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트 플라네타리움]
새들이 경쾌하게 노래를 부르고, 햇살이 환하게 쏟아집니다.
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빠르게 옷을 갈아입고 학교로 달려갑니다.
하얀 입김이 훅훅 공중으로 퍼지고 코와 귀가 붉게 물듭니다.
때마침 교실 안으로 들어가던 담임선생님과 눈이 마주칩니다.
담임선생님:젠, 너 지금 시간이 몇 시인데 이제 와?! 오늘 남아서 벌 청소하고 가!
그리 서서 잔소리를 듣고 있노라면, 담임선생님 옆에 낯선 인영이 보입니다.
척 봐도 빳빳하게 풀 먹은 새 교복을 입고 있는 사람.
그와 눈이 마주치고 조금은 놀랐을지도 모르겠어요.
그야 그럴게, 지금 당신의 앞에 서 있는 저 사람은,
몇 년 전, 이사 간 후로 소식이 끊겼던 류이페이잖아요.
무어라 반가운 기색을 표할 법도 한데, 류이페이는 인형처럼 눈만 깜빡일 뿐입니다.
젠:(뭐냐... 저 멀대같은 놈은. 담임의 말을 한 귀로 흘리며 제 앞의 낯선 인영을 훑다가, 어딘가 익숙한 얼굴에 눈을 가늘게 뜬다.) ...아앙?! (이내 너를 알아봤는지 가늘게 뜬 눈이 왕 커지며) 니가 왜 여기있냐?!?! (삿대질ㅋㅋ)
류이페이:(눈이 왕 커지며 삿대질을 하는 시끄러운 모습에도 아무런 대답이 나오지 않는다. 널 가만히 쳐다보기만 하다 시끄럽다며 네 머릴 툭 치고 안으로 들어가는 선생님을 따라 교실로 발을 들인다.)
류이페이는 선생님을 따라 교실 안으로 들어갑니다.
따라서 교실 안으로 들어가면 친구들이 키득대는 소리가 들립니다.
담임선생님:지방방송 꺼라. 오늘 조례하기 전에... 젠, 손 들고 서 있어.
젠:거참 그거 몇분 늦었다고 쪼잔하게... (궁시렁 대며 대충 손들고 익숙한듯 구석으로 간다. 시선은 류이페이 얼굴을 뚫을 듯 고정되어있다...)
젠:
근력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3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담임선생님:... 어쨌든, 오늘 조례하기 전에 전학생 소개가 있다.
다들 친하게 지내라. 겁 주지 말고.
담임선생님의 눈짓에 류이페이가 교실을 한 번 훑어봅니다.
이어 우스꽝스러운 모양새의 당신과 눈이 마주칩니다.
그 순간, 류이페이가 살며시 웃은 것도 같습니다.
류이페이:... 류이페이라고 해. 잘 부탁해.
젠:
행운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당신이 손을 들며 들고 있던 가방 지퍼가 열리며 교과서가 하나... 둘... 떨어집니다.
민망하게 서 있자면 류이페이는 담임선생님의 말에 따라 가장 앞자리에 앉습니다.
젠:
행운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젠:(잽싸게 손내리고 자리에 가 덜컹 앉는다)
가방에서 공책을 꺼내던 류이페이와 허공에서 다시 시선이 부딪힙니다.
교실 양쪽으로 배치된 라디에이터에서 높낮이 다른 열기가 훅훅 끼쳐 나오고,
얼마 지나지 않아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립니다.
아, 지금이라면 류이페이에게 말을 걸어볼 수 있겠습니다!
젠:(기다렸다는 듯이 일어남) 야~ 전학생ㅋㅋ (모르는 척 네 책상 툭툭 발로 차며) 이름이 뭐라고?
당신이 도착하기 앞서 주변엔 우루루, 반 아이들이 잔뜩 몰려옵니다.
젠:(대충 앞옆에서 걸리적거리는 애 밀어내고 팔짱끼고 지켜본다... 뭐라고 대답하나 보자)
젠: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쏟아지는 질문에 조용히 입만 다물고 있습니다.
젠:(저거 저러다 혼자 밥먹을라) 어디서 왔는데? (따라말하기) 키 되게 크다~ (따라 말하기2)
담임선생님이 뒷문을 열고 류이페이를 부릅니다.
젠! 너도 따라와, 임마!
그래도 류이페이를 저 붉은 악마 집단에서 꺼냈으니 다행이라고 할까요.
아침의 학교는 늘 그렇듯 부산스럽고 시끄럽습니다.
주변으로 색색의 삼선 쓰레빠를 신은 학생들이 짧은 양말을 자랑하며 뛰어다닙니다.
담임선생님은 뒤통수가 크게 튀어나온 하얀색 모니터 앞에 앉습니다.
기계선이 선명하게 보이는 화면 위로 마우스 커서가 몇 번 움직입니다.
몇 번의 서투른 클릭과 함께, 프린터에 종이 두 장이 출력됩니다.
담임선생님:자, 류이페이. 이거 내일까지 부모님한테 싸인 받아오고.
그리고 젠, 넌 이거 오늘까지 반성문 써와라.
짜식이 요즘 축제 준비한다고 빠져가지고...
학교 축제는 한 번 뿐이지만 자꾸 그러면 너 행발사(행동발달사항) 등급 제일 낮은 걸로 줄 거야.
젠:잘 잔걸 어떡하라고... 건강이 최고랬걸랑요. (후비적... 익숙한 듯 반성문 종이 받아든다.)
당신이 다니는 고등학교에서 매년 열리는 축제입니다.
보통은 학기 중간에 진행하지만 올해는 이런저런 사유로 학기 말로 미뤄졌었더라죠.
시험도 끝났겠다, 다들 축제 준비에 여념이 없는 시기입니다.
담임선생님:이번 년도까지는 행발사로 진행되니까 잘 해라잉?
이제 둘 다 가봐.
아, 젠.
어차피 다음 시간에 축제 회의하니까 이왕 나온 김에 류이페이한테 학교 소개 좀 해줘라.
젠:(아싸 회의 땡땡이) 예예~ (류이페이 등 밀며 교무실 나온다...)
교무실을 나오니 쉬는 시간의 끝을 알리는 종이 울립니다.
전학생이 왔다는 소문이 벌써 퍼졌는지 힐긋힐긋 류이페이를 바라보는 시선에 궁금증이 묻어있습니다.
아이들이 쑥덕거리며 교실로 사라지고 두 사람만이 덩그러니 교무실 앞에 남습니다.
우선 우리 학교에 둘러볼 곳은
체육관,
시청각실,
운동장,
천체투영관이 있었죠.
젠:(뭘봐? 하는 눈) 어디서 많~이 본 얼굴이다? 입 꼬맨거 아니면 이제 슬슬 말 좀 해보시지.
류이페이:..젠, 잘 지냈어? (오랜만에 봐서인지 살짝 어색한 말투로 대답해)
젠:이름도 기억하냐? 한마디도 안 하길래 그새 다 까먹은줄 알았네.
류이페이:잊을리가 없잖아. (제 볼을 살짝 긁적이며 텅 빈 복도를 살펴봐) 학교 소개 시켜줘. 이야기도 할 겸.
젠:(헹) 그런것치곤 연락도 안한 주제에. (앞장서 체육관으로 걸음을 옮긴다.) 여긴 진짜 어쩐일이냐?
류이페이:너도 안했잖아? (걸음을 옮기는 네 옆에서 걸음을 맞추며) 어쩌다 보니 오게 됐네..
체육관은 학교 건물과 별개로 운동장 한편에 붙어있습니다.
젠:
지능
| 기준치: |
40/20/8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여기는 이야기의 장소로 적절치 않는 것 같습니다.
젠:(어우 시끄러워... 한 손으로 귀를 막으며 네 팔을 잡고 운동장으로 끌고나온다.) 여길 못 잊어서 온건 아니겠고. 어쩌다보니가 뭐야? (김 샌다는듯...) 그리고 왜 이렇게... 징그러워졌냐. (자기보다 커진게 마음에 안드는듯)
류이페이:...징그러워졌다니.. (뭐가 불만이냐는 듯 쳐다보다 잡힌 팔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넌 그대로네. (악의x)
지금은 다들 축제 준비를 한다고 짐을 나르는 몇몇 학생들만 보입니다.
"전학생이다!! 여기 좀 봐봐!! 완소남!!!"
선생님에게 머리 한 대씩 맞고 내밀어진 고개는 쏙 들어갔지만,
다른 학급에서도 창문을 열고 난리가 났습니다.
젠:시끄럽다 멍-청이들아!!!!!!!(고래고래) 누가봐도 친절하게 학교 구경시켜주고 있잖냐?!?! (앞에 굴러다니는 공 창문 향해서 아무렇게나 높이높이 멀리멀리 차버린다...) 성가시긴. 대충 다 봤지? (건물 내부의 시청각실로 걸음을 옮겨)
류이페이:... ...(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분위기에 조용히 널 따라간다.)
안을 살펴보면 학생과 선생님들이 음악 기구를 옮기는데 여념이 없습니다.
불량스러운 표정의 남학생이 일렉기타를 들고 들어가다가...
불량스러운 표정의 남학생:연극부에서 왔냐?!?! 강당 뺏은 걸로 모자라 여기도 탐내는 거냐?!
미↗친 거↘ 아↗냐?!
젠:아앙? (황당한 얼굴) 뭐라는 거냐. 그냥 전학생 구경시켜주러 온 거걸랑? (류이페이 턱짓...) 니네가 연극부한테 강당 뺏긴 걸 나보고 어쩌라고?
불량스러운 표정의 남학생:허, 그런 변명이 통할것 같냐?! 넘보지 말고 빨리 꺼져라??
젠:누가 백날천날 여기 있는댔냐? (헹) 축제때 연극부한테 사람 다 뺏겨라ㅋㅋ (왕유치함)(천체투영관으로 가자)
당신은 류이페이를 데리고 천체투영관으로 향합니다.
학교 건물에서 조금 떨어진 언덕 위, 가장 높은 장소에 지어진 돔 모양의 건물입니다.
