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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화: 어둠의 인과율 후기
헤헤 또 이렇게 장문의 글을 슬쩍 넣어드리게 되어서 머쓱하기도 하고 기쁘기도 하네요...! 이건 제가 어둠의 인과율을 작업하면서 나름대로 새롭게 정리한 부분을 곁들인 해석이라고 봐 주시면 되겠습니다~! 여전히 글을 쓴 본인이 직접 해석을 내놓는다는 게 머쓱하기도 하고 걱정도 되지만 부디 즐겁게 읽어주시기를요! 각각의 글을 말할 때는 빛의 인과율/어둠의 인과율로 표기하였고 두 편을 아울러 말할 때는 두 편의 인과율 등으로 나타내었습니다. 0. 이야기의 전개 어둠의 인과율은 빛의 인과율에 대한 신쿠의 대답입니다. 빛의 인과율이 "어둠으로 갚"으라고 말하는 신쿠로부터 끝이 난다면, 이런 질문을 할 수 있을 거예요. 도대체 어둠으로 갚는다는 게 무엇일까? 이것은 그것에 대한 대답, 어둠의 인과율은 신쿠가 생각하는 "빚 갚기", 즉 "히마리가 어둠으로 그에게 속죄하는 방법"을 말하는 이야기입니다. 지나치게 신쿠의 입장에서 쓰였으며 히마리는 따를 수밖에 없는 이야기이기도 합니다. 신쿠는 이야기가 진행되면서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며 읽는 사람에게 "왜 히마리가 나에게 갚아야 하는지"를 증명하려고 노력합니다. "내가 얼마나 고통스러웠는지"를 보여주면서 히마리가 어둠으로 갚는 것은 당연하다는 사실을 일깨워요. 또 스스로에게 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는 원념을 계속해서 되새기고 곱씹어야만 살아갈 수 있는 인물입니다. 처음 악의를 품었던 순간을 조금이라도 잊으면 히마리에게 다시 무너지고 말 테니까요. 그래서 신쿠는 긴 복기를 시작합니다. 1. 제목, 그리고 빛과 어둠에 대해서 우선 제목에 관련해서 이야기를 하지 않을 수 없는데, 이는 신쿠와 히마리의 관계를 가장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구라고 생각했습니다. 인과율은 단순하게 말해서 "모든 일에는 반드시 원인이 있고 그것이 자연의 법칙임"을 뜻하지요. 빛이 있기에 어둠이 있고 어둠이 있어서 빛이 있다.가 쿠마의 골자이자 페어 관계성임을 이야기하고 싶었어요! 후반부의 우측 독백에서도 이러한 표현이 나옵니다. 첨부 이미지 빛이 성스럽다면 어둠도 성스럽고, 빛이 있어 어둠이 있는 것이라면 그 반대도 가능한 것이라고요. 이것이 두 편의 인과율이 대구를 이루는 이유입니다. 두 편의 인과율에서는 빛과 어둠이 상당히 복합적인… 많은 대상을 아울러 이야기합니다. 좋고/나쁨 희망/절망 그냥 빛/그냥 어둠 히마리/신쿠 등등… 다만 빛의 인과율에서 모호한 선의와 악의를 이야기했다면, 어둠의 인과율에서는 대비감에 힘을 실어 주었습니다!! ㄴ 사유는 이게 신쿠의 이야기이기 때문입니다. 히마리 입장에서는 신쿠가 영원히 악인일 수 없지만, 신쿠의 입장에서 본인은 순수한 검정일 것이에요. 마찬가지로 신쿠에게 히마리는 순수한 빛이고, 거기에 어둠을 계속해서 주입하는 것이 순수 흑인 본인입니다. 대부분을 선악의 구분이 없는 그저 빛/그저 어둠에 가깝게 묘사했어요. 히마리/신쿠로 나타낼 때에는 더욱!! 그런 마음이 들게... (인과율은 사실 신쿠를 동정하지 않으면 굉장히 이해하기 힘들어지는 관계이므로, 그에게도 변명의 여지를 꼭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흰색과 검정이라고 하면 착한쪽, 나쁜쪽을 생각하기 쉽지만! 노란색-초록색이라면 어떨까요? 그들은 나란히 있으면 서로를 부각시키면서 어느 한쪽도 나쁘게 보이지 않다... 