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람피온의 저택
람피온의 덩굴 아래에는 시체가 묻혀있다.
2023-07-13
KPC. 가토 쿠레하 · PC. 노노미야 이노리

람피온의 저택에 흐드러진 여름 장미를 본 적 있니?
사시사철 피어있는 붉은 꽃들은 사실 시체를 숨기기 위해 심은 거래.
장미 뿌리 아래에는 죽은 람피온의 시체가 묻혀있다는 거지.
그곳의 여름 장미가 유난히 생생한 건 피를 마셨기 때문이라더라.
피 냄새와 장미 냄새가 섞여 혼절할 지경이래.

거짓말 아니냐고? 모르는 소리.
그 어디에도 10살을 넘은 람피온은 없다는 게, 가장 확실한 증거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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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포
 
세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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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맡에서 들리는 익숙한 울음소리와 함께 눈을 뜹니다.
 
람피온의 저택에 도착한 지 어언 일주일,
 
이른 아침에 제일 먼저 들리는 소리입니다.
 
한번을 거르는 법이 없습니다.
 
오늘도 음울하고 울적한 아침이에요.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주위를 둘러보면,
 
창가에는 붉은 가슴을 가진 갈색 새가 앉아있습니다.
 
새는 고개를 갸웃거리며 또 웁니다.
 
흑흑, 흑, 흑흑흑…….
 
이 저택에서 기르는 것은,
 
어째 새마저 사람이 흐느끼는 양 울어댑니다.
 
영 경쾌하지가 못하군요.
 
눈을 뜨니 익숙한 우리 집이라면 얼마나 좋을까.
 
현실은 녹록하지 않습니다.
 
당신은 자신이 오늘도 람피온의 저택에서 깨어났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초능력자 람피온을 기르고 가르치는 교육 기관.
 
사전에서는 그렇게 정의하지만,
 
정말 그렇게 믿는 사람은 얼마 없습니다.
 
세간에는 흉흉한 소문이 가득합니다.
 
람피온으로 인체 실험을 한다든가,
 
시체는 장미 덤불 아래 은닉한다든가.
 
그래서 10살 이후의 람피온을 찾을 수 없다든가.
 
이노리:(믿지 않아. 어른들은 거짓말을 잘 하니까. 분명 겁을 주려는거겠지. 우린 불길한 존재라고...)
 
당신의 눈동자는 더 찬란한 금색으로 빛났고
 
특별한 능력을 거머쥐었습니다.
 
람피온의 저택으로 향하는 것은 정해진 운명이었지요.
 
이노리의 생각은 중요하지 않았습니다.
 
그나마 다행이라면,
 
소문과 달리 저택의 일상이 꽤 평온하단 걸까요.
 
이노리는 자신의 방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책상과 침대옷장이 딸린 방은 어린아이 하나가 쓰기엔 넓은 편입니다.
 
바닥에 깔린 양탄자가 푹신푹신합니다.
 
이노리:(두리번거리다가 책상을 본다.)
 
책장이 연결되어있는 나무 책상.
 
좋은 재질을 썼는지 표면이 매끄럽습니다.
 
벽에 시간표가 붙어 있습니다.
 
책상과 서랍, 책장의 소지품은 특별한 것이 없습니다.
 
이노리:오늘 시간표가... (뭐였지? 시간표를 확인한다.)
 
기상 7시 30분, 취침 23시 30분.
 
식사시간은 아침 8시, 정오 12시, 저녁 19시입니다.
 
간식 시간은 오후 2시고,
 
수업은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입니다.
 
이노리:(지금은 몇시지?)
 
이노리가 시계를 확인하면,
 
아침 7시 55분을 조금 넘었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아침 식사에 지각하지 않으려면 서두르는 것이 좋겠습니다.
 
이노리:(벌떡 일어나서 옷장으로 간다.)
 
빳빳하게 걸린 교복과 생활복 따위가 보입니다.
 
마지막 수업이 끝나는 오후 5시까지 교복을 착용합니다.
 
교복에서는 어쩐지 희미하게 장미 향기가 납니다.
 
이노리:늦으면 안돼... (주섬주섬 갈아입어요)
(갈아입으면서 계속 시계 봄... 지긋....)
 
착실하게 교복을 갖춰 입습니다.
 
이노리:(모자까지 꾸깃꾸깃 넣고 침대를 힐긋)
 
나무 침대에는 푹신한 이불이 깔려있습니다.
 
특이한 점이라면 2층 침대라는 것입니다.
 
1인 1실이면서 말이에요.
 
예전에는 람피온의 수가 더 많았던 걸까요?
 
그렇다면 그 많던 람피온은 다 어디로 간 걸까요?
 
이노리:(고민은 나중에 하고 이부자리 정리부터...ㅋ)
 
착착 이불을 개어둡니다.
 
착한 어린이네요ㅎㅎ
 
이노리:(양탄자도 꾸겨졌는지 확인해요)
 
어두운 붉은색의 양탄자는
 
금실로 가두리에 무늬를 넣어 고풍스러워 보입니다.
 
상당히 두꺼워서 나무 바닥의 삐걱거리는 소리를 가려줍니다.
 
조금 구겨져 있는 것도 같은데...?
 
이노리:(챱챱 손으로 펴줍니다)
 
양탄자의 끄트머리를 잡고 펄-럭 합니다.
 
음..?
 
가려진 바닥에서 그을음이 언뜻 보이는데요.
 
이노리:어...? (시계 한번 더 봄)
 
8시를 향해 분침이 이동하고 있습니다.
 
이노리:이러다가 늦을거 같은데... (급한 마음으로 바닥을 살펴본다)
 
정체를 알 수 없는 검은 그을음입니다.
 
바닥이 원체 어두운 탓에 발견하기가 썩 쉽지 않습니다.
 
양탄자는 이걸 가리기 위해 덮어둔 걸까요?
 
이노리:(손으로 슬쩍 눌러봄)
 
그을음에서는 나무 특유의 퍽퍽한 냄새와
 
양탄자의 케케묵은 먼지 냄새만 납니다.
 
탄내랄 것은 남지 않았네요.
 
손가락으로 쓸자 새까만 먼지가 길게 번집니다.
 
그을음은 전혀 닦이지 않았습니다.
 
오래되어, 바닥 일부가 되어버린 것처럼.
 
이노리:내가 만든 자국은 아니네? (안심)
 
이노리는 기물 파손을 하지 않았습니다...
 
선생님의 다정한 목소리가 문 너머에서 이노리를 부릅니다.
 
어느새, 울음소리는 사라졌습니다.
 
이노리:(휴지로 손 슥슥 닦고) 밥 먹으러 가야겠다..
 
그만 문을 나설까요?
 
이노리:(뚜벅뚜벅 간다!)
 
계단을 한 칸 내려가면 요란한 소리가 납니다.
 
아래층에서부터 맛있는 냄새가 풍깁니다.
 
음, 아마 오늘의 메뉴는 토스트와 토마토 수프인 모양입니다.
 
복도의 문이 하나, 둘 열리고
 
잠기운이 서린 아이들이 나옵니다.
 
몇몇은 우당탕 계단을 뛰어 내려갑니다.
 
1층 거실에는 양쪽으로 계단이 펼쳐지고,
 
여러 개의 문이 나 있습니다.
 
식당, 도서관, 창고라거나 놀이방 따위가 딸려 있기 때문입니다.
 
거실 좌측의 가장 안쪽 문이 식당입니다.
 
이노리:(꿋꿋하게 걸어서 식당으로 간다.)
 
서른 개 남짓의 의자가 놓인 긴 테이블이 먼저 보입니다.
 
테이블 너머로 보이는 쪽문을 통해 주방에 들어갈 수 있습니다.
 
이노리:(들어가진 않고 입구에서 힐긋거려요)
(오늘 메뉴가 뭐지...?)
 
선생님:이노리, 안 들어가고 왜 여기 서있나요?
자리에 가서 앉도록 해요.
오늘은 모두를 위해 맛있는 토마토 스프를 준비했답니다?
 
이노리:(깜작놀함) ....ㄴ,네.
(토마토....별론데)
 
선생님은 이노리의 등을 테이블 쪽으로 돌려주고
 
아침 식사 준비를 위해 주방으로 들어갑니다.
 
식사하는 아이, 반쯤 조는 아이, 다 먹고 거실로 나가는 아이.
 
가지각색의 얼굴들은 어쩌면 조금 낯설지도 모릅니다.
 
그도 그럴 게, 이제 겨우 일주일을 넘겼을 뿐인걸요.
 
옆방의 게일이 이노리를 보고 손을 흔듭니다.
 
게일:안녕, 너도 오늘 그 울음소리 들었어?
 
게일은 10살치고 꽤 험악하게 생겼습니다만,
 
소심하고 겁이 많습니다.
 
특히 심령 현상을 무척 싫어해서
 
툭하면 들리는 울음소리를 무척 무서워합니다.
 
이노리:(조는 애들 구경하다가) 응..? 새소리 말하는거야?
 
게일:오늘도 그 울음소리 때문에 깼어! 드디어 그 정체를 알아냈는데...응?
뭐야, 벌써 알고 있었어?
 
오늘의 아침 식사는 계단을 내려오며 예상했듯,
 
갓 구운 토스트와 보들보들한 스크램블드에그,
 
싱싱하다 못해 파릇파릇한 셀러리,
 
새콤달콤한 오렌지 주스입니다.
 
그릇에 한가득 담긴 토마토 수프 안에서 큼직한 고깃덩이가 떠다닙니다.
 
피처럼 붉은 수프를 이노리를 싫어할 수도 있겠습니다.
 
이노리:아, ... (모른척 했어야 했나) 아냐, 나도 오늘... 알았을걸?
게일은 대단하네. (고기만 열심히 떠서 먹어요)
 
게일:그으래? (약간 의기양양해진 목소리) 그 울새 말이야, 사람이 우는 소리랑 너무 똑같아서 통 구별할 수가 없었다니까. (입맛이 도는지 스크램블드 에그를 팍팍 퍼먹는다.)
왜 스프는 안 먹어? (힐끔)
 
이노리:유령은 아녀서 다행이네. 울새가 그런 소리를 낸다는건 이상하지만... (게일이 하도 맛있게 먹길래 스크램블드에그를 따라서 먹어보다가)
응? 토마토는 싫어서... 너 먹을래?
 
게일:응! (냉큼 네 수프 그릇을 제 앞으로 끌어오며) 난 키가 엄~청 클 거야. 맨날 배가 고픈 건 성장기라 그렇다고 선생님이 알려주셨어.
너도 토마토 안 먹을 거면 다른거 많이 먹어! 그래야 키가 쑥쑥 크지. (으쓱)
 
이노리:좋은 현상이네. 이거 많이 먹고 나보다 커지면 되겠다. (샐러리도 덤으로 올려줌)
그럼 나는... 이거 먹을게. (게일 접시에서 고깃 덩어리를 쏙 빼옴ㅎㅎ)
 
게일:앗! 내 고기...!! (눈 앞에서 고기를 도둑맞아 조금 시무룩해진다... 하지만 수프를 얻어 먹었으니 억울해도 할 말은 없는듯) 너....너어, 샐러리도 싫어하지?!
 
이노리:아니? 먹을 수 있지만 게일을 위해 양보한거야. (고기 냠냠) 왜, 그런 말도 있잖아. 고기만 먹으면 다 살로간다는...
 
게일:편식쟁이... (안 믿는 듯 우물거리며 중얼중얼...) 그럼 넌 내년이면 풍선이 되어있을 걸...
 
이노리:안 믿네.... 선생님이 그랬었는데. 뭐... 싫으면 말아. 내가 먹을게. (도로 가져오려는 듯 주섬주섬)
 
게일:(정말 먹나? 빤...)
 
이노리:(보란듯이 먹는다!)
 
게일:내거 남겨줘....
 
이노리:이제 믿는거지?
 
게일:응! 이노리는 편식쟁이 아니야. 토마토는 편식하지만.
 
이노리:......
나중에 편식하기만 해.
 
게일:나는 다 잘 먹거든~ (메롱) 그릇 치우러 갈 거지?
 
이노리:으응. (반정도는 게일이 먹은 것 같지만.)
 
게일:(배 통통 두드리며 일어남!)
 
쪽문을 열고 들어가면 주방입니다.
 
벽면에 화이트보드가 걸려있고,
 
기다란 싱크대와 커다란 냉장고가 보입니다.
 
반대쪽에는 오븐이 설치되어 있습니다.
 
싱크대 앞에서 선생님이 아침 식사의 뒷정리를 하고 있습니다.
 
이노리:(화이트 보드를 살펴본다)
 
요리에 필요한 재료 따위가 적혀있습니다.
 
이노리:(당근이랑 양파가 있었어..? ? ? )
....(속은 기분으로 냉장고를 힐긋)
 
양쪽으로 문을 여는 구조의 양문형 냉장고.
 
간식 시간 외에는 함부로 열 수 없습니다.
 
…만, 은밀 행동 판정으로 서리를 시도할 수 있습니다.
 
이노리:(배고프진 않으니 굳이 하진 말자)
(선생님께 빈 그릇을 드려요)
 
선생님:아, 그릇을 가져와줬네요. 고마워요.
아침 식사는 맛있었나요?
 
이노리:(끄덕끄덕) 네에. 게일이 특히 잘먹었어요.
 
게일:잘 먹었습니다!!
 
선생님:후후, 잘 먹었다니 다행이네요. (게일과 이노리의 머리를 한번씩 쓰다듬곤) 착한 어린이들에게는 후식을 줘야겠죠? (둘에게 포춘 쿠키를 쥐여준다.)
 
이노리:(우와) 포춘 쿠키... 열어봐도 돼요?
 
선생님:그럼요. 어디, 오늘의 운세를 확인해볼까요?
 
이노리:네..! (반으로 뽀각냄)
 
구부러진 세모 모양의 과자는 얇고 바삭합니다.
 
반지르르한 표면이 먹음직스럽습니다.
 
딱,
 
경쾌한 소리와 함께 과자를 부수면
 
안에서 흰 종이가 나옵니다.
 
게일:장미? (옆에서 힐끔) 꽃을 꺾는 건 나쁜 일 아냐?
 
이노리:그러...게. 게일은 뭐 나왔어?
 
게일:(뽀각!)
 
게일:라이버얼? (뚱..)
 
이노리:게일보다 더 큰 친구가 나타난다..?
 
게일:내가 더 많이 먹어서 더 커지면 되지! (흥)
 
이노리:그래그래. 그나저나 내건 정말 알 수 없네... 무슨 뜻일까?
 
선생님은 둘을 물끄러미 보다가 웃습니다.
 
창밖에서 울새가 지지배배 웁니다.
 
아침만 해도 그토록 서글프더니,
 
지금은 꼭 그렇지도 않습니다.
 
선생님:새의 울음소리는 귀한 손님이 온다고 알리는 거랍니다.
 
이노리:저 새는 얼마전부터 봤던 것 같은데.. 오늘 손님이 와요?
 
선생님:글쎄요. 예정된 손님은 없지만... 어쩌면 게일의 라이벌일 수도 있겠죠? (웃으며 마저 그릇을 정리한다.) 이제 나가서 놀아도 좋아요, 둘다. 수업시간 전에는 들어와야 해요?
 
게일:거실로 가자! 이미 애들은 놀고 있을 걸~ (콧노래를 부르며 앞장 선다.)
 
이노리:음... 그래. (책 읽을려고 했는데... 다음에 읽을까?)
 
좋은 일은 어떤 걸까요?
 
그래 봤자 외딴 섬,
 
아니, 깊은 숲속에 유배된 상황이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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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를 마치고 나면 거실로 나옵니다.
 
천장에는 낡은 샹들리에가 걸려있고,
 
푹 꺼지기 직전의 소파가 구색을 갖추고 있습니다.
 
소파 앞의 낮은 테이블이며
 
소파 여기저기에 아이들이 널브러져 있습니다.
 
오늘은 금요일이라 숙제가 없는 날이니까,
 
다들 한가한 모양입니다.
 
이노리:
듣기
기준치: 35/17/7
굴림: 42
판정결과: 실패
 
훌쩍훌쩍,
 
집에 가고 싶다며 우는 소리가 들립니다.
 
엄마가 보고 싶다거나,
 
아빠가 해주는 케이크가 먹고 싶다거나,
 
동생이 보고 싶다는 칭얼거림도 들립니다.
 
마틸다:나 진짜 들었다니까? 사람 목소리였어.
 
대수롭지 않은 목소리 사이에서 뾰족,
 
누군가 튀어나온 것은 그때입니다.
 
건넛방의 마틸다입니다.
 
테이블에 아예 자리를 잡고 앉은
 
마틸다는 몇 번이고 주장합니다.
 
게일:에이~ 또 울새 아니야?
 
리샤이:맞아. 어제 다 수업 중이었는데 사람은 무슨 사람이야?
여기 외부인은 절대 출입금지잖아.
 
대충 들어보니,
 
수업 시간에 화장실을 다녀오겠다고 나선 마틸다가
 
담벼락 너머에서 사람 목소리를 들었다는 것 같습니다.
 
그러나 아이들은 영 믿지 않는 눈치입니다.
 
애당초, 람피온의 저택에는 우리와 선생님이 전부인걸요.
 
