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자 수프의 고소한 냄새가 코를 간지럽힙니다.
그래요, 키에사는 15살의 봄방학을 맞아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집으로 갈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을 때 어땠나요?
키에사:(어릴 적 집을 떠나서 그런지 오랜만의 집이 어색하게만 느껴졌다. 기쁘기도 하고, 걱정도 되고... 새삼스러운 기분이 들었던가. 가만히 누워서 이제는 낯선 천장을 올려다본다...)
웬만한 일이 아니라면 감흥없는 키에사도 간지러운 기분이 들었습니다.
흥에 겨웠던 건 다른 아이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신은 봄방학만을 기다리며 작은 여행용 가방에 꾸역꾸역 짐을 담은 채 꼭 껴안고 잠들었습니다.
아리아는 부모님께 보 여주고자 밀린 5년 치의 일기를 몰아서 쓰기도 했죠.
방학 동안 건강하게 지내야 한다는 선생님의 마지막 당부를 끝으로,
키에사 를 포함한 아이들은 저택을 나와 여태껏 나고 자란 마을로 돌아왔습니다.
키에사:
지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1 |
| 판정결과: |
실패 |
키에사는 자신도 모르게 눈을 여러 번 감았다가 뜹니다.
그러고 보 니 찜찜한 꿈을 꾼 것 같기도 한데, 내용이 잘 기억나지 않습니다.
키에사의 함께 가지 않겠냐는 제안에도 그저 묵묵히 웃으며 고개를 저었을 뿐입니다.
그야, 티아나는 언제 어디서든 키에사와 잠시라도 떨어지고 싶지 않은 것처럼 굴곤 했잖아요.
결국, 키에사는 티아나를 두고 홀로 저택을 떠났습니다.
가족끼리의 단란한 시간을 보낼 예정이었다면, 차라리 잘됐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네요.
키에사:(어쩐지. 오늘따라 조용하게 느껴지는 이유가 있지. 울새도 없고, 아침마다 요란한 그 아이가 없으니 새삼 허전하다. 지금쯤 뭘 하고 있으려나? 혼자 노는 걸 못 봐서 모르겠네... 같이 왔으면 좋았을 걸. 여긴 장미 말고 다른 꽃도 많은데... 따위의 생각을 하며 몸을 일으킨다.)
아래층에서 키에사의 이름을 부르는 목소리가 들립니 다.
목 소리는 식사 준비가 끝났으니 어서 내려오라고 독촉합니다.
키에사:(머리카락을 대충 손으로 빗어 정리하곤 밑으로 내려간다.)
키에사가 아래층으로 내려가면 수프의 향은 더 짙어집니다.
좋아하는 음식들이 테이블 위에 잔뜩 차려져 있습니다.
초콜릿이 박힌 스콘에 곁들일 버터와 포도잼, 천혜향 소스와 차돌을 곁들인 더덕구이,
성게 알을 올린 크림 파스타, 향긋한 버섯볶음, 산초폼과 미나리로 장식한 생선구이,
트러플 오일과 당근 샐러드를 곁들인 돼지 안심구이, 색색의 모둠 채소 구이와 양 갈비 스테이크,
후식으로는 라즈베리 치즈 케이크와 얼린 청포도가 있습니다.
무알콜 포도주와 사과 샴페인까지, 다소 호화스러 운 차림새입니다.
원래 키에사의 집에선 이렇게 차려 먹곤 했나요?
키에사:잘 주무셨어요? (안부 인사를 물으며 의자를 빼 자리에 앉는다.) 아침부터 뭐가 많네요? (이정도는 아니었는데)
키에사:
지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렇게 호화스러운 식탁은 어디에서도 받아본 적이 없습니다!
그럼 로즈는 아이를 셋은 기를 수 있는 돈을 내놓는다더라.
글쎄, 그런 경 우는 아직 들어본 적이 없네.
키에사:(하... 식탁 앞에 앉아서까지 이런 생각을 하는 제 모습에 속으로 작게 한숨을 쉰다. 람피온의 저택에서도 부족함 없이 지냈으니, 가족도 집에서 남부럽지 않게 잘 지냈다면 좋은거지. 불손한 생각을 멈추려고 노력하며 포크를 든다.)
가족은 당신의 기억과 변함없는 모습으로 다정하게 식사를 권합니다.
어머니:네가 좋아하는 것들이잖아. 어서 먹으렴.
음식을 한 입 먹으면 의심은 누그러지고 날 선 감각은 부드럽게 녹아듭니다.
자식을 배불리 먹이고 싶은 건 어느 부모나 똑같은 마음일 거예요.
여전히 다정한 가족, 사랑스러운 추억, 따뜻한 향기.
마음이 충족되고 그동 안의 외로움이 보상되는 이곳은…….
키에사:네, 엄마... ...어머니도 어서 드세요. oO(더 이상 애가 아니니까!)(애지만.. 의젓한 모습을 보여드려야겠다고 생각중)
어머니:오늘부터 축제가 시작이잖니, 모처럼 돌아온 김에 다녀오렴.
오랜만에 돌아온 당신에게 축제를 구경하고 오길 권하네요.
어머니:음식은 괜찮았니? (잘 먹는 모습에 흐뭇..)
키에사:그럴게요. (집에서 할 것도 없고... 오랜만에 축제 구경을 하면서 마을이 어떻게 달라졌는지 둘러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 시끄러운 건 싫지만.) 맛있어요... 그곳 음식도 나쁘진 않았지만 오랜만에 집에서 함께 먹으니까 좋네요. (스테이크 한 덩이를 미리 잘라놓다 그럴 필요가 없다는 것을 깨닫고 흠칫...)
축제의 시작을 알리는 뿔피리 소리가 창 공에 울려 퍼지고,
마을 한복판에서부터 타악기를 두드리는 듯한 일정한 리듬 이 들려옵니다.
어머니:그래, 다행이구나. 축제에 가면 늦기 전에는 돌아와야 한다.
그는 다정한 목소리로 당부하곤 당신의 뺨에 입을 맞춥니다.
키에사:(눈깜빡...) ......다녀오겠습니다... (너무 오랜만이라 약간 부끄러울지도...)
거리는 축제를 즐기는 사람들로 꽉 차 있으며, 흥겨운 노랫소리가 들립니다.
지나가는 사람마다 화사한 꽃으로 얽은 화관을 얹고 있습니다.
그때, 키에사의 앞으로. 금색 머리카락을 가진 소녀가 지나갑니다.
키에사:... (얼핏 너무 익숙한 색이 눈에 보여 흘끔 쳐다본다.)
키에사: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3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햇빛에 밝게 부서지는 밝은 금발이 허리까지 닿아 구불거리고
꽃잎을 닮은 속눈썹은 투명하고 맑은 분홍색의 눈동자를 덮어내립니다.
좋은 집안에서 태어난 사람처럼 아름다움이라는 단어를 형용하는 흰 얼굴엔
자세히 볼 겨를도 없이, 그 사람은 빠르게 멀어져 인파 속으로 들어갑니다.
키에사:....응? (당연히 그저 습관적으로 돌아봤을 뿐인데... 너무 아는 얼굴이 있어서 잠시 벙쪘다. 잘못 봤겠지. 잘못 봤겠지... 5년을 딱 붙어있었는데 잘못 봐?! 확인을 위해 그 아이를 따라 걸음을 옮겨본다.)
키에사:
추적
| 기준치: |
10/5/2 |
| 굴림: |
60 |
| 판정결과: |
실패 |
(구두 때문에 빠른 걸음을 걷기가 쉽지 않은 거다 아무튼 그렇다. 정말 교양 없는 짓이라 하기 싫지만!!! 진짜라면 더 교양 없는 바보가 무슨 짓을 하고 돌아다닐지 모르니까!!! 구두를 벗어들고 다시 쫓아가본다!)
키에사:
추적
| 기준치: |
10/5/2 |
| 굴림: |
70, 22, 84 |
| +2: |
실패 |
| +1: |
실패 |
| 0: |
실패 |
| -1: |
실패 |
| -2: |
실패 |
티아나는 놓칠 대로 놓치고 벗어던진 구두는 민망하기만 합니다.
키에사:(다시 구두를 주섬주섬 신고 아무일도 없었던 것처럼 머리를 한번 뒤로 넘기더니ㅋㅋ 노점상으로 향한다.)
언제든지 든든하게 식사할 수 있게 마련된 먹거리 장터,
마치 플라워의 명물인 꽃술과 꽃전을 나눠주는 가게, 어린 봄의 달 이 있습니다.
조화와 생화를 적절히 배치하여 유난히 화 려합니다.
마치 플라워 기간에만 열리는 가게로 꽃술과 꽃전을 나눠줍니다.
요 즈음 들어선 축제용 코르사주와 부토니에르도 판매한다는군요.
키에사:흐응~ (그러고보니 그애는 먹을거에 약했지? 대충 다시 마주치면 이런 걸로 유인할 생각으로 꽃전과 꽃술을 받으러 간다.)
달달한 꽃술과 꽃전의 향으로 코가 간지럽습니다.
자그마한 화덕들이 줄지어 붙은 벽에선 꽃전을 만들 수 있습니다.
값을 치를 필요는 없지만, 직접 뜨고 만들어야 하는 식입니다.
키에사:(신기한 체험을 하네... 우선 분수대에서 꽃술을 뜬다.)
당신이 꽃술을 뜨자, 주인장의 시선이 꽂힙니다.
키에사:
은밀행동
| 기준치: |
40/20/8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주인장이 다른 손님에게 정신이 팔려있을 때..!
키에사:(그대로 뒤돌아 주인장 시야에서 사라진다ㅎㅎ)
(꽃전 가지러 총총)
키에사:
손놀림
| 기준치: |
10/5/2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실패 |
주인장:특별한 축제 특제 포춘쿠키를 가져가요.
키에사:어쩐지 오랜만이네.. (포춘쿠키를 하나 집어들어서 까본다.)
포춘쿠키를 까보면 쪽지에는 글이 적혀있습니다.
키에사:왜 나는 늘 꽃을 꺾으라느니 꽃의 뼈를 꺾으라느니... 하는 글만 나오는 거람. (꽃에 뼈가 어디있다고... 줄기를 말하는 건가? 순진하게 포춘쿠키의 글귀를 따라했던 어린시절이 생각나 피식 웃곤 코르사주와 부토니에르를 판매하는 곳으로 가본다.)
직원 셋이 각각 분주하게 꽃을 다듬고, 리본을 묶고, 핀을 구부리고 있습니다.
코르사주와 부토니에르를 찾으려 두리번 거리고 있으면..
키에사:(깜짝이야) 음... 어떤 꽃이 인기가 많나요? (유행을 모른다.)
직원:(키에사를 빤히 쳐다보며 미소 짓다가 동료 직원과 속닥인다.) 이게 좋겠지?
