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다시 인사 드리기까지 정말, 정말 많은 시간이 흘러 버렸네요… ^-ㅠ
요새 현업이 이래저래 겹쳐서 원래 픽스된 스케줄 외 따로 시간을 내기가 어려웠던 관계로, 매번 미루고 미루게 된 것 같아 죄송한 마음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답니다!! 는… 이렇게 사계절 연작을 마무리하게 되어 묘한 기분이 들어요. 뒤숭숭하기도 하고, 더 잘할 수 있던 부분이 분명히 있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도 들고, 이렇게 아이들을 보낸다니(연운: 저희 여기 잘 살아있어요) 괜히 서운하기도 하고요!!! 물론 이어지는 아이들의 이야기들은 제게도 공유해주실 거라고 믿어 의심치 않으며…… (그쵸?!)
저번에 카카오톡으로 공유해 주셨던 아이들 솜깅이 사진이 아른거리네요…
정말 정말 도찢에 너무너무너무 귀엽게 나와서 제가 손수건을 물어뜯었는데요 ㅠ_ㅠ 이렇게까지 신청자 분들의 JCCP를 사랑해도 되는 걸까 싶을 정도로 아이들에게 정이 많이 든 것 같아요!!
긴 시간, 아이들의 즐거운 일부를 제게도 허락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
작업 전부 정말 행복했고… 아이들의 다른 작업물을 맡게 되더라도 계절 연작은 쭈욱 생각이 날 것 같아요 ㅎ///ㅎ
(는 이 후기를 작성하는 도중 쿠폰 사용을 말씀해 주셔서 몸 둘 바를 모르는 얌이 되었네요…)
그럼 조금은 간략하게!! 정리된 글이나마 꼬오옥 전달드리고 싶었기 때문에,
시작해보겠습니다 _ _)!!!
봄, 연정 프렐류드
여름의 눈, 겨울의 뉘앙스와 같이 제목의 앞쪽은 무조건 계절이 들어가게 맞추고 싶다는 생각이 먼저 들었습니다. 이어지는 가을의 분기점에서도 이는 동일하게 적용되는 규칙이에요!
프렐류드의 뜻은 이렇습니다.
전주곡. 본디 도입적(導入的)인 기능을 지니고 있었으나 19세기 이후는 독립된 악곡에도 이 이름이 붙은 경우가 많다.
연정은 정훈의 이름과 그리워하고 사랑하는 마음이라는 뜻의 단어를 중의적으로 사용하였어요.
어떻게 보면 연애 이후 초반의 시점을 다루는 글이기 때문에 여러모로 몽글몽글함에 중점을 두고 작업했답니다. 어떻게 둘 사이의 관계가 쌓여가는지, 어떤 방식으로 서로에게 조립(!)되는지를 생각하고 썼어요. 그래서 처음 컨펌에서 너무 사랑하고 온순해진 보운이가 나온 것 같은데 이, 이거, 아직도 보운이에게 미안하게(ㅋㅋㅋㅋㅋㅋㅋ큐ㅠㅠ) 생각하는 포인트가 되었네요!!! 아기까칠하악질고냐를 후냐후냐개냥이로 만들어버린, 그런, … 미안하다~! 이모가 사랑을 콘텐츠로 배우는 바람에 (아니에요) 그런 격변-수정기를 한 번 거치면서 둘을 더 잘 알게 되었고, 가을로까지 이어지면서 유의해서 쓰는 포인트도 되었어요.
전주곡, 도입적인 성격을 띠는 악곡이라는 데서 연애의 처음 발을 맞춰가는 과정과 연결지어서 제목을 지어 보았는데… 잘 와닿았을지 모르겠어요! 만약 덜했다면 저의 역량이 부족했다는 건데, 더 잘할 수 있는 방법으로 모색해보겠습니다 (^ ^ 헤헤
또 두 사람을 연결하는 다리가 장면 그리고 음악(소리)라고 생각했는데, 그런 부분으로의 역할도 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가을의 분기점
제가 생각하는 정훈과 보운의 가장 큰 차이점은!
1을 줬을 때…
정훈이는 1이라는 전체를 본다는 것, 보운이는 1을 구성하는 것들(0.1과 0.1과 0.1과…)을 본다는 게 아닐까? 싶었어요. 가을의 분기점도 그러한 맥락에서 처음 구상과 시작을 하게 된 작업이었습니다.
