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야가 가려질 정도로 고개를 푹 숙인 채, 당신은 깨어납니다.
잠이 부족한 것처럼, 머릿속에 희뿌연 안개가 들어차 사고가 돌아가질 않습니다.
당신의 육체가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아까부터 시야를 방해하는 머리카락은 당신의 것이 맞나요?
분명 침대에 몸을 던지고 기절하듯 잠든 것 같은데,
어느덧 당신은 새파랗게 빛나는 모니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이곳이 집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겠습니다.
당신의 손은 키보드 위에 올라가 있고, 화면에는 웹사이트가 띄워져 있습니다.
힘없이 올라간 손에 눌린 키보드들이 화면 위에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자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또다시 당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고개가 돌아갑니다.
컴퓨터 스피커에서 기계음처럼 무기질 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에 모니터를 본다면, 아까는 흐릿하게 보였던 웹사이트가 보입니다.
사이트의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란의 커서가 깜빡이고 있습니다.
요즘 들어 이상한 악몽을 꾸는 일이 늘었습니다.
종종 가위에 눌리기도 하고, 몸 곳곳에는 영문 모를 상처가 생겼습니다.
심지어 어제, 당신들은 각자의 기숙사 현관에서 깨어났습니다.
어딘가를 다녀온 것처럼 왼발에는 슬리퍼, 오른발에는 운동화를 신고 엎어져 있었습니다.
자리에 앉으면 피곤한 얼굴의 두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목호경:(퀭............) 너는 비밀번호 뭐로 쓰냐? (갑자기 냅다 사적인 질문)
목호경:비번은 1234가 국룰 아니야? 진짜 어이없네??
유채아:알아서 뭐하게 ㅡㅡ (책상에 엎드립니다.)
목호경:뭐하겠냐? 알아서 너 아이디 다 해킹하려고ㅋㅋ
유채아:(뭐임...) 참나.. 내가 퍽이나 알려주겠다.
호경이가 채아에게 찡찡대는 소리가 울려퍼질때 쯤...
당신들의 붙어있는 책상 가운데에 누군가가 앉습니다.
유리:(히죽웃으며) 야야, 어제 새벽 A닷컴에 뜬 글 봤어?
우리한테 말걸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해라
유리:음~ 0000? (옛다 놀아주는 셈 치고 대답함)
유채아:(아 그거 가입만 해뒀는데...) ...무슨 글이였지? (호경이한테 눈치줌)
목호경:안 봤는데? 거기 맨날 이상한 얘기만 하잖아
너네 인스타만 하고 그러지?
인스타? 가 뭐야?
나 카톡만해
유채아:설마 유리 너.. 공부도 안하고 매일 sns 눈팅하다가 5시간씩 흘러가서 공부는 다음날로 미루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는 아이는 아닌거지?
너 내 스토커야?
........
유리:솔직히 코로롱 시대에 이것도 안하면 심심해서 미친다고~
유리:sns도 안하면 뭔 재미로 시간 보내냐?
유채아:공부해, 너 내일 모레면 이제 입시준비해야하는 애가 그러고 있니?!
유채아:그나저나.. 호경이는 화장실을 만들고 오는건가? (ㅋ)
유리:(ㅋㅋ) 밥먹고 만들어서 싸고오나봐.. (속닥)
어차피 익명이라서 아무도 모른다며?
그니까, 재밌으니까 너도 좀 열심히 해봐.
저번에 보니까 뒷담글만 엄청? 올라오던데.
유리:원래 불구경 다음으로 재밌는게 싸움구경 아니겠어?
아무리 익명이래도 티나는 애들은 티나거든 (조용히 크큭 웃는다.)
유채아:하긴.. 이 조그만 반에서 뒷담 까봐야.. 다 거기서 거기겠네.
목호경:우리반 애들 나한테 그렇게 관심이 많아?
좀 부끄럽네...
(코 쓱)
그래서 사이트가 뭐 어쨌다고?
유리:아 진짜 너땜에 말하려던거 까먹을뻔 했잖아!
자자, 집중.
유리:어제 새벽 2시에 게시판이 스팸 게시글로 도배 당했거든?
같은 글이 몇십개나 다다다닥 올라왔는데..
유리:제목은 깨진건지 일부러 글케 친건진 몰라두 알아보기 힘들던데, 눌러보니까 검은 사진만 올라왔더라고.
유리:그거 보고 난 후로 나 밤새 학교 안을 달리는 꿈을 꿨거든?
유리:뒤에서 뭐가 막 쫓아오고 존나 무서운 꿈
(호경이 퍽)
유리:아니~ 근데 이거 나만 꾼거 아니라니까?
유리:그거 본 애들 다 악몽 꾸고 가위 눌리고 난리 났었어.
유리:심령 현상 아니야? 귀신이 올린.. 야!!
유채아:근데.. 나도 요새 자꾸 가위 눌려서... (곰곰)
우리 학교는 뭐 괴담같은거.. 그런거 있나?
넌 보지도 않았으면서 그러냐. 보약 먹어 ㅜ
목호경:우리 엄마가 개쓴양파즙 줬는데 너 먹을래?
유리:(휴대폰을 꺼내서는 갤러리로 들어가더니) 관리자가 그 글들 다 지웠긴 한데..
너네도 볼래? 내가 캡쳐해뒀지롱
(ㅋㅋ)
목호경:보통 그런거 갖고있는 애가 제일 먼저 가더라
도망..
유리는 핸드폰을 꺼내 캡처한 게시물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분명 제목이 깨져서 볼 수 없다고 했는데 어째선지 두 사람의 눈엔 글씨가 정확히 보입니다.
유리:(다시 휴대폰을 자신쪽으로 돌려 보고는 고개를 갸웃한다..)
다 깨졌구만.
목호경:내 피부 완전 매끈하거든? (문질문질)
휴대폰 화면을 가운데 두고 티격태격 하고 있으면...
같은 반이긴 하지만 말은 별로 섞어보지 않은 ...
내 얼굴 존나 매끈하지??? 박유리가 구라쳐
(오자마자 저런 질문을 받으니 벙쪄있다가..)
(아니네 목호경이 친한척 하네..)
