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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REA-GRRR! -1-
클리셰 SF 세계관의 크리쳐는 그어그어하고 울지 않는다
2021-02-25
KPC. 홍사랑 · PC. 홍이별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2021 02 25
 
클리셰 SF세계관의 크리처는 그어그어하고 울지않는다.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이별이는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어깨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이별이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이별, 이성 판정
 
홍이별: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1
 
그리 떨어지지 않은 곳에서 오래된 라디오의 잡음 섞인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오늘은 크리쳐 발생 사…으로부터 866……니다.
 
안심…시오, 국민…….
 
안심, 안심하십시오.
 
안전지대의 최전방은 최강의 인류에게 지켜지고 있습니다.
 
안전지대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나이가 기억나지 않습니다.
 
출생지, 부모, 무엇을 하던 사람이었는지조차 기억해낼 수 없습니다.
 
하지만 당신은 일어나야 합니다.
 
이런 곳에 누워있을 시간이 없으니까요.
 
바짝 마른 입에서 혈향이 느껴지고,
 
이곳에서 벗어나고 싶은 욕구가 치밉니다.
 
피 웅덩이 속에 계속 누워있다간 다양한 사인 중 하나로 죽어버리고 말 테니 욕구대로 움직이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그렇게 생각한 이별이는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상처를 보아하니 팔이 달랑달랑하게 달려있던 것 같은데, 지금은 제법 잘 움직이네요.
 
던져둔 총을 주워들어도 크게 부담 가지 않습니다.
 
사방에 눈이 쌓여 질리도록 새하얗습니다.
 
이곳은 도시 외곽,
 
아득하게 휘몰아치는 검은 눈보라 너머로 야경이 빛나고 있습니다.
 
드문드문 어둠이 잠식한 도시의 야경은 어쩐지 위태롭고 쓸쓸합니다.
 
이별, 관찰 판정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00
판정결과: 대실패
 
멀지 않은 곳에서 라디오 소리가 들립니다.
 
소리의 출처는…….
 
어라, 불 앞에 낯선 사람이 등을 돌린 채 앉아있습니다.
 
저곳에서 들리는 것 같네요.
 
원인을 알 수 없는 허기와 살벌한 추위가 이별이를 괴롭힙니다.
 
저 사람에게 무언가를 받을 수 있지 않을까요?
 
주지 않는다면 억지로 빼앗는다거나,
 
아무쪼록 총을 가진 당신에겐 많은 방법이 있겠죠.
 
두 사람의 거리는 순식간에 좁혀집니다.
 
매끄러운 눈의 등을 밟을 때마다 볼품없는 소리를 내며 발이 잠깁니다.
 
온기, 식량, 그 외 다양한 것을 얻을 수 있다고 생각하니 들뜨기까지 합니다.
 
어쩐지 심장이 두근거리는 것 같기도 해요.
 
등을 돌린 사람은 당신이 바로 뒤에 왔음에도 고개를 돌리지 않습니다.
 
레토르트 식품의 푹 익은 건더기를 일회용 포크로 휘저을 뿐,
 
라디오 소리에 푹 빠져 있습니다.
 
여전히 최강의 인류를 운운하는 걸 보니, 분명 시답지 않은 가십 뉴스겠지만요.
 
문득 이별이는,
 
자신의 숨이 굉장히 거칠어졌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당신은 무엇을 위해 이 사람에게 왔나요?
 
그러니까,
 
여긴 너무 춥고,
 
배가 고프고,
 
그래서,
 
식량과 온기를 얻기 위해서,
 
그리고,
 
아, 맞습니다…….
 
홍이별:무엇이든 좋으니 죽여버리고 싶어.
 
라고,
 
생각해버렸는지도(어쩌면 말해버리기까지 했는지도!) 몰라요.
 
부추기듯 두드리는 심장 고동 소리를, 당신은 결국 참지 못하고 낯선 사람에게 달려듭니다.
 
아니, 달려들었을 겁니다.
 
분명 달려들지 않았나요?
 
작동 방식도 알지 못하는 총은 내던지고,
 
무기가 될 만한 무언가를 잡는다거나,
 
없다면 날카로운 이빨과 손톱을 세운다거나…….
 
대충, 그랬던 것 같은데…….
 
―――!
 
굉음이 울리고, 허수아비가 쓰러지는 것처럼 무기력한 퍽! 소리와 함께,
 
이별이의 세상이 한 번 크게 뒤집히더니,
 
어느덧 낯선 사람은 당신을 내려다보고 있었습니다.
 
모든 것을 집어삼킬 듯 부는 바람과 내리는 눈,
 
그것들로만 이루어진 전부 잿빛인 세계에서…
 
홀로 살아서.
 
문득, 이별이는 가슴이 허합니다.
 
소중한 것을 잃어버린 것 같아요.
 
이를테면 심장이라거나.
 
이런, 내려다보니 정말 없습니다.
 
사람이 살아가는 데 있어야 할 장기들은 존재하지 않고,
 
휑한 구멍이 붉고 끈적한 액체를 토해내고 있을 뿐입니다.
 
어디선가 그런 이야기를 들었던가요?
 
정말로 잔인한 장면은 장기를 흘리고 있는 것이 아닌,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광경이라고…….
 
대단해요! 엄청난 위력이에요!
 
아마 거대한 주포 같은 것에 맞은 게 아닐까 싶습니다.
 
한가하게 이런 걸 추측하고 있을 땐 아닌 것 같지만요.
 
피를 토할 틈도 없이 시야 너머의 모든 것이 어두워지며,
 
몸을 지탱하고 있던 의식이 멀어집니다.
 
강렬한 충격과 온몸의 세포가 전멸하는 듯한 고통이란!
 
이별이는 어렴풋하게나마 자신은 이제 곧 죽는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대로 끝? 정말?
 
당신의 삶이 마무리되는 걸까요?
 
END 6. 배드엔딩.
 
홍이별 로스트.
 
……아니, 안 돼요!
 
일반적인 상식으로는 받아들이기 힘든 상황에,
 
이별, 이성 판정
 
홍이별: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3
 
죽음을 받아들이거나, 혹은 받아들이지 못했거나…….
 
혼란스러워할 무렵, 시야가 가물가물한 이별이의 시야에 무언가가 들어옵니다.
 
낯선 사람의 손에 들린, 끝에서 작은 연기가 피어오르는,
 
검고 긴, 섬세하고 복잡한 기체는,
 
잠에서 깨어난 당신이 집어들은 총과 꼭 닮은 종류의 것이었습니다.
 
날파리처럼 웅웅거리던 지겨운 라디오 소리가 말을 끝맺습니다.
 
걱정하지 마십시오, 시민 여러분.
 
아직 우리에겐 최강의 인류가 있습니다. "
 
홍이별씨와 홍사랑씨에 의해, 제 $[[0]] 번째 안전지대는 오늘도 지켜지고 있으니까요.
 
팜코코 (GM):25
 
그 말을 끝으로 모든 것이 흐려집니다.
 
낯선 사람은 무전기를 고쳐 잡고 당신에 대해 보고합니다.
 
사무적인 어조는 덤덤하게 말을 이어나갑니다.
 
일시적인 기억 상실, 전투에 대한 비정상적 집착, 일단 한 번 리셋 했으며,
 
다음 소생까지 남은 시간은…….
 
와우!
 
저 사람은 정말 어딘가의 SF 장르 클리셰 영화 등장인물처럼 말하는군요.
 
그런데, 방금 라디오가 뭐라고 말했죠?
 
정말, 이상…….
 
…….
 
[ SYSTEM : 꺼져가는 의식의 틈을 비집고, 홍이별의 '소중한' 기억이 회복됩니다. ]
 
폐부에서부터 강한 압력이 치솟고,
 
이내 거센 기침 소리와 함께 당신은 핏덩어리를 토해냅니다.
 
그와 동시에 이별이는 눈을 뜹니다.
 
모든 것이 얼어붙을 듯한 겨울날의 추위 속,
 
회색 하늘 위로 어지럽게 흩날리는 눈송이들,
 
가슴의 상처에서는 끊임없이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끔찍한 비린내에 머리가 아픕니다.
 
불쾌한 기분에 팔이나 다리를 움직여본다면, 여기저기 끈적하게 말라붙은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사방으로 흩어진 머리카락은 핏물에 젖어 축축합니다.
 
몸에 꼭 맞는 검은 군복이 지독하게 무겁습니다.
 
생명줄처럼 쥐고 있던 총은 저 멀리 날아간 지 오래입니다.
 
그보다,
 
이별이의 상처에서 흐른 피가 차가운 웅덩이를 이루고 있습니다.
 
자신에게 발생한 참혹한 상황에,
 
이별, 이성 판정
 
홍이별: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29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전 소생 직후와는 달리, 혼란스러움은 한결 덜합니다.
 
짜증 나는 라디오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이별이가 한층 더 어둡게 가라앉은 회색 하늘을 바라보고 있으면,
 
묵직하게 눈 바닥을 밟는 군화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홍사랑:이제 정신이 들어?
 
총을 고쳐잡은 사랑이가 근처에 다가와 묻습니다.
 
그렇지 않다고 대답하면 당장이라도 한 발 더 갈길 기세입니다.
 
홍사랑:전자기기도 맞으면 고쳐진다던데, 홍이별도 TV같은 건가?
 
이쪽에서 한 발 갈기고 싶네요.
 
홍사랑:매번 널 죽이는 것도 힘들어. (한숨~)
 
그래요. 사랑이는 이별이를 처참하게 살해한 뒤에도 가벼운 농담을 던지고 있지만, 당신의 소중한 전우입니다.
 
홍사랑:..저번에는 살쾡이가 너를 물어가버렸다니까!
 
……어제까지는 그랬죠.
 
사랑이가 살쾡이에게서 소중한 이별이를 되찾아온 무용담 따위는 듣고 싶지 않습니다.
 
기억을 더듬어보면, 분명 이전 임무를 끝낸 직후에 이별이가 사망했던 것 같습니다.
 
소생 직후에는 10번 중의 1번꼴로 이번처럼 정신이 이상해지는 때도 있었는데,
 
그때마다 사랑이가 물리적인 '리셋'을 도와줬던 기억이 납니다.
 
죽음은 익숙하지만 다정하지 않고,
 
소생 직후의 첫 숨은 유난히 차갑습니다.
 
임무가 끝나면 휴식기가 주어지니 느슨하게 풀어질 법도 한데,
 
어째서인지 사랑이는 농담 도중에도 빈틈없는 모습으로 조금 떨어진 도시에 시선을 던지고 있습니다.
 
시간이 꽤 흘렀는지, 이별이가 주변을 둘러보아도 음식과 모닥불은 이제 보이지 않습니다.
 
홍이별:(매번 생각하는 거지만, 정말 무식하고도 효율적인 리셋 방법이다. 천천히 일어나며 몸이 움직이는 것을 확인하더니) ......그래, 다 기억났어. (아마도...)
 
홍사랑:정말? 당신의 이름은? TV? (눈밭에 누워있는 너를 발을 사용해 눈 속에 묻으며..)
 
홍이별:그럴리가 있냐... (어이없다는 얼굴로 네가 묻는대로 눈을 털어내며) 홍이별... 그리고 너는 홍사랑. 맞지?
 
