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
욕망의 형태
내가 바라는 것은 당신의 사랑.
2023-01-25
KPC. 하민이 · PC. 고희진

그러나 내가 바라는 것은 그것이 아닙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당신의 사랑.
당신과 같은 인간으로 사랑받기를 바랄 뿐입니다.

230124
 
 
KPC 하민이 PC 고희진
 
 
???:고희진 님... 고희진 님, 괜찮으세요?
 
문득 눈을 뜨면 누군가가
 
당신의 머리카락을 정성스레 빗고 있습니다.
 
이 상황이 이해가 가질 않아 눈을 깜빡이면,
 
화려한 예복을 입은 채 앉아있는 당신의 모습이 거울에 비칩니다.
 
 
???:준비 시간이 길어서 피곤하시죠?
하지만 오늘은 희진 님이 주인공이시잖아요. 드디어 결혼식이라구요!
그러니까 조금만 기운 내시고, 힘내세요!
 
아무래도 이것은 당신의 결혼식이고,
 
당신의 머리카락을 정돈하는 사람은 결혼식을 돕는 사용인인 모양입니다.
 
사용인의 이름을 알기는커녕 얼굴조차 낯설지만
 
당신은 그러려니 이 모든 상황을 수긍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아무리 기억을 더듬어도,
 
결혼식을 올리는 상대의 얼굴이 떠오르지 않는데도요.
 
정략결혼.
 
애초에 상대의 얼굴조차 보지 못하고 올리는 식입니다.
 
당신이 배우자의 얼굴을 떠올리지 못하는 것도 당연합니다.
 
메이드:하민이 주인님께서는 준비를 마치시고 고희진 님을 기다리고 계세요.
떨리지는 않으세요?
 
낯선 이름입니다.
 
부르기는 커녕,
 
듣는 것조차 어색할 정도로요.
 
고희진:(하민이... 속으로 어색한 이름을 몇 번 되뇌어보다) 그분은 떨리신다고 하나요?
 
메이드:어머, 결혼식날 안떨리는 신랑, 신부가 있을까요~? 워낙 무뚝뚝한 분이시지만 분명 떨리실 거예요.
 
고희진:...그럴까요. 네, 저도 조금은 떨리는 것 같네요. (오히려 긴장에 가깝지 않을까 싶지만...)
 
메이드:후후... 너무 걱정 마시고! 자, 다 되었어요. 이만 식장으로 가볼까요?
 
고희진:(제 모습을 거울에 비춰 한번 확인하곤 작게 고개를 끄덕이며 자리에서 일어난다.)
 
안내를 받아 식장으로 나가면
 
무안할 정도로 장내가 허전합니다.
 
은은하게 촛불로 밝힌 장내에는
 
생화로 장식해 싱그러운 꽃향기가 나고,
 
누군가 연주하는 피아노곡이 흘러나옵니다.
 
하지만 그뿐입니다.
 
식장에 들어선 당신을 반기 는 이는 아무도 없습니다.
 
모두에게 축복받고,
 
행복해야 할 결혼식인데.
 
당신을 축복하며 박수쳐 줄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외로운 길 끝에는 당신의 결혼 상대,
 
하민이가 서 있을 뿐입니다.
 
아무리 팔려오듯 정략결혼을 한다지만,
 
다른 무엇도 아닌 결혼식을 이렇게 하게 될 줄 알았을까요
 
결혼 상대측의 귀빈 자리 역시 허전합니다.
 
언뜻 보아도 사용인으로 보이는 사람 몇 명이
 
박수를 치고 있을 뿐입니다.
 
넓고도 화려한 결혼식장에
 
쓸쓸한 박수 소리만 울려 퍼집니다.
 
앞으로 긴 시간을,
 
어쩌면 평생을 함께하게 될 배우자를
 
결혼식 당일에 보는 당신의 처지도 기구합니다.
 
하민이는 당신을 보고 슬며시 웃고 있습니다.
 
당신은 어떤 표정을 짓고 있나요?
 
