 눈사람이 제일 클걸. (엣헴)
 
누군가 입김을 호 붑니다.
 
이노리:아무래도...
 
몽글몽글한 구름이 회색 하늘을 가르고 퍼져 나갑니다.
 
아이들은 하나같이 귀 끝이며 콧잔등이 새빨갛습니다.
 
실컷 뛰어논 데다 날이 무척 춥기 때문입니다.
 
그래도 꽤 즐거워 보입니다.
 
함박웃음이 입가에 데롱데롱 매달려 있으니까요.
 
마틸다:여긴 여름에도 쌀쌀하던데, 겨울이 되니까 더 춥다.
 
마틸다가 어깨를 털며 그렇게 말합니다.
 
때마침 겨울바람이 이노리의 모자를 훔쳐 갑니다.
 
저택의 겨울은 그렇게 시작되었습니다.
 
모자를 주우면,
 
선생님이 문가에서 아이들을 부릅니다.
 
선생님:여러분, 점심 먹어야죠.
손 씻고 식당으로 오세요!
 
아이들이 우르르 저택으로 들어갑니다.
 
걸음걸음마다 털어내지 못한 눈이 소금처럼 떨어집니다.
 
나무 바닥에 작은 발자국이 수 놓입니다.
 
쿠레하:(킁..) 가자, 이노리!
 
이노리:으응. (모자 툭툭 털고 따라간다.)
 
이노리와 쿠레하가 손을 씻고 오면
 
식당에는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앉아있습니다.
 
선생님은 식사를 담은 쟁반을 하나씩 건네줍니다.
 
오늘의 메뉴는 따뜻한 소고기 크림 스튜와 마늘 바게트,
 
훈제 햄 3종류,
 
묽고 부드러운 달걀 리소토입니다.
 
후식으론 겨울딸기 타르트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배식을 끝낸 선생님이 허리에 손을 얹고,
 
짐짓 엄하게 타이릅니다.
 
선생님:겨울딸기가 좀 모자라던데, 자꾸 냉장고에서 훔쳐 가면 잠가버릴 거예요.
 
딱히 화가 난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선생님의 쟁반에는 딸기 타르트가 없네요.
 
모자란단 말이 정말인 것 같습니다.
 
이노리:헙.. (곁눈질로 마틸다랑 눈싸움 했던 친구들 봄)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2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눈으로 친구들을 쫓다보면...
 
어쩐지 식당이 조금 휑한데요?
 
몇 자리가 아직 비어있는 것 같습니다.
 
아직 손을 씻는 중이거나, 낮잠을 자는 걸까요?
 
식사 시간을 지키지 않는 아이들은 언제나 있었기 때문에
 
다들 대수롭지 않게 생각합니다.
 
이노리:흠..? (옆에 있는 쿠레하 봄)
 
쿠레하:(갸웃) 왜 그래?
 
이노리:오늘 점심 맛있는건데, 애들이 안와서.
 
쿠레하:아직 신나게 놀고 있는 거 아니야? (입맛 다시며) 늦는 애들 타르트 먹어도 돼?
 
이노리:그건.. 안돼! 대신 내꺼 조금 나눠줄게.
 
쿠레하:(아쉬워하며 다른 접시의 타르트들을 흘끔...) 선생님은 타르트를 안 좋아하나봐. (어머니는 짜장면이 싫다고 하셨어)
 
이노리:그건... 다른 애들이 딸기 몇개를 몰래 몇개 가져가서 그런거야. (속닥속닥)
 
쿠레하:그럼 다른애들 딸기를 선생님한테 드리는 건? (소근소근)
 
이노리:.......괜찮은데? (솔깃)
 
이노리:(살펴본다!)
 
게일과 올리버,
 
아리아,
 
사라,
 
그리고 마틸다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어디서 뭘 하고 있는 걸까요?
 
친구들은 어떤 아이들이었는지 떠올려봅시다.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41
판정결과: 실패
 
배가 고파서 그런지 잘 생각이 안 나네요...
 
한입 먹고 다시 떠올려 봅시다.
 
이노리:(끙...) (달걀 리소토 한입 먹고 생각해보자)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역시 허기가 문제였어
 
게일은...
 
식사 시간이면 제일 먼저 식탁에 앉아있던 녀석입니다.
 
요즘 성장기 같다며 허구한 날 배가 고프단 소리를 입에 달고 살았죠.
 
이렇게 늦게 온 적은 처음이네요.
 
아침잠이 많은데도 꾸역꾸역 일어났었거든요.
 
올리버는 모범생이기 때문에 식사 시간만이 아니라
 
기상, 수업 시간을 모두 칼같이 지킵니다.
 
제일 먼저 식사를 마친 후
 
식물을 돌보거나 동물들을 챙기러 가곤 했습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저녁 식사 때도 못 본 것 같은데…….
 
사라는 평소에도 종종 끼니를 걸러서
 
선생님을 속썩이곤 했습니다.
 
워낙 입이 짧은 데다 먹는 것에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래서 선생님이 몇 번이고 식사를 데우고,
 
쫓아다니곤 했었어요.
 
사라가 식사에 늦는 건 흔한 일입니다.
 
마틸다:선생님, 배고파요!
 
이노리가 고민하기 시작하면,
 
아리아와 마틸다가 나란히 손을 잡고 들어옵니다.
 
선생님:선생님은 식사시간에 늦으면 어떻게 한다고 했죠? 묻습니다.
 
아리아:간식을 주지 않는다고 하셨어요. (시무룩…)
 
마틸다:하지만 선생님, 어쩔 수 없었어요!
토끼들이 눈사람의 딸기를 뺏어 먹으려고 했단 말이에요!
 
두 사람의 해명에 선생님은 한숨을 쉽니다.
 
선생님:딸기를 훔쳐 간 게 마틸다와 아리아였군요?
 
아이들은 찔끔했는지 멋쩍게 웃습니다.
 
냉장고를 함부로 열지 말라고 잔소리하면서도
 
선생님은 순순히 식사를 내줍니다.
 
물론 쟁반 위에는 겨울딸기 타르트가 놓여있습니다.
 
쿠레하:에이, 마틸다랑 아리아가 와버렸네.
그럼 남은건... (게일, 올리버, 사라 몫의 겨울타르트를 봄...)
 
이노리:(쿠레하 봄...) 쓰읍
 
쿠레하:동의한 거 아니었어? (툴툴..)
 
이노리:...조금 마음에 걸려. (발로 바닥 톡톡..) 게일이랑 올리버는 안먹을 애들이 아니잖아.
 
쿠레하:늦게 온 게일이랑 올리버 잘못이야! ...그럼 사라는? 어차피 반만 먹고 남길 것 같은데...(미련)
 
이노리:(쿠레하 식판 봄... 다 먹었나?)
 
쿠레하:(깨-끗)
 
이노리:(한숨 쉬면서 자기거 덜어줌..) 일단 이걸로 참아..!
 
쿠레하:(삐죽) 안 먹어!
 
이노리:.....
내건 싫어?
 
쿠레하:이노리가 배고프잖아.
 
이노리:나는 조금 덜 먹어도 돼. 쿠레하는 나보다 더더더더 배고파하면서.
 
쿠레하:정말? (힐끔...)
 
이노리:그러엄~ (끄덕끄덕!)
 
쿠레하:이노리가 그렇다면야...
(청소기처럼 흡입)
 
이노리:(3초만에 사라지는거 봄........)
 
쿠레하:(배 통통!)
 
이노리:쿠레하는 나중에 얼마나 클까....
 
쿠레하:이노리보다 머리 두개는 클걸? (우쭐)
 
이노리:내 음식 덕분인줄 알아!
 
쿠레하:그럼 이노리가 키 때문에 못하는 거 내가 다 해줄게!
 
이노리:음... 그래! (햄도 냠냠 먹음)
 
쿠레하가 옆에서 소화를 시킬 동안
 
남은 음식을 즐깁시다.
 
두 사람이 식사를 끝내고 나갈 때,
 
사라와 마주칩니다.
 
사라:눈사람의 눈을 전부 떼어내느라 늦었지 뭐야.
오늘 점심 메뉴 뭐였어?
 
이노리:어? 우리 눈사람도? (쿠궁....)
햄이랑 스튜랑 딸기 타르트 정도....
 
사라:후후... (의미심장한 미소)
아쉽네, 매운 게 먹고 싶은데.
 
이노리:빨리 가봐. 네 몫 없어질라. (쿠레하에게선 내가 지켜냈지만..)
 
사라는 메뉴에 대해 불평하더니
 
식당으로 홀라당 들어갑니다.
 
쨍그랑!
 
요란한 소리가 난 것은,
 
사라가 식당으로 들어간 직후였습니다.
 
소리에 놀라 돌아가면,
 
바닥에 떨어져 산산이 조각난 그릇이 보입니다.
 
래리가 접시 앞에서 어쩔 줄 모르고 어물거립니다.
 
이노리:헉...
 
다 먹은 후, 주방에 가져다 놓으려다 떨어뜨린 모양입니다.
 
놀라서 달려온 선생님이 래리를 살핍니다.
 
래리:죄, 죄송해요…….
 
선생님:괜찮아요. 다치지는 않았어요?
 
아이들도 놀랐는지 동그랗게 토끼 눈을 뜨고 있습니다.
 
그릇을 내려다보면,
 
여러 갈래로 깨진 표면에는
 
붉은 잼이 불길하게 쏟아져 있습니다.
 
딸기잼이 엎어진 흔적이지만……
 
꼭 피를 흘린 것처럼 보입니다.
 
요란한 소리가 들렸는데도,
 
게일과 올리버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식당 안의 머릿수는 여전히 두 사람이 모자랍니다.
 
이노리:(조금 신경쓰인다.....)
 
쿠레하:아, 배부르다~
이노리, 이제 뭐할거야?
방학숙제는 안해?
 
이노리:응? 나는 거의 다 했는데? (기웃)
 
쿠레하:(쿠궁.)
언.................제?
 
이노리:쿠레하는 맨날 놀았잖아. 나는 그때 했어.
 
쿠레하:나랑 같이 놀았잖아!
 
이노리:틈틈히 해뒀지. (브-이)
 
쿠레하:우씨. (씩씩)
그럼 가족에게 편지도 썼어?
 
이노리:그건... (도리도리)
 
쿠레하:나도! (의자를 질질 끌고 오며) 누구한테 쓸거야?
 
이노리:그건..~ 고민 좀 해보고. .....음. 쿠레하는 누구한테 쓸건데?
 
쿠레하:나는 이노리! (당당)
 
이노리:나도 가족이야? (빤히...)
 
쿠레하:나는 이노리의 미뉴에트니까. (끄덕끄덕) 가족 아니야?
 
이노리:가족인가...? (진지하게 노노미야 쿠레하를 잠시 생각해봄...) 비슷할 것 같긴한데...
쿠레하가 날 제일 먼저 생각해준건 ... (볼쿡) 기쁠지도.
 
쿠레하:이노리랑 나는 잠도 같이 자고 밥도 같이 먹는데? (고민하는 듯한 모습에 일단 우기기) 오늘도 내일도 나랑 놀 건데?!
 
이노리:그건 맞지만..... 친구여도 할 수 있는걸? 나한텐 친구도 가족도 모두 소중한데, 쿠레하는 가족이 되는 편이 더 좋아? (머리 북북 쓰담고 있음)
 
쿠레하:친구는 많잖아. (어딘가 불퉁한 얼굴이 되어서는) 게일도 친구고 사라도 친구고 마틸다도 친구잖아. 리샤이도, 신도, 제이도... 래리도 전-부 친구인데?
그럼 나는 가족 없고 친구만 있네... (시무룩..)
 
이노리:.....그건 아니고!! 제일 소중한 친구 일수도 있잖아. (볼 쭈욱)
물론 쿠레하가 가족으로 생각해주는 것도 좋아, 난...!! (수습중)
 
쿠레하:(입 댓발 나옴...) 이노리는 누굴 제일 먼저 생각해?
 
이노리:그야 당근 쿠레하지!
 
쿠레하:거짓말...
 
이노리:진짠데...?
 
쿠레하:가족보다 먼저?
 
이노리:.... (빤히...) 가족만큼은 안될까...... ?
 
쿠레하:(마주 빠안...) 가족은 아닌?
 
이노리:가족이랑 똑같다는 소리야. 쿠레하도, 엄마도, 아빠도 나한테는 다 소중한걸 어떡해..! 대신... 지금은 나한테 쿠레하밖에 없잖아. (콕콕콕) 그러니까, 1등인거지.
 
쿠레하:(눈동자를 굴리다가) 1등?
 
이노리:그래. 쿠레하가 1등!
 
쿠레하:(실룩...) 그럼 됐어.
 
이노리:(슬쩍 보고 웃음) 그럼...~ 나도 쿠레하한테 편지 써야겠다!
 
쿠레하:............ (입꼬리 씰룩씰룩...)
그림도 그려줘! (요구하기)
 
이노리:......그건 힘내볼께. (빤..) 쿠레하는 이제 내 이름 쓸 수 있어?
 
쿠레하:응! (외워서 그리듯이 네 손바닥에 슥슥 철자를 쓰며) 근데 이노리 이름만 쓸 수 있어. (편지를 어떻게 쓰겠다는 건지)
 
이노리:......편지 3줄 이상 적기. 약속이야. 내 이름만 적는건 안돼.
 
쿠레하:....웅... (abcd를 중얼거리기 시작한다...)
 
그때
 
똑똑,
 
누군가 개인실의 문을 두드립니다.
 
이노리:음...?
 
문가에 선 것은 마틸다입니다.
 
마틸다:이노리, 게일 봤어?
 
이노리:아니.... 아직 안왔어?
 
마틸다:응, 놀이방이랑 도서관도 전부 뒤졌는데 안 보이더라고.
아침까진 분명히 같이 눈토끼 만들고 놀았는데…….
 
이노리:아까 사라가 놀려서 어디로 가버렸어. 뒤뜰이나 정원에는 있을 줄 알았는데.... (눈데굴)
올리버는?
 
마틸다:아까 화장실에 간다더니 안 돌아오지 뭐야. 그래서 아리아랑 기다리다 그냥 먼저 들어왔는데, 계속 안 보여. 변기에 빠진 건가?
그게, (한숨) 올리버도 계속 안 보여. 숨바꼭질도 아니고.. 같이 찾아보자.
 
올리버가 언제부터 없었더라?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56
판정결과: 실패
 
으음... 기억이 안 납니다.
 
그야 모두가 있는게 당연한 일상인 걸요.
 
이곳은 페쇄된 저택이니까요.
 
이노리:(다시 한번 생각해볼래요)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래도 열심히 기억을 더듬어본다면,
 
올리버가 어제 저녁 식사에도 참석하지 않았음을 떠올립니다.
 