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두 편의 인과율에서 빛과 어둠도 마찬가지입니다. 다만 빛의 인과율에서 히마리를 대변하는 빛은 어쩐지 "희망, 정결, 좋은 곳"의 이미지를 대표하는 것 같습니다. 그건 빛의 인과율이 히마리의 side에서 쓰였기 때문이라고 생각해요! 그녀는 결코 나쁜 인물이 아니지만, 신쿠와 자신을 (슬프게도) 분리할 줄 알고 정말 선한 의도로 신쿠를 봤던 사람이기도 하고요. 다만 어떤 무지는 죄가 되기도 합니다. 히마리는 신쿠의 생존을 몰랐고, 그게 자의는 아니었지만 그녀의 무지가 한 세계를 무너뜨린 것은 확실해 보입니다. 이 순간 빛이라는 세계는 힘을 잃습니다. 어둠의 인과율에서의 빛은 최대한 평면적인 느낌으로, 묘사는 되지만 어쩐지 정말 쓸모라곤 없어 보이는 느낌으로 작업하고자 노력했습니다. 그 또한 어둠의 인과율이 신쿠의 입장에서 쓰인 글이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신쿠는 어둠을 대변하면서도 계속해서 빛을 좇는 모양새로 묘사됩니다. 처음에는 히마리를 쫓았고, 계승식 이후에는 히마리와 함께했던 "빛이 내리는 공간"을 찾았고, 지금의 신쿠는 어둠의 원동력을 위해 빛을 찾습니다. 히마리에게 빛을 쬐여 준 다음 그에 상응하는 어둠을 갈취하기 위해서요. 여기서 눈치 채셨을지도 모르겠지만! 전편에서 빛이 천수각의 가장 값진 재화였다면, 이번 글에서는 어둠이야말로 신쿠=천수각 그 자체=둘의 세계에서 가장 값진 재화가 됩니다. 어둠이라고 뭉뚱그려 말하지만 신쿠가 "값을 치러야 한다"고 말할 때의 어둠은 곧 히마리의 절망, 고통, 공포 등입니다. 신쿠는 자신의 삶이 나락이라고 믿는 인물이고 이미 한 번의 실패 (계승식 이후 히마리를 “아가씨, 아가씨.......” 하며 찾던 때) 와 유기를 겪었습니다. 그에게 빛은 없느니만 못한 것이고, 좇아도 되돌려받을 수 없는 경지가 되었습니다. 그런데 히마리는 여전히 빛입니다. 그런 순간에서 그가 할 수 있는 방법은 히마리를 어둠으로 끌어내리는 것이 아닐까… 라고 생각했습니다. 다만 히마리는 태생적으로나 후천적으로 길러진 성격으로나 절대 신쿠처럼은 되지 못하겠지요…. 그렇게 하려다간 죽어버릴 것이고, 그래서 정신을 나누어 생활해야만 살 수 있고, 한편으로는 빛을 계속해서 탐닉합니다. 신쿠는 그것을 알고 있기에 빛에 대해 궁리합니다. 보여주었다 없앤다면 더 큰 절망=어둠을 보이는 히마리… 신쿠는 히마리를 살려서 희망을 보여주게 잠시 두고 또 나락으로 떨어트리며 만족을 느낍니다. (과연 만족감만일까요?) 대비는 빛과 어둠이이 아니더라도 새가 운다/지저귄다 등의 상반된 표현(듣는 인물에 따른 상반된 묘사), 목에 힘을 주는 묘사의 타이밍... 등으로도 나타내었습니다. 2. 신쿠에 대해서 어둠의 인과율에서의 표현을 빌리자면, 신쿠는 세 번 태어난 존재입니다. 그러면서 한 번도 자신의 이름을 가지고 살아간 적이 없는 존재이기도 해요. 신쿠라는 이름이 있지만, 그 이름을 불러주는 사람이 없다면/그 이름을 이름으로 불러주지 않는다면 없는 이름이나 마찬가지지요. 유일하게 그를 "신쿠"라고, 존재에 대한 기쁨을 담아 불러준 이는 히마리 뿐이었을 텐데, 히마리를 잃으면서 그는 실재했던 과거까지 부정하게 됩니다. 그래서 세 번째 삶, 어둠으로써의 삶에서 그는 스스로 자신의 이름을 버리고 어둠에 잠식되어 살아가기를 택합니다. 제가 이 캐릭터의 서사를 여러 번 곱씹으면서 발견한 독특한 지점은! 신쿠가… 계승식 이후 어둠의 가주가 되었을 때, 성흔과 자신에게 주어진 나락에서 벗어나려고 하지 않았다는 부분인데요. 이게 생기게 된 계기에 대해 탐구하면서 이런 결론이 나왔던 것 같아요. 이 인물은 너무 여러 번 자기 자신의 존재가 사라지는, 희미해지는, 아예 없어지는 무아의 경험을 했으며 그게 체념을 배우게 했다는... 