홍사랑:정답! 상으로 이걸 줄게. (품에서 포도맛 젤리 탈탈 털어 네게 쌓는다.) 정말~ 오빠가 늦게 일어나는 바람에 심심해 죽는줄 알았잖아.
 
홍이별:(툭툭 떨어지는 포도맛 젤리를 바라본다. 제 기억이 맞다면... 아마도 너는 딸기맛을 좋아했던 것 같은데...?) 밥만 잘 먹더만... 그나저나, 임무는 어떻게 됐어. 위에서 별말 없어? (주섬주섬 젤리를 주워 하나를 까먹는다... 네 입에도 하나 쏙 넣어줌)
 
홍사랑:(입에 들어오는 포도맛 젤리를 념 먹곤 눈썹 찡글한다..) 나는 포도맛이 싫어! (하지만 계속 잘 받아먹는게 입이 심심하긴 했던 모양..) 위에서 우리 더 굴르래. 안그래도 다음 임무가 많이 지체됐어. 정말 치사하지 않아? 높으면 다야? (투덜거리며 미션지를 네게 보여준다.)
 
홍이별:포도맛이나 딸기맛이나... 뭐 얼마나 다르다고. (아닌가? 어쩌면 자신이 크리처이기에 입맛까지 무딘 것일지도 모른다. 멋쩍게 볼을 긁적이다 네가 건넨 미션지를 받아든다.) 치사해도 어쩌겠어? 이게 네 밥줄인데. ...그래도 이번 임무는 꽤 커보이는데, 완수하면 숨 돌릴 시간은 주지 않으려나.
 
홍사랑:그치만, ...에휴. 홍이별이 내 맘을 알겠어? (크게 한숨 쉬더니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웃는다.) 파트너도 회사도 내 맘을 몰라주는데.. 임무나 끝내고 쉬어야겠어. (농담을 던지며 자리에서 일어나라는듯 네게 손을 뻗는다.) 갈까, 홍이별.
 
홍이별:그러는 너도 내 마음 모르면서. (마찬가지로 농담조로 대꾸하곤 뻗어오는 손을 잡고 가볍게 일어선다.) ...그래. 가자, 홍사랑.
 
사랑이와 이별이는 장비 점검을 끝내고 일어섭니다.
 
매서운 칼바람에 반복 재생을 눌러둔 영상처럼 규칙적으로 머리카락이 흔들립니다.
 
A시의 오늘 날씨는 영하 20도, 방한복을 뚫고 싸늘한 냉기가 침입합니다.
 
사랑이가 무어라 더 말하려는 듯 입을 벙긋거리지만, 이내 거대한 소음에 묻혀버립니다.
 
쌓인 눈을 날려버리는 강한 바람,
 
그리고……. 헬기입니다.
 
두 사람을 태운 헬기는 상공으로 날아오릅니다.
 
목표 지점은 1주일 전 크리쳐에게 점령당한 A시,
 
전력이 채 끊기지 않은 유령 도시.
 
창 아래로 펼쳐진 야경은 눈이 시리도록 푸른 빛을 띠고 있었습니다.
 
음울한 빛 사이 드문드문 자리 잡은 어둠은,
 
분명 도시의 예비 전력이 다해가고 있기 때문이겠죠.
 
감상에 젖어있을 때가 아닙니다.
 
전력이 끊긴다면 생존자를 구해낼 수 있는 확률도 떨어질 테니까요.
 
헬기의 문이 열리고, 따가운 겨울바람이 휘몰아칩니다.
 
복잡한 머릿속이 한결 식는 것 같습니다.
 
발각당할 위험이 있으므로 헬기는 착륙하지 않습니다.
 
같은 이유로 낙하산 또한 없습니다.
 
내려갈 방법은 단 하나.
 
목표 착륙 지점은 점점 가까워지면…….
 
가자, 라는 말이 떨어짐과 동시에,
 
사랑이와 이별이는 맨몸으로 도심에 뛰어듭니다.
 
쿵!!!
 
허공을 한 바퀴 돈 이별이가 착지한 시멘트 바닥에 굉음과 함께 금이 가며,
 
사방으로 파편이 흩어집니다.
 
파괴력과는 달리 미끄럼틀을 타듯 능숙한 착지입니다.
 
문제는 조금도 없습니다.
 
까딱 잘못하면 머리로 박을 수도 있지만, 뇌가 터져도 살아나는 체질이라 가능한 작전이죠.
 
사실, 이 소리 때문에 발각되지 않을까 싶기도 하지만,
 
헬기보다는 눈에 덜 띄는 방법이니 어쩔 수 없습니다.
 
우선 두 사람 몫의 짐가방은 내려두고,
 
아직 떨어지는 중인 사랑이를 받아볼까요.
 
이별, 민첩 판정
 
홍이별:
민첩
기준치: 99/49/19
굴림: 7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제는 익숙한 낙법입니다.
 
턱, 소리와 함께 이별이는 사랑이를 두 손으로 받아 사뿐히 안아 올립니다.
 
눈 내리는 도심이 한눈에 보이는 높은 건물의 옥상,
 
단둘이네요…….
 
물론, 낭만적인 구석은 없습니다.
 
현재 두 사람이 있는 곳은 굴지의 대기업, B사의 옥상입니다.
 
A시의 중심지이자 가장 높은 곳으로, 도시의 상황을 파악하기에 가장 적합한 장소이죠.
 
새벽 2시, 시야 아래로 새카만 밤의 어둠이 펼쳐지고,
 
그 위에 창백한 도심의 빛이 번집니다.
 
홍사랑:아으, 추워. (네 품에서 자연스럽게 바닥에 제대로 착지한다.) 정말 이런 무식한 방법밖엔 없는걸까?
 
홍이별:확실히... 크리처도 아닌 인간한테는 너무 무식하긴 하지. (자연스레 널 바닥으로 내려주며) 뭐, 그래도 잘 받을테니까 걱정마. 정 그러면 상부한테 줄이라도 달아달라고 말해보는 수밖에... ... (어느새 까마득히 멀어진 헬기를 눈으로 쫓는다.) 멋은 별로 안 나겠지만.
 
홍사랑:흠...하지만 역시 간지가 최고인데.. 오빠가 놓치면 그렇게 최강의 인류는 끝나는 거지....(네 말에 살짝 장난섞인 농담을 하다가 이내 품에서 지도를 꺼내)
 
홍이별:무서운 말을 잘도... (...) 안 놓친다니까. 너 하나도 못 받으면 그게 최강의 크리처야? 그냥 크리처지. (고개를 내밀어 네 지도를 함께 본다.) 병원부터 가볼까. 아무래도 아프면 대피하기도 힘들고.
 
홍사랑:웃겨. 최강의 크리처님만 믿을게. (키득키득 웃으며 네 어깨를 두어번 툭툭 친다.) 그럴까~ 얼른 끝내버리자구. (떨어진 짐가방을 챙겨들며 가볍게 발걸음을 옮긴다.)
 
병원
 
J대학 병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대기실입니다.
 
한 걸음 들어서면 익숙지 않은 소독약 냄새가 코를 찌릅니다.
 
홍사랑:(대피하지 못한 중환자가 있진 않을까 병실 하나하나를 열어보며 입을 연다.) 홍이별은, 오래 아파본 적은 없겠지? (그냥 툭 던진 말은 조금 지루한 임무의 재미를 위해서 였을지도 모른다.)
 
홍이별:(너를 뒤따라 주변을 살핀다. 생소한 소독약 냄새에 저도 모르게 잠시 인상을 쓰다) ......오래는 몰라도, 소생할 때 느끼는 감각이 고통이라는 건 알아. 그러는 홍사랑 너도... 인간치고는 건강한 편 아니야?
 
홍사랑:고통을 안다는건 좋은거지. 다음엔 고통을 안느끼려고 더 조심하게 되잖아? (가볍게 얘기하다가 네 쪽으로 돌아보곤) 나도, 뭐.. 다쳐도 보고 아파봤으니까 예방을 잘하는거지! 깁스 해봤어? 진짜... 땀차고 찝찝하다구. (질린 표정..)
 
홍이별:그런가? 애초에 느끼는 것도 짧아서 잘 모르겠네. 고통이 심하면 너나... 조직이 바로바로 죽여주니까. (이제는 일상이 되어버렸는지 심드렁하니 대꾸하고는) 그리고 깁스는... 네가 찬것도 못 본 것 같은데. ...어차피 뼈는 금방 붙잖아. (크리처 기준...)
 
홍사랑:어이없네, 홍이별! (뼈가 바로 붙는다는 말에 네 팔을 잡곤) ..빨리 붙으니까 인간 속도에 맞춰서 계속 부러트려줄까?! (물론 장난이었다. 너니까 이런 장난을 할 수 있는 거겠지.. 흥 하고 고개를 돌리곤 앞장서 다시 걸어간다.) 다치면 얼마나 불편하다구. 뼈도 잘 안붙고.. (째릿) 후유증도 있고.
 
아무리 최강의 인류라곤 해도, 사랑이 역시 인간입니다.
 
임무에서 뼈가 부러지거나 내장이 손상된 경험이 있는 만큼, 자신을 철저하게 보호하려는 성향이 강하기도 하고요.
 
사랑이는, 크리쳐가 조금은 부러운 것마냥 말하네요.
 
이별, 지능 판정
 
홍이별: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아팠던 기억을 더듬던 중, 문득 어떤 기억이 스쳐지나갑니다.
 
감기에 걸려 고생했었죠…….
 
어라? 잠깐,
 
이별이가 감기에 걸린 적 있었나요?
 
홍이별:(슬그머니 팔을 뺀다...) 무섭다, 무서워... 글쎄, 네가 부숴야 하는 크리처는 내가 아니라니까. (그래도 나름 동료잖아. 살벌한 농담에 얼른 말을 돌리다가, 문득 머리를 스친 알 수 없는 기억에 잠시 굳은듯 자리에 멈춰선다. ...무언가 착각이 있었겠지.) 나... 감기같은거, 못 걸리는게 맞지.
 
홍사랑:감기? 뜬금없이.. 무슨 말이야. 오빠가 감기같은거에 걸릴리 없잖아! (네 말에 잠시 멈칫했다가 고개를 갸웃한다.) 감기한테 지는 크리처는 들어본 적 없네요. (어깨를 으쓱이며 복도의 끝에 있는 문을 발견하곤) 아, 저게 대피구역인가봐.
 
홍이별:......역시 그렇겠지. 네가 걸렸던 걸 착각한거면 모를까. (고개를 기웃하다 이내 쓸데없는 생각을 치워버리곤, 네가 가리키는 문을 열어본다.)
 
조심스럽게 대기실로 들어서면,
 
사람은 커녕 옷자락 하나 없이 휑하니 비어있습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이별, 행운 판정
 
홍이별: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낌새가 이상합니다.
 
가히 동물적인 예감을 발휘해 성큼 물러섬과 동시에, 이별이가 딛고 있던 바닥이 내리쳐오는 원뿔에 의해 반파됩니다.
 
두 사람은 날렵하게 몸을 굴려 피했으나,
 
그곳에는…….
 
운이 나빴네요.
 