고희진:(하긴, 절차를 밟는데 많은 사람이 필요한 것은 아니지. 축복을 받을만큼 진실된 식은 아니었음을 다시금 상기하고 고개를 들었다. 그래도 이 결혼에 거부감을 가진 것 같진 않은 눈앞의 얼굴에 안심하며, 자신도 살짝 웃음을 지었다.)
 
주례조차 없는 허전한 결혼식입니다.
 
사용인의 안내를 받아 하민이의 옆으로 가면,
 
민이가 당신을 마주 보고 손을 잡습니다.
 
그가 먼저 서약을 합니다.
 
평생을 함께하겠다는 맹세의 서약.
 
하민이:나와 당신이 정략결혼에 의해 이곳에 서 있게 되었다는 것을 압니다.
하지만 나는 명예도, 재물도 바라지 않습니다.
내가 바라는 건 그것이 아닙니다.
내가 바라는 것은 당신의 사랑뿐이에요.
당신과 같은 인간으로 사랑받기를 바랄 뿐입니다.
 
이에 희진이는 대답할 수도 있을 겁니다.
 
혹은 대답하지 않을 수도 있을 테고요.
 
민이는 희진이의 대답을 기다리다 맞잡은 손을 그대로 당겨
 
입을 맞춥니다.
 
입술을 지그시 누르고,
 
혀로 당신의 입술을 천천히 벌려
 
안으로 미끄러져 들어옵니다.
 
어쩐지 입안이,
 
이어서 목 안이 뜨겁습니다.
 
이윽고 서로의 입술이 멀어지고,
 
민이가 준비한 반지를 서로 나눠 낍니다.
 
텅 빈 식장 안에 사용인들의 박수 소리가 작게 울립니다.
 
이렇게 형식뿐인 결혼식이 끝이 납니다.
 
식은 순식간에 마무리되었습니다.
 
그야 떠들썩하게 결혼식 주인공들을 반길 내빈들은 한 명도 없었으니까요.
 
희진이가 던진 부케도 민이의 사용인 중 한 명이 머쓱하게 받았을 뿐입니다.
 
피로연은 화려했지만,
 
조촐했습니다.
 
은은한 촛불로 불을 밝힌 가운데
 
화려한 레이스 식탁보를 펼쳐놓은 테이블에 앉은 사람은
 
민이와 희진이, 두 사람뿐이었으니까요.
 
사용인이 내어오는 코스요리는 에피타이저부터 디저트까지
 
어느 것 하나 나무랄 것 없이 완벽했지만
 
정작 그 훌륭한 음식이 제대로 입에 들어가긴 한 건지,
 
맛도 느끼지 못할 만큼 시간은 얼렁뚱땅 지나갔습니다.
 
아주 만족스럽고, 행복한 결혼식이 되었을지도 모릅니다.
 
오늘 처음 보는 사람과,
 
그 누구의 축복도 받지 못한 채 올리는 결혼식만 아니었다면.
 
앞으로 함께 지낼 곳이라며 민이가 저택을 구경시켜줍니다.
 
희진이가 생전 누리지 못했던 호화스러운 저택이건만,
 
왜 마음은 편하지가 않을까요.
 
하민이:(너를 데리고 앞서 걸으며 저택 구경을 시켜준다. 3층 복도 끝을 향하며 너에게 넌지시 말을 건넨다.) ...어때요, 마음에 드나요? 여기가 이제 당신이 살 곳입니다.
 
고희진:(이렇게 직접 구경시켜줄 줄은 몰랐는데. 느릿한 걸음으로 네 뒤를 따르며 호화로운 저택 내부를 둘러본다.) ...멋진 곳이네요. 당신은 이전부터 여기서 지냈나요?
 
하민이:마음에 드신 것 같아 다행입니다. (저택 구경을 하는 널 잠시 보다가 이어지는 말에 조심스레 말을 붙인다.) ...그렇습니다. 여기서 나고 자랐죠. 혹시 제가 희진 씨...라고 부르면 어색할까요?
 