정기적으로 음식이며 생필품 따위가 보급되지만,
 
그마저도 모두 잠든 새벽에 이루어져
 
일주일째 외부인이라곤 한 번도 보지 못했습니다.
 
마틸다:아냐. 진짜 사람이었대도? 말을 했다니까!
 
마틸다는 퍽 억울한지 자기 가슴을 콩콩 두드립니다.
 
마틸다:목소리가 작아서 잘 못 들었지만, 여기가 맞냐고, 어서 찾아야 한다고 그랬어!
 
리샤이:얼굴은, 봤고?
 
마틸다:아니이, 그게... (우물쭈물) 무서웠어. 강도면 어떡해?
그래서 목소리가 사라질 때까지 기다렸다가 살짝 훔쳐봤는데……
 
마틸다의 설명에 이야기를 듣던 모두의 얼굴이 희미하게 질립니다.
 
가장 눈에 띄게 새하얘진 게일이 새되게 비명을 지릅니다.
 
게일:라, 람피온의 저택에는 유령이 산다는 소문이 사실인가 봐!
 
이노리:그 유령이 하는 질문에 대답은 했어?
 
마틸다:아니! 너무 수상쩍잖아. 강도일까봐 걱정했다니까?
 
람피온의 저택이 얼마나 소문이 흉흉한 곳인지는 이미 설명했죠?
 
하지만 소문이란 바깥에서 나는 것이 있다면 안에서 고이는 것이 있기 마련.
 
람피온의 저택에서 알음알음 전해지는 이야기가 있습니다.
 
입학 첫날, 선생님이 얄궂게 웃으며 들려준 소문이었습니다.
 
사라:유령은 분홍색 눈을 가졌다더라.
사람의 피를 머금어서 그런 색을 띤대.
 
괴담을 좋아하는 사라가 속삭이자 다들 소스라칩니다.
 
꺄악, 부러 소리높인 비명이 꽤 즐겁습니다.
 
저택에 끌려온 첫날,
 
하나 같이 죽상을 하던 아이들은 어느덧 웃음과 장난을 되찾았습니다.
 
음, 그러니까,
 
꽤 평범한 기숙학원처럼 느껴질 정도로요.
 
창밖에선 또다시 울새가 웁니다.
 
이노리:(분홍색 눈이면 예쁠거 같은데....) 그래도 선생님이 있잖아. 위험한 일이라면 이미 알고 계실걸?
 
게일:선, 선생님이 유령도 무찌를 수 있을까...? (덜덜덜덜)
 
이노리:그을쎄... 최후의 수단으로 각자의 몸은 각자 지키는걸로 하자.
 
리샤이:아하하! 냉정하네 이노리.
 
...어디선가 장미향이 풍깁니다.
 
환기를 위해 열어놓은 창 너머에서
 
바람을 타고 들어오는 것 같습니다.
 
이노리:뭐.. 그건 어디까지나 유령이 나타났을 때의 이야기지만.
뭔가를 찾고 있나본데.. 그거만 찾아주면 유령도 돌아가지 않을까.?
 
마틸다:악령이 아니라면 분명 그럴 거야! 헉, 모두 유령을 만나면 꼭 얘기해주기다? (상기된 얼굴)
 
이노리:응. (진짜 있을까... 유령이라는게..)
 
이제 어디로 갈까요?
 
이노리:(게일 힐끔 봄) (얘 괜찮나...)
 
게일:(오들오들)(리샤이 옆에 꼭! 붙어있어서 리샤이가 귀찮아하고 있음)
 
이노리:(잘 있네) (어디어디로 갈 수 있지)
 
코끝을 간질이는 장미향이 여전합니다.
 
환하게 빛이 쏟아지는 창에서는, 정원이 내다 보이네요.
 
이노리:(정원으로 가볼까...)
 
그러고 보니 이노리는 포춘 쿠키를 받았었죠.
 
장미는, 람피온은 정원의 지천에 있습니다.
 
이노리:자유시간이니까 산책정도는 괜찮겠지..? (정원으로 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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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에서 뚝 떼어낸 것 같은 고요한 숲속.
 
간간이 떨어지는 빛줄기를 제외하면 한밤중에 버려진 것 같습니다.
 
저택의 문이 귀에 거슬리는 소리와 함께 천천히 열리면……
 
정원이 보입니다.
 
철창을 균일하게 세워둔 담벼락에는 람피온이 화려하게 흐드러졌습니다.
 
어찌나 화려한지 너머가 보이지 않을 지경입니다.
 
피비린내처럼 강렬한 장미 향기가 휘몰아칩니다.
 
여름 내내 그럴 테지요.
 
이노리:나갈 생각은 없지만... (철창 가까이 다가가서 살펴본다.)
 
높이가 최소 2.5m,
 
폭 또한 약 10cm 미만의 좁은 간격을 고수하고 있으므로
 
빠져나가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심지어 철창의 가장 윗단마저 뾰족하게 다듬어져 있어,
 
타고 넘기도 쉽지 않습니다.
 
이노리:엄청 높네... (....) 여긴 정말 감옥같은 곳일지도.
(담벼락의 람피온을 본다.)
 
얽히고설킨 장미 덩굴의 가시가 생각보다 날카롭습니다.
 
이토록 많은 장미를 심은 것은 가시를 취하기 위함일지도 모릅니다.
 
어떤 동화처럼, 이 안으로 아무도 들거나 나서지 못하도록.
 
다시 말하자면, 바깥과 완벽하게 단절되어있다는 뜻입니다.
 
저택에 흐드러진 꽃이라곤 딱 한 종류, 람피온 뿐입니다.
 
칙칙한 검은색의 벽돌을 쌓고
 
남색처럼 보이는 청록색의 벽돌로 지붕을 꾸린 어두컴컴한 저택.
 
창틀은 윤조차 나지 않는 검은색입니다.
 
모든 잿빛 풍경 속, 오직 람피온만이 붉습니다.
 
운세가 말하길,
 
장미를 꺾으면 좋은 일이 생긴다고 했잖아요.
 
꺾을 장미라면 지천으로 널렸습니다.
 
어느 것을 골라도 좋습니다.
 
이노리:살아있는 생물은 잘 안건드리기로 했는데... 혼나진 않겠지? (고민하다가 가장 화려하게 핀 장미 한송이를 고른다)
 
소리 없이 한 송이의 목을 꺾자,
 
불타는 광경처럼,
 
떨어지는 노을처럼,
 
고인 피처럼 붉기만 하던 꽃송이 사이로 틈이 벌어집니다.
 
그리고 철창의 틈새로 당신은 누군가와 눈이 마주칩니다.
 
분홍색 눈동자,
 
이쪽을 바라보는, 또래 아이입니다.
 
람피온의 저택에서 한 번도 본 적 없는 사람입니다.
 
아이는 놀란 건지, 당황한 건지
 
눈만 깜빡이더니 천천히 철창 근처로 다가옵니다.
 
???:안녕.
 
그리곤,
 
???:이 저택에서 잃어버린 게 있어.
 
도움을 청합니다.
 
철창을 거머쥐는 손가락은 무척 부드러워 보입니다.
 
때마침 이노리는 손가락 끝에서 따끔한 감각을 느낍니다.
 
장미 가시에 찔린 탓에 핏방울이 맺혔거든요.
 
이노리:...외부인?
외부인이 어떻게..아야. (가시에 찔린 손을 본다.)
 
???:(잠시 손 끝의 상처를 바라보다, 다시 너를 바라본다.) 중요한 거야. 꼭 찾아서 돌아가야 해.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근처에 민가가 있었던 걸까요?
 
어쩌면, 도망가거나 도움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 여기서 벗어날 수 있을지도 몰라요.
 
이노리는 비로소 마틸다의 이야기가 진실하다고,
 
믿게 될 겁니다.
 
이 아이의 이야기였던 걸까요?
 
???:문을 열어줘.
 
이노리:네가... 마틸다가 말한 그 유령이구나. (황급히 주변을 살핀 뒤 낮은 목소리로) 아쉽지만 그걸 알았으면 아무도 여기 갇혀있진 않았을거야. 찾으려는게 뭔데...?
 
???:유령? (너를 물끄러미 바라보다) 아니, 틀려. 나는... 미뉴에트야.
내가 찾으려는 것은 세상에서 가장 따뜻하고 부드러운 것. 뜨겁고 강렬한 것. 끔찍하고 흥미로운 것...... (들고 있는 등롱을 고쳐 잡고는) 너는 알고 있어?
 
눈길이 닿는 곳에는 이노리가 꺾은 람피온이 있습니다.
 
아니, 분명히 람피온이 있어야 했습니다.
 
그러나 손아귀에 놓인 것은 검은 열쇠입니다.
 
드문드문 녹색으로 빛나는 열쇠는
 
장미의 가지를 깎아 만든 듯 정교하고 날카롭습니다.
 
끝에 매달린 람피온의 꽃송이가,
 
이것이 원래 장미였음을 증명합니다.
 
이노리:
SAN Roll
기준치: 30/15/6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미뉴에트... (그게 뭔데? 목 끝까지 튀어나온 말을 삼키고선) 그러니까, 지금 먹는걸 찾고 있는거지?
(그러다 문득 손에 놓인 열쇠를 보고 찡그렸던 눈이 커진다.) 왜... 이게...? 이상하다? 분명 열쇠가 아니였는데..?
 
???:먹는 거야? (고개를 갸웃하더니 등롱을 들어올린다.) 그냥 그걸 찾으면 여기에 담아오라고만 했어. (철창에 가깝게 서더니) 이거 열어줘, 그걸 찾기 전까지 나는 돌아갈 수 없어.
 
이노리:누가 너한테 시킨거야? (이렇게 어린애를...?)
미안하지만 그건 안돼. 난... 네가 누군지도 모르고, 학교에선 외부인은 금지라고 그랬어.
 
???:심부름하러 다녀오라고 보내주셨어. 여기 오면 나를 도와줄 사람이 있을 거라고 했는데... 너잖아. 왜 안 도와줘? (도리어 자신이 억울해하며 입을 삐죽이다가 털썩 주저앉는다.) 그럼 나 하루종일 여기 있어? 힘든데.
 
이노리:나...? (당황한듯 입만 벙긋거리다가 재차 설득한다.) 그냥 돌아가는게 좋을껄... 너도 알잖아, 여긴 흉흉한 소문만 도는 람피온의 저택이라고.
 
???:아~~ 몰라, 그런거. 나 아는게 별로 없거든. (바닥만 나뭇가지로 벅벅 긁다가) 그 안보다 여기가 더 위험한 것 같은데... 밤에 늑대에 물려 죽으면 어떡해? (궁시렁)
 
이노리:늑대도 있어????
 
???:우는 소리도 들었어. 무서워...
 
이노리:... ..
들어와서 정말 찾는것만 챙겨 가는거야?
 
???:응! (슬슬 넘어오는 기색에 철창에 바싹 붙어서는) 열어줄 거야?
 
이노리:그럼... 약속해. 위험한건 하지 않겠다고. 나까지 혼나고 싶진 않단말이야.. (새끼 손가락 내밈)
 
???:(갸우뚱... 네 행동을 알아보지 못하는지 고개를 기울이다 냅다 새끼손가락을 붙잡는다.) 나, 약속할게. (위험한 게 어떤건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노리:너... 이거 몰라? (붙잡힌 새끼손가락만 멀뚱멀뚱...)
(시골에서 온걸까) ...일단은 열어볼게.
 
이노리:(사용해본다)
 
철창은 무거운 소리를 내며 열립니다.
 
아이는 기다렸다는 듯 성큼 문안으로 들어옵니다.
 
한 손에 등롱을 들고 있고, 온통 흰옷을 입고 있습니다.
 
???:처음이야, 아무리 불러도 들어와도 된다고 아무도 허락해주지 않았어! (와락!)
 
이노리:어, 어..? (뻣뻣하게 눈만 깜빡거리다가) 아무리 외부인이라고 해도.. 늑대한테 잡아먹히는건 조금. ...다른 애들은 네가 유령이라고 생각했을거야.
 
???:유령? (금세 떨어져서 너를 빤히 바라보다) 나는 미뉴에트야. (재차 강조한다.) 사실 그게 뭔지는 모르겠지만. 너는?
 
이노리:그래그래, 그러니까 이름이 미뉴에트인거지?
나는 이노리야. 노노미야 이노리.
 
???:이름? 나는 이름같은 거 몰라. (으쓱) 그냥 내 존재에 대해 미뉴에트라고만 했어. 그치만 그렇게 불러도 상관 없어! 난 미뉴에트니까. (네 케이프 자락을 붙잡곤) 이노리, 이노리. 같이 찾아줄거야?
 
이노리:이름이 없어...??? 넌 정말... 이상한 애네. 그래도 뭐.. 수업시간 전까지는 같이 찾아줄게. (고개만 작게 끄덕여)
여기서는 너무 시끄럽게 굴면 안돼. 선생님 눈에 띄어서도 안되고.. 또 무작정 돌아다녀도 안되고.. (중얼중얼)
 
???:하지만 찾으려면 이곳저곳 돌아다녀야 하는데? (기웃) 난 이곳에 들어와 본 적이 없어서 길을 몰라. 네가 알려줘.
 
대화를 나누다 보면
 
당신은 금세 이상함을 눈치챌지도 모릅니다.
 
한 번도 와보지 않은 곳에선 잃어버릴 수 없습니다.
 
잃어버린 것의 이름을 모를 수도 없습니다.
 
이노리:(문을 열어준게 잘한 행동일까..?)
들키지 않게 조심해서 따라와. 따뜻하고 부드럽고 강렬한걸 찾는다고 했지? 식당으로 가야하나...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1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저택에 들어가기 전,
 
이노리는 무언가를 깨닫습니다.
 
아이의 저 흰 옷... 너무 눈에 띄지 않나요?
 
이노리:(마음에 걸린다...)
가기전에 잠깐만...
(주섬주섬 케이프를 벗어서 건넨다.) 이거 걸치고 가.
 
???:에이, 더운데~... (궁시렁거리며 케이프를 어깨에 두른다.) 잘 어울려?
 
이노리:옳지, 질한다. 머리색이랑 잘 어울리네. (박수도 쳐줌)
 
정체불명의 상대를 함부로 저택에 들일 수는 없습니다.
 
아이들이나 선생님에게 들키면 쫓겨날 수밖에 없겠죠.
 
몰래 저택을 들어가봅시다.
 
이노리:
듣기
기준치: 35/17/7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언뜻 조용한 듯 한데,
 
지금일까요?
 
이노리:
은밀행동
기준치: 25/12/5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조심조심, 발소리를 죽여가며
 
거실을 지나 계단을 오릅니다.
 
콩.
 
어라?
 
정면으로 내려오던 선생님과 딱 마주쳐버렸네요.
 
선생님:이노리,
 
이노리:.......네?
 
선생님:왜 혼자 놀고 있나요? (걱정스러운 듯 바라보며) 친구들이랑 싸운 건가요?
 
네, 그렇습니다.
 
마치 아이가 보이지 않는 것처럼 말합니다!
 
이노리:아, 아니요...? 그냥 산책을 좀 하려고.... ? (당황해서 옆에 선 아이와 선생님을 번갈아서 봄)
 
리샤이:이노리, 수업 안 가?
 
지나가며 말을 거는 친구도 아이의 존재는 전혀 눈치채지 못합니다.
 
오, 이런……
 
정말 유령인 걸까요?
 
그러나 이노리는 분명히 아이를 볼 수 있고,
 
만질 수 있고,
 
닿을 수도 있습니다.
 
오직 당신만이 그렇습니다.
 
선생님:몸이 안 좋은 건 아니죠?
안색이 나쁜데...
 
이노리:(한번도 믿어본적 없는 유령이란 존재를 믿어야하는가... 심각하게 고민중)
 
선생님:이노리?
 
이노리:아. 아니에요..!
 
선생님:정말 괜찮은 건가요? 고민이 있다면 얼마든지 선생님에게 말해줘도 좋아요. (어깨 토닥)
 
이노리:선생님은... 유령이 있다고 믿어요?
 
선생님:음... 제 눈으로 본 적은 없지만 있다고 생각해요. 유령이 없다면, 우리 마틸다의 능력은 달리 설명할 수 없으니까요.
어머, 이제보니 이노리도 사라에게 그 소문을 전해 들었군요? (귀여워라... 작게 웃으며) 학교에 유령이 있다죠?
 
이노리:있었구나.... (쿠궁...) 그럼 손도 닿고 말도 막.. .하는 그런 유령도 있을 수 있는거에요?
 
선생님:글쎄요? 선생님도 유령을 직접 만나본 적 없어서 알 수가 없네요. 마틸다에게 물어보는 건 어떤가요? (흐뭇하게 미소짓다 멈칫) ...그런데 어디서 무슨 소리 들리지 않나요?
 
뒤를 돌아보면,
 
아이가 심심한지 계단 난간을 발로 차고 있습니다…
 
이노리:아...아무것도 아닐걸요? 저 가볼게요...! (허둥지둥 데려감)
 
???:(우당탕탕 끌려감)
 
이노리:(주변을 두리번 살피더니 아무것도 없는 걸 확인하고 나서)
너... 너너너...
유령 아니라매!
 
???:유령 아니야. (으쓱) 미뉴에트라니까? 미뉴에트가 유령인가?
 
이노리:거짓말... 그럼 선생님은 너가 바로 옆에 있는데도 왜 못봐?
 
