筑瀬 佳子
치쿠세 가코
거기 아가씨, 배꼽 보인다.
✶ 魑モノかたリ
✶ RE 폭력주의
✶ 백야회 소속 퇴마사 (백금)
✶ 약초꾼/음양사
✶ 29세 女
✶ 164cm/54kg
App.
10년, 그 시간을 참을성 있게 버틴 건지 짤똑하던 머리카락이 허리 아래로 늘어진다. 일부는 붉은 리본으로 땋아 동그랗게 말아 올린 것이 완전히 낯설지는 않은 모양새. 백색 눈동자에는 붉은 동공이 선명한 이채를 띠고, 어딘가 불만이 있는 듯한 눈썹은 고집을 잃지 않았다. 다만 그을린 피부 위로는 못 보던 흉이 뺨에서부터 허리까지 이어진다. 짧은 낫으로 익숙하게 손장난을 하는 손에 옛적에 아물어 굳어진 상처가 여럿이다. 새하얀 겉옷과 반바지, 허리에는 호리병과 이런저런 주머니를 주렁주렁 매달은 옷차림이 상당히 독특한데… 그보다 가장 놀랄만한 것은, 이전과는 사뭇 달라진 눈높이다. 영력이 성장판을 건드리기라도 한 걸까?
Profile.
어른이 꼰대 / 무력만능주의 / 해탈한 양아치
시간은 흘렀지만 변화가 느리다. 가코의 눈에는 세상도 사람도 이전과 다름이 없다. 그중에서 가장 우직한 건 다른 누구도 아닌 본인인지라, 시대에 뒤처진 고리타분한 관념, 틀에 박힌 보수적인 생각… 구태의연하게 그것을 입 밖으로 내는 당당함까지 여전하다. 다만 더 이상 거슬리는 것을 눈앞에서 치워버리고자 무턱대고 덤벼들지는 않는다. 그러기엔 이전보다 느긋해졌다고 해야 하나, 여유가 생겼다고 해야 하나. 조금 더 나쁘게 말하자면 귀찮아졌고 게을러졌다. 그렇게 새하얀 옷을 입고 기척 없이 어슬렁 돌아다니는 모양새가… 어찌 보면 도사 같기도 하고, 저찌 보면 부랑자 같기도 하고. 길쭉하고 가벼운 신체, 그에 어울리는 강한 완력을 타고났다. 이 곰 같은 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은 습관이 된지 오래다. 힘으로 해결하지 못하는 문제는, 글쎄… 더 강한 힘이 필요하다는 주장. 이 거칠고 단순한 사고방식을 모두가 무식하다고 표현한다. 본인이 면전에서 듣는다면 안면에 호리병을 맞을 것이다. 가코의 지론에 의하면 고장 난 테레비는 때리면 말을 듣고, 고장 난 사람도 패면 말을 듣는다. 하물며 요괴는? 생물이나 무생물이나, 혹은 그 범주를 벗어난 어떤 것이나, 최고의 대화 수단은 주먹인 셈이다. 그야말로 무력(武力) 만능주의… 한결같이 걸걸하고 털털한 행동거지에 입이 험하며, 남의 시선은 안중에도 없이 제 길을 걷는다. 다행히도 욱하는 기질은 조금이나마 식었다. 속세를 떠나 지내더니, 어떻게 보면… 해탈했나? 화가 가라앉으니 자연스레 말수와 불필요한 동작이 줄어들었으므로, 분위기만 본다면 이전보다 차갑고 무뚝뚝하다는 감상이다. 한편, 상대를 못 믿는 건지 스스로를 과신하는 건지… 누군가의 뒤에 쉽게 서지 못하고, 누군가의 손을 빌리는 것을 꺼린다. 다시 말해 타인을 못 미더워한다는 것이고, 모두를 자신이 보호할 대상으로 인식한다는 것이다.
etc.
01. 치쿠세 가코
▶ 2월 14일 生, 돗토리현의 외진 산간마을 출신. …이었으나, 현재는 어디에서 지내는 건지 알 수 없다. 그저 전국 각지 산간지역을 돌아다니며 퇴마 활동과 약초꾼의 일을 병행하는 것으로 보인다. 당사자에게 물어봐도 답해줄 수 없다. 어딘가에 제대로 된 집이 있기는 할까? 약초를 캘 겸 산도 타고, 겸사겸사 숨어있는 요괴를 잡아 할당량도 채우고… 우선순위가 무엇이냐고 묻는다면 약초일 가능성이 높다. 일종의 생계 수단이자 업인 셈. ▶ 이곳저곳을 떠돌며 땅을 많이 보다 보니 풍수지리도 자연스레 익혔다. 퇴마사, 약초꾼으로 모자라… 제3의 직업으로 음양사까지 노리고 있다. 벌써 좋은 땅을 몇 군데 봐뒀다고. ▶ 입이 심심할 때는 정체불명의 풀을 씹는 대신, 허리에 꿀단지처럼 찬 호리병을 홀짝홀짝 마신다. 그러면 기분이 매우 좋아진다. 이쯤 되면 누구든 호리병의 정체를 예상할 수 있을 것이다... 치쿠세 가코는 끝내주는 술고래가 되었다. 몸에 안 좋다고 백날 잔소리를 해봐야, 약초주는 보약이 아닌가? (...) 물론 전부 직접 채취한 약초로 담근 것. 덕분에 하루 중 대부분의 시간을 얼큰하게 보내는 중이다.