김도현:(말돌리며) 유리야 선생님 오실거야. 자리에 앉으래.
오키~ 애드라 이따바~
김도현:(유리가 돌아가자 둘에게 고개를 돌리며) 무슨 얘기 했어?
목호경:박율이 유리멘탈이고 유채아 기가 허하대
너네도 수업 준비 슬슬 하는게 좋겠다.
목호경:너 때문에 김도현이 나랑 멀어지려 하잖아
김도현:(둘이 대화하는 틈을 타 자리로 돌아간다..)
지겨운 종소리가 울리고 수업이 시작되면 시끄럽던 교실 안은 조용해집니다.
선생님의 수면제 같은 목소리가 낮은 음을 울립니다.
연필 끝이 종이에 긁히는 소리와 함께 칠판 위엔 흰 글씨가 빼곡히 채워져갑니다.
그때, 옆분단의 유리가 두 사람의 책상 위로 구겨진 종이를 던집니다.
목호경: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유채아: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김도현:
목호경:
정신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실패 |
유채아:
정신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사흘 전에 도착한 어떤 문자'를 떠올립니다.
그런 문자와 함께, 검은 사진 몇 개가 연속으로 도착했습니다.
이 문자를 받은 후, 당신의 생활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악몽도, 가위도, 영문 모를 상처도, 뜬금없는 몽유병까지 전부
목호경:너 뭐 이상한 일 있었어? (채아 봄)
유채아:아니 무슨 스팸문자같은걸 받긴 했었는데... 바로 차단삭제 했어서..
목호경:그건 일상 아니야? 나도 얼마전에 받았어
목호경:엉 그리고 그것보다 마음아픈 일이 있다...
목호경:나............................................. 몽유병인 것 같애
목호경:진짜 하나도 안슬퍼보여서 내가 슬퍼졌어
유채아:그나저나 이 쪽지... 진짜 써야하나?
어색..한데(ㅋㅌㅋ)
목호경:쟤 은근 깜찍한 구석이 있네ㅋㅋ (밑에 몽유병 생김 쓰고 채아한테 toss)
아까 너 이야기하니까 그냥 돌아갔잖아
유채아:솔직히 변비있으면 좀.. 불편할만하겠다. 오케오케
목호경:너... 변비 혐오... 뭐 그런거 해?
실망이다...
스스로 몽유병이 있다고 주장하며 변비까지 앓는 애는 좀..............
목호경:왜 김도현도 있을지도 몰라 생각보다 흔하다 이거
너네 누가 수업시간에 응? 떠들래.
목호경:
은밀행동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63 |
| 판정결과: |
실패 |
유채아:
설득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목호경 혼자 떠들었으며 쪽지는 없었고 자신은 수업을 열심히 경청하고 있었음을 주장함)
야ㅡㅡ
말재주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자기는 혼자 떠든 것이 아님을 열심히 주장함 박수도 맞닿아야 소리가 납니다 쌤)
호경이의 논리에 호오.. 소리를 내며 납득합니다.
목호경:(나가면서 도현이한테 훌쩍이는 시늉함)
그렇게 두 사람은 쌀쌀한 복도에서 수업종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교실로 들어온 두 사람에게 쪽지의 주인이 다가옵니다.
김도현:괜히 나 때문인 것 같네.. (하하..)
유채아:근데 도현이 너.... 혹시 상담부? 그런거야?
그럴리가.. (몽유병..?)
유채아:나는... 최근에 무슨 스팸 문자 받은거.. 있는데.
유채아:거기있냐고 물어보는 문자..였는데, 그 뒤로 계속 악몽꾸고 가위 눌리고 그랬거든.
(채아의 말을 듣고는 잠시 생각하는 듯 눈을 굴리다가) 너네 혹시 학교 끝나고 시간 돼?
유채아:아! 알았다. 도현이 너 방송부야? 이런거 취재하나?
아, 어 맞아 ㅎㅎ
그러고보니 채아가 스팸차단을 했던 문자는 그 후로도 계속 다른 번호로 도착했었습니다.
두 사람은 하교시간에 도현이를 도와주기로 합니다.
뭐.. 일단 나 따라와. (먼저 앞장서며)
도현이 두 사람을 데려간 곳은 학교 PC실입니다.
컴퓨터실 입구에서 문득, 당신은 기시감을 느낍니다.
컴퓨터와 자리를 하나하나 점검하던 도현은 어떤 자리 앞에서 멈춥니다.
수북한 검은 머리카락이 타래째로 엉켜있습니다.
머리카락은 의자 위, 바닥, 심지어 어떻게 들어갔는지 본체 안까지 이리저리 늘어져 있습니다.
머리카락은 가닥가닥이 두껍고 기름져 있으며 만지면 이상하게 기분 나쁩니다.
목호경: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유채아:
SAN Roll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누가 이런 장난치냐
목호경:으으;.. 뭐야 누가 여기서 머리 감았어?
그리고 고개를 조금만 돌리자, 며칠 전 잃어버렸던 당신의
???
김도현:둘 다 이 자리에 있긴하네.. 왔다 간적 있어?
두 사람의 자리는 분명 멀리 떨어진 곳입니다.
유채아:누가 우리 저주하려고 이런 물건 가져간거 아냐?
머리카락에 얽힌 물건들은 왜 여기에 있는걸까요?
김도현:(머리카락을 치워내고 전원버튼을 눌렀다.) 음..
전원을 누르면, 컴퓨터는 종료된 게 아니라 절전 모드로 돌아가 있었던 듯
당신들이 정말로 이 곳, 이 자리에 다녀간 것일까요?
이건 어떻게 봐도, '귀신에게 홀렸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잖아요.
김도현:여기 좀 치워야겠다.. 너네 밖에서 기다릴래? (걱정되는 눈으로 두 사람 쳐다보며)
김도현:난 귀신 같은거 안믿어서. (슬 웃으며)
누가 이런 장난을 한건지..
목호경:(마이 주섬주섬 도현이 코에 묶어주고 나감)
(투다닷)
복도로 나오면 수업이 모두 끝난 학교의 복도는 고요하기만 합니다.