???:하지만 너는 날 볼 수 있잖아. 그건 왜 그런건데? (손을 네게 내밀어 본다.) 이노리, 내가 무서워?
 
이노리:(말없이 손을 포개 올려)
...나만 보이고, 나만 닿을 수 있는 미확인생물체를 만난 기분이야.
 
그리고 이노리는,
 
자신을 붙잡은 손이 소름 끼치도록 차가워 깜짝 놀라고 맙니다.
 
찬물로 씻은 것처럼, 밤바람에 꽁꽁 얼린 것처럼!
 
닿는 순간 악 소리가 절로 나는 온도입니다.
 
이노리는 람피온입니다.
 
람피온이란 으레 그렇듯 일반 사람보다 체온이 1℃정도 높기 마련이에요.
 
그것을 고려하더라도, 너무 차갑지 않은가요?
 
원래 이렇게 차가웠던가요?
 
그러니까,
 
꼭, 유령처럼…….
 
왠지 오싹해집니다.
 
이노리:
SAN Roll
기준치: 29/14/5
굴림: 2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정작 본인은 람피온의 체온을 뜨겁게 느끼지도 않는지, 싱글거리며 포갠 손을 내려다본다.) 그래도 다른 사람한테 들킬 일은 없잖아. 좋지?
 
이노리:좋...은게 아니야 지금..!
손은 또 왜 이렇게 차가운건데... (덥썩 볼도 만져봄)
 
???:으엥. (주물럭당함) 왜! 들키기 싫어했잖아. (삐죽)
 
이노리:점점 너가 유령이라는 쪽으로 마음이 기울고 있어...
 
???:아무렴 어때, 유령이든 미뉴에트든. (본인의 일이라고 생각은 하는 건지 무심한 어조로 말을 흘리곤) 내가 정말 유령이어도 착한 유령할게. 그럼 되잖아.
 
이노리:그래, 너의 그런 점이 더 이상하다는거야. (차가운 체온에 손이 시려워진듯 슬쩍 손을 떼어낸다. 그러더니 푹 한숨을 쉬고선) ...빠르게 찾아보자. 최후의 수단으로는 마틸다에게 가는 수밖에.
 
???:마틸다가 누구데? (기웃기웃 거리며 네 뒤를 따라간다.)
 
이노리:있어, 널 빠르게 집으로 돌려보내줄 친구.
 
람피온의 저택은 총 3층으로,
 
1층은 생활 공간,
 
2층은 개인 공간,
 
3층은 교육 공간입니다.
 
어디부터 돌아볼까요?
 
이노리:(1층부터 가보자)
 
1F
 
1층 거실에는 양쪽으로 계단이 펼쳐지고, 여러 개의 문이 나 있습니다.
 
순서대로 식당, 도서관창고과 놀이방입니다.
 
현관을 통해 정원으로 나갈 수 있습니다.
 
이노리:(도서관으로 저벅저벅)
 
???:(쫄래쫄래)
 
 도서관
 
책장이 가득한 도서관은 저택에 딸린 것치곤 꽤 그럴싸합니다.
 
문 옆에는 안내대가 있습니다.
 
책장마다 분류 팻말이 붙어 있어
 
어렵지 않게 원하는 책을 찾을 수 있습니다.
 
어디서든 책을 읽을 수 있도록
 
곳곳에 책상, 빈백, 소파 따위가 널려 있습니다.
 
책장 사이를 거닐자니 종이 냄새가 물씬 풍기네요.
 
이노리:(안내대로 가본다!)
 
안내대에는 도서관 이용 수칙이 적혀있고,
 
책 수레가 옆에 세워져 있습니다.
 
책을 대출할 때는 도서 카드를 작성하세요.
 
다 읽은 책은 수레 위에 놓아주세요…….
 
이노리:잘 따라오고 있지? (책장을 살펴본다.)
 
???:응! (대답은 막둥이같이)
 
책들은 모두 분류에 맞춰서 책장에 꽂혀 있습니다.
 
문학종교, 역사, 과학.
 
어라? 초능력에 관한 책은 없군요.
 
명색이 초능력 학원이면서 말이에요!
 
이노리:뭐.. 초능력은 지금 당장 급한게 아니니까. (문학부터 꼼꼼히 살펴봄)
 
소설, 시집 따위가 차곡차곡 꽂혀 있습니다.
 
10살이 읽기 딱 좋은 어린이 소설이 대부분입니다.
 
이노리: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43
판정결과: 실패
 
좀 더 뒤져볼까요?
 
이노리: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영웅 람피온이란 동화책을 찾습니다.
 
여행을 떠나는 람피온의 삽화를 마지막으로 1권이 끝납니다.
 
뒷이야기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네요.
 
누가 빌려간 걸까요?
 
???:그 다음은? 어떻게 돼?? (기대 가득한 눈)
 
이노리:2권을 찾아오면 읽을 수 있을걸.. (여긴 없나... 한번 더 찾아봄)
 
도서카드를 확인해보면,
 
다음 권은 선생님이 빌려간 것 같습니다.
 
이노리:다음에 선생님께 물어봐야겠다. 일단 다른 것부터 찾자.
(종교란도 살펴봄)
 
성경, 불경부터 종교학까지,
 
각종 종교 서적이 꽂혀 있습니다.
 
그리스 로마 신화 시리즈가 약 스무 권에 걸쳐 정리돼있습니다.
 
이노리: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그리스 로마 신화를 살펴보면
 
여신과 남신, 인간, 요정의 사랑 이야기가 적혀있습니다.
 
사랑하는 사람을 오라비의 간계에 넘어가 직접 쏘아 죽인 아르테미스라거나,
 
황금 사과를 두고 겨루었던 세 여신의 이야기라거나,
 
연인이 사자에 잡아 먹혔다고 믿고 자살해버린 비운의 이야기 같은 것들이.
 
도서실을 둘러보고 나면,
 
이노리는 무척 피곤할지도 모릅니다.
 
그야 많은 글을 읽고,
 
여러 책장 사이를 돌아다녔으니까요.
 
이노리:
건강
기준치: 45/22/9
굴림: 46
판정결과: 실패
 
큰 피로감을 느끼고
 
으슬으슬, 오한을 느낍니다.
 
낮잠 시간을 스킵한게 문제였을까요?
 
좀 졸린 것도 같습니다...
 
주위에 널린게 빈백인데, 잠시 쉬고 가도 좋을 것 같아요.
 
이노리:(눈 부빔) ....저기서 조금만 쉬었다가 가자.
 
아이와 함께 빈백이나 소파 따위에 앉습니다.
 
마침 커다란 창 너머로 빛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이맘때가 저택이 가장 환할 시간이거든요.
 
빛이 내리쬐면 먼지가 빛의 입자처럼 나풀거립니다.
 
아이는 그걸 만져보곤, 잠깐 고민하다……
 
???:내가 찾는 건 여기 없는 것 같아. (팔짱을 끼곤 네가 앉은 소파 밑에 등을 기댄다.)
 
이노리:그런거 같네... (소파에 눕다싶이 앉아 웅얼거린다) 다른 힌트같은건 없어..? 네가 말한건 너무 수수께끼 같아...
 
???:다른 말은 들은 적이 없어. 하지만 본다면 바로 알 수 있을 거야, 나는. (미묘하게 확신에 찬 어조로) 여긴 재미 없어. 이노리는 이상한 종이 쪼가리만 계속 들여다보고 있고.
 
이노리:한마디로 전부 돌아다니라는 소리구나? (잠시 말이 없다가) 난 재밌기만 한데... (치) 너도 재밌게 읽었잖아. 영웅 람피온.
 
???:그건 이노리가 알려줬잖아. 난 글 같은 거 읽을 줄 몰라. (심드렁하니 기대 있다 갑자기 흥미로운 듯 상체를 일으키며) 뒷 이야기는 어떻게 될 것 같아?
 
이노리:그래..? 여태 뭐하다가 왔는데 글도 못읽고, 이름도 없는거야? (얘 진짜 단순하다..) 뒷 이야기는 으음... 소원이 이루어졌겠지? 함께 살아가진 못해도 함께 죽을 무언가라던가..
 
???:좋겠다. 글도 읽고 이름도 있고. (네 이름을 느릿하게 발음하다) 그냥 아주 오래 잤던 것 같아. 눈을 뜨고 나선 그걸 찾아야 한다는 것만 알 수 있었어...
난 불타지 않는 나뭇가지로 뭘 할 건지 궁금해! 그리고 신은 바보같아. 람피온은 사실 같이 죽는 것보단 함께 살아가고 싶었을 걸?
 
이노리:피... 무슨 잠만보가 그렇게 오래잔대. (턱만 퇴고 아래를 슬쩍 내려다본다.) 너는 한번도 안궁금했어?
신화라면, 나뭇가지가 마법처럼 사람이 된다거나 동식물로 변했겠지. 신이 바보... 람피온이 잘못 소원빈게 아니고?
 
???:궁금해야 해? 하지만 그런 건 별로 중요하지 않게 느껴지는데... (기지개를 쭈욱 피곤) 신이 바보인게 맞아! 그야 신은 뭐든 알고 있어야 하잖아? 그럼 그 나뭇가지가 친구 해주면 되겠다. 같이 죽으려고 태어나는 건 너무하잖아, 그치?
 
이노리:이름을 불러줄 수 없잖아. 미뉴에트...는 이름이 아니라며?
그렇게 말하니까 좀.. 바보같기도 하다. 그치만 원래 신은 뭐든 다 들어주는 존재가 아니랬어. 아니면 또 혹시 몰라? 착한 신이여서 람피온에게 친구를 만들어줬을지.
 
???:그런가? 그럼 이름이 기억나면 가장 먼저 알려줄게. (바닥에서 일어나 바지를 툭툭 털곤) 그래도 소원을 이루어준다고 했으니까 나쁜 신은 아닐 거야. 음! 다음은 어디로 갈 거야?
 
이노리:기억났으면 좋겠네. (앉아서 멀뚱멀뚱) 벌써 일어나? 안피곤해?
 
???:(멀뚱멀뚱) 별로 움직이지도 않았잖아?
 
이노리:나는 꼭 낮잠을 자야한다고... (꿍) (일어난다)
 
???:조심해, 그러다 너도 네 이름 까먹으면 어떡해?(ㅋㅋ)
 
이노리:(어이없는 눈빛 ㅋ)
놀이방 가자. 거긴 너도 좋아할것 같은데..
 
???:놀이방?! (두근두근)
 
 놀이방
 
어린 람피온들이 놀 거리로 가득한 방입니다.
 
바닥에는 두꺼운 매트가 깔려있어 발소리가 나지 않습니다.
 
벽을 따라 2층짜리 수납장이 설치되어 있고,
 
칸마다 다른 장난감이 들어있습니다.
 
이미 몇 명은 바닥에 앉아 놀고 있습니다.
 
이노리:어때 여긴? (수납장을 열어본다)
 
나무를 깎아 만든 네모반듯한 칸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습니다.
 
수납장의 표면에는 삐뚤빼뚤한 낙서가 새겨져 있고,
 
모서리도 약간 깨졌습니다.
 
남아있는 장난감들은 대충 다음과 같습니다.
 
???:(탐지견이 된 기분...) 모르겠는데...
 
이노리:어.. 재밌어보이냐는 말이였는데. (장난감들을 대충 끌어다 놓는다.) 이런건 안좋아해?
 
???:이노리는~~~ 애구나. (사실 어떻게 노는지 몰라서 별 반응 없음)
 
이노리:너도 애거든? 관심없나보네.. 좋아하는거 없어? (낙서를 살펴본다.)
 
이건 또 몇 번째 소문일까요?
 
???:어려운 것만 물어봐. 너는 뭐 좋아하는데? (바닥에 앉아 할리갈리 종을 땅땅 울린다...)
 
이노리:나? 책읽기, 혼자있기, 잠자기, 인형...?
 
???:혼자 있기? (끔뻑 끔뻑)
 
이노리:조용한게 좋아서 그래. (트럼프 카드를 꺼내본다.)
 
???:(합죽이...)
 
평범한 트럼프 카드. 문양과 숫자 순으로 정리되어있습니다.
 
이노리:
기준치: 49/24/9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컬러 조커와 흑백 조커가 보이지 않습니다...
 
트럼프에서 가장 상징적인 카드가 아니었나요?
 
이래서야, 조커 뽑기 놀이는 못하겠네요...
 
이노리:(끙.....그냥 내려둠)
(할리갈리로 다시 도전)
 
한 장씩 카드를 내고,
 
똑같은 과일이 5개가 되면 먼저 종을 치는 쪽이 카드를 전부 가져갑니다.
 
놀고 싶다면 아이에게 룰을 설명해줍시다.
 
이노리:잘 들어봐? (이러쿵 저러쿵 룰을 설명해본다)
 
???:3 2
(집중)
 
이노리:24
 
???:1 3
 
이노리:13
 
???:3 3
(땡)
 
이노리:(아
잘하잖아..!!
 
???:아자!!!
(카드를 얄밉게 박박 긁어모아 감)
한번 더 해? (의기양양)
 
이노리:한번 더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나부터 하다? 이겼으니까.
 
이노리:참나... 그래.
 
???:2 3
 
이노리:13
 
???:1 4
 
이노리:13
 
???:2 3
 
이노리:25
 
???:(땡)
 
이노리:(땡)
 
???:
 
이노리:
 
???:틀렸다
너도 쳤지?! 너도 쳤지?!
(내 손등을)
 
이노리:너가 먼저 쳤어!
 
???:아야야~ 아파 (엄살)
 
이노리:아주 살짝 닿았거든..?
 
???:짝 소리 났어!
치...
가져가.
 
이노리:응. (헤헤)
 
???:이 판으로 승부를 가리자. (활활)
 
이노리:진짜 마지막.
 
???:이긴 사람이 먼저 해.
 
이노리:좋아~
35
 
???:(땡)
ㅋㅋ
 
이노리:응?
(.........)
 
???:끝났네?
(신남)
 
이노리:이거 말고 다른거 해.
 
???:얼마든지~ (우쭐!)
 
이노리:(악어모형 꺼내본다)
 
???:이노리는 둔하구나~ (흥얼흥얼)
 
뾰족뾰족한 이빨을 가진 초록색 악어 모형입니다.
 
이빨을 누르면 랜덤하게 입을 다뭅니다.
 
???:이거에서 지면!
 
이노리:지면?
 
???:뭐하지? (멀뚱...)
 
이노리:소원...들어주기?
 
???:그래!
내가 먼저 한다? (쑥)
기준치: 35/17/7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
 
이노리:너 되게 운없다
 
???:연습판?
 
이노리:그래~
 
???:이번엔 이노리 먼저 해.
 
이노리:내가 보여줄게.
기준치: 49/24/9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뭐를?)
 
이노리:(?)
이.. 이상하다...?
이거 고장난거 아냐?
 
???:소원 하나~
 
이노리:너도 걸리면 쌤쌤으로 쳐..!
 
???:그럼 딱 두 번 더해.
 
이노리:콜.
 
???:이번엔 내가 먼저!
기준치: 35/17/7
굴림: 49
판정결과: 실패
고장났나봐.
 
이노리:음~
 
???:재미없다 이거
 
이노리:내가 한번 더 해볼게?
 
???:응..
 
이노리:
기준치: 49/24/9
굴림: 3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안.고.장.났.는.데?
 
???:(씨.익.씨.익.)
기준치: 35/17/7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
졌...다
 
이노리:소원권 하나~
 
???:다른 거 해!
 
이노리:그럼 이거도 해볼까..? (다트판 꺼냄)
 
어린이용 다트는 끝부분이 자석으로 마무리되어 있습니다.
 
집중력을 향상해 능력 제어에도 도움이 된다고 하더군요.
 
다트판이 보입니다.
 
이노리:(얍)
사격(권총)
기준치: 20/10/4
굴림: 2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나 좀... 잘하네.
 
정중앙에 다트가 꽂힙니다!
 
집중력이 엄청나네요.
 
???:사실 쉬운거 아냐? (쇽)
사격(권총)
기준치: 20/10/4
굴림: 1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쉽네?
 
이노리의 다트가...
 
툭...
 
이노리:....
 
떨어집니다
 
???:(헤헹)
 
이노리:한번 더 하자.
 
???:(다트 건네줌)
 
이노리:(최선을 다해서 던진다!!)
사격(권총)
기준치: 20/10/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최선을 다해 실패!!
 
힘이 너무 셌는지...
 
너머로 날아갔습니다.
 
이노리:이.... 이...
 
???:어디갔어? (두리번 두리번)
 
이노리:잘 찾아봐... (뒤적뒤적)
 
???:내가 복수해줄게... (뭐한테?)
(슝!)
사격(권총)
기준치: 20/10/4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나한테...)
 
게일:아!!
 
저만치서 잘 놀고 있던 게일이 뒷통수를 얻어맞은 것 같습니다..
 
씩씩대며 이쪽으로 오는데요?
 
게일:이-노-리...
 
이노리:으응..??
 
게일:아프잖아!!!!!!!!!!!! (빼액)
 
이노리:(삐질삐질) 어.... 어....
 
???:저런~
 
게일:머리에 혹 난 것 같아! (씩씩)
봐봐ㅜㅜ (머리 들이댐)
 
이노리:미안해.... (내가 던진건 아닌데...)
호.. 해줄까?
 