대체 어디로 간 걸까요?
 
이노리:(눈데굴...) 선생님껜 말씀 안드려?
 
마틸다:개인실만 마저 돌고 갈까 하는 참이었어. 너희가 대신 가서 말씀드려 줄래?
 
이노리:응... 올리버, 분명 어제 저녁에도 안보였지? (....)
 
마틸다:나참, 그러니까 말이야. 하늘로 솟았나, 땅으로 꺼졌나... 둘다 보이기만 해봐! 걱정되게 정말. (툴툴...)
 
이노리:(주섬주섬 외투 챙김) 일단... 우린 선생님께 가볼게. 다른 방 애들한테도 물어봐줘.
 
마틸다:응, 찾으면 말해줘!
 
선생님께 도움을 청하러 가면,
 
이미 알고 있다는 듯이 차분하게 대답합니다.
 
선생님:안 그래도 찾아보고 있었답니다.
이노리... 그리고 쿠레하. 게일과 올리버를 발견하거든 말해줄래요?
 
이노리:네에... (쿠레하 손 꼬옥...) 애들.. 다치진 않았겠죠...?
 
선생님:그럼요, 다들 무사할 거예요. (이노리의 머리를 한번 쓰다듬어주곤) ...감기라도 걸리기 전에 얼른 데려와야겠네요.
 
선생님이 이토록 차분할 수 있는 것은 어른이기 때문일까요?
 
아니면……
 
말끝에 선생님의 시선이 움직입니다.
 
저택의 창밖, 람피온으로 향합니다.
 
아냐, 아니에요.
 
불길한 이야기는 이쯤 해둘까요.
 
선생님:그럼 선생님은 뒤뜰을 둘러보고 올게요.
두 사람을 찾는다고 너무 멀리 나가진 말아요, 알았죠?
 
이노리:네....
 
쿠레하:네!
 
이노리:
심리학
기준치: 35/17/7
굴림: 46
판정결과: 실패
 
차분하다기엔 기시감이 드는 걸요.
 
마치 어딘가 체념한 것처럼, 의욕이 없어 보입니다.
 
네, 그래요.
 
지쳐 보이네요.
 
,
 
,
 
.
 
.
 
.
 
.
 
쿠레하:안부터 보는게 좋겠지?! (망토 펄럭)
 
이노리:쿠레하는 본적 있어? 게일이나 올리버.
 
쿠레하:게일은 아까 같이 봤잖아? 눈사람 얘기에 겁먹고 도망가는 거. (자기는 겁 안 먹었다는 듯...) 올리버는 기억 안 나는데.
 
이노리:역시 그렇지... (1층 둘러보다가) 도서관 가볼까? 올리버는 책같은거 좋아하니까.
 
도서관으로 이동합니다.
 
도서관은 언제나 그렇듯 한적하고,
 
올리버의 인기척이라곤 느껴지지 않는 것 같아요.
 
혹시 어제 이곳을 들리진 않았을까요?
 
실마리라도 찾을 수 있다면...
 
이노리:(두리번두리번) 뭐 없을까...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2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도서관이잖아요?
 
책을 대여했다면 기록이 남아있을 겁니다.
 
아이들의 도서 대여 기록을 확인해볼까요?
 
이노리:(확인해본다!)
 
올리버는 도서 하나를 대출 중이네요.
 
<식물도감 –장미편->을 대여했습니다.
 
올리버는 식물을 개화하는 초능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관심을 가져도 이상할 것은 없습니다만……
 
이 상황과 무슨 상관이란 걸까요?
 
이노리:잘 모르겠는데.... (쿠레하 봄) 뭐 찾은거 없어?
 
쿠레하:(으쓱..?) 올리버 냄새도 안나.
 
이노리:음..~ 여긴 됐고. 놀이방도 가보자.
 
쿠레하:(졸졸 따라감!)
 
놀이방의 문을 열려고 하면,
 
안에서 눈이 빨개진 리샤이가 나옵니다.
 
리샤이:아, 이노리.
얘기는 전해 들었어?
 
이노리:응.... 울었어?
 
리샤이:..................아니거든. (코 쓱) 아무튼 여기는 없어. 게일 녀석, 허구한 날 다트놀이를 하니까 혹시나 했는데.
 
이노리:.......나도.
역시 없구나...
 
리샤이:뭐, 이 안에서 어딜 갔겠어? 금방 찾을 거야. (괜히 헛기침 하곤) 변기통같은 데 빠진 건 아닌지 몰라.
 
이노리:바보같지만... 차라리 그랬으면 좋겠다. 응. 괜찮을거야. (눈가 닦아줌...)
 
리샤이:안... 울었다니까 하여간. (하지만 축축한 이노리의 손가락을 보며 머쓱해짐...................) 돼, 됐어! 빨리 다른 데 가봐!
 
이노리:으이그.... (모른척 하고 웃어준다.) 그래, 알았어. 이따봐. (머리도 슥슥 문질러주고 화장실로 갑니다)
 
게일은 눈사람을 한참 만들다가,
 
사라의 무서운 이야기에 질겁하곤
 
자리를 벗어났습니다.
 
그 뒤로 꽤 시간이 지났지만……
 
어쩌면 리샤이 말대로 변기에 빠진 걸 수도 있잖아요?
 
쿠레하:들어가보자! (당당히 이노리의 손을 잡은 채로)
 
이노리:잠깐, 여기 남자화..... (눈질끈!!) ...장실인데?
 
쿠레하:응? 하지만... (고개를 빼꼼 들이밀고 두리번두리번...) 싸고 있는 사람은 없으니까 괜찮아!
 
이노리:...누가 나 변태라고 하면 어떡해. (끄응... )
 
쿠레하:그럼 내가 칠판 지우개 던져줄게. (씨익..)
 
이노리:....
...알았어! (손잡고 총총)
 
이노리와 쿠레하가 안으로 들어가면,
 
안쪽의 창문이 열려 있는 탓에
 
겨울 특유의 건조하고 차가운 바람이 가득합니다.
 
화장실 칸은 모두 텅 비어있습니다.
 
청소 도구함에도 게일은 없네요.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겨울바람에 눈이 시렵죠..?
 
이노리:(눈 비비고 다시!!!)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48
판정결과: 실패
(부빗?)
 
이노리:쿠레하, 다시 봐봐. (괜히 쿡쿡...)
 
쿠레하:음~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안 보여!
 
이노리:. . . .
(창문 봄...)
 
창에 가까이 다가서자,
 
창틀에 떨어진 손모아 장갑을 발견합니다.
 
붉은색 털실이 폭신폭신하고,
 
손등에 머리글자가 수놓아져 있네요.
 
G.
 
어쩌면 이노리는 그 장갑을,
 
이미 보았을지도 모릅니다.
 
이노리:어... 이거...
 
쿠레하:G...... (더듬더듬 겨우 알파벳을 알아내며) 읽었다. (뿌듯)
 
이노리:응. 분명 게일이 끼고 있었지. (창밖을 내다본다.) ....근데 왜 여기 있을까?
 
쿠레하:헉.. 떨어진 거 아니야?
 
창밖을 내다보면 철창과 입구가 무척 가깝습니다.
 
문가에서 누군가 부른다면 쉬 들을 수 있을 정도로…….
 
람피온은 겨울에도 화려하게 흐드러졌습니다.
 
흰 눈과 붉은 장미, 암녹색 이파리까지.
 
창틀에 가둬두니 꼭 한 폭의 그림을 보는 것처럼 아름답네요.
 
……그런데 왜 이렇게 불길한 걸까요?
 
창문 아래를 살펴보면 하나의 발자국이 선명합니다.
 
발자국은 분명히 철창 가까이 걸어간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정원에는 너무 많은 발자국이 분주하게 찍혀 있어,
 
어느 것이 게일의 발자국인지 구별할 수 없습니다.
 
이노리:모르겠다.... (쭈욱 내려다보다가 고개 들음)
 
쿠레하:모르겠다~ (네가 떨어질까봐 망토자락을 꼬옥 잡고) 그래도 장갑은 찾았네.
 
이노리:응. 이거 챙겨가자!
 
쿠레하:추운데 한쪽씩 낄까? (주섬주섬)
 
이노리:손에 잘 맞아? (빤히...)
 
쿠레하:조금 큰데. (꿈지럭)
 
이노리:(다른 한쪽도 쿠레하 손에 끼워줌) 짠
 
쿠레하:(헤헤) 따뜻해!
 
이노리:그렇지? 이제..~ (옆에 있는 창고로 가본다.)
 
저택 어디를 뒤져도 게일과 올리버는 보이지 않습니다.
 
거실에 모인 아이들은 열띠게 의견을 나눕니다.
 
제이:교실에 없는데?
 
마틸다:도서관에도 없어!
 
신:미술실이랑 음악실에도 없었어!
 
리샤이:저택에 없다면 정원을 찾아보는 게 좋겠지만……
 
아이들의 소리를 들으며 창고를 들어갑니다.
 
창고 특유의 퀴퀴한 냄새가 두 사람을 반기네요.
 
이노리:(두리번...)
 
쿠레하:여긴, 걔가 있는 곳이잖아. (다락방 쪽을 가리키며) 울보 이노리...
 
이노리:응... 그래서 혹시 애들도 그걸 본거 아닐까? (눈 깜빡거림..)
 
쿠레하:거울 속 이노리를? (끔뻑) 그럼 거울 속으로 잡혀 간거야?
 
이노리:... 안보이니까 그럴 수도 있지! (위에 힐끔) 다락방에 가볼까?
 
쿠레하:그래!
 
이노리:(올라가자!)
 
확실히, 이전에는 거울이 답을 알려줬었잖아요.
 
어쩌면 이번에도 그럴지 몰라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면,
 
바짝 마른 람피온과 약간의 먼지,
 
창 너머로 보이는 눈의 풍경.
 
그리고 19조각으로 나뉜 거울이 이노리를 맞이합니다.
 
거울 속 이노리는 여전히 전혀 다른 행동을 합니다.
 
힐끔 이노리와 쿠레하를 바라보곤……
 
다시 책을 읽습니다.
 
표지에는 〈-편미장- 감도물식〉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노리:식...물....도....가..ㅁ... 저건 올리버가 빌린 책인데..?
 
쿠레하:진짜 잡아간 걸까? (소근...)
 
이노리:잘 모르겠어. 나 밖에 안보이고.... (아쉬운 얼굴로 거울 앞에 서성...거림..)
 
쿠레하:쟤한테 물어보는 건?
 
이노리:그럴까?
.......저기, (큼큼!) 게일이랑 올리버가 어디 있는지 알아?
 
거울 속 이노리는 침묵으로 일관합니다.
 
어떻게, 잘 꼬드기는 수는 없을까요?
 
이노리:말 좀 해줄래...
설득
기준치: 30/15/6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노리의 목소리에 다시 힐끔 고개를 들더니,
 
손가락으로 4와 1을 만들어줍니다.
 
쿠레하:저게 뭐야?
 
이노리:그러게? (멍...)
 
쿠레하:그게 무슨 뜻인데? (거울 속 멍하게 보며 다시 한번 물음...)
 
거울 속 이노리는 그저 어깨를 으쓱이곤
 
거울 프레임 너머로 사라져 버립니다.
 
쿠레하:앗..!
무시당했어...
 
이노리:가버렸다...
다른 방도 가보자. 4랑 1.... 무슨 의미지?
 
어디로 갈까요?
 
이노리:윗층으로 올라가자. (쪼르르)
 
2층으로 올라갑니다.
 
2층에는 개인실이 즐비해있었죠.
 
게일과 올리버의 방으로 가볼까요?
 
이노리:(네!)
 
게일과 올리버가 곧바로 개인실에 들어갔을 수도 있잖아요.
 
마틸다와는 엇갈렸을지도 모릅니다.
 
의외로 이것은 별거 아닌 일일지도요.
 
그러나 게일의 방문도,
 
올리버의 방문도 단단히 잠겨 있습니다.
 
그야 개인실은 자신의 열쇠가 아니면 열 수 없는 구조니까요.
 
이노리:......역시 닫혀있네. (서성서성)
 
쿠레하:(쾅쾅쾅) 게일 겁쟁이~!! 올리버 바-보!
 
아무리 노크해도 대답이 돌아오지 않습니다.
 
이노리:(열리나..?)
......
그만하자. (쿠레하 챙김)
 
쿠레하:(챙겨짐..)
 
이노리:(다시 윗층으로 올라간다..)
 
3층으로 올라갑니다.
 
이노리:음악실, 미술실에도 없다고 했고... 교실에도 없다고 했었지..
(퀴즈룸으로 간다!)
 
퀴즈룸으로 발길을 옮깁니다.
 
방 안의 공기가 쌀쌀한 걸로 봐서, 보온이 안되고 있나봐요.
 
이런 곳에 게일과 올리버가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이노리:하긴, 방학이니까....... (빙글빙글 돌다가) 밖에 나가볼까?
 
쿠레하:(장갑 한 쪽 나눠줌...)
 
이노리:(꼬깃....) 가자!
 
정원으로 나갑니다.
 
저택의 대문은 여전히 위풍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정원의 중앙을 차지한 분수대를 기준으로
 
좌측에는 미로 정원, 우측에는 사육장이 보입니다.
 
이노리:(대문부터 간다.) 눈사람은 괜찮으려나....?
 
철창에는 여전히 람피온이 흐드러졌고, 눈이 가득 쌓여 있습니다.
 
입구 근처에 아리아가 세운 얼음 성이 위풍당당하게 서 있습니다.
 
아침에 만든 눈사람은… 눈이 사라지기는 했지만 건재하네요.
 
이노리:눈이 없어!
 
쿠레하:사~~~라~~~~~~~~~~....ㅡㅡ
(주섬주섬 다시 돌로 눈 만들어줌.. 보수공사...)
 
이노리:...........이제 0.5 이노리야.
 
쿠레하:그럴리 없어...
 
이노리:이노리, 이런 눈색은 없는걸.
 
쿠레하:....(돌을 움직여서 감은 눈으로 만든다...) 자는 이노리야.
 
이노리:흥... (머리 북북 문질러주고선 철창을 살핀다.)
 
철창의 둘레를 따라 쭉 걷다 보면 범인을 만납니다.
 
사라는 장미 한 송이를 든 채,
 
철창 너머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혼자 무어라 중얼거리는 것 같기도 합니다.
 
이노리:
듣기
기준치: 35/17/7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사라는 평소에도 목소리가 작았죠.
 
바람 소리가 강해서 들리지 않습니다.
 
이노리:(쫑긋....!! )
 
이노리:
듣기
기준치: 35/17/7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라:난 괴담은 믿지만, 저택의 소문은 안 믿어.
장미를 꺾는다고 저택이 무너진다는 건 너무 황당하잖아? 게다가……
 
쿠레하:야, 사라-!!!! (씩씩) 눈사람 눈 네가 그랬지!
 
