筑瀬 佳子
치쿠세 가코
거기 아가씨, 빤스 보인다.
✶ 魑モノかたリ
✶ BE 폭력주의
✶ 카게히 고등학교 소속
✶ 19세 女
✶ 154cm/48kg
App.
먼지를 뭉친 것 같은 어중간한 빛깔의 머리카락. 갈색보다는 차가운 밀색에 가깝다. 붉은 리본으로 옆머리를 땋아 내렸으나 뒷머리는 묶을 필요 없이 짤똑한 편. 백색 눈동자에는 붉은 동공이 선명한 이채를 띠고, 어딘가 불만이 있는 듯한 눈썹은 척 보기에도 고집스럽다. 타고나길 어두운 피부는 햇볕에 오래도록 그을린 듯하다. 그나마 교복은 모난 곳 없이 단정하게 입나 싶더니, 팔 다리에 토시를 끼워 넣었다. 한여름의 더위는 둘째치고, 활동하기에는 상당히 거치적거리는 모양새이다.
Profile.
젋은 꼰대 / 무력만능주의 / 따뜻한 양아치
시대에 뒤쳐진 고리타분한 관념, 틀에 박힌 보수적인 생각… 구태의연하게 그것을 입 밖으로 내는 당당함. 우뚝 선 고집은 좀처럼 꺾일 줄 모르니 상대하는 이로서는 난감하기 그지없다. 답답한 것, 질질 끄는 것은 딱 질색이므로 신경 쓰이는 일은 그때그때 털어내야만 하는 급한 성질도 세간에서 꼰대력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오지랖에 한몫 할 것이다. 저 거슬리는 것을 당장 눈앞에서 치워버리고 싶다! 라는 단순한 생각에서 비롯된 언행의 결과로 모두가 기피하는 대상이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말거나, 본인은 워낙 둔한 편이니 눈치채지도 못하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 작고 가벼운 신체, 그에 어울리지 않는 강한 완력을 타고났다. 지금까지 살아오며 곤란했던 몇 없는 기억은 모두 힘으로 해결했다고 보면 된다. 이 곰 같은 괴력으로 문제를 해결하려는 경향은 지금에야 습관으로 굳어져 버렸다. 거칠고 과감한 가코의 ‘무작정’ 기질을 누구는 무식하다고 표현하는데, 물론 본인이 면전에서 듣는다면 길길이 날뛰겠지만 이는 완전히 틀린 말은 아니다. 가코의 지론에 의하면 고장 난 테레비는 때리면 말을 듣고, 고장 난 사람도 패면 말을 듣는다. 하물며 요괴는? 생물이나 무생물이나, 혹은 그 범주를 벗어난 어떤 것이나, 최고의 대화 수단은 주먹인 셈이다. 그야말로 무력(武力) 만능주의… 걸걸하고 털털한 행동거지에 입은 험하고, 쉽게 욱하는 기질은 덤. 거기에 눈치를 보는 법도 모른다. 이렇게 양아치처럼 제멋대로 살아도 어차피 목소리 큰 자가 이기는 세상이고, 유감이지만 가코는 목청도 좋은 편이다. 그러나 거친 말투나 우악스러운 행동에 굴하지 않고 이 꾸짖음을 잠자코 들어본다면… 의외로, 보기보다 제법 따스한 여자일지도 모른다. 필요로 하는 곳에 힘을 아끼지 않고 강자나 약자에게 차등 없이 강한 면, 툴툴거리면서도 웃어른을 챙기는 한결같음… 어떤 상황에서나 만사태평한 성격은 어찌 보면 우직하다고 할 수 있겠다.
etc.