???:멀쩡한데? (이쪽이 던져놓고)
 
이노리:너 때문이잖아..! (소곤)
 
게일:왜 혼자 다트놀이를 하고 있던 거야? (흥.. 사과에 좀 누그러진 듯) 같이 젠가나 하자.
 
이노리:그냥 심심해서.. 해봤어. (혼자는 아니였지만) 젠가는...~ 다음에 같이 해줄게. 지금은 조금 바빠.
 
게일:바쁘다고..? (다트판과 이노리 번갈아 봄...) 방금 심심하다며?
 
???:(옆에서 팔짱 끼고 불퉁하게 바라봄)
 
이노리:(아니 양쪽에서 왜 그래) 다음에.. 2배로 놀아줄게... !
 
???:왜 쟤랑 두배로 놀아? (못마땅...)
 
게일:두배... 큼큼. 그래! (단순) 난 또 나랑 놀기 싫은가 했지.
 
이노리:지금은 너랑 찾으러 다녀야하니깐.. (소곤소곤)
그럴리가. 다음에 놀고.. 난 가볼게? (어색한 얼굴로 아이를 데리고 나온다.)
 
다음은 어디로 가볼까요?
 
이노리:창고로 가자. (삐졌나..? 힐끔)
 
???:(묘하게 심통난 얼굴...)
 
 창고
 
먼지 냄새가 자욱하고 어두컴컴합니다.
 
불을 켜도, 특유의 음산한 분위기가 가시지 않네요!
 
안쪽으로 선반이 길게 서 있는데, 여러 가지 물건들이 쌓여있습니다.
 
위층과 아래층으로 나뉩니다.
 
이노리:너 입술나왔다? (볼쿡)
(아래층부터 가본다)
 
청테이프, 정원용 가위, 물뿌리개, 약통 따위가 보입니다.
 
저택의 관리도 선생님의 담당인 모양입니다.
 
창고에는 아이가 찾는 것이 있을까요?
 
마땅히 뜨겁거나, 따뜻한 것,
 
아무튼 그런 건 보이지 않습니다만……
 
발아래 무언가 걸립니다.
 
람피온입니다.
 
이노리:이게 왜 여기있지? (집어들음)
 
아니, 엄밀히 말하자면 생화는 아닙니다.
 
딱딱하고, 바짝 마른 람피온은……
 
당장에라도 바스러질 것 같습니다.
 
빛바랜 붉은색은 검게 보일 지경입니다.
 
좋은 향기,
 
아니, 탄내가 납니다.
 
아주 오랜 시간을 들려 말린 것 같습니다.
 
창고 어디를 둘러 보아도 비슷한 것은 보이지 않습니다.
 
이 한 송이는 왜 이곳에 달랑 버려져 있던 걸까요?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이상한 냄새를 맡을 수 있습니다.
 
아주 옅은... 탄 내음?
 
그 불쾌한 냄새는, 머리 위에서 납니다.
 
이노리:뭐지...? (위를 본다)
 
위를 올려다보면 다락방의 문이 보입니다.
 
이노리와 아이의 손이 닿지 않는 천장에 달려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이노리:(주변에 사다리 같은건 없나 살펴본다)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어두워서 잘 보이지 않네요...
 
선반을 타고 올라가볼까요?
 
이노리:(시도는 해보자..)
 
이노리:
오르기
기준치: 20/10/4
굴림: 1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스파이더맨인가
 
고양이처럼 날래게 선반을 타고 올라갑니다.
 
마침내 다락방의 문을 열면,
 
줄 사다리가 주르륵 쏟아집니다.
 
천장에서 대롱대롱 흔들리는 그것은,
 
꼭 혀를 내민 모양새입니다.
 
???:와아아 (삐졌던거 잊고 박수)
 
이노리:올라가보자. (뿌듯함..)
 
???:진짜 올라갈 거야?
 
음, 다락방이라니 비밀의 방 같고 흥미진진하네요.
 
보통 이런 데 숨겨진 시체가 들어있던데 말이에요…….
 
이노리:응? 찾을려면 이런 곳도 가봐야 하는거 아냐?
 
???:그런가? (줄 사다리 흔들흔들) 가보자.
 
다락방은 어둑어둑합니다.
 
이노리와 아이의 머리가 닿을락 말락,
 
천장이 다른 곳보다 낮은 편입니다.
 
바깥에 난 창으로부터 희멀건 햇살이 쏟아집니다.
 
창틀로 나뉜 4개의 사각형이 하얗게 바닥을 물들입니다.
 
가장 먼저 케케묵은 탄 내가 당신의 숨을 틀어막습니다.
 
발아래 널린 것은 모두 말라버린 람피온입니다.
 
무엇 하나 생생하지 않고 바싹 시들어 차디찹니다.
 
꽃이 흩어진 바닥은 다락방이 아니라 꼭 꽃밭 같습니다.
 
그리고 가장 어두운 안쪽에는 커다란 거울이 서 있습니다.
 
이노리:(콜록콜록) 탄내난다.. .전부 시들었네.
 
???:다 탄 건가? (킁킁)
 
이노리:대체 뭐하는 방이지? (거울 앞에 선다)
 
은색 테두리를 가진 전신 거울은 웅장하게 바닥을 딛고 섰습니다.
 
다락방 곳곳에는 오랜 세월 방치된 흔적이 낭자한데,
 
매끄러운 유리는 먼지 한 톨 없이 투명합니다.
 
그리고…… 산산이 조각난 채로 깨져 있습니다.
 
이노리는 거울을 보면 어떤 소문을 떠올릴지도 모릅니다.
 
이노리:이 거울... 깨져있네?
....
그러고 보니 19조각 거울은 악몽을 보여준다고 했던 것 같기도 하고.. . . . (슬쩍 몸을 돌린다)
 
거울의 깨진 조각을 세어보면 총 19개라는 걸 알 수 있습니다.
 
거울 속에 비치는 것은 이리저리 갈라진 이노리입니다.
 
아이는 비치지 않습니다.
 
슬쩍 몸을 돌렸음에도,
 
너머의 이노리는 금색 눈동자로 현실의 자신을 바라봅니다.
 
그런데…
 
능력이라곤 전혀 사용하지 않았건만,
 
거울 속 이노리의 눈동자는 형형하게 빛나는 황금색입니다.
 
정오의 태양,
 
꺼지지 않는 불꽃,
 
가장 밝고 위험한 색.
 
눈이 마주쳤다고 느끼는 순간,
 
거울 속 이노리가 얼굴을 일그러뜨립니다.
 
자신과 전혀 다른 얼굴을 한 거울을 본 이노리,
 
이노리:
SAN Roll
기준치: 29/14/5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이노리:
심리학
기준치: 35/17/7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들썩이는 어깨,
 
처진 눈썹과 내리뜬 눈동자.
 
슬픔에 흐느껴 우는 것처럼요.
 
???:이노리가 둘... (번갈아 보다)
이노리, 왜 울어?
 
이노리:(당황한듯 손으로 눈가를 훔쳐본다.)
 
그러나 이노리의 눈가에는 아무것도 묻어나지 않습니다.
 
거울 속의 이노리는 손을 들어 자신의 눈을 덮습니다.
 
아, 그래요.
 
이것은 더 이상 이노리의 잔상이 아닙니다.
 
스스로 움직이는,
 
이노리를 흉내 내는 귀신에 불과합니다.
 
한동안 손은 눈두덩이 위를 떠나지 않고,
 
대신 입술이 무어라 벙긋거립니다.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45
판정결과: 실패
눈을 고, 간하게 원해. 눈물을 밀어내는 것처럼 거운 것을 떨구는 거야.
 
입 모양은 느릿하지만,
 
소리가 없으니 도통 알아들을 수 없습니다.
 
거울 속 이노리가 손을 떨구면,
 
그 손안에는 빛나는 보석이 담겨 있습니다.
 
붉음으로 시작해 황금으로 끝나는 색.
 
일몰을 담은 양 이글거리며 타오르는 광채.
 
눈물 모양으로 섬세하게 세공된 그것은
 
19조각의 유리로는 다 담지 못할 만큼 찬란하게 반짝이고 있습니다.
 
선명하게 빛나는 보석은 시선을 빼앗습니다.
 
이노리:
정신
기준치: 30/15/6
굴림: 55
판정결과: 실패
 
누구에게도 내어주고 싶지 않습니다.
 
아,
 
탐욕이 혀를 날름거리며 입맛을 다십니다.
 
이노리가 거울에 시선을 뺏긴 사이,
 
바짝 다가온 아이는 이렇게 말합니다.
 
???:이거야.
 
일렁이는 눈동자가 이노리를 빤히 바라봅니다.
 
???:내가 찾던 게, 바로 이거였어.
 
그렇게 말하는 아이의 목소리에 드디어, 라는 기대가 가득합니다.
 
하지만 이건 데일 듯 뜨겁지도,
 
끔찍할 정도로 아름답지도 않은데 말이에요.
 
아니,
 
애당초,
 
거울 속에 들어있는 것을 무슨 수로 찾는단 말인가요?
 
이노리:... 정신차려.
이건, 그러니까.. 악몽. 악몽같은거야. 애초에 거울 속에 들어있는 걸 어떻게 찾아?
 
???:저게 맞아. (확신에 가까운 목소리로 거울을 살펴보다 이내 천천히 고개를 젓는다.) 하지만 모자라. 
내가 찾으러 온 건 전부인데, 이건 일부에 불과해.
 
이노리:저런 보석을 또 어디서 찾아?
...이상해. 내려가자, 우리.
 
???:그건 모르지만... 내가 찾는 건 이 저택에 있는 게 맞았어. (거울에 손바닥을 대었다가) 얼른 전부를 찾고 싶어.
 
아이가 거울에 손을 대면
 
거울 속 이노리는 잠시간 유리를 사이에 두고 손바닥을 겹쳤다가,
 
무어라 속삭이곤 사라집니다.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방금 뭐라고 했어?
 
이노리:....몰라.
 
거울 속 이노리가 먼 곳으로 떠나면,
 
거울은 아무것도 비추지 않습니다.
 
거울이 아니라 창문이라도
 
응당 유리라면 앞에 선 것을 비추기 마련인데,
 
이노리도 아이도 전혀 담겨 있지 않습니다.
 
이해할 수 없는 일투성이입니다.
 
문득, 이노리는 한기를 느낍니다.
 
이노리:
정신
기준치: 30/15/6
굴림: 32
판정결과: 실패
 
어쩐지 기침이 나옵니다.
 
람피온의 저택은 여름이 분명한데도,
 
숲속인 탓인지 날이 쌀쌀합니다.
 
타인의 체온이 필요한 계절입니다.
 
음, 아이는 너무 차가우니 예외로 둘까요.
 
이노리:(콜록콜록) 추워... 내려갈래.
 
???:아퍼?? (또 다른 이노리가 사라진 거울에는 관심이 없는 듯 군말 없이 시선을 뗀다.)
 
이노리:몰라... 갈래! (괜히 미묘해진 기분에 다락방 아래로 내려간다.)
 
???:같이 가! (호다닥)
 
이제 어디로 갈까요?
 
이노리:(창고 윗층도 한번 봐야지..)
 
새 침구가 차곡차곡 접혀있습니다.
 
수건, 목욕용품을 비롯해 앞치마 따위가 함께 보입니다.
 
여분의 교복도 있는 것이, 잡다한 생필품을 정리해둔 것 같습니다.
 
이노리:별거없네... 나가자. (괜히 아까 모습에 어색해짐)
 
???:이노리랑 똑같은 옷들이다. (힐끔힐끔 보다 따라 나간다.)
 
이노리:(거실로 간다!)
 
천장에는 낡은 샹들리에가 걸려있고,
 
푹 꺼진 소파가 설치되어 있습니다.
 
다른 아이들은 수업을 들으러 간 건지 보이지 않습니다.
 
테이블은 잔뜩 어질러졌네요.
 
이노리:(테이블을 본다)
 
낮은 나무 테이블에는 유리를 씌웠습니다.
 
사이에 신문 스크랩 따위가 얼기설기 끼워져있습니다.
 
테이블 위에는 종이 더미가 쌓여있고, 색연필이 굴러다닙니다.
 
이노리:어디보자... (신문 스크랩부터 읽어본다)
 
람피온의 기사를 스크랩한 것입니다.
 
1952년, 1957년, 그리고 1987년.
 
날카로운 의문이 적혀있습니다만, 아무도 해결하지 않을 문제입니다.
 
기사를 읽느라 테이블에 기대면, 유리가 조금 미끄러집니다.
 
그리고 다른 기사들 아래 묻혀있던 신문 조각이 밀려 나옵니다.
 
이노리:이게 뭐지? (신문 조각을 집어든다)
 
이노리:
손놀림
기준치: 35/17/7
굴림: 53
판정결과: 실패
 
찌이익.
 
요란한 소리와 함께 종이가 세 갈래로 갈라집니다.
 
이노리:......
 
퍽 오래된 모양인지,
 
안 그래도 드문드문 날아간 글씨는
 
일어난 종이 끄트머리 때문에 한층 더 알아보기가 어렵습니다.
 
이노리:
언어(모국어)
기준치: 25/12/5
굴림: 41
판정결과: 실패
 
19…년도의 신문입니다.
 
…호수 근처의 커다란 …이 커다란 산불로 완전히 …되었다는군요.
 
일주일 가까이 불이 꺼지지 않아 소방대원들이 퍽 고생했다고 쓰여 있습니다.
 
근처 주민들은 모두 대피했고,
 
…들과 수목의 피해도 천문학적인 수를 기록했던 …형 화재입니다.
 
…명 피해는 파악되지 않았습니다.
 
숲이 흔적도 남지 않아 시체를 발견할 수 없었다고 하거든요.
 
이노리:불이 났나...? 그래서 창고에 그렇게 시든 꽃들이 많았던거구나.
 
???:어디 불이 났대? (기웃)
 
이노리:여기에 불이 났던거 같은데...
 
???:흐응~
 
이노리:다 찢어져서 잘 모르겠지만... (우울한 얼굴로 종이더미도 살펴본다)
 
테이블 위에 널브러진 것은 스케치북의 낱장입니다.
 
아이들이 그림을 실컷 그리다 간 모양입니다.
 
누군가는 울새를,
 
누군가는 사람을,
 
누군가는 유령을,
 
또 누군가는 선생님을 그렸습니다.
 
장미를 그린 아이는 없군요.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2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노리는 그림 중 유령을 그린 것이 마틸다라는 걸 눈치챕니다.
 
마틸다는 이번 해 람피온 중에서 그림을 못 그리기로 유명했거든요.
 
그러고 보니, 아까도 유령 이야기를 하고 있었죠.
 
몽타주일까요?
 
이노리:(비교해 본다!)
 
???:(끔뻑) 뭐해?
 
그림 속 유령은 희멀건 옷자락을 흩날리고 있습니다.
 
이건 눈인가?
 
아무튼, 분홍색 동그라미가 세 개 그려져 있습니다.
 
유령이라더니 별로 무섭지는…….
 
이노리:(왜 3개지)
 
아이가 눈을 깜빡입니다.
 
동그란 눈동자가 물끄러미 이노리를 바라봅니다.
 
유령처럼 새하얀 옷,
 
투명한 분홍색 눈동자,
 
소곤소곤 떠드는 입술.
 
이노리:
심리학
기준치: 35/17/7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아이는 이노리를 빤히 바라봅니다.
 
유리구슬 같은 눈동자에는 이노리의 얼굴만 비칩니다.
 
왜 이렇게, 낯설게 느껴지는지 모르겠습니다.
 
……그림 속 유령과 닮은 것 같다면, 실례일까요?
 
???:그거, 나야?
 
이노리:음... 그런거 같아.
 
???:누가 그렸는지는 몰라도 되게 못 그렸네~ 나는 눈이 두갠데. (눈을 가늘게 뜬다...)
 
이노리:그래도 조금... 닮은 것 같기도 한데?
옷도 그렇고, 색도 맞췄잖아.
 
???:그래봤자 색만 똑같잖아. 그러면 이것도 이노리야? (팔락거리며 종이 뭉치 중 하나를 집어든다.)
 
당신은 게일이 자신을 그려두었다는 것을 눈치챕니다.
 
그러나…… 믿을 수 없을 만큼 못생겼습니다.
 
그러니까, 외모 판정을 대실패한 이노리처럼!
 
이노리:응..? 이건...
되다만 난야.
나.
 
???:되다만... 이노리?
 
이노리:색만... 비슷하네. (참나..)
 
???:그렇지? (씨익 웃으며 두 종이를 성의 없게 바닥에 툭.. 떨군다.)
 
이노리:(왜 떨구지? 정리해줌)
 
???:(마음에 안들어서)
 
이노리:내가 너 그려줄까?
 
???:응! (냉큼)
 
이노리:(흰종이 찾아서 꺼냄) 흠흠... 한번 해볼게? 대신 너도 나 그려줘.
 
???:(어색하게 크레파스 잡음)
 
이노리:잘잡네!
(슥슥...)
손놀림
기준치: 35/17/7
굴림: 67
판정결과: 실패
 
???:(싹싹...)
손놀림
기준치: 30/15/6
굴림: 2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본인이 그려놓고 뿌듯한 얼굴) 나 다 그렸어.
 