방과후를 끝낸 몇몇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빠져나가고
텅 빈 복도를 보고 있으면, 두 사람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어떻게 동시에 두 사람에게 전화가 올 수 있나요?
요샌 이런 기능도 있어?
목호경:(핸드폰 화면 번갈아 쳐다봄) ? 받아봐 (채아 시키기)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문득 두 사람은 복도 끝에서 시선을 느낍니다.
목호경:어쩐지 누가 우리를 쳐다보는 것 같...다?
무언가가 계단과 계단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김도현:
뒤를 돌아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당신의 학교 교복이 아닙니다.
자기 몸을 가누기 힘든 것처럼 제자리에서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목호경:................................................
(채아 꼬집음)
목호경: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실패 |
유채아:
SAN Roll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4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유채아:아 싑... 가자... (호경이 팔 잡고 백스탭 밟음)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지만, '저것'이 웃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뒤에서부터 스르륵, 탁! 하고 지나치게 긴 무언가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목호경:뛰면 굉장히 무서운 상황이 벌어질 것 같은데
......뛰어?
유채아:그...그럼 어떡해, 이거. 우리 그냥 X된거 아냐?
도현이 두 사람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통화를 종료시킵니다.
종료음이 울리자 동시에 괴이한 인영은 사라집니다.
목호경:아니 방금 전부터... 뭐야? 저...분이랑 아는 사이?
유채아:하...... xxxxxxxxxxxxx ............깜짝놀랐네.......
목호경:방금 그거.................귀신이야?
김도현:세상에 귀신이 어딨어? 귀신 같긴 하지만..?
김도현:근데 저건.. 인터넷이나 이런 전자기기로만 나타나는 것 같은데. (봤잖아? 라며 덧붙이고는)
전화가 오더라도 받지 마.
목호경:어우... 야 안되겠다 나 기숙사 좀...
양파즙 가져올래
김도현:다 치웠으니까 슬슬 돌아가자 우리도. (더러워진 손을 허공에 들며)
..화장실은 같이 가주면 안되나?
목호경:빨간 휴지 파란 휴지 귀신 나오는거 아냐?
(화장실로 뚜벅뚜벅)
근데 왜 파란색이랑 빨강색이지..?
목호경:그래도 내 목숨이 휴지 한장보단 무겁지...
김도현:(기숙사 앞에 도착해선 걸음을 멈춘다.) 내일도 시간 돼?
굿...하러 가?
그거랑 별로 관련 없거든..?
김도현:음.. 지금도 갖고 있어. (손목의 팔찌 보여주며)
목호경:헐.. 왠지 믿음직스러워 (채아 봄) 나 성당 다닐까?
.......
유채아:그리고...... (도현이 흘깃 봄) 너는 왜 자꾸 우리 도와줘?
이것도 하느님 뜻이야?
김도현:우리 반 애들이 다 너네랑 비슷하길래.. (뒷목 긁적)
김도현:선생님이 부탁하셨거든~ 반장이나 시키지.
(벅벅)
김도현:응, 애들이 다 피곤해하는거 같다고. (고개 기울)
뭐.. 내일도 도와준다니까 든든하네~ (두 사람의 등을 팡팡 치며 어깨 동무를 한다!)
피로도 한결 가시고, 시야가 조금 맑아집니다.
(기숙사로 후다닥 뛰어 들어간다)
유채아:(나도 종교를 가져야하나..) 오늘 그래도.. 고마워.
갔네..
목호경:빠르네... 야!! 잘가!!!!!!!!
어?
유채아:혹시 모르잖아.. .기숙사에서 또 아까같은거 만날지도..?
목호경:(조용히 폰 끔................)
방으로 돌아오면 여느때와 다름없는 룸메와 방이 안정되는 기분이네요.
피로가 한결 가시긴 했지만, 그렇다 해도 무척이나 피곤한 하루였습니다.
어느덧 바깥은 어두워져 통금시간에 가까워졌습니다.
목호경:(21세기...귀신... 타닥..탁..)
유채아:(사이버... 귀신... 타닥...탁...)
다양한 최근의 괴담들이 떠도는 글들만 발견합니다.
목호경:(몽...유..병... 타닥...탁...)
유채아:(사이비... 괴담... 타닥..탁..)
목호경:(용한... 무당... 타닥...탁... 하느님의 존재...)
자료조사
| 기준치: |
20/10/4 |
| 굴림: |
48 |
| 판정결과: |
실패 |
유채아:
자료조사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2 |
| 판정결과: |
실패 |
인터넷.. 어렵네?
별 수확을 얻지 못하는 서치만을 하고 있자..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머뭇거리던 룸메는, 조심스럽게 입을 떼고 말합니다.
그 말을 듣자, 뒤늦게 당신의 양팔이 욱신거립니다.
양팔에 인정사정없이 새겨진 손톱자국을 발견합니다.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한 것처럼 몸이 납덩이같이 무겁습니다.
새하얀 얼룩 위로 무언가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환각까지 보입니다.
목호경:.................(양파즙을 뜯는다..)
유채아:(호경이한테 카톡보냄... ) (충격실화.... 내 팔봐바)
너도? ,,,,,,,,,,,,,,,,,
시야가 가려질 정도로 고개를 푹 숙인 채, 당신은 깨어납니다.
잠이 부족한 것처럼, 머릿속에 희뿌연 안개가 들어차 사고가 돌아가질 않습니다.
당신의 육체가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아까부터 시야를 방해하는 머리카락은 당신의 것이 맞나요?
어느덧 당신은 새파랗게 빛나는 모니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컴퓨터 스피커에서 기계음처럼 무기질 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비밀번호 입력란에서 커서가 깜빡이고 있습니다.
목호경:
정신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유채아:
정신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 사이 머리카락은 당신의 시야 아래로 더 길게 내려옵니다.
그것은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당신이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까지 흔들거리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까지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목호경:
SAN Roll
| 기준치: |
57/28/11 |
| 굴림: |
4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유채아:
SAN Roll
| 기준치: |
64/32/12 |
| 굴림: |
74 |
| 판정결과: |
실패 |
정신을 차리더라도 당신의 몸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유채아:(목호경 비번이... 1..2..3..4....)
