杉尾 亜星
스기오 아세이
빗나갈 리가 없잖아?
✶ 생의 궤도
✶ 장전, 97%의 레티클
✶ 특별능력반 명중 앨리스 (★★★)
✶ 10세 男
✶ 132cm/32kg
App.
푸른 기가 섞인 잿빛 머리카락과 눈. 눈썹쯤 오는 짤똑한 앞머리에 비해 뒷머리는 목을 덮는 정도의 기장이다. 창백하다 싶을 정도로 흰 피부에 또렷하게 대비되는 비대칭의 점이 두 개. 정형과는 달리 타이 모양으로 맨 리본, 걷어올린 팔을 제외하면 세 개의 별 배지가 오른쪽 가슴께에서 빛난다. 곧잘 웃고 있는 입매에도 묘하게 거리감이 느껴지는 인상이다.
Profile.
무성의 완벽주의 · 얄미운 방관자 · 오만한 꾀쟁이
명중(命中). 겨냥한 곳에 바로 맞는 것. 그런 이름의 앨리스에게 있어 오차는 오점의 동의어이고, 탈선은 탈락이나 다름 없다. …고 아세이는 생각했다. 타이의 양 끝은 나란해야 하며, 물건들은 삐뚤어진 것 없이 가지런히 정렬되어 있어야 성에 찼다. 하지만 그런 것들을 일일이 거슬려 하는 것도 귀찮았기에 아세이는 제 나름 요령을 찾았다. 하나, 자신이 통제할 수 없는 일에 크게 관심을 갖지 않을 것. 둘, 시작한 이상 완벽해야 한다면 굳~이 귀찮은 일에 끼지 않을 것. 셋, 그럼에도 휘말린다면 진심으로 임하지 않을 것. 잣대는 높은 주제에 성실하기는 싫은 게으름뱅이, 그런 무성의한 느낌이다. 강박에 가까운 완벽주의는 약간의 결벽을 동반하였지만 사람을 피하거나 멀리하지는 않았다. 그럼에도 매사 한 발짝 떨어진 듯한 태도와 가벼운 웃음은 아세이를 작은 방관자로 만들었다. 사실 그런 모습이 아이들에게 유쾌하게 비췄을 리는 없었다. 싱글싱글 웃으면서 들어오는 사소한 지적은 또 어떻고? 이에 대체로 아이들에게 스기오 아세이는 얄밉다! …는 평이다. 툭툭 뱉는 듯한 직설적인 어투나 핵심을 꿰뚫는 어법에 악의는 없다 하더라도, 고의는 있었을지도 모른다. 무엇보다 실컷 건드려 놓고, 예리하게 빠져야 하는 때를 잘 알았다는 점이 가장 얄미웠다…. 높은 확률로 노리는 족족 목표를 관통하는 경험은 10살 남자애를 자만하게 만들기 마련이다. 천재는 아니어도 수재에 가깝게 타고난 머리도, 나이에 비해 평균 이상이라던 별의 개수도 아이의 자만심에 한몫했다. 아세이는 요령을 알았으며 꾀를 부리는 것에 탁월했다. 어린 나이 치고 여유롭고 느긋한 (나쁘게 말하면 게으른) 모습도 이런 오만함에서 나오는 것일 테다. 학원에 오기 전 일반인들은 대체로 그의 능력을 신기한 재주쯤으로 치부하였고, 학원 관계자들은 곧잘 그의 가능성이나 쓰임새에 대해 이야기하곤 했으니 꼬맹이의 콧대가 높아진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다. 보다 솔직히 말하면, 아세이는 세상사 대부분의 일을 쉽다 여겼다.
etc.
➷杉尾 亜星
✶ 12월 12일생, 탄생화 목화, RH+O형, 양손잡이. ✶ 이름에 들어가는 星은 별을 뜻하는데, 누구보다 빛나라는 의미로 어머니가 지어주었다고 한다. ✶ 1인칭은 僕(보쿠). 타인을 지칭할 때는 보통 성에 ~씨를 붙이곤 한다. 기본적으로 반말이지만 간혹 존대를 오가는 말투. ✶ 가족 구성원은 아세이와 이모 단둘뿐인 2인 가구로, 도치기 현의 한적한 도시에서 지내며 작은 세탁소를 운영했다. 이모를 부르는 호칭 역시 예외 없이 ‘후미 씨’. ✶ 가족 중에 앨리스 보유자는 아세이가 유일하다.
➷앨리스
✶가장 탁월한 것은 앨리스 컨트롤. 명중 앨리스의 적중률은 놀랍게도 97%를 웃돈다. 체질적인 것이 아니라 의지와 의사가 반영되어야 하는 앨리스이기에 제어도 확실한 편이고, 아직 사용해 본 적은 없으나 사격계 무기들과의 결합을 고려해 보면 활용도 역시 높게 고려되었다. 따라서 트리플을 달았으며, 위험성이 낮다고 판단되어 앨리스 제어구도 따로 착용하지 않는다. ✶ 앨리스가 처음 발현된 것이 뚜렷하게 언제인지는 알지 못하지만, 외부에 노출된 것은 8세 무렵. 그날은 소규모 여름 축제의 야타이에서 혼자 온갖 경품을 휩쓸어 주목을 받았다. ✶ 앨리스의 특별함에 관심이 많은 편이기 때문에, 주변의 앨리스 친구들을 관찰하듯 바라보는 모습이 자주 보인다.