고희진:(네 조심스러운 태도에 옅게 웃으며) 글쎄요. 결혼한 사이에 어색함을 따지는 것도 조금 우습죠. ...민이 씨. (편한대로 불러주세요, 덧붙이며 고개를 돌리는 네 등을 바라보다 걸음을 좀 더 빨리해 네 옆으로 다가선다.) 저기, 얼굴을 좀 보여줄래요? 결혼식 때도, 식사 때도 긴장 때문에 제대로 못 본 것 같거든요.
 
하민이:(문득 다가온 네 행동에 살짝 움찔했지만 고개를 네 쪽으로 돌려 지긋이 바라본다. 어둠 속에서 유독 밝은 눈동자가 반짝여 보일테지. 그대로 입꼬리를 살짝 당겨 웃는다.) ...긴장하신 줄은 몰랐습니다. 그래서, 남편 얼굴은 어떻던가요?
 
고희진:(가뜩이나 어둑한 주변에, 어두운 네 머리칼이나 피부가 눈에 잘 들어오는 것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 어둠 속에서도 반짝이는 눈을 천천히 들여다보며 입을 달싹였다.) 긴장해요. ...결혼은 처음인걸요. (이어지는 질문에 뜸을 들였다.) 음, ...아까운 얼굴이네요. 찾는 영애가 많았을 것 같은데...
 
하민이:(네 말에 나직하게 웃는 소리를 내곤) 마음에 드시나 봅니다. ...저는 희진 씨야말로 아름답다고 생각했습니다. (덤덤하게 말하곤 옆에 선 너와 걸음을 맞춘다.)
(복도 끝에 다다르자 방 문을 열어주며) 이곳이 희진 씨 방입니다. ...곧 사용인이 찾아와 목욕을 도울 거예요. 부디, 편히 쉬고 계시길. (네 손을 부드럽게 잡아올려 손등에 입을 맞춘다.)
 
고희진:(진심일까? 아니면 듣기 좋으라고 하는 소리일까. 마음에 없는 말을 하는 사람은 아닐 것 같은데. 오히려 너무 덤덤해서 속내가 짐작이 가지 않는 말을 몇번 곱씹다 방 앞에 멈춰선다. 손등 위에 가볍게 닿았다 떨어지는 온기를 그대로 눈에 담으며 마른 입술을 적셨다. 방은 따로 쓰는구나. 하긴 그렇겠지.) 데려다 줘서 고마워요.
 
하민이:(가볍게 눈 인사를 하곤 발걸음을 돌린다.)
 
희진이는 메이드의 시중을 받으며 목욕을 마치고
 
다시 침실에 들어섭니다.
 
메이드가 첫날 밤이라며 매혹적인 향이 나는 향유까지 발라주었지만,
 
어째선지 민이는 나타 나지 않습니다.
 
혼자 눕기엔 부담스러울 정도로 커다란 침대에서 아무리 기다려 봐도….
 
깜짝 잠이 들었을까요.
 
침대에 걸터앉은 채로 꾸벅 고개가 돌아가던 그때,
 
문이 천천히 열립니다.
 
놀라서 돌아보면 침실에 들어온 이는
 
민이가 아닌 메이드입니다.
 
메이드가 무척이나 송구스러운 얼굴로
 
메이드:주인님께서 고희진 님의 잠잘 준비를 도우라고 하셔서......
 
하며 말끝을 흐립니다.
 
그러고는 희진이의 침대를 한 번 정리하고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아로마 향을 피워두고
 
재빨리 방을 나갑니다.
 
오히려 잘된 일일까요?
 
어차피 마음에도 없는 결혼이었습니다.
 
희진이 본인 의 의견은 조금도 반영되지 않은,
 
상대의 얼굴조차 알지 못한 채로 하는 정략결혼.
 
첫날 밤을 기대했던 걸까요.
 
모르겠습니다.
 
싱숭생숭한 기분으로 누우면
 
아까와는 달리 몸이 축 늘어집니다.
 
하기야 많은 일이 있었던 하루였습니다.
 
자기도 모르게 긴장하고 있었을지도요.
 
아는 사람이라곤 하나도 없는 이 저택에 적응하려면
 
푹 자두는 게 좋을 겁니다.
 