장소는 기숙사 방이며, 당신은 몸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룸메이트는 당신에게 나쁜 꿈이라도 꿨는지 물어봅니다.
[](#" style="text-decoration:none; color: red; background-color:#000000; text-align:center; display:block; padding:2px; box-shadow: 0px 8px 0px 15px #000000; font-size:12px; font-style: normal;)
시야가 가려질 정도로 고개를 푹 숙인 채,당신은 깨어납니다.
당신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엔터를 치는 순간,
그와 동시에 컴퓨터실의 전력이 크게 깜빡거립니다.
몸을 구성하고 있던 아주 중요한 것이 빠져나간 것처럼 탈력감이 밀려오며 몸이 크게 휘청입니다.
지나치게 긴 팔의 무언가가 컴퓨터실의 문을 열고 나가는 모습을 봅니다.
당신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피곤한 몸을 끌고 등교합니다.
오른발에는 운동화를 신고 기숙사 현관에 엎어진 채 깨어났습니다.
당신은 무언가에 홀려, 교내 컴퓨터실까지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그 무언가를 컴퓨터실 밖으로 내보냈습니다.
생각할수록 당신이 본 광경은 굉장히 불길합니다.
손톱자국 위로 '양쪽 손목을 억지로 잡아 누른 것처럼 또렷하게 남은 붉은 손자국'이 남겨져 있습니다.
교실의 떠드는 소리가 윙윙거리며 귓가를 간지럽힙니다.
누가 말을 걸어도 대화에 집중할 수 없습니다.
끼익, 앞자리에서 의자 끄는 소리가 들립니다.
목호경:(퀭.............) 야 이거봐.. (소매 둘둘 걷는다..)
나 무서워서 혼자 못자겠어 이제
유채아:진짜.. 구마? 해야하는거 아냐? 하..................
목호경:나 그팔찌 좀 주면 안돼?.............
김도현:또 악몽 꾼거야? (걱정하는 표정으로 팔찌를 만지작 거리더니) 이거?
(손목에서 풀어 호경이에게 건넨다.)
빌려주는거야.
목호경:김도현........................(감동.........!)
너는 악몽같은거 안 꿔?
목호경:(이거 때문인가?... 팔찌 뚫어져라 봄....)
김도현:무슨 꿈이길래 그래? (몸을 앞으로 당겨 책상에 양팔을 올리곤 빤히-)
그러면 어떤 머리 긴 귀신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협박해...
목호경:입력해도 자꾸 틀렸대...............
근데 어제는 이상한게 컴퓨터실 밖으로 나갔다?
김도현:(꿈 이야기를 들으면 깊게 경청하다 초조한 표정을 짓는다. 이내 휴대폰을 꺼내 둘에게 보여주며) 음.. 이거봐.
당신이 받았던 것과 같은 문자가 액정 안에서 섬뜩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거기 있어?'로 끝나는 영문 모를 메시지는, 어느덧 저주처럼 퍼져버렸습니다.
근데 난 이런거 진짜 안믿거든...?
목호경:난 이제 하느님밖에 안 믿어 (팔찌 꼬옥)
유채아:. . . .. 나 100살까지 살아야한단말이야.
김도현:이거봐, A닷컴도 다 이 문자를 받았다고 인증 글을 올리고 있어.
유채아:.....A 닷컴을 폐쇄하면 되는거 아닐까?
목호경:애초에 저거 익명사이트 아니었어? 왜 괴담사이트가 된거야.
그래도 다행인건..
아직은 우리 반에서만 퍼진 것 같거든?
그 전에 방법을 좀 찾아야겠어. (둘의 손을 꼬옥 잡는다.)
ㅎㅎ
김도현:안돼 얘들아.. 나도 데려갈거 아니면 함께해줘야지.
목호경:넌 아직은 멀쩡하다며... 뭐라도 방법이 있는 거야?
김도현:오늘 가기로 했던데 있잖아? 방법은 찾는거 아닐까~
유채아:약간 따라가면 해결해줄것 같고.. 그렇다?
목호경:그럼 성당 가보자... 김도현이 성당 다니니까
두 사람의 손을 잡은 도현이의 말 덕분일까요 아니면 기분 탓일까요
학교를 마치면 약속한대로 세 사람은 학교 밖을 나옵니다.
해결방안을 찾지 않으면 전교생이 밤마다 컴퓨터 실에 모여들지도 모릅니다.
목호경:(성당 방향도 모르고 척척 걸음을 옮기기)
이쪽인데.
유채아:우리 호경이가 좀 이상해.. 이해좀 해줘
친구들이 요즘.. 악몽을 꾼대서..
그치?
목호경:(진지한 얼굴...) 수녀님... 혹시 귀신 믿으세요?
수녀님:...(^^..?) 귀신은 믿지 않지요. 하느님의 자녀들은 모두 하늘로 되돌아가니까요.
아무래도 이러한 큰 성당에서는 악령의 이야기 같은 것들은 들어주지 않겠죠.
유채아:...휴, 가랏 목호경. 너의 진심을 말씀드려.
목호경:
말재주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귀신도 사탄..뭐그런거랑 비슷한거아닌가요? 어쩌구저쩌구 아무튼 악몽 관련된 얘기 불쌍한척 십자가의 영험함을 믿는다는 어필)
수녀님:...흠.. (점점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더니 십자가를 쥔 손에 힘을 주더니 조용히 짧은 기도를 읊조렸다.) 아아.. 어린양들이 고생이 많았군요..
이리로 따라오세요.
목호경:우리 가서 세례 받는거 아니야..? (속닥)
김도현:성당 다니는 친구들한테만 알려주는건데.. (ㅎㅎ)
기도실에 나란히 앉은 셋에게 수녀님과 사제님은 성수를 찍어주면 기도합니다.
기나긴 주기도문을 들으니, 어느 정도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습니다.
같이 오니까 좋다 얘들아 ㅎㅎ
(퍽퍽퍽)
ㅎㅎ
세 사람은 기도를 마치고 성당 밖을 나옵니다.
갑자기 채아는 바닥으로 미끄러지듯 넘어집니다.