워낙 소외된 장소여서 그런지 이곳은 사람의 발길조차 느껴지지 않습니다.
안쪽으로 들어가면 나름 관리가 되고 있어 깨끗한 내부가 보입니다.
천장에 달린 광학 스크린 빛 덕분에 앞을 더듬어서 자리에 앉을 수 있습니다.
젠:(대충 주변을 손으로 짚고 자리에 풀썩 앉는다.) 이제야 좀 조용하네. (앉으라는 듯 네 파카자락을 잡아당기며) 여긴 좀 괜찮지 않냐?
류이페이:응, 조용하다. (잡아당기는 손에 네 옆에 천천히 앉고는 손을 꿈지락거려.)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 평소랑 똑같은거 같지만..
젠:뭐, 보다시피. (어깨를 으쓱하며) 그러는 넌 아까 대답하는 꼬락서니를 봐선 영... (못미더운 얼굴) 친구는 사귀고 다녔냐?
류이페이:어느 곳에나 너 같은 애는 있더라고. (고개를 기울여 널 빤히 쳐다보다 옅게 웃어) 걱정마, 혼자 다니지는 않았으니까.
젠:나같은 애?ㅡㅡ (갸우뚱...) 난 또~ 맥아리 없이 입 다물고 있는게 그쪽에서 삥이나 뜯기고 다녔나 했다고. 온지는 얼마나 됐냐?
류이페이:온지 얼마 안됐어, 급하게 전학신청을 한거라서.. 너랑 같은 반이라 다행이다. (광학스크린 쪽으로 고개를 돌려 앞을 바라본다. 옆으로 눈만 굴려 슬 쳐다보곤) 그리고 그거 삥 뜯긴게 아니라 빌려준거라니까..
젠:급하게? 굳이? (머리를 긁적이다 어이없다는 듯 너를 흘겨봐) 너는 머리도 다 큰게 그걸 믿냐. (어휴) 아마 백 프로 그대로 먹고 안 뱉었을걸?
류이페이:겨울이니까, 학년 올라가기 전에 가는게 좋다고 하면서.. (작게 웃음소릴 흘리고는) 그러면 너한테 말하면 되는데 무슨 걱정이야.
젠:? (갑작스런 정전에 아무것도 안 보이는 주변을 훑어봐) 낡아서 그런가... 별게 다 고장나네. (주머니 뒤적... 휴대폰 뒤적)
어두워진 주변에 류이페이는 불을 찾으려는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캄캄한 어둠 속에서 때 아닌 소음이 일어납니다.
빙그르르 움직이는 영상을 따라 인공적인 별빛이 회전하며 두 사람을 비춥니다.
젠, 오랜만에 만난 류이페이는 어떻게 보이던가요?
유년은 기어코 흘러가버리고 몇 백, 몇 천일의 밤과 함께 우리는 어른이 되어버립니다.
캄캄한 밤하늘에서 별을 찾아보듯이 그 옛날의 얼굴은 현재에서 찾아볼 수밖에 없습니다.
가까이서 마주한 류이페이의 얼굴이 어떻냐는 물음이었습니다.
젠:그러게 앞도 안 보이면서 움직이고 그러냐. (네 팔목을 잡고 힘을 줘 끌어당겨) 말짱하냐? (갑자기 켜진 광학스크린에 한번 시선을 주곤, 다시 너를 쳐다본다.)
별빛이 내려앉은 눈동자가 선명하게 와 닿습니다.
류이페이:(다시 밝아진 주변과 예쁘게 내려앉은 스크린을 잠시 바라본다. 제 팔목을 잡고 일으켜주는 것에 몸을 일으키곤) 고마워.. (머슥한지 제 뒷목을 쓸어내려) 너무 오래 있었다, 교실로 가자.
젠:여전히 재미없긴. (혀를 짧게 차며) 원래 허락 받은 땡땡이는 끝까지 즐기고 가야되는거 모르냐? 담임이 얼마나 째째한데.
류이페이:오래있다간 되려 들킬텐데..? 볼만한데도 더 봤고.. (정말 착실히 담임이 시키는 것을 수행했다는 말투로 대답한다.) 난 행발사 낮게 받기 싫어.
젠:아닌가? 못 본새 더 재미없어진 것 같기도 하고... (행발사 얘기에 질린다는 얼굴) 범생이냐?! (등을 퍽 치고는 광학스크린에서 새어나오는 빛에 의존해 천체투영관을 나온다.)
류이페이:아아, 아파.. (두꺼운 패딩 탓인지 둔탁한 소릴 내더니 네 뒤를 쫓아 밖으로 나온다.)
학급 회의를 위해 'ㄷ'모양으로 만든 책상이 삐뚤삐뚤합니다.
색색의 분필로 무언가가 열심히 적힌 칠판을 지나,
재빠르게 자리에 들어가 앉으면 아이들이 열성적으로 회의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1번 귀신의 집, 2번 캔모앙 카페, 3번 얼짱시대로 한다?
다음 주 사다리 타기 때 참고할게.
대부분 찬성하는 목소리지만 만족하지 못하는 아이들도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예외로 의견조차 내지 못한 당신과 류이페이도 있습니다.
두 사람이 없는 사이에 훌러덩 회의가 끝나버린 모양입니다.
젠:귀신의 집에 한표~ (뒤늦게 들어와놓고 당당)
반장:그래, 이미 있으니까 다음 주에 정해보자.
회의가 끝나고 남은 시간 동안 반 아이들은 자유롭게 뭉쳐 떠들기 시작합니다.
그중에는 선생님의 컴퓨터 교탁에 모여 웹 서핑을 하는 아이들도 있습니다.
책상에 뚫린 투명한 유리 구멍으로 다닥다닥 얼굴을 붙인 모습이 우스꽝스럽습니다.
컴퓨터와 연결된 벽장 텔레비전에 아이들이 보는 화면이 그대로 뜹니다.
젠: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텔레비전으로 지나가는 뉴스의 헤드라인이 문득 보입니다.
'최근 몇 년 사이, 실종 사건 빈도가 늘어...'
[ ... 이러한 유성우들이 무수하게 떨어지는 진광경은 아주 긴 주기를 기점으로 이뤄집니다. ]
[그리고 그 긴 주기 중 하나가 최근으로 가까워졌습니다... ]
나레이션에서 말하는 날짜는 놀랍게도 학교의 축제날입니다.
일순간 아이들의 시선이 텔레비전으로 향합니다.
고개를 돌려보니 류이페이 또한 텔레비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눈도 깜빡이지 않고, 이곳에 그 영상밖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집중합니다.
꼭 오랜만에 쏟아지는 저 유성우처럼 말입니다.
시곗바늘은 빠르게 달려 하교 시간을 가리킵니다.
집에 갈 준비를 하고 있는 찰나 시야에 낡은 걸레가 불쑥 드밀어집니다.
이게 뭐지... 하고 고개를 들면 담임선생님이 부리부리한 눈으로 쳐다보고 있네요.
담임선생님:오늘 교실 창문 앞뒤로 싹 닦고 가. 내일 더러우면 반성문 두 장이야.
반 청소를 끝낸 아이들은 킬킬거리며 당신을 비웃고 지나갑니다.
창문 닦는 소리가 이렇게 처량할 수 있으려나요.
그리 청소를 하고 있노라면 맞은편에서 어른거리는 인영이 보입니다.
당신보다 한 뼘은 족히 큰 류이페이가 창문에 바짝 붙어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몇 번 눈을 깜빡이더니 바깥쪽에서 창문을 엽니다.
류이페이:(창문을 열어 널 마주보고는) 도와줄까?
젠:아씨, 깜짝이야... (고개 훅 뒤로 빼며) 집 안 가냐? 도와주면 나야 좋고~
류이페이:(반에서 걸레를 들고와서는 다시 창문을 닫고 뽀득뽀득 열심히 닦아. 열심히도 닦음..) 매일 지각해?
젠:잠 많은게 죄냐?! 담탱이 쪼잔한거라니까. (괜히 찔리는지 버럭) 야, 대충해 대충. 어차피 아무도 안봐. 높은데는 니가 해라? (힘든거 시키며...)
류이페이:..이모가 슬퍼해 그러다. (괜히 시비걸며 높은 곳을 쭉 손 뻗어 닦아낸다. 그러다 문득 입김을 불곤 성게같은 무언갈 그려내며 널 가리켜) 닮았지.
젠:엄마는 이미 옛적에 포기한거 모르냐? (철없이 키득거리다가 네가 그리는... 성게같은 무언가를 바라보곤 정색) 앙? 하나도 안 닮았는데? 뭐냐 저건. 밤톨?
류이페이:닮았는데? (금방 지워진 창문에 아쉬워하며 다시 뽀득뽀득 닦아) 이 정도만 할까? 내 쪽은 엄청 깨끗해. (뿌듯하단 듯이 말해)
젠:(아침먹고 땡 점심먹고 땡... 하던 젠쪽은 여전히 뿌옇다.) 그치? 역시 이쯤이면 되지 않겠냐? (당당)
금방이라도 맞닿을 것 같은데, 닿지 않습니다.
등 뒤로 소란스러운 학교의 소음이 멀어지고, 잔잔해집니다.
류이페이:아직 거기 살아? (천천히 걷다가 널 잠깐 쳐다보며) 난 저쪽인데.
젠:어. 완전 토박이 아니냐 이정도면? 지겹다, 지겨워. (킁) 아~ 이런 날에는 오뎅이 딱인데. 넌 어디로 이사 왔냐?
류이페이:완전. 지박령이 따로 없네. (픽 웃으며 제 주머니를 뒤적이더니) 돈 안가져왔다.. (작게 중얼거린다. 그러곤 네 집과는 반대쪽을 손으로 가리켜) 저어쪽.
젠:좋겠다, 지박령 벗어나서? (뭐, 돌아왔으니 소용없나... 뒷목 긁적이다) 아깝네. 나도 없걸랑. (있던 적이 없지만ㅋㅋ) 저어쪽이 뭐냐, 저어쪽이. 당장 쳐들어갈까봐?