사라는 화들짝 놀라선 뒤를 돌아봅니다.
 
사라:아, 아. 너희구나.
 
철창 너머에는 아무것도 없습니다.
 
람피온만 쏟아진 핏자국처럼 범람했을 뿐입니다.
 
다시 한번 철창 너머를 힐끔거린 사라가 어깨를 으쓱입니다.
 
머리를 묶은 보라색 리본이 함께 팔락입니다.
 
이노리:..어딜 그렇게 봐?
 
사라:별로. (손에 든 장미를 뒤로 슬쩍 숨기며) ...꽃을 꺾으면 정말 저택이 무너지는지 궁금해서 그랬어.
당연한 소리지만, 무너지지 않네. 선생님한텐 비밀로 해주라.
 
이노리:응. 게일이나 올리버에 대한건 들었어?
 
사라:아... 사라졌다고 했지. 아직 못 찾은 거야? 금방 찾을 줄 알았는데.
 
이노리:
심리학
기준치: 35/17/7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아직.. (고개를 흔들다가) 혹시 짐작 가는거 없어?
 
사라:잘 모르겠네... 설마 진짜 눈 사람 안에 있는 건 아닐 거 아니야? (절레절레) 안 그래도 마틸다가 하도 난리를 치길래 찾아보러 나온 거였어.
 
이노리:그래? 혹시 뭔가 발견하면 꼭 말해줘. (람피온으로 고개를 돌린다.)
 
때를 잊고 핀 장미.
 
여전히 붉고 탐스럽습니다.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눈 비비고 다시 봄)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라? 이상하죠.
 
꺾인 꽃의 흔적이 있는데…
 
어디에도 떨어진 꽃송이는 없네요.
 
꺾인 자국을 보아하니 누군가 고의로 따간 것이 분명한데요.
 
……음, 심지어 한 송이가 아닙니다.
 
하나, 둘, 셋……
 
세 송이네요.
 
지긋지긋할 정도로 오래 본 장미인데,
 
새삼스레 꺾은 이유를 모르겠습니다.
 
이노리:(빤히.....) 사라는 한송이지?
 
쿠레하:응. 한 송이만 들고 있었어.
 
이노리:그럼 두갠... 누굴까?
 
쿠레하:음... 누가 눈사람에 장미꽃이라도 꽂은 걸까?
 
이노리:음.. 그런거라면 좋겠는데.... (입구를 슬쩍 살핀다.)
 
조금 열려 틈을 벌리고 있습니다.
 
누군가…… 바깥으로 나간 걸까요?
 
안쪽에 걸린 자물쇠가 풀려 있습니다.
 
강제로 부순 흔적 없이 부드럽게 열려 있어요.
 
문 바깥에 발자국이 남았는가 확인한다면 없습니다.
 
하지만 눈이 계속 내리고 있고,
 
바깥은 인적이 드무니,
 
그새 새로 덮여 버렸다면 말짱 도루묵이겠죠.
 
빼곡한 나무와 어두운 숲속.
 
싸라기눈이 계속해서 내리고 있습니다.
 
콧잔등을 적시고 입술에 스며드는 물기가 짭조름합니다.
 
날이 점점 추워지네요.
 
게일은, 겁이 많아서 이런 날씨에 나가지 않을 텐데…….
 
올리버도 겨울의 숲을 헤매는 게 얼마나 위험한지 알고 있을 텐데 말이에요.
 
이노리:.....분명 내가 쿠레하에게 문을 열어 주었던 날, 람피온이 열쇠로 변해있었지.
 
쿠레하:응! 이노리가 허락해줬잖아.
들어가도 된다고...
 
이노리:맞아. 혹시 다른 애들도 이런 방식으로 나간걸까... ?
 
쿠레하:하지만 왜 나가? 게일이나 올리버는... 나처럼 찾아야 하는게 없잖아? (열린 문 너머를 바라본다.)
 
이노리:어쩌면 집에 돌아가고 싶었을지도 모르지도 몰라. 가족들 못본지도 꽤 오래 지났고.
 
쿠레하:가족들... (네 손을 꼬옥 잡으며) 만약 그런거면 어떡하지?
 
이노리:.....모르겠어. 여기 있으면 좋겠는데. (마주 꼬옥 잡고선..) 계속 찾아볼까?
 
쿠레하:(끄덕끄덕..)
 
이노리:(분수대로 간다!)
 
고래가 조각된 분수대는 끊임없이 등에서부터 물을 쏟아냅니다.
 
찰랑거리는 물 아래로
 
아이들이 떨어뜨린 겨울딸기라든가, 람피온, 동전들이 들어있습니다.
 
특별할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만……
 
반듯하게 접힌 쪽지가 보입니다.
 
이노리:이건 뭐지? (집어봄)
 
이미 흠뻑 젖은 데다,
 
잉크가 번져 글씨를 알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노리:
언어(모국어)
기준치: 30/15/6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언어(모국어)
기준치: 30/15/6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문장은 다 어그러진 가운데,
 
익숙한 단어가 눈에 띕니다.
 
이노리:......뭐지? (빤....)
 
쿠레하:프...라....이? (더듬더듬..) 금요일! (찍어맞추기)
 
이노리:금요일?
 
쿠레하:아냐?
 
이노리:뒤에 d a y도 써져있어?
 
쿠레하:e n d가 쓰여있는데?
금요일이 끝났나봐..
 
이노리:그건 친구란 뜻이야. (끙................)
 
쿠레하:헉...
 
이노리:쿠레하도 자주 쓰는 말이니까 외워둬!
 
쿠레하:친구 친구~ (흥얼흥얼) 그런데 친구가 왜?
 
이노리:나머진 잉크가 번져서 나도 잘 모르겠어. .......쿠레하가 읽어볼래?
 
쿠레하:으음~ (뚫어져라)
언어(모국어)
기준치: 15/7/3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몰라!
 
이노리:....스펠링만 읽어봐!
 
쿠레하:으으음~~~ (뚫.어.져.라)
언어(모국어)
기준치: 15/7/3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모르겠어!
 
이노리:우리... 공부했잖아!
 
쿠레하:......................
(끙.................)
지능
기준치: 25/12/5
굴림: 29
판정결과: 실패
...
 
이노리:......(빤)
 
쿠레하:..이노리가 다시 읽어보든가! (치)
 
이노리:(다시 펼쳐봄...)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삐뚤빼뚤 쓰인 글씨는 얼추 모양새를 가다듬으니 그렇게 쓰여 있습니다.
 
쿠레하 같은 친구는 어떤 친구일까요?
 
쿠레하:읽었어?
 
이노리:으응.......
 
쿠레하:친구가 뭐래?!
 
이노리:......쿠레하 같은 친구를 만들고 싶대.
 
쿠레하:응?
그럼 나랑 친구하면 되잖아. (으쓱)
 
이노리:응... 그렇지. (볼 쿡) 누군진 몰라도 쿠레하가 좋았나보다.
 
쿠레하:누군지 몰라도, 부끄러워 하긴. (아무튼 좋은 거겠지? 이노리 눈치 슥 보곤) 난 이미 모두랑 친구인 줄 알았는데. 아닌 걸까?
 
이노리:(괜찮다는 얼굴로 머리를 슥슥 쓸어준다.) 친구긴한데~ 더 특별해지고 싶었을 수도 있잖아. 너랑 나처럼.
 
쿠레하:그런거면 확실히 안되겠네. (손에 볼 부비작) 나는 이노리가 제일 좋으니까?
 
이노리:응. (조금 낮은 목소리로) 나도...쿠레하가 제일 좋아. (이마 콩하고 떨어짐)
이번엔 사육장에 가볼까? (손내밈)
 
쿠레하:어쩌면 올리버가 있을지도~ (손을 포갠다!)
 
사육장은 동물 특유의 털 냄새가 가득합니다.
 
문 안쪽에 당번 표가 걸려 있고,
 
안에는 토끼장과 닭장개집이 각각 분리되어있습니다.
 
저택에서 기르는 블랙 리트리버,
 
애쉬가 가까이 다가와 맹렬하게 짖어댑니다.
 
이노리:엇...
애쉬, 왜 그래?
 
애쉬가 보고 짖는 사람은 이노리가 아닌...
 
쿠레하입니다.
 
쿠레하:왜 나를 싫어하는 거지? (흥)
 
이노리:친화력 좀 발휘해봐. (빤....)
 
쿠레하:어떻게? (끔뻑끔뻑)
 
이노리:음... 근처에 먹을거 없나? (당번 표를 확인한다.)
 
이번 주 당번은 올리버입니다.
 
올리버의 이름이 마지막으로 적힌 것은 어제입니다.
 
사육장 당번이 된 람피온은
 
토끼와 닭, 병아리와 강아지의 밥을 챙겨주어야 합니다.
 
아침마다 달걀을 가져오는 것도 잊으면 안 되고요!
 
올리버는 동물을 돌보는 걸 특히 좋아해서
 
빼먹었을 리가 없습니다만……
 
이노리:(개집을 살펴본다..)
 
애쉬의 밥그릇은 텅 비어,
 
사료 몇 알이 굴러다니고 있습니다.
 
물도 동이 났고요.
 
개집의 상태도 영 좋지 못하네요.
 
이노리와 쿠레하가 개집으로 가까이 다가오면,
 
애쉬는 계속해서 쿠레하를 향해 짖습니다.
 
아이들이 다소 험궂은 장난을 쳐도 온순하게 웃던 녀석인데,
 
평소답지 않습니다.
 
끈질기게 쿠레하를 따라 다니며 짖지만,
 
막상 쿠레하가 돌아보면 후다닥 도망갑니다.
 
마치 무서운 것처럼요.
 
이노리:....이상하다?
 
자기 집에 머리부터 쑤셔 넣은 것이 숨는다고 숨은 모양입니다.
 
쿠레하:내가 뭘 했다고! (억울)
 
이노리:으음... 이번만 쿠레하가 봐주자! (손잡고 토끼장으로 좀 더 이동함)
 
토끼들은 모두 눈을 끔벅이며 온순하게 누워있습니다.
 
바닥에 바짝 배를 붙이고 있네요.
 
이노리가 토끼장을 들여다보면
 
동글동글한 토끼 똥이 바닥을 마구 굴러다니는 데다,
 
그릇의 당근은 몇 개 남지 않았고,
 
바짝 말랐습니다.
 
이노리:(닭장도 힐끔)
 
쿠레하:불쌍해..
 
쿠레하가 지나가자
 
토끼들은 잔뜩 겁을 먹었는지 귀를 뒤로 젖히고
 
구석으로 멀리멀리 달아납니다.
 
닭장으로 다가서자 닭들은 요란하게 울며 날개를 칩니다.
 
병아리들도 삐약삐약 우는 소리를 내며
 
지푸라기 사이로 고개를 파묻습니다.
 
쿠레하:(울적................)
 
이노리:....갈까? 여기 별로다.
 
닭의 사료 그릇도 거의 비어있습니다.
 
게다가, 닭장안을 자세히 살펴보면 달걀이 쌓여 있습니다.
 
올리버가 오늘 아침 들리지 않은 것이 분명합니다.
 
쿠레하:(삐죽...) 나 무서워?
 
이노리:저 친구들은.. 쿠레하가 낯설어서 그런거야. (머리 북북북) 가자! (네 손을 잡아 끌고 정원으로 향한다.)
 
이노리가 사육장을 나서려 하면
 
애쉬가 옷자락을 당깁니다.
 
이노리:음..?
 
쉬 놓아주지 않습니다.
 
꽤 집요하네요.
 
이노리:왜, ...왜 그래 애쉬? (이쪽도 당황함...)
 
배가 고픈걸까요?
 
이노리:사료...가.... 없는데 지금은.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
관찰력
기준치: 25/12/5
굴림: 36
판정결과: 실패
(두리번..)
 
애쉬가 침울하게 바라보더니
 
사육장의 구석으로 옷자락을 끌어당깁니다.
 
이노리:어어...
 
사료 포대네요...
 
이노리:배 많이 고팠구나? ...알았어, 오늘은 내가 밥줄게. (구석으로 가서 밥그릇에 사료 탈탈....)
 
사료 포대에서 덜어 밥그릇을 채워주면
 
허겁지겁 먹어치웁니다.
 
순식간에 밥그릇을 비워내더니,
 
애쉬는 후다닥 제집에서 책을 한 권 물어옵니다.
 
표지에는 <식물도감 –장미편->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노리:이게 왜... 여기서? (...)
 
이노리:
기준치: 40/20/8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애쉬가 물어오는 도중,
 
바닥에 무언가 툭... 떨어집니다.
 
책갈피네요.
 
어디에 꽂혀있던 걸까요?
 
이노리:흠... (41쪽을 펼쳐본다...)
 
장미 품종을 하나씩 설명한 책인데,
 
41페이지는 미뉴에트입니다.
 
아, 그러고 보니 동명의 꽃이 있다고 했었죠.
 
끄트머리에 쪽지가 붙어있습니다.
 
꽃과 꽃의 이름을 가진 아이들이라니,
 
우연이라기엔 흔치 않은 운명이었죠.
 
올리버는 어쩌면,
 
미뉴에트,
 
그러니까......
 
쿠레하의 존재가 궁금했던 걸지도 모릅니다.
 
그야, 식물을 다루는 람피온이니까 당연한 일이지만요.
 
이노리:올리버가 이러는걸..... 왜 난 몰랐지? (멀뚱...)
 
책을 다 읽어도 올리버는 나타나지 않습니다.
 
이노리가 얻은 것은 올리버의 책갈피가 전부입니다.
 
이노리:(애쉬를 쓰담아주고 나온다.) 미뉴에트... 는 뭘까?
 
쿠레하:그야... 나지? (애쉬를 같이 쓰다듬으려다 컹, 짖는 소리에 다시 상처받곤...)
 
이노리:그러니까,... 내 말은. 어떤 존재를 미뉴에트라고 하는걸까? (쿠레하 빤히...)
 
쿠레하:으음~... ... (어려운 질문인지 끙끙 앓다) 어때 보여?
 
이노리:(도리도리...) 잘 모르겠어. 쿠레하가 굉장히 내게 특별한 존재라는 것 빼고는...
 
쿠레하:내가 깨어났을 때는-... 그러니까, 처음 널 찾아오게 됐을 때는 말야. (드문드문 기억을 되짚듯이) 눈을 뜨니까 분홍색 장미가 흰 나무에 매달려 피어 있었고, 천장이 온-통 꽃들로 뒤덮여서 하늘을 볼 수 없었어.
 
이노리:집이 아니라...? (기웃....)
 
쿠레하:응! 그리고 누군가 나는 미뉴에트고, 잃어버린 것을 찾아와야 한다고 속삭였는데... 정신 차려 보니 여기 앞이었어. 신기하지?
 