이노리:어... (잘그린 그림 봄) (큰일났다..)
 
???:이노리는?? (반짝 반짝)
 
이노리:나는 아직.... 잠시만?
(한번 더 고쳐볼게요)
손놀림
기준치: 35/17/7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이노리:(수습했다 휴)
자! (의기양양)
 
???:우와!
눈 두개 달린... 나다!
 
이노리:당연..하지!
이거 봐, 좀 더 닮았잖아. 눈모양도 그렇고.. 머리도 그렇고..!
 
???:옆에 이노리도 그려줘. (요구)
 
이노리:(?) 나는 너가 그렸잖아.
 
???:내 옆에 없잖아!
 
이노리:이렇게 붙이면 되는거지~ (그림을 나란히 놔둔다)
 
???:(만족)
 
이노리:애도 아니고... (애 맞다.)
 
???:이노리 방에 붙여두자 (멋대로)
 
이노리:음... 그래. 그럼 이건 따로 챙겨둘게?
 
???:(끄덕끄덕)
 
이노리:(종이를 따로 챙기고선 소파에 털썩..)
 
짙은 청동색의 가죽 소파는 가로가 아주 길고 푹신푹신합니다.
 
4칸짜리입니다.
 
어느 칸에 앉았을까요?
 
이노리:1
 
푹 꺼진 생김새와 달리 꽤 푹신푹신합니다.
 
앉으니 한숨 자고 싶어지는 것은 당연한 일입니다.
 
장식장이 정면으로 보입니다.
 
아기자기한 장난감들이 들어있네요.
 
???:(같이 소파에 털썩!)
4
푹신하넹
(이노리봄)
(옆에 팡팡 침)
 
이노리:꼭 끝으로 가서는... (옆자리에 앉는다.)
 
푹신푹신하긴 한데……
 
자리를 뒤척이면, 딱딱한 게 걸립니다.
 
이노리:뭐지...?
(손 넣어서 휘적휘적)
 
휘적거리다보면 손에 무언가 걸립니다.
 
손바닥보다 조금 큰 종이 상자입니다.
 
먼지를 뒤집어쓴 데다 소파에 깔려있던 탓에 형편없이 구겨졌습니다.
 
쪽지와 유리병 하나가 들어있습니다.
 
이노리:어휴 먼지.. (콜록거리며 쪽지를 열어본다)
 
꼬깃꼬깃 딱지 모양으로 접어둔 쪽지.
 
누렇게 색이 바란데다 잉크가 번졌습니다.
 
이노리:
언어(모국어)
기준치: 25/12/5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군데군데 번진 글씨가 읽기 어렵습니다.
 
이노리:(유리병도 열어본다)
 
코르크 마개로 닫아둔 유리병은 양손으로 다 쥐기 힘들 정도입니다.
 
사탕 껍질과 예쁜 리본,
 
엄마에게서 온 편지가 몇 개 더 들어있습니다.
 
병에는 에밀리의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직접 쓴 것인지 엄마의 글씨체와 달리 어린 티가 나는군요.
 
이노리:
자료조사
기준치: 40/20/8
굴림: 1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편지는 대체로 에밀리를 걱정하거나, 그리워하는 글줄로 가득합니다.
 
19살, 에밀리가 졸업하기 직전까지 계속됩니다.
 
편지 중, 생일을 축하한다고 쓰인 것을 찾아냅니다.
 
1951. 6. 8.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편지를 날짜 순서대로 배열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편지도 대화가 이어진다는 느낌은 없습니다.
 
답장을 받지 못한 것처럼요.
 
이상하다.
 
분명히, 편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고 했었는데…….
 
그리고 께름칙합니다.
 
에밀리는 분명히 부모와 사이가 좋았고,
 
사소한 것들을 차곡차곡 모아둘 정도로 다정한 아이였던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왜 이것들을 전부 소파 아래에 숨겨두고 떠났을까요?
 
그저, 잊어버렸기 때문일까요?
 
이노리:졸업생일텐데... 왜 여기에 편지를 두고 간걸까.
 
???:숨겨놨다 까먹고 안 가져간 거 아냐? (아무 생각 없음)
 
이노리:으음.... 우리 엄마도 나한테 편지를 썼을까?
 
???:받은 적 없는거야? (다리를 흔들며)
 
이노리:아직...들어온지 얼마 안지나서 그런가?
 
???:엄마 보고 싶어? (끔뻑끔뻑)
 
이노리:...응. 근데 엄청은 아냐. 내가 엄마 옆에 가면 엄마가 무서울지도 모르니까.
 
???:이노리는 유령도 아니잖아. (빠안...) 하나도 안 무서운데.
 
이노리:바보... 다른 사람들은 다 무서워해. 어쩌면 그래서 우리가 잘 맞는걸지도 몰라. 나는 람피온이고, 너는 유령같은거니까.
 
???:대신 너도 날 무서워 하지 않잖아. 엄마가 보고 싶으면 먼저 편지 써봐! 나는 글을 모르지만 너는 알잖아. 헉... 나는 이노리한테 편지 못 쓰겠네.
 
이노리:그야 우린 비슷하니까. 그래도... 그래, 다음엔 한번 써봐야겠네. 여기서 나가면 글공부 해서 써주면 되지. 내 이름 쓰는 법은 알려줄게. (네 손바닥에다가 대고 슥슥 적어준다.)
 
???:간지러워서 못 알아먹겠어... (한쪽 눈을 찡그리면서도 집중해서 손바닥을 뚫어져라 내려다본다.) 그냥 그림 그리는 것 같은데... 편지 쓰면 답장 줄 거야?
 
이노리:조금만 참아봐..! (열심히 적어줌) 맞아, 글씨도 그림이랑 똑같은거니까 모양만 기억하면 돼. 응. 당연히 답장보내지?
 
???:(제 손바닥에 적힌 글씨를 허공에 대고 바라보다) 그럼 글씨 공부 해볼래. 못해먹겠으면 그림으로라도 보내지 뭐.
 
이노리:그래. 그림은 잘그리는것 같았으니까 그림으로 그려도 이해해볼게.
 
어디로 갈까요?
 
이노리:1층은 다 돌아본 것 같고... 2층으로 올라가볼까?
 
???:2층에는 뭐가 있어? (쫄래쫄래)
 
2F
 
계단을 따라 올라오면
 
긴 복도를 끼고 양쪽으로 개인실이 쭉 늘어집니다.
 
개인실의 방문에는 작은 문패가 걸려있습니다.
 
복도의 끝에는 액자 몇 점이 걸려있습니다.
 
이노리:(계단으로 저벅저벅... 겸사겸사 둘러본다)
 
한 층에 총 16개가 있습니다.
 
람피온의 저택에 36번째 계단 같은 건 없어요.
 
이노리:(이거 세면서 갔냐고)
여긴 개인실이 있는 층인데... (볼게 없네 액자나 보여줄까)
 
???:네 방도 여기 있어? (두리번)
 
작은 액자 안에는 장미울새등롱의 그림이 나란히 들어있습니다.
 
유화인 걸까요?
 
두껍고 거친 화풍이 두드러집니다.
 
이노리:응. 그렇지? (장미부터 본다!)
 
분홍색의 장미를 담은 그림.
 
꽃송이가 커다랗고 꽃잎이 두 장씩 겹쳐 피어있기 때문에
 
흡사 장미라기보단……
 
화려한 모란 같습니다.
 
이름표에는 미뉴에트라고 쓰여 있습니다.
 
장미의 품종 중 하나입니다.
 
분명히 람피온도 그랬죠.
 
이노리:어, 여기 미뉴에트라고 써져있어.
 
???:내 눈이랑 똑같은 색이네? 예쁘다. (히죽)
 
이노리:그래서 미뉴에트였구나... (뭔진 모르지만 색이 같으니까!)
 
???:그럼 이노리는 왜 람피온이야? (안 빨간데...) 너도 미뉴에트 같아. (머리카락 빤...)
 
이노리:어.... (논리적이다..)
람피온은 호칭명이야. 장미의 품종이기도 하지만, 여기선 초능력을 가진 사람들 상징하는거겠지.
 
???:흐응~ 나는 미뉴에트인데, 초능력같은 거 없나? (얍, 손으로 장풍 쏘는 시늉...) 그럼 여기서 이노리랑 더 놀 수 있을텐데!
 
이노리:미뉴에트는 정말 저 꽃을 닮아서 너를 그렇게 부르는걸지도 몰라. (아무 일도 없는 손 봄..) 너도 여기 다니고 싶어?
 
???:맨날 이렇게 같이 다니면 재밌잖아! 너는 혼자가 좋댔지만~
 
이노리:그래도 맨날맨날 보면 재미없어질껄? 그리고... 너 하나 정도는 시끄럽게 굴어도 괜찮아.
 
???:그런가... 하지만 같이 있으니까 재미있는 건데? 이노리가 없으면 재미없어. (단호) 책 읽어줄 사람도 없고, 같이 그림 그려줄 사람도 없고. ......나 시끄러워?
 
이노리:그으래? 너는 약간 옆집 강아지 같아. (칭찬?이라 생각했는지 기분 좋아져서 머리 쓰담아줌) ....조금?
 
???:(얌전히 쓰다듬받음...) 그래도 괜찮다는 거네?
 
이노리:복실복실해... (파바박 쓰다듬) 응.
 
???:나도 이노리가 시끄럽게 해도 좋아! (단순)
 
이노리:그래그래~ (울새그림도 본다!)
 
옅은 갈색의 깃털을 가진 작은 새가 나뭇가지 위에 앉아있습니다.
 
가지 위로 눈이 쌓인 것을 보아 겨울인 모양입니다.
 
이름표에는 글귀가 쓰여 있습니다.
 
이노리:이건 작품 이름인걸까....
 
???:누가 죽었어? (벅벅)
 
이노리:누가 울새를 죽였나.. (그림 봄) 살아있는데?
 
???:그럼 이게 이름인가? 길다...
 
이노리:나중에 공부하면 쉬워질껄? (등롱도 본다)
 
밤하늘을 별처럼 수놓은 등롱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붉고 노랗게 빛나며 어두운 하늘 위를 날아갑니다.
 
그러고 보니 동양의 어느 나라에서는 소원을 빌며 등롱을 띄운다더군요.
 
그림의 제목 또한 소원입니다.
 
???:음~ 내가 찾는 건 좀 더...... 생동감 넘쳐! 이것들처럼 멈춘 건 사랑스럽지 않으니까.
 
이노리:수수께끼같아... (곰곰히 생각하다가) 생동감.... 살아있는...생명인가?
 
???:빨리 찾았으면 좋겠다~ (하아품) 또 올라가?
 
이노리:웅. 졸려?
 
???:조금? 그치만 난 아주 오래 잤으니까 더 버틸 수 있어.
 
이노리:착하네~ (쓰담쓰담) 올라가자. 다른애들 개인실은 딱히 볼 거 없을 것 같아서 그래.
 
이노리와 아이는 한 층 더 올라갑니다.
 
3F
 
전면 교육 공간으로 쓰이는 3층은 유난히 밝고 깨끗합니다.
 
가장 큰 문은 활동실의 것이고,
 
교실과 미술실, 음악실의 규모는 비슷비슷합니다.
 
이크, 교실의 조금 열린 문 틈새로 선생님의 목소리가 새어 나옵니다.
 
그러고 보니 수업이 시작한 지 한참 됐군요!
 
걸리지 않도록 조심합시다.
 
이노리:수업시간이 한참 지났구나... (죄책감 들음) 이런 적 한번도 없었는데...
 
어디부터 가볼까요?
 
이노리:(활동실부터 가보자)
 
 활동실
 
초능력 개발/제어 활동실.
 
일명 활동실이라고 불립니다.
 
벽을 아주 두껍게 발라 방음 처리가 확실하고,
 
모든 마감재는 방수, 방염 처리가 되어있습니다.
 
바닥은 떨어져도 다치지 않도록 우레탄을 사용해 푹신푹신하고요.
 
여러 공간으로 쪼개 퀴즈룸트레이닝룸리커버리룸으로 나눠두었습니다.
 
이노리:(퀴즈룸으로 간다!)
 
초능력이란 정신력에 비례한다’라는 설이 있는 만큼
 
람피온의 저택에서는 생각과 고민,
 
문제 풀이와 토론 따위를 자주 권합니다.
 
퀴즈룸도 그중 하나입니다.
 
구조는 단출합니다.
 
테이블 앞에 앉으면 벽면의 스크린 위로 문제가 지나가는 식입니다.
 
이노리:오... (흥미있음) (테이블 앞에 앉음)
 
정답을 입력할 수 있는 장치들이 놓여있습니다.
 
불편해 보이는 의자가 세트로 딸려 있습니다.
 
앉으면 화면이 깜빡깜빡 점멸합니다.
 
스크린이 걸린 벽면을 빤히 바라보면,
 
안면 인식 후 안내 문구가 떠오릅니다.
 
1인용으로 세팅되는 것이, 아이는 인식하지 못하나 봅니다.
 
이노리:(좀 아쉬운 얼굴로 보다가 예를 누른다)
퀴즈를 시작합니다
 
짧은 문장이 순식간에 떠올랐다 사라집니다.
 
타이머의 시간이 뚝뚝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제한 시간은 10분.
 
정답이랄 것은 없습니다.
 
이노리:이 질문에 주어가 없잖아.... (당황)
보통은 손이 잘 닿지 않는 곳에 있겠지....?
 
이노리:진화.
 
이노리:아침 7시 반... 일어날 때?
 
이노리:그렇게 생각한 인간들....? (이게 뭔데)
 
이노리:둘다 같은데... 진화의 결과이기도 하면서 돌연변이인거지.
 
이노리:...진짜 시체는 아닐거라 생각해.
 
이노리:어... 뼈랑 살이랑 피랑 신체기관...
 
이노리:그렇지. 나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아.
 
이노리:나는 람피온이니까.. 뜨거운 것을 얼리는게 더 어려울거 같은데..
 
'퍼펙트!'
 
요란한 팡파르가 울립니다.
 
???:이노리는 어려운 말만해. (궁시렁..)
 
이노리:나도 이게 무슨 질문인지 모르겠는데.... (정답인가?)
 
이 정도면 순발력 게임에 가까운 것 같긴 하지만
 
상상력을 유발하는 데에는 도움이 될 것 같기도? 합니다
 
이노리:힘들었어.... (뒤로 누움)
 
???:(물끄러미 내려다봄) 뭐가 제일 어려웠는데?
 
이노리:주관식으로 답해야하는 질문들.. 첫번째가 무슨질문인지 제일 모르겠어.
 
???:무슨 질문이었는데? (1인용 스크린이라 보지 못한 듯)
 
이노리:없어진 것들은 어디로 갔는가.
너는 뭐라고 답할거야?
 
???:없어진 건...... 없어져도 내 기억에 남지!
그러니까 내 머리로 가는거야. (엣헴)
 
이노리:그으래..? 그럼...
인간을 구성하는 것은 무엇인가?
이건?
 
???:(이것 좀 어려운지 끙... 앓는 소리를 냄) 몸이랑 마음?!
 
이노리:오....
그럼 마지막으로 기억을 잃어버렸더라도 나는 나인가에 대해선 어떻게 생각해?
 
???:나는 아무것도 없지만 나지! (당당)
 
이노리:음음. 정말 너 다웠어. (끄덕끄덕)
 
???:(우쭐!)
 
이노리:(뭐지? 쓰담아줘야할것 같아서 쓰담아줌) 이제 트레이닝룸으로 가보자.
 
문을 열고 들어가면 입구 옆에 붙어 있는 액자가 눈에 띕니다.
 
전등은 달랑 하나뿐인데도 불을 켜는 스위치는 3개나 달려 있군요.
 
가장 안쪽에 커다란 허수아비들이 줄지어 서 있고,
 
천장에는 사람 머리만 한 장미 장식이 매달려있습니다.
 
이노리:여긴 조금 어둡다... (액자부터 본다)
 
트레이닝룸 사용 규칙이라는 제목과 함께 몇 줄의 내용이 쓰여있습니다.
 
이노리:그럼 첫번째 스위치는 뭐지?
 
???:(눌러봄)
 
 
갑자기 트레이닝룸이 깜깜해졌습니다...
 
불 스위치였군요!
 
이노리:보여줘서 고마워... (이 행동파야) (다시 불을 킨다.)
허수아비부터 써볼까? (두번째 스위치를 눌러본다.)
 
???:능력 보여주는 거야? (두근두근)
 
두 번째 버튼을 누르면
 
허수아비가 좌우로 마구 움직이고,
 
허수아비의 머리 혹은 심장 같은 곳에 붉은 페인트가 칠해져 있습니다.
 
급소입니다.
 
이노리:나는 내 능력 별로 안좋아하지만.... 으음....
 
???:(반짝반짝반짝)
 
이노리:(눈부셔..) 아. 알았어..!
초능력(부식) Roll
기준치: 30/15/6
굴림: 37
판정결과: 실패
 
급소에 미치지는 못했지만
 
검은 연기가 허수아비의 다리를 휘감습니다.
 
허수아비의 다리는 검은색으로 물들더니 이내 바스라집니다.
 
???:(눈을 떼지 못하고 구경한다...)
 
이노리:조금.... 그렇지?
 
???:한 번 더 보여주면 안돼?
 