류이페이:부러워? 너가 하도 볼 깨물어대서 도망친건데. (장난스레 말하며 갈림길에 걸음을 천천히 늦춘다.) 응, 아직 이사짐도 정리 못했거든.
젠:나도 누구덕에 머리에 땜빵 한 두군데 정도는 남은 것 같거든? (허) 까이꺼 후딱 정리해. (얼른 쳐들어가게...) 너 혼자 돌아왔냐? 이모네는.
류이페이:너가 먼저 시작한건 알지? (그러면서 슬쩍 네 머리칼을 쳐다보는) 아직, 학교 다녀야해서 며칠 일찍 혼자 내려왔어. 다음주 쯤 내려온대. 그때 놀러와. (살살 뒤로 걸으며 느릿하게 손을 흔들어) 어서 들어가, 다른데로 새지말고.
젠:그랬던가? (뻔뻔하게 어깨를 으쓱해보여) 돈도 없는데 어딜 가냐. 너나 오랜만에 이곳저곳 쏘다니다 길 잃어버리지 말라고. (뒤로 걷는 모습에 손을 휘젓곤 자신도 등을 돌린다.)
류이페이가 전학 온 지도 벌써 며칠이 지났습니다.
우려와 다르게 류이페이는 축제 준비라는 빌미로 반 아이들과 많이 친해진 것 같습니다.
전학 온 류이페이만 빼면 지극히 평범한 일상입니다.
자유 시간, 노는 시간, 혹은 축제 준비 시간.
때가 때라서 그런지, 수업도 열심히 하지 않는 분위기입니다.
끼리끼리 모여 떠들기 위해 당신과 자리를 바꾸고자 하는 친구도 있습니다.
젠:앙? (자다가 깨서는 침을 벅 눌러 닦으며...) 귀찮게... 니 자리 어딘데.
반 친구:옆 분단 맨 앞쪽. 내 자리도 몰라?
젠:니 자릴 내가 어떻게 아냐?ㅡㅡ 여기 의자랑 책상이 몇 갠데. (그런거 신경 안씀... 자리에서 일어난다.)
딱히 떠들 친구가 없는지 혼자 책을 읽고 있네요.
젠:(뭐 왜 하는 눈)(옆자리에 풀썩 엎드리며 힐긋) 뭐 보냐?
류이페이:나 보고 친구 걱정하더니.. (너도 별반 다를거 없어보인다는 암묵적인 시선.. 다시 책으로 고갤 돌려)
젠:(하아품) 너랑 내가 같냐? (네가 읽던 책으로 손을 뻗어 대충 표지를 들춰본다.) 보기만 해도 졸려죽겠네.
류이페이:1교시부터 내내 자더만.. (그만 자란 듯 네 코를 콱 꼬집어)
젠:악 (퍼뜩 고개들며) 들어봤자 이상한 꼬부랑글씨밖에 안 쓰잖냐?! 아침에 못 잔 잠 채우는 거라고~
문이 드르륵 열리며 기가 선생님이 들어옵니다.
그런데 오늘은 선생님이 컴퓨터 교탁에 앉아 학습 동영상을 켜고, 교과서를 펼칩니다.
기가 선생님:뭐하냐~ 수업할 거다. 79페이지 펴라.
그런 목소리를 싸그리 무시하고, 기가 선생님은 덧붙입니다.
젠:
행운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2 |
| 판정결과: |
실패 |
여기요~ (류이페이 교과서 반쯤 끌어옴)
자리를 바꾼 반 친구가 메롱! 하는 표정을 지으며
책상 서랍 안에서 교과서를 꺼내 자기가 씁니다.
이내 당신의 책상 위로 교과서가 완전히 올려집니다.
끄트머리에 '류이페이'라고 적혀있는 교과서 가요.
이어 드르륵, 하고 의자 끌리는 소음과 함께 류이페이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뒤로 나간 류이페이는 기가 선생님의 눈총을 받습니다.
반 친구:(젠와 류이페이를 불안하게 번갈아 보다가) 쌔, 쌤! 지금 뒤로 나간 애 전학생이라 교과서가 없...대요!
반 친구의 외침에 기가 선생님은 순순히 자리로 돌아가라고 말합니다.
교과서나 연습장에 가벼이 필담을 나눌 수 있겠습니다.
류이페이:(뭐 어때 안혼났는데. 끄적끄적..)
젠:(책은 내가 뺏어갔지만)(괜히 찍힐뻔했잖냐 범생이면서ㅋㅋ 끄적...)
류이페이:(너가 찍히는 것보단 나아 끄적...)
젠: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소매 사이로 보이는 류이페이의 팔 안쪽에 무언가 적혀있었던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류이페이:응? (기가 썜 눈치라도 보듯 살짝 놀라더니 팔을 보는듯 해. 이내 아무것도 없어. 끄적끄적..)
그렇게 필담을 나누고 있으면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소리가 들려옵니다.
기가 선생님이 퇴장한 뒤에 어쩐지 창백한 낯빛의 반장이 들어옵니다.
한숨을 푹 내쉬며 칠판에 종이 한 장을 붙이는데...
당신이 원했던 귀신의 집, 캔모앙 카페, 얼짱시대...
젠:어떻게 고르면 저게 나오냐고~~~~~~~~~~~~
반장은 도토리처럼 짧게 자른 앞머리를 마구 문지릅니다.
분명 다른 반도 그런 종류의 부스를 하길 원했을 테니 운에 맡길 수밖에 없었겠죠.
반 아이들 모두 이해는 하는 모양입니다만 표정에서 아쉬움을 감출 수는 없습니다.
당신과 류이페이를 포함하여 반 아이들은 긴급회의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의견을 취합하여 주제는 축제와 어울리게 '별과 유성우'로 낙찰되었습니다.
젠:뭐 이런.......(어이없이 제비 바라봄) 문서조 할 사람?
류이페이:바꿀거야? (너와 마찬가지로 4번 종이를 들어보이곤) 나도 문서존데.
젠:넌 진심으로 문서조가 하고싶냐? (이름만 들어도 치가 떨린다...) 너도 바꿔. 분명 재미 하나도 없을걸?
류이페이:난 괜찮은데. 조용할 것 같고.. 너랑은 안어울리긴 하네. (반친구들을 힐끔 봐.)
반 친구:(친한 친구가 문서조에 있는지 계속 우물쭈물 거리다) 젠, 바꿀거야? 나 꾸미기 존데..
젠:(흠... 제비 흘끔 바라보다) 됐다. 백날 혼자 책 읽고 있는 호구나 놀아주지 뭐. (대충 주머니에 구겨넣는다.)
류이페이:(정말? 이냐는 듯 눈썹을 슬 들어올려 쳐다본다.) 의외네.. 젠. 철이 들었나.
류이페이:(네 팔을 잡아 문서조 애들이 모여있는 쪽으로 당겨) 이미 문서조 낙찰이야.
조가 정해지자 반장은 교탁 종을 두드리며 말합니다.
반장:역할 분담했다고 해도, 축제 목적은 협동이니까 기본적으로 다들 뭘 하는지 알아야 해.
대사그러니까 이번 주 주말까지 과학박물관에 다녀와서 간단한 감상문을 제출해줘.
지금 정해진 조랑 상관없으니까...
안 하면 담탱한테 이를 거임. 님들 행발사 다 등급 캐안습 ~
아이들은 투덜대면서도 과학박물관에 대해 궁금해하는 눈치입니다.
평소라면 재미없는 현장체험학습 정도겠지만, 이번은 축제와 관련된 일이니까요.
오늘도 폭풍 같은 하루가 지나가고, 하교 시간이 찾아옵니다.
젠:어엉 (대충 가방을 주워든다.) 뭘 감상문까지 써오래, 귀찮게시리.
류이페이:(어제와 마찬가지로 학교를 나서며 걸어간다. 조용히 입을 다물고 걷기만 하다 이내 입을 열어선) 주말에 같이 갈래? 과학 박물관.
젠:그럼 의리 없이 혼자 가려고 했냐? (그놈의 지긋지긋한 행발사 등급... 중얼거리며) 야, 너 때문에 문서조 됐으니까 아이스크림 사줘. (뻔뻔)
류이페이:그런게 어딨어. 너가 뽑은거잖아? (넘어가주지 않음..) 주말에 일찍 일어날 수 있겠어?
젠:치사하긴. 바꿀 수 있는데 특별하게 남아준거잖냐? (쳇...) 뭐 얼마나 일찍 가려고, 대애충 오후에 가면 되는거 아니냐?
류이페이:아침에 갈 생각인데.. 늦게 일어나면 두고 갈거야. (슬 웃으며 손을 주머니에 푹 넣어)
젠:아앙??? 꼭 주말에도 일찍 일어나야겠냐?! (오만상...)
류이페이:일찍 닫으면 제대로 못 둘러볼거 아니야. (또 갈림길에 가까워지자 인사하듯 손을 흔들며) 10시까지 여기로 나와. 주말에 보자. (라며 뒤돌아 간다.)
젠:oO(과학 박물관을 얼마나 뜯어볼 생각이지?) 저, 저 치사한 새끼... (일방적으로 시간을 잡고는 멀어지는 뒷모습을 멍하게 바라보더니 이내 제 집 방향으로 발길을 돌린다.)
오늘 류이페이와 과학 박물관에 가기로 했으니까요.
침대 바깥으로 발을 빼면 싸늘한 아침 공기에 오소소 소름이 돋습니다.
젠:(대충 얼굴 씻고 머리 탈탈 털고 후드 주워입고 파카 껴입고 신발 신는당)
틀어놓은 브라운관 텔레비전에서 아나운서의 나직한 목소리가 흐릅니다.
[ 오늘 저녁부터 현재 일부 지역에 1~2cm 내외의 눈이 내릴 예정입니다. 외출 예정이 있으시다면 우산을... ]
곳곳에 끼인 구름이 보이지만 어둑한 정도는 아니네요.
차가운 공기에 괜히 주머니 안쪽으로 손을 밀어 넣습니다.
"워어 머리부터 발끝까지 다 사랑스러워 ~ 워어 니가 나의 여자라는 게 자랑스러워 ~ 이렇게 너를 사. 랑. 해 ~ ♥ "
약속 장소에 도착하면 멀리 류이페이의 인영이 보입니다.