어느새 이별이와 사랑이를 포위한 크리쳐들이 몸을 둥글게 말며 뾰족한 돌기를 세웁니다.
 
얼핏 보면 아름다운 금속 모형처럼 보이는 이 크리쳐는, 분명 금속형 크리쳐입니다.
 
전투가 시작됩니다.
 
이별>사랑>크리처 순입니다.
 
홍이별:(공격에 흐트러졌던 자세를 바로하곤, 곧바로 살상탄을 꺼내 크리처를 저격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16
 
굉음과 함께 탄환이 무리의 중심으로 파고듭니다.
 
다시 한번 이별이가 찰칵, 하고 방아쇠를 당기자 발사된 탄환이 쪼개지며 각기 다른 일직선의 방향으로 향합니다.
 
탄환은 한순간에 16마리에 달하는 크리쳐의 핵을 꿰뚫고,
 
단숨에 사살당한 크리쳐들은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무너져내립니다.
 
홍사랑:오~ 오빠 꽤 하잖아~ (너를 따라 총을 들고 남은 크리처를 향해 조준한다!)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42/17
굴림: 2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8
 
사랑이의 탄환이 남은 모든 크리쳐들을 몰살합니다.
 
손쉽게 전투 완료!
 
홍사랑:요즘 크리쳐들은 다 이렇게 불쑥 불쑥 나오나? 심장 떨어질 뻔했어.
 
홍이별:너무 떠들었나... 그래도 사람들이 없어서 다행이네.
 
홍사랑:그러게.. 있었으면 큰일날 뻔했어. 자, 병원은 꽝이고.. 다음은 어디로 가볼까?
 
홍이별:다음은...... (곰곰) 학교로 가자. 학생들이 있을지도 모르니까.
 
학교
 
C고등학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강당입니다.
 
잠기지 않은 정문 너머, 운동장은 티 하나 없이 새하얀 눈이 이불처럼 덮여있습니다.
 
이별이가 한 발씩 내디딜 때마다 두툼한 군화 아래로 발자국이 새겨집니다.
 
홍사랑:..다시는 이곳에 안올줄 알았는데.. (질린 표정으로 학교 바라봄..)
 
홍이별:......왜 그렇게까지 싫어하는건데? (너와 학교를 번갈아 바라본다...) 어차피 너는 공부도 많이 안 했을 것 같...
 
홍사랑:(네 말에 한쪽 눈썹이 꿈틀한다. 그리곤 눈덩이를 순식간에 뭉쳐 네게 던져) 학교란건 공부를 하든 하지 않든 질리는 거라구우!
 
이별, 회피 판정
 
홍이별:
회피
기준치: 50/25/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홍사랑:(씩씩.. 다시 눈 꾹꾹 뭉치며..)
 
홍이별:(날렵하게 눈덩이 쇽 피함ㅋㅋ) 아, 왜! (다시 눈덩이를 뭉치는 모습에 골대 뒤로 몸을 숨기며) 나 아직 소생할 때 안됐다고...!
 
홍사랑:누가 죽인대~? 눈싸움 하자고~ (말을 늘리며 널 쫓아 골대 뒤로 따라가 ㅋㅋ) 하지만 오빠가 던지면 나약한 홍사랑은 쓰러져버리는거 알지? (심술쟁이 얼굴로 씩 웃음)
 
홍이별:(아니 아 아 반격도 못하고 이걸)(따라오는 너를 피해 골대를 빙글 돈다...) 눈싸움이 괜히 이름이 눈'싸움'이야? 너랑 내가 하면 그냥 전투라니까? (빙글빙글빙글) 말고, 홍사랑아... 눈사람은 어때. 네 손에 들린게... 딱 눈사람 머리만한 사이즈 같은데......
설득
기준치: 70/35/14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홍사랑:(빙글빙글 골대 돌다가 네 말에 잠깐 멈칫하며 제 손에 들린 눈덩이 바라봄..) 눈사람..? (귀가 솔깃했다. 나름.. 재밌겠군..) ...그럼 이거 더 굴려서 몸통할까..? (눈 반짝하며 네 쪽으로 돌아봄..)
 
홍이별:(단순한 홍사랑...... 슬금슬금 골대 뒤에서 나온다...) 그래, 그거 몸통하고, (몸 수그려서 대충 눈 뭉치며...) 이, 이거 머리하자... oO(임무중에 이게 무슨...) 그게 더 재밌겠지?
 
홍사랑:(눈 바닥에 두고 더 굴리며 크게크게 만든다..) 왕 큰 눈사람 만들자. 헤헤. (싱글벙글 웃으며.. 주머니 뒤져서 눈사람 눈코입 만들거 찾아봄..)
 
홍이별:......(군말 않고 머리가 될 눈을 열심히 굴린다.) 그래... 허수아비 같은거라고 생각하자. 크리쳐가 사람으로 착각하면 더 좋고... (군복 주머니 뒤져봤자 눈사람 눈코입 될만한게 뭐가 있다고... 네가 만든 몸통에게 다가가 포도 젤리를 콕콕 박아준다...)
 
홍사랑:크리쳐가 부수면, 그 놈 가만 안두겠어... (몸통에 포도젤리 박는거 보다가 나중에 먹으려 아껴둔 쫀득이 까서 길게 늘리곤 입 만들어준다.. 젤리 껍데기로 눈이랑 코 만들어줌..) ...대따 커! 완전 잘만들었다, 그치! (하이파이브~)
 
홍이별:...사람 부수는 것보단 낫잖아? (생각보다 그럴듯해진 모습에 부서진 나뭇가지 몇개 주워서 머리카락으로 꽂아줌ㅋㅋ) 학교는 싫다더니 잘만 노네, 뭐. (어쩐지 네 학창시절이 어땠을지 눈에 훤하다...) 그만 임무해야지?
 
홍사랑:(네가 머리카락을 꽂아주자 제법 우스꽝스러운 모습에 배 잡고 꺄르륵 웃는다.. 그러다, 임무라는 말에 아차 하고는) 앗, 맞다. (다시 진지한 표정 지으며.. 큼큼, 하고는 네 팔을 잡고 운동장을 가로질러 건물로 향한다.)
 
임무를 위해 학교를 향해 가던 이별이는 문득 학교의 꼭대기에 시선을 고정합니다.
 
시린 바람에 휘청이듯 흔들리는 깃발을 물끄러미 바라보고 있으면,
 
이별, 지능 판정
 
홍이별: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목구멍 아래서부터 낯선 감정이 치밀어오릅니다.
 
어쩐지 간지러운 이 기분은, 마치…….
 
그리움 같습니다.
 
돌아갈 곳도 없는 당신에게는 과분한 감정이네요.
 
홍사랑:오빠? (멍해보이는 너를 쿡쿡 찔러보다가 그대로 강당 문으로 손가락을 가리켜) 저기가 강당인가봐.
 
홍이별:(쿡쿡 찌르는 손가락에 퍼뜩 정신을 차리고는 강당 문을 조심스레 열어본다.)
 
강당 문을 열고 들어서면,
 
휑한 어둠만이 두 사람을 반깁니다.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이별, 행운 판정
 
홍이별: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별이는 음료수를 발견합니다!
 
홍이별:오... (일단 챙긴다!)
 
홍사랑:네가 좋아하는 코코팜이네. (쓱 보곤..ㅋㅋ) 생존자가 있긴 한건가? (투덜투덜거린다..)
 
홍이별:누가 뽑아두고 안 마셨나봐. (만족스러운 얼굴...ㅋㅋ) 있으니까 우리를 보냈겠지. 아직 두곳이나 더 남았으니 포기하긴 일러. (네 볼 꾹 찌른다.) 다음은... 백화점으로 가볼까?
 
홍사랑:(볼 꾹 찔리며.. 고개 끄덕!)
 
백화점
 
K백화점의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주차장입니다.
 
고층 백화점의 불빛은 멀리서도 한눈에 알아볼 수 있게 빛나고 있습니다.
 
그만큼 크리쳐들에게 노출되기 쉬우므로, 조심해서 나쁠 건 없겠죠.
 
입구의 회전문에서 빠져나오지 못하고 다섯 바퀴째 돌던 사랑이가 입을 뗍니다.
 
홍사랑:아오 씨, 진짜. 전기나 아끼지 이런건 왜 해놔가지구.. (중얼중얼..)
 
홍이별:......최강의 인류... 맞지? (몇 바퀴째 도는지 팔짱을 끼고 너를 지켜본다...)
 
홍사랑:..... 제법 인간답지 않았나? (흥 하고 새침하게 고개를 돌리곤..) 아, 곧 크리스마스구나! 오빠 나는 닌0도 스0치 가지고 싶어. (뻔뻔)
 
홍이별:그럼 네가 인간이지 크리처야? '최강의' 인류다워야지ㅡㅡ (결국 못기다리고 적당한 때 너를 잡아 회전문에서 끌어낸다.) ...그래? 그럼... 산타할아버지한테 부탁드려봐. (뻔뻔!)
 
홍사랑:(무사히 빠져나와짐..) 그렇다고 회전문을 부술 순 없잖아! (이어지는 너의 말에 뚱하게 쳐다본다..) 다른 요원들은 다 동물의 산 하면서 마을 주민 돌보기 하는데.. 나는 홍이별 돌보고 있다구. (입 삐죽거리며) 이번 크리스마스에도 못쉬겠지만 우린 다음 휴일이 크리스마스인걸로 하자.
 
홍이별:홍사랑아.. 우리 임무는 도시 탈환이지 도시 박살이 아니거든. (회전문 안쓰럽게 쳐다보다가) 그리고 네가 내 감시역은 맞지만, 오히려 내가 너를 돌보는 것 같은데... (중얼) 크리스마스라고 해봤자 정말 산타가 와서 닌텐도 스0치를 주는 것도 아니잖아. 별거있어?
 
홍사랑:기분이지, 기분. 오빠는 정말 무드도 없어. (네 중얼거림은 가볍게 무시하곤 주차장을 찾아 두리번 거린다.) 크리스마스에 이런 젤리나 쫀득이 같은거 말구 제대로 맛있는 음식도 먹구.. 따뜻한 방에서 해리포0를 보는거야. 산타 할아버지도 우리가 바쁜거 아니까 봐주지 않을까? (노는 얘기를 하니 기분이 훨 좋아진듯 흥얼거린다.)
 
사랑이는 평소와 달리 제법 들뜬 얼굴로 말하네요.
 
백화점 안은 쥐죽은 듯 고요하지만, 크리스마스 선물을 받은 아이가 기뻐하며 뛰어다니는 모습이 눈에 그려집니다.
 
이별, 지능 판정
 
홍이별: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연휴나 명절은 줄곧 당신과는 상관없는 이야기였습니다.
 
그러나, 사랑이의 말을 듣는 지금은…….
 
네, 확실히 덩달아 크리스마스가 기대됩니다.
 
비록 사랑이는 짜증 나는 구석이 있는 직장동료지만,
 
크리스마스를 함께 해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어쩐지 낯서면서도 낯익은 기대감이 피어오릅니다.
 