이노리:쿠레하가 찾고 있던건 내 능력이라면서. (곰...) 혹시.. 내가 쿠레하 능력을 가져간걸까?
 
쿠레하:(갸우뚱) 내 능력이 뭔데? 이노리의 초능력?
 
이노리:응. (끄덕끄덕!)
 
쿠레하:하지만 그건 이노리가 엄-청 아프고 나서 생긴 능력이라고 했잖아? (모르겠다는 듯...) 나는 이노리가 이 저택에 와서야 깨어났는 걸.
 
이노리:그건... 그래. 쿠레하는 스스로에 대해 궁금하지 않아? (네 손을 잡은채 정원쪽으로 향한다)
 
쿠레하:궁금해 해도 아무도 못 알려주는 걸? 그때도 지금도,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게 느껴져. (손 꾹 잡고) 내 이름은 이노리가 지어줬으니까 됐잖아? 가족같은 친구도 해준다고 했고... 그럼 난 이름도 있고, 가족도 있는 건데. 뭐 어때?
 
내부가 빙글빙글 원형으로 제작된 미로 정원.
 
사람의 키를 훌쩍 넘는 벽은 담쟁이덩굴로 얌전히 덮여 있습니다.
 
미로를 헤매지 않으려면 벽을 짚는 게 좋아요.
 
언젠가 선생님이 그렇게 말했던 것도 같습니다.
 
인기척은 없습니다.
 
이노리:쿠레하는... 스스로한테 너무 관심이 없는 것 같아. 내가 쿠레하를 좋아하는만큼 자기 스스로도 좋아해주면 좋겠는데. 뭐, 당장 급한건 아니니까. (앞을 빤히 보다가..) 들어가볼까?
 
쿠레하:좋아하는 건 확실한 걸! 이노리랑, 딸기 타르트랑, 눈사람이랑... (다른 쪽 손을 하나씩 접어가며) 게일이랑 올리버도, 사실 꽤 좋아하는데... 있었으면 좋겠다. 그치?
 
이노리가 미로 정원 안으로 들어가면,
 
아침에 눈싸움한 흔적이 가득합니다.
 
눈이 여기저기 묻어 있고,
 
일부는 녹았다 다시 어는 바람에 바닥이 미끌미끌하네요.
 
넘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겠어요.
 
이노리:
기준치: 40/20/8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라는 생각이 들자마자,
 
꽈당...
 
빙판길에 넘어집니다.
 
이노리:으악!
 
쿠레하:우왓, (손잡고 있다 덩달아 쿵)
아야야~....
이노리! 안 아파?
 
이노리:...아파아. (눈물 핑)
 
쿠레하:울...어?
 
이노리:아니...?! (눈물 쏙)
 
쿠레하:(킁) 만져주면 화낼거지?
 
이노리:무릎정도는 괜찮거든......
 
쿠레하:씩씩하네?
 
이노리:...호 해줘.
 
쿠레하:(후후 불어줌!!)
 
이노리:...아. 침튀겼어. (쿠레하 얼굴 밀어냄)
 
쿠레하:호 해달라며! (억울)
 
이노리:호 해달랬지, 후후 불어달라 한적은 없거든~ (놀림)
 
쿠레하:호보다 후후가 효과 좋아! (유치)
 
이노리:쿠레하는 안다쳤어? (힐끔)
 
쿠레하:후후 해줄거야?
 
이노리:응.
 
쿠레하:다쳤어... (쓸린 무릎 냉큼 보여줌)
 
이노리:........미안. 나때문에..... (상처보고 조금 시무룩해짐...)
 
쿠레하:(어 어쩌지) 다음엔 내가 밥 많이 먹고 꽉 잡아줄게!
 
이노리:...............
..............................웅.
(호호 불어줌...!)
 
쿠레하:하나도 안 아프다아- (헤헤)
 
다시 씩씩하게 일어나서 걸어가볼까요?
 
이노리:가자! (쿠레하 손 꼭 잡음) 이번엔 안넘어질게.
 
쿠레하:응! (손에 힘 바짝 들어감)
 
이노리:
기준치: 40/20/8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응? 골목이 막혀있는데요.
 
앞을 가로막은 저건 뭐죠?
 
아이들이 대뜸 눈사람을 세워뒀나 봅니다.
 
이노리:(눈사람 살펴봄...)
 
코에 당근이 박혀있고, 눈에는 단추가 심어져 있네요.
 
정원 속에 숨어있어 사라의 손길을 피해갔나 봅니다.
 
특별한 것은 없어보이는데요.
 
쿠레하:나보다 쬐끔 못 만들긴 했지만, 괜찮게 생겼네. (흠흠)
 
이노리:으응... oO (더 잘만들었따)
 
쿠레하:부술까?
 
이노리:어? 어??
 
쿠레하:하지만 이것 때문에 앞으로 못 가는 걸...
 
이노리:........조금 옆으로 밀 순 없나? 부수면... 눈사람이 죽어버리는걸...?!
 
쿠레하:으음~~~ 그래! (봐줬다는 듯이)
 
눈사람을 옆으로 밀려면...
 
쿠레하: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
근력
기준치: 25/12/5
굴림: 30
판정결과: 실패
 
...
 
힘이 너무 들어갔나요?
 
머리가 똑...
 
이노리:.......죽, 었다..
 
쿠레하:......
살리려고 했는데...
 
몸통이라도.. 밀어줄까요..?
 
이노리:(....네)
 
이노리:
근력
기준치: 25/12/5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눈사람이 찌그러집니다...
 
척추가 휜 눈사람이 되었어요
 
이노리:........
 
쿠레하:차라리 죽이지...
 
이노리:...........안돼!
 
쿠레하:굉장히... 잘생긴 눈사람이었는데.
(묵념..)
 
이노리:(외면함..) 갈까?
 
쿠레하:응.. 이제 넘어갈 수는 있겠다. (주섬주섬)
 
그러나 안으로,
 
안으로,
 
안으로 들어가도,
 
소리 높여 아이들의 이름을 불러보아도
 
머리카락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미로 정원도 아닌 걸까요?
 
사라진 아이들은 정말 어디로 간 걸까요?
 
이노리:
기준치: 40/20/8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나뭇가지에 망토가 걸렸나봐요!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습니다.
 
이노리:으엇.
 
쿠레하:(열심히 뚜벅뚜벅 걷다가 뒤가 휑함)
 
이노리:(덩그러니......)
 
쿠레하:이노리? (헉)
왜 그러고 있어? (웃긴 자세...)
 
이노리:이... 이... 웃지말고 도와줘..!!
 
쿠레하:(웃음 꾹..) 날다람쥐 같다...
 
이노리:안~움직여... (버둥버둥버둥)
 
쿠레하:(잠깐 구경하다가 흠칫) 빼줄게~! (한눈 안판척)
 
이노리:빨리~!!
 
쿠레하:(꿈지락꿈지락)
됐다!
 
이노리:찢어지진 않았을까...? 응? 봐줘...
 
쿠레하:구....멍이 아주 작게 뚫리긴 했는데... (눈치)
 
이노리:......솔직하게 말해도 돼.
 
쿠레하:이노리가 버둥거려서 구멍이 주먹만하게 났어. (솔직)
 
이노리:.............................
응............................................................
그래...................................................
 
쿠레하:서.. 선생님한테 꿰매달라 하자!
감쪽같을 걸?!
 
이노리:웅....... (울적)
 
쿠레하:(구멍에 손 넣고 걸음)
 
이노리:(하?)
 
한참 걸으면 다시 파빌리온이 나옵니다.
 
미로 정원의 중앙에 도착했습니다.
 
우거진 나무들이 가두리를 따라 드리우고,
 
발아래에는 푹신푹신한 잔디가 밟힙니다.
 
돌을 박아 넣은 산책로가 아기자기합니다.
 
겨울이라 꽃은 피지 않았습니다.
 
이노리:음... 여긴 그대로네. (파빌리온을 살핀다.)
 
햇볕을 피할 수 있도록 설치한 차양.
 
높은 기둥 위에 올린 세모난 지붕이 무척 고풍스럽습니다.
 
파빌리온 아래에는 테이블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종종 야외 수업을 나오거나,
 
바비큐 파티를 할 때 사용하는 곳입니다.
 
이노리:(테이블쪽으로 간다!)
 
희고 네모난 테이블은 눈 한점 쌓이지 않고
 
지붕 아래 얌전히 서 있습니다.
 
지금은 겨울이라 야외 수업을 하지 않고,
 
바비큐 파티도 무리기 때문에
 
먼지가 조금 쌓인 것 빼곤 깨끗합니다.
 
바구니 하나가 덜렁 놓여 있네요.
 
담겨있던 겨울딸기는
 
아이들이 무섭게 먹어치운 탓에
 
무른 것만 몇 개 남아있습니다
 
이노리:
듣기
기준치: 35/17/7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짐승이 우는 것 같은 불길한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어디서 들리는 건지 모르겠습니다.
 
멀다 싶으면 지척 같고,
 
지척 같다 싶으면 멀게만 느껴집니다.
 
숲에 늑대가 살고있는 걸까요?
 
하지만 늑대의 것이라기엔……
 
형용할 수 없는 불안함이 술렁입니다.
 
이노리:
SAN Roll
기준치: 30/15/6
굴림: 97
판정결과: 대실패
깜짝이야...
 
미로 정원에서 서성이더라도 딱히 소득은 없습니다.
 
다만, 이노리는 울음소리 때문에 두리번거리던 도중
 
의자 아래에서 반짝이는 것을 발견합니다.
 
검은색,
 
윤이 반지르르 나는,
 
장미가 양각된……
 
익숙한 열쇠입니다.
 
쿠레하에게 문을 열어주었던 바로 그 열쇠.
 
이노리:이게 왜 여기있지? (열쇠를 집어올린다.)
 
쿠레하:어디 열쇠야? (기웃)
 
이노리:그거잖아, 대문을 열 때 쓰는...
 
그때,
 
멀리서 선생님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선생님:여러분!
 
우리를 부르는 목소리입니다.
 
이노리:헉. 선생님이다.
 
쿠레하:돌아갈까?
 
이노리:응..!
 
숄을 두른 선생님은 저택의 대문에 서 있습니다.
 
아이들이 하나둘 모여들자 선생님이 이쪽을 돌아봅니다.
 
날이 슬금슬금 어두워진 탓에
 
선생님의 얼굴 위로 음영이 드리웁니다.
 
등롱을 들고 있는 손이 희미하게 떨립니다.
 
선생님:저택의 대문이 열려 있던데, 혹시 여러분 중에 누군가 열었나요?
 
아이들은 아무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거짓말을 하는 기색은 아닙니다.
 
아리아:사, 사라도 없어졌어요, 선생님.
 
아리아가 손을 들고 어물어물 말합니다.
 
이노리:어...?
 
한숨을 쉬고,
 
선생님이 눈으로 아이들의 수를 헤아립니다.
 
열아홉 명.
 
쿠레하를 제외하고 원래 스물한 명이었으니,
 
결국 사라진 것은 세 명입니다.
 
선생님:혹시 저택 바깥에 나갔다가 길을 잃은 걸 수 있으니, 찾으러 다녀올게요.
눈이 많이 내릴 것 같으니까, 다들 방으로 돌아가세요.
다시 대문을 잠가둘 테니 선생님이 돌아올 때까지 자리를 이탈하면 안 돼요.
모두, 서로서로 길을 잃지 않도록 지켜주는 거예요.
 
쿠레하:네에-
 
이노리:네.... (아까 조금 더 붙잡아둘걸 그랬나.., 사라가 빈 자리를 가만히 응시했다.)
 
옷차림을 추스른 선생님이 곧 저택을 벗어납니다.
 
덜커덩,
 
거친 소리와 함께 대문이 다시 잠기고……
 
어두운 숲속으로 작은 등롱이 사라집니다.
 
검은 그림자가 노오란 등불을 꿀꺽 삼킬 때까지
 
아이들은 정원에 붙박힌 채 서 있었습니다.
 
.
 
선생님의 당부를 따라 아이들이 하나둘 저택 안으로 들어갑니다.
 
끼익, 현관을 닫으면 추위가 한결 가십니다.
 
창밖으론 계속 눈이 내립니다.
 
올리버와 게일, 사라는 어떻게 된 걸까요?
 
제이:그, 그냥 길을 잃어버린 거겠지?
 
제이가 걱정이 가득한 목소리로 두리번거립니다.
 
불안한지 동의를 구하는 기색이 역력합니다.
 
아이들은 대답이 없습니다.
 
누구도 확신할 수 없기 때문일 겁니다…….
 
안 그래도 음울한 저택의 공기가 한층 아래로 처집니다.
 
거실에는 벽난로가 타닥타닥 타들어 갑니다.
 
아이들은 소파에 기대 눕거나 방으로 돌아갑니다.
 
다들 퍽 지친 기색입니다.
 
식당에 가면 선생님이 차려둔 저녁을 먹을 수 있습니다.
 
이노리:배고프지...?
 
쿠레하:아니...
 
이노리:괜찮아? (놀란 얼굴)
 
쿠레하:(꼬르륵..)
 
이노리:.......가자. 먹어도 돼. (네 손을 잡아 이끈다.)
 
쿠레하:(터덜터덜 따라 식당으로 들어간다.)
애들... 배고프겠지? (시무룩)
 
이노리:아마도...........
 
쿠레하:기껏 타르트도 남겨놨는데. 바보들!
...밖으로 나간 걸까?
 
이노리:대문이 열려있었으니까. 응.... 적어도 여기엔 없는게 맞나봐.
 
쿠레하:선생님은 안 위험해? 밖은 위험하다고 했잖아.
 
이노리:그야... 선생님은 어른이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도 잘 아실테니까!
... 괜찮을거야. 아마.
 
쿠레하:응... 이노리 이거 먹어. (햄 치즈 샌드위치를 내밀며)
 
이노리:쿠레하가 이런 날은 드문데. (와앙 크게 베어물음.)
 
쿠레하:맨날 이노리가 양보했으니까... (킁..) 이노리는 사라지면 안돼.
 
이노리:쿠레하가 맨날 옆에 있을텐데... 사라질리가!
 
쿠레하:화장실도 혼자 가면 안돼. (...)
 
이노리:어...?
 
쿠레하:난 문 앞에 서있을게.
 
이노리:그럼 새벽에 쿠레하 깨워도 돼? (못일어날 것 같지만..)
 
쿠레하:응... (조금 자신 없는 목소리) ...아침에 가면 안돼?
 
이노리:쿠레하는 나 잘만 깨우면서..!
 
쿠레하:(끙...) 아무튼 혼자는 절대 안돼.
 
이노리:...알았어. 약속. (새끼손가락 내밈)
 
쿠레하:약속. (순순히 손가락 걸며) 그런데 약속은 어기면 어떻게 돼?
 
