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로 돌아가기
7화: 거짓말 같은 계절
안녕하세요! 연운의 시간선 세 개를 작업했던 얌입니다 ^///^ (머쓱) 이 후기를 읽고 계시다면 제가 무사히 세 편의 마감을 끝냈다는 말이겠지요……. (ㅋㅋㅋ) 하나하나 돌이켜 생각하면 정말 열심히! 생각했던 걸 꽉꽉 눌러 담고도 모자라서 넘쳐 흐르게 작업하는 시간이었어요. 그러면서 제 안의 어떤… 평소와 다른 방식으로 생각하고, 더 쓰고 싶다고 느끼고,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는 동기 부여도 되고… 심지어는 글이 늘기도 하는(!) 엄청나게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었답니다. 게다가 제 글을 너무너무 좋아해주시는 바람에 n달 동안 분에 넘치는 애정과 응원을 받기도 했지요……. 저는 다만 맡겨주신 아이들의 이야기를 따라가며 썼을 뿐인데! 이렇게까지 애정을 받아도 되나 싶어 얼떨떨하기도 했답니다. 개인 사정 탓에 현생과 함께 작업을 하느라 이래저래 시간도 꽉꽉 채워서 드리고, 중간 컨펌도 없는 주제에 날조와 적폐로 가득 찬 장면은 또 전문이어서(ㅠㅠ) 걱정이 많으셨을 텐데, 믿어 주셔서 감사하다는 말씀을 먼저 드리고 싶어요! 어쩐지 시상식st가 됐는데 아무튼 제게도 정말로 뜻 깊고 행복한 시간이었습니다!!! 이 작업 하면서 너무너무너무너무 행복했어요 ㅠ_ㅠ 즐거웠어요!! 처음엔…… “나…… 나에게…… 청춘…… 장편…… 연작…… 커미션을……?!”이라는 마음이… 있었습니다. (아시겠지만 청춘 느낌의 작업이 주력은 아니에요! 작업물이 자주 있긴 했어도!) (그 그리고 황연 님이 맡긴 페어들이) (손짓 발짓) 쓰면서 “어라…… 나 의외로 괜찮을지도……?”라는 생각에 다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지지와 소중한 후기가 있었는지…… 다시 생각해도 분에 넘치는 애정이었고…… 감개무량합니다. 흐어엉. 이제는 당당히 “청춘 연작 3편, 총 7만 7천자 상당. 답이 좀 됐으려나?” 첨부 이미지 할 수 있는 커미주가 됐습니다. 약소하게나마 제 마음을 전달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역시 후기겠지요…. 오늘도 시작해보겠습니다! 교차의 계절풍 사실 회지 제목은 꽤 초반에 정해졌어요. <계절 바깥의 계절>을 어떻게 작업할지 또한 구상이 초반에 마무리됐기 때문에, 꼭 이 연작을 마무리할 때 재밌는 방법으로 밝히자는 생각이 들었답니다. 마음에 안 들어하시면 어쩌지? <이 생각을 보내드릴 때쯤 해버려서……. 어쩐지 성가신 여자아이처럼 서성거리며 혹시 마음에 안 드시면 수정하겠다고……. (초라) 처음 의뢰를 받았을 때 말씀드렸던 것처럼 아무런 제목이나 지어드리고 싶지 않았고, 꼭 서사를 관통하는 무언가가 있어야겠다고 생각을 했어요. 여러 후보들이 있었는데 <여남은 계절의 연서>라든지 <음파의 층> 같은 것들이 기억 나네요……. 인지하신 것처럼 <여름의 눈>과 <겨울의 뉘앙스>, 그리고 <계절 바깥의 계절>은 제목이 정해졌을 무렵부터 하나로 꿰는 실이 있었어요! 구상 단계에서 이미 나온 것이었기에 어떻게 해야하나 하고 고민을 조금 더 해보다가 나온 게 <교차의 계절풍>이었네요. 처음 연운이 만난 장소, 그리고 서로가 서로에게 엇갈리고 포개어지면서 나눈 감정들, 연작에서 뚜렷하게 드러나는 계절감, 마음을 건드리는 바람, 청춘이라면 빠질 수 없는 요소들……. 