그래서 글 내내 보운은 이게 바로 나뉘는 지점(분기)인지를 계속해서 생각하고, 터닝 포인트로 갈라지는지, 다른 방법이 있었는지를 궁리하지만 정훈이는 “1을 완료하니 2가 하고 싶고 3이 하고 싶고 오 4도…”식의 사고 방식으로 흘러가지 않을까? 하면서 구성하고 쌓아갔어요 ㅎ///ㅎ
그리고 연운 아기들이 늘 그래왔듯 강한 부정은 강한 긍정으로 전복되며 어어? 하는 사이에 이것저것 턱턱 지나가 버리는 그런 가을이 그려졌네요! 개인적으로 앞선 세 작품에 비해서 묘하고 간지러운 마음이 많이 들었어요. 치자면 가장 간지러운 건 분명 여름일 텐데?! 가을은 뭐랄까… 동거 시스템(?)이 발동해서인지, 괜히 신혼부부 느낌도 나고 그렇더라구요.
그리고 동거가 주된 컨텐츠이다 보니까, 두 사람의 생활 습관이나 인식, 가치관 차이가 계속해서 대비되고 뚜렷하게 음양을 드러내도록 짜임새를 만들어 보았어요. 이렇게나 다른데 결국엔 사랑해서 지지고볶는 20대 초반 연운의 모습을 쓸 수 있어서 너무너무 행복했답니다?!?!
아래로는 짧은 단상과 작업하면서 써 두었던 생각들을 보수한 후기가 이어집니다!
글에서는 제가 해석한 정훈과 보훈 그 자체도 중요하지만, “여보운의 연정훈” 그리고 “연정훈의 여보운”을 드러내는 게 가장 중요하지 않을까 생각해요.
두 사람의 이야기이고, 두 사람의 사랑이지요! 저는 그걸 가만히 듣고 받아 써 주는 입장이라고 늘 느끼고 있어요.
여보운의 연정훈
처음에 딱 캐릭터 프로필을 받았을 때가 생각이 나요. 아직도! 정훈이는 정말 어려운 캐릭터라고 생각을 하는데, 사실 그 이유가… 제가 건강하고 밝지 못한 사람이어서였을까? 하는 생각을 이제야 하게 되네요……(ㅠㅋㅋ) 저는 나이스하지 못하고… 명쾌하게 소화하지 못하고… 그래서 정훈을 묘사하면 유사, 간접 건강, 쾌, 귀여운, 강아지 남자, 짱잘생김, 을 체험할 수 있어서 즐겁답니다?!
혼자서 하는 것에 익숙하고, 그게 싫거나 특별히 나쁘지도 않은 남자애. 능숙한 부분이 많고 원하는 걸 딱히 놓쳐본 적이 없는 그런 남자애. 불편한 감정을 소화하는 방법을 아직 배우지는 못 했을뿐, 막상 닥치면 금세 눈부시게 성장하는 그런 남자애. 좋아하는 걸 정말 진심을 다해 좋아할 수 있는 남자애.
이건 제가 정훈이를 잡으려고 써둔 단어들을 문장화한 거예요.
보운이가 느끼는 정훈이는 아마 저곳에서
“능숙한 부분이 많고, 원하는 걸 딱히 놓쳐본 적이 없는”-까지는 여름의 이야기. 보운이 정훈마저 등지고 은자가 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이게 참 컸을 것 같아요. 너는 내 마음을 모르고, 나는 잃어본 적 없는 너에게 내 마음을 알려주고 싶지 않아. 그리고 내 안의 검정을 돌보는 시간마저 모자라.
이야기가 더 진행되면서부터 여보운의 연정훈은 “좋아하는 걸 정말 진심을 다해 좋아할 수 있는 남자애.”