그리고 잠시 후, 예쁘게 포장된 코르사주와 부토니에르의 꽃은……
선명한 붉은색의 이파리, 황금처럼 빛나는 금 술,
봄의 한낮 같은 분홍색 꽃잎과 금세 사라질 듯 희미한 꽃술.
직원:돈은 필요하지 않아요. 왜냐면 당신은...
키에사:
정신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인파가 많은 탓에 무어라 말하는지 들리지 않습니다.
다음 손님이 계속해서 비집고 들어오기 때문에 작달막한 가게는 금세 붐비 기 시작합니다.
키에사:어... 고맙습니다. (뭐, 이게 가장 친숙한 꽃이긴 하지. 고개를 살짝 기울여 감사를 표하곤 가게를 나온다.)
당신이 가게를 나서면 다시 금발의 소녀가 언뜻 보였던 것 같습니다.
키에사:(손에 든 꽃전과 소녀 번갈아 쳐다보다 쫓아간다!)
티아나! (사람이 많아 목소리가 들릴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소리 높여 이름을 불러본다. 정말 너라면 절대 무시하지 않을 텐데...)
키에사:
추적
| 기준치: |
10/5/2 |
| 굴림: |
28, 78, 24 |
| +2: |
실패 |
| +1: |
실패 |
| 0: |
실패 |
| -1: |
실패 |
| -2: |
실패 |
키에사:(큼큼... 목이 여전히 좀 잠겨있나...)
당신의 목소리도 묻혀 또다시 놓치고 맙니다..
이곳에서 계속 마주치는 걸 보면 아마 티아나(?)도 축제를 즐기고 있는 걸겁니다.
키에사:하... 진짜. (오기로 부들부들) 안 온댔으면서 여기서 뭐하는 거야? 설마 쟤 나랑 오기 싫어서 거짓말 한 거야? (티아나가 아닐수도 있지만)
(티아나의 동선을 유추해 먹거리 장터 쪽으로 가본다.)
신선한 채소와 기름을 듬뿍 넣어 볶아낸 파스타,
파릇파릇한 샐러드에 화려한 꽃장식을 더한 샐러드,
키에사:
정신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실패 |
아침 식사를 한지 얼마 지나지도 않은 것 같은데
한편에 마련된 나무 테이블에서 식사를 즐길 수 있습니다.
키에사:(샐러드와 빵을 사서 나무테이블 쪽으로 간다...)
옅은 보라색 꽃송이가 포도처럼 주렁주렁 매달렸습니다.
기다란 테이블과 의자에도 채 바람에 날아가지 못한 꽃잎 들이 쓰러져 있습니다.
꽃향기와 봄바람을 만끽하며 식사를 할 수 있습니다.
키에사:여기도 저기도 꽃 천지네... 하긴, 봄이니까. (람피온 이외의 다른 꽃을 보는 것도 오랜만인 것 같다. 묘한 얼굴로 자리에 앉아 주변을 둘러본다. 그 애는 없나?)
주변에는 식사를 하는 다른 사람들의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키에사:그 먹보가 여기 없다니... (포크로 샐러드 콕 찍어먹으며 중얼중얼... 오히려 내가 먹보가 된 기분이잖아?)
식사를 시작하면, 모든 음식은 차갑기만 합니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런 불만 없이 먹는 것 같습니다..
키에사:...? (미각을 잃었나? 김이 나는 수프를 한번 더 먹어본다...)
그보다.. 테이블의 테두리에 묻은 검은 자국을 발견합니다.
키에사: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92 |
| 판정결과: |
실패 |
(눈 부빗...)
키에사:축제라 그런지 위생이 영... (손수건에 손을 닦으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어쩐지 식욕이 싹 사라짐... 간이 매대를 구경하러 간다.)
자리에서 일어나면, 여기저기 들쑤시고 다니는 긴 금발의 소녀가 보입니다..!
키에사:(음식의 냄새로 유혹해보자. 번쩍 들고 쫓아감...)
키에사:
추적
| 기준치: |
10/5/2 |
| 굴림: |
44, 85, 28 |
| +2: |
실패 |
| +1: |
실패 |
| 0: |
실패 |
| -1: |
실패 |
| -2: |
실패 |
(팔 아프다... 내림)
숨바꼭질도 못하던 티아나 찾기가 이상하게 너무 어렵습니다.
짜증이 좀 나긴 하지만.. 간이매대로 향합니다.
그때, 뒤에서 누군가 당신을 와락! 안습니다.
티아나?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면 보이는 사람은 다름 아닌 티아나입니다.
당신을 발견했다는 기쁨을 감추지 못하고 활짝 웃는 얼굴입니다.
분명히 가자고 권유했을 때도 오지 않겠다고 극구 거절했었는데 말이죠.
키에사:...... (어정쩡하게 안긴 자세에 뒤를 살짝 돌아보며) 그래? 대단하네. 나는 너 못 알아봤어. (하나도 안 찾은 척 다시 팽 고개를 돌리고) 안 오겠다고 한 애가 여기 있을 리가 없으니까!
티아나:그야 깜짝 서프라이즈니까! 키에사가 방학동안 심심할 것 같아서 놀러왔는데.. 어때? 깜짝 놀랐어? (안은 팔을 살짝 풀어 네 앞으로 한걸음 두걸음 핑그르르 돌아 안착한다. 교복외의 사복을 나름 꾸며 입었는지 누가봐도 너에게 자랑하는 태다.)
키에사:뭐어? 그런 건 나한테 말을 하고 와야지! 놀래켜서 뭐한다고... (앞에 선 네 말랑한 볼을 손으로 쭉 늘리곤) 옷은 뭐야? ...혼자 골랐어?
티아나:응~ 가게에서 잘어울린다고 추천해줬어. 키에사가 보기엔 어때? (나폴거리는 치마단을 빙 돌아 펄럭이더니 머리에 얹은 화관도 뽐내듯이 고쳐 쓴다.)
키에사:...나쁘진 않아. (그러고 보니 밖에서 보는 건 처음인 것 같다. 사복을 입은 모습도 당연히... 처음 만났을 때 그 잠옷 같은 원피스 이후로는. 고개를 기울여 신이 난듯한 네 모습을 눈에 담다, 문득 생각이 난듯 아까 받은 부토니에르를 네 블라우스에 달아준다.) 이러면 예쁘고.
티아나:이거 키에사가 만든거야? (옷에 달린 부토니에르를 쳐다보다가 작게 웃음을 흘린다.) 예쁘다..
키에사: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무리 키에사가 보고 싶었다곤 하지만, 설마 맨몸으로 온 건 아니겠죠?!
키에사:...있지. 너답다면 너답긴 한데, (...) 짐은 어디있니?
..여기까진 어떻게 왔어?
키에사:말..? (두리번) 달리 올 사람도 없긴 하지만... 혼자 온 거니?
티아나:그럼 나 말고 키에사를 보러 올 사람이 어디있겠어? (흥..)
키에사:그럼? 이제 몸만 가지고 어디서 뭐하게? (팔짱 낌...)
축제 구경 시켜줄 거지? 나... 기대하고 왔단 말이야.
키에사:그거야 같이 다니겠지만... (아차) 그거 말고! 근처에 숙소는 잡은 거냐고 묻는 거야.
티아나:너랑 잘거니깐 괜찮잖아? (당연한 이야기를 하지? 살짝 입술이 삐죽 나와선)
아마 티아나는.. 머물 숙소도, 짐도, 보호자도 없이 맨몸으로 이 마을에 도착한 모양입니다.
키에사:근데 말을 안 하구 와?! (째리릿) 축제에서 날 못 만났으면 어떻게 하려고 그랬어?
티아나:그건 걱정마~ 이렇게 찾았잖아! 그럴 걱정은 없다구.
가자! (키에사 팔안쪽으로 굳이굳이 손을 끼워서 팔짱을 낀 채로 축제 쪽으로 향한다.)
키에사:무슨...... 넌 너무 대책이 없어! (이러려고 팔짱 끼고있던 게 아닌데... 기운찬 힘에 끌려간다.) 이번만이야, 다음에도 나 속이면 정말 화낼 거야.
적당히 살랑 이는 바람이 기분 좋고, 햇볕은 따뜻합니다.
곳곳이 꽃향기에 사무치니 데이트 하기 퍽 좋은 날씨예요.
키에사:굳이 안 사도 먹을 건 많은데... (아까 전의 나무 테이블을 찾아 두리번)
키에사:(무시하려고 애쓰며 기름이 조금 많은... 꽃전을 펼쳐두고 꽃술도 반쯤 꺼냈다가... 티아나 흘끔 보고 다시 냉큼 집어넣는다.) 자, 먹어 봐. (자기가 만든거라고는 말 안해줌)
티아나:(꽃전..! 아까 시도해보다가 다 망했던 기억에 한 입에 쏙 넣어 먹는다! 우물우물) ...이거 키에사가 만들었어?
키에사:...... (턱괴고 딴청 피우다가...) 별로니?
티아나:맛있어! 조금 느끼하긴 한데..~ (다 먹고 나니 입가에 기름이 번들하다..)
키에사:그건... 원래 그런거야. (사실 아닐지도 모르지만... 기름이 좀 많았던 걸지도 모르지만...) 이거 먹으면 괜찮아. (아까 조금 먹고 남은 샐러드를 콕 찍어 입에 대주며)
티아나:(익숙한듯이 샐러드를 받아먹는다.) 키에사는 안먹어? (따라서 샐러드를 콕 집어 입가에 대준다.)
박 고. (GM):테이블의 검은 자국이 신경쓰인다면.. 다시 관찰 판정 가능합니다.
키에사:나는 아까 먹었어. (네가 내민 것만 받아 먹곤 다시 테이블 자국 힐끔...힐끔)
키에사: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3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거뭇거뭇하니 테이블의 모서리를 더럽힌 그 자국은 어째선지
티아나가 상판을 짚고 가까이 다가와 키에사를 들여다봅니다.
키에사:......(멍...) 나 오늘 좀 이상하지 않니?
티아나:조금..~ 바보 같아. (10살때와 다름 없는 언어 구사력)
티아나는 이상함을 눈치 채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그야 당신의 눈엔 여전히 검은 자국이 선명히 보이는 걸요.
키에사:뭐가! (신경쓰여... 신경쓰여...... 신경쓰여.......!!! 이제는 테이블 자국을 대놓고 노려본다. 저 둔한 바보는 모르나본데, 자기는 원래 예민하고 궁금한 걸 못 참는 성격이라 힘들다...) 다 먹었어? (시야에서 아예 치워버릴 생각)
티아나:응! 나 저기 가볼래! (벌떡 일어나서는 간이 매대쪽을 가리킨다.)
빨리와 빨리이
빨리!