이노리가 능력을 사용하면,
 
여태 얌전하던 아이가 눈을 빛냅니다.
 
이노리에게 가까워지려 하고,
 
한 번 더, 한 번 더 사용해보라고 요구합니다.
 
아이는 이 방안의 무엇에도 관심을 두지 않습니다.
 
이노리만 쫓아다니고, 이노리만 원합니다.
 
마치, 잃어버린 것이…….
 
???:딱 이런 향기가 났어.
 
이노리였던 양.
 
그러나 아이가 찾는 것은 이노리가 아닙니다.
 
이번에도 비슷하지만, 틀린 모양입니다.
 
???:하지만 너는 아니야...
 
그렇게 말하는 아이는 얼핏 시무룩해 보입니다.
 
이노리:향이 난다고? (무슨 냄새 나나?)
 
???:(찰싹 붙어있음)
 
이노리:뭐해???
 
???:이제 안 나. (킁킁)
 
이노리:정말로 강아지냐고... 저 허수아비 말고 장미한테 써볼게.
쟨 너무... 사람같아서 싫어.
 
세 번째 버튼을 누르면
 
장미 인형이 외눈을 뜨더니 위아래로 오르락내리락 합니다.
 
외눈이 흉물스러운 붉은 장미로
 
뾰족뾰족한 플라스틱 가시가 재빠른 움직임을 제법 위협적이게 꾸밉니다.
 
이노리:장미가 더 쉬워야 하는거 아냐?
초능력(부식) Roll
기준치: 30/15/6
굴림: 62
판정결과: 실패
 
더 재빨라서 그런지...
 
표적을 놓치고 맙니다.
 
???:놓쳤네... (빤)
 
이노리:이...건 더 어려워서 그런거야..!
 
???:그래도 아까는 멋졌어! (ㅎㅎ)
 
이노리:응.....
이제 피곤하니까 그만할래... 다른 방으로 가자.
 
둘은 리커버리룸으로 이동합니다.
 
능력을 사용한 후 패널티를 호소하는 아이들이 휴식을 취하는 곳입니다.
 
사방의 벽이 온통 새하얗게 칠해져 있습니다.
 
정중앙에 놓인 것이라곤 커다란 빈백이 전부입니다.
 
입구 근처에 흰색 벽장이 보입니다.
 
조용하고, 이따금 느린 음악이 흐르기 때문에
 
누워 있다 보면 저절로 호흡이 느려집니다.
 
이노리:(기다렸다는 듯 빈백으로 쪼르르)
 
흰색의 커다란 빈백.
 
안기면 푹 둘러싸이고도 남을 정도로 커다랗습니다.
 
아이도 그 옆에 함께 드러눕습니다.
 
그런데,
 
빈백의 푹신푹신함을 만끽하기도 전에 사각사각,
 
종이가 구겨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빈백 안에 든 것은 종이학입니다.
 
이노리:으응..? 이게 뭐야. (종이학 꺼냄)
 
빈백의 충전재에 파묻힌 탓에 꼬깃꼬깃해진 종이학.
 
부리는 아예 너덜너덜하게 닳아버렸습니다.
 
누렇게 변색한 종이가 세월을 말해줍니다.
 
다이어리를 찢어 만든 건지 회색 줄이 균일하게 그어져 있습니다.
 
눈, 코, 입 대신 연도와 날짜가 마구잡이로 재배열되었군요.
 
이노리:(종이학을 펴봐요)
 
퍽 단정한 글씨체로 이런 문장이 쓰여있습니다.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분명 이런 글씨체를 본 적 있는 것 같습니다.
 
이노리:왜 이런 말을..하지...?
 
거실 소파에서 본 에밀리의 글씨체인 것 같네요.
 
이노리:으응.......?? (냅다 누워서 충격만 받음)
 
???:(누워서 눈만 끔뻑끔뻑)
장난친 거 아냐?
 
이노리:이런 장난은 치면 안돼..!!
 
???:왜? (멀뚱멀뚱)
 
이노리:보는 사람이 걱정하잖아...
 
???:에밀리가 걱정 돼?
 
이노리:응....
 
???:모르는 사람인데도?
 
이노리:그래도 아까 그 편지를 읽어버린 이상, 나한텐 모르는 사람이 아니게 됐는걸.
 
???:그 편지는 엄마한테 쓰는 거였잖아? (진심으로 모르겠다는 듯) 하지만 걱정해도 이건 이미 옛날 일일 걸~
 
이노리:그래도..! 여기서 죽은거면 어떡해. 여기는 무서운 소문이 많단말이야...
에밀리가 아니라 나라고 생각해봐.
 
???:물론 이노리가 이런 걸 남기면 엄청 걱정되겠지만... (끙) 자기가 죽는 날을 어떻게 알아? 이상하잖아.
 
이노리:그걸 알만큼 엄청 위험한 일에 처한거지... (끙) 그래, 지금 고민해봤자 너무 오래 지난 일이긴 해.
 
???:그치? 에밀리 걱정 그만해!
 
이노리:왜... 싫어?
 
???:응!
 
이노리:...알았어. 그럼 그냥 이렇게 누워서 쉬자..~
 
???:(멍하니 천장 올려다봄) 이노리... 수업 안 들어가서 혼나는 거 아니야?
 
이노리:이미 늦었어. .... 한번도 지각해본적 없는데......... (우울해짐)
 
???:지금이라도 가보는 건? (네 쪽으로 돌아누우며)
 
이노리:많이 혼날까? (.......걱정.근심.우울.)
 
???:괜찮을 걸? 이노리는 귀여우니까! (기적의 논리)
혼나면 내가 칠판 지우개 던져줄게. (?)
 
이노리:그...그러지 말고 가만히 있어야해. 알았지? (너가 더 걱정된다)
 
???:네가 가만히 있으라고 하면 그럴게. (으쓱)
 
이노리:그래그래 (쓰담아주고선 일어난다.) 교실... 가보자..!
 
교실에선 한참 수업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내부를 염탐하려면...
 
이노리:
은밀행동
기준치: 25/12/5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게일:엇.
 
문 틈새로 이노리와 시선이 마주친 게일이 번쩍! 손을 듭니다.
 
땡땡이친 자신의 짝꿍을 이르려는 속셈이 분명합니다!
 
이노리:(쉿! 쉿!!!)
 
대인 기능
 
이노리:
설득
기준치: 30/15/6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아니나 다를까,
 
게일:선생님!
이노리 저기 있어요!
꽥 소리를 지릅니다.
 
꽥 소리를 지릅니다.
 
선생님:이노리? (교실 문을 열고 이노리를 바라본다.) 어디에 있었죠?
 
이노리:피.....피곤해서 .......... (게일 째려봄) 거실에서 쉬고 있었어요.
 
선생님:몸이 안 좋으면 선생님에게 말을 해줘야죠. 걱정했잖아요. (엄한 목소리로 자리에 앉으라며 교실 안으로 너를 들여보낸다.)
 
이노리:죄송해요... (우물쭈물하다가 교실 안으로 들어간다. 게일 또 째려봄!)
 
선생님:...몸은 이제 괜찮나요? (반성하는 기색에 한층 누그러진 목소리로) 수업 들을 수 있겠어요?
 
이노리:네에...!! (끄덕끄덕)
 
게일:왜... 왜 그렇게 봐?
 
이노리:흥... 미워.
 
게일:늦은 건 이노리면서! (메롱)
 
이노리:이거 배신이야..!! 친구의 우정을 버렸어..!
 
아이는 보이지 않기 때문에 추궁당하는 것은 오직 당신뿐입니다.
 
아, 하필 제일 재미없는 이론 시간이에요.
 
교실은 작달막합니다.
 
학생이라고 해봐야 람피온 스무 명이 좀 안 되는 인원이 전부니까요.
 
나란히 선 책상과 의자,
 
졸거나, 필기하거나, 딴짓하는 아이들.
 
선생님은 앞에 서서 수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칠판에는 초능력의 활용 방법이라고 쓰여있네요.
 
선생님:자, 다들 집중해야죠?
어디까지 얘기했더라... 아, 그래요.
람피온은 다양한 능력을 갖추고 있어요.
불, 물, 전기, 풀부터 정신 조작과 공간 이동……. 아직 발견되지 않은 능력도 가득할 테죠.
하지만, 절대 존재하지 않는 초능력이 하나 있습니다. 무엇일까요?
 
아이들이 너나 할 것 없이 대답합니다.
 
마틸다:시간과 관련된 능력이요!
 
리샤이:생명체를 탄생시키는 능력이요!
 
게일:사람을 해치는 능력이요!
 
선생님:우리 지각생은 뭐라고 생각하나요? (이노리 바라봄)
 
이노리:저도 시간과 관련된 능력이요. 미래를 본다거나..
 
대답을 한참 기다리던 선생님은 고개를 가로젓습니다.
 
선생님:시간을 멈추거나, 역행하는 능력은 이미 발견됐어요.
생명체를 복제하거나, 인형을 살아 움직이게 하는 능력도 있었지요.
사람을 해치면 안 되지만, 초능력은 잘못 사용하면 타인을 위험하게 한답니다.
그래서 우리가 여기서 능력을 잘 다루는 방법을 배우는 거예요.
그러나 딱 하나, 사람을 치료하는 능력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며 다음의 실험 사례를 들려줍니다.
 
선생님:심각한 문제가 있었죠.
 
한참 영생도 가능할 것처럼 설명하던 선생님이 문득 숨을 멈춥니다.
 
선생님:첫 번째, 람피온의 생명을 대가 삼는 것이 아니냔 문제가 제기되었습니다.
죽어가는 이를 살리자고 살아있는 이의 목숨을 사용하는 건 불합리하니까요.
두 번째, 일주일 후 심각한 부작용이 발견됐어요.
람피온의 체온이 일반인보다 1℃가 높다는 건 모두 잘 알고 있죠?
원석을 이식받은 환자가 고열을 앓기 시작했어요. 결국, 상태가 나날이 나빠져 삽입했던 씨앗을 거두어야 했답니다.
이 연구 결과를 토대로 Rose는 초능력이 인간의 생명에 간섭할 수 없다고 못 박았어요.
 
누군가 손을 번쩍 들고 질문합니다.
 
마틸다:씨앗은 어떻게 만들어요?
 
선생님:위험할 수도 있다는 선생님 이야기 벌써 잊어버린 건 아니지요?
 
선생님은 웃으며 초능력을 활용하는 다른 방법을 이야기하자고 화제를 넘깁니다.
 
수업을 훔쳐 듣던 아이는 금세 흥미를 잃었는지 창가를 어슬렁거립니다.
 
이내 수업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선생님과 람피온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갑니다.
 
이노리:(아무도 없는 걸 확인하고선) 이리와. (옆자리 툭툭)
 
???:(찢어지게 하품하다 꾸물꾸물 네 옆자리에 앉는다.) 재미없어. 무슨 말인지도 모르겠고.
 
이노리:그래도 얌전히 잘 있었네? 착하다, 착해.
 
???:그 녀석 뒷통수에 칠판 지우개 던질까 하다 참았어. (헹)
 
이노리:(아) ....다음에는 던져버려..!
 
???:정말? (기쁨) 응!
 
이노리:흥... 쌤통이다.
 
???:(책상에 쓰러지듯 엎드리며) 이노리- 나 배고파.
 
그러고보니 슬슬 저녁 식사 시간이죠.
 
아이가 하루종일 무엇을 먹기는 했는지 의문입니다.
 
이노리:아... 밥 먹으러 갈까? 근데 어떻게 해야하지...
 
???:밥 먹자, 밥 먹자!
 
이노리:으응... 식당으로 가볼까?
 
???:(교실을 나와 뛰다시피 계단을 내려감)
 
식당의 입구부터 맛있는 냄새가 풍겨옵니다.
 
저녁 식단은 긴 소시지를 곁들인 나폴리탄 파스타와 달콤한 달걀말이 샌드위치입니다.
 
간식은 생크림 커스터드와 따뜻한 우유를 준비해놓았네요.
 
당신의 접시에 있는게 유독 빨리 사라지는 것 같은 느낌이 들지만...
 
???:(찹찹찹찹)
 
갑자기 중앙의 음식이 뿅 사라져 친구들의 관심을 받기도 했지만...
 
???:(와구와구)
 
이노리:누가 보면 일주일 굶은줄 알겠다.
 
???:맛있다!
 
이노리:그래 많이 먹어. (소시지만큼은 지켜냈다)
 
게일:뭐야? 내 소세지 어디갔어?
 
???:(우물우물)
 
이노리:(모른척)
 
게일:(의심스러운 고기 킬러 이노리 바라봄...)
 
???:(그 사이 게일의 커스터드도 집어 먹음)
 
이노리:(어 또 뺏긴다 쟤)
 
게일:앗?! 내 커스터드..?!?
(두리번두리번)
아무도 없는데...?
유..............유령...............................................?
 
???:(흡족한 식사를 한듯 입가에 남은 흔적들..) 이제 배불러. (통통)
 
이노리:잘했어. (속닥속닥)
 
식사는 만족스러웠나요?
 
이노리:(네!)
 
식사를 마치면 완전히 늦은 시간입니다.
 
???:결국 오늘은 찾지 못했네. 그래도 도와줘서 고마워!
 
침실로 돌아가는 길,
 
그림자가 드리운 복도를 거니노라면,
 
아이가 순수하게 감사를 표하곤 손을 내밉니다.
 
???:어두우니까 손 잡아줘.
 
이노리:그러게... 그래도 재밌었어. (손 꼬옥)
 
자신도 즐거웠다며,
 
아이는 당신의 손을 잡고 작게 흥얼거리며 춤추듯 걸어갑니다.
 
유령의 손을 잡은 것처럼 서늘한 체온이 손끝에 닿습니다.
 
한 발자국씩 나아갈 때마다 울리는 경쾌한 발걸음 소리가 고요한 마음을 두드립니다.
 
이 저택에 들어와 이렇게 열심히 돌아다닌 적이 있었던가요?
 
아이의 독단적인 경쾌한 걸음걸이는 이내 이노리에게도 옮겨갑니다.
 
오늘 처음 만난 아이는 어떠한 형태로든 자연스럽게 당신의 안에 자리 잡았습니다.
 
미뉴에트는 람피온의 일상이라는 잔잔한 수면 위에 떨어졌습니다.
 
추락한 꽃잎은 리듬을 타고 원형의 파동을 만들어냅니다.
 
겹겹이 쌓인 채 오므린 꽃잎이,
 
이제야 비로소 눈을 뜨고 열리기 시작합니다.
 
마주한 분홍색 눈동자가 부드럽게 휘어집니다.
 
가까스로 발걸음을 돌려 방문 앞에 도착한 그때,
 
문득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시선을 돌리면,
 
유난히 새하얗게 반짝이는 밤의 별을 배경으로
 
창틀에 앉은 울새 한 마리가 보입니다.
 
우주 속에 숨 쉬었던 과거의 유산은
 
미래의 시간 속에서도 흐려지지 않고,
 
가슴에 열기를 품은 작은 새는 두 사람을 바라봅니다.
 
몇 번 고개를 갸우뚱하더니, 포르르 날아가 버립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어.
 
창백한 빛이 두 사람 위로 내려앉습니다.
 
이노리:뭐를.... 새?
 
???:저 울새야말로 내가 잃어버린 것 같단 느낌이 들어.
나가자, 이노리.
 
이노리:으응...???
그래... 아직 시간은 많으니까.
 
아이는 벅찬 듯 작게 숨을 몰아쉽니다.
 
그러나, 밖을 가리키는 아이의 손가락에서는 한 점의 떨림조차 찾을 수 없습니다.
 
정말 괜찮을까요.
 
이제 곧 통행금지 시간일텐데...
 
어디선가 달콤한 향기가 담뿍 밀려옵니다.
 
입이 바짝 마릅니다.
 
.
 
.
 
.
 
.
 
.
 
.
 
아이는 이노리를 끌고 밖으로 몰래 빠져나옵니다.
 
넓디넓은 정원,
 
별과 함께 빛나는 갸름한 초승달이 저택을 굽어봅니다.
 
앞서 걸어가던 아이는 뭐가 그렇게 급한지 점점 걸음이 빨라집니다.
 
텅 빈 등롱은 빛이 없습니다.
 
밤의 마력은 사람을 집어삼킨다고도 하죠.
 
좌우로 늘어진 저택의 가로등은 퇴색된 데다,
 
불규칙하게 깜빡거려서 시야에 큰 도움이 되지 못합니다.
 
어쩌면 두 사람은 그래서 더욱 절실하게 손을 맞잡았는지도 모릅니다.
 
아이는 이노리의 손을 잡고 정원 한복판을 가로질러 갑니다.
 
무겁고 아득한 자정의 어둠을 작은 아이들이 가르고 지나갑니다.
 
두 사람은 쓸쓸한 저택의 심야를 고장 난 가로등에 의존해 헤쳐나갑니다.
 
정원에는 미로 정원이 크게 서 있고,
 
토끼와 닭이 새근새근 잠든 사육장이 세워져 있지만,
 
그 어디에도 울새는 보이지 않습니다.
 
깨어있는 것의 인기척이라곤 느껴지지 않네요.
 
정처 없이 걷던 이노리 내면의 누군가가 작게 속삭입니다.
 
실은, 날아 가버린 새를 쫓는다는 게
 
얼마나 허망하고 말도 안 되는 일인지 정돈 알고 있잖아요.
 
