綿貫 穂織
와타누키 호오리
이거 줄게..~ 왕지렁이.
✶ 그 여름의 서표
✶ 바다에 뜬 구름
✶ 15세 女
✶ 152cm/51kg
App.
토모가사키에는 명물이 하나 있다. 여름이 되면 해변가에서 둥둥 떠다니는 꼬질꼬질하고 빨간 해파리… (같은 머리통.) 물 위에서 광합성을 즐기다보니 여름만 되면 피부가 노릇하게 익었고 겨울이 되면 아주 약간 밝아지기를 반복한다. 네로가 할퀴어서 생긴 생채기, 돌조각과 조개껍질에 쓸린 상처들, 끄트머리만 간신히 붙어 떨어져 나가기 직전인 밴드들... 몸 이곳저곳에는 연고를 제때 바르지 않아 자그마한 흉들이 굳어졌지만 호오리는 전혀 신경쓰지 않는 듯 싶다. 더위를 많이 타 늘상 반팔소매를 둘둘 말아 올리고, 바르지 못한 몸가짐을 수습하기 위해 체육복 바지를 꿰어 입는다. 아스팔트 위를 걷는 것이 아니고서야 신발을 제대로 신고 다닌 적이 없으니 그야말로 맨발의 청춘이다.
Profile.
대충대충~|흐물흐물~|느릿느릿~
와타누키 호오리는 엉뚱하고 자유로웠다. 사랑받는 유년기를 지나, 초평화 버스타즈의 메인 활동시기부터 중학교에 올라온지 1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얼마든지 자신의 마음가는 대로 행동했다. 배가 고프면 먹고, 졸리면 잠을 자고, 교복을 제대로 갖춰 입지 않고, 맨발로 다니며… 한껏 수면 위에 떠있는 식으로. 복잡한 일도 단순하게만 받아들였고 섬세함과 끈기가 부족해 뭐든 마무리가 엉성했다. 그로 인한 크고작은 실수들은 괜찮아..~ 하며 전부 대수롭지 않게 넘겨버린다. 물과는 물아일체더니 뭍에서는 말과 행동이 조금씩 늦었다. 걸음과 밥을 먹는 것조차 남들보다 많은 시간을 필요로 했지만 호오리는 한 번도 서두르지 않았다. 오히려 조급하지 않고 느긋한 태도를 보자면 꼭 혼자만 다른 시간의 흐름 속에 사는 듯 했다. 어떤 사람들은 사시사철 맹한 호오리의 얼굴을 마주할 때마다 생각을 짐작하기 어렵고 (보통 아무 생각도 없다.) 속이 터진다며 한숨부터 쉬었지만, 그 얼굴은 때때로 다른 사람들의 긴장까지도 풀어내곤 했다. (맥이 풀린다고들 표현한다.) 이렇듯 순한 얼굴을 한 주제에 의외로 모든 것에 자신만의 기준이 있었다. 좋고 싫음이 확실해 처음에는 모든 것을 편견 없이 받아들이지만 한 번 싫어지면 그 뒤로는 그것을 거들떠도 보지 않는다. 가끔 이상한 것에 꽂혀서 고집을 부릴 때면 쉽게 생각을 굽히지 않았고, 집요하고 끈질기게 (물리적으로 바짓가랑이를) 물고 늘어져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었다. 호오리에게 잘못 걸린 사람은 적게는 몇 시간, 길게는 며칠 내내 제발 그만해~! 를 외쳐댈 정도로 호되게 시달려야 했다….
etc.
ଳ 綿貫 穂織
✿ 7월 6일생, 탄생화 해바라기, RH+O형, 엄마의 뱃속에 있을 적부터 태교를 파도소리로 했다는 토모가사키 마을 토박이. ✿ 1인칭은 私(와타시). 학년과 성별을 가리지 않고 아주 편하게 반말을 한다. 거기에 허락 받지 않은 요비스테는 기본이고, 멋대로 지어주는 이상한 애칭은 덤. 싫다고 완고하게 말한다면 그때는 고분고분하게 그만두는 듯 하지만 다음날이면 도돌이표처럼 돌아와 있는 경우가 태반이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리는 것인지, 기억력 문제인지… 초평화 버스타즈의 일원이라면 이미 익숙해졌을 것이다. ✿ 말을 하는 동시에 생각하는 것인지 말 사이 뜸이 답답할 정도로 길다. 늘어지는 듯한 말투. 같은 단어를 곧잘 반복하곤 한다. ✿ ‘와타누키 폼포코’. 상점가에 자리잡은 작은 빵집의 구성원은 어머니, 아버지, 호오리와 5살 어린 남동생이 전부지만 나고 자란 이 마을의 전부를 가족처럼 여기고 있다. 자신에 비해 몸이 약한 남동생을 각별히 아끼는 기색이다. ✿ 의외로 꿈을 말할 때면 언제나 한결같이 파일럿을 대곤 한다. 이유를 물으면 단순히 ‘하늘이 바다보다 넓으니까.’