류이페이:...옷을 정리해둔 박스가 안보여서.. (힐끔) 이상해보여..?
젠:주말인거 까먹고 학교가는 놈처럼 보이는데. (넥타이까지 챙겨맬 일인가? 빤...) 뭐, 안 추우면 됐지 옷이 대수냐.
류이페이:..음.. 어쩔 수 없지.. 가자. (과학박물관의 위치가 적힌 종이를 들고는 걸음을 옮겨)
시내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위치한 과학박물관입니다.
'과학학습박물관'이라는 말이 더 어울리겠습니다.
고등학생과 어른이 대상이 아닌, 초등학생 고학년 - 중학생을 대상으로 하는 곳이네요.
지어진 지 꽤 된 모양인지 다소 촌스러운 외관입니다.
어느 박물관이 그렇듯 역시나 인기는 없나 봅니다.
여유로운 안내데스크로 향하면 귀찮은 표정의 직원이 대충 인사를 합니다.
과학 관련으로 다양한 체험을 해볼 수 있는 이벤트홀입니다.
주변으로는 이름 모를, 다소 촌스럽지만 아이들이 좋아할 법한 마스코트들이 멋지게 늘어서 있네요.
안내데스크에 있던 직원이 두 사람들 스쳐 지나가며 슬쩍 말해줍니다.
직원:오늘은 이벤트 없어요. 요즘 손님이 없어서리...
젠:(망해가는 박물관이군...)(2층으로 올라가본다ㅋㅋ)
다른 층보다 직접 체험하고 작동시켜볼 수 있는 기구가 많은 층입니다.
천장에는 과학 관련 인테리어들이 화려하게 달려있고,
어쩐지 어린아이들만 있어 조금 머쓱하기도 하네요.
하지만 호기심과 배움에는 나이가 없다고 하는 걸요!
에너지 삼림,
파워 토네이도,
로봇 인형을 둘러볼 수 있습니다.
젠:(파워 토네이도 쪽으로 류이페이 끌고감!)
앞에 있는 버튼을 누르면 기계가 화려하게 번쩍거리며 기계 안쪽에서 우르릉, 하는 비지엠이 재생됩니다.
이어 안에서 스멀스멀 연기가 나오더니 점점 토네이도 모양을 갖춰가기 시작하네요.
이건 폭풍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보여주는 장치인가 봅니다.
장치가 끝나가는 시점에 아래쪽에서 바람이 올라옵니다.
날이 날이라 그리 반갑지는 않지만 신기하긴 하네요.
하는 소리와 함께 물이 분사기처럼 당신과 류이페이의 얼굴에 뿌려집니다.
류이페이가 유독 당황하며 제 얼굴을 마구 닦아내고 있습니다.
아예 물을 뒤집어쓴 것도 아닌데 굉장히 당황했네요.
젠:뭘 그렇게 싫어하냐? 니가 고양이냐? (옷 소매로 태평하게 얼굴을 슥 문질러 닦는다.)
류이페이:놀라서.. (슥슥 닦아내고는 뻘쭘하게 서있음)
젠:거 어이없는 장치긴 하네. 몸소 다 알려주고. (기계 불만스럽게 툭툭... 건드리더니 에너지 삼림 쪽으로 가본다.)
다양한 모양으로 만들어진 나무 목재들 사이로 공이 데구르르 굴러갑니다.
사이사이에 겹쳐져 있는 톱니바퀴와 각종 물리 운동기구가 보입니다.
맞은편에는 돌릴 수 있는 나무 바퀴가 있네요.
여러 방향으로 움직이는 공의 운동 모습을 통해 과학적 원리를 배워보는 체험관인 듯합니다.
나무 바퀴를 왕창 움직여보면 나무 목재 사이에서 공이 굴러갑니다.
하고 잘 가다가 맞은편에서 오는 공과 부딪혀 멈추고 맙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나무 바퀴를 멋지게 돌리는 어린이가 있습니다.
나무 바퀴를 드리프트 하듯 꺾는 솜씨가 예사롭지 않습니다.
당신이 이리저리 움직여도 어린이는 놓칠세라 앞길을 방해합니다.
엔진도, 뭣도 없이 그냥 나무 바퀴일 뿐인데...
어디선가 부아아앙! 하는 소리가 들리는 건 기분 탓일까요.
젠:(어쭈구리)(썩소 보곤 질세라 나무바퀴를 더 빠르게 돌린다ㅋㅋ 부아아아아아앙)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9 |
| 판정결과: |
실패 |
젠: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어린이: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젠: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린이: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젠:
자동차 운전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젠: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기분 째지는지 대놓고 웃는다) 더 커서 와라?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린이:똥개!!바보!!!멍청이!!말미잘!!!성게!!! (우아앙 하고 움)
젠:아핰ㅋㅋㅋㅋㅋㅋ 똥개 바보 멍청이 말미잘 성게한테도 지는 꼬맹아ㅋㅋㅋㅋㅋㅋㅋㅋㅋ
젠:(딸기사탕 받고 한귀로 흘리며.. 류이페이에게 승리의 브이 ㅋ)
젠:애가 진지하게 도전을 하는데 어른의 도리로 받아줘야 하는거 아니냐?! (당당) 저 꼬맹이도 세상의 쓴맛을 봐야한다고~
류이페이:한번은 져줘도 되잖아? 어차피 다 이겨놓고.. (절레절레)
젠:반응이 재밌잖냐. (딸기사탕 입에 쏙 넣음) 아 난 세상이 달달하네ㅋ
매직사이언스관을 자유롭게 돌아다니는 로봇 인형입니다.
긴 직각형 상자 모양에, 바퀴로 움직이는 구조이네요.
로봇 인형이 당신을 인식하고는 가까이 다가옵니다.
로봇인형:과학박물관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과학은 정말 신비롭고 아름답죠?
미래를 위한 혁신, 발전을 위한 보루! 과학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부분이죠!
젠:
듣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갑자기 로봇 인형의 목소리가 지직거리며 갈라집니다.
당신의 물음에도 로봇인형은 다시 과학박물관에 대한 이야기를 반복합니다.
젠:(뭔가 찝찝한걸 들은 것 같지만... 3층으로 올라간다.)
처음으로 지능하고 사고하는 '인류'가 등장한 먼 옛날부터 지금까지의 기록이 빼곡합니다.
크게 설치된 스크린에 모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애니메이션이 뜹니다.
처음으로 공동체라는 개념을 갖추고 사회가 형성되었던 때를 지나 현재까지 이릅니다.
그리고 앞으로 발전할 미래에 대해서도 나오네요.
과학과 기술의 시대, 편리하고 이로운 발전의 결정체.
드넓은 하늘에는 날아다니는 자동차가, 땅 밑에는 편리하게 오고 갈 수 있는 해저터널이,
병원에는 사람들을 위한 멋진 의학 기술이 그려집니다.
애니메이션을 다 보고 좀 더 안쪽으로 들어가면 관련된 과학관이 전시되어있습니다.
제일 눈에 띄는 건,
미래기술 VR체험과
뒤죽박죽 인체 구조이네요!
눈에 쓸 수 있는 2개의 헤드셋이 놓여있고, 그 가운데에는 큰 화면이 떠있습니다.
화면에는 도시의 사람들이 행복하게 웃으며 돌아다니고 있네요.
헤드셋은 조금 특이한 형태로, 머리에 쓰는 게 맞지만 눈을 덮는 장치가 달려있습니다.
때마침 자리도 비어있고, 2인용이니 류이페이와 같이 해봐도 좋겠네요!
젠:(헤드셋을 집어들며 네게 건넨다.) 할거지?
류이페이:해봐야지. (네가 건넨 헤드셋을 쓰고는 눈을 덮어봐)
당신이 헤드셋을 쓰면 익숙치 않은 장치에 조금 어지럼증을 느낍니다.
젠:
건강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딱히 멀미는 아니고 익숙치 않은 기계라서 어지럼증을 느끼나 봅니다.
눈이 화면에 적응하고 나니 신기한 풍경이 펼쳐집니다.
고개를 돌리는 대로 화면이 움직이며 생생한 영상이 재생됩니다.
계단진 폴리곤들이 몰입감을 조금 떨어트리긴 합니다만,
고개를 돌려보니 처음 보는 남성이 당신에게 손을 흔들고 있습니다.
젠:어우씨, 뭔가 했네. (신기함...) 뭐냐? 움직이는 것도 보여? 춤춰봐. (급기야)
젠:
듣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6 |
| 판정결과: |
실패 |
기계 때문에 류이페이의 목소리를 분간하기 어렵습니다.
류이페이:ㅡㅡ (침묵하다가) 여기 케이크랑 포크도 있어. 젠, 한번 먹어봐(ㅋㅋ)
밖에서 본다면 허우적 대고 있을 당신의 모습이 떠오릅니다..
고개를 이리저리 돌려보면 조금 가까이에 가게 쇼윈도가 놓여있습니다.
반사광이 서서히 사라지고 쇼윈도의 내부가 보입니다.
젠:
행운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쇼윈도에 누군가가 앉아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분명 류이페이는 아바타로 자신의 옆에 있는데...
뒷사람이 기다리고 잇으니 양보해달라는 말이 따라붙습니다.
젠:(사람도 별로 없구만... 주변 슥 둘러보다 인체 구조를 보러 간다.) 너 분명 나 봤지? 케이크 먹는거.
류이페이:응, 진짜 먹을줄은 몰랐는데. (널 따라 걸어가)
이리저리 옮겨 다니며 인체구조를 파악하는 용도인가 보네요.
내부로 들어오니 정말 장기 안을 탐험하는 것 같아 묘하게 기분이 요상합니다.
직장에서 시작하여 심장까지 가면 탈출이 가능한 구조입니다.
젠:(신기한듯 주변 두리번거리며) 후딱 탈출해보자고. (인체 구조라곤.. 대충 심장과 뇌가 어디있는지밖에 모르지만)
류이페이:가보자. (벽을 손으로 짚고는 이동한다.)
젠:
행운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젠:
행운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위를 벗어나 간에 도착합니다! 제대로 가고 있는 것 같아요.
