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리즈로 돌아가기
6화: 그림자와 그림자가 겹치는 순간
안녕하세요! 조금 늦은 인사를 드리게 된 얌입니다 _ _) 시간이 여의치 않아서 답도 없이 덜컥 늦어버리고 말았는데, 먼저 사과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꼬오옥 하고 싶은 이야기를 전달드리고 싶은 마음에 ㅠ_ㅠ 염치 없지만 한 자씩 글을 써보게 되었어요. 벌써 인과율로 세 편이라니 감회가 남다른데요?! 한 갈래의 이야기에서 이렇게 다양한 어나더 유니버스를 창조하시는 쿠마 오너님들 너무너무 대단합니다… 저는 시나리오의 A/B/C루트 갈라서 생각해본 적이 없는 것 같은데 인과율들 작업하면서 많이 배웠어요(?) 이번에도 부디 쿠마에 대한 저의 마음이 전해지길 바라면서… 시작해보도록 하겠습니다! 망량의 인과율 사실 망량을 처음 생각했던 건 앞선 두 시리즈에서 빛과 어둠의 대비가 교차했기 때문에, 짧은 지식으로나마 장자를 빌려오면서부터였습니다 ^ ^) 독립된 주체 하나, 어떤 하나도 그냥 독단적인 하나로만은 존재하지 않고 인과가 있다는 데서 착안했다고 볼 수 있겠네요. 왜인지 쿠마의 관계를 잘 나타내는 말 같았어요! 신쿠와 히마리는 서로가 서로의 원인과 결과이기 때문에, 이전 작업물들에서도 빛과 그림자라는 대비로 얽혔고, 이번에는 보다 더 찐한 본딩으로 그림자-그림자의 인과가 되어 돌아왔습니다. 사실 망량은 발음이 같은 다른 뜻 또한 존재하는데, 이 망량魍魎은 물귀신의 일종이라고 해요. 이 귀신의 모습을 살펴보면 [망량은 세살먹은 어린아이와 같다. 피부색은 검붉고 눈은 새빨간데 귀가 길고 머리카락이 아름답다.]고 하는데… 응? 신쿠잖아 이거(ㅋㅋㅋㅋㅋㅋ) 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제목의 각주에서 한자를 명시하고는 있지만 중의적으로 해석할 수 있다고도 생각했어요. 정말 신기한 우연이고 만물은 쿠마고 쿠마는 이어져있고 그래서 짱이다…(?) 망량罔兩의 인과율 신쿠와 히마리의 각자 이야기가 아닌 두 사람의 이야기가 됩니다. 빛/어둠의 인과율이 서로에게 보내는 회한과 거절, 답 등이었다면 망량의 인과율은 둘 사이에 끊임없이 벌어지는 절망적인 이야기들을 담았어요. 천수각으로 다시 되돌아가지 않는 선택지가 있었던 히마리와 그런 히마리를 놓아주는 선택지‘도’ 있었던 신쿠의 이야기입니다. 두 사람 모두 그 선택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망량의 인과율이 시작되게 되지요… 서로가 서로에게 끊임없이 (악)영향을 미치면서 나락으로 굴러 떨어지는… 그러나 누구의 탓도 할 수 없는 미친 상황에 어울리는 제목인 것 같았어요. 망량魍魎의 인과율 여기에서 망량은 신쿠만을 가리키는 말이 되겠네요. 저는 어떻게든 자신의 위치로 히마리를 끌어 내리려는 모습이 물귀신과 굉장히 흡사하다고 생각했어요. 또한 어린아이 모습을 하고 있다는 망량을, 신쿠의 어린아이와 같은 이기심, 독단적이고 자기중심적인 분노로 해석해보았습니다. 그림자는 몸을 떠날 수 없다. 히마리는 자신이 악령의 그늘임을 알았다. 이런 문장으로 시작하는데, 여기서 시간적 배경은 맨 뒷부분을 ‘지나온’ 히마리입니다. 그래서 이 구조는 [미래-먼 과거-과거-현재] 순으로 진행되어요. 