ଳ 灯浜学園
✿ 당연히 성적은 좋지 않다. 마침 와타누키 家의 방침은 [건강이 곧 행복이다!]였고… 불행인지 다행인지 호오리는 몸 하나는 남부럽지 않을 정도로 튼튼했다. ✿ 다도부를 선택한 이유는 순전히 간식을 얻어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차 자체는 호오리에게 그냥 향기나는 물과 다름 없고, 오히려 씁쓸하기 때문에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 주변에 널린 것이 빵이기 때문에 언제나 도시락 대신 봉지에 빵을 가득 쓸어 온다. 최애 빵은 가게 시그니처인 너구리 만쥬. 작은 체구치고 엄청난 대식가다. ✿ 방과후 동아리 시간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시간을 해안가에서 보낸다. 초평화 버스터즈의 비밀기지는 이전과 달리 조용해졌다지만 호오리만큼은 아직 발길을 끊지 않았다.
ଳ ETC
L/H: 부드러운 것, 바다, 바다의 부산물들, 빵, 초평화 버스타즈 / 딱딱하고 거칠고 날카로운 것, 끈적거리는 것, 시간 제한, 규칙과 규율 ✿ 취미는 마을 이곳저곳을 누비며 쓸데없는 잡동사니 수집하기. ✿ 특기는 물속에서 숨 오래 참기, 생선 잡기, 벌레 잡기, 많이 먹기, 아무데서나 잘 자기.
와타누키 히로시.
5년 늦게 태어난 남동생은 출산 예정일보다 3달 빠르게 세상에 나와, 호흡기와 수액 라인에 의지한 채 투명한 인큐베이터 너머로 호오리와 처음 만났다. 당시에는 말 한마디조차 조심하는 분위기였지만, 누구도 아기가 무사히 첫 돌을 넘길 수 있을지 확신하지 못했을 것이다. 그렇게 겨우 목숨을 연명한 동생은 또래보다 왜소한 체구에, 만성 폐질환을 앓아 약소한 운동은 커녕 야외활동이라고는 도무지 조금도 버틸 수 없었고, 매 환절기마다 폐렴으로 고생해야 했다. 물 좋고 공기 좋은 시골 마을은 분명 현상유지를 위한 최선의 장소였지만 그 이상의 차도는 없었다. 히로시만큼은 언제나 자유롭지 못했다.
와타누키 호오리.
선천적으로 타고난 건강체질에, 달팽이관까지 튼튼한 신체기관, 남들은 한 번씩 다 걸린다는 열병도 피해 가는 강철 면역력을 자랑하는 아이는 이런 것을 다 이해할 순 없었다. 어느 눈이 오는 날, 부모님이 자리를 비운 사이 무턱대고 히로시를 데리고 나갔다가 또 한 번의 고비를 넘겨야 했던 밤에, 동생과 한 침대에 누워 느릿하게 뛰는 심장 박동에 귀 기울이며 호오리는 누군가를 대신해 처음으로 을 가지게 되었다. 그 이후부터 히로시를 바깥 세상으로 데리고 나가는 것 대신, 바깥 세상을 히로시에게 가져왔다. 작게 만든 눈사람, 바닷가에 굴러다니는 예쁜 조개껍질들, 가장 크고 힘이 센 사슴벌레……. 그러니 호오리의 꿈은 파일럿이다. 폐가 약해 높은 고도에서 산소 농도가 낮아지는 상황도, 급격한 압력의 변화도 견디지 못할 어린 동생이 동경하고 있는 것. 하루종일 창 너머로 바라보고 있는 하늘. 언젠가는 그것을 가져다 주고 싶다고 호오리는 생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