고희진:(미묘한 기분에 시선을 천장에 두었다. 오늘 어떤 행동을 했더라. 어딘가 밉보였나. 그렇다면 부담스러울 수도 있었겠다... 하지만 그럼에도, 티는 내지 않는 사람이구나. 여러 생각에 쉽게 잠에 들지 못한 채 뒤척이다 겨우 눈을 감는다.)
 
희진이는 많은 생각을 하며 잠에 듭니다.
 
-----
 
식을 올린 후 희진이가 지내게 된 곳은 민이의 대저택.
 
희진이와 민이만 머무르는 곳인데도 방만 수십 개에,
 
면적은 성을 방불케 할 정도의 엄청난 규모의 건물입니다.
 
크기만 큰가요?
 
애초 한 영주의 성으로 쓰이던 건물을 당대의 내로라 하는 건축가가 보수하여
 
우아한 인테리어를 자랑합니다.
 
희진이는 그 어떤 방에든 드나들 수 있고,
 
갖고 싶은 것이라면 요구하는 즉시 사용인이 눈앞에 대령합니다.
 
부족함이라곤 전혀 없는 풍요로운 생활.
 
하지만 그럼에도 마음 한구석이 서늘한 것은.
 
이 모든 것이 민이의 소유이고
 
희진이는 저택 밖으로 나가는 것조차 허락받을 수 없다는 현실 때문일까요.
 
얼굴도 보지 못한 채로 정략결혼을 하기는 했지만,
 
우려와는 달리 민이는 괜찮은 사람이었습니다.
 
식사는 꼬박꼬박 희진이와 함께했고,
 
무리한 부탁이 아니라면
 
희진이의 요구는 무엇이든 들어주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심지어는 함께 식사하는 시간만 내어준다면,
 
희진이가 무얼 하든 간섭조차 하지 않았습니다.
 
하루 종일 침대에서 뒹굴며 놀더라도요!
 
하지만 괴팍하다고밖엔 말할 수 없는 묘한 면도 있었습니다.
 
먼저, 민이에게는 지병이 있어
 
오래 햇볕을 쬐어서는 안 되기에
 
대부분의 시간을 저택에서 보내고,
 
업무도 개인 서재에서 처리한다고 합니다.
 
그 때문에 자신의 배우자인 희진이도 밖에 나가지 않길 바란다고요.
 
무슨 상관인가 싶지만,
 
저택에는 창문마다 항상 암막 커튼이 쳐져 있고
 
문에는 자물쇠가 걸려 있습니다.
 
게다가 밤에는 아무도 본인 방에 출입하지 말라는 규칙까지.
 
이 외에도 많은 괴상한 행동들이 있지만,
 
가장 이상한 건….
 
희진이와 잠자리 조차 함께 하지 않는다는 겁니다!
 
섹스는커녕 한 침대에서 잠드는 경우조차 없습니다.
 
어쩌면 희진이에겐 희소식일지도 모르지만,
 
그것과는 별개로 이상하다고 볼 수밖에요.
 
하다못해 애정이 없더라도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후사조차 원하지 않는다는 걸까요?
 
-----
 
어느덧 시간은 흘러 결혼 1주년을 4일 앞두고 있습니다.
 
눈을 뜨니 어느새 아침입니다.
 
오늘도 저택에서 똑같이 따분한 시간을 보내야겠죠.
 
어디로 가볼까요?
 
고희진:(일어나서 익숙해진 방을 천천히 눈으로 훑는다.)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희진이의 침실입니다.
 
민이와는 각방을 사용하므로 오직 희진이만 사용하는 공간입니다.
 
기본적으로 침대, 책상, 수납장 정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공간은 무척 넓으므로 화분을 갖다 두거나 액자를 거는 등 마음대로 꾸며도 괜찮겠네요.
 
고희진:(침대를 정돈한다.)
 
아침이 되어 희진이는 침대를 정돈합니다.
 
관찰 판정
 
고희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베개 커버에 핏자국이 남아있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자던 도중에 묻은 걸까 싶지만,
 
아무리 구석구석 살펴봐도
 
희진이에게는 이렇게 피가 날 만한 상처가 없습니다.
 
고희진:... (일단 베개 커버를 벗기고 수납장 쪽을 본다.)
 