무언가 발목을 잡아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도현이가 다급하게 팔을 붙잡아주지만 강한 힘의 끌림은 멈추지 않습니다.
채아는 5m 정도 양쪽 발목을 붙잡힌 채로 질질 끌려갑니다.
목호경:
근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실패 |
김도현:
근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실패 |
근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김도현:
근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나치게 긴 팔이 바닥을 쓸듯 이리저리 휘적거리다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양쪽 발목을 확인하면, 팔에 남은 것과 같은 손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목호경:
SAN Roll
| 기준치: |
57/28/11 |
| 굴림: |
68 |
| 판정결과: |
실패 |
유채아:
SAN Roll
| 기준치: |
63/31/12 |
| 굴림: |
73 |
| 판정결과: |
실패 |
아파아
아픈데
택시~~
너 왤케 가난해
(벅벅..)
병원가자, 병원.
(택시 안으로 쇽
고마워..
담에 갚을게.
고마워 호경아.
세 사람은 호경이의 돈 덕분에 병원 앞에 편하게 도착합니다!
환자복을 입은 어리고 나이든 환자들과 간호사들이 보입니다.
근데 이게 병원가서 치료로 해결될 문제인지 모르겠네..
병동 안의 어린아이가 세명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그렇다기엔 호경이를 너무 뚫어져라 보고있네요.
귀신아 물러가라!
김도현:(어린애에게 막대사탕을 꺼내 쥐어주곤)
아무래도 이런데선 우리 문제를 해결 할 순..
없겠지...?
목호경:응...................나도줘
유채아:..............왜 하나만 들고 다녀?
유채아:다음엔 의리있게 다섯개 정도는 챙기란 말이야.
이건 있다.
(홍삼캔디)
유채아:땡큐 (받아서 그대로 호경이 입에 넣어줍니다.)
다시 먹어.
(더 상처준거같은데)
(토닥토닥..)
따끔, 호경이는 고통스러운 아픔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고개를 돌리면 창백하게 질린 채아와 도현이의 얼굴이 보입니다.
시선을 내리니, 엉망으로 긁힌 팔이 보입니다.
손톱이 지나간 자리마다 살갗은 붉게 물들어 있고,
가느다란 선혈이 긁힌 자국을 따라 흐르고 있습니다.
정신을 차린 지금도 피가 흐르는 팔을 긁는 행동을 멈출 수 없습니다.
당신을 가둔 좁은 세상을 찢어 던져버리고 탈출하고 싶습니다.
목호경:........................?(벅벅벅벅)
(딱콩!)
목호경:(벅...벅벅) 병원에서 아토피 검사라도 받아볼걸 그랬나?
더 심해지기 전에 빨리 찾아야겠어..
일단 가자.
오랜 수행을 쌓은 스님이 계시다고 들었는데, 과연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소박한 분위기의 스님 한 분이 안쪽으로 안내합니다.
스님:무슨 일로 찾아오셨는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유채아:저희가 그........... 귀신이 씌인거 같아서요.
스님과 절의 사람들은 호의적으로 세 사람을 맞이하고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따뜻한 차와 약과가 담긴 쟁반이 우리의 앞에 놓입니다.
이야기를 들은 스님의 미간에 가느다란 주름이 자리 잡습니다.
스님:아무래도, 저희가 손 쓸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것 같군요.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거라도 드리겠습니다.
부디 효험이 있길 바랍니다.
스님은 세 사람에게 작은 부적 목걸이를 건냅니다.
김도현:감사합니다..~ (목걸이 받아도 되는건가..)
나 이거 해도 되는거야..? (힐긋)
목호경:네 팔찌는 내가 하고 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긁적)
스님:큼큼.. 혹시몰라 이야기 해드리는데, 근처에 유명한 제령사가 있으니 무당집에도 가보시길 바랍니다.
(스님한테 꾸벅 인사도 한다.)
매장에 진열된 모든 전자기기가 고장 난 것처럼 크게 깜빡입니다.
검은 배경 속, 뿌연 것이 흔들거리며 차츰차츰 가까워지는 기묘한 사진들의 연속.
그건, 주머니 속에 있던 휴대폰이 오작동을 일으켜 잘못 찍힌 사진 같습니다.
일제히 깜빡거리던 화면들은 홀린 것처럼 갑자기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채아의 이마에 손을 대보며) 흠...
100살까지 살려고 했는데...
목호경:백살은 몰라도 지금은 너무 어리잖아...
도현이의 손이 닿자 열감이 빠지듯 몽롱하던 정신이 조금이나마 맑아집니다.
유채아:근데 도현이 손은 약손인가.. 닿기만 해도 편해지네.
목호경:그러게... 너 손에 뭔 짓 했냐? (편안...)
(자기 손 빤..)
(손 내밀)
(로우파이브)
도현이와 닿을 때마다 편안한 안정감을 느낍니다.
세 사람이 무당집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마자,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은 무당이 소리치며 세 사람을 밖으로 내쫓습니다.
무당집 안에 들어가기 위해선 대인 기능 판정의 어려운 성공이 필요합니다.
목호경:
말재주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4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너무해.............. 저희 부정 좀 털어주세요ㅜㅜ
김도현:
말재주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유채아:
설득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3 |
| 판정결과: |
실패 |
(ㅋ)
외모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초롱초롱... 17세 고등학생의 애기같은 눈망울)
김도현:저희 도와주실 분은 무당님 밖에 없어요.. (강아지같은 눈매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이리저리 애원해봄..)
무당:어마어마한 악령이 붙어 있어. 사람 한 둘 정도는 가볍게 골로 보낼 녀석이야.
이건 얼마를 받아도 못 쫓아내!
내쫓는 쪽에서 목숨을 걸어야 할 판이니. 알아들었으면 얼른 나가 봐!
그렇게 말하곤, 무당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서랍을 열어 뒤적이더니 무언가 꺼내 세 사람에게 내밉니다.
라고 말하는 표정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주소가 가리키는 위치는, 근처 카페 '정음' 입니다.
(훠이훠이) 어여 나가래도!!
가자..
(저벅저벅... ) 감사합니다...
호경이는 또 화장실 갔어?