02. 백야회
▶ 여전히 터무니없이 강한 완력에 비해 영력이 약한 편이다. 심각하게 둔한 기질은 여전하지만, 예전보다는 나아졌다. 어쩔 때는 영력을 감지한다기보다는 짐승처럼 기척을 감지하는 것 같기도 하다. ▶ 워낙 자유분방한 몸인지라 길드에 얼굴을 비추는 일이 드물다. 꼬장꼬장한 분위기가 그리울 즘에야 한 번씩 들리지만, 잔소리만 한 바가지 듣고 손가락으로 귀를 파며 다시 나선다. 단체성을 중시하는 엄격한 분위기 속에 개의치 않고 제멋대로 튀는 존재. 길드의 임무에 거의 참여하지 않고 개인적으로 외진 시골 마을이나 산지에서 쫌쫌따리 배당량을 채우므로 길드 내외부에서 이름이 많이 알려지지 않은 상태이다. ▶ 퇴마를 할 때는 두 자루의 카마(낫)을 사용한다. 흰 날이 선 쪽이 메이게츠(明月), 검은 날이 선 쪽이 안게츠(暗月)이다. 급할 순간 내다 꽂아버려서 회수가 어려운 경우에는 그냥 전처럼 주먹으로 싸운다. 일단은 낫인지라 가끔은 (사실 주로) 풀을 베고 땅을 파는 데 사용한다… 무기로 사용하게 된 계기도 알만하다.
03. 기타
특기: 감살감죽 (감으로 살고 감으로 죽는다), 약초 구분, 산 타기, 건강하기, 잘 먹고 잘 자기, 약주 담그기, 낫 던지기 L/H: 술, 잠, 풀, 먹을 것 / 머리 쓰는 것, 요괴들의 장난
10년 간의 행적
1999年 카게히 고교 졸업 한동안 고향으로 돌아가 마을 어른들의 안부를 확인하고 약초꾼인 ‘영감님’의 일도 도우며 약초에 대한 지식을 넓혀갔다. 외진 산골 마을이라 연락이 잘 닿지는 않았으나 특유의 집념과 고집으로 이후 마을에서 내려와 친구들과 약속했던 것들, 하기로 했던 것들은 빠짐없이 지켰다. 그 해 10월의 끝 무렵, 노는 것도 질린다! …는 생각이 들자 그 길로 <백야회> 에 가입한다. 이런 결심이 무색하게 멋대로 밖을 나돌아다녔지만, 요괴를 때려잡고 다니는 것도 제법 즐거운 놀이였기에 실적 자체는 나쁘지 않았다. 2001年 돗토리현의 ‘모하시 마을’ 화재 사건 파견 몇 개월간의 무허가 외출을 끝내고 백야회에 복귀한 이후, 한 사건에 강제로 파견된다. 피해 현장은 돗토리현의 ‘모하시 마을’. 약초를 재배 및 채취하는 것을 업으로 하는 작은 산골 마을이며, 치쿠세 가코가 일평생 자라온 마을이기도 했다. 조사 끝에 화재는 산에서 지내던 하급 요괴의 소행으로 밝혀졌으며, 본 화재사건으로 인해 마을의 절반이 소실되었다. 마을의 규모에 비해 큰 화재에, 마을의 주민들은 하나같이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로 대처도 느렸고 대피도 느렸다. 불탄 잔해를 다 알아볼 수 없어 마을의 우두머리 격인 이장과 몇몇 주민은 실종 처리되었다. 이후 남은 사람들만으로 마을을 재건할 여력이 없다는 판단 하에 모하시 마을은 와해되었고, 살아남은 이들은 모두 저마다의 미련을 끌어안고 마을에서 하산하였다. 치쿠세 가코, 본격적인 역마살의 시작이다. ~2008年 퇴마국 소집령 이후 1년간 연락 두절 및 소식 불명. 그다음 해 다시 아무렇지 않게 얼굴을 내비치더니, 신출귀몰하게 이곳저곳에 나타났다가 사라지길 반복한다.
마을을 잃은 아이
이별은 정해진 것이었다. 그저 예상치 못하게, 생각보다 더 일찍 다가왔을 뿐이다. 졸업 후에는 한동안 마을에 머물렀으나, 백야회에 가입하고 나서는 여러 이유와 핑계로 자라난 마을에 들리는 횟수는 점차 줄어들었다. 겨우 마을로 돌아간 것은 뒤늦게 임무에 파견되었을 때. 외진 산골 마을에서 발생한 화재 사건이 요괴에 의한 것 같다는 내용을 전달받았을 때까지만 해도 가코는 별생각 없었다. ‘모하시 마을 화재 조사’ 라는 임무 명을 듣기 전까지는. 2001년, 모하시 마을은 하급 요괴의 작은 장난으로 불타 마을의 절반이 소실되었다. 화재는 어이없게도 열다섯에 영안을 떴을 적 가장 처음 마주한 요괴에 의해서였다. 마을의 규모에 비해 큰 화재였기 때문에 사상자의 신분을 확인할 수 없는 경우도 있었고, 실종자 명단에는 가코를 친자식처럼 키워준 마을 이장님도 이름을 올리게 되었다. 마을을 재건할 여력이 없는 나이 든 이들은 그 길로 평생을 머물렀던 마을에서 하산하게 된다. 그 뒤로 치쿠세 가코는 머무를 곳을 찾지 않고 이곳저곳을 전전한다.
스킬
금강불괴/ 金剛不壊 금강과 같이 견고하여 부서지지 아니하니, 이란격석과 다름없을지어다. 무적 상태가 되어 1인 지정 상대의 공격과 데미지를 반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