물론 [미래] 부분은 딱 한 문단으로 끝나버리지만 히마리가 천수각에서 영원히 신쿠와 함께하고 그의 종으로서 지내는 인생에 서서히 감화됨을 말하고자 했습니다. 신쿠 저는 신쿠를 너무너무 사랑하는데요 (ㅠ ㅠ) 사실 신쿠 이야기를 생각하면 마음이 아프고 참 속상한 부분이 많아요. 이 캐릭터가 망가지게 된 사유라거나 하는 것들이 사실 되게 사소한 부분이 많거든요. 혼자 일어나는 방법을 알았더라면 이렇게까지 망하진 않았을 텐데… 싶기도 하고, 세계이자 전부였던 인간이 자신을 져버렸다는 사건(오해일지언정)이 얼마나 커다란 일인지……. 작업할 때마다 안쓰러움과 슬픔이 마구 범람하지만, 이번 글에서는 신쿠를 동정하는 대신 신쿠의 행동과 인과에 집중하려고 했습니다. 이번 글은 쿠마의 이야기지만 신쿠의 시점이 나오지 않는데요! 이 부분은 특히 신경을 썼답니다. 아무래도 마지막에 신쿠가 히마리에게 폭력을 선사하는데, 그 방식이 성적으로 끌어내리는 일이기 때문에 신쿠의 시점에서 합리화나 그걸 받아들이는 장면이 나오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어요. 그게 신쿠를 보호하는 일이기도 하고 제가 신쿠를 사랑하는 방법이기도 했답니다 S2 첨부 이미지 눈치 채셨는지 모르겠지만 이 부분은 <어둠의 인과율>에서 히마리가 말한 첨부 이미지 에 대한, 이번 시간선에서의 신쿠의 리벤지입니다. (…) 나만 어둠이 아니야, 이제는 너도 어둠이야. (그래서 이 둘은 망량이 되고) 하는 어린애 같은 티배깅일 수 있겠네요. 제가 사랑하는 신쿠의 모먼트는 이런 건데요! 첨부 이미지 이 질문에서 히마리가 ‘달아나겠다’고 대답했으면 신쿠는 정말 놓아줬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시점에서 신쿠는 타임워프를 예정에 두고 있었기 때문에, 지금 때묻지 않고 아무것도 모르는 히마리에게 약간의 애정이 남아 있었을 것 같았어요. 그런데 히마리가 여기서 전력으로 부딪쳐오면서 신쿠 또한 궤를 달리하게 됩니다. 아주 조그맣게 남아있던 애정의 영역이 좁아지고, 실패하고 몰락하고 병든 자신을 더 선명하게 드러나도록 하는 히마리의 존재에 증오를 앓게 되어요. 그래서 이 짧게 나오는 신쿠의 모먼트에 공을 많이 들였습니다. 그 뒤로는 아시다시피 멘헤라의 질주(ㅠㅠ)가 되기에…. 그리고 히마리의 시점으로 진행되는 만큼, 히마리에게는 ‘행동과 태도, 대사’로 애정을 쏟았다면… 신쿠에게는 ‘묘사’로 애정을 드러냈습니다. 천수각의 가주이자 악령, 악한, 악신 그 자체인 신쿠를 묘사하기 위해서 온갖 간지를 퍼부었어요……. 신쿠야 이모 정말 노력했고 너를 사랑한단다. 미워하지 말아주렴 (ㅠ ㅠ) 히마리 전 정말로 아가씨 캐릭터가 좋습니다. 시대에 다소 맞지 않는 사상, 2024년에 이런 생각을 하는 커미주가 있다니 대상을 받은 저 얌이, 정말 피를 흘리는 심정으로 히마리의 행동을 고민했답니다…. 말씀해주신 것처럼 인력거꾼이나 목욕 시중을 들 때 신쿠를 대하는 장면에서 절정으로 치달았고, 제가 강조한 포인트들을 어쩜 그렇게 쏙쏙 짚어서 말씀해주시는지 (ㅠ ㅠ) 놀라울 따름이에요. 첨부 이미지 이런 부분에서는 히마리가 예전에 신쿠를 어떻게 대했는지도 슬쩍 드러나게 했습니다. 히마리가 신쿠를 아무리 귀애했다지만, 그들은 신분적으로나 (그 시대 기준) 질적으로나 차이가 많이 있었겠죠. 그래서 신쿠는 알게모르게 종으로 살면서 대미지를 누적했을 것 같아요. 