보운이도 좋아하고 열망하고 오래 몸담고 싶은 무언가가 있는 사람으로, 정훈의 그 순수하고 힘이 센 “좋아할 수 있는 힘”을 크게 느꼈을 것 같아요. 항상 진심전력으로 투명하게 부딪치고자 하는 애정의 힘을. 그게 정말 진심으로 짜증나다가도 어느 한 순간 쿵 하고 울리면… 정훈의 페이스에 말려 있는 장면의 반복이었지 않을까요? (^ ^) 이게 봄부터 가을까지 보운이가 생각한 정훈의 가닥! 이라고 두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마음이 가고, 그래서 밉고, 그래서 수용하게 되는 연정훈! 가나디 같고 너무너무 기여워요 (황연 님의 질타를 받으며…)
연정훈의 여보운
보운은 처음에 정훈보다 쉬울 수도 있겠다, 라는 생각을 했어요. 재벌의 외동아들에 천재, 유아독존, 콧대 높은 도련님이라니! 그런데…… 저는 재벌이었던 적도, 외동인 적도(TMI), 천재인 적도 없었다는 것을 왜 간과했을까요 (ㅋㅋㅋㅋㅋㅋㅋㅋㅋ) 여름에서도 중후반부부터 보운의 비중이 높아질수록 많이 헤매고, 그래서 피드백이나 수정도 보운 쪽에서 많이 나왔던 것 같아요 (ㅠ ㅠ) 아직까지도 이 센서티브하고 그러면서도 강력하고 줏대 있고 콧대 높고 냥냥펀치 짱 잘 날리는 아기를 다 해석하지 못한 것 같다는 아쉬움이 남을 때가 있어요……. 하지만 언제나 최선을!! 다했답니다. 최고의 고냐를 위해.
혼자서 하는 것에 익숙하고, 그게 싫진 않지만……. 좋은 게 거의 없는 남자애. 외부 자극에 예민하고, 선택적으로 곁에 두는 남자애. 혹은 곁에 없어도 괜찮은 남자애. 놓치기 전에 잡지 않는 남자애. 불편한 감정을 항상 본인이 이겨야 하는 남자애. 그래서 그것이 너무 커지면 움직일 수 없어지는 남자애. 좋아하는 것이든, 싫어하는 것이든, 역치를 넘으면 불쾌감이 되는 남자애.
제가 생각했던 보운의 파편은 이런 것들이었어요. 예민하고, 독선적이고, 자신의 기준이 확고하고, 날카로워서 사회에 섞여 들어가기 어려워 보이지만… 사실 “그럴 필요가 없는 위치”인 것까지 너무 매력적이지 않나요!?
정훈은 저런 파편들 중에서, 연정훈의 여보운이라고 한다면…
여름의 중반부까지는 “좋아하는 것이든, 싫어하는 것이든, 역치를 넘으면 불쾌감이 되는 남자애.”였을 것 같아요.
분명 좋아하는 것 같았는데 왜… 나는 왜 지금 욕 먹은 거지?< ㅋㅋㅋㅋㅋ
이런 느낌으로 보운을 보고 있지 않았을까…….
이후로, 봄과 가을에서 정훈이 보운에게 가장 크게 느끼는 파편은 “놓치기 전에 잡지 않는 남자애”였을 것 같아요. 이건 사실 겨울로 가는 길목(사고가 난 시점부터)에 가장 뼈저리게 느꼈던 것일 텐데요. 정훈은 그걸 토대로 보운을 자꾸 잡고 가두고 사랑하고 놓아주지 않으려고 멈무처럼 행동하지 않았을까 했어요. 이미 한 번 보운이 정훈을 놓고 숨어버린 전적이 있기 때문에, 보운과의 관계에서 연인이 된 이후로 더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건 아닐까 하고요.
그리고 그에 딱히 회의적이기보다는 “안 잡으면 내가 잡으면 되지” 정도로 보운을 대하고 있지 않을까 싶기도요 (^ ^
어쨌거나 (보운을 향한) 사랑이 너무너무너무 넘쳐 흐르는 정훈이!!!!!!!!!!!!!!!!!
쓸 때마다 행복하고 대리 만족이 되어요… 고냐 복복복 멈무 복복복
여름>겨울>봄>가을
왜 첫 계절이 여름이었어야 했을까?
눈으로 뛰어드는 빛의 예리한 파편이 없었다면, 둘 사이 장면이 세상이 흰빛과 적막에 잠긴 듯한 영화가 되지 않았다면, 뜨겁고 더워서 몸도 머릿속도 버겁지 않았더라면……. 하는 생각을 해보면, 그때 그순간이었기에 둘 사이가 철커덕 맞붙었던 게 분명히 있어요.
귀가 멀 것 같은 더위 한가운데 몰아치는 첫사랑의 기운!