키에사:뭐가 그렇게 급하다구. (자리 정리하곤 몇 걸음 이미 앞장서있는 티아나를 따라 쫑쫑)
티아나:(네가 올때까지 발만 동동 굴리다 빠른 걸음으로 걸어간다.)
간이 매대에선 축제의 기념품을 판매 중입니다.
투명한 액체 안에서 흔들리는 하바리움, 꽃무늬가 인쇄된 원피스와 셔츠,
코르 사주와 부토니에르 등 다양한 기념품을 구매할 수 있습니다.
아, 그러고 보니 축제 내내 정중앙의 꽃나무 아래에서 악단이 곡을 연주합 니다.
춤을 권할 때 코르사주와 부토니에르를 선물하는 것이 오랜 풍습이었죠.
키에사와 티아나가 간이 매대 앞을 지나가거나 멈춰 서면 너나 할 것 없이 많은 장사꾼이 자신이 파는 물건을 추천합니다.
“사랑이 이루어지는 반지는 어떠신가요? 유리구슬 안에 작은 꽃을 넣어 아 주 아름답습니다.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한다면 영원한 사랑을 이뤄줄 거예요!”
“선물용으로는 목걸이가 좋죠. 이 호박 목걸이로 말할 것 같으면, 안에 예쁜 곤충이나 꽃을 박제한 희귀품입니다. 다른 곳에선 구매할 수 없어요!”
“그 사람이 당신을 좋아할까요? 궁금하지 않으십니까? 꽃점 치는 방법과 해 설문이 적힌 서적이 단돈 3달러!”
“봉숭아 물이라고 아십니까? 손끝을 예쁘게 물들이는 건데…….”
키에사:
정신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장사꾼들의 입발린 소리에 넘어갈 인물은 아니죠.
키에사:(냉철하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며 넘어가는 중)
티아나:
정신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2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실 넘어갈뻔 하다 키에사의 도도한 걸음에 따라서 흥.. 외면하며 지나간다.. 힐끔..)
키에사:저런 건 다 상술이야, 상술. 원가의 몇 배는 붙여서 팔 걸?
티아나:진짜..? 근데 갖고싶다아.. (키에사랑 커플 반지! 자신의 손등을 펼쳐선 손가락 아래를 둥글게 만져본다.)
키에사:유치해... 나이가 몇인데 커플반지야? (그래도 일단 가격은 물어본다...) 얼마예요?
장사꾼:어머! 이거요? 두분이 합쳐서 8달러예요! 어디서도 이 가격에 이 반지를 가질 수는 없다니까요?
키에사:엄청 싸구려잖아. (장사꾼에게 안 들리게 중얼... 비싸면 비싸다고 뭐라하면서 싸니까 싸다고 뭐라고 함) ...갖고싶니?
티아나:키에사가 하고 싶으면 사도 되구.. (누가봐도 갖고 싶은 눈치)
그럼 안필요해!! (빼액)
키에사:(혀를 얄밉게 쏙 내밀고 두개를 계산한다.) 쇠독 오르면 바로 뺄 거야.
티아나:그런거 내가 다 물리쳤거든..~ (손에 쏙!)
키에사:(제 손에도 끼우고 손가락을 펼쳐 반지를 응시한다.) 흥. 싸구려 치고 생긴건 괜찮아. (나름 만족한듯 다시 앞으로 나아간다.)
티아나:키에사, 여기 키에사가 살던 곳이잖아..~ 키에사가 좋아하던 가게있어? (키에사에 관한 거라면 다 알고 싶어하는 티아나가 할 법한 질문이다..) 나 책에서 보던 카페도 가보고 싶은데!
키에사:나는... 마을에서 도서관을 제일 좋아했는데. (딱 봐도 네 취향은 아닌지라 잠시 고민하다) 딸기케이크가 맛있는 카페가 있어. 아직도 있을까? (기억나는 대로 걸어가며...)
티아나:우우- (도서관 얘기에 야유하다가 딸기케이크란 말에 눈을 두어번 꿈뻑인다.) 저택에서 먹는 것 보다 맛있어? (뒤를 졸졸 쫓는다.)
키에사:당연하지! 거기 케이크는 진짜 파티시에가 만드는 거니까. oO(주방 선생님들 죄송해요...) 홍차랑 먹으면 적당히 달아서 딱 좋아. 아니면 커피를 마셔볼까? 옛날에는 키 안 클까봐 못 마셨거든...
티아나:지..진짜?! (뜻밖의 고대하던 진짜 딸기케이크와의 만남이라니.. 갑작스러우면서도 기대되는 얼굴이 굳어 고장난 듯이 걷는다.) 커피는 어른만 마시는 거 아니야? 선생님이 우린 마시면 안된다고 했는데..
키에사:...티아나, 손이랑 발이 같이 나가고 있어. (...) 흥, 이 정도면 다 컸어. 이제 정말 조금만 더 크면 되는 걸. (삐죽) 그럼 너는 맨날 먹던 밀크티나 마셔.
티아나:아니야..! (삐걱삐걱) 나도 커피 마실 수 있어. 어른이니까.
키에사가 람피온의 저택에서 시 간을 보내던 동안 많은 것이 사라지고 생겨난게 분명해요.
키에사:...생각해보니 저택의 딸기케이크랑 크게 다르지 않았던 것 같아.
다른데는..? 없어?
키에사:음... (두리번) 저쪽에도 하나 있었어. (뚜벅뚜벅)
때마침 휴일이거나, 업종이 바뀌었거나, 건 물이 아예 사라졌습니다.
그러고 보니 우린 아직 애라서 커피 마시면 안돼.
티아나:난 사실 선생님거 한번 몰래 마셔봤어. (눈물 쓱)
키에사:네가 어린애 입맛이라 그런거 아니니? (힐끔) 어쩐지. 커피 몰래 마셔서 조금 더 작나보다.
티아나:...아닌데? 나 키커지는 우유도 잘 마셔. (살짝 발꿈치 들기)
키에사:우유는... 여기에 다 붙은 것 같은데. (볼 콕)
티아나:(그래도 키에사가 볼 만져주는건 좋아서 가만히 있음..)
키에사의 기억속 어느 가게를 가도 충분히 있을 수 있는 사정으로 가게들은 문을 닫았습니다.
사장이 죽어서 그 집 딸이 다른 가게를 차렸다더라.
건물 이 낡고 오래돼서 재건축에 들어갔다더라.
키에사:내가 아는 동네가 아닌 것 같아... (한숨 푹)
티아나:가게는 이제 됐어. (결심한 듯이 널 빤히 보고 양 손을 마주 잡는다.)
키에사만의 추억의 장소는 없어?
키에사:5년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을만한 곳? (눈을 천천히 깜빡인다. 이정도면 도서관도 문을 닫지 않았을까? 하지만 장소가 건물이 아니라면...) 근처 공원에 산책을 자주 갔어. ...오빠랑.
티아나:오빠랑? (...) 그럼 나도 갈래 키에사랑! 나도! 나도 데려다줘! (땡깡)
키에사:그리고... 친구들이랑도 엄~청 많이 갔어. (ㅋㅋ)
티아나:...친구 누구? (말해봤자 모르지만)
키에사:릴리랑 이반. (대충 기억나는 이름 아무거나 대기)
티아나:이제 누가 누구랑 갔냐고 하면 하나만 말해. 티아나 레이라니라고. (길어진 머리칼을 휙 넘기며) 내가 최고 친한 친구니까!
키에사:욕심쟁이. (새삼 머리가 길었구나... 싶어 구불거리며 떨어지는 머리칼을 바라보다 공원으로 걸음을 옮긴다.)
반신반의하며 찾아 나선다면 무사히 도착합니다.
(공원의 아기자기한 소품들이나 꽃밭을 바라본다. 행복해보이는 사람들의 웃음소리, 좋은 날씨. 람피온의 저택에서만 자라온 티아나에겐 생경한 풍경이다.)
키에사:사람 사는 곳이 다 비슷하지... (여기는 아직 남아있구나. 특별할 것 없는 공원이지만 계절을 잘 타 꽃이 가득한 것이 마음에 들었다. 5년이 지났음에도 기억과 크게 다르지 않은 장소를 한번 크게 훑어보곤) 왜, 람피온 저택에도 여기랑 비슷한 정원이 있잖아.
티아나:그렇지~, 그래도 너가 어떻게 자랐는지 알게 돼서 좋아. (히히 웃으며 네 손을 꼭 잡는다.)
그사이 너무 많이 달라져서 낯설던 마을에서도 이곳만큼은 키에사의 기 억 속 그대로입니다.
새록새록 떠오르는 추억들은 조금 낯설고 낯간지러운 것 들입니다.
키에사:
듣기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고개를 돌리면 근처 골목 에 어떤 연인이 서 있습니다.
연인이 코르사주와 부토니에르를 교환하고 있습니다.
키에사:(저택에서만 지내는 바람에 실제 연인이 신기한지 흘끔 바라본다...) 둘이 서로 좋아하나 봐. (속닥속닥)
티아나:나랑 키에사 같아. (손으로 가리며 귀에 대곤 속닥..)
키에사:달라, 저 둘은 연인이거든. (뒤쪽의 벤치로 네 손을 끌고 온다.) 춤 추려나?
티아나:달라? (자기눈엔 똑같은데.. 끌려간다.)
광장의 거대한 꽃나무의 주변을 사람들이 빙글빙글 돌며 춤추고 있습니다.
그 옆에 자리한 악단은 축제에 어울릴만한 곡을 연주하며 흥을 돋우고 있습니다.
축제 를 즐기는 인파로 인해 정신없이 왁자지껄합니다.
키에사:응, 너는 내 가장 친한 친구라며. (알고보니 춤을 추는 축제의 명당이었나... 벤치에 앉아 중앙의 커다란 꽃나무를 올려다본다.) 다들 즐거워 보이네.
티아나:선생님이 연인보다 친구가 좋은 거랬는데.. (중얼) 나도 저기 가보고 싶어- (벤치에 앉아 다리를 흔들흔들거린다.)
분홍빛을 띤 꽃이 흐드러지게 핀 꽃나무입니다.
모란과 벚꽃 사이의 크기와 색감을 가진 나무는 다른 어디도 아닌 키에사의 고향에서만 피는 특별한 꽃입 니다.
마치 플라워란 이 꽃을 가리키는 이름이기도 하죠.
꽃나무 아래에는 꽃잎을 닮은 색깔의 종이가 넉넉하게 갖춰져 있습니다.
그 옆의 직원이 사람들에게 열심히 설명하고 있는 모양이네요.
키에사:그건... 연인이 있어본 적 없어서 모르겠네... (모른다는 사실에 살짝 자존심 상한다...) 춤 출거니?
티아나:괜찮아, 나도 없어봤으니까. (당연한 소리)
응!