이노리:으음....
제일 맛있는 메뉴 줄게.....................
 
쿠레하:흠. 그거라면 안심이야. (단순)
 
소곤거리는 동안,
 
벽난로의 불길은 한참 타오르고
 
거실의 아이들이 피곤했는지 순식간에 곯아떨어집니다.
 
불똥이 튀는 자그만 소리와
 
서로의 목소리만 거실을 가득 채웠을 때,
 
이노리는 익숙한 울음소리를 듣습니다.
 
이노리:....
 
창밖을 내다보면
 
가지에 내려앉았던 울새가 미로 정원으로 날아갑니다.
 
눈이 마주치지 않았는데,
 
그것은 이쪽을 전혀 바라보지 않았고,
 
평소처럼 불길하게 울었을 뿐인데도……
 
어쩐지 웃음소리처럼 들립니다.
 
무척,
 
기분이,
 
……새의 기분을 알 수 있을 리가 없는데도요.
 
울새는 날갯짓 몇 번 만에
 
금세 미로 정원 담벼락 안으로 사라집니다.
 
먹을 곳이라곤 전혀 없는데 무엇을 그리 찾는 걸까요?
 
기시감이 듭니다.
 
저 새는 분명, 여름에도 불길함의 징조였습니다.
 
쿠레하:...울새가, 우리를 부르는 것 같아.
 
이노리:(알수없는 불안함에 네 손을 꼭 쥔다.) .........괜찮을까?
(우물쭈물...) 그때처럼... ... 그러면 어쩌지.
 
쿠레하:이번에는 아무것도 안 먹으면 되지!
(살짝 웃으며) 이노리는 내가 책임질게.
 
이노리:다치면 안돼. 꼭. 꼭이야...?
 
쿠레하:나보단 이노리가 자주 넘어지는 것 같은데... (...)
안 다쳐, 약속이야.
 
이노리:응...! (그제서야 희미한 미소를 지은채 끄덕인다.)
가볼까.
 
쿠레하:(주변에 있던 등롱을 하나 집어들고 네 손을 잡는다.) 가자!
 
.
 
.
 
.
 
.
 
.
 
.
 
묵직한 문을 밀자,
 
사정없이 온기를 빼앗는 겨울바람이 들이닥칩니다.
 
코와 뺨이 추위에 베이듯 따갑고,
 
바닥이 차가워 발걸음을 떼기 어렵네요.
 
쿠레하 역시 반사적으로 옷깃을 여밉니다.
 
늦은 밤의 저택은 온통 어둡고,
 
눈발이 거세 주변을 살피기 쉽지 않습니다.
 
이노리와 쿠레하조차 거친 기후에 거동이 어려운데,
 
그 작은 새가 저택 근처를 벗어났을 리 없습니다.
 
그렇다면 울새는 어디로 갔을까요?
 
이노리:분명... 미로정원 쪽으로 가는걸 봤어!
 
뒤뜰이라기엔 날아간 방향이 다릅니다.
 
사육장에는 큰 동물이 많아 위험합니다.
 
두 후보를 제외하면 울새가 갈 수 있는 곳은 미로 정원밖에 없겠죠.
 
두 사람은 미로 정원을 향해 갑니다.
 
빽빽한 덤불로 벽을 나눠 세워두었습니다.
 
내부는 두 사람에게 익숙한 구조로 평소와 다를 바 없지만…….
 
미로의 입구가 한껏 벌린 짐승의 아가리처럼 보이는 건,
 
분명 기분 탓이겠죠.
 
나뭇잎이 거센 바람에 흔들리면
 
괴물이 입맛을 다시는 듯한 소리가 납니다.
 
벽을 더듬어가며 미로 안으로,
 
또는 존재하지 않는 공포의 뱃속으로 걸어 들어갑니다.
 
어둠,
 
추위,
 
미로는 호락호락하지 않습니다.
 
이노리:
기준치: 40/20/8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방금 전까지 다녀온 길인걸요.
 
평소라면 헤맸겠지만, 지금은 괜찮습니다.
 
이노리가 바닥을 본다면,
 
아이들이 어지럽게 돌아다니며 찍어둔 발자국을 발견합니다.
 
이 중에 아마 사라의 것도 있겠죠.
 
이리저리 겹쳐진 발자국의 주인을 추적하긴 어렵습니다.
 
그리고 문득,
 
바스락,
 
나무의 잎사귀와 가지가 마찰하는 소리를 듣습니다.
 
이노리는 바람에 묻힐 만큼 작은 소리를 예리하게 잡아냅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면,
 
오른편 덤불의 가지에 앉아있던 작은 울새와 눈이 마주칩니다.
 
울새는 이노리를 보자마자
 
바로 몸을 돌려 덤불의 틈새로 사라져버립니다.
 
이노리:또 사라졌어..!
 
쿠레하:어떻게 덤불 사이로 들어간 거야? (덤불에 가까이 다가가며)
 
가까이 다가가자, 보입니다.
 
빼곡하고 촘촘하게 얽혀있던 덤불이 훼손되어 있습니다.
 
마치 강한 악력을 가진 누군가가 힘을 주어 벌린 것처럼,
 
휘어진 줄기 사이로 미로 벽의 건너편이 보입니다.
 
그 너머에는…….
 
나무의 뿌리 아래에 커다란 굴이 있습니다.
 
아니, 이걸 굴이라고 해야 할까요?
 
어떤 통로나 블랙홀처럼 보이는 그것은,
 
살아있는 생물처럼 차츰차츰 제 크기를 줄이고 있습니다.
 
통로의 내부엔 깊이를 알 수 없는 아득한 어둠,
 
그저 인공적으로 검고 검은 공간만이 보입니다.
 
언뜻 무언가 본 것 같은데,
 
시야가 좁아 자세한 확인이 어렵습니다.
 
쿠레하:으으... 안 보여!
 
이노리:점점 줄어들고 있어....! (눈 부릅)
 
쿠레하:답답하네, 정말-
 
이노리:
근력
기준치: 25/12/5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끙끙...)
 
이노리:(끙차..)
 
쿠레하:좀 더 넓혀보자!
 
이노리:
근력
기준치: 25/12/5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너무 좁아.. 둘이 하긴 힘드네.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2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헉, 조금 벌어졌다.
 
이노리:잘한다!
 
허리가 조금 아프긴 하지만,
 
그럭저럭 틈을 통과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쿠레하는 틈 너머로 반쯤 몸을 뺍니다.
 
쿠레하:음...
 
모르겠다는 듯 몸을 다시 뒤로 빼더니,
 
쿠레하:잘 모르겠어. 이노리, 봐볼래?
 
이노리:응!
 
쿠레하가 들어갔던 틈으로 상체를 빼봅니다.
 
시야를 확보하면 몇 가지 정보를 더 얻을 수 있습니다.
 
은 여전히 불길한 어둠을 품은 채 나무뿌리 아래에서 줄어들고 있습니다.
 
눈이 쌓인 바닥 위에 발자국이 남아있습니다.
 
이노리:(굴을 자세히 살펴본다..)
 
줄어드는 와중에도 생생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훨씬 더 큰 크기였던 구멍은
 
어느새 어린아이 한 명이 간신히 들어갈 정도로 줄어들어 있습니다.
 
이노리:어엇... (바닥도 황급히 본다)
 
통로 근처의 나뭇가지는 군데군데 부러져 있으며,
 
잎사귀들은 한 방향으로 쓸려 있습니다.
 
마치 누군가가 밟고 간 것처럼요.
 
이노리:그렇다면 이 발자국은... (발자국으로 시선을 옮긴다.)
 
한눈에 알아볼 수 있습니다.
 
발자국에 장미 모양 양각이 남아있는 것으로 보아,
 
사라의 구두가 남긴 자국이 틀림 없어요.
 
왜 이런 곳까지 남아있는 걸까요?
 
불편한 자세를 지속하기 슬슬 힘들다는 생각이 들 때쯤,
 
쿠레하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쿠레하:이노리-
뭐 찾은 거 있어?
얼마나 더 그러고 있을 거야?
 
이노리:사라가 이쪽으로 간것 같은데.... ?
 
쿠레하:헉, 사라가 있어?
 
이노리:보이진 않아, 근데.. 사라의 신발자국이 구멍쪽으로 연결되어 있어. ...어쩌지?
 
쿠레하:(끙...) 일단 나와봐. 선생님을 불러야 되는 거 아냐?
 
이노리:(끙차... 뒤로 꾸물꾸물...) 근데 저 구멍... 점점 줄어들고 있어.
 
몸을 뒤로 빼려던 그 순간,
 
이노리는 무수히 많은 손이 잡아당기는 듯한 강한 인력을 느낍니다.
 
정체 모를 힘은 몸을 반쯤 걸치고 있던 이노리를
 
굴 방향으로 끌어당깁니다.
 
이노리:어..?
 
이건…… 인력이라기보단 흡입력 같기도 합니다.
 
이런, 농담할 때가 아닙니다.
 
앞으로 맥없이 굴러떨어진 이노리는 그대로 굴까지 끌려 들어갑니다.
 
벽 너머에서 쿠레하의 비명이 들려옵니다.
 
눈이 쌓인 차가운 바닥을 구르고 굴러,
 
어둠 속으로…….
 
회전하는 세계 속에서
 
이노리가 기절하기 전에 마지막으로 본 것은,
 
덩그러니 버려진 갈색 구두 한쪽이었습니다.
 
그 이후로는 끝없는 추락이 이어집니다.
 
암전.
 
머리가 어지럽고 가슴이 답답합니다.
 
사위가 몽롱해 마치 꿈에 갇힌 것 같습니다.
 
그보다,
 
아까부터 누군가가 같은 단어를 계속해서 외치고 있지 않나요?
 
당신이 잊지 못하게 속삭이는 것처럼,
 
익숙한 단어의 나열은 머릿속에서 메아리칩니다.
 
이노리:
정신
기준치: 30/15/6
굴림: 1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것이 이노리 자신의 이름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습니다.
 
잠깐 정신을 잃었던 것 같습니다.
 
제일 먼저 보이는 것은 창백한 쿠레하의 얼굴,
 
그리고 그 뒤의 얼기설기 얽힌 나무 덩굴과
 
나뭇잎으로 뒤덮인 천장과 벽입니다.
 
그러고 보니 땅을 대차게 구르면서 굴 아래로 떨어진 것 같은데…….
 
다행히 부러진 곳은 없지만,
 
몸 여기저기가 아픕니다.
 
HP-1
 
얼음장처럼 차가운 쿠레하의 손등이
 
이노리의 뺨을 쓸고 지나갑니다.
 
쿠레하:이노리!!!!
 
이노리:.....쿠레하?
 
쿠레하:..!!! 나 보여?! (덥썩 네 위에 엎어지며) 일어났어?!
 
이노리:아야... (작게 앓는 소리를 낸다.) ...응. 여기 어디야?
 
쿠레하:...굴 안? (꾸왑) 이노리가 갑자기 안으로 빨려 들어갔어.
 
이노리:(복복복) ...그럼 쿠레하는? 어떻게?
 
쿠레하:당연히-... 바로 쫓아서 뛰어들었지. (쿨쩍..) 계속 안 일어나서 어디 다친 줄 알았어.
 
이노리:다행이다. 혼자면 진짜 무서웠을거야. (꼬옥...) 나 아파, 쿠레하...
 
쿠레하:(헉) 어디, 어디?
 
이노리:여기도 아프고, 저기도 아프고오..... (팔다리 다 가리킴)
 
쿠레하:후후하기는 너무 많은데... (눈 동그래짐...) 업어줄까?
 
이노리:...(빤....) 할 수 있어?
 
쿠레하:...
이노리보다 밥 많이 먹으니까... (확신 없음)
 
이노리:넘어지면 울거야! 그래도?
 
쿠레하:.............................
그럼 어떡해?
 
이노리:어쩌긴... (끙차) 일어나야지.
 
쿠레하:(벌떡) 나중에 선생님한테 약 발라달라 하자!
 
이노리:응.....! (옷 탈탈 털음)
 
쿠레하:입구는 완전히 닫혔는데, 저쪽에 길은 하나 있어. 어디로 가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노리:그럼 저기로 가보자. (조금 긴장한 얼굴로 쿠레하 손 꼭 잡음..) 꼭 내 옆에 있어줘야 해... 알았지?
 
쿠레하:응! 이노리랑 떨어지지 않기로 했잖아. (당차게 저벅저벅..)
 
이게 어떻게 된 일이죠?
 
난데없이 조난이라니요!
 
천장과 벽을 살피면
 
이걸 덩굴이라고 해야 할까요?
 
지나치게 굵은 식물 일부는,
 
뿌리라는 단어가 더 어울릴 듯합니다.
 
하나하나의 줄기에…
 
개미처럼 작고 검은 글씨가 기어 다니고 있습니다.
 
이노리:이게 뭐야...? (울상된 얼굴로 빤히 쳐다봄..)
 
쿠레하:글씨가 움직인다... (냅다 만져봄)
 
작은 알파벳 몇 개가 쿠레하의 엄지손가락 위로 올라옵니다.
 
이노리:헉...
 
알파벳은 꿈틀거리며 하나의 단어로 조합됩니다.
 
이노리:벌레같아!
 
그 단어는……
 
Emily.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에밀리?
 
흔한 이름이긴 하지만 찜찜한 건 어쩔 수 없습니다.
 
애초에 글씨가 벌레처럼 움직이는 것 자체가 기분 나쁘네요.
 
어디서 들어본 것도 같고…….
 
다른 글씨들도 읽어볼까요?
 
이노리:전에 봤던 거 같은데... (다른 글씨도 읽어본다!)
 
살아 움직이는 모든 알파벳의 나열이
 
알고 모르는, 낯익고 낯선 이름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것들은 아마도……
 
람피온의 이름이겠죠.
 
소름 끼치는 현상과 마주한 이노리,
 
이노리:
SAN Roll
기준치: 29/14/5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너무 기이해서 충격을 받은 걸까요,
 
오히려 정신이 맑아진 것 같습니다.
 
계속 걸어갑시다.
 
황금빛 도보는 아니지만,
 
굴의 바닥은 어린아이도 걷기 좋게 평평합니다.
 
이노리는 길을 걸어가며 달콤한 향기를 맡습니다.
 
디저트와 차를 떠오르게 하는 부드러운 향기는
 
불안했던 마음을 한결 편안하게 만들어줍니다.
 
이 향기는 이노리와 쿠레하가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짙어집니다.
 
장식처럼 벽을 타고 자란 덩굴과
 
우글거리는 글씨들에 익숙해질 무렵,
 
두 사람은 갈림길과 마주합니다.
 
.
 
.
 
.
 
.
 
.
 
.
 