젠:
행운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류이페이는 이 심장 부근 어딘가에 있을 출구를 찾으러 주변을 둘러보러 갔습니다.
이곳을 둘러보면, 가운데에 유리관이 있습니다.
유리관 안에는 화면만 보이는 간이 브라운관이 있습니다.
당신이 가까이 다가가자 홀로그램이 방을 밝히며 작동합니다.
"심장은 인체를 이루는 아주 중요한 기관입니다. 우리가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하트' 모양도 심장에서 따온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어두컴컴한 시야 속, 브라운관이 분홍색으로 물들며 희미하게 벌레 날갯짓 소리가 들립니다.
"...그래서 심장은 종종 많은 것을 담고 있습니다. 우리의 생각보다 아주 많은 것을요. 예를 들자면..."
젠:
SAN Roll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0 |
| 판정결과: |
실패 |
주변을 둘러보더니 당신을 이끌어 빛이 들어오는 곳으로 향합니다.
바깥에서는 직원이 전선 밸브를 열고 낑낑거리고 있습니다.
갑작스럽게 정전이 되어서 직원들도 당황한 모양이네요.
다른 층과는 다르게 조명을 은은하게 조정하여 살짝 어두우면서도 안락한 느낌을 줍니다.
까만 벽에는 아기자기한 장식품들이 배치되어있고,
곳곳에 방향을 알리는 야광스티커가 붙어 있습니다.
입구의 처음에는 커다란 천체계 모형이 놓여있습니다.
아주 느리게 회전하고 있지만 분명히 움직이고 있네요.
우주의 방,
다큐멘터리 상영관,
간이 플라네타리움을 볼 수 있겠습니다.
애들이 들어오면 다칠 수도 있을 것 같은데 말이에요.
젠:뭐냐? (고개를 돌려 소리가 난 쪽을 확인한다)
꽤나 큰 소리로 넘어졌는데, 괜찮을지 모르겠습니다.
젠:넌 그냥... 깜깜한 곳을 들어오지 마라. (머리통 더듬...) 여기가 손이냐?ㅋㅋ (잡아당김)
류이페이:...ㅡㅡ (네 손목을 콱 잡곤 일어남) 땜빵나면 책임질거야?
젠:그러는 너도 책임 안 지잖냐? (능청스레 손을 떼곤) 애도 아니고 자꾸 넘어지냐~ 길어지기만 하고 영 허접하네.
류이페이:.... 길어서그래, 길어서. (무릎을 탁탁 털어냄)
당신이 류이페이를 일으키자 주변이 환해집니다.
사방에 부착된 홀로그램이 밝아지며 순서대로 태양, 목성, 화성 등등 행성들이 지나갑니다.
"하지만 놀랍게도 이들은 행성 번호가 없습니다. 태양계를 이루는 천체들은 원칙적으로 번호가 부여되지 않습니다. "
"허나 기계에 입력 시, 유니코드로 변환한 번호는 있습니다. 수성은 U+263F, 금성은 U+2640, 지구는 U+2641 등... ..."
젠:(하아품..)(다큐멘터리 상영관으로 간다...)
때마침 유성우에 대한 다큐멘터리를 시작하네요.
"유성우는 다른 말로 별똥비, 또는 빈도에 따라 유성 폭풍우, 유성 만발이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다수의 유성이 비처럼 보이는 이 천문 현상은..."
이만 자리에서 일어날까, 싶은 지루함이 찾아오려는 순간,
옆에 앉아있던 류이페이가 조용히 머리를 기대네요.
화면에서는 아주 옛날에 포착되었다던 쌍둥이자리 유성우가 쏟아지고 있습니다.
류이페이:... (편한모양인지 몸의 무게를 더 실다가) 다음에도 유성우를 볼 수 있을까.
젠:(일어나려다 꾸깃해지며) 무겁걸랑?ㅡㅡ (유성우라는 말에 다시 화면을 바라본다.) 본 적 있냐?
류이페이:아니, 이번에 온다잖아. 엄청 희귀한거라던데. (꾸깃해진 표정을 눈만 굴려 올려다보다 다시 화면을 바라봐) 이제 슬슬 나갈까?
젠:그럼 일단 보고 나서 생각하면 되잖냐? 생각보다 별거 아닐 수도 있지. (의자에 흘러내리다시피 미끄러지며) 플라네타리움이나 보러 가자.
류이페이:그런가, 엄청 기대하고 있는데. (흘러내려간 네 덕에 고개가 꾸벅 공중에 띄워지더니 이내 자신도 일어나 다큐상영관을 나간다.)
그런데, 문을 잡아당겨도 문은 열리지 않습니다.
그리 생각하며 고개를 돌리면 한편에 '출입불가'라고 적혀 있습니다.
아쉽지만 플라네타리움에는 들어가지 못하겠습니다.
모든 곳을 다 둘러보고 1층으로 내려오면, 이벤트홀 쪽이 왁자지껄합니다.
슬쩍 고개를 돌려보면 아까 데스크에 앉아있던 무료한 직원이
몇몇 아이들에게 무언가 열심히 설명하고 있습니다.
직원: ... 그래서 말인데, 보통 여러분은 핸드폰 어떤 거 쓰나요?
어쩐지 분위기가 좋은 게, 한 번 구경을 해볼까요?
직원:핸드폰은 나중에 어른이 되고 나서 반드시 살 수 있을 테니 걱정 말아요. 우리는 핸드폰으로 전화도 하고, 문자도 하죠?
핸드폰이 없었을 때에는 멀리서 어떻게 소통했을까요? 그 대표적인 예시로 바로 무전기가 있습니다!
무전기는 전파를 이용해서 음성을 주고받을 수 있는 물건이에요.
티비나 영화에서 경찰이 이걸 사용해서 이야기를 나누는 걸 분명 본 적 있을 거예요.
핸드폰 이전에는 이런 전파 형태로 소통을 했답니다. 그렇다면 직접 무전기를 사용해서 대화를 나눠볼까요?
직원의 설명에 따라 무전기를 만지작거리던 아이들은 서로 조금씩 멀리 떨어져 대화를 하기 시작합니다.
그러다 직원이 두 사람을 알아보고 다가옵니다.
이벤트가 없어서 직원 자체 이벤트를 열었다며,
류이페이:(맨 무전기에 대곤 아, 아, 거려봄) 돼?
젠:(신기!) 이게 핸드폰보다 멋있지 않냐?!
류이페이:음.. 좀 영화에서만 봤던거라 신기하긴 하다. (이리저리 돌려봄)
젠: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젠:(헤헹~) 여기는 젠, 어디냐... 과학 박물관이다. 들리냐, 오버?!
... ...
어둑해진 구름 사이로 애매한 빛줄기가 떨어집니다.
젠:
심리학
| 기준치: |
30/15/6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실패 |
류이페이가 왜 머뭇거리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그의 표정은 어쩐지... 놀랍도록 슬퍼 보였습니다.
젠:(떨떠름한 얼굴로 너를 툭 친다.) 대답 안해주냐ㅡㅡ
류이페이:...해주려 했는데.. (받아가버렸다는 말을 하고 싶은지 직원을 슬 쳐다봐) 다음에 기회되면 꼭 해줄게.
젠:그러니까 빨랑빨랑 했어야지. (쳇...) 다 본 것 같은데, 집이나 가자. (박물관을 나온다.)
어느새 까만 밤하늘과 어울리게 눈이 내리고 있습니다.
시내에서 다소 떨어진 장소라 그런지 사람도 많지 않네요.
류이페이:(마찬가지로 우산을 챙기지 않았는지 검은 머리 위에 흰 눈이 솔솔.. 쌓임)
젠:(다시 냉큼 후드를 뒤집어쓴다.) 우산도 안 갖고 왔냐?! (자기도 안 갖고옴...)
젠:앙? (뜬금없는 질문에 몇번 눈을 끔벅이다) 생각 안 해봤는데. (진심 100)
류이페이:한번도? (머리 위의 눈을 털어내며 진심이냐는 눈으로 쳐다봄)
젠:...그런걸 생각해야 하냐? 뭐든 나 좋은 일 하면서 살고 있겠지. (네 파카의 후드를 냅다 머리에 씌우며) 그러는 넌 생각해봤냐?
류이페이:(으아, 짧은 소리를 내뱉고는 푹 눌린 모자 너머로 쳐다보며..) 나..? 음... 글쎄.. 옛날엔 많았던거 같은데, 지금은 모르겠네..
젠:그 많았던 것 중에 아무거나 고르면 되잖냐? (얼렁뚱땅!) 갑자기 뭐냐, 근데. 과학 박물관의 어디에서 그런 생각이 든 건데?
류이페이:너무 아무렇게 정한거라.. 현실성도 없고. (작게 웃어) 음.. 그냥, 궁금해서. 이제 고등학생이기도 하니까..
류이페이:그럼 월요일에 보자. 조심히 가, 젠.
젠:이러다 눈사람 되겠네. (높이 손 휘적) 들어가라~
또 학교를 가야 하는 날이 밝았는데도 바닥에는 여전히 눈이 밟힙니다.
반에 도착하고, 간단한 조례와 함께 쉬는 시간을 알리는 종이 울립니다.
담임선생님이 나가자 반장이 교탁 종을 두드립니다.
반장:과학박물관에 다녀온 감상문 제출해줘. 담탱이가 이거 참여 점수에 반영한대.
당신은 과학박물관에 다녀온 감상문을 써왔나요?
반장은 당당하게 자신의 감상문을 흔들어 보입니다.
반 아이들은 몇 명이나 감상문을 적어왔을까요?
젠:(당연히 까먹었다!)(즉석에서 몇 줄 끄적임)
당신과 류이페이를 포함한
17명의 아이들이 감상문을 써 왔습니다.
감상문을 걷어간 반장은 집중하라는 듯이 다시 교탁 종을 울립니다.
오늘부터 본격적으로 축제 준비를 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각 조별로 어떤 일을 맡아야 하는지에 대해 간단히 설명하고는,
자유시간과 방과 후에 조별로 활동을 하라고 합니다.