변비 많이 힘든가 보다..
다음 생일선물로는 도움되는 약같은거라도 사줘야하나..
유산균이 그렇게 좋다던데..
유산균 요즘 많이 팔던데~..
드디어.
김도현:우리 여기로 가라는데? (명함 보여줌)
가보면 알겠지.
목호경:(네이버 지도에 주소 찍고 찾아감..)
세 사람은 무당이 소개시켜준 명함을 따라 카페로 향합니다.
세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면, 주인이 가볍게 인사합니다.
유채아:(두리번...거리다가) 안녕하세요..~
(두리번..)
김도현:(명함 내밀며) 이거.. 무당선생님이 소개시켜주셨는데요.
도현이 명함을 내밀자 주인은 안색을 살짝 굳힙니다.
나 뭐 잘못 말했어?
몇 분 후, 주인은 주방 쪽에서 앳된 얼굴의 학생 한 명을 데리고 나옵니다.
일단 무슨 일인지 들어볼까요?
목호경:(명함이랑 번갈아 바라봄..) 이거 네꺼야??
목호경:(악몽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다..)
나라:흠큼.. (앞치마를 벗어 내려놓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어느 정도 도움을 드릴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나라:다만, 제 도움을 받기 전에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어색하다 진자)
원래 저런가..?
컨셉..?
이해하자.
들었나봐.
ㅎㅎ...
.....................오천원이 전재산이었어
나라:일이 해결된 후, 제 요청을 하나 들어주세요.
목호경:어..............................떤?
별건 아니니 걱정마세요. 이게 아니라면 전 싫고요.
유채아:.... (속닥속닥) 쟤왤케 돌려말해? 나중에 우리 등골휘는거 아냐?
어쩔수 없지 않아..?
목호경:야~~ 나라야~~~~ 싸게 해줄거지??? (울망)
사장님 저 아이스티 주세요. (계산대 가서 계산중)
(툭툭 애들침)
목호경:그래............응.............그렇게 하자.......
마실래? (채아 줌)
(아이스티 호로록)
(아이스티에 정신 팔림)
(딱콩!!!)
정신차려
나라:당신들을 괴롭히는 건 존재해선 안되는 악령입니다.
그것에는 한이나 슬픔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나라:인간의 사념이 가득한 쓰레기장 같은 곳에서 태어나, 오로지 악의만을 전파하며 몸을 불리고 있죠.
짐작 가는 곳이 있습니까?
거기 뒷담글 엄청 심하게 올라왔거든
악의를 전파하며 몸을 불린다는 단어에서 묘한 기분이 듭니다.
A닷컴 가입을 위해 휴대폰 번호를 입력한 순간, 인증 번호와 함께 도착했습니다.
나라:태어난 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악령이, 어떤 계기로 당신들 안에 숨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 밖으로 발을 내밀었습니다.
막지 못하면 악령은 기세를 몰아 완전히 호경씨와 채아씨의 몸을 차지할 것이에요.
어젯밤 비밀번호를 입력한 순간, 괴이는 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더는 전자기기의 제약 속에 갇히지 않게 된 것입니다.
나라:동이 트면 당신들의 몸은 빼앗길 뿐만 아니라, 괴이는 전교에, 혹은 더 넓은 곳으로 퍼질지도 몰라요.
세 분, 좋은 목걸이를 가지고 계시네요.
나라:부적 목걸이에 약간의 힘을 보태줄 테니, 늘 몸에 지니고 다니세요.
이 부적이 있는 한, 악령은 세 분께 해를 끼칠 수 없습니다.
나라:자정에 학교로 가서, 악령을 직접 봉인하세요.
봉인용 부적을 한 장 써드리겠습니다.
목호경:(헐) 우리가 그런 대단한 걸 할 수 있어..?
나라:그럼요. 하는 방법은 간단하니 알려드릴게요.
깨끗한 도자기 인형과 붉은 끈을 구하세요. 인형을 그릇으로 생각하시고 부정한 자리에 놓은 뒤 붉은 끈으로 감아 부적으로 봉하면, 더는 소란을 피우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한 뒤, 나라는 즉석에서 카페 영수증을 뜯어 부적을 써내려갑니다.
하긴, 귀신도 IP를 타고 다니는 시대에 부적이 좀 이상해도 별일 있을까요.
신기하다.
(얼음 빙글빙글)
엥
날... 믿어?
저주는 이미 충분하다고
도자기 인형이랑 붉은 끈..
사야겠지?
다이소에 가면 있으려나.
목호경:이제 돈이 남은 사람은... (채아 봄)
적절한 도자기 인형과 붉은 끈을 사고 밖으로 나오면..
기숙사에 있다가 시간이 되면 다시 정문에서 모일까?
나 룸메도 무서운데..
룸메가..............................................
유채아:............여기엔 많은 일들이 있어.
고생이 많았구나 너네..
채아야 오뎅 사줘
우리 그럼 분식집가자
우리는 떡볶이 집에서 시간을 떼우기로 합니다.
내가 A닷컴을 만들었거든.
엥?
김도현:나는 진짜 그냥 익명으로 즐겁게 쓰라고 만든 거였단 말이야.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턱받침..) 뒷담화 장소가 될 줄은 몰랐지.
목호경:....(오뎅 국물 소주처럼 들이키며) 크윽....
유채아:근데... 나는 뭐, 신경 안써서? 딱히?
목호경:그래선가? 너만 영향을 안 받는게..? (갸웃)
유채아:너도 너대로 고생이 있었구나... (팡팡)
김도현:이 일이 끝나면 폐쇄할라고. 내 의도랑 다르게 쓰일줄은 몰랐고..
너네가 무사해지면 다신 이런 일이 없게 할거야. (한숨..)
목호경:봉인을 잘 해야할텐데... (떡볶이 아련하게 바라본다.) 떡볶이 또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김도현:그러지 뭐. 그거로 용서해주는거야? (ㅎㅎ)
유채아:어차피 이번 일.. .그냥 우연처럼 우리가 걸렸다고 생각하고 있고, 너도 딱히 고의가 아녔잖아?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는거지. 별로 신경 안써.
아, 그래서 그런데.