이노리:(숨이 찬듯 조금 헐떡거리다가) 어디로 가야할지는 알고 있는거야?
 
???:(잠시 멈춰 서선) 몰라, 하지만 멀리 가지 않았을 거야.
 
이노리:울음소리도 들리지 않는데... 알았어. 대신 조금만 천천히 가자.
 
이노리:
듣기
기준치: 35/17/7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그때, 다시 울음소리가 들립니다.
 
어디서 들리는 건지 모르겠어요.
 
뒤를 돌아보면 삼엄한 저택이 서 있을 뿐입니다.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99
판정결과: 대실패
 
통금 시간을 넘겼다는 불안함과 초조함 때문일까요.
 
아니면 날이 추워서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울새가 있을만한 뾰족한 곳이 떠오르지 않습니다.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2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잠깐,
 
밤이고, 날이 부쩍 추워졌잖아요.
 
울새도 온기를 찾아 헤매고 있을지 모릅니다.
 
분명 뒤뜰에 온실이 있었죠.
 
이노리:그러고 보니 뒤뜰에 온실이 있는데. ...거기도 한번 가볼래?
 
???:뒤뜰도 있어? 가자! (성큼성큼)
 
이노리:(끌려간다아)
 
유리를 세운 온실은 다른 곳과 달리 낮처럼 환합니다.
 
달이 꼭 그곳만 비추는 것처럼요.
 
덕에 멀리서도 내부가 훤히 보입니다.
 
만개한 여름 장미 사이로 새하얀 티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아, 울새는 보이지 않습니다.
 
이노리:(끙) 울새는 안보이네...
 
???:이노리, 이노리. 이것 봐봐.
 
달빛을 받아 푸르스름하게 빛나는 새하얀 야외 티 테이블을 가리킵니다.
 
주전자와 찻잔애프터 눈 티 세트가 놓여있습니다.
 
커다란 괘종시계는 언밸런스한 배치네요.
 
……이미 모두 잠든 지 오래인데,
 
대체 누가 마련해둔 티 타임일까요?
 
이노리:응...? 누가 정리를 안하고 갔나? (주전자를 본다)
 
하얀 도자기 몸체에 분홍색 물감과 금박으로 그려진 꽃들이 춤추고 있습니다.
 
뚜껑에는 ‘Drink Me!’라는 익숙한 태그가 매달려있습니다.
 
꼭 이상한 나라에 온 것 같네요.
 
주전자의 살짝 열린 뚜껑 사이에서 김이 모락모락 나는 걸 보니,
 
매우 뜨거운 물이 담겨 있나 봅니다.
 
이노리:따뜻해... 우리가 오기 전까지 사람이 있었나본데...? (당황스러운 얼굴로 찻잔을 살핀다)
 
???:누가 우리를 위해 준비해준 거 아냐? (머리 꽃밭) 하나도 손 안 댄 것 같은데!
 
두 사람분의 찻잔입니다.
 
도자기 찻잔은 만개한 꽃처럼 부드럽고도 화려한 형태를 갖췄습니다.
 
손잡이는 꼭 이노리의 손에 맞춰 제작한 것처럼 아기자기합니다.
 
찻잔을 받치는 접시 위에 개봉되지 않은 티백이 가지런하게 놓여있습니다.
 
주전자의 뜨거운 물을 넣고 티백을 퐁당 빠뜨리면
 
이 멋진 티 타임에 어울리는 차가 완성될 것 같습니다.
 
이노리:(진짜 뭐지?...?!) (에프터 눈 티 세트까지 본다)
 
‘Eat Me!’ 트레이에는 익숙한 태그가 매달려있습니다.
 
접시 위에는 먹음직스러운 디저트뿐입니다.
 
새하얀 생크림을 입은 딸기 쇼트케이크,
 
동그랗고 달콤한 마카롱,
 
얇은 재료들을 겹겹이 쌓은 클럽 샌드위치,
 
폭신폭신한 마들렌,
 
크레이프 케이크…….
 
당신이 좋아하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담겨 있답니다.
 
???:맛있겠다!
 
이노리:(슬쩍 혹함) 조...오금만 있다가 갈까?
 
???:응! 조금만 먹다 가자! (동사 변경)
 
이노리:조금...조금만이야..! (냉큼 앉음)
 
???:(신나서 찻잔에 뜨거운 물을 따라둔다) 뭐가 제일 먹고 싶어?
 
이노리:(티백을 까서 퐁당 넣어줌) 나는 딸기 케이크....!
 
???:나는 저 동그란거! (마카롱을 집어든다.)
 
이노리:먹어봐, 그거 엄청 달콤해~
 
???:(념념) 달아!
 
이노리:그치? (생크림 가득 묻혀서 딸기부터 냠)
 
???:
(To GM)rolling 1d6
 
(
2
 
)
 
 
=
2
 
생크림의 달콤한 맛을 음미하다보면..
 
어?
 
어쩐지 보이는 모든 것이 작아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아니, 이노리가 커지고 있는 건가요?
 
한... 3m쯤 된 것 같습니다.
 
???:
(To GM)rolling 1d6
 
(
2
 
)
 
 
=
2
 
이노리:어...어??
 
옆을 보니...
 
함께 음식을 집어먹은 아이도 멀뚱거리며 같은 눈높이에서 이노리를 바라봅니다.
 
???:엥?
 
이노리:이..이이이게 뭐야... ? ? ? 커졌어..!!
 
???:으에에에에에에엥?!?!!?!?
이노리... 엄청 크다. (자기는 아닌것처럼)
 
이노리:바보... 너도 커졌거든..?!?!
 
???:헉..
 
이노리:어..어떡해?
 
???:어떡하지? (바보같이 마주 바라봄)
 
이노리:나...이러면 침대에 눕지도 못하고.....
선생님이 안아주지도 못하고...
 
???:그~! 엄청 큰 침대를 만들면 되지!!
그리고 나는 안아줄 수 있어. (엣헴)
 
이노리:그걸 말하는게 아니야..~!!!! (씨익씨익...)
 
???:이거 아니야..? (주눅)
 
이노리:아니야..!
 
???:그럼...?
 
이노리:이대로는 바깥에 나온게 들켜서 혼나고 말거야......
역시 아무거나 주워먹으면 안됐어....
 
???:(그새 크레이프 조각 주워먹고 있음)
(To GM)rolling 1d6
 
(
3
 
)
 
 
=
3
 
이노리:(찌그매진 음식 먹는거 봄) 그거 맛은 나..?
 
어라?
 
크레이프를 주워먹은 아이의 몸이 점점 줄어들더니...
 
이번엔 20cm가 돼버렸습니다!
 
???:(충격)
이제 나도 못 안아줘...
 
이노리:잠,.. 잠깐만 너가 너무 작아서 안보여..!!
(허리까지 숙임... 무슨 개미 보는 것마냥..ㅜㅜ)
 
???:여기! 여기 있어~!! (붕붕) 나 밟으면 안돼!
 
이노리:나도 그거 먹으면... 작아질까? (아이를 치지 않게 조심해서 크레이프만 주워 먹음)
 
???:
(To GM)rolling 1d6
 
(
6
 
)
 
 
=
6
 
몸이 점점...
 
줄어들더니....
 
어딘가에서 멈춥니다.
 
어라?
 
이건 몸이 작아졌다기보단...
 
나이가 어려진 것 같지 않나요?
 
한 5살쯤 될까요.
 
???:헉..
애기 이노리가 나보다 커.
 
이노리:그티!!! 20센치는 아녔다구. (테이블이 너무 크다... 힘겹게 팔 뻗음)
 
???:헉... 더 말해봐
 
이노리:..? 머가.
 
???:이노리 발음을 잘 못해...
 
이노리:아.니.그.든!
 
???:맞.거.든. (또박또박)
 
이노리:모,,모!
안대겠어... (마들렌 냠)
 
???:
(To GM)rolling 1d6
 
(
2
 
)
 
 
=
2
 
드디어 원래의 몸집으로 돌아가는가 싶더니...
 
머리 위로 고양이 귀가 뿅! 솟아납니다!
 
이 꼬리는 뭐죠...?
 
이노리:...........?
 
???:난 이 상태가 좋은 것 같아. 크게 보여서 구경하기 좋네. (앉아서 팔짱낌)
 
이노리:무슨소리야. 너도 돌아와! (샌드위치 조각 손에 쥐어줌.)
 
???:너무 커...
 
이노리:너 그렇게 작으면... 나 못안아준다?
(그리고 나만 고양이 귀가 나는건 억울해)
 
???:이노리가 필요없다며ㅡㅡ
 
이노리:말이 그렇다는거지...! (불편한 꼬리 댐.)
 
???:(기엽따) 그럼 필요해?
 
이노리:......
.....웅.
 
???:(와구)
 
원래 크기로 돌아온 아이의 머리에는...
 
강......................아지 귀...(하...) 그래.. 아무튼 생겨납니다
 
???:(팔 쫙 벌림!)
 
이노리:(꼬옦 안아줌)
이건 원래 네 역할인데... 내가 안아주는거야... (중얼중얼)
 
???:(꾸왑!) 아무렴 어때?
 
이노리:귀엽다... (귀 만지작)
 
???:(꼬리 붕붕!)
 
이노리:와.. 꼬리가 안멈춰! (북북 쓰담음)
 
???:(프로펠러 꼬리) 개 좋아해?
 
이노리:응... 귀엽잖아.
 
???:나도 고양이 좋아!
 
이노리:그랬어? (귀 쫑긋)
 
???:아니? 근데 지금 이노리가 고양이니까 좋아! (솔직)
 
이노리:너는 내가 그렇게 좋아...? 왜?
 
???:왜..?
그야 이노리는 들어와도 된다고 허락도 해주고, 같이 찾아도 주고... 좋은 냄새가 나는 걸.
그리고 따뜻해. (꼬옥)
 
이노리:그러니까 착하고 따뜻하고 향이 나서 좋은거구나...
역시 개가 어울려. (납득 완료)
 
???:이노리는 왜 나 안 좋아해? (대담)
 
이노리:응? 그런건 아닌데...?
 
???:꼬리가 안 움직이잖아.
 
이노리:나는... 이것도 많이 움직이는 거야. (살랑살랑)
 
???:그래! (만족)
 
한 5분쯤 지났을까요?
 
서로 껴안고 있다보면 머리위의 귀가 사라지는 느낌이 듭니다.
 
...
 
홀린듯 괘종시계를 바라보면
 
오후 3시.
 
모든 것이 미쳐 돌아가는,
 
모든 일이 예정된 시각입니다.
 
댕, 댕, 댕…….
 
시계는 제때를 알지 못한 채 세 번의 울음을 터트립니다.
 
그리고 함께 울어주듯 파드득, 작은 날갯소리가 찾아듭니다.
 
눈을 들면 시계 위에 앉은, 작은 울새와 눈이 마주칩니다.
 
문득, 이노리는 달콤한 향을 맡습니다.
 
머릿속이 조금 어지러울 정도로.
 
어디서 나는 향기란 말인가요?
 
가슴에 주홍색 깃을 품은 작고 통통한 울새는
 
단춧구멍처럼 작은 눈으로 두 사람을 지그시 바라봅니다.
 
아이는 울새에게서 시선을 떼지 못합니다.
 
이노리:(어디서 나는 향이지? 두리번거려)
 
문득,
 
찻잔에서 풍기는 향기가 짙어졌다고 느끼면,
 
시선이 저절로 떨어집니다.
 
이노리:원래 이렇게 향이 진했었나...
 
이노리:
심리학
기준치: 35/17/7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아이는 여전히 홀린듯 울새를 바라봅니다.
 
아니, 저건....
 
시선을 떼지 못하는게 아니라, 얼어붙은 걸까요?
 
……하지만, 고작 울새라고요?
 
손바닥만 한 작은 새가 무에 그리 무섭단 말인가요?
 
이노리:왜 그래..? (당황한듯 눈만 깜박깜박)
 
???:......
(네 부름에 화들짝 놀라 뒷걸음질 친다.)
 
다시금, 달콤한 향이 이노리를 자극합니다.
 
람피온보다 붉은 찻물이 둥글게 찰랑거립니다.
 
아까의 희멀건 찻물과는 전혀 다른,
 
보암직도 마심직도 한 색깔입니다.
 
심지어 한 번도 맡아본 적 없는 달콤한 내음이 치밉니다.
 
적당히 따뜻해,
 
당장 목구멍 너머로 쏟아붓고 싶습니다.
 
아아, 정말이지……
 
이노리:
정신
기준치: 30/15/6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미의 극치에 가까운 향기입니다!
 
이노리는 찻잔에 담긴 것에 완전히 매료됩니다.
 
당장 이 차를 마시지 않으면 안 될 것 같습니다.
 
손은 이미 찻잔을 거머쥐고 있습니다.
 
???:이, 이노리. (겨우 고개를 돌려 너를 바라보곤) 배부르지 않아?
 
이노리:근데 이게 너무... 너무... 맛있을 것 같아서........... (찰랑이는 찻물을 바라본다.)
 
???:밤에 간식을 많이 먹으면 분명 배탈 날 거야! (네게 한 걸음 다가간다.) 이제 그만 들어가서 자자...
 
시간이 지날수록 달빛은 차츰차츰 희미해집니다.
 
울새의 눈은 밤처럼 짙게 내려앉습니다.
 
찻물은 따뜻하고, 식빵 귀퉁이는 굳어갑니다
 
빛 망울이 아이의 손등, 목, 뺨을 타고 허공으로 흩어집니다.
 
꿀꺽, 누군가가 마른 침을 삼킵니다.
 
문득 달이 회전합니다.
 
울새의 눈길이 허공을 향해도, 차는 식지 않습니다.
 
아이가 당신에게 찻잔을 넘겨 달라고 종용하지만,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아이가 자꾸만 당신을 방해하는 것 같습니다.
 
이 차를 탐내는 걸까요?
 
아니, 사실 아이가 정말 유령이었던 건 아닐까요?
 
그래서 이노리 몫의 무언가를 훔치고, 빼앗고,
 
이노리를 괴롭히려고 저택에 숨어든 걸지도 모릅니다.
 
이노리는 충동으로 가득 찬 확신에게 지배당합니다.
 
아이에게 빼앗기기 전에 어서 마셔버려야겠어요.
 
이노리:안돼....
이... 이건 내거야!! (다급하게 뒷걸음질 쳐)
 
???:이노리, 왜 그래... 그거, 마시지 마.
 
이노리:싫어... 이것만큼은 안뺏길래... (달콤한 찻물을 마신다.)
 
아아,
 
더는 참을 수 없습니다.
 
충동을 이기지 못한 이노리가
 
찻잔의 끄트머리를 입가에 대는 순간,
 
???:안돼!
 
아이의 새된 비명이 귀를 찢듯 울립니다.
 
당신이 반사적으로 멈칫한 아주 찰나의 순간,
 
그는 당신이 들고 있던 찻잔을 빼앗습니다.
 
허공에 두 사람의 시선이 얽히고,
 
그리고…….
 
일순,
 
아이는 잔에 담긴 차를 그대로 들이켭니다.
 
단 한 방울도 남기지 않고, 남김없이.
 
.
 
.
 
.
 
붉은 액체를 삼킨 아이는 그대로 정원 바닥에 쓰러집니다.
 
즐거운 시간을 지탱하던 티 테이블이 힘없이 무너집니다.
 
둥근 원판이 기울어지며 그 위에 있던 찻잔과 주전자가 미끄러집니다.
 
추락한 다기가 쨍그랑! 소리를 내며 깨집니다.
 
뭉개지는 케이크와 바닥으로 젖어 드는 비명.
 
읽던 책을 덮는 것처럼 가뿐하게, 또는 단순하게.
 
우리들의 티 타임은 끝났습니다.
 
아이는 옷깃을 잡아 뜯으며 괴로워합니다.
 
붉은 액체가 선명하게 가슴을 적십니다.
 
입에서 흘러내리는 것은 찻물인지, 핏방울인지 알 수 없습니다.
 
숨을 내쉴 때마다 두 뺨은 창백해지고,
 
심장 박동은 미약해집니다.
 
바야흐로 헤어질 시간이 다가오고 있습니다.
 
당신의 옷자락을 붙잡은 작은 손이 차갑게 식어갑니다.
 
???:이, 노리... (덜덜 경련하는 손으로 힘겹게 네 옷깃을 붙잡는다.)
 
이노리:뭐야...
왜, 왜 그래...? (당황한 두 눈은 붉게 물든 옷에서 떨어지지 않는다.) 이상하다.. 분명 그냥 찻물이였는데, 왜.....
 
???:이노리, 나는... 나는 아무것도 알지 못하고 이곳에 와서, 너를 만났어. (울컥, 올라오는 피를 삼켜내며 잠긴 목소리를 쥐어 짠다.) 울새를 보니까 조금 알겠더라. 내가 찾던 거...
그건 네, 능력이었어.
 
이노리:너... 계속 피나잖아...!! (너무 얼어붙으면 머리가 새하얘진다고 하던가, 끊임없이 차오르는 붉은 액체가 이제는 조금 실감이 나는지 두려움에 왈칵 눈물이 차오른다.)
언제는 내가 아니라며.. 기다려봐, 내가 선생님 불러올게..!!
 