키에사:그럼 선생님 말씀이 옳겠지. (철썩같은 믿음) 나, 춤 못 추는데... (정확히는 안 춰본 거지만!)
티아나:사라가 그랬어. 춤은 같이 발만 맞추면 된다고. (네가 싫어하진 않는 눈치인걸 확인하곤 벌떡 일어나 손을 잡아 꽃나무 아래로 이끈다.) 나만 따라와 키에사!
키에사:사라는 춤 춰봤대? (웬일로 저 대책 없는 직진 본능이 제법 믿음직해 보인다... 다들 춤추고 있으니 별로 민망하지도 않은 기분이라 순순히 네 손을 잡고 꽃나무 아래로 간다.) 이제 어떻게 해? (우뚝...)
티아나:글쎄? (꽃나무 아래에 오자 치마단을 펼치고 무릎을 살짝 굽혀 인사한다.) 자아, 따라해보세요-.
키에사:oO(이런건 책에서 못 읽어봤다구.)(네가 하는 모양을 빤히 바라보다 따라 치마를 살짝 움켜쥐고 무릎을 굽힌다.) 네에, 선생님. (장단 맞춰주기)
티아나:역시 키에사. (눈웃음을 슬 짓곤 속닥이더니 한걸음 다가가 가까워진 얼굴을 마주한다. 손을 잡고 팔을 적당히 벌리곤) 같이 스텝을 밟는거야.
(나무의 둘레를 따라 빙글빙글 돌며 너와 손을 잡은 채로 멀어졌다 가까워지기도 한다.)
키에사:(어색하게 네가 잡고 이끄는 대로 몸을 움직여본다. 제 발에 꼬여 우스꽝스럽게 안 넘어지려고 발에도 집중하고... 귀에 들리는 음악에도 집중하고... 머릿속이 몹시 바쁜 듯한 얼굴) ...티아나, 나랑 춤 처음 추는 거지? (비교적 익숙해보이는 네가 신경쓰이는 듯)
티아나:(생각이 여럿 지나가는 표정을 보며 슬 웃다 발걸음에 맞춰 너와 몸을 가까이 붙인다. 그에 얼굴도 한없이 가까워져선) 키에사! 춤에 집중해야지. 우리, 처음 추는 춤이잖아. 내가 얼마나 연습했는데..-
키에사:(꽃의 색으로 물든 눈동자를 빤히 바라본다. 어딘가 불만인 기색으로 눈을 가늘게 뜨다가) 우리만 처음이야? (너는 처음 아니고? 하는 물음...) 가장 친한 친구는 나인 줄 알았는데, 사실은 사라였나 보네~...
티아나:아니거든? 사라는 그냥 선생님이야. (흥.. 하는 표정으로 쳐다보다가 네 손을 힘주어 잡는다.) 이렇게 손잡고 함께 추는건 키에사랑 하려고 아껴뒀단 말이야.
한 바퀴를 돌 동안 파트너는 바뀌지 않습니다.
꽃잎은 흩 날리고, 옷자락은 팔락이며 바람은 살랑입니다.
그리고 춤을 추는 당신과 어느 새하얀 옷을 입은 여인이 눈이 마주칩니다.
키에사:......그래? (그제서야 조금 기분이 풀린듯 지은 옅은 웃음이 여인과 눈이 마주치자 금세 사라진다... 파트너를 바꾸는 건 아니겠지? 네 손을 잡고 제쪽으로 가까이 끌어당겼다.)
티아나:엇.. (당기는 힘에 가까워지자 눈을 동그랗게 뜨곤 조금 당황한듯하다 베시시 웃는다..) 키에사도 자신감이 생겼구나? (그거 아님)
큼직한 바구니를 든 여인은 화려한 화관을 쓰고 있습니다.
키에사:...난 뭐든 빨리 배워. (그런거 아닌데......) 저기 봐, 저 사람 화관은 엄청 크다.
티아나:응? (춤을 마무리 짓는둥 마는둥 하다 고개를 돌려 여인을 바라본다.)
두 사람과 눈이 마주친 여인은 훌쩍 다가옵니다.
그러곤 바구니에서 화관을 두 개 꺼내어 씌워줍니다.
키에사:아, 고맙습니다. (태어나 처음 써보는 화관 만지작...) 춤은 처음 춰보는데, 생각보다 재미있어요. (티아나 흘끔) 음... 부인은 춤 안 추시나요?
티아나:(키에사 옆에 꼭 붙어서 화관을 만지작 거린다.)
여인:다름이 아니라 저는 홍보를 하러 와서요. (싱긋 웃으며)
곧 극단에서 연극을 시작한답니다. 시간 내어 와주시면 좋겠어요.
말마따나 곧 극이 시작하기 때문 인지, 사람들 여럿이 천막 안으로 들어가고 있습니다.
키에사:본 적 없니? 사람들이 이야기의 배역을 연기하는 거야. (호기심 어린 눈으로 천막 쪽을 바라보며) 어떤 이야기인지 궁금한데... 볼까? 사람이 미어 터지지만 않는다면.
티아나:응! 볼래. 인형극 정도는 봤어도.. (네 팔을 잡곤 제자리에서 총총 뛴다.)
여인:영웅 람피온에 관한 연극이에요. 가면극이죠. 보러와주세요. (흐뭇..)
키에사:(예전에 도서관에서 책을 읽었던 것 같은데... 이야기가 찢겨있었던가. 가물...) 좋아요. 자리가 다 차기 전에 가보자. (인파를 뚫고 천막 안으로 들어가본다!)
두 사람은 표를 구매하고 천막 안으로 들어갑니다.
내부는 무척 허름하고 누추하지만, 무대는 그럴싸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사람들이 많아 몸을 구겨 넣어야 간신히 두 사람분의 자리가 만들어집니다.
키에사와 티아나가 자리에 앉으면, 연극이 시작됩니다.
천장에 매달린 조명이 어둠을 가르며 쏟아지고, 가면을 쓴 주인공의 독백으로 이야기는 시작됩니다.
“나는 람피온. 영웅이자 꽃을 꺾고 나뭇가지를 태울 자로소이다.”
영웅 람피온이 불타지 않는 나뭇가지를 찾아 여정을 떠나며 극이 시작됩니 다.
그는 여정 중 어떤 왕국의 괴물에 대해 듣습니다.
숨결 한 번으로 성이 얼어버리며, 두 번의 한숨을 내 쉬면 나라가 얼음 속에 갇힌다는 무시무시한 재앙이었습니다.
람피온은 기꺼이 괴물을 물리치기 위해 왕 앞에 나서고, 엄숙한 신탁이 내려옵니다.
“꽃의 뼈를 꺾으면 그것이 마땅히 영웅을 위한 열쇠가 될 것입니다.”
“벽을 허물어 새길을 내고 호수를 갈라 땅을 내니 영웅은 이를 기회로 삼으시오.”
그는 담대히 미로에 들어가, 수많은 수수께끼를 풀고 함정을 해치우며 앞으 로 나아갑니다.
람피온은 마침내 미로의 끝에서 괴물이라 부를 수 없는 괴물과 마주칩니다.
그리하여 괴물을 즉시 쳐 죽이지 못하고 고뇌합니다.
같은 괴물인 우리는 어째서 함께 서지 못하고 용사와 재앙이라는 위치로 마주하게 된 걸까요?
가여운 동족을 태워죽여 예우를 다하곤, 미로에 무덤을 세웁니다.
그러나 미로의 끝까지 도달해서도 출구는 찾을 수 없었습니다.
꽃의 뼈를 꺾으라 하였으나 꽃은 커녕 이파리 하나 보이지 않습니다.
“아, 한날한시에 태어난 괴물과 괴물을 단숨에 처치하고자 하는가!”
신의 뜻을 이해한 그가 함께 죽고자 괴물의 무덤에 눈물을 떨구었을 때…….
람피온이 홀 린 듯이 그 장미를 꺾자, 줄기는 굽이치며 열쇠의 형태를 이룹니다.
그가 담벼락에 열쇠를 꽂으면 미궁의 유일한 문이 나타납니다.
열린 문 너 머로 환한 햇살이 쏟아지고 있었습니다.
미로를 벗어난 람피온은 성으로 돌아가 왕에게 고합니다.
“괴물은 죽었으며, 다시는 당신의 나라를 위협하지 않을 것입니다.”
그에 크게 감복한 왕은 람피온에게 왕국의 일원이 될 것을 권하였지만, 람 피온은 거절합니다.
나뭇가지를 찾기 위한 여정은 끝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거절당한 왕은 극히 노하여 영웅을 내쫓습니다.
사람들은 괴물의 시체를 가 져오지 않은 람피온을 거짓말쟁이라 조롱합니다.
명예를 잃은 영웅은 끝나지 않을 것처럼 길고, 험한, 목적지가 보이지 않는 여행을 계속합니다…….
키에사:
지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특히 장미가 열쇠로 변하는 부분 에서 등장한 소품은
키에사가 티아나를 저택 내부로 들일 때 사용했던 것과 아주 비 슷한 모양입니다.
원인 모를 위화감에 잠시 멍해질 무렵 막이 내립니다.
무대 위로 배우들이 나와 손을 잡고 인사하면, 그대로 연극의 끝입니다.
귀가 먹어버릴 것 같은 박수 소리, 이어서 조명이 밝아지고
키에사와 티아나도 인파 속에 휩쓸려 밖으로 나오면, 해는 이미 기울기 시작했습니다.
티아나:재밌었다..! (사람들이 직접 연기하는 것에 대한 생동감은 인형극과는 달리 매우 생생하게 다가왔다. 처음 느끼는 웅장함에 두근거리는 심장에 두 손을 올리며 나온다.)
키에사:왕이 너무 치졸해. 신은 말할 것도 없고. (역시나 불만을 줄줄 말하는 중... 이런 점은 좋았고 저런 점은 별로였다. 간단히 결론 내리고) 나도 꽃을 꺾었더니 열쇠가 됐었는데. 그걸로 널 들여보내 줬었잖아... 기억나?
티아나:그랬었지..~ 람피온의 이야기라 그런가? 그래서 더 불쌍했어.. (또 다시 연극을 볼때의 감정이 생각났는지 안타까운 표정을 짓는다.)
키에사:하지만 연극은 연극일 뿐이니까. 이야기는 이야기일 뿐이구. 람피온이 괴물이 아니라는 건... 누구보다 우리가 가장 잘 알잖아? (네 등 뒤로 지는 해를 바라보다) 어느새 하루가 다 지났네. 이제 돌아갈까? 너무 늦게 가지 않기로 했거든.
티아나:(널 따라 해를 바라본다.) 으응- (무슨 생각을 골똘히 하는 건지 대강 대답하는 투로 말하며)
지는 석양은 불꽃이 되어 지평선을 적시고, 땅이 불타는 것처럼 더위가 무 성합니다.