갈림길에는 OX 퀴즈가 적힌 팻말이 꽂혀 있습니다.
 
쿠레하:응? 수수께끼인가?
 
이노리:헙.........
 
쿠레하:이노리... 몰라? (일단 자기는 모르는 듯)
찍을까?
 
이노리:(도리도리) 내 기억으론... 32는 아니였어.
 
쿠레하:그럼 X?!
 
이노리:응..!
 
쿠레하:(뚜벅뚜벅)
 
분명, 소문 속에서 밟으면 죽는 것은
 
저택의 36번째 계단이었죠.
 
치사하게 숫자를 교묘하게 바꿔두었지만……
 
속지 않았으니 다행입니다.
 
이노리와 쿠레하는 무사히 다음 갈림길에 도착합니다.
 
이노리:...쿠레하는 알아?
 
쿠레하:(멍청한 얼굴)
 
이노리:다..르지 않을까? (기웃..)
나랑 쿠레하가 다른 것 처럼..!
 
쿠레하:그치? 똑같이 생겼으면 쌍둥이 아니야?
그럼 X로 가자!
 
이노리:(끄덕)
 
난데없이 동물 퀴즈라니, 곤란하기 짝이 없습니다.
 
발걸음을 내딛는 순간,
 
쨍!
 
하는 소리와 함께
 
날붙이가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 벽에 꽂힙니다.
 
쿠레하:우왁!
 
이노리:허..헉....
 
벽에 박힌 것을 확인한다면,
 
장미가 세공된 티타임용 미니 포크입니다.
 
숨을 돌릴 틈도 없이 연이어서
 
수많은 은색 나이프와 포크가
 
벽에 설치된 장치에서 쏟아져나옵니다.
 
이노리:엄마야-!!
SAN Roll
기준치: 29/14/5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쿠레하:으아악
 
피해야겠죠?
 
이노리:
부식 Roll
기준치: 30/15/6
굴림: 25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날아오는 날붙이들이 공중에서 조각나,
 
재가 되어 바닥으로 떨어집니다.
 
선택한 것은 틀린 길이었습니다.
 
대체 왜 굴에 이런 트랩이 있는 건가요?
 
이노리:...무서워!!
 
쿠레하:주..죽을 뻔했다...
이노리 멋있어! (엄지 척)
 
이노리:다음엔 이런 일 없게 할게.... (땀닦음..)
 
쿠레하:울새는 암수가 똑같이 생겼구나~
그걸 우리가 어떻게 알아? ㅡㅡ
 
다시 길을 되돌아 가면, 마지막 팻말이 둘을 맞이합니다.
 
이노리:...선생님은 당연히 우리 편 아니야? (멀뚱..)
 
쿠레하:당연하지! (씩씩) 딸기 타르트도 우리한테 주셨는걸?
 
이노리:맞아! 이번엔 무조건 정답이여야해....!
 
쿠레하:틀림없다구. (어느 때보다 당당하게 걸어간다.)
 
선생님이 우리의 편인 건 당연한 사실이잖아요?
 
그렇게 생각하며 들어선 길에는,
 
지금까지와 다른 덩굴이 자라있습니다.
 
지금까지와는 다른 달콤한 향기가 나는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을 한순간,
 
긴 채찍 같은 촉수가 이노리의 발목을 잡아챕니다.
 
이노리:으,악?!
 
쿠레하 역시 덩굴에 거꾸로 들어 올려져 대롱대롱 매달립니다.
 
쿠레하:으갸아아악
 
황급히 주변을 둘러보면
 
거대한 식충 식물과 닮은 것이 두 사람을 집어삼키려 하고 있습니다.
 
이노리:
SAN Roll
기준치: 28/14/5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벗어나려고 발버둥칠수록 옭아맵니다.
 
쿠레하: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
근력
기준치: 25/12/5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거대한 식물이 아가리를 쩌억 벌립니다.
 
어서 벗어나지 않는다면...!
 
이노리:엄마아아아
 
쿠레하:이노리이이이이
 
이노리:
부식 Roll
기준치: 30/15/6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너무 놀란 나머지 초능력이 잘 발현되지 않아요!!
 
이제 식물의 입이 코앞까지 다가왔습니다.
 
이노리:이..이...!
 
쿠레하: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45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
근력
기준치: 25/12/5
굴림: 36
판정결과: 실패
 
꿀꺽-...
 
식물의 뱃속이란 이렇게 축축하고...
 
기분 나쁜 것인가요?
 
아직 늦지 않았어요!
 
통째로 소화되기 전에 이곳에서 빠져나가야 합니다.
 
쿠레하:윽... 기분 나빠!!!!
 
이노리:나가게 해줘..!!
부식 Roll
기준치: 30/15/6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ㅜㅜ
 
이놈의 능력은 왜 갑자기 말썽인가요
 
계속 발버둥쳐봅시다
 
이노리:
근력
기준치: 25/12/5
굴림: 38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헉..헉..
 
이대로 있으면 소화를 당하든,
 
산소가 부족해 죽든..
 
끔찍한 결말일 뿐입니다.
 
이노리:
부식 Roll
기준치: 30/15/6
굴림: 58
판정결과: 실패
 
엄마아
 
진심으로 엄마가 보고싶습니다.
 
세상이 왜 이렇게 빨갛죠?
 
쿠레하:
근력
기준치: 30/15/6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
근력
기준치: 25/12/5
굴림: 1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쿠레하와 같이 한곳을 마구 패던 이노리의 주먹이
 
쑥...
 
빠져나갑니다.
 
틈이 생겼어요!!
 
이노리:쿠레하 여기로 나가자!!
 
쿠레하:(엉금엉금ㅠㅠ)
 
빛이 이렇게 반가운 존재였던가요?
 
식물의 배 밖으로 나오자 겨우 숨이 트입니다.
 
쿠레하:죽는 줄 알았다-.. (드러누움)
 
이노리:콜록콜록..... 헉.... 헉............ (털썩)
 
쿠레하:으으.. 축축해... (이상한 액체가 묻은 망토를 땅에 문지르며)
괜찮아, 이노리?
 
이노리:(도리도리) 힘들어........
 
쿠레하:나도............ (누워서 허공 봄...)
 
이노리:선생님... 우리 편이 아니였던걸까........ (중얼..)
 
쿠레하:저 팻말이 이상한 거 아냐? 선생님이 우릴 싫어할 리 없잖아.. (현실부정)
 
이노리:그니까. (입술삐죽) 여기 이상해!
 
쿠레하:글씨가 움직이는 것도 그렇고, 방금 그 이상한 식물도 그렇고!
얼른 길을 찾아서 나가자. (벌떡) 사라랑 게일이랑 올리버 찾아서! (여기 있다면...)
 
이노리:헉.. 맞다. 사라가 있을 수도 있지. (끙차...) 가자..!
 
얼마나 걸렸을까요,
 
마침내 도달한 길의 끝은 막혀있습니다.
 
단순히 막혀있기만 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막다른 길은
 
검은 광택을 내는 끔찍한 생명체가 지키고 있습니다.
 
그 주변은 악취로 가득합니다.
 
형형하게 빛나는 분홍색 눈동자가
 
쉼 없이 데굴데굴 굴러가며
 
이노리와 쿠레하를 바라봅니다.
 
여태껏 마주한 함정처럼
 
쉽사리 넘어갈 수 있을 것 같진 않습니다.
 
괴이와 마주한 이노리와 쿠레하,
 
이노리:
SAN Roll
기준치: 27/13/5
굴림: 42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
SAN Roll
기준치: 35/17/7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이노리:1
 
쿠레하:
광기의 발작 - 실시간
폭력:
분노에 휩싸여 자제심을 완전히 잃고 1D10 라운드 동안 주변의 적과 아군 모두에게 폭력과 파괴를 가합니다.
For 5 rounds.
 
분홍눈과 눈이 마주친 쿠레하는
 
넋이 나간 사람처럼 멍합니다.
 
위험해요,
 
이 상황에서 쿠레하를 신경쓰며 싸워야 한다니요.
 
이노리:쿠레하.. 괜찮아?
 
쿠레하:(작은 목소리에도 소스라치게 놀라 반사적으로 손을 뿌리친다.)
건드리지마!!
 
이노리:ㅇ..왜... 왜그래....
나, 무서워.. 그러지마.... (뿌리쳐진 빈손을 본다.)
 
그를 상대할 틈이나 있을까요?
 
눈 앞의 괴이는 여전히 기분나쁜 몸을 꿈틀거리고 있는걸요.
 
이노리: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315864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14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291040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2: 실패
피해: 10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349572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8
 
아직 감을 잃은 초능력이 완전히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겨우 한번, 괴물의 촉수를 바스라뜨리는 데 성공하지만
 
괴이를 당황시키는 데는 충분한 것 같네요.
 
괴이:
비무장
기준치: 35/17/7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피해: 9
 
이노리의 공격에 몸부림치던 괴이는 이성을 잃은 것 같습니다.
 
목표물이 어디인지 가늠조차 하지 못하고, 주변의 나무와 땅을 내려칩니다.
 
이노리: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7074100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대실패
피해: 9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305187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보통 성공
-1: 실패
-2: 실패
피해: 8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326181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13
 
그 위력에 이노리 역시 흔들립니다.
 
흔들리는 땅과 흩날리는 파편 속에서
 
어떻게 정확히 노릴 수 있겠어요?
 
괴이:
비무장
기준치: 35/17/7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피해: 9
 
그나마 다행인 건 그 괴물의 시야가 아주 나쁘다는 걸까요.
 
그가 당신을 보지 못할 때, 끝을 내야 합니다.
 
이노리: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4011100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실패
-1: 실패
-2: 대실패
피해: 15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564375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7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69308
+2: 어려운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13
 
이제 뭔지문을 쳐야할지 모르겠어요
 
미친 다이스 시작
 
괴이:
비무장
기준치: 35/17/7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피해: 6
 
쾅쾅쾅쾅
 
아직도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이노리: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236874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보통 성공
-1: 실패
-2: 실패
피해: 12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563489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10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967116
+2: 보통 성공
+1: 실패
  0: 대실패
-1: 대실패
-2: 대실패
피해: 12
 
이노리의 능력은 괴이를 스치기만 할 뿐입니다.
 
괴이:
비무장
기준치: 35/17/7
굴림: 36
판정결과: 실패
피해: 8
 
불안정한 능력의 사용 때문인지,
 
괴이는 이노리를 인식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조금만 더 부식시킬 수 있다면...
 
이노리: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768010
+2: 어려운 성공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4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97488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어려운 성공
-1: 실패
-2: 실패
피해: 10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605519
+2: 보통 성공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11
 
이곳에서 평생 대치하긴 싫다고요!!!!!!!
 
괴이:
비무장
기준치: 35/17/7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피해: 11
 
괴이는 평생 대치하고 싶은가 봅니다
 
이노리: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844663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12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163899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보통 성공
-1: 실패
-2: 대실패
피해: 13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43412
+2: 극단적 성공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10
 
하..
 
내도 힘들다
 
괴이:
비무장
기준치: 35/17/7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피해: 8
 
너라도 계속 실패해서 다행이다
 
이노리: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822655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8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906148
+2: 실패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13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50648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14
 
시간이 지날수록 집중력이 흐트러집니다.
 
마음대로 나오지 않는 능력이 야속해요.
 
괴이:
비무장
기준치: 35/17/7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6
1
 
촉수가 이노리의 팔을 스치고 지나갑니다.
 
HP-1
 
이노리:아야...
 
괴이가 당신의 위치를 인식했는지도 몰라요.
 
이노리: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246391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보통 성공
-1: 실패
-2: 실패
피해: 14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662577
+2: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10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89508
+2: 어려운 성공
+1: 실패
  0: 실패
-1: 실패
-2: 실패
피해: 6
 
쿠레하의 기척이 들립니다.
 
정신이 돌아온 걸까요?
 
괴이:
비무장
기준치: 35/17/7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피해: 11
 
그가 쿠레하까지 인식하기 전에,
 
다시 공격을 감행합니다.
 
이노리: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96
판정결과: 대실패
피해: 11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피해: 17
초능력
기준치: 30/15/6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9
 
이노리의 초능력이 스치는 곳마다
 
괴이의 몸체가 바스라집니다.
 
절반 정도 부식시켰을까요,
 
검게 물든 몸체가 분열하기 시작합니다.
 
꺼지지 않는 화염에 괴로워하던 괴이는
 
자신의 몸통 절반을 버렸습니다.
 
이노리가 채 반응할 틈도 없이,
 
불이 붙지 않은 쪽의 분열된 몸통이
 
단숨에 이노리를 집어삼킬 듯 몸을 던져옵니다.
 
쿠레하:이노리!
 
쿠레하가 또렷하게 당신의 이름을 부르며
 
그 앞을 가로막습니다.
 
마치 이노리의 잔을 빼앗았을 때처럼,
 
어떤 의지로 가득한 보호였습니다.
 
당신을 지키겠다는 열망 하나만으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자신을 내내 참을 수 없었던 것처럼,
 
쿠레하는 이노리를 한쪽 팔로 감싸 안고
 
다른 팔을 뻗어 덮쳐오는 괴이를 막습니다.
 
위험합니다.
 
위험할 게 뻔합니다.
 
이노리와 달리 쿠레하는 아무런 능력도 없는 일반인이니까요.
 
그런데도 쿠레하는 물러서지 않습니다.
 
그 분홍색 눈동자는 맹렬한 투지를 띠고
 
달려드는 적에게서 꽂혀 듭니다.
 
찰나의 순간이 아주 느리게,
 
느리게 흘러갑니다.
 
그와 동시에,
 
파직,
 
무언가 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작은 새가 알을 깨고 나오는 것과도 같은,
 
보이지 않는 날개를 틔우고
 
하늘을 향해 날아가기 위해 약동하는 것처럼
 
생동감 넘치는 소리는
 
어떤 존재의 탄생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앞을 향해 뻗은 손바닥의 끝에서부터
 
공간이 일그러지기 시작합니다.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한 보호와 방어의 재능,
 
말로 형용할 수 없는 불꽃이 화려하게 피어나
 
두 사람을 감싸 안습니다.
 
흩날리는 불꽃의 파편은 꽃잎과도 같습니다.
 
의심할 여지 없이,
 
쿠레하의 눈동자와 같은 따뜻한 분홍색입니다.
 
아,
 
쿠레하는 지금,
 
이 순간부터 이노리의 능력을 빌려 쓸 수 있습니다.
 
활을 떠난 화살처럼,
 
순식간에 몸체를 꿰뚫는 날카로운 공격에
 
괴이는 맥없이 허공에 매달리듯 멈춥니다.
 
미숙한 실력이지만 분명히 닿았습니다.
 
쿠레하의 능력이 스친 곳에서부터 작은 불꽃이 피어오릅니다.
 