사실 문서조의 일은 기다리고... 기다리고... 기다리는 것밖에 없을지도 모릅니다.
조사조가 먼저 조사를 끝낸 후, 자료를 넘겨줘야 문서화를 시키기 때문입니다.
며칠이 지난 후에야 자료를 받을 수 있었습니다.
조사조에서 열심히 조사해준 덕분에 분량이 장난이 없네요.
이제 이걸 손글씨로 옮겨 적거나, 컴퓨터로 예쁘게 꾸며서 출력해야겠습니다.
그 후로도 며칠 동안 평평하게 깔린 노을 위에는 의외로 학생들이 많이 서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신의 오늘 일은 끝났으니 이만 집으로 돌아가 봅시다.
젠:
듣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최근 실종 사건이 다수로 늘고 있어, 경찰은 원인 규정을 위한 조사에 착수하였습니다."
반에 혼자 앉아 문서를 옮겨 적는 류이페이가 보입니다.
당신이 들어온 것도 모른 채 펜을 움직이고 있습니다.
젠:아직도 안 끝났냐? (대충 가방을 집어들러 제 자리로 가며 네 펜을 툭 친다...) 다른놈들은 뭐하고.
류이페이:아. (펜이 툭 쳐지자 비뚤어진 글씨에 작게 외마디를 내뱉고는 고개를 들어 널 올려다본다.) 학원 가야한다고 가던데.
불어부러부러펜 및 꽤 많은 양의 문서들이 보이네요.
젠:(불어펜 집어들어서 요리조리 살펴봄) 그럼 너도 집이나 가면 되지, 미련하게 이걸 혼자 하고 있냐?
류이페이:난 학원도 안다니니까.. 조금 더 해두면 나중에 편하잖아. (네 말에도 익숙하단 듯 받아넘겨 계속 끄적인다.)
젠: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류이페이의 손가락 곳곳에 반창고가 붙어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선을 내리니 다리 아래로도 붕대가 감겨있네요.
젠:(엥) 저건 뭐야. 그때 넘어진거? (혀를 끌끌 차며) 그 꼴로 글씨가 써지냐고~ (쓰고 있던 종이 휙 빼버린다!) 작작해라ㅡㅡ 집이나 가자.
류이페이:...아, 조금만 기다려봐. 이거만 하고. (네가 빼버린 종이를 다시 가져가선) 거의 다 끝났어. (제 옆자릴 툭툭 치며) 앉아서 잠깐 기다려.
젠:아오 지겨운 놈아 집 가자고 집~~ (네 옆 책걸상에 걸터 앉곤) 일하는게 그렇게 좋냐?!
류이페이:너도 차피 할 것도 없잖아. (뻔뻔한듯 대답하며 널 힐끗 쳐다봤다가 다시 종이에 시선을 고정한다.) 축제를 생각하면 이런 것도 빨리 해치워버리고 싶은 것 뿐이야.
그렇게 류이페이의 옆자리에서 연필이 끄적이는 소리를 듣습니다.
딱딱한 책상 위로 톡톡, 슥슥, 소리를 듣고있자니
최근에 축제 준비다, 뭐다 해서 엄청 불려 다녔으니까요.
오랫동안 라디에이터가 켜져 있어 따끈해진 공기와,
바깥의 늘어진 노을이 때문일지도 모르는 일이구요.
아주 어렸을 때의 류이페이를 언뜻 본 것도 같습니다.
찬찬히 눈을 뜨면 어느새 당신은 책상에 엎드린 채입니다.
시끄럽게 작동된 라디에이터 위의 커튼이 흔들거리고,
당신의 고개 바로 맞은편에는 류이페이가 눈을 깜빡이며 마주 엎드려있습니다.
당신이 눈을 뜨자 류이페이는 옅은 웃음을 지은 것도 같습니다.
그리 말하는 류이페이는 이전 과학박물관에서 본 표정과 마찬가지였습니다.
천체투영관에서 별빛을 담고 있던 그 표정과 더 흡사할 지도요..
당신이 무어라 반응하기도 전에 류이페이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류이페이:다 한 거 제출하고 올게. 조금만 기다려, 같이 가자.
그가 비운 자리에는
몇 장의 자료와 책, 그리고
낙서만 남겨져 있을 뿐입니다.
젠:(가물한 눈을 비벼 뜨곤 낙서를 흘긋 본다.)
뒷페이지에는 불어부러부러펜을 사용했다가 장렬히 망한 흔적도 간간히 보입니다.
젠:
행운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펼쳐진 페이지 끄트머리에 작게 적힌 글씨가 보입니다.
'젠'이라는 이름과 그 아래에는 'PLANETARUIM'이라는 단어가 함께 적혀 있습니다.
그리고 그 사이에 작게 '별(★)' 표시가 그려져 있네요.
젠:(이게 무슨 낙서야?.. 눈 가늘게 뜸...)(자료나 들춰본다.)
별과 유성우에 대한 조사 기록이 깔끔하게 정리되어있습니다.
이걸 조사하고 정리하느라 많이 힘들었겠습니다.
젠:
자료조사
| 기준치: |
30/15/6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다른 자료 종이와 다르게 오래되고 특이한 문서 한 장이 껴 있습니다.
젠:(진짜 제일 재미 없어보인다.. 휘리릭 넘겨봄)
바깥으로 나가자 발에 파란색의 수채통이 채입니다.
머리까지 푹 젖은 류이페이와 어쩔 줄 몰라하는 학생 두 명이 있습니다.
각종 미술도구와 페인트를 들고 있는 걸 보니, 미술부인가 봅니다.
여학생:어떡해, 죄송해요! 깨끗한 물이긴 한데, 오는 걸 못 보고 부딪혀버려서...
이야기를 들어보니 둘 다 부주의했던 모양입니다.
날이 이렇게 추운데, 이러고 집에 갈 순 없는 노릇입니다.
교복 위까지 젖어버려서 이대로 집에 가다간 심한 감기에 걸릴 거예요.
젠:
지능
| 기준치: |
40/20/8 |
| 굴림: |
81 |
| 판정결과: |
실패 |
많이 추운 모양인지 류이페이가 손을 덜덜 떨고 있습니다.
젖은 옷을 털어낼 생각도 못하고 작게 숨만 달싹일 뿐입니다.
젠:(어휴 어휴우 에효) 하여간 운도 지지리 없어요. (원래도 조용한 편인데, 열이 빠져나갈 새라 입을 열지 않는 모습에 한숨을 쉬며 앞장서 네 팔을 끌곤 교실로 들어간다.) 체육복이 있던가. (사물함 열어봄...)
사물함을 열어보면, 다행히 체격이 큰 부반장의 체육복이 놓여있습니다.
류이페이는 갈아입으러 나갔다가 잠시 후 그대로 돌아옵니다.
류이페이:.. 탈의실은 잠겼고, 화장실에는 미술부 애들이 페인트 묻은 옷을 갈아입는다고....
그리고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커다란 브라운관 TV.
벽장 안에 들어 가 있는 TV의 뒤편이 비어 보입니다.
젠:그냥 저기서 후딱 갈아입고 나와라. (네 등을 TV의 뒤편으로 밀어버린다.) 뭘 이렇게 떨어, 물 두번 맞았다가는 죽겠네.
류이페이:(네가 밀어버린 TV뒤편으로 가선 체육복으로 갈아입는다. 자신의 몸보다 살짝 큰지 헐렁한 소매를 살짝 접어올려.) ...다 갈아입었어. (어쩐지 밝게 웃는 표정으로 네게 다가와)
젠:(온도차가 너무 크지 않냐고) 살만 하냐?..
젠: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실패 |
헐렁한 체육복 소매 사이로 희미하게 글자가 보입니다.
젠:...? (눈 가늘게 뜸...) 뭐가 자꾸 묻어있냐, 네 팔은.
류이페이:응? ..(접었던 소매를 다시 풀어 내리고는) ...벌써 어두워지네, 집이나 가자.
젠:뭐냐? 뭔데? 팔에 낙서라도 했냐? (팔 덥썩)
류이페이:...잠깐.. (덥썩 잡힌 팔을 뿌리치고는 네 팔을 되려 잡아 이끌어) 유성이 잘못 묻었나봐, 이만 가자니까.
학교는 갈수록 북적거리고 화려하게 변해 갑니다.
류이페이는 이전에 그런 일이 없었다는 듯 평소와 똑같이 행동했습니다.
이후로는 비슷한 말도 입 밖으로 꺼내지 않았습니다.
묘하게 남은 찝찝함을 뒤로한 채 오늘도 축제 준비에 힘씁니다.
당신의 학급은 기획했던 것보다 훨씬 좋은 결과가 나왔습니다.
아무래도 유성우가 쏟아지는 축제날이기 때문일까요?
전교에서 꼭 여기를 방문하고 싶다는 말이 복도를 지나다니면 종종 들릴 정도입니다.
반 내부는 계획했던 대로 암막 커튼을 치고 은은한 조명과 작은 플라네타리움으로 내부를 밝혔습니다.
열정적으로 속닥이지만 목소리가 점점 커집니다.
젠:
듣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전학생이라고 유세 떠나? 저번에 짐 나르는 것도 안 도와주던데, 완전 즐임."
"걔 좀 이상하지 않냐. 옆에 가면 막 징그러운 소리도 내."
그리고 그 지칭어가 가리키는 사람은 단 한 명밖에 없다는 생각이 듭니다.
젠:남 얘기는 좀 즐겁냐? (어딘가 사나운 얼굴로 툭 뱉고는 얘기를 나누는 아이들 사이를 가르고 지나친다.) 전학생 인기 많네.
반 친구:(깜짝 놀람) ...야, 너 친하다구 막 이르지 마라? 걔 요즘 띠꺼운거 반 애들 다 알걸?
젠:그런것치곤 동네방네 들리라고 떠들었잖냐? (더 띠꺼운 인간...) 관심 없다 니들 얘기~ 언제는 완소남이고 뭐고 지랄하더니 징그럽긴. (뻐큐)
갑자기 뒤에서 누군가가 당신의 등을 두드립니다.
류이페이가 오자 아이들은 깜짝 놀라 자리를 뜹니다.