홍이별:(줄곧 느꼈던, 위화감의 정체를 찾지 못한 채 네 말을 가만히 듣고 있는다.) ...나쁘진 않네. (굳이 연휴가 아니어도 지겹도록 보는 얼굴이지만...) 그새 이 얼굴에 정이 들었나? (네 볼을 쭈욱 당겨봐) 현실은 산타가 아니라 상부가 봐줘야겠지만 말이야. (끝내 무드라는 걸 깨는 말을 하고는, 몇걸음 앞서 주차장을 둘러본다.)
 
홍사랑:아아, 홍이별 진짜아. (볼이 쭉 늘려지며..)
 
주차장에서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두 사람은 빠르게 주차된 차의 내부를 살펴보았으나…….
 
이곳에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이별, 행운 판정
 
홍이별: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별이는 이번에도 음료수를 발견합니다!
 
홍이별:오늘 어쩐지 운수가 좋네...
 
홍사랑:그러게.. 사람들도 빨리 나와주면 임무도 더 빨라지고 좋을텐데 말이지.....
남은 곳은... 지하철인가?
 
홍이별:지하철에는 있어야지... 진짜 마지막이야, 가자.
 
지하철
 
긴급 대피 구역으로 설정된 곳은 A역입니다.
 
두 사람은 역 내부로 이어지는 계단을 밟고 진입합니다.
 
앞서 걷던 사랑이가 이별이가 있는 쪽으로 돌아보며 묻습니다.
 
홍사랑:홍이별은.. 지하철 타본 적 없지? 크리쳐보다 더 엄청난 소리를 낸다구~ (크리쳐인 널 쿡쿡 찌르며)
 
홍이별:(쿡쿡 찌름당하며...) 난 별로 엄청난 소리 안 내거든ㅡㅡ
 
홍사랑:배고플 때 나잖아. 엄청난 소리.. (네 배 흘끔..)
 
홍이별:......그건 인간인 너도 나면서? (배 슬쩍 감싼다.)
 
홍사랑:밥먹으면 방구도 뿡뿡 뀌잖아. (엉덩이 흘끔..)
 
홍이별:홍사랑 방구가 더 엄청나던데. (슬쩍 뒤돌며 메롱) 너는 떼쓰는 소리도 엄청나지.
 
홍사랑:(메롱이 얄미워 주먹으로 네 어깨 살짝 툭툭 침..) 나는 애니까 떼써도 된다고. 아무튼! 오빠는 가고싶은 곳 없어?
 
홍이별:홍사랑은 언제 어른되나... (아픈척 하기...) 몰라. 어차피 이 목줄 걸려있는 한 갈 수 있는 곳도 거기서 거기일텐데... 생각해서 뭐해. (군복에 가려진 목께로 시선을 내린다.) 차라리 모르는게 나을 때도 있는거야.
 
홍사랑:어른되면 더 굴리는거 아냐..? (한숨 푹..) 지금도 최강의 인류다 뭐다 하면서 굴리는데.. 노동법 위반이라고.. (중얼중얼 거리며 네 시선에 따라 네 목으로 눈을 돌린다.) ..그래도 꿈은 꿔볼 수 있는 거잖아? 지하철이면 웬만한 곳은 다 가볼 수 있다구.
 
이별, 지능 판정
 
홍이별: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문득 떠오릅니다.
 
코를 간지럽히는 짠 내, 한 걸음마다 바스러지는 모래사장과 한없이 새파랗게 펼쳐지는 바다.
 
한 번도 가본 적 없는 곳임에도, 어째서 그 장소가 생각났을까요?
 
홍이별:그래? 정 굴려지기 싫으면...... (이어지는 불평에 뒷말을 입에 담으려다 너를 내려본다.) 도망쳐버려, 홍사랑. 넌 강하니까 어딜 가든 필요한 사람이 있겠지... 목줄도 없고. (제 목을 장난스레 툭툭 친다.) 그래도 뭔가... 바다는 한번쯤 가보고싶네. 내가 아는거랑 같은지 조금 궁금해졌어.
 
홍사랑:....(장난스런 손길에도 어쩐지 널 보는 얼굴은 뚱한 상태야.) ...난 의리 있는 사람이라 혼자는 안가. (어쩐기 낮아진 텐션이 마치 삐진 듯 보여) ...바다. 좋아. 네가 자유로워지면 가보자. (그런 날이 올지는 모르겠지만 말이다. 방금도 말했듯 꿈은 꿔볼 수 있는 거니까.)
 
역 내부로 들어서면, 비어있습니다.
 
……이곳에도 생존자 무리는 없습니다.
 
이별, 행운 판정
 
홍이별:
행운
기준치: 65/32/13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별이는 또! 음료수를 찾습니다!
 
홍이별:(음료수 부자...)(사랑이 본다...) 코코팜 좋아해?...
 
홍사랑:....오빠나 드셔! (삐짐)
 
그 때,
 
낮은 울음 소리와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온다, 라는 생각이 스쳐지나감과 동시에 이별이와 사랑이가 등을 맞댑니다.
 
끈적한 점액질의 액체가 바닥이나 벽에 닿을 때마다 뿌연 연기와 함께 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퇴로를 막아선 생체형 크리쳐 15 마리와 조우합니다.
 
이별이부터 전투 시작!
 
홍이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2
 
복잡한 수식 계산에 걸리는 시간은 단 0.01초,
 
이별이는 세차게 바닥을 걷어차며 공격을 피해 뛰어오릅니다.
 
거꾸로 시야가 뒤집힌 상태로, 계산된 궤도에 탄환을 박아넣은 뒤 또다시 찰칵.
 
탄환은 당신을 배신하지 않으므로 찾아오는 것은 적의 죽음뿐입니다.
 
홍사랑:이왕 죽일거 남은 3마리도 죽이지 그랬어! (아직 삐짐!)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42/17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해: 8
 
사랑이의 분노의 탄환 역시 남은 3마리를 모두 쓰러트립니다!
 
홍사랑:...근데 이번에도 아무도 없었어. 어떻게 하지.. (골똘~)
 
홍이별:...다 죽은 걸까. 그렇게 늦었단 생각은 안 드는데. (눈사람을 만들긴 했어도...) 딱히 사람의 시체가 보인 것도 아니고.
 
홍사랑:맞아. 죽었다면 시체가 있어야 하는데... (안좋은 머리 열심히 굴리며 주변을 살펴보다가 다시 지도를 펼치고 땅바닥에 털썩 앉아버린다.)
 
홍이별:(너를 따라 지도를 보러 땅바닥에 주저앉는다.) 그렇다고 크리처가 사람을 숨겼을 리도 없지. 걔네한테는 그만한 지능도 없고... 그럴 이유도 없고. .......나같은 크리처가, 한 명 더 있나?
 
홍사랑:뭐어.. (질린 표정으로 너를 쓱 보며..) 그런.. 상대하기 힘든... 아니면 임무 정보가 잘못된건가..?
 
두 사람은 적당한 곳에 앉아 다시 한번 지도를 살펴봅니다.
 
여러 가설이 나올 수 있겠네요.
 
누군가가 크리쳐들에게 정보를 흘렸다, 생존자는 없고 도시 침식률이 보이는 것보다 높다, 혹은 전부 함정이라거나.
 
이별, 듣기 판정
 
홍이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웅웅거리는 듯한 소리를 듣습니다.
 
아주 미약하고, 끊어질 것처럼 가늘고 얇은 소리지만 이명은 아닙니다.
 
사랑이는 듣지 못한 듯 여전히 지도에 집중한 표정입니다.
 
홍이별:......홍사랑, 무슨 소리 안 들려?
 
홍사랑:응? (정말 딴 생각 중이었는지 눈을 동그랗게 뜨고 널 바라보며) 무슨 소리? 신호일까?!
 
홍이별:...생존자들이 보내는 걸 수도 있어. (총을 들고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뭐라도 알아내서 보고는 해야지. 가자.
 
사랑이와 이별이, 두 사람은 소리가 들리는 쪽으로 가보기로 합니다.
 
두사람이 도착한 곳은 빈 공터이며, 공교롭게도 소리는 더 들리지 않습니다.
 
거짓말처럼 끊겨버린 신호에 사랑이가 의문을 품고 총을 고쳐잡습니다.
 
홍사랑:역시.. 함정일까?
 
그때,
 
홍사랑 :이럴 수가, 여태 어디 있었어?
 
또 다른 사랑이가 저 너머에서 걸어 나옵니다.
 
그녀는 당신의 옆에 있는 사랑이를 보고 사색이 되어 이렇게 말합니다.
 
홍사랑 : 홍이별, 도망쳐! 그 녀석은 가짜라구!
 
그 말을 들은 사랑이의 표정이 해괴해집니다
 
홍사랑:뭐라는 거야? 똑같이 생겨가지고는..(짜증)
 
홍사랑 : 저 녀석이 내 장비를 훔쳐서 달아났다구!
 
홍사랑:뭐어? 꼬꼬마도 그런 거짓말엔 안 속아! 바보야! 바보야!!
 
홍사랑 : 절대 속지 마, 널 속이고 외진 곳에 데려가 살해하려는 속셈이라구!
 
홍사랑:흥, 나 인류 최강이거든?
 
똑같은 얼굴의 두 사람, 그 논쟁은 혼란스럽지만 꽤 좋은 볼거리네요.
 
아니, 이럴 시간이 아닙니다.
 
이게 대체 어떻게 된 일인가요?
 
홍이별:......(새로 나타난 사랑이를 바라보며) 홍사랑...? (제 옆의 사랑이를 돌아보며) 홍사랑....??
 
이별, 지능 판정
 
홍이별: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이게 뭐죠?
 
사랑이가 둘이라니, 둘 중 하나는 크리쳐가 아니고서야 이런 일이 가능할 것 같지 않습니다.
 
홍사랑 : 인류 최강은 나거든?!
 
홍사랑:나라고!! 아악 짜증나!!!
 
홍사랑 : 홍이별!! 빨리 이리 오라고!!
 
홍사랑:야!! 가지마라!?!?
 
홍이별:(슬금 다가서려 하다가 멈칫...)
 
홍사랑:ㅡㅡ
 
홍이별:......누가 진짠데 그래서... (한숨......)
 
홍사랑 : 당연히 내가 진짜지!
 
홍사랑:야! (씩씩) 저게 선수치는거 봐라? 당연히 가짜도 진짜라고 말하겠지!
 
이별이는 어떻게 진짜 사랑이를 알아볼까요?
 
홍이별:......네가 진짜라는 증거는? (사랑이의 트윈테일을 위로 들어올리며...) 포도젤리 줄까?
 
홍사랑 : ...갑자기 무슨 뚱딴지같은 소리야?
 
홍사랑:딸기맛이나 내놔 (고개 들어서 손 왕 물어버림)
 
홍이별:(아야) 아, 얘가 진짜네... (물린 손을 털어내다 가짜를 향해 총을 겨눈다.)
 
다른 누구도 아닌 사랑이를 헷갈릴 리가 없잖아요.
 
그녀는 긴 시간 함께해온 당신의 동료인걸요.
 
진짜 사랑이를 짚어내자, 가짜 쪽은 말없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찰나의 순간이 흐른 뒤, 사랑이의 형태를 가지고 있던 크리쳐의 얼굴이 순식간에 녹아내리며 길쭉한 팔을 휘두릅니다.
 
퍽!
 