여전히 악기 소리는 꺼지지 않고, 짙은 꽃향기에 정신이 아득해집니다.
그때, 티아나가 문득 키에사의 손을 잡아당깁니다.
티아나: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제 알겠어.
티아나:이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에 데려다줘!
키에사:
지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7 |
| 판정결과: |
실패 |
마을에서 가장 높은 곳은 언덕 위 버려진 신전입니다.
해마다 여는 축제로 풍족한 수입을 얻는 마을에서 신이란 더는 매달릴 대상이 아니므로,
키에사:그곳은 갑자기 왜? 아마 아무도 없을 텐데.
키에사:(못 말려...) 사고 치려는 건 아니지?
키에사:티아나니까 말하는 거야. (한 걸음 내딛으며) 그럼 가보자.
평평한 마을을 벗어나면 축제로 한참 떠들썩하던 거리는 점차 조용해지고, 야트막한 언덕길이 나옵니다.
봄을 맞아 새순이 고개를 내밀었는지 좌우의 언덕길은 연한 녹색을 띠고 있습니다.
희고 동그란 토끼풀을 밟으며 오르고 오르 다 보면 허물어진 신전의 담벼락이 보입니다.
키에사:(맨날 앉아서 책만 읽다 하루 종일 너무 움직였더니 힘들다... 조금 지친 얼굴로 보이는 담벼락을 향해 계속 걷는다.)
담벼락은 드문드문 떨어져 있는 형태인데, 총 열두개가 세워져 있으며 벽화가 그려져 있습니다.
키에사:(저게... 돌? 발 밑의 돌조각을 주워본다.)
황혼을 받아 반짝이는 돌조각들이 바닥에 산재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돌조각들은 모두 람피온의 씨앗입니다.
섬세하게 가공된 단 면으로 햇빛이 떨어지면, 투명하게 관통하여 바닥으로 빛무리를 뿌립니다.
람피온의 저택이 아닌 곳에, 람피온이라곤 있지도 않을 이곳에, 어째서 이것 들이 버려져 있는 걸까요?
키에사가 돌조각을 줍고, 정체를 알아채는 순간 씨앗의 온도가 기하급수적 으로 상승합니다.
키에사:
건강
| 기준치: |
45/22/9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손바닥의 피부는 붉게 달아오르고 씨앗은 녹아내려 흔적도 없이 사라졌습 니다.
심장이 뛰는 속도가 거세지고 귀며 뺨 언저리가 뜨겁게 달 아오릅니다.
키에사:(아, 뜨거워. 한 박자 늦게 뜨겁다는 것을 깨달을 때 즈음에는 이미 늦어있었다. 발갛게 익은 피부를 아픈 듯 인상을 찡그리며 쳐다보다가, 비교적 찬 체온으로 열을 식힐 생각으로 네 손을 가져간다.) 나 잠깐 손 좀 빌려줘. ...여기는 뭐야? 람피온들이 단체로 울고 가기라도 했나?
티아나와 닿자 체온이 서늘한 덕에 얼음을 끌어안은 듯 편안해집니다.
향긋한 장미 향기가 더해져 마음도 평안해집니다.
티아나:괜찮아? (네 손을 가져가 이리저리 살피고는..)
키에사:...아파... (투덜대며 차가운 손을 힘을 주어 쥐곤) 뭐 함부로 건드리면 안되겠어. (담벼락에 그려진 벽화로 시선을 돌린다.)
티아나:(제 볼에 대게 하고는 널 따라 벽화를 바라본다.)
흰 벽 위에 그어진 화풍은 거칠 고 투박하지만 섬세한 이야기를 담고 있습니다.
벽화 아래에는 글씨가 쓰여 있 는데 아주 오랜 세월을 버텼는지 풍화되어 제대로 남은 것이 거의 없습니다.
키에사:
언어(모국어)
| 기준치: |
40/20/8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벽화 아래의 글씨는 하나도 남아 있지 않습니다.
그러나 키에사는 기도의 내용을 이미 알고 있습니다.
홀로 살아갈지언정 홀로 죽지 않도록 해달라고 빌고 있을 겁니다.
키에사:
언어(모국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6 |
| 판정결과: |
실패 |
언어(모국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벽화 아래에 쓰인 글씨가 미뉴에트라는 것을 읽을 수 있습니다.
키에사: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담벼락은 완전히 무너져 벽화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그림은 도통 알아볼 수 없도록 새까맣 게 칠해져 있습니다.
담벼락은 완전히 무너져 벽화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키에사:
심리학
| 기준치: |
40/20/8 |
| 굴림: |
92 |
| 판정결과: |
실패 |
심리학
| 기준치: |
40/20/8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키에사: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실패 |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엎드린 이들은 모두 텅 빈 등롱을 끌어안고 있습니다.
이토록 어두운데 왜 불을 밝히지 않았던 걸까요?
흐르는 피, 쏟아진 잔해를 집요하게 담아낸 그림을 보는 순간 직감합니다.
키에사:
지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언제나 빼앗기만 하던 그는 기어코 남은 목숨마저 빼 앗고 만 것입니다.
취하고 훔치고 빼앗으며 잃고 사라지고 없어지는 운명은 지금도 연쇄되고 있습니다.
이것은 분명히 우리의 이야기이기도 하다는 확신이 듭니다.
이유를 설명할 수 없건만 의심은 일말도 들지 않습니다.
키에사:
SAN Roll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담벼락은 완전히 무너져 벽화를 알아볼 수 없습니다.
보통 이대로라면 이야기는 끝이 나야 마땅할 텐데, 마지막 한 칸엔 어떤 풍경이 그려져 있던 걸까요?
키에사:...어떻게 끝났을 것 같아? (잡은 손을 이끌어 마지막 벽화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찝찝함에 식은 손을 한번 고쳐잡고, 너를 돌아본다.)
티아나:이미 만나지 못하는 엔딩인거 아니야? 왜 서로를 운명이라 느꼈으면서 죽인거야? (이해할 수 없다는 듯이 무너진 마지막 벽화를 바라보다 몸을 돌렸다.)
머리가 조금 어지럽고 관자놀이가 지끈거립니다.
해가 지고 있는데도 유 난히 날씨가 더운 것처럼 느껴집니다.
키에사:하긴, 벽화 하나만에 이야기가 행복해지진 않겠지. (담벼락 너머의 꽃밭으로 시선을 옮기며) 나도 이해 안 가. 제 손으로 죽였으면 왜 슬퍼하는 걸까...
신전까지 오르는 길에는 수수하니 자그마한 토끼풀만 가득했는데,
버려진 신전의 담벼락 안에는 분홍색 꽃들이 무수히 만개했습니다.
모란과 벚꽃 사이의 크기와 색감을 가진 이 품종은 다른 어디도 아닌 키에사의 고향에서만 피는 특별한 꽃입니다.
키에사:
정신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9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키에사는 이전에 단 한 번도 마치 플라워 축제에 참여한 적이 없습니다.
그야…… 봄 축제도, 마치 플라워란 이름을 가진 꽃도 존재하지 않았으니까요.
키에사는 이미 이 꽃의 이름을 알고 있습니다.
봄의 한낮 같은 분홍색 꽃잎과 금세 사라질 듯 희미한 꽃술.
쨍쨍한 햇살 아래 미뉴에트는 활짝 꽃잎을 열고 키에사와 티아나를 반기고 있습니다.
어떻게 이 꽃이 키에사의 고향에 피어 있는 걸까요. 대체 왜,
티아나:햇볕이 강해, 들어가자. (그림자가 지는 곳으로 널 끌고 간다.)
키에사:(이곳에 있을 리 없는 미뉴에트가... 의문이 들었으나, 마땅히 물을만한 것이 생각나지 않아 바닥을 내려다본 채 순순히 끌려간다.)
옷깃을 여며 봐도 추위는 가시지 않고 머릿속과 목 안이 뜨겁습니다.
파빌리온 형태의 지붕 아래 세워진 신전은 청렴하고 순결한 흰색으로 칠해져 있습니다.
기다란 기둥 여덟 개가 사방으로 지붕을 지탱하고 테두리마다 아름다운 꽃과 기하학 문양이 섬세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담벼락과 마찬가지로 지붕 일부와 기둥 몇 개는 마모되고 풍화되어 겨우 흔적만 남긴 채 구색을 갖추고 있습니다.
그러나 여전히 눈이 시릴 정도로 흰색 입니다.
엷게 붉은 고운 색의 꽃밭과 밝고 선명하게 흰색의 건물이라니 낭만적 이기 짝이 없는데, 분위기는 스산하기 그지없습니다.
회랑을 따라 걷는 내내 달콤한 향기가 납니다.
키에사가 지겹게 맡던 미뉴 에트의 향기입니다.
신전 내부에는 낮은 세 칸의 계단이 있고, 얕은 시내가 흐르고 있습니다.
가장 안쪽에 여신의 조각상과 제단이 세워져 있습니다.
품에는 등롱을 안고, 손끝에는 울새를 올린 여신은 아름답고 위엄이 넘치지 만, 온통 석고로 빚어 희디희며 창백합니다.
발아래에는 얼기설기 엮은 흰 나 뭇가지들이 쌓여 있습니다.
제물로 바쳐지는 것이 누구인지 알 수 없는 꼴이네 요.
키에사:
언어(모국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어 제단을 바라본다.)
제단에는 새끼 양과 살진 소의 좋은 부위, 백향목과 비싼 향유, 잘 영근 포 도와 탐스러운 무화과는커녕
오래도록 버려진 신전이었다 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키에사: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95 |
| 판정결과: |
실패 |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57 |
| 판정결과: |
실패 |
어째서 티아나는 이곳으로 데려와 달라고 했을까요?
피어있을리 없는 미뉴에트의 향이 생각의 끈을 이어갑니다.
키에사:여기가 가장 높은 곳인 걸 알고 있었어? (제단을 살펴본 뒤에 허리를 피곤 네게 묻는다.) ...이제 뭐 할 거야?
티아나:나는 길을 모르니까. 이런게 있을 줄은..- (신전을 크게 둘러보며 몸도 함께 돌린다. 자신을 빤히 보는 너와 눈을 마주한다.) 키에사.. 내가 왜 진짜 여기에 왔는지 알아?
키에사:모르겠어. 이런 것들을 봐도... (그늘에서 마주한 눈동자는 아까보다 어둑한 빛을 띈다. 말간 얼굴을 그저 순수하게 들여다본다.) 이제 네가 알려줘.
티아나:네가 들어야 할 이야기가 남았어. (한쪽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주고는 눈을 한번 감았다 뜬다.)
티아나:람피온은 살면서 총 세 변의 열병을 앓는건 너도 알고 있지?