양초와 오일이 담긴 유리병이 넉넉하게 마련되어 있습니다.
 
고풍스러운 디자인의 캔들 홀더와 성냥,
 
크리스털 조각상도 보기 좋게 진열되어 있습니다.
 
색도 모양새도 화려해서 장식으로도 모자람이 없습니다.
 
좋은 향이 나는 초와 아로마 오일이라고 하네요.
 
피워두거나 몸에 바르면 마음을 안정시킬 수 있다고 합니다.
 
평소에도 잠을 청할 적이면 메이드가 피워두곤 합니다.
 
관찰 판정
 
고희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장식장을 가득 채운 유리병 중 무늬가 있는 것이 보입니다.
 
꺼내 들면 병 자체에 음각이 들어가 있는 것이 보입니다.
 
다른 유리병들은 라벨 하나 없이 깨끗한데
 
이 병 하나에는 작게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라고 적혀 있는데….
 
이 향의 이름일까요?
 
고희진:(뚜껑을 열어 향을 맡아본다.)
 
향을 맡아보면,
 
몸이 축... 늘어지는 기분입니다.
 
고희진:...(다시 뚜껑을 닫자...)
 
몸을 편안하게 해주는 향일까요?
 
희진이는 뚜껑을 닫고 다시 장식장에 넣어둡니다.
 
고희진:(늘어지는 몸을 가눌 겸 방을 한 바퀴 둘러본다.)
 
희진이가 방을 전체적으로 둘러보자,
 
문득 이상한 점을 깨닫습니다.
 
그러고보니, 희진이의 침실에는 창문이 하나도 없습니다.
 
지능 판정
 
고희진: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80
판정결과: 보통 성공
 
희진이의 방은 저택에 있는 그 많은 방중에
 
유일하게 창문이 없는 방이라는 것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똑, 똑. 문을 두드리는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메이드:희진 님, 일어나셨나요?
 
고희진:...들어오세요.
 
메이드:(문을 열고 들어와 밝게 인사를 한다.) 식사 준비가 다 되어가서 모시러 왔어요. 잠은 잘 주무셨나요?
 
고희진:아, 내려갈게요. (옷매무새를 정리하며 대꾸한다.) 네... 하지만 방에 창이 없어서 가끔 해가 뜬 줄도 모르고 너무 푹 자게 되네요. (흘끔) 뭔가 이유라도 있는 건가요?
 
메이드:아, 아무래도 주인님께서 지병이 있으시다보니... (사용인의 입장에서도 잘 모르겠는지 말을 흐린다.) 그래도 제가 매일 깨워드리러 올게요! 푹 주무시는 것도 좋지만요.
 
고희진:그렇군요... 알겠습니다, 늘 고마워요. (하긴, 이 방이 제것이 되기 전에는 제법 자주 들렀을 지도 모르지. 조금 납득하며 방을 나선다.)
 
메이드는 희진이를 식당으로 안내합니다.
 
희진이와 민이가 식사하는 공간입니다.
 
그런 것치고는 굉장히 넓지만요.
 
테이블은 서로 손을 뻗으면 닿도록 아담한 크기입니다.
 
테이블보는 단아한 레이스 자수가 새겨진 것으로 매일 갈아 끼워집니다.
 
메이드의 시중을 받으며 테이블에 앉으면,
 
곧 식기가 앞에 놓입니다.
 
맞은편 은 민이의 자리인데,
 
아직 나타나지 않습니다.
 
고희진:(먼저 식기를 들기 애매한지 잠시 머뭇거리다 메이드에게 넌지시 묻는다.) 저, 민이 씨는요?
 
메이드:(넉살 좋게 웃으며) 모르셨군요. 주인님께서는 직접 식사 준비를 하시기도 한답니다.
 
곧 식당 한쪽의 문이 열립니다.
 
저쪽은 주방인데….
 
무심코 고개를 돌리면,
 
민이가 직접 트레이를 끌고 나타납니다.
 
주방장은 빈손을 머슥하게 꼼지락거리며 뒤따르네요.
 
주방장이 서빙만은 자신이 하겠다면서
 
민이를 애써서 테이블 앞에 앉힙니다.
 