그 타격을 미처 피하지 못하고 고스란히 맞은 사랑이가 반쯤 날아갑니다.
 
이별이가 공격하기 위해 자세를 고치던 그때,
 
크리쳐가 이별이의 방향으로 몸을 돌립니다.
 
크리쳐는 어째서인지 공격하지 않으며, 흐물흐물 반쯤 녹은 입으로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우물거립니다.
 
이별이가 얼떨떨하게 서 있는 사이, 그는 천천히 팔(로 추정되는 것)을 뻗어 당신의 양어깨를 움켜쥡니다.
 
역한 냄새가 밀려옵니다.
 
어떻게든 도움을 청하고 싶어서 신호를 보낸 거야.
 
크리쳐의 몸이면 공격당할 테니까.
 
이런 미세한 소리를 잡아낼 수 있었다는 건, 역시 홍이별, 네가 인간처럼 살고 있다는 크리쳐지?
 
널 여태 찾았어.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두 사람 중 한쪽이 크리쳐라는 건 도시 괴담처럼 돌아서 알고 있어.
 
너도 크리쳐잖아, 부탁이 있어.
 
제발, 나 좀 살려줘. 나도 사람처럼 살 수 있어. 응?
 
여태껏 단 한 번도, 크리쳐가 의사소통을 시도해온 적이 없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이별, 이성 판정
 
홍이별: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공교롭게도 그의 말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습니다.
 
익숙한 파열음과 함께, 크리쳐는 더 말할 수 없는 몸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죠.
 
너덜너덜한 머리는 축 늘어지며 당신의 손에서 빠져나와 바닥에 엎어집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자 이마가 찢어진 사랑이가 흉흉한 표정으로 총구를 내립니다.
 
조금 전 공격으로 인해 어딘가에 머리를 부딪친 모양입니다.
 
홍사랑:아오, 젠장.... 짜증나 죽겠네. 저걸 다 들어주고 있냐..? (찢어진 이마의 피를 슥 훔치더니 흐트러진 머리를 풀며)
 
무언가 이상합니다.
 
마땅히 제거되어야 할 대상을 제거했을 뿐인데,
 
어째서인지 찜찜한 기분이 듭니다.
 
사랑이가 말하는 대로 정말 당신을 현혹하기 위한, 쓸데없는 소리였을까요?
 
상념이 이어지기 전,
 
홍사랑:홍이별, 뭐해? 이쪽으로 와봐.. (아직 화가 잔뜩 난듯 씩씩거리며..)
 
홍이별:......홍사랑 오늘 많이 삐지네... (야, 그래도 결국 알아봤잖아... 조금 쭈글해져선 슬쩍 네 곁으로 다가간다.) 이마는, 괜찮아?...
 
홍사랑:...이까짓거 뭐! (네가 걱정해주자 조금 분이 풀리는지 흘끔 바라본다.. 이내 시선을 다시 아래로 내리곤 바닥을 가리키며) 여기, 이상하지 않아?
 
빼곡하게 타일로 채워져 있으나, 사랑이가 가리키는 곳의 타일만 다른 칸과 재질이 다릅니다.
 
홍이별:...임무가 끝나면 치료해. 인간이잖아. (네 말에 바닥을 가만 응시하다 타일을 조심스레 들어본다.)
 
홍사랑:...이 정도는 별 거 아냐. 괜찮아. (너를 좀 더 바라보다가 손을 절레 흔들며 안심시킨다. 금세 기분이 풀리는게 역시 사춘기 애다.)
 
이별이가 손끝을 밀어 넣고 타일을 걷어내면,
 
아! 생존자들이 숨어있던 벙커를 발견합니다.
 
대피 구역이 전부 크리쳐에게 점령되어 어쩔 수 없이 이곳에 숨어있었군요.
 
쓰러진 와중에 바로 재질 차의 이상함을 알아차리다니, 역시 사랑이입니다.
 
이것으로 구출 성공입니다.
 
이별이와 사랑이에게 구해진 사람들이 두 사람에게 계속해서 감사를 표합니다.
 
아, 정말 살았어요.
 
말로만 듣던 분들을 만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이제 우린 안전해!
 
아아, 신이시여…….
 
남녀노소 가릴 것 없이 생존자들은 바깥 공기를 마시며 얼싸안고 눈물을 흘립니다.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이별이와 사랑이를 신기한 듯 보는 사람들도 있습니다.
 
사인을 요청하거나, 심지어는 배터리가 얼마 남지 않은 핸드폰을 들이밀며 같이 사진을 찍어달라고 합니다.
 
물론 이별이와 사랑이는 거절해야 합니다.
 
연예인이 아닌걸요!
 
홍이별:......요원들이라 사진은 좀, 곤란합니다. (카메라 렌즈를 손으로 가린다...)
 
거절당한 사람들의 표정은 좋지 않습니다.
 
좋지 않을 뿐만 아니라 경악에 물든 것 같아, 민망할 지경입니다.
 
덩달아 이쪽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의 표정 역시 최악이네요.
 
그래요, 벙커 안에만 있기 힘들었겠죠.
 
전부 이해할 수 있습니다.
 
그들의 고통을 생각하니 이별이의 마음까지 덩달아 쓰라려 옵니다.
 
아니, 마음이 아픈가요?
 
울컥,하고 혈액 덩어리를 뱉은 이별이는 그제야 '뾰족한 무언가'가 가슴을 관통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호흡이 어렵습니다.
 
아, 상급 크리쳐의 숨이 붙어있었군요.
 
간신히 고개를 돌린 이별이는 원망스러운 듯 당신을 바라보는 크리쳐의 형형한 두 눈과 마주합니다.
 
홍사랑:..홍이별!!!
 
뒤늦게 사랑이가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탄환을 장전하는 소리가 들립니다만…….
 
아무래도 늦은 것 같습니다.
 
불타는 듯한 통증과 함께 이별이의 의식이 멀어집니다.
 
그래도 생존자들을 구출한 후에 죽어서 다행이에요.
 
임무의 절반은 성공했으니, 이별이가 아주 잠깐 쉬는 것 정도는 용서해주겠죠.
 
풀린 눈으로 쓰러지는 이별이를 사랑이가 받아냅니다.
 
이것으로 이별이는 2회차 사망을 맞이합니다.
 
.........
 
당신은 눈을 뜹니다.
 
폐부에서부터….
 
이런, 이제는 이 상황도 지겨울 정도네요.
 
자연스럽게 몸을 일으키려던 이별이는 찌릿한 통증에 힘을 잃고 도로 누워버립니다.
 
가슴 부근이 숨을 쉴 때마다 칼로 살을 저미는 것처럼 고통스럽습니다.
 
이건……. 이상합니다.
 
소생 후의 컨디션은 최고조여야 하는데, 이게 어떻게 된 일인가요?
 
이별이는 자신의 상처가 완전히 회복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이별, 이성 판정
 
홍이별: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1
 
낯선 천장과 함께 고개를 돌려 상황을 파악해보지만,
 
이곳은 이별이가 모르는 사람의 방입니다.
 
머리맡에 있는 귀여운 곰 인형이 사랑이의 것이 아니라면 말이죠.
 
어두컴컴한 창문 너머로 푸른 조명이 넘어오는 것을 보니, 일단 이별이는 여전히 A시 안에 있는 것 같습니다.
 
사랑이가 죽은 이별이를 길바닥에 둘 수 없어 적당한 민가 안으로 들어온 것 같네요.
 
거실로 나가자, 머리에 붕대를 감은 사랑이가 소파에 앉아 무전기를 보고 있습니다.
 
이별이의 기척에 고개를 든 사랑이가 눈을 동그랗게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 당신에게 다가옵니다.
 
이별, 관찰 판정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6
판정결과: 실패
 
사랑이의 심기가 불편해 보입니다.
 
평소와 같네요.......
 
홍사랑:....일어났어? 몸은 괜찮아? TV씨.
 
홍이별:......내가 또 죽었어? (죽을 때의 감각만큼은 언제나 익숙하다고 생각했는데, 눈을 뜨고 나서까지 고통이 이어진 적은 없었기에 처음으로 소생이 낯설게 느껴졌다.) 생존자들은... 홍사랑, 너는? (눈을 뜨면 다시 상황은 변해 있고, 자신은 알 길이 없었다.)
 
홍사랑:....(눈을 가늘게 뜨고는 네 몸상태를 확인한다. 그러나 저 역시 성치는 않은지 행동이 엉거주춤하다. ) 뭐야, 왜 회복 안됐어..? (당황한듯 눈이 다시 동그래지며 얼굴 안색이 어두워진다.) ...생존자들은 모두 헬기에 태워서 구조했어. 나는 죽은 널 데리고 이 집으로 들어오고.. 3일째야.
 
홍이별:3일이나 됐다고? (불안한듯 붉은 빛의 눈동자가 흔들린다. 자신의 가치는 몇번을 죽어도 살아나는 몸임을 알았다. 그게 아니면 나는...) ......이번 차례에는 유독 느리네.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하고는, 이상한 움직임을 하는 너를 바라본다.) ...홍사랑. 너는. (네가 괜찮은지를 물은건데, 다른 것에 대한 답은 모두 돌아왔으면서 그에 대한 답만 불분명했다.)
 
홍사랑:..나, 뭐. 나 왜. (괜히 툴툴거리며..돌아오지 않은 네 몸상태에 손으로 이마를 짚곤 소파에 털썩 앉아버린다. 제 옆자리를 툭툭 치며) 큰일이야... 우리는 A시를 버리기로 했어. 3일 동안 크리쳐가 급증했거든... 곧 이리로 폭탄이 올거야. 근데, 방금 구조신호를 발견했어. ...탈환 임무는 실패했지만 구조 임무는 끝까지 해내야 한다고 생각해. 그런데.. (아직 피로 축축한 네 가슴께를 본다.)
 
홍이별:왜? 뭐? 누굴 바보로 알아. 너나 나나... 비슷해 보이잖아. (아무리 아파본 적이 없더라도, 인간을 모른다 하더라도 그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옆자리를 두드리는 모습에 느릿하게 몸을 움직이다, 덜 아문 상처에서 배어나오는 통증에 인상을 쓰며 자리에 앉았다.) ......내가 방해가 돼?
 
홍사랑:...... (방해되냐는 말에 데굴 눈을 굴려 널 바라본다.) ....걱정, 되는거야. (손에 꼽을 정도로 솔직한 말을 하며 이내 여태 생각하고 있던 말을 입 밖으로 꺼낸다.) 나는 너같은 중상이 아니야. 나 혼자 할 수 있어.... 오빠, 먼저 가. (너는 화를 낼까, 아니면 잔소리를 할까. 곧 들려올 네 말이 조금은 무서웠다. 시선을 맞추지 못하고 구조신호가 잡힌 무전기만 바라본다.)
 
홍이별:그래. ......홍사랑, 나는 너랑 달라. 나는 크리처잖아. (아무리 모양이 인간을 닮았다 하더래도 변하지 않는 것은 제 존재였다. 갈수록 소생시간이 불규칙해져도, 처음으로 긴 고통을 겪고 있다 해도, 최강의 인류라는 이름 하나에 안일하게 너 하나를, 뻔히 보이는 상황으로 내몰수는 없었다.) ...밖에 크리처가 증식했다며, 혼자서는 못해.
 