그런 열등감(납작하게 해석하자면…)을 직격으로 건드리는 말들을 히마리는 아무렇지도 않게 해댑니다. 이건 히마리가 나이브한 부분이기도 한데요, 아가씨라면 이런 게 있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똑똑함과는 별개의 이야기입니다. 히마리는 영특하고 똑똑하지만, 기득권으로 산 삶 때문에 동시에 나이브합니다. 진짜 밑바닥을 잘 몰라요. 황야에서의 시간도 밑바닥은 아니었지요. 히마리는 의도하지 않은 부분에서까지 신쿠와는 너무도 다릅니다. 신쿠 같은 계급의 사람들과도 달랐어요. 약자를 보면 연민을 느끼지만, 그 약자의 더러운 맨발을 보면 역겨움 또한 느끼는 그런 사람일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런 나이브한 면이 빛이기도 하면서(때묻지 않은) 신쿠를 건드리는 빛나는 칼날이기도 했던 거겠지요. 씬(…?)이 끝나고 난 뒤 다시 맨 앞으로 돌아간다고 생각하며 글을 쓰면서도, 히마리가 나중에 어떻게 될지를 자꾸 생각하게 되었는데요. 아마 히마리의 마음은 많이 꺾였겠으나 조금 다른 방향으로나마 신쿠에게 종속되어 살아가겠구나… 싶었습니다. 그리고 신쿠는 비슷한 일이 생길 때마다, 혹은 주기적으로 같은 행위를 반복할지도 모르겠다고도 짐작했어요. 앞선 인과율들에서는 감정적으로 본딩된다면 육체적으로 본딩되는 과정을 거치지 않을까 싶었습니다. 그래서 쌍방으로 조금도 사랑하지 않으면서 증오와 육체로 엮이는 쿠마… 이렇게까지 나갔다면 저 너무 뇌절인가요?! 근데 당신들이 먼저 (끌려나가는 커미주…) 첨부 이미지 또 마지막으로 말하고 싶은 건 이 부분의 히마리 감정에 대해서인데요… 히마리는 앞서 첨부 이미지 이런 진술을 한 바 있습니다. 두려움을 견딜 줄 아는 고고한 난 같은 아가씨가 바로 히마리죠. 그래서 끝까지 히마리는 두려움보다는 버티기를 선택하는데 마지막에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제게 폭력을 직접적으로 행사하는 신쿠를 받아내면서도, 두렵다기보다는 고통스럽고 불쾌함만을 드러내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었습니다. 그리고 심지어는 마지막의 신쿠 얼굴을 보면서 어쩐지 연민을 느끼기까지… (묘사에서 와닿으셨을진 모르겠지만 히마리의 시선이 듬뿍 담긴 문장들인지라, 저는 그런 마음일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진심으로 신쿠에 의해 무너지고 몰락하면서도 떡 붙어서 그의 옆에 살아갈 운명이 된, 망량의 인과율이란 이런 모습이겠구나 하고 쓴 핵심 장면이었습니다 (^ ^ ) 빛의 기둥에서 망량으로 끌어내려지기까지의 과정이 정말로 험난했네요. 그래서 다시 첫 문단으로 돌아가면, 망량이 된-그림자의 그림자, 그림자의 종-히마리가 있습니다. 이런 식의 흐름이네요. 이것저것 쓰면서도 이런 것까지 괜찮을까… 원하시는 게 이게 맞을까… 하면서 반신반의했지만, 저는 마지막 검은 네모(■)를 찍으면서 꽤 만족했습니다. (히마리:왜?!) 그 뒤로도 수정을 거듭 거치면서 혹여나 제가 두 인물을 좋지 않은 방향으로, 누군가 더 나쁘고 누군가가 더 나은 사람처럼 표현했을까봐 검토했는데, 그럭저럭 문제 없이 잘 마무리된 것 같아서 기쁩니다 ^-^ 이 글은 ‘망량’의 인과율이기 때문에 누구 한쪽이 일방적으로 너무 세거나 크면 안 되어서… 그 밸런스가 잘 맞았는지에 대한 불확실함과의 싸움이었네요. 