 
주방장:오랜 취미이십니다. 오늘은 서빙까지 직접 하겠다고 하시기에...
 
그동안 민이가 직접 만든 요리를 여러 번 먹어온 걸까요?
 
그렇다기엔 주방장의 요리와 크게 차이가 나지도 않았던 것 같은데….
 
민이의 요리 실력이 출중한 건지,
 
희진이의 미각이 둔한 건지….
 
알 수 없는 노릇입니다.
 
주방장이 육류 요리에 어울리는 입맛을 돋울만한 적포도주를 따르고,
 
두 사람이 오붓한 시간을 보낼 수 있게 자리를 비켜줍니다.
 
하민이:...잠은 잘 잤어요? 시간이 길어져서 이른 점심이 됐네요. (냅킨으로 손을 닦으며 묻는다.)
 
고희진:그럼요. 민이 씨는 잘 잤어요? (베개 시트에 묻어있던 피에 대해 이야기를 할까 말까 고민하다, 결국 입을 다문다. 짐작 가는 상황은 없지만, 별일 아니었겠지. 방을 정돈하는 메이드가 가볍게 손을 다쳤던 걸 수도 있고. 당장은 눈 앞에 마련된 요리에 집중하기로 한다.) 그나저나, 요리도 하시는 줄 몰랐어요. 진작 알려주지... 지금까지 아무것도 모르고 먹었겠네요.
 
하민이:...서프라이즈? (작게 웃으며 식기를 든다.) 그냥, 취미예요. 특기도 아니고 취미 정도라... 말하기 부끄러웠어요. 입맛에 맞으면 좋겠네요.
 
고희진:하지만 지금까지 제가 몰랐잖아요. ...주방장에 버금가는거 아니에요? (이런 말을 하긴 주방장에게 미안한지 몰래 목소리를 낮춰 작게 말한다...) 또 다른 취미는 있어요? (부드럽게 썰리는 스테이크를 내려다보며 묻는다.)
 
하민이:(목소리를 죽이며 하는 말에는 손을 입가에 가져다대고 웃음을 삼킨다.) 그거 기분 좋은 말인데요? (먹기 좋게 썰은 스테이크를 네 접시와 바꿔주며) 몸이 안 좋으니 이런 취미만 가지게 되네요. 희진 씨는요? 저택에 그래도 악기라거나, 그림을 그릴 도구 정도는 다 있어요.
 
고희진:(앗... 썰다 만 스테이크가 그대로 너에게 돌아간다. 네가 썰어준 스테이크를 입에 넣으며 잠시 고민하다) 외출을 할 수 없으니 답답하겠어요. 밤에 산책을 나가는 것 정도는 할 수 있지 않을까요? (깜빡...) 그림이라면 조금 그려요. 음, 그렇게 잘하지는 못하지만...
 
하민이:...주치의랑 한번 상담해볼게요. 산책할 수 있게 된다면 그땐 희진 씨도 같이 해요. 저 때문에 많이 답답하죠. (음식을 입에 넣는 널 유심히 바라보다가) 작업실에 캔버스나 종이 등등... 다양하게 있을 겁니다. 나중에 그린 걸 보여주시면 더 좋구요. (살풋 웃고는 스테이크를 마저 썰고 와인을 한 모금 마신다.)
 
심리학 판정이 가능합니다.
 
고희진:
심리학
기준치: 60/30/12
굴림: 82
판정결과: 실패
 
본인이 병약하니 희진이라도 식사를 잘 챙겨 건강하길 바라는 게 아닐까요?
 
직접 요리까지 만든다고 하니 대단한 정성이긴 합니다.
 
고희진:...저야 저택 내에서 불편한 건 없지만, 너무 집안에만 있으면 오히려 건강에 더 안 좋을지도 모르니까요. 가끔은 바깥공기도 쐬어줘야죠. 지금쯤 밖에 꽃이 폈을 거예요. (천천히 음식을 씹어 넘기곤 묵직한 와인의 향을 맡다가) 저도 조금 부끄러운데... 몰래 저택 어딘가에 걸어둬야겠어요. 민이 씨한테는 말 안 하고.
 