데까지 생각이 닿았습니다. 증오로 이후 발현하기는 하지만, 사실상 빛의 손을 잡지 않고 어둠에 "체념"했다고도 볼 수 있지요. 개인적으로 작업하면서 신쿠가 너무 가엾기도 하고, 쓰면서 제가 이건 너무하지 않아?(오쿠야의 일이라든가ㅋㅋㅋ) 하며 화가 나기도 하고... 그러면서 공감도 되고, 측은하기도 한 정말 복합적인 캐릭터였습니다. 히마리 또한 그녀의 입장이 너무도 이해가 가면서... 히마리가 가주가 되었을 때 왜 신쿠처럼 행동하지 않았나<에 대한 생각도 했던 것 같아요... 이 부분 굉장히 좋은 포인트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는지 모르겠네요 (ㅋㅋㅋㅋ) 3. 오쿠야와 주변 인물들 주변 인물은 일부러 블러 처리한 것처럼 표현했는데, 오쿠야는 이름을 주었습니다. 이는 신쿠의 열패감을 조금 더 부추기는 느낌이었어요. 신쿠가 작중에서 이름을 제대로 갖추지 못했다는 이야기를 하는데, 기존 이름이 없던 엑스트라 중에서 갑자기 선명하게 솟아나는 이름을 주면 어떨까? 라는 생각에서... 오쿠야 죽었나요? > 네 독백에서 신쿠가 죽여버릴 뻔했다고 말한 부분은 매달 때까진 살아있었기 때문입니다 (...) 히마리를 자신의 증오로 가둘 수 있게 된 지금의 신쿠는 오쿠야에게도 응징할 여력이 남아있지 않을까~ 싶었어요. 게다가 과거의 오쿠야인지라 신쿠가 가주가 되었었다는 사실도 모르며, 천한 놈이 돌아와 난장을 피우더니 집안 분위기를 흐리고 있다! 하지만 무서움... 하지만 천한 놈!! 이런 사고를 반복하는 인물입니다 (ㅠ) 앞에선 신쿠를 거의 마주치지 않으려 했겠지만 뒤에선 분탕을 치고 다니는… 그래서 신쿠가 버튼(!)이 눌렸고 또 하나의 플롯으로 작중에서 전개됩니다. 4. 우측의 목소리 우측의 목소리는 신쿠의 것이기도 하고, 신쿠만의 것은 아니기도 합니다. 히마리도 오락가락(...)하는 정신을 가지고 있지만 신쿠 또한 그렇다고 보았어요. 히마리가 과거의 히마리/현재의 체념한 히마리... 식으로 스위치가 돌아간다면 신쿠는 간부신쿠/급발진하는 악의...로 스위치가 들어간다고 상정하고 넣어보았습니다. 글의 장치로는 환기하는 느낌을 주기도 해서 내심 잘 어울린다고 생각하고 있었어요!! 이펍 파일에서는 이텔릭테로 들어가게 될 것 같습니다 ^///^ 5. 마치며............ ......... 엄청나게....................... 긴 글이 되어버렸습니다... 모쪼록... 즐거우시기를... 제가 제 글에 대해 이렇게 이야기하는 장이 생겨서 좋으면서도... 너무너무 부끄럽네요!!! 쓰면서 히마리에 대한 진술 중에 가장 좋았던 문장을 마지막으로... 톡 놓고 싶어요!!! "그런 훈련을 받은 여자였다." 라는 문장인데... 저는 이것이 히마리의 어린시절부터를 슬쩍 엿볼 수 있게 하는 표현이라고 생각해서 신쿠가 힘을 쓰는 장면에 버티는 히마리와 함께 꼭! 넣고 싶었답니다... ^///^ 이렇게 쓰게 되서 기쁘군요... 또 제가 문장마다에 애정을 담은 것 같다고 말씀해주셨는데 정말로 그랬습니다...!! 정말로 열심히 두 캐릭터를 따라가면서, 이전에는 히마리에게 애틋함을 느꼈다면 이번에는 신쿠에게 동정과 분노를 느끼며 작업했어요!! 정말 두 캐릭터를 애정하고!!! 서사를... 이걸 응원... 을 해도 되나...? 싶지만... 저는 자극을 추구하니까는... 좋네요... 맛있어요... 헤헤... 여기까지 읽어 주시다니... 감사합니다... 꾸벅 꾸벅... 좋아해주셔서 너무너무 기쁘고 행복해요......♥ 제가 작업을 계속하는 원동력 중 하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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