➷ETC
L/H: 확실성, 대칭과 비례가 맞는 아름다움, 깔끔함, 바보 / 불확실성, 짝짝이, 더러움, 바보 ✶ 특기는 정리 정돈(시간은 오래 걸린다), 다트 놀이, 눈싸움(어느 쪽도 잘한다), 관찰. ✶ 성적은 당연한 듯 최상위권이지만, 성실한 학생인지는 미지수이다. ✶ 늘 작고 까만 구슬을 지니고 다닌다. 손안에서 돌리기도 하고, 어딘가로 던져 맞추는 놀이를 혼자 하곤 한다. 다른 것에 집중을 돌리기 위해서라고.
명중 앨리스
눈에 보이는 모든 목표물을 정확히 맞히는 앨리스. 눈동자를 조준점 삼기에 범위는 아세이의 눈이 닿는 곳까지, 물체의 무게에 관계없이 순수한 힘만 받쳐준다면 본인이 원하는 곳에 정확히 도달한다. 다만 지나치게 먼 거리나 과하게 움직이는 목표물은 자칫 빗맞을 수 있고, 상당한 집중력을 요하기 때문에 주위나 정신이 혼란스러운 상황에서 실패할 확률이 높아진다. 그럼에도 명중 앨리스가 높이 평가받는 이유는 목표물의 가장 취약한 지점을 노리기 때문이다. 앨리스를 과도하게 사용할 경우 일시적인 시야 차단이 일어날 수 있으나 이는 앨리스를 무리해서 연발적으로 쓰지 않는 한 극히 드문 일이다.
첨부 파일
아세이가 자주 가지고 노는 유리구슬과 유사한 모양새. 다듬어지지 않은 결정석임에도 모난 데 없이 매끈하며 거의 완벽한 구의 형태다. (마치 누군가의 완벽주의적 성향을 반영한 것만 같다….) 지니고 있으면 결정석에 담긴 앨리스의 효력으로 명중률이 올라간다.
후미 노리코와 후미 노부코는 쌍둥이 자매였다. 얼굴이 아주 닮았음에도 두 사람은 아주 달랐는데, 노리코가 지나치게 특출난 반면, 노부코는 지나치게 부진한 것이 그 차이였다. 아세이의 어머니는 그중 언니 쪽인 노리코로, 비상함과 동시에 낭만을 가진 사람이었기에 아세이를 낳고 곧 우주비행사로 차출되었다. 일 때문에 외국에 나간 노리코 대신 노부코가 아세이를 돌보게 되었지만 어린 아세이는 똑같이 생긴 두 사람을 잘 구분하지 못하였고, 노부코는 그런 아세이에게 구분할 필요 없이 ‘후미’라고 일러주었다. 후미 노리코는 눈에 띄는 특별한 사람이었다고, 그리고 아세이는 그를 똑 닮았다고 말한다. 노부코에게서 엄마의 이야기를 들으며 아세이는 점차 엄마에 대한 동경을 키워나갔다. 그 특별한 노리코는 우주 탐사 임무 도중, 알 수 없는 궤도에서 믿기 힘든 속도로 날아온 유성체와 충돌하여 다시는 두 사람의 곁으로 돌아오지 못했지만. 당시 6살이었음에도 엄마를 닮아 영민했던 아세이는 노부코가 두서없이 전하는 모든 말을 이해했다. 슬펐지만, 솔직히 동시에 실망하기도 했다. 아무것도 아니었던 특별함에 대해. 그렇게 은연중에는 생각했을지도 모른다. 떨어진 별보다 더 빛나는 별이 되어야겠다고…. 명중 앨리스가 발현한 계기가 이 사건과 관계가 있을지는 모르나, 티끌 없는 완벽을 추구한 것은 이 무렵부터였다. 이후 앨리스에 의해 한층 더 집착하게 되었을 뿐. 더불어 이모인 후미 씨는 어른임에도 손이 많이 가는 사람이었다. 집안일에 서툴러 손에는 매일 반창고를 달고 살았으며 요리를 할 때면 부엌을 태워먹기 일수. 도무지 불안해서 놔둘 수 없었기 때문에 아세이는 후미 씨의 일만은 언제나 간섭을 자처했다. 후미 씨는 가엾은 동물을 보면 그냥 지나치지 못했고, 세탁소를 하면서 정작 본인 옷에는 털을 잔뜩 묻히고 다니는 바보 같은 사람이었다. 바보 같을 정도로 좋은 사람이기에 떠맡기듯 맡겨진 아이도 감수한 것이라고, 어린 마음에도 알 수 있었다. 그러니 아세이의 완벽 강박이 짙어진 데에는 아이답지 않은 일말의 책임감도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