김도현:그 귀신한테 들키지 않고 연락을 나눌 방법을 생각해 봤어.
김도현:난 관리자잖아. 내 아이디와 비번을 알려줄게.
A닷컴에 비밀 게시판을 만들거야.
내 아이디로만 볼 수 있는.. (이해되냐는 얼굴)
김도현:그러니까~ 혹시 몰라. 연락할 일이 있으면
그 게시판에 글을 써줘.
맛있게 떡볶이도 먹고나면 어느덧 자정에 가까워집니다.
14시간 잘 거야.
목호경:그리고 일어나서 도현이가 사주는 떡볶이를 먹으러 가는거지..
ㅎㅎ
.......들어가야겠지? (주춤)
(저벅저벅)
/desc 밤의 학교는 무척이나 어둡고, 없던 귀신도 보일 정도로 음침한 분위기입니다.
/desc 도현이 주섬주섬 랜턴을 꺼내 켭니다.
빛이 생긴다면 조금 덜 무서우리라 생각했는데,
무언가 보일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오히려 두 배로 무섭습니다.
세 사람은 간신히 앞을 밝히며 안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부정한 장소라고 해도, 컴퓨터실 외에 생각나는 곳은 없습니다.
결국 이걸로 3일째, 당신은 밤의 컴퓨터실을 찾아갑니다.
목호경:전에 엄청 더러운 컴퓨터 하나 있었잖아. 거기가 부정 탄곳 아닐까?..
(랜턴을 들곤 이리저리 살핀다.)
유채아:(가장 익숙한 컴퓨터위에 인형을 놓는다.)
족히 스무 개는 넘는 손바닥들이 컴퓨터실을 창문을 두들기고 있습니다.
손의 주인은 손쉽게 열려진 문을 통해 컴퓨터실 안으로 들어옵니다.
닫히는 문을 어거지로 열고 1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진입합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흰 눈을 뜬 채 컴퓨터실 안으로 기어들어 오고 있습니다.
목호경:좀비들이냐고...!! (학생의 옷자락을 잡아끌며)
유채아:
SAN Roll
| 기준치: |
62/31/12 |
| 굴림: |
5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김도현: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목호경:
SAN Roll
| 기준치: |
56/28/11 |
| 굴림: |
2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10명 남짓이었던 수는, 차츰차츰 불어나 2~30명 내외가 되었습니다.
도망치자!!
(우다다)
이들은 먹잇감을 쫓는 들개 떼처럼 우르르 쫓아옵니다.
술래가 30명인 술래잡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망가는 세 사람에겐 불리합니다.
정신없이 복도를 꺾고, 넘어질 뻔한 다리를 추스르며 돌아다니다 보면...
유채아: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목호경: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넓은 학교에서 저들을 피하며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목호경:글을 올렸을까? (비밀 게시판을 확인해본다..)
교실을 둘러보면, 교탁 위에 열쇠가 놓여있습니다.
목호경: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유채아: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0 |
| 판정결과: |
실패 |
채아는 이쪽으로 다가오는 몇몇의 발걸음 소리를 듣습니다.
목호경: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유채아: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3 |
| 판정결과: |
실패 |
(ㅇㅇ발목붙잡을게)
도현이니까 D현
역시 내 친구
가자.
목호경: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4 |
| 판정결과: |
실패 |
컥
유채아: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목호경:...우리 토끼같은 도현이가 기다리고 있어요
그렇다고 순서대로 안가면 뭔가 아쉬워.
목호경:...뭔가 빠뜨리면 기분이 구리지 않아?
A반 열쇠 챙겼지
근력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아.. 아파
목호경:
근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호경이의 힘에 싸구려 자물쇠가 쉽게 열립니다.
쭈그려 앉아있는 큰 몸의 도현이 앉아있습니다.
애드라...!
(우다다 와락!)
목호경:야아............! (와띾!!!!!!!!!!!)
하... 귀신은 안무서운데..
사람이 더 무섭다니까
(훌쩍)
개쩌는 발상을 생각했어
여기 교실에 있는 컴퓨터로 음악이라도 틀어두면 컴퓨터실은 비지 않을까?
(컴퓨터를 키며)
무슨 노래 좋아해?
선곡 중요해
목호경:난... 요새 서머 타임이라는 노래가 좋더라
그게 뭐야?
듣다보니 중독돼
유채아:...호경이 너도 오타쿠? 그런건 아니지?
목호경:(벅벅) 들어보면 너희도 좋다고 할걸?
(비장하게.............X튜브에서 서머타임을 틉니다.)
나 일본노래는 처음들어봐.
상쾌한 노래 뒤로 30명의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유채아:(오늘 나는 호경이와 열걸음 멀어졌다.)
목호경:(오마이걸 한발짝 두발짝 다음으로 설정하며)
(하..ㅋ)
그러나.. 도현이 꺼낸 것은 완전히 깨져버린 도자기 인형입니다.
한 깨진 인형은?
목호경:그럼........................
참담한 분위기 끝에 먼저 입을 뗀 사람은 도현입니다.
그는 사뭇 비장한 각오를 한 듯 진지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저주나 영정인 행위에 인형을 고르는 이유가 사람의 형태를 본 떠서래.
사람에 봉인할 수 있으면 더 효과가 좋겠지.
안돼!
사람한테 봉인하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되는데?
김도현:그럼 어떡해. 이대로 두면.. 우리 반 문제만 아니라잖아.
그래도 싫어. (흥)
김도현:인형도 내가 깨고 A닷컴을 만든것도 난데.
유채아:A닷컴을 그렇게 만든건 우리반 애들 아닌가?
유채아:너 혼자서 짊어질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데.
김도현:(답답함에 머리칼을 매만지곤) ...그래도.. 방법이 없잖아.
유채아:오늘이 안되면.. 내일하면 안돼? 아니면 인형을 대신할 다른 물건을 찾아보고.
목호경:과학실 같은데서 인체모형이라도 가져올걸...
유채아:아무튼 누구 하나 희생하자... 이런건 딱 싫어.
인형 찾아볼까나..~
괴이를 사람에게 봉인한다면, 결국 귀신 들린 사람이 될 뿐 아닌가요?