(손바닥을 작게 펼치고는) 10살이 되는 해의 여름, 6월 1일부터 긴 열병을 앓고 능력을 자각하고.. 15살이 되는 해의 여름, 6월 1일부터 긴 열병을 앓고 능력이 향상하고.
스무살이 되는 해의 여름, 6월 1일부터 긴 열병을 앓고 능력을...
(말을 끝까지 잇지 않고 손가락을 완전히 접는다.) 10살의 열병을 견디고 능력을 자각한 이들을 람피온이라고 부른대.
그럼 열병을 견디지 못한 사람들은 뭐라고 불러야 할까? (고개를 살짝 숙이며 묻는다.)
키에사:세 번? (지난 여름의 열병을 두번이나 더 앓아야 하는 건가. 그때의 뜨거움을 되새기자 얼굴이 점차 굳어진다. 불이 발끝부터 머리끝까지 집어삼키는 듯한 숨막히는 감각, 오랜 잠에 들었던 것 마냥 몽롱한 기분. 그런 걸 앞으로 더 견뎌야 하는 걸까?) ...열병을 견디지 못하면... 람피온이 되지 못하고 죽는 거 아니야?
눈 안쪽도 뜨거운 탓에 바짝 말 라붙었는지 시야가 흐릿하게 일그러지곤 합니다.
티아나:응.. 마땅히 부를 이름이 없어. 죽은 사람들에게 이름은 필요하지 않대. (조금 축 쳐진 목소리로 말하고는) 70%의 아이들은 열병은 이겨내고 람피온이 돼. 하지만 남은 30%의 아이들은 죽어. 여름의 열병에 죽는 아이들이 많다고 했어..
키에사:(어지러운 기분이 들어 고개를 내려 제 손을 내려다본다. 어느새 땀으로 축축하게 물들어 있어 미끌미끌한 손바닥을 꾹 쥐고 목소리를 잘 듣기 위해 네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댔다.) ...나 조금 아픈 것 같아. 지금은 아직 봄인데... 열병이 일찍 온 걸까? (답지않게 응석을 부리듯 가볍게 이마를 부비며 더운 숨을 길게 뱉는다.) 계속 이야기 해줘. 듣고 있어.
티아나:(제 몸에 닿는 뜨거운 숨이 열병과 닮아 네 뺨에 손을 지그시 대었다.) 그리고 지금 키에사의 나이는 열 다섯...
티아나와 닿는 순간 열이 내려간 듯 시원한 기분이 듭니다.
아니나 다를까 람피온의 저택에 또다시 열병이 닥칩니다.
유일하게 멀쩡한 티아나는 선생님을 도와 키에사의 병간호를 맡았습니다.
선생님:아마, 키에사는 건강했으니까, 아마도...
티아나는 선생님에게 람피온이 5년 주기로 긴 열병을 앓고,
그 열병의 치사율이 30%에 다다른다는 이야기를 듣습니다.
성인이 될수록 이겨낼 가능성이 크다지만, 아무도 100%의 확률을 보장해줄 수는 없었습니다.
선생님:티아나, 키에사를 구할 수 있다면, 무엇이든 할 수 있겠어요?
키에사의 손을 붙잡고 기도하는 티아나를 보며 선생님이 물었습니다.
이것은 티아나가 열병으로부터 키에사를 구해내는, 한편의 ■■.
티아나:있잖아, 키에사. 겨울방학 기억나? (점차 내려가는 열에 작게 미소를 지으며 묻는다.)
키에사:(숨이 트이는 기분에 겨우 고개를 들었다.) ...글쎄...... 무슨 일이 있었나.
티아나:저택의 마당에서 눈사람을 만들고, 눈싸움도 했었잖아. 난 꽤 즐거웠는데-.
그다음 방학은 기억나?
우린 다음 방학도 저택에 있었지.. 그 다음, 다음, 또다시 다음의 방학도 저택에서 보냈어. (고개를 드는 얼굴에 이마에 잠시 손을 얹는다.)
람피온의 저택은 아이들을 돌려보내지 않아.
키에사:기억 나, 우리는 늘 그렇게 놀았잖아. 유치하게 눈사람을 만들고, 간혹 야만적인 눈싸움에 잘못 끼고... 들어오면 자기 전에 따뜻한 음료를 마시며 내일을 기다렸지. (이마에 얹어진 손을 의지하듯 제 뺨으로 끌어내렸다. 무슨 말을 하고 싶은 걸까. 우리가 지금 서있는 이 신전은 람피온의 저택이 아니다.) ...그럼 우리는?
티아나:맞아. 게일이 눈싸움 엄청 못했는데. (킥킥 웃으며 생각하다 기댄 머리 위에 따라 살포시 기댄다.) 이번이 예외인건 아니야. 키에사.. 넌 한 번도 집으로 돌아가거나 갈 수 있었던 적이 없어.
이 마을은... 네가 만들어낸 꿈속 공간이야.
10살, 처음 능력을 각성할 때처럼 람피온은 5년 주기로 여름이 시작되면 긴 열병을 앓는대. 현실의 넌 아흐레째 열병을 앓느라 못 일어나고 있어. (작게 눈썹이 찌푸려진다. 곧 기대었던 머리를 바로 하곤 뺨에 닿은 손으로 네 고개를 돌려 차차 마주본다.)
난 키에사를 데려가려고 온 거야.
키에사:그럼 지금 밖은 다시 여름이겠네... (얼마나 꿈속으로 도망쳤으면 네가 부르는 목소리도 못 듣고 이곳에 깊게 잠들었을까. 몸이 원래 뜨거워 느끼는 모든 감각이 차가운 것은 아프기 전이나 후나 여전해 꿈인 것을 눈치 채지 못했던 것 같다. 우습게도 지금까지 느꼈던 위화감의 원인을 깨닫게 되자, 답답했던 속이 조금 풀어져 실소를 흘렸다.) 티아나, 너는 어떻게 여기까지 들어온 거야. (가뜩이나 참을성 없는 앤데, 얼마나 발을 동동 굴렀을까 싶다. 괜히 미안한 마음이 들어 멋쩍게 시선을 비스듬히 피했다.) 나를 깨워줄 수 있어?
티아나:생각보다 어렵지 않던데? (눈을 슬쩍 피하며 큼큼 목을 가다듬다가) 나는 네 일부로 구성되어 있으니까. 키에사 손을 잡는 순간 방법을 알았어. 이게 내 초능력인거 아닐까? (라는 장난스런 말도 덧붙이다) 그게.. 나가는 방법은 몰라...
키에사:...바보. (대답에 약간 골이 울리는 듯 했지만... 뭐라고 나무랄 처지는 아님을 깨닫고 입술만 적셨다.) ...그럼, 만약 나가는 방법을 못 찾으면 나랑 평생 이곳을 헤맬 생각으로 온 거야?
티아나:아니이.. 선생님이 들어오면 알게 될거랬어. 얼마나 걸릴지 모르고, 어쩌면 영영 갇힐 수도 있다고 해서.. 말 안한거지. (말하면서 조금 당당해진다.)
만약 돌아가지 못하면.. 차라리 모르는게 낫잖아.
키에사:선생님까지 그러기야? (작게 한숨을 뱉으며 주변을 한번 둘러보다가 이내 다짐하듯 입을 잠시 다물었다.) 나는 깰 거야. 너까지 데리고 왔으니까 어떻게든... 하여튼 무모하다니까.
티아나:이대로 열이 내려가지 않으면 죽을 수도 있다고 했어. 옆에서 지켜보기만 하는건 싫어.
그래도... 나 나갈 방법을 알아낸 것 같아. (입꼬리가 짧게 올라간다.)
키에사:...그럼 그냥 자고 있는 나나 껴안고 있지. 지금은 네 덕분에 시원하지만. (네 말에 심각하게 구겨져있던 미간이 서서히 풀어지며) 정말? 어떻게 나가는데?
티아나:껴안는건 당연히 해봤지! 키에사는 아무 것도 모르면서. (궁시렁..) 길을 잃으면 꽃의 뼈를 꺾어야 하고 소원을 이루려면 가장 높은 곳으로 올라가는거라고.. 포춘쿠키에 적혀 있었거든!
여태 꽃의 뼈가 뭔지 알 수 없었는데, 아마도...
저걸 말하는 것 같아.
티아나가 가리킨 손가락 끝에는 미뉴에트 나무가 가지를 뻗고 있습니다.
신전 가장 안쪽에, 어느새 여신의 조각상은 자취를 감추고 같은 이름의 나 무가 자라난 것입니다.
키에사:
SAN Roll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끝없이 얽히고 얽혀 하나의 거대한 군체를 이룬……
이곳은 굴이 아니지만, 천장까지 닿을 만큼 높이 자란 것은 여전합니다.
신전의 미뉴에트 나무에는 꽃이 딱 한 송이만 피었습니다.
키에사:...어쩐지 옛날 생각이 나네. (한 번 불태운 나무를 보는듯한 기분에 안색이 미묘하게 나빠진다. 제 키에 비할 수 없을 정도로 커다란 나무를 올려다보다 고개를 끄덕인다.) 포춘 쿠키라면 나도 똑같이 나왔어. 꽃의 뼈를 꺾으라고, 그곳이 종착지라고. 저게 꽃의 뼈... 라는 거니? ...그래, 그럼. 한번 해봐야지.
꽃이나 가지를 살펴보면 흰 표면을 기어 다니는 알파벳을 발견합 니다.
익숙한 철자가 눈에 밟히기 시작하면 그것은 곧 어떤 이의 이름이 됩니다.
영웅 람피온은 미로의 끝에서 꽃을 꺾어 무사히 세계로 돌아갔습니다.
티아나:그 꽃을 꺾으면 돌아갈 수 있을 거야!
티아나는 키에사의 손에 그 꽃의 가지를 쥐여줍니다.
나뭇가지가 희고 딱딱해 꼭 사람의 뼈를 만지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무척 얄팍하기 때문에 조금만 손에 힘을 주어도 쉽게 분지를 수 있을 겁니다.
키에사:... (네가 직접 손에 쥐여준 가느다란 나뭇가지를 매만진다. 어느정도 갠 시야 사이로 얼핏 네 이름이 읽혀, 차마 꺾을 생각을 하지 못한 채로 망설이다 고개를 들었다.) ...여기 네 이름이 적혀있어, 티아나.
티아나:응? 그야.. 미뉴에트의 나무라서 그런거 아니야? 이건 네 꿈 속이잖아. (별 생각 없이 네 손을 살포시 잡는다.) 키에사는 스스로를 가두기 위해 이 꿈을 만들었으니까.. 네 꿈이 끝나면 나도 같이 나갈 수 있을거야.
그게 아니면, 두려운거야?