한데 엮을 수 있는 그럴듯한 제목을 생각해낸 것 같아서 마음이 좋습니다. 기쁘게 받아주셨으면! 오프 더 레코드 오프 더 레코드는 제가 정말 좋아하는 소재예요. 극중극이라거나 메타적인 글쓰기도 좋아하는데, 그걸 은근하게 건드리면서 다른 방향으로 이야기를 꾸려 나갈 수 있는 장치가 되니까요! 전 오프 더 레코드를 생각하면 항상 인터뷰 장면이 먼저 떠올라요. 왠지는 모르겠는데(ㅋㅋ) 인터뷰 장면을 소설체로 중간에 삽입할까 했던 것이 초안이었습니다. 그리고 인터뷰어 Y는 YAM입니다. (두둥) 가장 처음 구상에서는 정훈을 인정함을 밝히는 계기로 보운의 인터뷰 장면이 들어갔어요. 지금처럼 대화록으로 구성되어 있지는 않았고, 소설체였어요! 근데 뭔가… 기왕 메타적일 거라면 좀 더 장치를 극적으로 사용하고 싶어서 구성이 바뀌었답니다. 그리고 정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게 아니라 본인의 연기관, <교차의 계절풍>이라는 작품에 관한 이야기를 하는 보운으로 방향도 살짝 수정했어요. 또 오프 더 레코드를 나타내는 장면들에서 가장 신경쓴 부분들은, 앞선 작업물의 장면을 그대로 전사하는 게 아니라 반드시 다른 각도로 볼 것! 이었습니다. <여름의 눈>이나 <겨울의 뉘앙스>와 같은 캐릭터지만 전혀 다른 인물로 보여야 하니까요. 그리고 이런 섬세한 작업이 정말로 즐거웠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오프 더 레코드가 오리지널이고 앞선 두 편이 IF라면… 이런 감상이 너무너무 행복한 이유예요 ^///^ 긴 시간을 건너야 하는 작업이다 보니 그 사이사이 이음새가 어색하지 않게 조절을 해야 했고, 그래서 이번에는 보운의 시점이 고정적이었어요. 그리고 아무래도 연기라거나 영화라거나 배경이니만큼 보운이 초점화자인 게 안정적일 거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 ^ ) 눈과 문 이 글에서 제가 가장 중심적인 키워드라고 생각했던 건 눈, 그리고 문이에요. 눈은 정훈을, 문은 보운의 핵심입니다. 어째서냐 하면… 저는 아이돌이라는 직업을 잘 아는 건 아닙니다 (^ ^ ) 나이가 들어서…. 다만 아이돌이 주는 감각이나 장면들은 꽤 좋아하는 편인데요. 항상 보면 눈을 강조하는 메이크업이나 장면들을 많이 갖고 있더라고요. 팬들은 그걸 보면서 좋아하기도 하고…. 아마 아이돌의 핵심은 눈에 있으려나? 싶은 생각이 첫 발상이었습니다. 글을 쓰는 저로선 운이 좋게도 정훈의 눈동자가 아~주 아주 예쁜 색이기도 했고요. 그리고 나서는 왜 눈인가? 라는 생각이 들었는데, 정훈이 “아이돌이라서 카메라를 정면으로 보는 실수를 함”이라는 설정이 단초가 됐어요. 그 얘길 들으니까 과연 이해가 가더라고요. 저 너머를 보고 너머(팬)와 소통하는 인물이었구나. 정훈은 무대할 때도, 예능에 나올 때도 뭐랄까… 형체 없는 너머의 누군가를 보고 연기하는 입장이었겠구나 싶었어요. 그래서 정훈이 카메라가 아니라 보운의 눈을 본 순간, 보운을 보면서 연기한 순간 느껴지는 무언가가 있지 않을까 싶었답니다. 그래서 <여름의 눈>에서 첫 만남 장면이 극중 연정훈에겐 인상 깊은 순간이었다면, 연기자 정훈에게는 심장이 쿵 내려앉는, 그래서 잘못하면 어떤 말이라도 덧붙일뻔 한 순간이 되지 않았을까요. 반대로 보운은 그 순간 정훈의 눈을 보고 인상을 받는 식으로 상호작용이 시작됩니다. 문은 보운을 이루는 키워드로 잡고 작업했습니다. 