01. 치쿠세 가코
▶ 2월 14일 生, 돗토리현의 외진 산간마을 출신.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이 모여사는 마을에는 저만한 또래도 없기 때문에 여태껏 본인 생일이 밸런타인데이인 줄도 모르고 살았다고. 카게히 고등학교에 와서 그날의 존재를 처음 알게 되었다. ▶ 듣기로는 상당한 대가족인듯하다. 매번 회상하는 사람이 달라지니… 그 중 가장 자주 언급하는 ‘영감님’은 일생을 약초꾼으로 살아왔고, 어릴 적부터 그 뒤를 졸졸 따라다니던 가코는 5살 무렵부터 먹을 수 있는 풀과 먹을 수 없는 풀을 기깔나게 구분할 수 있게 되었다. 덕분에 입이 심심할 때는 늘 정체불명의 풀을 씹고 있다. ▶ 영안이 트인 것은 15살 무렵. 여느 때와 다름 없이 마을 뒷산에서 시간을 보내던 가코의 앞에 나타난 그것을 산짐승으로 착각한 것이 처음이었다. 순간 깜짝 놀란 가코는 반사적으로 그것을 있는 힘껏! 쳤고… 오랜만에 인간에게 발각당한 요괴도 깜짝 놀라 그 길로 몸을 숨겼다고 한다. 설령 산짐승이라 하더라도 그런 식의 대응은 위험했다.
02. 카게히 고등학교
▶ 깡촌에서 깡촌으로 올라온 것에 큰 감흥은 없지만, 핏덩이(...)들이 많이 모여있는 것은 신기했다고 말한다. ▶완력에 비해 영력이 약한 편이다. 심각하게 둔한 기질 탓에 영안이 트여도 감지할 수 있는 것은 많지 않았고, 일상생활에도 큰 불편함을 느끼지 못했다. ▶뇌까지 근육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성적은 하위권에서 쭉 머물렀다. 그렇다고 교우관계가 원활하지는 않은 것이... 또래의 아이들에게 특히나 서툰 것이 원인인듯싶다. ▶퇴마 방식은 오로지 주먹. 무기도 부적도 걸리적거린다는 무식한 이유에서다. 그 자체로도 파괴력이 높긴 하지만, 간혹 주술이 적힌 끈을 팔에 감아 위력을 높이곤 한다.
03. 기타
특기: 감살감죽 (감으로 살고 감으로 죽는다), 약초 구분, 산 타기, 건강하기, 잘 먹고 잘 자기 L/H: 잠, 풀, 먹을 것 / 머리 쓰는 것
마을이 키운 아이
모하시 마을은 예로부터 약초를 재배하거나 야생에서 자라는 약초를 채취하여 파는 것을 업으로 하였다. 그러나 으레 시골 마을이 그렇듯 장래가 촉망한 사람들은 도시로 떠나고, 쓸쓸해진 마을을 지키는 것은 노인들의 몫으로 남았다. 아이 하나를 키우는 일에는 마을 하나가 필요하다고 하던가. 치쿠세 가코가 이 마을 전체가 한마음으로 키운 아이였다. 출신 불명에 부모가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는 천애 고아. 인적이 드문 산길에 버려진 갓난 아기를 약초를 캐던 마을 이장이 맡아서 돌보았다. 따라서 생일은 마을에 처음 온 날로 정해졌고, 진짜 사주팔자를 알 길은 없는 셈이다. 처음부터 버려진 아이였으나, 자라며 그다지 외롭다거나 서글프다는 감상은 없었다. 나이가 지긋한 노인들이 모여사는 시골 마을에서 하나뿐인 아이가 얼마나 귀하고 활력이 되었는지는 알 만한 일이다. 다행이도 가코는 마을 어른 한 명 한 명의 손을 안 탄 기억이 없을 정도로 사랑받고 자랐다. 비록 그 사랑이라는 것이 절벽에서 새끼를 떨어뜨리는 사자무리마냥 강인한 추억이라 하더라도… 그 무지막지한 성격 역시 이와 같은 무조건적인 관심과 애정을 바탕으로 한 성장배경 속에서 완성될 수 있었던 것이다. 그러나 가코 자신도 채 인식하지 못한 불안이 있다면, 그것은 당연하게도 자신이 속하는 마을, 즉 보금자리의 존속이다. 마을 어른들은 모두 머리가 희끗하며, 자신을 돌봐준 이장님 역시 정정하다고는 하나 예전만은 못하다는 걸 마을을 떠나올 때부터 인지하였기 때문이다. 언젠가 모두가 자신을 두고 갈 것이라는 막연한 불안감이 마음 한 켠에 자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