키에사:그럼 미뉴에트라고 적혀있었으면 좋았잖아. 괜히 찝찝하게... (마음을 정하기 전에 잘못해서 힘을 주지 않게 주의하며 초조한듯 눈동자를 굴린다.) 미신을 믿는 건 아니지만, 내 꿈 때문에 네가 영향을 받으면 어떡하니?
티아나:키에사는 가끔 보면 너무 걱정이 많아. 나는 네 열병만을 끝내러 왔는데. (네 뺨을 포개고 이마를 맞댄다. 너와 달리 걱정이 없어 그저 개구진 웃음을 짓는다.) 나밖에 모르는 겁쟁이 키에사.
키에사:그렇게 웃지 마, 괜찮을 것 같잖아. (뺨을 감싼 차가운 손길에 머리를 뜨겁게 채우던 생각이 잦아드는 것 같다. 생각이 지나치게 많으면 겁이 많아질 수밖에 없다. 좋지 못한 모든 경우의 수를 생각하게 되니까. 티 없는 웃음을 마주하는 순간 네 단순함은 전염이 되어, 서서히 불안이 가시는 것을 느낀다.) ...겁쟁이한테 괜찮을 거라고 해줄래?
티아나:괜찮아. 괜찮을거야, 키에사. 날 믿잖아? (언뜻 악몽을 꿔 달래줬던 네 손길을 기억한다. 뺨을 포개던 손은 네 등을 감싸고 천천히. 박동을 따라 토닥인다. 어느덧 받기만 하지 않는 나는 아무것도 모르던 꽃의 씨앗에서 널 만나 많은 것을 알게 된 탓이다.)
키에사:(등을 토닥이는 박자에 따라 숨을 들이쉬고, 내쉴 때마다 옅은 장미향이 섞였다.) 널 믿어, 티아나. 너는 나한테 거짓말 안 하잖아. 그러니까 괜찮겠지. ...너도 나도 이곳에서 나가야지. (호흡이 차분하게 가라앉을 때 즈음 네 허리에 팔을 감아 꾹 껴안고, 손에 힘을 줘 가지를 꺾었다.)
이 여름이 지나야, 진짜 봄이 올 테니까.
눈을 뜨면 키에사는 불타버린, 폐허가 된 숲 속에 서 있습니다.
키에사가 소리쳐도 대답이 돌 아오긴커녕, 메아리마저 쥐죽은 듯 잠잠합니다.
새 우는 소리도, 짐승의 형형한 눈동자도 없는…
주위의 나무들은 온통 검고, 몸통마다 일정한 간격을 두고 흰 지흔을 가지 고 있습니다.
길게 그어진 자국들이 꼭 다닥다닥 달라붙은 눈알 같군요.
분명히 신전에서 티아나와 돌아가는 방법을 상의 중이었는데 말이에요.
확실한 것은, 이런 숲은 키에사의 마을에도 기억에도 전혀 없다는 겁니다.
키에사가 걸음을 옮기기 시작하면 눈 대신 붉은 불티가 흩날립니다.
그리고 그것이 잿더미에 떨어지면 화려한 장미가 피어납니다.
아름다운 광경이지만 있을 수 없는 일에 일견 섬찟하기도 합니다.
어느새 탄내는 저물고 장미 향기가 가득합니다.
완전히 얼어 붙은 호수는 유리 같기도 하고 거울 같기도 합니다.
단단해 보이지만 겉보기만 으로는 모르니 올라가지 않는 게 좋겠죠.
키에사:
자연
| 기준치: |
10/5/2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실패 |
조금 전까지만 해도 없었는데! 발 소리도 들리지 않았는데 언제 저기에 올라선 건가요?
키에사:
듣기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남자가 누군가를 저주하고 모욕하며 모독적인 말을 뱉고 있다는 걸 알아듣습니다.
키에사가 모르는 언어지만 뿌리 깊은 원한만은 피부 위를 따끔따끔 찌르곤 합니다.
키에사:
SAN Roll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키에사:
심리학
| 기준치: |
40/20/8 |
| 굴림: |
60 |
| 판정결과: |
실패 |
한참 저주를 퍼붓던 남자가 고개를 휙 듭니다.
키에사:
은밀행동
| 기준치: |
40/20/8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가 호수를 바라 보자 많던 물이 바짝 마르고,
그 아래로 크기를 가늠할 수 없는 거대하고 끔찍한 혼돈이 기어듭니다.
땅 아래 자리를 잡은 그것은 제일 먼저 흙을 덮어 지붕을 쌓고
람피온과 비슷하게 생긴 미뉴에트 나무를 만들며, 꿈틀거리는 괴물을 낳습니다.
키에사는 지붕 아래에 숨겨진 모든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흉측한 괴물은 꽃잎을 삼키고 곧 익숙한 얼굴로 일어서더니,
굴의 구불구불한 길을 걷고 걸어 뒷모습은 점점 작아지고 멀어집니다.
아, 티아나는 이대로 람피온의 저택을 향할 테고, 우리는 철창 너머로 또다시 만나게 될 테지요.
키에사:...너를 말리면, 우리가 못 만나잖아. (이기적인 걸까? 이대로 놔두면 너는 한번 죽을 고비를 넘길 텐데. 축축한 손을 말아 쥐어보지만, 더 이상 뜨거운 손을 식혀줄 냉기가 없었다. 지금처럼 혼자 아프기 싫다.)
당신이 대답하는 동시에 확 몸이 뒤로 쏠리고,
“오직 그만이 너를 해칠 수 있다면, 너를 구할 수 있는 것도 오직 그뿐일 테니.”
요란하게 불어오는 바람이 머리카락과 옷자락을 헤집고, 머리에 씌워진 화관을 저 멀리 날려버립니다.
그리고 이대로 바람에 꿰뚫려 죽을 것 같다고 느끼는 순간 발밑이 아득해집니다.
불길한 울음소리만이 추락하는 그 순간까지 집요하게 귀를 괴롭힙니다.
걱정이 가득한 얼굴로 그는 키에사의 이마를 짚습니다.
티아나:정신이 들어? 내가 누군지 알아보겠어?!
티아나의 어깨너머로 보이는 태양이 왜 이렇게 가깝죠?
태양은 언제부터 언제까지 저기 걸려있을 셈이죠?
몸을 일으키면 키에사는 끔찍한 광경을 보게 됩니다.
마을과 들판에 온통 불이 붙어 활활 타고 있습니다.
검게 죽은 나뭇가지가 축 늘어진 팔처럼 바닥으로 휘어지고, 건물 위로 매 캐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신전과 꽃밭만 남긴 채 담벼락 바깥의 모든 것이 차근차근 불타 사라지고 있습니다.
키에사가 만들었다던 작은 세계는 무너지고 멸망하는 중입니다.
키에사:...그게 무슨 소리니? 그럼 나는, 꿈 속에서 또 잠든 거야?
티아나:꿈을 꿨어..? ...길을 알려준다더니! (바닥을 한번 쿵 치더니)
티아나:하긴, 꽃의 줄기도 가지도.. 뼈라고 부를 순 없지.
티아나:오직 나만이 키에사를 구하고 데리고 나갈 수 있다고 그랬어.
존재하지 않는 문을 만들기 위해선 존재하지 않는 꽃의 뼈를 꺾어야 합니다.
꺾어.
점차 불이 그리는 원은 좁아지고, 좁아지고, 좁아집니다.
모름지기 꿈이란 말도 안 되는 일들이 일어나는 곳이니까요.
키에사:싫, 싫어... 난 못 해. (고작해야 네 이름 하나 적힌 나뭇가지를 꺾는대도 얼마나 많은 뜸을 들이고, 많은 겁을 집어먹었던가. 저도 모르게 네 손을 뿌리치고 숨기고 싶었던 약한 마음을 그대로 드러내듯 떨리는 손을 뒤로 숨겼다.) ......하고 싶지 않아. 무서워.
티아나:키에사!! (네 기분을 헤아리지 못한 채 맹목적이다. 이 꿈의 멸망은 아마, 현실의 너에게도 좋지 않은 징조일게 분명해서. 두려움을 여실히 드러내는 널 가만히 바라보다 제 품에 꽉 안는다.) 현실에서 내가 키에사를 기다리고 있을거야. 열병에 죽을지도 모르는 키에사를 붙잡고 함께 잠에 들어있겠지? 꿈에서 깨어나기 위해선 어쩔 수 없어!
키에사:(밝은 금빛의 머리칼이 눈 앞에서 눈부시게 물결친다. 제 몸을 껴안는 힘은 꿈과 현실을 분간할 수 없을 정도로 생생해서 차마 건드릴 자신이 없었다. 듣기 싫다. 처음으로 너를 마주 끌어안고 싶지 않았다. 어떤 형태의 너도 해치고 싶지 않다. 그저 맥없이 네 어깨를 밀어내고 한 걸음 떨어졌다.) 돌아가면 분명... 매일매일 악몽을 꿀 거야. 꿈을 꿀 때마다 같은 일을 반복할지도 몰라. 네 얼굴을 제대로 쳐다보지 못하면 어떡해?
...티아나 레이라니, 너는... 너는 그냥 꽃이 아니잖아. 내 가장 친한 친구란 말이야.
티아나:꿈에서 깨어나지 못하면.. 못하면..! (밀린 어깨에 통증이라도 남은듯이 가슴 한켠이 욱신거린다. 그런 결과는 상상해보지 않았다. 우리의 미래에 필요 없는 이야기였으니.) 아까 그랬잖아! 꼭 나가겠다고.. 나를 위해서라면 이 꿈에서 나와! 그게 아니면... 그게 아니면 나는.. (가늘고 여린 체구에선 강한 울분이 터져나온다. 허공을 배회하는 잿더미들과 함께 길게 자란 머리카락이 부유하다 떨어지길 반복한다. 차가운 피부 위로 눈물이 흘러 턱 끝에서 떨어진다.)
네가 매일매일 악몽을 꾼다면 나는 다시 네 꿈에 들어가 행복하게 해줄게. 꿈을 꿀 때마다 같은 일을 반복하면, 다른 방법을 찾아볼게. 키에사가 날 볼 수 없다고 하면..!
내가 .. 노력하면 되잖아!
난 항상 키에사 옆에 있을거야. 그러니까 괜찮아! 이것보다 무서운 상황이 생겨도 나는 키에사를 위해 살게. 그러니 부탁이야. 아니, 소원이야! (네 목소리가 떨리고 약해질 수록 강하게 소리 지르며 외친다. 자신의 결심과 의지를 보여주겠다는 듯이 목소리가 큰 놈이 이긴다는 듯이.)