류이페이는 품에 한가득 꾸미기 장식을 들고 있습니다.
젠:저어기 쟤네가 너보고 재수 없댄다. (툭 까놓고 말한다.)
류이페이:아.. .. 그래? (잠시 생각하는듯 하며 대답하고는 꾸미기 장식에 시선을 돌려) 이거 꾸며달라고 해서... 좀 도와줘.
젠:니가 맨날 일만 하니까~ 저놈들이 호구로 보잖냐ㅡㅡ (주먹으로 팔을 퍽 친다.) 이번엔 또 뭔데?
류이페이:...호구라니.. 그냥 내가 마음에 안드는 거겠지. (덤덤하게 대답하며 네 품에도 몇개를 나눠주곤 책상에 와르르 놓아.)
천장에 다는 천체 모양 모빌, 벽에 붙이는 별 모양 스티커,
바닥에 까는 카펫과 자잘하게 게시판을 꾸밀 코팅물,
류이페이는 커터칼을 꺼내 홍보지를 자르기 시작합니다.
젠:(꾸미기 물품들을 이것저것 들어보다) 잡일은 니가 다 하는데 지들이 편하면 편하지, 마음에 안 들건 또 뭔데? (별 모양 스티커를 하나 떼서 네 볼에 붙여버림ㅋㅋ) 뭔 일 있었냐?
류이페이:(열심히 자르다 볼에 붙여진 스티커에 네 볼에도 꾹 붙여버리며) 아무것도.. 평소랑 같았는데. ...그래서, 또 싸우고 있었어?
젠:같이 열심히 까주고 있었는데. (헹)(꾸밀 생각은 안 하고 이것 저것 건드리다가 카펫을 주르륵 펼쳐버려)
류이페이:그래, 그랬겠지. (당연히 안믿는 말투로 대답하며 홍보지를 열심히 잘라.) ..도와달라니까..
짐을 한가득 든 반 아이가 둘의 사이를 지나갑니다.
그런데, 지나가며 류이페이를 툭 밀쳐버리고 맙니다.
분명 베이는 것을 봤는데 피는 조금도 흘러나오지 않습니다.
젠:
SAN Roll
| 기준치: |
64/32/12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반장:얘들아! 반 의자 빼놔야 하는데 둘 곳이 없어서 다른 곳으로 옮겨야 할 거 같아.
류이페이, 이거 의자 한두 개만 강당 창고로 옮겨줄 수 있어?
젠은 나머지를 도서관에 갖다 놔주라. 창고에 벌써 자리가 없어...
반장의 말에 류이페이는 황급히 의자를 듭니다.
아무리 옅게 베였어도 도대체 저게 무슨 짓인지,
젠:야, 도망가냐?! 야!!! (고래고래 뒷모습에 대고 소리를 지르다가 시야에서 사라지자 답답한듯 머리를 벅벅 긁는다.)(의자 두어개를 들곤 도서관으로 어슬렁 향해)
멀리서 바쁜 소리가 웅웅대며 복도를 울릴 뿐,
도서관 내부에는 다른 반이 가져다 놓은 듯한 잡동사니들이 많이 보입니다.
의자를 구석에 대충 밀어 넣고 돌아가려는 찰나,
본래라면 책장에 단정히 꽂혀 있어야 하는 책들이 우르르 쏟아져 있습니다.
아이들이 물건을 옮기다가 부딪히기라도 한 걸까요?
젠:
관찰력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소리의 정체를 마주하고 당신은 놀랐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긴 직각형 상자 모양에, 바퀴로 움직이는...
과학박물관에서 봤던 로봇 인형이 왜 이곳에 있는 거죠?
젠:
SAN Roll
| 기준치: |
64/32/12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로봇인형:-... -- ... -...... 에 오신 것을 환영해요!
과학은 정말 신비롭고 --- ... -...... 미래를 위한 혁신, 발전을 위한 보루!
과학은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는 --... - ...
로봇은 딸깍거리는 소리를 내며 버퍼링이 걸린 디지털음을 냅니다.
당신을 인식하더니 반복되는 멘트를 출력하다가,
화면이 분홍색으로 물들며 벌레 날갯짓 소리가 나기 시작합니다.
이어 갑각류의 벌레처럼 보이는 것이 화면을 꽉 채웁니다.
로봇인형: .. 플 - .. ...--. 리움... 것--... ... 과학은 정말 신비롭고... ... -... 그것은... 미래를 위한 혁신, 발전을 위한 보루... ... 우리 삶에서 빼놓을 수 없... ...
금방이라도 터질 것처럼 딸깍이던 로봇 인형이 당신에게 달려듭니다.
젠:
민첩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무서운 속도로 달려든 로봇 인형이 책장에 쿵! 하고 부딪힙니다.
아차하는 순간에 거대한 책장은 당신을 덮칩니다.
일말의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표정의 류이페이가 당신을 감싸고 있습니다.
쓰러진 책장이 류이페이의 머리부터 어깨까지 직격 했음에도 불구하고요.
로봇 인형은 이미 넘어진 책장과 바닥 사이에 껴 망가져버렸습니다.
그리고 무언가가 류이페이에게서 떨어져 나옵니다.
당신은 류이페이의 흐트러진 소매 안쪽으로 흐릿하게 새겨진 글자를 마주합니다.
젠:....너... (기어코 제 눈으로 직접 확인한 것들에 멍하니 너를 올려다본다.) 뭐야?
류이페이:... ....(저를 올려다보는 눈을 마주한다. 이내 다물린 입에선 더이상 말이 나오지 않고, 쓰러진 책장을 치워 망가진 부위를 감싸.) ...이건... ....
류이페이는 끝내 말을 잇지 못하고 도서관 밖으로 도망쳐버리고 맙니다.
무슨 이유로 류이페이는 그런 몸을 가지고 있는 겁니까.
면식도, 인연도 없는 사람들의 명단이 꼼꼼하게 모여있습니다.
하나같이 'FAIL'이라는 도장이 찍혀있네요.
그리고 유일하게 'SUCCESS'라는 도장이 찍혀있네요.
차가운 겨울 내가 진동하고 먼지가 목을 간질입니다.
믿을 수 없는, 믿지 못할 상황이 벌어졌음에도 기어코 밤은 찾아오고 있었습니다.
축제날이 밝았는데도 류이페이는 도저히 찾을 수 없었습니다.
도망치듯 학교를 떠났다는 말만이 전부였습니다.
주소지에 입력된 주소로 찾아갔음에도 황량한 빈 공터가 당신을 반길 뿐이었습니다.
출석에 대답하는 목소리도 류이페이의 목소리만이 빠져 있었죠.
활기 넘치는 축제 풍경에도 쉬이 얼굴을 필 수가 없습니다.
어떤 축제의 일정을 즐겨도 목 안쪽에서부터 싸한 공기가 흐르는 듯합니다.
그렇게 어영부영 축제를 즐기던 도중, 반 친구가 뛰어와 당신을 붙잡습니다.
반 친구:젠, 미안한데...! 잠깐만 부스 좀 맡아줄 수 있어? 학생회에서 불러서 가봐야 할 거 같은데 다들 어디로 갔는지 안 보여서...!
진짜 미안해, 진짜! 이따가 내가 오는 길에 컵볶이 사다 줄게! 금방 올게, 응?
젠:(어정쩡하게 서있다가 다녀오라는 듯 고개를 까딱한다. 어차피 어중간하게 놀고 있었고...)
당신이 고개를 까딱이면, 반 친구는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당신의 손에 무전기 하나를 쥐어주네요.
하나는 자기가 가지고 있을 테니 문제가 생기면 연락하라는 말을 덧붙입니다.
즐거운 마음으로 축제를 즐기기엔 글렀으니 차라리 혼자 부스나 맡고 있는 게 나을지도 모르겠습니다.
당신과 류이페이를 포함해 학급의 모두가 열심히 만든 부스를요.
게시된 책과 문서들 중에서 처음 보는 것을 발견합니다.
'플라네타리움 프로젝트'라고 적혀 있는 책입니다.
젠:
SAN Roll
| 기준치: |
64/32/12 |
| 굴림: |
10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 뒤의 내용은 구역질이 날 정도로 수술 내용이 자세하게 서술되어있습니다.
전문적 지식을 요하는 것이라 자세히는 알 수 없었지만 한 가지는 확실했습니다.
이 연구를 위해 수많은 사람들이 희생되었다는 사실이 말입니다.
문이 열리며 태평한 얼굴의 반 친구가 들어옵니다.
반 친구:늦어서 미안해! 생각보다 오래 걸려서...
자, 너랑 류이페이 먹으라고 두 개 사 왔으니까 하나씩 먹어. 고맙다, 짜식들아.
반 친구:응? 응, 학생회실 가는 길에 만나서 부스에 너 혼자 있다고 했더니 같이 있어준대서
무전기도 받아갔는데?
근데 류이페이 걔, 좀 아파보이더라. 그래서 늦었나? 애가 좀 잘 못 움직이고 그러던데.
나랑 헤어질 땐 운동장 쪽으로 나가고 있더라. 금방 반으로 돌아갈 줄 알았지.
젠:그러냐? (책상에 올려둔 무전기를 주워들고는 네 옆을 그대로 지나친다.) ...그건 걍 니가 먹어라, 지금 도망친 놈 잡으러 가야 하걸랑. (운동장으로 나간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도 인파에 밀려 발이 제대로 뻗어나가질 않습니다.
계단을 휘청거리며 내려오면 바깥에는 둥둥거리는 음악소리와 웃음소리가 환하게 퍼집니다.
주위를 둘러보면 움직이는 사람들 속에서 가만히 서 있는 학생 한 명이 보입니다.
분명 당신이 아는 그 사람인데도 이 풍경에 전혀 섞이지 못하는 이질감이 듭니다.
그에게로 손을 뻗어도 가까워질 수가 없습니다.
별과 유성우라는 것은 가까이 있는 듯 보여도 절대 잡을 수 없는 존재입니다.
어느 날 쏟아진 별이라면 당신은 그를 잡을 수 있었던가요.