홍사랑:...회복하지 못하면 네가 인간이랑 다를게 뭔데? 조금 더.. 강한거? 지금의 너는... (입술을 꾹 물었다가 뗀다.) 쓸모없어. (이렇게 말하고 싶지 않은데. 그만큼 걱정이 되는거야. 네게 말로 상처를 주면서까지 네가 더이상 죽지 않았음 하는 것이었다.) 오빠. 홍이별. 나 못믿어? 나는.. 최강의 인류야. 크리쳐인 너와 대등할 정도의.
 
홍이별:나를 못 믿고 있는건 너잖아. 고작... 소생이 좀 느려졌다는 이유로. (네 말에 착잡한 듯 마른 세수를 한다.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제 존재가치를 이렇게 네 입으로 확인받고 싶지 않았다.) 이번에 죽으면, 다시 못 살아날 것 같아서 이래? 내가 왜 모르겠어, 네가 강한걸. 그래도... 누구보다 불확실한 목숨을 가진것도, 홍사랑 너야.
......사랑아, 나도 아픈건 싫어. 네 말대로 이젠 더 아프지 않게 조심할거야.
 
홍사랑:.....(네 말에 입술을 꾹 깨문다. 누구보다 믿고싶고, 누구보다 너를 믿고있다 확신하지만.. 역시 걱정이 되는건 어쩔 수 없었어. 그야 너는...) 너는, 내 소중한 전우야. 이제 전우를 잃는건 그만하고 싶단 말이야. (제 손으로 너를 리셋시킬 때도, 네가 물리적인 것으로 인해 소생을 반복할 때도 부러 가벼운 척 굴었지만 얼마나 힘이 들었는데.) ....정말, 조심할거지? 우리 둘다.. 그럼 이번엔 더더욱 조심하는걸로 하자. 알았지? (역시 너는 못이기겠는지 기어들어가는 목소리로 결국 함께할 것을 택한다.)
 
홍이별:......누구도 잃지 않아. 우린 언제나 최강이잖아. (평소라면 죽어도 다시 살아나면 된다며, 가볍게 받아쳤을 말을. 허다하게 죽음 끝에는 늘 생으로 돌아왔기에 알지 못했는데, 목숨이 보장되지 못한 미래는 생각보다도 불안하고, 위태로운 것이었다.) 가자, 홍사랑. (대신 네 머리를 가볍게 흐트러뜨리고, 몸을 일으켰다.)
 
홍사랑:....응, 우리는 최강이니까. (평소와는 다른 대답에 걱정에 얼어붙은 마음이 조금 녹는 것 같았다. 제 머리를 흐트러트리는 손을 한번 꾹 잡아주고는) ...그래도 서둘러야겠어. 곧 이 도시는 폭파될거니까. (굳게 다짐한 눈으로 너를 한번 바라보고는 짐을 챙겨 집을 나선다.)
 
이후 두 사람은 민가를 빠져나옵니다.
 
사랑이의 말대로 도시의 크리쳐들이 급증한 것이 눈에 띕니다.
 
아픈 몸을 이끌고 가더라도 신속하게 이동하던 사랑이와 이별이에게,
 
20 마리의 크리쳐들이 둘러 쌉니다.
 
이별이 공격합시다!
 
홍이별: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75/37/15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6
 
이별이의 빠른 상황판단으로 다행히 대다수의 크리쳐들이 쓰러집니다.
 
홍사랑:
대 크리쳐 살상탄
기준치: 85/42/17
굴림: 7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18
 
언제나 그렇듯, 사랑이의 공격으로 남은 크리쳐들도 모두 잔해로 남습니다.
 
두사람은 다시 달리기 시작합니다.
 
무전에 찍힌 장소는 X제약회사.
 
그곳에 다다르기까지 몇번의 전투가 더 발생하였지만, 이제 두사람에게는 지극히 일상과 같습니다.
 
X 제약은 공기업은 아니지만, 치료용 연고의 판매로 대중들에게 친숙합니다.
 
신호가 나오는 곳은 X제약의 지하입니다.
 
1층까지 진입은 수월했으나, 지하로 가는 길은 자동 개폐 시스템으로 막혀있습니다.
 
개폐를 해제하기 위해선 경비실로 들어가야겠네요.
 
홍사랑:..정말 지긋지긋하게도 늘었구나. (숨이 차는지 가볍게 심호흡을 하곤 빠르게 눈으로 내부를 훑는다.) 깊게 숨겨져 있진 않을 것 같아. 내가 좌측부터 찾아볼게.
 
홍이별:(긴말 않고 네가 살펴보지 않은 쪽을 살피기 시작한다.)
 
사랑이는 벽에 손을 짚고 내부를 빠르게 훑어봅니다.
 
이별이 역시 개폐 버튼을 찾기 위해 시선을 돌리던 중, 책상 위의 컴퓨터를 발견합니다.
 
수십 개의 화면이 생생하게 재생되고 있는 감시카메라 화면입니다.
 
회사 외부 곳곳에 있는 감시카메라는 사람이 없는 지금까지도 작동 중이지만, 내부의 카메라는 대부분이 작동되지 않습니다.
 
이별, 관찰 판정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문득, 이별이는 카메라에 비친 익숙한 장소를 발견합니다.
 
주차장 너머로 작게 보이는 곳은 분명 3일 전 이별이가 죽어버린 곳입니다.
 
익숙한 장소를 비추는 영상의 확대가 가능합니다.
 
홍이별:(영상을 확대한다.)
 
두어 번 클릭하자, 그 영상이 촬영된 날짜와 시간대를 전부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별이의 사망 직후,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자세히는 설명받지 못했었죠.
 
3일 전 날짜를 입력한 뒤 확인해볼까요?
 
홍이별:(확인한다.)
 
이별이가 날짜를 입력하자, 다음 내용의 저화질의 영상이 재생됩니다.
 
사방에서 안타까운 비명이 터져 나옵니다.
 
사랑이가 쓰러지는 이별이의 몸을 받아내며, 군화 굽으로 쓰러져있던 상급 크리쳐의 핵을 터뜨립니다.
 
홍사랑 : ...이런 초보적인 실수를 하다니, 내 실수야.
 
한탄하듯 말한 사랑이는이별이의 눈을 감겨주곤 시체를 바닥에 눕힙니다.
 
홍사랑 : 푹 쉬어. ..수고했어, 오빠.
 
라고 말하면서요.
 
이변은 잠시 후에 발생합니다.
 
분명 죽었을 터인 이별이의 몸이 두어 번 움찔거립니다.
 
사랑이가 생존자들의 신원을 체크하느라 여념이 없을 때, 늘어져 있던 시신이 비척비척 일어섭니다.
 
끈에 매달린 인형처럼 흔들거리는 이별이를 발견한 생존자 하나가 의문을 표합니다.
 
이상한 기미에 고개를 돌린 사랑이의 표정이 경악에 물듭니다.
 
홍사랑 : 홍이별..? 벌써 회복한 거야?
 
시민들이 웅성거립니다.
 
이상하네요, 방금 목숨이 끊어진 게 아니었나요?
 
어떻게 되살아날 수 있는 거지?
 
그때, 이별이가 팽팽하게 웅크리고 있던 몸이 용수철처럼 튀어나와 그들의 틈에 파고듭니다.
 
완전히 방심했던 사랑이는 이별이의 움직임을 따라가지 못했기에,
 
방어하지 못하고 이별이에게 걷어차입니다.
 
우득, 갈비뼈가 부러지는 소리와 함께 사랑이는 마른 땅바닥을 뒹굽니다.
 
이별이는 사랑이에게 눈길을 주지 않고 이를 세워 시민을 공격하지만,
 
몇 초 뒤 달려든 사랑이에 의해 저지됩니다.
 
여기저기서 비명이 울리고, 내동댕이치고, 엉겨 붙어 목을 조르고,
 
끔찍한 파열음이 들리는…….
 
그 모습은 완전히 아수라장이었습니다.
 
이별, 이성 판정
 
홍이별: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2
 
영상은 사랑이에 의해 중간에 종료됩니다.
 
두 사람 사이에는 적막이 흐릅니다.
 
홍사랑:.... (말없이 눈을 굴려 네 눈치를 본다.)
 
홍이별:......왜, (영상을 멈춘 사랑이의 손끝만을 말없이 내려다보다 겨우 입을 연다.) ...왜 말 안 했어. 너를...... 인간을 위험하게 만든 크리처가 나였다고. (머릿속이 혼잡해 어떤 말도 쉽게 나오지 않았다. 잘난듯이 말했지만 목숨과 관계없이 가장 불안정한 존재는 언제나 자신이었고, ......너에게 가장 위협이 될만한 존재 역시 자신이었다.)
 
홍사랑:....오빠가 이럴까봐. 네가 자책할까봐 말 안했어. (고개를 숙인 네 손끝을 살짝 잡아본다.) 괜찮아. 생존자들은 아무도 다치지 않았고. 나는 원래 폭주한 너를 막기 위해 존재하잖아? 아무런 문제도 없어. 홍이별. (너를 지긋이 바라보며 괜찮다 다독이는 것밖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홍이별:(뼈가 부서지는 소리, 고통을 이기지 못하고 짧게 터져나오던 너의 신음, 경악한 사람들의 비명이 머릿속에서 뒤섞였다.) 문제는 이미 벌어졌어, 홍사랑. (네가 여태 나를 지키기 위해 덮어온 모든 것들이 나의 문제겠지.) ......사람을 해치려 했을 때부터, 나는 쓸모가 없는 거였는데. (잡힌 손을 바라보다, 입술을 꾹 물었다.) 상부에 보고 했어야 했어. ...너를 위해서라면 그랬어야지.
 
홍사랑:(..이런 곳에 영상이 찍혔을 줄은 몰랐다. 손으로 머리를 감싸곤 깊은 한숨을 쉰다.) ..저 상부라는 것들이 만약 너를 처리하려고 했으면..? 나는... 나는 싫단 말이야. (고개를 저으며 네 손을 꾹 잡아 당긴다.) 나를 네게 붙은 감시자라고 멋대로들 부르고 있지만 말이야. ..나는 그냥 너를 지키고, 너와 서로 목숨을 맡긴 그런 전우라구. 그래서 그렇게 할 수 없었어. (시선을 아래로 내리며 작은 목소리로 또 네 이름을 부른다.) 오빠야. 홍이별아.. 너는 많은 사람들을 구했고, 너 때문에 목숨을 잃은 사람은 단 한명도 없어. 이건 내가 장담해. ...시간이 없어. 구조 신호가 온지 꽤 지났다구..
 
홍이별:그랬으면, 적어도 내가 누군가의 목숨을 위협하게 되는 일은...... (없었겠지. 언제부터 인간의 목숨에 이렇게 연연하게 되었는지 모르겠다. 정작 자신은 인간도 아닌 주제에......) ...한쪽 때문에 일방적으로 위험해지는데, 어떻게 서로에게 목숨을 맡겼다고 할 수 있겠어. (자신을 속였단 사실을 알게된 지금도 나는 여전히 너를 믿지만, 정말 못 믿겠는 것은 나이기에 지금을 순순히 받아들일 수 없는 것이다.) ......그래, 구해야지. (최초의 약속은, 우리 둘다 살아서 돌아가는 것이었으니까.)
 