키에사:(이상한 일이다. 불확실한 선택은 아까와 다름이 없었다. 나뭇가지를 꺾듯, 이대로 네 목을 꺾는다고 해서 진짜 네가 꺾이는 게 아닐 것이다. 꿈에서 나가려면 해야만 하는 일이라는 걸 알고 있음에도, 겉모습이 너라는 것 하나만으로 나뭇가지 하나를 부러뜨리는 것보다 더한 용기가 필요하다. 이제는 아까의 자신이 안일했던 건지, 지금의 자신이 답답한 건지 알 수 없었다. 멍하니 토해진 울음을, 쏟아지는 각오를 듣고 있어도 여전히 손끝은 딱딱하게 굳어져 움직일 수 없었다.)
티아나. 너는 왜...... 그렇게까지 나를 좋아해? (마시는 독을 대신 뺏어서 들이키는 것, 심장 앞을 망설임 없이 막아서는 것, 긴 열병에서 깨기 위해 불확실한 꿈속으로 들어오고, 기꺼이 목을 손아귀에 쥐여주는 것. 그래. 무모할 정도로 네 전부를 내어주어도, 항상 기쁘게 받지 못하는 것은 순전히 자신이 겁쟁이이기 때문이다. 이번 사랑을 감당하면, 다음의 너는 또 무엇을 내어주려고? 언제나 자신은 너에게 아무것도 줄 수 있는게 없다. 조금의 지식, 약간의 배려, 하나의 이름, 그런 애매모호한 것 말고. 그냥 이번만큼은, 내가 너 대신 할 수 있는 걸 찾고싶다. 손을 들어올려 제 목을 만지작거리다, 힘없이 웃었다.) ......꽃이라면, 하나 더 있잖아.
티아나:(조금의 고집을 보인다면, 조금만 애처럼 군다면 여지껏 자신을 감당해왔던 키에사라면 이번의 고집 또한 꺾여줄 것이라 생각했다. 두 개의 꽃, 꽃의 뼈. 두 개의 뼈. 힘없는 웃음과 함께 팔은 원하지 않는 곳으로 굽혀진다. 급하게 네 손을 잡아 붙든다. 한 줄기 흐르던 눈물은 벌어진 잇새에서 말이 떨어지지 않을 동안 방울 방울 떨어져 내렸다.) 아아... ...아... 키에사.
나는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 아무것도 모르는 꽃이야. 하지만.. 네 꽃이 꺾이는 건 무서워. 키에사.. 이런 기분이었던 거야? 이런 감정까지 네가 알려줄 수 있는거야? 나.. 심장이 너무 욱신거려. (손이 작게 떨려왔지만 눈은 착실히 널 응시했다.)
그래도, 그래도 난 키에사를 위해 개화한거라고, 그렇게 느꼈어. 그러니까 난 괜찮아. 제발 나를 열쇠로 사용해줘.
키에사:(이게 정말 주는 걸까? 엉망인 네 얼굴을 보자 역시, 가슴께가 저린 기분이 들었다. 알 수 없는 통증이 번지는 자리에는 당연하게도 심장이 있다. 쿵쿵 뛰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 손을 뻗어 눈물로 얼룩진 네 뺨을 쓸었다 떨어졌다.) 너는 아무것도 모르지 않아. 내가 알려줄게. (이번에는 대신 한다는 명목으로 너에게 악몽을 떠넘기고 있는 걸까. 하지만 이제야 알겠다. 너는 지금까지 나를 이해하지 못했구나. 그래서 그렇게 아무렇지도 않게 몸을 던질 수 있었어. 이게 네가 나를 이해하는 식이라면... 그렇다면 이번에 너에게 줄 수 있는 것은 단순한 '대체'가 아니라 '두려움'이라는 감정일지도 모르겠다. 이게 네가 꽃이 아닌 인간이 되어가는 법일지도 모른다.)
기억해, 내가 하는 건 모두 네가 할 수 있어. 그러니 네가 하는 것도 모두 내가 할 수 있는 거야. (이게 정말 책임 회피일 뿐이라고 해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이 선택을 해서 네가 나를 조금쯤 미워하게 된다고 해도... 생각보다 허전하고 씁쓸할지도 모르지만, 그건 그것대로 괜찮다. 너는 나를 너무 많이 좋아하니까. 그 마음이 버거워서 어떤 순간에는 참을 수 없을 정도로 무서워지니까. 이기적인 생각을 하며 목을 쥔 손에 서서히 힘을 주었다. 짐작하건대, 지금도 너는 제게서 시선을 떼지 않고 있을 것이다.) ...너만 나를 위해 존재할 리가 없잖아.
데리러 와줘서 고마워, 티아나 레이라니. 밖에서 만나자.
마지막으로 당신의 이름을 외치는 티아나의 외침이 고동과 함께 울려 퍼졌을지도 모릅니다.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한순간이며, 어렵지 않았습니다.
움켜쥔 손아귀 아래에서는 맥박이 고동치고 있습니다.
따뜻하고 부드러워서 꽃이라곤 생각하기 어렵습니다.
둔탁한 소리와 함께 기다란 것이 두 동강이 나고……
“어찌하여 당신이 지은 모든 것을 이리 쉽게 버리시나이까?”
“그러나 사람들에게 보는 ■과 듣는 ■와 열린 ■가 없어 불을 불인즉 깨닫지 못하니 내가 그들에게 이적과 기사를 주리라. 그 이적과 기사를 깨달은즉 고개를 들어 향기로운 나무를 보라. 불타는 이름으로 가득하도다.”
끔찍하게 많은 목소리가 머릿속으로 쏟아지기 시작합니다.
누가 뇌의 끄트 머리에 불을 붙인 것처럼 화끈거리고 새빨갛게 물듭니다.
어디서부터 들려오는 소리인지 되물을 수도 없이 쏟아 지는 것들을 그저 감내해야 했습니다.
헉. 화들짝 놀라 숨을 들이켜고 눈 꺼풀을 엽니다.
강제로 흔들어 깨운 것처럼 머리가 아프고 숨이 새됩니다.
물수건을 얹어주던 티아나도 덩달아 놀라선 당신을 붙잡습니다.
티아나는 다친 곳 하나 없이, 평소와 같은 안색으로 이쪽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강제로 깨우는 것이 키에사에게 악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까 걱정하는 모양입니다.
키에사:......(정말 꿈에서 벗어난 건가? 무거운 눈꺼풀을 들어올렸다. 어쩐지 온몸이 무겁고, 알 수 없이 목이 시큰거리는 착각이 들었다.) ...티아나. (자신을 응시하는 얼굴에 있는 감정을 읽으려 하다, 그냥 팔을 벌렸다.)
티아나:.... (두려움과 분노, 그리고 안도. 한꺼번에 들어찬 감정이 열을 얻고 끓다 팔을 벌리며 저를 바라보고 있는 너와 눈을 마주하자 한순간에 촛불처럼 꺼져버린다. 와락, 네 품에 안겨 조용히 눈물을 흘렸다.)
키에사:(시원하다. 몸이 한번 크게 흔들리고, 네가 요란하게 안기고 나서야 이 긴 열병의 끝을 실감했다. 네 어깨를 꾹 끌어안고 네가 그래주었듯 천천히 고동에 맞춰 등을 토닥인다.) ...보고 싶었어.
티아나:(훌쩍이는 소리와 고개를 네 품에 부빈채 막혀 알아들을수 없을 정도로 웅얼거리는 목소리로 말을 뱉는다.) 나도..
짭조름한 피비린내가 고통과 함께 드 디어 돌아왔노라고 외치고 있는 겁니다.
티아나가 아픈 곳의 상태를 보자며 수선을 떱니다.
키에사는 창문 틈새로 들 어오는 바람에 람피온이 아닌 다른 장미의 향기가 섞여 있음을 눈치챕니다.
그것은 분명히 키에사가 5년 전 불태워버렸던…….
티아나와 키에사는 벌어진 모든 일을 기억합니다.
Epilogue. 꽃이 피어난 곳으로 이어집니다.
열병을 앓은 날로부터 딱 열흘째 되던 날이었습니다.
선생님의 말씀에 따르 면 키에사를 구하기 위해 꿈속으로 파고든 티아나는 사흘 동안 깨어나지 않았다고 합니다.
현실과 꿈의 시간에는 속도 차가 있다더니…….
그날, 신전에서 키에사는 티아나 대신 자기 자신을 꺾었습니다.
장미 덩굴이 둘러싸듯 붉게 달아오른 흉터를 동반한 채로요.
심각한 얼굴 위로 분홍색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그늘 밑에 서면 꼭 사랑에 빠진 것처럼 뺨이 발그스름하니 달아오릅니다.
람피온의 것과는 다른…… 미뉴에트 의 향기입니다.
꿈에서 돌아온 날, 람피온의 저택 미로 정원 한가운데에선 미뉴 에트 나무가 자라기 시작했습니다.
키에사의 복귀와 동시에 흰 가지를 벌리곤 분홍색 꽃봉오리를 틔웠습니다.
티아나:역시 나를 꺾었어야 했어. 그럼 후유증 같은 건 없었을지도 모르잖아. (..뾰루퉁..)
키에사의 흉터를 살피던 티아나가 한숨처럼 내뱉습니다.
봉오리 아래의 눈동 자는 평소보다 선명한 분홍색입니다.
티아나:만약 돌아오지 못하면 어쩌려고 그랬어?
조용한 미로의 중앙. 세계에 둘 뿐인 것 처럼 고요한 풍경.
키에사:그런 건 생각 안 했어. (어깨를 으쓱한다.) 너도 맨날 그랬잖아.
티아나:이런건.. 반칙이야. (발 끝으로 돌맹이를 툭 찬다.)
정신을 차리지 못하거나, 깨 어났더라도 열감이 남아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하는 중이에요.
그런 곳에서 이 런 흉터를 걱정하는 건, 어쩌면 사치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티아나는 다른 람피온의 열병보다 키에사의 상처가 더욱 신경 쓰이는 눈치입니다.
하긴, 그러니 무모하게 꿈속에 들어올 생각까지……
키에사:전에 손을 잡아서 꿈속에 들어올 방법을 알았다고 했잖아. ..그 방법이 뭐였니?
티아나:응..? (잠깐 놀란듯 눈을 동그랗게 뜨더니 몇 번 눈을 깜빡인다. 물어보리라고 생각하지 못했는지 시선을 몇 번 방황한다.) 듣고 싶어?
키에사:응. 신기하잖아. (뭔데 저렇게 당황하지? 평소라면 먼저 대단하다고 자랑했을 텐데.) 어떻게 했어?
이미 여름의 초입은 다 지났건만, 여름의 장미 향기가 은은한 가운데,
티아나:잠든 키에사한테 입을 맞추고 호흡을 삼켰어.
대답을 망설이는 티아나는 달뜬 뺨을 하고 있었습니다.
장미 덩굴 모양의 흉터는 주기적으로 통증에 시달립니다.
어떤 약을 써도 낫지 않을, 꺾은 자리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