그의 발자취를 쫓아 한참을 뛰어다녀도 손 한 번을 잡을 수가 없습니다.
목 끝까지 숨이 차오르고 당신조차 이 세상에서 분리될 것 같은 압력감이 찾아오려는 때,
[ Channel 2641, connect ]
지금이라면 그에게 연락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젠:(신호가 뜨는 무전기를 내려다보다, 입가에 가져다 댄다.) 야, 여기는 젠. ...학교다. 이번에도 대답 안 할 거냐? 겁쟁이 새끼야.
지직거리는 소리와 함께 류이페이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 여기는 로스트 플라네타리움, 오버."
젠:
지능
| 기준치: |
40/20/8 |
| 굴림: |
97 |
| 판정결과: |
대실패 |
젠:(그게 어딘데. 기계음과 섞여 들려오는 너의 목소리에 짜증을 뱉다가 눈에 걸리는 건물을 멈춘듯 바라보곤, 이내 걸음을 옮긴다.)
언덕을 오르는 사이에 해는 뉘엿뉘엿 너머가고 있었습니다.
학교 운동장에서 밴드부의 공연과 함께 사람들의 함성소리가 들립니다.
그 모든 것을 뒤로하고 당신은 류이페이를 만나러 갑니다.
아주 긴 주기로, 아주 오랜만의 날이 되어서요.
빠듯한 문고리를 잡아당겨 안으로 들어가면 은은하게 밝혀진 광학 스크린 아래,
저번에 두 사람이 앉아있던 그 자리에 류이페이가 앉아있습니다.
불만 들어온 광학 스크린을 멍하니 바라보던 그는 느릿하게 입을 엽니다.
류이페이:...천체투영관은 별의 기록을 따다가 사람들이 볼 수 있도록 재생하는 장소래. 그렇다면 나는 사람의 기록을 따다가 재생하는 물건일까.
젠:...그딴 어려운 소리는 집어치워. (네 얼굴을 보기 위해 전에 앉았던 그 자리로 다가가, 빛이 나오는 광학 스크린을 가리고 선다.) 내가 그런 걸 모른다는 것쯤은 알잖냐.
류이페이:(고개를 들어 스크린을 가리고 선 네 얼굴을 올려다본다. 조금도 감정이 들어 있지 않은 표정을 하고선 다시 느릿하게 입을 열었다.)
내 정식 분류 명칭은 PLANETARIUM 001. ....너가 잘 아는 류이페이의 심장이 없으면 움직이지도, 작동하지도 못하는 로봇.
..심장에 담긴 기억에 의하면, 난 3년 전 어떤 집단에 납치 당했어. 실험체로 쓰였고, 심장을 추출당했어. (밴드로 가려져 있는 손을 딸깍이며 움직여본다.) ....그 심장을, 지금 움직이고 있는 이 로봇에 이식한거야.
...실망했어? (처음 만났던 날, 반가운 기색으로 제 이름을 불러줬던 네 얼굴이 떠오른다. 어둠 속에서도 푸르게 빛나는 네 눈동자를 피해 고개를 내린다.)
젠:...그러니까, 넌... 내가 알던 걘데, 걔가 아니고... ... 걔의 심장을 가진 로봇이라고? (네 입을 고스란히 타고 넘어온 진실은 태평한 매일을 살던 자신이 받아들이기에는 상당히 버거운 것이라, 한동안 침묵만이 이어졌다.)(저와 마찬가지로 코찔찔이던 네가 자란다면 아마 딱 이렇게 생겼을 거라고, 위화감이 드는 것은 너무 오랜만에 마주한 탓이라고 여겼다. 그렇다면.) 너는 지금 어디있는데? 심장을 뺏겼다면, (잠시 말이 멎는다.) ......죽은거냐?
류이페이:진짜 류이페이에 대해선 나도 잘 몰라. ...난 그저, 심장을 이식 받은 후에 인식된 무수한 기억 속에서 너가 있었어. (흰 패딩 소매를 계속해서 매만지며 옅은 웃음이 쓰게 지어진다.) 이유는 모르겠어, 그냥 널 보려고 그곳에서 탈출했어.
...하지만 그들은 성공작인 날, 아니.., 심장을 되찾고 싶어 할거야. 그러면서 어제처럼 네가 다칠 수도 있어.
...물론 나는 이 심장을 빼앗기고 싶지도, 널 잃고 싶지도 않아.
저번에 물을 뒤집어 쓴 이후로 몸이 망가져서.. 이대로 작동이 멈추게 되면 심장을 그들에게 또 빼앗길거야. ....
....그러니까, 젠.
..부탁이 있어.
류이페이는 너덜 해진 교복 단추를 풀러 냅니다.
그 안으로 보이는 건 무수한 배선으로 연결된 판판한 기계도입니다.
전기가 튀고 쿨러가 제대로 돌아가지 않아 고장 난 소리가 들려옵니다.
물에 젖어 녹이 쓴 내부에서는 녹은 내가 납니다.
젠:(자세한 것은 모르겠다. 열일곱의 단순한 머리로 알 수 있는거라고는 당장 눈으로 생생히 볼 수 있는 제 앞의 네가 인간이 아니라는 증거. 자신이 알던 너의 기억과, 마음을 가졌지만 결코 네가 될 수 없다는 것.) ...뭔 소리를 하는거야. 알고는 있는거냐? 난 심장이고 뭐고... 그쪽으로 아는 거라곤 하나도 없고, 당장 내 몸도 성하게 굴리지 못하는데. ...뭘 믿고 그놈 심장을 맡긴다는 거냐고. (익숙한듯 낯선 얼굴을 쳐다본다.) 그걸 빼면. 어떡하는데? 어디까지 도망가야 하고, ...누구에게 돌려줘야 하는데?
류이페이:... 멀리 도망가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갖고 있어주는걸로 충분하니까. (씁쓸한 표정을 짓고 있고, 울 것 같은 표정을 짓고 있지만 사람이 아니기에 눈물을 흘릴 수가 없었다. 겨우 마주 본 네 시선을 응시하며 눈을 느릿하게 깜빡인다.)
진짜 류이페이가 아직 살아있다면, 돌려줘야지. ...기억 속에 넌, 좋은 친구였어. 곤란할때마다 달려와주고, 누구보다 내 편이라는 생각을 들게 해주는 유일한 사람이야.
가짜지만.. 이 기억과 감정은 진짜 류이페이의 것이니까.
(네 행동과 대답을 기다리듯 류이페이가 지어본 적 없는 웃음을 지어보인다. 슬픈듯 웃어보이는 표정으로.) 즐거웠어, 젠.
젠:...니가 왜 가짠데? (귓가에 자꾸만 들려오는 말이 거슬렸다.) 니가 전부 걔가 아니란건 알겠다. 그래도 적어도, 심장만큼은 걔꺼라는 거잖냐. 그건 진짜인 건데, 왜 니가 가짜냐고. (가끔 스치듯 마주한 얼굴이 떠올랐다. 딱 지금처럼, 울 수 없어도 울 것 같은 표정이었다. 정말 가짜라면, 괜히 사람 마음 싱숭하게 그런걸 느끼지 말았어야지. 답답한 듯 거칠게 머리를 쓸어넘기다, 무작정 네 팔목을 잡는다.) 일어나. 같이 도망쳐, 그럼. (...아직 완전히 고장난건 아닌거 아냐? 말도 하고, 잘만 움직이잖냐. 잡히는 손목이 유난히 딱딱하게 느껴져도 상관없다는 듯 힘을 실었다.) 나 보려고 왔다고 했잖냐? 이왕 보는거 좀 더 보면 좋은게 좋은거지.
가다가, ...네가 완전히 고장나면.
그래서 고물이 되면, 그때 내가 맡아주겠다고.
네 심장.
류이페이:...왜 가짜냐니... 그야..., (이어지는 네 말에 나오던 말이 끊겨버린다. 네가 원하는 나의 모습은 이런 형태가, 이런 부품이 아닐텐데도 가짜가 아니라고 말하는 투박한 목소리에 심장이 아파온듯 했다. 분명 느끼지 못할 감정이여야 하는데, 분명 그의 자리를 차지해서는 안되는 것인데...
따뜻한 온기가 느껴진다. 잡혀진 팔에 시선을 두고, 여전히 나오지 않는 말을 정리하려 입을 뻐끔거렸다. 이끌리는 힘에 앉아있던 자리에서 덜컹, 일어나 널 그저 멀뚱히 바라보았다.)
... ... 그래도 돼..? (울것만 같은 표정, 여전히 눈물은 나오지 않는다.)
...옆에 조금 더 있어도.. 그래도, 괜찮아?
젠:(미련한 네가, 미련한 너의 심장으로 하는 생각 따위야 뻔했다. 이러나 저러나 어릴 때부터 답답한 너를 끌고가는 건 제 몫이었으니, 열일곱이 된 지금도 크게 달라진 것은 없다고 본다. 망설이는 것은 싫지 않다는 뜻이므로 한 줌 고민도 하지 않았다.)
(그렇게 평소처럼 잡히는 대로 끌려나오는 몸을 보면, 스크린을 등지고는 피식 웃을 뿐이다.)
언제부터 그런걸 허락받았냐? (유일하게 새어나오는 빛에 의존해, 네가 다시 넘어지지 않도록 꽉 잡은 채로 걸음을 뗀다.)
가자, 류이페이.
살아있는 사람의 감촉이 아닌, 무기질 한 쇳덩어리와 창백한 온도 가요.
아직 어른도 되지 못한 우리가 얼마만큼 도망 다닐 수 있는지 잘 모르겠지만,
덜그럭거리는 류이페이의 손을 잡아 무작정 천체투영관에서 벗어납니다.
사람들은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긴 주기로 쏟아지는 유성우가 기어코 지금 떨어지기 시작했습니다.
어쩌면 아주 먼 궤도로부터 온 불시착 유성우일 수도 있겠죠.
그냥 당신에게 있어 그런 존재가 되고 싶었을 수도 있겠습니다.
지금은 그냥 두 사람이 함께인 것만을 생각하도록 해요.
:: 플라네타리움 ???, 류이페이 ???, 젠 생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