역한 냄새를 내며 분열된 몸뚱이가 불타기 시작합니다.
 
그 거대한 몸체가 마침내 추락하며
 
사방에 체액을 내뱉습니다.
 
이노리, 쿠레하
 
쿠레하:
민첩
기준치: 40/20/8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노리:
민첩
기준치: 25/12/5
굴림: 42
판정결과: 실패
 
쿠레하가 이노리를 끌어당깁니다.
 
괴이의 체액을 뒤집어쓴 벽이 그대로 녹아내립니다.
 
새까맣고 역겨운 존재는 조금씩 가루로 변해 흩어집니다.
 
흩날리는 재와 흙먼지로 시야가 뿌옇게 가려집니다.
 
그제야 쿠레하는 이노리를 품에서 떼어놓습니다.
 
쿠레하:이노리...
다친 곳은 없어?
 
이노리:이 정도는 괜찮아..!
......쿠레하, 오늘 세상에서 제일 멋졌어.
 
쿠레하:이상해, 나. (씩씩한 대답에 되려 몸에 힘이 빠져나간다. 그대로 어리광을 부리듯 네 어깨에 머리를 폭 기대더니) 그 눈이랑 마주치자마자 갑자기 아무것도 안 보이고, 생각도 할 수 없더니... 큰 소리가 났을 때 겨우 네가 보였어.
이노리가 싸울 때 나,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무서웠어...
 
이노리:나... (그제서야 긴장이 풀린듯 눈물이 핑 돈다.) 혼자서 무서웠는데. ...그래도 쿠레하가 다치는건 더 싫어서. 도망치고 싶지 않았어!
그러니까 다치지 않은 것만으로도 잘한거야. (말없이 그 작은 몸을 힘껏 끌어 안는다. 이 순간만큼은 이 아이가 제 모든 것처럼 느껴져서.) ...방금 분명히 본 것 같아. 쿠레하 눈동자만큼 따뜻한 불꽃을. 그 불꽃이 마지막에 우리를 지켜줬어. 결국엔 쿠레하가.. 나를 지켜준거야.
 
쿠레하:이노리한테 잠시 빌렸어. 네가 내어줘서 쓸 수 있었던 거야. 너는- 네 능력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고 했지만, 나는 알아! 이노리의 능력은 무섭지 않아. (숨죽여 코끝을 목께에 부빈다. 자신과 다를 바 없는 작은 아이의 품에서 익숙한 장미의 향이 난다. 목숨도, 능력도 온전히 자신의 것인 게 없는 불완전한 미뉴에트. 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누군가에게 기대어 살 수밖에 없는 존재라는 사실이 좋았다. 자신을 완성시켜주는 사람이 너였기 때문에.) 손가락 걸고 약속했으니까. 내가 다치지 않고, 이노리를 책임질 거라고 했잖아. 나, 그날 엄청 울렸으니까... 이노리를 슬프게 하는 건 더는 싫어.
 
이노리:... 그렇게 말해주는건 이 세상에 쿠레하 밖에 없을거야. 엄마도, 아빠도 나를 싫어하진 않았지만 내 능력은 무서워했어. 그래서 날 외롭게 만든 능력이 싫었어. (아이는 그날, 자신을 바라보던 부모의 눈동자를 잊을 수 없었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1도 높은 체온을 가지고 있음에도 마음이 느끼는 서늘함은 결코 채워질 수 없었던 것이다. 그러다, 너를 만났다. 어쩌면 나를 평생 외롭지 않게 채워줄 반쪽 같은 너를.)
하지만 내가 람피온이라서, 이런 능력을 가졌기에 쿠레하를 만날 수 있었던거라면... (고개를 푹 숙인채 네 이마에 가볍게 부빈다. 적당히 서늘한 체온이 빠르게 뛰던 체온 낮춘다. 너는 시원하면서도 따뜻하다.) 정말 다행이라 생각해.
어쩌지.., 이젠 쿠레하 없이는 울보가 되어버릴지도 몰라.
 
쿠레하:나는 이노리의 미뉴에트인 걸. 말했잖아, 네 능력은 내게 있어 따뜻하고 부드러운 것, 뜨겁고 강렬한 것... 끔찍하게 흥미로운 것. 지금까지 아무도 없었다면 계속 말해줄게! (사실은 이 능력을 가장 두려워하는 건 너 스스로가 아닐까 싶다. 누군가를 상처 입힐까 두려워한다니, 그것만큼 네가 무해한 아이라는 확신이 어디 있다고. 쿵, 쿵... 엇박으로 뛰는 두개의 심장소리마저 하나로 느꼈다. 마치 불을 끌어안고 있는 기분이다. 자신의 능력이 어째서 불꽃이란 형태로 발현되었는지 단순하게 짐작한다. 그야, 가장 좋아하는 걸 닮았으니까...)
쿠레하는 너를 만난 뒤로 이름으로 불릴 수 있었어. 이노리가 나를 봐줘서, 내 목소리에 대답해줘서 나는... 처음으로 외롭다는 게 어떤 건지 알게 됐어. 난 엄-청 욕심쟁이고! 앞으로도 쭉, 너랑 같이 있을 거고... 이노리도 외롭지 않을 거야. 내가 그렇게 해줄게.
 
순간의 위기를 면하자
 
안도감과 여러 감정이 밀려옵니다.
 
그러나,
 
머릿속이 아득해질 정도로 짙은 향기와 동시에,
 
무너지는 벽 너머로 믿을 수 없는 광경이 펼쳐집니다.
 
역겨운 향기가 단숨에 묻힐 만큼
 
짙고,
 
짙으며,
 
짙은 장미 향이 납니다.
 
무너진 벽 너머의 만발한 꽃밭,
 
서로 껴안고 있는 작은 아이들.
 
처음 보는 아이가 사라를 품에 껴안은 채,
 
소중하게 입을 맞추고 있습니다.
 
연이은 소란에
 
사라를 안은 아이가 흘러내린 머리카락 사이로
 
감은 눈꺼풀을 들어 올리고,
 
분홍색으로 선명하게 빛나는 눈동자가 이쪽을 향합니다.
 
툭,
 
안겨 있던 사라가 힘없이 바닥으로 추락합니다.
 
묵직한 소리와 함께 꽃이 무게에 눌립니다.
 
이쪽을 향해 누운 사라의 뺨은 촛농처럼 창백합니다.
 
분홍색 눈동자를 가진 아이는,
 
쿠레하를 바라보며 그렇게 말합니다.
 
그리곤, 천천히 일어섭니다.
 
두 눈에 담긴 분홍색 불꽃이
 
적개심과 분노로 일렁입니다.
 
당장이라도 두 사람에게 달려들 것처럼 노려보던 아이는
 
등을 돌려 달아나기 시작합니다.
 
이노리:저 아이 눈이.... (뒷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가) 헉.. 사라, 사라?! (사라에게로 달려간다)
 
가냘픈 몸을 감싸 안으면
 
밀려오는 차가운 냉기에 가슴이 덜컥 떨어집니다.
 
코 밑에 손가락을 대면
 
아주 미약하게나마 붙은 숨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사라는 아직 살아있지만,
 
얼핏 보기에도 위험한 상황입니다.
 
서둘러 밖으로 나가지 않으면…….
 
쿠레하:사라, 사라!
눈을 안 떠... 어떡하지?
 
이노리:아직 살아있어. 근데 좋지 않은 것 같아. 여기서 빨리 나가야해....
 
쿠레하:하지만 길은, 저 애가 달려간 곳밖에 없는데... 일단 일으키자. (끙차, 사라의 팔을 어깨에 두른다.)
 
이노리:응... (끙끙대면서 일으키다가) ...쿠레하, 그 애 알아?
 
쿠레하:아-니. (절레절레) 나한테 저런 친구가 있었나?
 
이노리:근데 쿠레하에게.... (입꾹)
 
쿠레하:배신자래! 내가 뭘 했다구. (툴툴) 따라가볼까?!
 
이노리:가자..! 조심하고... 누군지 모르니까!
 
꽃밭은 끝없이 이어집니다.
 
넓었던 길은 점점 좁아지고,
 
향기에 머리가 어지럽습니다.
 
구불구불한 미로를 헤매듯
 
끊임없이 방향을 꺾으며
 
낯선 이가 남긴 자취를 찾아 따라갑니다.
 
그렇게 정체 모를 꽃을 짓밟고
 
멀어지는 아이를 얼마나 쫓았을까요.
 
숨이 턱까지 차오를 무렵…….
 
마지막 코너를 돈 이노리와 쿠레하는 목격합니다.
 
끝없이 얽히고 얽혀
 
하나의 거대한 군체를 이룬 장미,
 
가히 신성하다 여겨질 만큼 웅장한 나무는
 
아랫사람을 굽어보듯
 
굴의 가장 높은 천장까지 닿아있습니다.
 
두 사람을 여기까지 인도한 달콤한 향기는
 
이 거대한 군체에서 나던 걸까요?
 
이곳까지 이어진 꽃밭의 꽃송이들은
 
미뉴에트 나무의 양분이 되어
 
전부 시들어있습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바닥을 기어 다니는 생명체들입니다.
 
사람과 괴물 사이의 생김새를 가진 것들이
 
납작 엎드려 군체에 기생하듯 붙어있습니다.
 
그들의 입에는 미뉴에트 꽃송이가 흐르고 있습니다.
 
그 괴이쩍은 존재들은
 
분홍빛 장미가 맛있는 식사라도 되는 것처럼
 
야금야금 먹어 치우면서,
 
조금씩 사람의 형태로 변화합니다.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 쿠레하도 이들과 같은…….
 
주춤,
 
이노리 곁에 서 있던 쿠레하가 두 발자국 물러섭니다.
 
표정에 드러난 감정은 공포인가요?
 
모든 것이 이질적이고 비이상적인 풍경 속에서,
 
익숙한 존재가 눈에 들어옵니다.
 
게일과 올리버가 눈을 감은 채 기대어 앉아있습니다.
 
몇몇 그럴싸한 형태를 갖춘 괴물들은
 
두 사람 곁에 달라붙은 채 꽃을 삼키고 있습니다.
 
울음소리에 고개를 들면
 
또다시 울새입니다.
 
나뭇가지에 걸터앉은 울새는
 
람피온 세 송이를 물고 있습니다.
 
울음소리를 신호로 알아들은 것인지,
 
바닥을 기어 다니던 괴이쩍은 미뉴에트가
 
일제히 이노리를 향해 움직이기 시작합니다.
 
동시에 몰려오는 것들이
 
두렵다 못해 끔찍하기까지 합니다.
 
이노리:
SAN Roll
기준치: 26/13/5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1
 
인간의 형태를 아슬아슬하게 흉내 내고 있는 미뉴에트들은
 
구강을 힘겹게 움직이며 울듯 소리칩니다.
 
쿠레하:...말도, 안되는 소리를... (이노리를 꽉 끌어안는다.)
 
이노리:여기... (충격적인 광경에 한참을 벙긋거리다가) ...이, 상해.
 
쿠레하:......
응, 이상해.
 
이노리:...무서워. (작은몸이 잘게 떨린다.) 하지만 게일과 올리버가 저기....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3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사라를 끌어안고 있던 아이를 포함해,
 
이들은 모두 발목에 나무뿌리가 연결되어 있습니다.
 
본체는 가운데의 미뉴에트 군체로,
 
이노리는 이 나무를 없애야만
 
더는 이런 괴물들이 만들어지지 못할 것이란 사실을 깨닫습니다.
 
이노리:...있지, 쿠레하도 저런 나무에서 태어났어?
 
쿠레하:...나는,
나도 그렇다면...
......실망했어? 이노리..
 
이노리:.... (도리도리)
쿠레하는 무섭지 않은걸.
나를 아프게 하지 않아, 나를 다치게 하지않아.,나를 혼자두지 않아..!
하지만 게일과 올리버도 우리의 소중한 친구들이야. 나는...... 저 나무를 없애고 싶어.
 
쿠레하:내가 원하는 건... 달라. (선명한 분홍 눈들은 하나같이 욕망을 비춘다. 눈 앞의 람피온의 피를 머금어 화려하게 필 거야..., 본질은 다르지 않다. 하지만 자아를 가진 미뉴에트는, 그보다 살아있는 꽃의 싱그러움을 사랑했고...) ...이노리가가 원하는 대로 해. 나는 처음부터 가족같은 거, 없는 걸.
 
이노리:쿠레하는 달라. 너는 조금 더 상냥하고, 따뜻해. 무엇보다 ...쿠레하의 가족은 나인걸. (네 손을 꼭 쥔채 바로 선다. 어쩌면 선생님의 체념적인 태도도 이 모든 사실을 알고 방관하는 데에서 비롯되었던 걸까. 그렇다면 왜 밖으로 나가신거지? 여전히 이 모든 일에 대한 의문점은 한가득이었다. 그럼에도 우선, 내가 먼저 해야할 것은...) ...쓸게, 능력.
 
이노리:
부식 Roll
기준치: 30/15/6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뜨거워진 손 끝 위로,
 
쿠레하가 서늘한 손을 겹칩니다.
 
온기는 퍼지지 않을지언정,
 
어떤 강렬함이 느껴집니다.
 
이제 막 피어난 불꽃처럼,
 
불안정하게 흔들리다가도
 
약함을 좀먹고 타오르는 힘.
 
이노리:
부식 Roll
기준치: 30/15/6
굴림: 37590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실패
-1: 실패
-2: 실패
 
두 사람의 능력이 닿으면,
 
나무와 연결된 미뉴에트들이 새까맣게 불타기 시작합니다.
 
화인(花人)들은 일제히 비명을 내지릅니다.
 
사람이 되지 못한,
 
사람으로 만들어지기 위해 태어난 것들은
 
화염 속에서 맥없이 스러집니다.
 
꽃을 재료로 삼은 불길은 점점 더 거세집니다.
 
이 화염이 두 사람을 다치게 하진 않지만,
 
제 목표로 삼은 거대한 미뉴에트 군체를 집어삼킬 때까지
 
몸집을 키우기 시작합니다.
 
후두둑,
 
지탱하던 기둥을 잃은 굴의 천장에서부터 가루가 떨어집니다.
 
이노리와 쿠레하까지 휘말리지 않기 위해선
 
이곳에서 도망쳐야 하는데…….
 
이노리:
기준치: 40/20/8
굴림: 44
판정결과: 실패
 
결국, 불이 천장까지 옮겨붙었던 걸까요,
 
굴 내부가 무너지기 시작합니다.
 
흙과 덩굴, 돌덩이들이
 
나무뿌리들이 바닥으로 쏟아집니다.
 
흐느껴 우는 소리와 함께
 
울새가 떨어지는 잔해 사이로 날아가 버립니다.
 