홍사랑:...지금 처리되는게 나았다고 말하는 거야? (내렸던 시선을 다시 네게 옮기며 꽤나 상처받은 얼굴로 자신과 같은 네 눈동자를 바라본다.) 나는... 네가 처리되는게 싫단 말이야. (네가 계속 내 옆에 있어줬음 하는 것을. 입 밖에 내기가 그렇게 힘들었다. 그래서 이런 어린애 같은 떼를 쓸 수 밖에 없었어.) ...나중에, 얘기하자. (진작 찾아둔 개폐 장치 쪽으로 터덜터덜 다가간다. 지금은 사적인 감정보다 임무에 집중해야 한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입술을 꾹 물고 제대로 한걸음 한걸음 나아갔어.)
 
사랑이가 개폐 장치를 조작해 닫혀있던 문이 열리면,
 
두 사람은 정확한 신호의 출처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신호는 지하 4층 제약 연구실에서 나오고 있었습니다.
 
문을 열면 황량한 연구실의 내부 풍경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한 남자가 테이블 위에 엎어져있습니다.
 
대부분이 정리된 지금 볼 수 있는 건 많지 않네요.
 
[엎어진 남자/테이블/벽면의 서랍]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홍이별:(엎어진 남자에게 다가가 어깨에 손을 얹어본다.) ......
 
새하얀 가운을 입은 남자는 4~50대로 보입니다.
 
남자는 몇 시간 전에 이미 숨이 끊어진 것 같습니다.
 
손에 들린 핸드폰에는 구조신호를 보냈던 흔적이 있습니다.
 
핸드폰과 주머니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홍이별:(늦어도 한참은 늦었다. 손에 들린 핸드폰을 확인한다.)
 
구조신호를 보낸 시각은 사랑이의 무전기에 신호가 도달한 시각과 일치합니다.
 
더 살펴볼까요?
 
홍이별:(살펴본다.)
 
이별이는 핸드폰의 메모장에서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를 확인합니다.
 
홍이별:(주머니도 살펴본다.)
 
주머니를 살펴보자, 열쇠가 하나 나옵니다.
 
홍이별:(열쇠를 챙기고, 테이블로 다가간다.)
 
연구 일지를 정리한 종이가 늘어져 있습니다.
 
연구 일지를 다 읽은 이별이는 생각해냅니다.
 
이별이는 자신이 이전,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사람이었다는 것을요.
 
당신의 강함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고, AOC에서도 당신의 공로를 인정해 특별한 포상 휴가를 지급했죠.
 
포상 휴가를 떠나기 전날, 상부에서는 당신을 호출했습니다.
 
엘리베이터를 타고 높은 AOC의 건물 꼭대기까지 도달했던 것이 당신의 마지막 기억입니다.
 
당신은 C.V의 첫 실험체입니다.
 
이전의 기억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갑니다.
 
학교에서 수업을 듣던 날이나,
 
지하철에서 창밖을 바라본 일,
 
가족과 함께 바다를 보며 해안선을 따라 걷던 일,
 
그리고 사랑이와 함께 크리스마스를 보내던 나날,
 
이별이는 전부 기억해냅니다.
 
홍사랑은 이제 자신에게 하나 뿐인 가족이었으며, 당신의 삶 속에 언제나 함께했다는 것을요.
 
이별이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봅니다.
 
당신은 이제 괴물이 아닙니다.
 
당신은, 사람으로 되돌아왔습니다.
 
이별, 이성 판정
 
홍이별:
SAN Roll
기준치: 61/30/12
굴림: 1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이 1 감소됩니다.
 
홍이별:(그들이 앗아갔기에 잊을 수밖에 없던 것들이 한순간 혼란스럽게 머리를 채웠다. 가장 먼저 상기한 것은, 자신에게 가장 소중했던 존재.) ... (사랑이에게 했던 말들을 곱씹어 보다, 움직이지 않을 것만 같던 몸을 움직여 벽면의 서랍을 열어본다.)
 
빼곡한 서랍에는 다양한 연구 재료가 들어있습니다.
 
그중 한 칸만 잠겨있습니다.
 
홍이별:(열쇠를 꺼내 서랍을 열어본다.)
 
이별이가 열쇠를 사용하자 서랍 안에서 편지 꾸러미를 발견합니다.
 
눈에 띄는 것은 두 장의 편지입니다.
 
편지는 서로 다른 글씨체로, 두 번째 편지는 반쯤 구겨져 있습니다.
 
작성자가 보내지 못하고 보관한 것 같네요.
 
날짜는 1년 반 전입니다.
 
요즘 같은 세상에 굳이 이메일이 아닌 손편지로 적은 이유가 무엇일까 했더니,
 
이건 명백한 밀서였습니다.
 
뭔가 이상하지 않나요?
 
시 전체를 폭파하겠다는 극단적인 선택,
 
여태껏 안전지대는 유지되며 한 번도 시 전체가 점령된 적 없었습니다.
 
시내에 지나치게 많은 크리쳐들.
 
당신에게 살려달라고 말하던 상급 크리쳐.
 
이별, 지능 판정
 
홍이별: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5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렇습니다.
 
인공적으로 크리쳐를 만드는 C.V라는 바이러스가 A시에 퍼져 시민들이 생체형 크리쳐로 변해버렸으며,
 
벙커 안에 숨어있던 사람들만이 공기 중에 퍼진 바이러스를 피할 수 있었던 것입니다.
 
당신이 여태 죽인 생체형 크리쳐는 총 몇 마리,
 
아니, 몇 명인가요?
 
이별, 이성 판정
 
홍이별: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이 1 감소됩니다.
 
C.V에 노출된 사람은 크리쳐가 됩니다.
 
그 기간은 이별이로서 짐작할 수 없지만,
 
그렇다면,
 
3일 이상 노출되었던 사랑이는?
 
사랑이의 뺨은 상기되어 있습니다.
 
이마에 감겨있던 붕대가 느슨하게 내려옵니다.
 
머리의 상처는 어느덧 사라졌습니다.
 
아니, 오히려 사랑이의 컨디션은 한결 좋아 보이기까지 합니다.
 
홍사랑:오빠, 나..........
 
컨디션과 대조적으로 사랑이의 얼굴 위로 다양한 표정이 교차합니다.
 
변화에 대해서 가장 잘 아는 쪽은, 몸의 주인인 사랑이일 게 뻔합니다.
 
대충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의 다음으로 '최강의 인류'라고 불리는 사랑이는 어차피 언젠가 당신처럼 크리쳐로 개조당할 예정이었겠죠.
 
단순히 그 시기가 이번 사건을 계기로 앞당겨진 것 뿐이고요.
 
홍사랑은 크리쳐가 되었으며,
 
홍이별은 인간으로 되돌아갑니다.
 
이별, 이성 판정
 
홍이별:
SAN Roll
기준치: 59/29/11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성 1 감소됩니다.
 
어느 순간, 사랑이의 눈에서 빛이 꺼집니다.
 
아주 찰나의 순간이었습니다.
 
이별이가 느리고 무거운 몸에 채 적응하기도 전,
 
사랑이가 이별이의 가슴팍을 걷어찹니다.
 
이별이는 대응할 틈도 없이 사랑이에게 휘둘려 벽에 머리를 박고 바닥으로 미끄러집니다.
 
다시 한번 허공으로 들어 올려진 이별이의 눈에,
 
아무런 감정도 없이 당신을 내려다보며 목을 조르는 사랑이의 얼굴이 비칩니다.
 
HP를 1 차감합니다.
 
이내, 사랑이는 당신을 내동댕이칩니다.
 
강한 충격과 함께 당신의 시야와 보이는 모든 것들이 흔들립니다.
 
머릿속 내내 이명이 들리며 이별이의 코에서부터 혈액이 흘러내립니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어지러운 머리를 흔들고 다시 사랑이의 모습을 눈으로 좇으면…….
 
사랑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위에서부터 쿵, 쿵, 쿵, 하고 규칙적으로 묵직한 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계단을 타고 올라가며 손에 잡히는 것과 벽을 전부 파괴하고 부수고 있군요.
 
이별이를 공격한 사랑이는 폭주 상태로 건물의 가장 높은 곳까지 향합니다.
 
홍이별:(온전치 못한 몸을 바닥에 세게 부딪힌 탓에 머리가 크게 울렸다. 몸이 무겁고, 중심은 흔들리고, 시야가 어지러워도, 그래서 끊이지 않는 고통이 이어지더라도 지금 너를 따라가지 않으면 안된다. 흐르는 피를 대충 문질러 닦곤, 네가 지난 곳을 밟으며 차근차근 위로 올라간다.)
 
후들거리는 다리는 이별이가 옥상으로 향하는 도중 몇 번이고 풀려버립니다.
 
멈출 기미가 없는 코피를 닦아내며 그제야 당신은 깨닫습니다.
 
인간의 몸은 너무 유약하고, 부드러우며,
 
한 번뿐인 삶은 부족하다는 사실을요.
 
벽과 계단은 강한 힘을 싣고 내리친 주먹과 발길질로 움푹 팬 채 부스러기를 흘리고 있습니다.
 
위로, 위로, 더 위로.
 
사랑이의 빠른 발을 따라잡지 못한 이별이는 한참 뒤에서야 옥상에 도착합니다.
 
잠겨있던 옥상의 철문은 억지로 열린 것인지,
 
단순히 그 너머로 가겠다는 의지 하나에 의해 흉한 형태로 휘어져 있었습니다.
 
불안한 마음으로 너덜너덜한 문짝을 걷어내면,
 
사랑이가 있습니다.
 
그녀는 불완전했던 정신을 어느 정도 추슬렀는지, 시선을 건물 아래의 야경에 꽂은 채 눈을 떼지 못합니다.
 
주먹을 감싸고 있던 장갑은 그 힘을 이기지 못해 너덜너덜하게 찢어져 있습니다.
 
이 순간이 영원할 것처럼 눈이 쏟아지고,
 
하늘은 새카맣지만,
 
여전히 새파랗게 밝은 건물의 빛을 등지고 선 사랑이의 표정은 보이지 않습니다.
 
그녀는 당신과 계속 함께있고 싶다고 했었죠. 그건 분명 크리쳐든 인간이든 상관 없었을 겁니다.
 
홍이별:......홍사랑. (계속해서 흐린 시야를 걷어내면, 익숙한 뒷모습이 있었다.) 사랑아, ......오빠 다 기억났어. 정말로, 모두 다.
 
홍사랑:..... (네 목소리가 들리는지 들리지 않는지, 그저 옥상 난간 너머로 제 시야를 푸르게 비추는 야경만 내려다 본다.)
 
홍이별:(너를 향해 한 걸음 다가서며, 주먹을 꾹 쥐었다. 그들에게 빼앗긴 온전한 가족. 그 곁을 지키며 너는 지금까지 무슨 생각을 해왔을까. 그 곁을 지키려다, 끝내 평범함마저 빼앗겨 인간이 아니게 되어버린 너는.) ......화내도 되니까, 나 좀 봐. (지금 무슨 얼굴로, 저 불빛들을 보고 있어.)
 