이 이야기에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나요?
그렇다고 목숨을 버릴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을거고요.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무모한 선택을 저지를 수는 없죠.
어떤 선택도 해내지 못하고 참담하게 자리를 지키던 중,
첨부된 검은 사진에는 인간의 것이라고 하기 힘든 기괴한 안면을 들이민 얼굴의 소유자가 히죽히죽 웃고 있습니다.
누군가 쥐고 흔드는 것처럼, 창문이 거세게 흔들립니다.
그와 동시에 또 다른 알림음이 경쾌하게 울립니다.
이 알림음은 A닷컴의 게시판에 설정해둔 전용 알림음입니다.
괴담을 확인하자마자, '삭제된 게시물입니다'라는 팝업이 뜹니다.
아무튼, 팝업창 때문에 괴담의 본문은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보이는 건 오로지 아래 짤막하게 서술된 '인형 없이 해내는 봉인법'뿐입니다.
제대로 통할지 불안합니다만, 이제 세 사람에게 선택지는 없습니다.
나랑... 호경이 핸드폰이 나을 것 같아.
유채아:
지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목호경:
지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바로 잠금이 가능한 A닷컴 비밀 게시판이 제일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봉인법이 가짜라면, 두 사람은 목걸이 부적을 벗어둔 사이에 괴이에게 몸을 점령당할지도 모릅니다.
두 사람은 누구 한 명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를 희생시키지 않겠다고 결심했으므로,
함께 감수하는 위험에는 망설임 없이 손을 뻗습니다.
목호경:
지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유채아:
지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0 |
| 판정결과: |
실패 |
유채아:
지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A반 친구들의 사념으로 가득찬 '소문' 이라는 것을요.
유채아:우리가 싸우고 있는 이 괴이의 이름은 A반 아이들의 사념으로 가득찬 '소문' 이다.
목호경:목호경 유채아 김도현은.... 오늘부터
짱친이다.
마지막 문장이 메아리침과 동시에, 마주 본 두 개의 액정이 환하게 빛납니다.
작은 광원일 뿐이었던 네모난 화면은 허공에 거대한 감옥을 만들어냅니다.
컴퓨터실의 모든 컴퓨터에 일제히 빛이 들어와 번쩍입니다.
새파랗게 빛나는 스크린 위로 손톱자국처럼 길게 에러를 알리는 줄글이 이어집니다.
무언가 끌려 들어가듯, 세 사람 주변의 컴퓨터만 남기고 인근 모니터는 전부 굉음을 내며 종료됩니다.
누가 내지르는지 모를 비명이 컴퓨터실을 채우고
학교에 감돌던 스산한 기운은 사라지고, 당신의 팔에 남아있던 진득한 자국 역시 사라졌습니다.
완전히 제령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악령, '소문'은 A닷컴이 존재하는 한, 봉인이 풀리면 언제든 세 사람을 덮치겠죠.
봉인된 사물을 깨트리면 봉인이 풀리는 것처럼,
도현은 앞으로 봉인이 풀리지 않도록 계속해서 A닷컴을 관리해야 할 겁니다.
소문을 다루는 세 명의 관리자 뒤로 길게 그림자가 집니다.
그는 세 사람 앞에 얇은 종이 2장을 내려놓으며 말합니다.
나라:말씀드린 대로, 저는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까지 도와드렸으니까요.
이젠 두 분께서 복채를 주실 차례네요.
그러고 보니 절체절명의 순간에 새로운 봉인법이 올라왔죠.
나라:누군가가 가르쳐줬어요. A반에서 유일하게 A닷컴에서 탈퇴한 사람이 있었거든요. A반 학생들이 전부 홀린 상태에서 혼자 무사한 채로, 이변을 알아차리고 바로 연락해줬어요.
덕분에 한시름 덜었죠?
놀랍게도 종이에는 [입부 신청서]라고 적혀 있습니다.
나라:오컬트 부를 개설할 예정인데, 부원이 부족해서요.
유채아:그 많은 부서 중에서 왜 하필 오컬트야?
나라:입부엔 5명이 필요하니 호경씨와 채아씨, 도현씨만 들어오면 끝이에요.
이쪽이 제 전문 분야니까요.
유채아:. .. ..우리 그냥 이름만 올려도 되는거야?
나라와 호경, 채아, 도현을 포함하면 전부 4명인데..
나라:마음대로 하세요. 대신 더럽히는건 안돼요.
의문을 품던 중, 밝은 목소리로 누군가가 대화에 끼어듭니다.
유리:나라 왔네? 오컬트 부 입부 권유 중이야?
유리:어? 목호경 유채아.. 김도현도 들어와?
오컬트 부 가입이 확정된 것처럼 신이 나서 말을 걸고 있네요.
나라가 말한 '유일하게 탈퇴한 사람'은 유리인가 보네요.
목호경:(그렇게 사이트에 관심있어 보였으면서)
아니~ 너네 말대로 존나 불길하잖아, 그래서 탈퇴했지.
그보다 너희 나 없었으면 아주 큰일 날 뻔 했다더라
애초에 위험할 거 같으면 발 빼고, 무서운 것과 엮이지 않으면 공포 영화도 일어날 일 없습니다.
유채아:(그렇긴한데.......... 미리 말 해주지)
어찌 보면 이 이야기에서 제일 현명한 대처를 한 사람은 유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복채는 지불하지 않으면 무서운 후환이 찾아온다고도 하죠.
어쩌면 오컬트부 가입이 여러분의 고교생활을 더 활기차게 해줄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언제 A닷컴의 봉인이 풀릴지도 모르니, 더 많은 동료가 함께하는 편이 든든할 거예요.
유채아:......안들어가면 우리 큰일나는거 아냐?
김도현:난 과학동아리 가보고 싶었는데.. (쩝)
입부 신청서에 사인하면, 나라는 유리와 함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교무실에 신청서를 제출하러 갑니다.
우리는 막 청춘의 첫 페이지를 열었을 뿐입니다.
앞으로 3년,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까요.
이것으로 고등학교 오컬트 부의 첫 번째 학교 괴담 일지를 마무리 짓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