오프 더 레코드에서의 보운은 좀 더 완벽주의에 가깝고, 앳된 느낌보다는 어렸을 때부터 사회에 내몰린 탓에 어른스러운 면모가 억지스럽게 자리잡은 캐릭터를 상상했어요. 이상한 치기 어린 방식보다는 순간 순간을 본인에게 유리하게 끌고 올 줄 아는 장면들도 넣고 싶었고요. 그렇지만 감독이 신인이라는 이유로 약간의 갑질과 성질을 부리기도 하는 면모도 있지요. 이렇게 유아독존에 가까운 인물을 어떻게 나타낼 수 있을까? 라는 생각에 잠겼습니다. 어린 여보운과 좀 다른 점이라면 아무래도 층층이 둘린 울타리 같은 경계망…… 그게 하나씩 벗겨지면서 나오는 보운의 가장 안쪽. 이런 데까지 생각이 닿았고 울타리는 곧 문이라는 좀 더 견고하고 고집스러워 보이는 오브제로 변형됐습니다. 정훈이 보운의 문을 계속 열고자 할 수 있었던 건, 미궁 같은 속을 돌아다니면서 깊이 파고들 수 있었던 건 정훈이 아이돌이기 때문일 것 같아요. 중고 신인이라고 하긴 하지만 그는 기본적으로 사랑을 받는 존재고 거절 당한 적이 없는 존재입니다. 어디서나 그랬고 구김살도 없어서 이번에도 “성공”한다는 확신이 있지 않았을까요. 반대로 보운에게는 그런 존재 자체가 처음이고 당황스러울 거예요. 배우 문화는 좀 더 경직되어 있기도 하고……. 동료도 친구도 없었다는 서술에서(ㅠㅠㅋㅋ) 알 수 있듯이 정훈처럼 싹싹하고 살갑게 치대는 어린 놈! 이라는 존재 자체가 낯설지 않았을까요? 이런 블록들이 달칵 달칵 맞아 떨어져서 두 사람이 서로에게 영향을 받는다면 멋질 것 같아! 라는 생각으로 눈, 문, 요런 발음의 장난도 쳐 가면서 즐겁게 구상하고 엮어냈어요. 여보운 아무래도 오리지널 여보운보다 새침데기 같은 느낌을 주려고 노력했습니다. (ㅋㅋㅋ) 오리지널에서 보운이 정훈에게 좀 더 너그러울 수 있던 건, 정훈이 음악을 이해하지만 클래식 전공이 아니었기 때문이라고도 생각했어요. 반대로 오프레 보운이 정훈에게 까탈스러웠던 건 같은 영역에 발을 들인 자이기 때문이지 않을까…. 그래서 보다 오만하고, 까칠하고, 도도한 느낌의 보운이 완성되었습니다. <계절 바깥의 계절>의 마지막까지도 보운은 아마 그게 사랑인지 관심인지 별달리 구별하지 않았을 것 같아요. 이게 더 깊어지고 확실해지려면 정훈이랑 접점이 계속 생기고, 스며들다가 자연히 깨닫는 시간이 오지 않을까요. 저는 <계절 바깥의 계절> 안에서는 보운이 그 감정을 특정하기보다는 정훈에게 영향을 받는 묘사에 훨씬 집중하고 싶었어요. 그래서 인터뷰로 말했던… 첨부 이미지 이 부분에 대한 답은 [여보운이 왜 연정훈을 사랑하는가?]였을 것 같아요. 대본만 읽었을 땐 도저히 알 수 없었던 거예요. 이런 서투르고 바보 강아지 같은 남자애(S2)를 사랑하게 된다고? 거기다 음악을 전공한 보운도 아니고, 정훈의 빛나는 지점도 감이 안 잡히는 상태였던 거죠. 그래서 가까워질 수 없었다고…. 그러나 실제로 촬영에 들어갔을 때 보운은 정훈의 반짝이는 지점과 정확히 마주치는데요. 그렇게 정훈을 ‘제대로’ 보는 게 여보운을 이해하는 과정이기도 했어요. 첨부 이미지 이렇게 힌트를 숨겨놨지요! 연정훈 제가 앞서 아이돌 문화와 아주 멀다는 이야기를 드렸는데…. 글의 다른 부분보다 아이돌 그룹 이름을 정하는 부분에 시간이 정말 많이 들었습니다(ㅋㅋㅋㅋㅋ) 그치만 이거 왠지 꼭 아이돌스럽게(?) 짓고 싶다는 오기가 생기기 시작해서…. 요즘은 뭔가 기호로 그룹 시그니처를 나타내는 경우가 많은 것 같더라고요? 그래서 그럴 듯한 기호를 먼저 뒤졌고, 거기에서 뜻이 아이돌스러울 수 있는가? 로 추렸고… 그렇게 해서 나온 게 For all이었는데 포 올이라니…… 발라드 그룹 같잖아? 라는 생각에……. 