떨어진 흙더미에 짓눌려,
 
팔에 부상을 입습니다
 
HP -1
 
천장이 완전히 쏟아져 내려,
 
타지 않고 남아있던 미뉴에트까지 짓뭉갭니다.
 
이노리와 쿠레하는 흙에 파묻히기 직전에
 
가까스로 뿌리 근처에 있던 게일과 올리버를 발견합니다.
 
쿠레하:끌어당겨야 해..!! (급하게 게일의 옷자락을 잡는다.)
 
이노리:응..!! (마찬가지로 올리버를 잡아당긴다.)
 
거대한 지하미로가 회전축을 잃고 완전히 무너집니다.
 
이곳은 이제 죽은 꽃의 무덤일 뿐입니다.
 
지상과 지하를 단절하던 거대한 벽이 사라지자,
 
곧 머리 위로 빛이 쏟아지고,
 
콧잔등 위로 눈송이가 떨어집니다.
 
숨을 들이마시면
 
폐가 찢어질 듯 차가운 바람이 밀려 들어옵니다.
 
업혀있던 사라도,
 
가까스로 끌어당긴 게일과 올리버도
 
전부 눈을 뜨지 않습니다.
 
흙먼지로 교복이 온통 지저분해진 쿠레하가
 
먼저 일어서서 당신의 손을 잡고 일으켜 세웁니다.
 
비틀거리며 일어서서 고개를 들면,
 
지상에서부터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이노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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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준치: 4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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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결과: 실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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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발밑의 무너진 흙더미 사이에서
 
반짝이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노리:....(자세히 살펴본다.)
 
작은 금속 오르골입니다.
 
이런게 왜 여기에 있는 걸까요?
 
선생님:이노리! 쿠레하! 괜찮아요?
 
소리를 듣고 몰려온 선생님과 아이들이
 
놀란 표정으로 무너진 지면을 살펴보다
 
지하의 아이들을 발견합니다.
 
이노리:(금속 오르골을 챙긴다.)
콜록...콜록. 선생님!! 여기 애들이 있어요!
 
축 늘어진 사라와 게일, 올리버를 본 선생님의 표정이 굳어집니다.
 
어른이 나타났으니, 아이들의 사건은 이걸로 끝입니다.
 
우리는 이것으로 안전해질 것입니다.
 
쿠레하는 여전히 상처투성이가 된 손으로
 
이노리의 손을 꼭 붙잡고 있습니다.
 
마치 이노리가 제 미뉴에트 나무라도 되는 것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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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다음 날,
 
부상을 치료하고 충격을 달래기 위해
 
충분한 휴식을 취한 두 사람은
 
선생님과 면담 시간을 가집니다.
 
단정하게 교복을 차려입고,
 
깨끗한 방에서 마시는 차는
 
여름의 티타임에 마셨던 것과 다른 맛입니다.
 
마주 본 선생님은
 
평소의 상냥함과는 퍽 다른 분위기로
 
이노리와 쿠레하를 지켜보고 있습니다.
 
선생님:무슨 일이 있었던 건지 말해줄래요?
 
쿠레하는 입을 다물고
 
이노리에게 대답을 맡깁니다.
 
모든 것은 당신의 선택으로 결정됩니다.
 
굴에서 목격한 것들,
 
이야기의 전말을 이야기할 경우
 
쿠레하 또한 미뉴에트의 동족으로서
 
선생님과 어른들에게 어떤 취급을 받을지 모릅니다.
 
하지만 말하지 않는다면
 
이번처럼 위험한 일이 생길지도 모르죠.
 
가까스로 살았지만,
 
다음에 위험해지는 것은
 
이노리일지 쿠레하일지 알 수 없습니다.
 
아이는 어른의 보호를 받아야 합니다.
 
두 사람만으로는 모든 위험에 대처할 수 없습니다.
 
이노리:(알아. 선생님이나 어른들은 정말 좋은 사람이라는 거. 그들은 이노리보다 훨씬 나이가 많아서 현명하고 다정해. 다만 가끔은 그게 가시가 되어, 잣대를 가진 채 우릴 판단하는 거야.'나'와 '내 능력'은 달라. 나는 람피온이기전에 이노리일 뿐이야. 마찬가지로 '쿠레하'와 '쿠레하의 동족'은 달라. 너는 미뉴에트이기전에 그저 쿠레하일 뿐인거야.
우린 그걸 구분하고, 다르단 사실을 잘 알기에 서로를 이해할 수 있었지만 어른들은 그러지 못해. ....내가 겪었던 일을 쿠레하가 겪지 않았으면 좋겠어. 항상 행복했으면 좋겠어, 즐거우면 좋겠어, 좋은 것들만 보여주고 싶어.
설령 어제처럼 무섭고, 위험한 일이 잔뜩 생긴다고 해도... 쿠레하가 지켜준다고 했는걸! ...떨어지지 않겠다고 약속했는걸. 그러니까, 선생님 미안해요. 이노리는 사실대로 말할 수 없어요.)
... (조금 망설이다 입을 열었다. 아예 침묵할 순 없겠지만 일부는 감출 수 있을테니까. 쿠레하나 미뉴에트에 대한 이야기는 슬쩍 흐렸다.)
 
이야기가 끝나자,
 
선생님은 이노리와 쿠레하를 껴안습니다.
 
선생님:정말 무서웠겠구나, 이제는 괜찮단다...
 
상냥하게 안아주는 어른의 품은 무척이나 따뜻해,
 
그 온기에 떨림이 저절로 잦아듭니다.
 
품에 안긴 이노리는 문득 쿠레하를 돌아봅니다.
 
마찬가지로 안겨 있는 쿠레하의 분홍색 눈동자도
 
이노리를 향하고 있습니다.
 
쿠레하의 검지가 입가로 올라갑니다.
 
쿠레하:비밀이야, 우리 둘만의.
 
쿠레하는 그렇게 속삭였습니다.
 
소리 없는 속삭임이었지만,
 
분명 들었습니다.
 
이건 우리만의 신호입니다.
 
선생님이나 다른 어른들은 알지 못하는,
 
우리 둘만의…….
 
이노리와 쿠레하는 또다시 저택에 남겨집니다.
 
이후로 찾아오는 것은 지독하게 평화로운 일상입니다.
 
반복되는 나날과 흐느끼는 울새,
 
음울한 장미 저택에 갇힌 가여운 아이.
 
수없이 찾아오는 공포와 위협 속에서도
 
우리의 삶만은 기적처럼 평화롭습니다.
 
그래요,
 
마치 폭풍우처럼,
 
길을 찾을 수 없게끔
 
끊임없이 회전하는 미로처럼.
 
쏟아 내리는 격정과 분노가
 
세계에 긴 손톱자국을 남기고 가도,
 
그 중심만은 고요하고 평온하게 제자리를 지킵니다.
 
이 세상은,
 
우리라는 회전축을 따라 빙글빙글 돌아갑니다.
 
이노리, 쿠레하 생환.
 
어린 공범들은 일상을 영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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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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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방학의 끝물,
 
어느 평범한 날.
 
쿠레하가 한 아름 꽃을 안고 들어옵니다.
 
웬일로 람피온이 아니라 프리지아입니다.
 
부드러운 꽃내음이 작달 만한 방을 샛노랗게 물들입니다.
 
사시사철 추운 저택 안에만 있으니
 
미처 실감하지 못했는데,
 
벌써 봄이 오시는 모양입니다.
 
쿠레하:선생님이 주문하셨대. (어깨를 으쓱이며)
 
아, 그러고 보니 이맘때면 식재료가 도착했었죠.
 
부러 주문한 새로운 꽃이라니,
 
용도야 뻔합니다.
 
쿠레하는 꽃다발을 추슬러 안곤
 
이노리에게 권합니다.
 
쿠레하:같이 병문안 갈까?
 
이노리:향기 좋다.... (침대에서 폴짝 내려와선) 응!
 
1층 끄트머리에는 선생님의 방과
 
나란히 빈방이 하나 있습니다.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았지만,
 
그날 이후로 보건실이 되었습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사라와 게일, 올리버가 나란히 누운 침대가 보입니다.
 
쿠레하는 익숙하게 아이들의 머리맡에
 
꽃을 삼등분하여 꽂아둡니다.
 
사라도, 게일도, 올리버도,
 
천만다행으로 목숨을 건졌습니다.
 
체온이 무섭게 떨어져
 
당장이라도 얼어 죽을 것 같았건만,
 
선생님은 아이들을 모두 물리고
 
빈방의 문을 굳게 걸어 잠갔습니다.
 
그리고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다시금 문이 열렸을 때,
 
선생님은 초췌한 얼굴로
 
뜨거운 물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습니다.
 
문 틈새로 보이는 아이들은
 
아까보다 한결 나은 안색으로
 
새근새근 잠들어 있었고요.
 
어린 눈으로도 고비를 넘겼다고,
 
알 수 있었습니다.
 
쿠레하:선생님은 그때, 뭘 했던 걸까?
 
쿠레하도 비슷한 생각을 하고 있던 건지 그렇게 묻습니다.
 
사라의 앞머리를 쓸어 넘겨주는 손가락이 느릿느릿합니다.
 
손을 대도 좋을지 모르겠단 것처럼.
 
이노리:글쎄... 혹시 그때 내가 했던 것과 똑같은 방법이라거나. (쿠레하의 손에 겹쳐올리고선, 살짝.. 사라의 이마를 쓸어준다.)
 
쿠레하:그렇다면, 선생님도 람피온일지도 몰라.
 
선생님도 정답을 알려주지 않을 문제입니다.
 
그렇지 않고서야 아이들의 상태가
 
그토록 빨리 호전될 수 없다고 생각하면서도,
 
어른이 된 람피온이란 건 듣도 보도 못했으니까요.
 
선생님이 정말 람피온이라면,
 
미로 정원은 왜 그런 답을 내놓았던 걸까요?
 
정답: X
 
매 끼니를 정성스레 준비하고,
 
감기 걸릴세라 모든 아이의 장갑과 목도리를 손수 뜨개질하고,
 
자기 몫의 겨울딸기 타르트를 포기하고,
 
나아가선 목숨을 덜어주는 사람이 아니라면……
 
세상에 대체 누가 우리 편이란 말인가요?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이노리와 쿠레하가 병문안을 보내며
 
오랜 시간을 보내도,
 
눈을 감은 아이들은 일어날 생각을 않습니다.
 
곧 봄이 올 텐데,
 
영 늦잠이 길어지고 있습니다.
 
두 뺨은 이미 발그스름하지만,
 
눈꺼풀은 조금도 움직이지 않습니다.
 
미뉴에트 군체를 불사른 지도
 
벌써 석 달이 다 되어갑니다.
 
그때가 막 겨울의 초입이었는데,
 
이제는 꽃샘추위가 찾아온걸요.
 
그동안 쿠레하와 이노리뿐만 아니라
 
다른 아이들도 병문안 삼아 수차례 다녀갔지만,
 
누구도 깨어난 아이들을 보지 못했습니다.
 
선생님은 계속 새로운 꽃을 주문합니다.
 
그 머리맡에 람피온을 꽂아둘 수는 없다는 듯,
 
강박적이기까지 한 방식입니다.
 
그리고 늘 꽃 심부름을 하는 것은 쿠레하입니다.
 
선생님은 하고많은 아이 중 꼭 쿠레하만을 부릅니다.
 
쿠레하:...나 때문인 것 같아.
 
생각을 끊고, 쿠레하가 읊조립니다.
 
시선은 게일의 뺨에 닿았습니다.
 
람피온의 저택은 밤이면 적적함을 떨칠 수가 없습니다.
 
벽난로 앞에 옹기종기 모여 앉아도
 
으스스한 이야기를 떠드는 사라가 없고,
 
이상한 비명을 지르는 게일이 없거든요.
 
올리버가 없으니, 선생님은 늘 새 꽃을 사야만 합니다.
 
교탁의 꽃병이 빈 지도 한참이 지났습니다.
 
애쉬는 자주 올리버를 찾는 것처럼 정원을 어슬렁거립니다.
 
쿠레하:내가 문을 열어 달라고 부탁하지 않았다면……
너희는 안전했겠지?
 
쿠레하는 완연히 후회하고 있습니다.
 
이 저택을 사랑하게 된 것처럼.
 
배신자!
 
외치던 목소리와
 
음습하게 속삭이던 괴이가 다시금 생각납니다.
 
이노리는 어떻게 생각하나요?
 
이 모든 일이 쿠레하의 탓이라고 생각해요?
 
그날, 선생님의 질문에 사실대로 말하지 않은 것을 후회하나요?
 
옅은 분홍색 눈동자가 이노리의 대답을 기다립니다.
 
이노리:...지금 쿠레하는 날 만난 것까지 후회하는거야?
 
쿠레하:이노리가 슬퍼하는 것 같아서...
 
이노리:하지만 쿠레하가 없었으면... 난 지금보다 더 슬펐을텐데. (네 입꼬리를 슬쩍 올려준다.) 이번일에 쿠레하 잘못은 없어. 오히려, 너와 함께해서 애들을 구할 수 있던거야.
그래도.. 계속 후회할거야?
 
쿠레하:은 흘르... (끌어올려진 입꼬리 탓에 이상하게 웃는 표정이 되며) 대신 일어나면 '쿠레하같은 친구' 대신에 쿠레하가 친구가 되어줄래. ...이노리보단 덜 좋아하겠지만.
 
이노리:(그 표정에 작게 실실웃다가, 네 손을 잡고 가볍게 흔든다.) 응, 그땐 꼭 다같이 놀자!
 
이미 벌어진 일은 돌이킬 수 없습니다.
 
꽃병에서 흐드러진 프리지아 대신,
 
시든 수선화 다발을 쿠레하가 한 팔로 끌어안습니다.
 
쿠레하:시든 꽃을 버려야 해. 같이 갈래?
 
이노리:(옆에 쪼르르...) 응.
 
뒤뜰 구석에는 소각장이 있습니다.
 
주로 종이나 쓰레기를 태우는 용도입니다.
 
쿠레하는 소각장 한 편에 시든 수선화 다발을 내려놓습니다.
 
끝이 말려 들어간 꽃잎은
 
갈변 현상 탓에 지저분해 보입니다.
 
안쪽의 꽃술도 뻣뻣해진 지 오래입니다.
 
그곳에는 수선화 외에도
 
동백, 매화, 목련, 앵초……
 
이름을 알고 모르는 꽃들이 시든 채 버려져 있습니다.
 
동그랗게 쌓인 꽃무더기가 꼭 꽃무덤처럼 보입니다.
 
쿠레하는 그 광경을 오래도록 지켜보다가
 
성냥을 꺼내 불을 지릅니다.
 
소리도 없이 잘만 타들어 갑니다.
 
꽃향기는 간데없고,
 
탄내가 지독한 겨울의 저물녘이었습니다.
 
어쩌면 이것은……

핸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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