홍사랑:(발걸음 소리를 들은건지, 아니면 이제서야 네 목소리가 닿은건지. 너덜한 장갑을 쥔 손이 움찔하고 한번 떨리더니 고개를 돌려 네 쪽을 바라본다. 높은 바람에 다 풀어진 머리카락이 얼굴을 가려 너는 표정을 제대로 확인할 수 없겠지만. 아직 어딘가 풀린 눈으로 네 쪽을 똑바로 응시하고 있었어.)
 
홍이별:왜 아무말도 안해. ...하고싶은 말이 많을 거 아니야. (결국 닿을만치 가까이 다가가, 너덜한 장갑을 쥔 손을 감싼다. 홍사랑.) 진짜 너랑 안 어울려. 짜증도 내고, 화도 내고... 울면서 떼쓰던가, 싫다고 소리를 질러야지. (이렇게 가까이 있는데도, 네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는지 알 수가 없었다.)
 
홍사랑:(네가 손을 잡아오면 크게 한번 떨린 몸이 곧이어 마치 짐승처럼 네게 달려들기 시작한다. 하지만 입술을 꾹 물고있은지 꽤 됐는지 입가에서 뿌득하고 살이 터지는 소리가 났어.)
비무장
기준치: 85/42/17
굴림: 561068
+2: 극단적 성공
+1: 극단적 성공
  0: 보통 성공
-1: 보통 성공
-2: 보통 성공
피해: 1
 
사랑이가 공격해옵니다. 이별이는 어떻게 할까요?
 
홍이별:(화내도 된다 한건 자신이었다. 되려 한대 정도는 맞아야 한다는 생각이 들어 움직임 없이 가만히 있는다.)
 
체력이 1 감소됩니다.
 
홍이별:(네가 수도 없이 겪어왔을, 폭주 상태가 아마 이런 것이겠지. 이성을 잃고, 제 가족도 못 알아보는 이를 힘으로 멈추고, 숨을 끊기를 반복하는 것.) ......홍사랑 참, 독하다. (주먹을 휘두르는 것 대신, 메모장에서 봐두었던,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를 외워본다.)
 
이별이는 알파를 재우는 자장가를 시전합니다.
 
이별, 지능 판정
 
홍이별: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56
판정결과: 보통 성공
 
홍사랑:(네가 그대로 제 주먹을 견뎌내자, 조금은 당황한듯 자세를 주춤한다. 이내 다시 피 비린내가 풍기는 제 입안을 씹으며 튀어나가 발을 휘두른다.)
비무장
기준치: 85/42/17
굴림: 315594
+2: 어려운 성공
+1: 어려운 성공
  0: 어려운 성공
-1: 보통 성공
-2: 실패
피해: 1
 
이별이는 어떻게 할까요?
 
홍이별:(네가 휘두르는 다리를 피해본다.)
회피
기준치: 35/17/7
굴림: 98
판정결과: 대실패
 
체력이 1 감소됩니다.
 
이별, 정신력 판정
 
홍이별: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3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마력 1d6 감소!
 
홍이별:1
 
이별이는 주문에 성공합니다.
 
이별이의 자장가를 듣자 다소 진정된 사랑이는 이별이의 품속으로 넘어집니다.
 
홍사랑:(시야가 암전되고, 다시 눈을 몇 번 꿈뻑이니 익숙한 품이었다. 오빠의 품이었다. 아린 입 안에 정신을 차리곤 고개를 들어 가만 너를 바라본다. 당혹감에 몸이 얼었다. 네 얼굴은 잔뜩 붓고 피투성이였으니까.) ....홍이별. 이거, 내가... 그런거지? (이제서야 아까 전 네 기분을 이해할 수 있었다. 제 손에 소중한 사람이 상처를 입는 것이 얼마나 가슴 아프고 자괴감이 드는지 말이다.)
 
홍이별:(잔뜩 붓고 피투성이인 얼굴로는 어떤 표정을 지어봤자 별로 믿음직스럽지 못할 것이다. 그저 끌어안은 네 자그마한 몸을 더욱 끌어안았다.) ......이제 정신이 들어? (매번 자신의 소생과 함께 들려오던 첫마디를 뱉으며 웃었다. 매 소생까지의 기다림은 이렇게나 조마조마했겠지.) 나도 정신이 좀 들었는데.
 
홍사랑:... (자신을 끌어안아오면 당황에 눈동자가 흔들려왔어. 네가 크리쳐가 되면서 자신을 이렇게 안아준 적이 있었던가. 헬기에서 낙하를 하던 때를 제외하곤 아마도 없었을 것이다. 저에게 너무나 그립고 소중했던 품을 천천히 마주 안아준다.) ....미안해. 못생긴 얼굴이.. 더 못생겨졌네. (아직 당황어린 와중에 또 미운 말을 내뱉는다. 하지만 우리의 형제싸움의 끝은 역시 이게 자연스럽지 않을까.) 오빠.. 오빠. 돌아왔어? 나는 홍사랑이고, 오빠는 홍이별. 맞지?
 
홍이별:(천천히 마주 안아오는 몸이 따뜻하게 느껴져, 우리는 진정 가족인가 싶다. 네 얄미운 말을 들어도 밉지 않게 느껴지는 것, 투정을 끊어낼 수 없었던 것, 힘으로나 마음으로나 너에게 늘상 지고 마는 것은 너에게 약한 홍이별이기에 어쩔 수 없는 것이었다.) 돌아왔어, 전부. 나는 홍이별이고, 네가 내 동생인 것까지. ......알 수가 있어야지. 이렇게 하나도 안 닮았는데. (장난스레 말을 잇고는 너를 끌어안은 채 뒤로 눕는다. 상처에 닿는 눈송이가 차갑고 쓰리지만, 살아있다는 느낌이다.) ......홍사랑. 괜찮아?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는 굳이 덧붙이지 않았다. 당장 괜찮지 못할 것이 너무 많으니.)
 
홍사랑:(돌아왔다는 네 말 하나가 그간 제 상처를 모두 쓸어내리는 느낌이었다. 사라졌던 너와 다시 돌아온 너, 크리쳐가 되어버리고 기억을 잃었던 너. 너를 지키기 위해 그리고 함께 있기 위해 최강의 자리까지 올라왔다. 그간의 노력을 네가 모두 알아준 기분이었어. 그대로 네 팔을 베곤 같이 눕는다. 벌써 아물어가는게 이젠 정말 인간이 아니게 되어버렸구나, 하고 실감했어.) ...우리가 안닮긴 했지. 하지만 누구나 우릴보면 남매냐고 물어봤던거, 기억나? (우리는 닮은 듯 닮지 않았지만, 사람들은 언제나 우리가 남매인 것을 맞췄지. 그건 아마 우리가 외관만이 아닌 많은 것들이 비슷하기 때문일거야.) 괜찮냐니. 오빠, 나 홍사랑이야. 내 오빠도 되찾았는데 뭐가 안괜찮겠어! (옛날처럼 네 허리에 찰싹 달라붙어 가벼운 웃음소리를 낸다. 정말..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다. 홍사랑의 작은 세상의 거의 모든 지분은 바로 너, 홍이별이었으니까 말이다.)
 
홍이별:......(너와 함께 하늘을 올려다보는 지금이 마냥 평화로워 눈을 감았다. 너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나라면, 너를 약하게 만드는 것도 나일까. 나를 강하게 만드는 것이 너고, 약하게 만드는 것 또한 너인 것과 마찬가지로. 한개뿐인 목숨을 가진 오빠는 여전히 너에게 있어 걸림돌일지도 모른다. 그래도,) ...이제는 너 혼자서만 나를 지키려고 애쓰지 않아도 돼. (우리는 더 이상 아무것도 잊지 않고, 아무것도 잃지 않도록 스스로 우리를 지킬 것이다. 다짐과같은 말을 허공에 흘려보내고, 너와 같은 빛깔의 눈으로 고요하게 너를 바라보았다.) 도망가자, 홍사랑. ......목줄같은 건 끊고 멀리 멀리.
 
홍사랑:.....드디어 말해주는구나. (얼마나 듣고싶던 말이었던가. 이 날만을 기다려왔다. 이 지긋지긋한 소속에서 벗어나 너와 함께 자유로워지는 것. 다시 옛날로 돌아가 평범한 삶을 사는 것. 그게 우리에겐 그렇게나 힘이 들고 먼 길이었다. 손을 뻗어 네 목줄을 푼다.) 최강 두명이 튀어버리면 저쪽도 꽤 볼만하겠어. (개구진 웃음을 걸곤 네 눈동자를 마주본다. 잠시 뒤 천천히 몸을 일으키곤 네게 손을 내민다.) 멀리 멀리 도망가서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된 크리스마스를 즐기자. 홍이별 산타가 게임기도 사주겠지..
 
홍이별:때로는 모르는 게 나을 때도 있지만......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구속구가 풀어지는 소리가 들리자, 인간의 무거운 몸을 네 손에 지탱해 한번에 일어난다.) 역시 네 오빠인 걸 기억하는 편이 행복한 것 같다. 애초에 네가 아니었다면, 이걸 풀 생각은 하지도 않았겠지. (더이상 사람이 없어도 빛이 꺼지지 않은 도시는 너를 닮았다. 끈질기고, 눈이 부신 점이.) ...그러면, 오늘이 우리의 휴일인가? (네 손을 놓지 않은 채로, 까마득한 아래를 향해 한발 내딛는다.)
메리 크리스마스네, 홍사랑.
 
홍사랑:..해리포0 같다. 메리 크리스마스. 홍이별. (네 손을 맞잡구 여전히 들뜬 얼굴로 같이 아래를 향해 발을 뗀다.)
 
사랑이와 이별이는 손을 맞잡고 옥상에서 뛰어내립니다.
 
차가운 바람이 뺨을 때리고,
 
두 사람의 시선이 교차합니다.
 
야경이 빠르게 스쳐 지나가며 푸른 빛이 일직선을 그립니다.
 
내리던 눈이 멎으면, 도시를 잠식한 어둠이 걷혀갑니다.
 
밝아오는 새벽하늘 너머로 다가오는 헬기가 보입니다.
 
가볍게 바닥에 착지한 사랑이와 이별이의 머리카락이 허공에 감겼다 내려앉습니다.
 
홍사랑:달릴 수 있지?
 
평온한 어조로 사랑이가 물어오면, 대답은 정해져 있습니다.
 
홍이별, 당신은 최강의 인류잖아요?
 

홍이별:당연하지.

 
이별이의 목줄이 풀린 뒤 처음으로 깊게 삼킨 겨울 도시의 공기가 폐를 콕콕 찌릅니다.
 
너덜너덜해진 군복을 한 번 고치고,
 
사랑이의 얼굴을 돌아보면…….
 
빛이 돌아온 눈동자에 고스란히 당신이 담깁니다.
 
멈추지 말아야 할 이유가 생긴 서로를 눈에 담고,
 
앞으로, 또 앞으로.
 
ED 1. 클리셰 SF 세계관의 인간도 계속계속 살아가고 싶어!
 
사랑이별 생환.
 

사랑이와 이별이는 안전지대를 벗어납니다.

핸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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