요즘은 아이돌도 뭐랄까 A라고 쓰고 B라고 읽는다…… 이런 식의 읽는법이 많더라고요? SS501…… 더블에스……. 아무튼 그런 생각에 Turn, Uproar, Revers(안돼)… 같은 단어들과 A를 붙여 보다가 턴에이의 어감이 좋아서 채택! 했습니다. 저 잘했나요?(ㅠㅠ) 그리고 묘하게 정훈의 간지를 챙겨주고 싶어서 턴에이 그룹에 관한 개괄은 감독님(^ ^ )에게 맡겼습니다. 우리 아이가 아이돌이기는 해도 어디 가서 그룹 인사 하고 소개 할 짬바는 아니거든요?! 오리진 연정훈보다는 살~짝 더 의도적인 “끼부리기”와 “매력 발산”이 드러나는 인물. 그러면서도 연기라는 전혀 모르는 장 앞에서는 겸손할 줄 아는 그런 남자애. 연기가 “재밌다”고 느낀다면 참 좋겠군 싶었어요. 그리고 그 재밌는 일에 “진심 전력”이기까지 해서 자기를 싫어하는 까탈스러운 대선배를 멘토라느니, 하는 말로 마구 칭찬까지 한다든가…. 정훈이 사랑 받을 수 있는 건 이런 깨끗함과 순수함 때문일 거예요. 그리고!!! 오리지널과는 다르게 엄연히 “연하연상”이기 때문에 그 미묘~한 연하의 감성을 살려야 한다는 사명을 갖고 작업에 임했습니다. 좋아하시는 걸 보니 제대로 들어간 것 같아서 만족스럽습니다 (^ ^ ) 쪼가리들 제가 작업하면서 써 뒀던 노트 일부입니다. 첨부 이미지 문 너머 문 너머 문… [극중극 형태의 오프 더 레코드] [열어도 열어도 그냥 겨울이고 또 문이 있을 뿐인 보운의 경계] [정훈이 보운의 마음 속으로 들어가고 싶어 한다는 신호] 첨부 이미지 [안으로 들어가는 건 줄 알았지만 나오고 있다] [관계의 발전] [보운→정훈 방향의 나아감도 분명히 있다] [정훈의 연기 실력 발전] [연기와 극을 이해하는 정훈] 첨부 이미지 [보운을 완성하는 것도 결국은 정훈] [인정은 프로답게?] 첨부 이미지 [보운이 여보운을 이해하다] 첨부 이미지 [겨울의 뉘앙스+여름의 눈] [겨울에 콕 찍힌 여름의 점] 첨부 이미지 [여름, 겨울, 여름, 겨울] [교차] 첨부 이미지 [호락호락하지 않다] 첨부 이미지 첨부 이미지 [사회생활 하는 둘] [같은 말도 다르게] 쓰려다 못 쓴 것들… [장음/단음] 구별하는 정훈 (귀여울 것 같음) 펜 물고 연습하는 정훈 방에서 싸우는 장면에서 정훈 발연기에 사색이 된 보운 사람이랑 싸워본 적 없는 질문에 “넹 왜여?” 기타 사소하지만 재밌게 읽어주셨으면 하는 마음에 이것저것 꺼내왔네요. 특히 작업 하면서 해두는 메모를 공개하는 건 정말 처음이라(^ ^ ) 이 이것까지?! 괜찮나?! 하고 있습니다…. 부디 예쁘게 봐 주시기를…. 그리고 추가로 다른 계절에 대해서는… 첨부 이미지 < 어라….) 저는 물론 너무너무 영광이고, 그렇지만, 정말로 괜찮으신 건가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뭐랄까 서투르고 깨끗하고 격정적이고 부딪히던 아이들의 시간이 겨울과 여름, 이후 연애 선상에 올라(아마 이때도 싸우겠지… 이때도 웃긴 대화를 나누긴 하겠지…) 보내는 계절이 봄/가을이라는 게… 좋은 느낌을 주네요… 이 또한 신의 뜻이었을까요…. (의미심장) 맡겨만 주신다면… 두 분의 자컾을 평생도 말아먹을 수 있는 여자가… 명을 받들겠습니다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첨부 이미지 “청춘 연작 5편, 총 n만자 상당. 답이 좀 됐으려나?” …. 이상입니다. 감사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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