부디 잘 되었길…. 첨부 이미지 이렇게 사랑할 줄 아는 아기인데 제가 무슨 짓을 저지른 걸까요…. 얌: 저 저는 좋지만 (히마리: 왜?!) 행위 장면에 대해서… 사실 가장 오랜 시간을 들여서 작업한 부분입니다. 어떻게 하면 더 무서울 수 있을까, 더 충격적일 수 있을까… 를 생각한 것도 맞는데, 후에 가서는 그냥 히마리와 신쿠 자체에 이입하게 되었네요. 히마리가 경악과 고통이었다면 신쿠는 어떤 마음이었을까요. 아마 성적 반응은 조금도 올라오지 않았을 것 같네요. 배 속이 뒤틀리면서도 머리는 아주 뜨거워졌을까요. 즐거움보다는 자해에 가까운 흥분(성적X)이 휘몰아치지 않았을까요. 그러면서도 히마리의 모든 것을 샅샅이 흡수하듯이 살펴보았을 거예요. 그런데 이 남자 이거 어떻게 알았을까… 생각도 해보았는데 아마 모든 미친 일이 있기 전이 아니었을까요?! 천수각도 나름대로 고요하고, 일하는 사람도 많았을 시절에요. 귀족들은 상스러운 걸 숨어서 돌려 본다지만 하인들은 그네들끼리 수근덕거리며 말하고 배우고 그랬을 것 같아요. 그래서 신쿠도 그쯤 언저리에 어떻게 듣게 되었고… 첨부 이미지 여기서 약간 긁혔을 것 같습니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렸던 신쿠는 정말 그런 적이 한 번은 있었을 것 같기도… 그러니까 히마리를 욕정의 대상으로 봤다기보다는, 성을 막 인지한 신쿠에게 다가온 이성의 육체가 히마리였던 그런 결로요. (뇌절 죄송합니다… 하지만 님들이 먼저!) 첨부 이미지 저 이거 옷을 다 가운으로 써놔서 마지막 검수 때 비명지르고 고쳤습니다. Gown…. 첨부 이미지 근데 여기는 약간 섹시하고 싶었어요… 히마리도 뭔가를 느꼈으면. 첨부 이미지 라고 말했는데 첨부 이미지 대답하면서 조금의 모멸과 수치도 느끼지 않는 아가씨 첨부 이미지 그래서 신쿠가 이런 고뇌를 하게 만들기도 하네요. 첨부 이미지 히마리 정말 예쁜 것 같아요 뼈를 깎는 심정으로 슥삭삭 썼던 부분이네요… 아름답고 귀여운 아기 아가씨… 그러면서도 성숙해져서, 여인의 모습을 뿜어내는 그런 아가씨네요. 마치며 이번에도 저와 함께 달려와주시고 또 즐겁게 읽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기다리셨던 만큼 잘 해내고 싶었는데, 가슴 졸였던 것이 무색하게 좋아해주셔서 행복하네요 ㅎ///ㅎ 내용은 분명히 어두웠지만… 쿠마의 다른 이야기를 생각한 것 만큼 담아냈다고!! 그러니까 꽤 괜찮다고!! 생각 중이기도 하고, 이 또한 쿠마니까요…S2 신쿠, 히마리, 정말 어둡고 치열하게 애정했습니다. 오리지널이라든가 안 망한 세계도 분명 있다고… 있다고 하신 거예요… 네…? 저 믿어요…? (꼭 넣지 않더라도) 제발 보여주세요…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 근데 망한 세계여서 좋은 점도 있지 않나 싶기도 하고요 (네! 왜요?) 아무튼… 정말 정말 즐거운 작업이었고 아직도 쿠마의 이야기가 너무너무 궁금합니다… 더 있으면 언제든 제게 Give Me… 늦은 시간에 불쑥 문서를 보내게 되어 마음이 불편하지마는!! 편하실 때 즐겁게 읽어주신다면 기쁠 것 같습니다S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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