물론 다른 계절에 시작했어도 어떻게든 사랑했겠지만?! 가장 임팩트 있는, 둘에게 영향을 크게 줄 수 있는, 둘이 가장 동요할 수 있는 계절이라면 단연 여름이지 않을까요?
겨울,
서로가 소중하고 애틋한 느낌을, 건조하고 날카롭게 벼려진 파랑을 잔뜩 드러낼 수 있는 격정의 계절이죠. 여름과는 다른 느낌으로 극에 치닫는 감정을 폭풍 같이 몰아치게 되었습니다……. 여름이랑 달라지는 점은, 느슨하게 시작해서 마지막이 꽉 조여드는 여름편과 딱 반대로 꽉 조여들게 시작해서 사랑으로 느슨하게 풀어지는 그 완급을 중요하게 생각했답니다. 차디찬 겨울 황야에서 둘만의 오두막(교실이지만요)으로 이어지는 선이랄까요?!
그러면서도, 여름-봄-가을에 비하자면 확실히 “모노톤”이다, “어딘가 유리된 분위기”다,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에 오프 더 레코드로 너무너무 적절하지 않았나……. 다시 한번 계절 점지해주신 계절들이 다 너무 찰떡이었어요. 딱 여름/봄/가을은 맥락과 분위기가 통하는데 겨울은 살짝 간격이 벌어진 그 느낌이!! 다시 생각해도 오프레로 딱이었어요!!
봄은 본격적인 연애 초기와 상투적이지만 참 잘 어울리는 계절이죠 ^///^ 제가 좋아하는 장소들(아이들이 인천 사람이라니…)을 재구성하고 창조하면서 이리저리 분홍빛으로 끼워넣은 작업이었는데요. 격정과 격정으로 맞부딪히며 서로의 감정을, 서로의 조형을 확인한 아이들이 함께하는 시간선을 걷는 모습이라면 역시 봄의 완만함, 따뜻함, 다정함이 필요하겠어요. 여름과 겨울 뒤에 봄을 배치해서 사랑하는 감정이 더욱 극대화 되었던 것 같네요?! 나를 태웠다가 얼렸다가 녹였다가 하는 아기들아…….
가을은 이 모든 걸 지나온 아이들을 어루만지는 건조하면서도 서늘한 바람일까요. 봄보다는 차분하면서도, 서로를 더 잘 알고 물리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가까워졌으면서도, 사랑하는 이들 사이에 으레 생기곤 하는 긴장감은 존재하는 그런 계절. 또 가을밤은… 그렇잖아요? 무슨 일이 생겨도 이상하지 않은 감정의 틈이 걸음마다 있는 계절이니까요. 가을까지 쭉 내달리는 계절의 선들이 연운과 너무너무너무 어울리고 사랑스럽고, 서사적으로 잘 맞는다고 느껴졌어요. 가을까지 작업하면서 이런 업앤다운과 흐름… 제가 구상했다면 절대 못 했을 거라고(...) 고개를 끄덕이게 됐답니다.
제가 이만큼 뽑아낼 수 있도록 하나하나 섬세한 캐릭터 빌딩과 예쁜 서사로 찾아주셔서 얼마나 감사한지 몰라요 ㅠ///ㅠ
여름의 눈을 제가 12월에 시작해서 1월에 드렸으니… 꼬박 반 년을 넘어가는 시간 쉼 없이 아이들을 쓰고, 그리고, 생각하고…. 정말 행복했습니다 ㅠ///ㅠ 다시 생각해도 이런 장기적이고 전부 다 이어지는 연작을 마음 놓고, 행복하게 작업할 일이 얼마나 있을까 싶네요!!
혹여 제가 이해가 가지 않게 서술했거나, 후에라도 수정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면 언제든 편하게!!
말씀과 연락 부탁드립니다 ^-^ 기쁜 마음으로 적극 수정에 참여하여 출판본(?)이 가장 아름답게 나올 수 있도록 협조하겠습니다!!!!!!!!!!
헉헉 끝내자니 자꾸 아쉬워서 한마디씩 덧붙이게 되는데, 가장 잘 와닿는 말은 아무래도 이것이겠지요… 황연 님, 박호 님, 사삿삿사사ㅏ사사사랑합니다… 저는… 저는 말했어요~!!!!
<끗.>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