???:가지마. (힘없는 손가락이 의미 없이 네 옷을 구겼다. 억지로 휘어지는 입꼬리에서 비린 향이 난다.) 나, 이제야 네게 알려,...줄 수 있는 게 생겼는데... ...옆에 있어줘. 꼭 네가 들어줘야 해, 내가 죽기 전에.
 
이노리:바보야..!! (펑펑 흐르는 눈물이 두려움인지, 슬픔인지 구분 하나 못한채 시야를 자꾸만 가린다. 힘없는 이 작은 손길이 뭐라고 미동조차 할 수 없게 만드는지. ) 그런 말 하는거 아니랬지!! 그렇게 말하면 슬프다고 했잖아아....
 
???:헤헤, ... (네 눈물이 방울이 되어 제게 떨어진다. 울 힘도 없는데... 눈가가 시큰거려 눈에 힘을 주었다.) 저 차는 독이나 다름 없,어... 마시면 체온이 끓고, 강제로 능력이 발화된댔어. ......너는 람피온이잖아, 초능력이 곧 생명력인데, 그걸 다 쓰면 네가 시들어버려... 윽, (재차 밀려오는 쓰림에 바닥에서 괴로운듯 몸을 비틀었다.) 그래서 내가... 대신 마셨,어.
 
이노리:(한손으로 눈을 서툴게 문지른다. 몇번을 문지르고, 문질러도 시야의 붉은 빛은 사라지지 않을 것을 알면서도 계속.) 진짜 바보야... 그렇다고 너는 마셔도 되는 줄 알아..?! 이름 알려주기로 했잖아... 편지 써준다고 했잖아.... (그리고 마지막에 밀려오는 생각은 다시, 자책감과 후회 뿐이다. 열병을 앓고 눈을 다시 뜬 그날부터 항상 조심하기로 했는데, 착한 아이가 되기로 했는데.. 결국 착한친구조차 되지 못해서.) 흐윽.. 이게 다... 다... 나때문에... 내가 그러지만 않았어도...
 
???:내가 나빴는데, 이노리가 왜. 애초부터 나는 너를 위해, 태어난... (미뉴에트니까. 람피온이 죽으면 미뉴에트의 존재가치는 바닥에 떨어진다. 결국 중요한 순간 이런 저런 것을 재기보다 행동이 앞서기는 했지만...) 네가 불러주,는 이름... 듣고 싶었는데. 미안해. 난 내 글씨,체도.. 궁금했다? 그래도 나, 거짓말은 안했어... 아, 딱 하나 했는데.
밖에 늑대같은 건 없었어. 이노리는 바보야.
......함께 했다면, 즐거웠을 것 같지, 우리...
같이 웃고, 떠들고, 오늘처럼 평범하게... 그렇게.
내일도 모레도 볼 수 있었다면, 우리는 분명 제대로 친구가 됐을 텐데...
너무 늦은 걸까? 아니면, 처음부터......
 
???:이루어질 수 없는 꿈이었을까.
 
마지막 말을 내뱉고,
 
아이는 그대로 눈을 감습니다.
 
다시 그 입이 열리는 일은 없었습니다.
 
누군가의 바람을 실은 바람이 잔디를 타고 흘러갑니다.
 
뚜껑이 열린 찻물은 언젠가 식기 마련입니다.
 
온기를 잃어가는 미뉴에트,
 
그 사랑스러웠던 존재를 눈앞에 둔 당신은,
 
고작 10살 어린아이일 뿐입니다.
 
또래 아이의 죽음을 목격한 이노리,
 
이노리:
SAN Roll
기준치: 28/14/5
굴림: 2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노리:2
 
이노리:아..., 안돼. 안돼. (불현듯 네 몸을 끌어안는다. 이 작은 몸에 얼마 남지 않은 온기라도 보내주고 싶지 않아서.)
아니야... 아니야..! 일어나면 돼. 다시 일어나면 아무것도 몰랐던 것처럼, 처음처럼 놀아줄게. 거짓말 해도 괜찮아, 안웃어줘도 돼. 유령같은 몸으로 말썽부려도 모른 척 해줄게. 큰 소세지는 다 너줄게. 그러니까...
(조금은 차가워도 누구보다 아늑했던 품이 이렇게나 낯설게 느껴질 순 없었다. 자꾸만 흘러내리는 몸을 붙잡는 손길의 떨림은 커져만 갔다. 죽음이라는건 이렇게나 추운거야? )
그러니까아, 흑... 흐윽... 제발 눈을 떠... 너무 무서워....
 
이노리:
지능
기준치: 35/17/7
굴림: 98
판정결과: 대실패
 
이노리는 거울 너머로 이미 훔쳐보았습니다.
 
손바닥 안에 고이던 눈물을 닮은 씨앗,
 
보석,
 
정제된 초능력의 형태.
 
그것의 정체를 이미 눈치 챘겠죠.
 
그러나,
 
선생님의 목소리가 귓가를 스칩니다.
 
이노리는, 죽어가는 아이에게 자신의 수명을 내어줄 수 있나요?
 
만약, 내어주더라도 실패할 수 있어요.
 
하루, 이틀을 연명하고
 
결국엔 이노리의 손으로 아이를 떠나보내야 할지 모릅니다.
 
이노리:이건... 모든 생명을 빼앗아 가는 법만 아는 내가, 유일하게 너를 살릴 수 있는 길이야. 그러니 두렵지 않아.
실날같은 가능성이래도... 운명처럼 너와 내가 만났던것처럼 나는 너를 믿어.
 
아이는 유난히 체온이 서늘했습니다.
 
람피온인 이노리의 체온이 1℃ 높다는 것을 감안해도 말이에요.
 
유령처럼, 얼음처럼, 차디찬 감촉이었습니다.
 
……아,
 
오히려 이것은 행운이 아닐까요?
 
유난히 체온이 낮은 아이라면,
 
고열을 앓지 않고 딱 적정한 온도를 되찾을 수 있을지도 모릅니다.
 
아니라고 하더라도, 다른 방법은 없습니다.
 
하루, 이틀이라도 당장보다는 나은걸요.
 
이노리가 결심하면, 눈동자가 황금색으로 빛납니다.
 
그토록 노력해보아도 소용없던 일이었는데……
 
어떤 생명도 해치기만 했는데...
 
이번만큼은 이노리도 또렷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눈꺼풀 아래로 달아오르는 감각을,
 
눈물 대신 떨어져 나가는 영혼의 일부를.
 
뚝.
 
손바닥에 떨어진 것은 일출처럼 화려하게 빛나는 붉음과 황금.
 
섬세하게 가공된 단면으로 달빛이 떨어지면,
 
투명하게 관통하여 바닥으로 빛무리를 뿌립니다.
 
아, 그것은 씨앗이라기보단 눈물처럼 생겼을지도 모릅니다.
 
당장이라도 따뜻한 곳으로 파고들고 싶은 것처럼
 
손바닥 아래에서 박동 칩니다.
 
이노리:...따뜻한 품을 가진 너에게 줄게.
 
씨앗은 녹아내리듯 아이의 일부가 되어 사라집니다.
 
얼마나 시간이 흘렀을까요?
 
불안과 확신 사이에서 가냘프게 흔들리던 마음을
 
다잡고 다잡으며 기다리던 그때…….
 
아이의 메마른 양 뺨에 생기가 돌아오고,
 
닫혀있던 눈꺼풀이 천천히 열립니다.
 
우물처럼 깊은 눈동자에 이노리의 얼굴이 잠기듯 비칩니다.
 
마치 동화 속 한 장면 같아요.
 
마법이 풀리고,
 
멈춰 있던 시간이 흘러가면,
 
저주에 걸린 아이는 꿈에서 깨어납니다.
 
아이가 가장 먼저 뱉는 이름은 당연히,
 
???:...이노리?
 
당신의 것입니다.
 
이노리:이... 바보가... 걱정이나 시키고. (차오르는 눈물을 애써 눌러삼키고선 언제나 네가 그러듯 품 속 가득히 너를 끌어안는다.)
 
???:(세차게 뛰는 심장이 낯설다. 꼭 다른 것을 머금은 듯, 아주 소중한 것을 집어삼킨 듯. 속에서 타오르던 불길, 새까만 재로 부서지는 감각은 어디에도 없고, 따뜻하게 느껴지는 팔만이 자신을 감싸고 있을 뿐이다. 더듬더듬 팔을 들어올려 네 등을 꾹 끌어안는다.) 이노리, (킁...) ...... (훌쩍) ...............무서웠어.
 
이노리:(차갑지만, 선명한 체온이 등뒤로 느껴짐에 작게 안도한다. 그제서야 멈춰버린 시간이 다시 제짝을 찾은 것마냥 흘러감을 느낀다.) ...거짓말 한건 용서해줄게, 대신 앞으론 이상한건 먹지마.
그리고..
그리고.... ...
이루어질 수 없는 꿈같은건 없어..!!
 
???:이제 거짓말 안 할거야. 거짓말 안 해도 네 옆에 있을 수 있거든. (마지막에 눈물을 삼켰던 건, 아쉬운 마음에 조금이라도 더 네 얼굴을 보기 위해서였을지도 몰라. 그러니 우리의 미래를 네가 되찾아준 지금, 이렇게 힘껏 참았던 눈물이 나는 거겠지. 부드러운 머리칼을 네 어깨에 몇번 부비다 고개를 들어 물기 어린 황금빛 눈동자를 마주한다. 그 사랑스러운 얼굴에 창백한 달빛을 맞으며 갓 피어난 여름장미가 싱그럽게 웃었다.) 나, 이노리가 정말 좋아!
 
바스락,
 
잔디를 밟고 걸어오는 발소리가 들립니다.
 
두 사람을 둘러싼 어둠이 물러나고,
 
인기척과 온기로 사위가 순식간에 어수선해집니다.
 
선생님:이노리! 무슨 일인가요?
 
수많은 등롱이 주변을 둘러쌉니다.
 
가장 큰 등롱이 흔들립니다.
 
어찌나 급하게 뛰어왔는지,
 
파자마에 숄 하나만을 걸친 차림새의 선생님이
 
놀란 표정으로 이노리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 뒤로 잠에서 막 깨어난 듯
 
졸린 눈을 비비는 어린 람피온들이 옹기종기 서 있습니다.
 
아까 티 테이블이 넘어지는 소란에 모두 깨어난 모양입니다.
 
음, 이 야밤의 소꿉장난을 해명할 차례네요.
 
어차피 아이는 모두에게 보이지 않을 거고…….
 
그때, 선생님이 입을 뗍니다.
 
선생님:그 아이는 누구죠?
 
.
 
.
 
.
 
교실 창가에서 익숙한 울음소리가 지저귑니다.
 
오늘도 음울하고 울적한 아침입니다.
 
앞문이 열리고,
 
누군가 걸어들어옵니다.
 
아, 분홍색 눈동자를 가진.
 
모두의 시선이 쏠립니다.
 
선생님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아이를 소개합니다.
 
선생님:새 친구와 인사할까요? 오늘부터 함께 지낼 거예요.
 
게일:선생님, 쟤도 람피온이에요?
 
누군가 손을 들고 묻습니다.
 
선생님:글쎄요. 비슷하지만 같지 않고, 같지 않지만, 완전히 다르지도 않답니다.
 
람피온의 저택에 흐드러진 것은 람피온 뿐이고,
 
자라나는 것 또한 람피온 뿐입니다.
 
람피온이 아닌, 초능력자가 아닌 새로운 친구라니.
 
이런 일은 그 어떤 소문도 들려준 바가 없는데 말이에요.
 
선생님은 마땅히 설명하기가 어려운지 난처하게 웃기만 합니다.
 
아는 듯, 모르는 듯 애매한 웃음입니다.
 
아무도 이 이례를 설명해주지 않았으나 우리는 차차 깨닫게 될 것입니다.
 
돌연변이 중에서도 돌연변이가 태어나기 마련이고,
 
산 것들은 대개 나와 다름을 아주 잘 알아보는 법이니까요.
 
어디선가 희미한 장미 내음이 몰려왔습니다.
 
여름 바람이 몰고 온 것일 터입니다.
 
람피온의 향기와는 달랐습니다.
 
아, 또다시 여름입니다.
 
노노미야 이노리 생존, 아이 생환.
 
아이는 조건을 충족시킨 처음이자 마지막 미뉴에트가 되어 저택의 일원으로 살아갑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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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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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생님:그 아이는 누구죠?
 
야심한 시각에 깨어난 아이들은 술렁거리는 눈으로 두 사람을 바라봅니다.
 
이노리의 대답을 기다리는 얼굴입니다.
 
호기심이 올망졸망 맺혔습니다.
 
이노리:얘는...
정말 좋아하는 제 친구에요...!
 
선생님은 한참 아무 말이 없습니다.
 
침묵하는 얼굴은 어두운 밤중이라 흐릿하게만 보입니다.
 
선생님:시간이 늦었으니 모두 방으로 돌아가세요.
 
선생님은 뒤를 돌아보고 아이들을 방으로 돌려보냅니다.
 
궁금한 것이 많은지
 
떨어지지 않는 작은 발자국들이 꾸역꾸역 저택으로 돌아갑니다.
 
선생님:그리고, 이노리.
 
덩달아 돌아가려던,
 
혹은 망부석처럼 굳어있던 이노리를 부른 것도 선생님이었습니다.
 
선생님:선생님의 방에 가 있으세요.
 
그 아이와 함께, 라고 덧붙이는 목소리가 파르르 떨렸습니다.
 
창밖에는 아직 어둠이 내렸습니다.
 
아롱거리는 불빛이 바닥으로 길고 밋밋한 그림자를 떨굽니다.
 
선생님의 방은 커다란 책상과 침대로 이루어진 단출한 구조입니다.
 
흡사 방이라기보단 서재처럼 느껴질 정도로요.
 
이노리도 처음 들어와 보는 곳입니다.
 
선생님은 아직 들어오지 않았습니다.
 
이노리:
관찰력
기준치: 40/20/8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빼곡한 책장에는 천문학과 과학에 관련된 책이 자주 보입니다.
 
물고기자리의 주기,
 
가을 별자리 포말하우트,
 
절대영도의 존재,
 
기상 이변과 기후 변화…….
 
끼익,
 
긴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선생님이 들어옵니다.
 
품의 쟁반에는 두 개의 머그잔이 나란히 놓여있는데,
 
김이 모락모락 올라오는 참입니다.
 
선생님:이노리, 우선 앉아요.
 
선생님은 제일 먼저 자리를 권합니다.
 
의자는 두 개.
 
하나는 이노리의 것, 하나는 아이의 것입니다.
 
수상한 찻물 대신 설탕을 넣고 따뜻하게 데운 우유도 두 잔이 나란히 앞에 놓입니다.
 
정말로, 아이가 보이는 모양입니다.
 
두 사람을 마주 보고 앉은 선생님은 잠시 침묵하다가 입을 엽니다.
 
선생님:누구인지 소개부터 해줄래요?
 
이노리:이름도, 아무것도 모르지만... 자기는 미뉴에트라고 소개 하면서 찾아야 할게 있다고 했어요. 근데 유령처럼 아무도 존재를 못알아차려서... 제가 함께 다녔어요.
 
선생님:...그렇군요. 언제나 말했지만, 이런 일들이 생기면 선생님에게 먼저 알려주어야 해요. 이노리가 혼자 열심히 고민한다는 건 알지만, 언제나 아이에겐 위험한 일이 생길 수 있으니까요. (한숨을 내쉰다.)
 
선생님은 걱정과 잔소리 비슷한 이야기들을 늘어놓습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선생님:당장 빈방이 없으니 당분간은 이노리와 함께 쓰도록 할까요.
 
아이를 경계하거나, 내보낼 생각은 없어 보입니다.
 
선생님:친구들에게는 내일 아침에 소개하는 게 좋겠군요.
오늘은 시간이 늦었으니 이만 올라가서 잠자리에 들도록 하세요.
 
선생님은 상황을 알고 싶었을 뿐이라며, 이제 돌아가도 좋다고 말합니다.
 
이노리와 아이가 나란히 문 앞에 서면
 
선생님:이노리.
 
이름을 부릅니다.
 
이노리:네?
 
돌아보면 선생님은 두 사람을 빤히 바라보다 작게 웃습니다.
 
선생님:숙제가 있어요.
이노리가 데려온 친구이니…… 이름을 지어주세요.
계속해서 그 아이라던가, 너라고 부를 수는 없잖아요.
 
이유를 설명한 선생님이 손을 흔듭니다.
 
정말 돌아가도 좋다는 뜻입니다.
 
우유의 달짝지근한 향기,
 
밤의 서늘한 바람,
 
설탕이 조금 묻었는지 손가락은 끈적거립니다.
 
평소와 조금도 다를 것 없는,
 
평범한 광경인데도 어쩐지 가슴이 술렁인다면……
 
???:이노리.
 
처음으로 내 것이 생겼기 때문일까요?
 
아이는 이름이 내심 기대되는지 눈을 반짝이며 이노리를 바라봅니다.
 
졸린 기색이라곤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은근슬쩍 얽히는 손가락이 덩달아 끈적끈적합니다.
 
쉽게 놓을 수 없을 거란 예감이 들었습니다.
 
이노리:응, 쿠레하.
 
쿠레하:고마워.
 
꽃향기가 지독한 여름밤이었습니다.

핸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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