희진이가 세심하게 음식의 맛을 보면, 그럭저럭 먹을 만합니다.
 
맛있나? 잘 분간이 가지 않습니다.
 
주방장의 요리와 비교해도 비슷한 정도라면 맛이 있는 게 맞겠죠.
 
하민이:나가진 못했지만, 정원 관리도 계속 하고 있습니다. 저도 못 본지 꽤 된 것 같군요. 정원사에게 미리 말 해놔야겠어요. (차분하게 식사를 하다가) 그렇게 말하니 더욱 찾아보고 싶어지네요. 걱정 마세요. 봐도 티내지 않을게요. (미소짓고는 빠르게 그릇을 비워내 입가를 닦는다.)
아직 일이 조금 남아서... 먼저 올라가 볼게요. 미안해요. (자리에서 일어나 지나가며 네 어깨에 손을 가볍게 얹었다가 식당을 나간다.)
 
고희진:괜찮아요, 다음 식사 때 봐요. (먼저 식당을 나가는 뒷모습을 바라보다 자신도 남은 음식을 열심히 먹는다...)
 
민이가 식당을 나가고,
 
희진이도 얼추 식사를 마칩니다.
 
희진이는 이제 무엇을 할까요?
 
고희진:(네가 언급했던 작업실로 가본다.)
 
작업실로 걸음을 옮깁니다.
 
희진이가 공예나 회화, 목공, 자수 등이 취미라면 이곳에서 작업할 수 있습니다.
 
원한다면 민이를 모델로 그림을 그리거나,
 
희진이가 좋아하는 것들을 그려도 괜찮겠네요.
 
고희진:(그건 너무 티나지 않나... 어디에 걸어두든 자기가 그렸다는 걸 증명하는 꼴이 될 것 같다. 인물화는 서툴기도 하고... 이젤을 꺼내고, 물감을 짠다. 캔버스 앞에 조금 고민하는 듯 싶더니 이내 붓을 들어 네 눈색을 닮은 노란 장미를 몇 송이 그렸다.)
 
미술 판정
 
고희진:
예술/공예(미술)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
 
앗... 오랜만에 물감을 잡아서일까요?
 
장미...처럼 보이긴 합니다만 어딘가 뭉툭합니다.
 
고희진:이게 아닌데... (어떻게든 수습을...)
 
뭐, 그래도 노랗고 푸른 이파리만 있으면 장미 아니겠어요?
 
희진이가 원하는 곳에 걸어둬도 괜찮습니다.
 
고희진:(절대 보여주지 말아야지...)(캔버스를 뒤집어 놓는다ㅎㅎ)
 
희진이는 캔버스를 뒤집어 놓습니다.
 
귀여운데...
 
작업을 진행하던 도중
 
문득 기시감을 느낍니다.
 
지능 판정
 
고희진: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 보면 이 저택에
 
민이를 그린 작품이 있었나 하는 의문이 듭니다.
 
이 정도 저택에 재력가의 자식이라면
 
자기 소유의 저택에 그림 액자 하나가 없을 리가 없을 텐데요
 
고희진:...쑥쓰러워서 그러나? (보기보다 부끄러움이 많은 것 같으니. 취향이 아닐 수도 있겠지. 다음에 물어봐야겠다는 생각을 하며 작업실을 나온다.)
 
희진이가 작업실을 나오면
 
메이드와 마주칩니다.
 
메이드:희진 님! 여기 계셨군요. 주치의 선생님께서 오셨어요. 오늘은 한 달에 두 번 있는 건강검진 날이니까요.
 
고희진:아, 벌써 그렇게 됐나요? (손에 묻은 물감을 손수건으로 닦아내며 뒤돌아본다.) 선생님이 기다리시겠네요, 어서 가요.
 
메이드는 희진이를 응접실로 안내합니다.
 
손님이 방문하면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입니다.
 
응접실은 손님을 맞이하는 공간인 만큼 화려한 벽지로 꾸며져 있습니다.
 
고풍스럽게 조각된 테이블과 소파가 놓여 있고,
 
벽에는 그림을 걸어 놓았습니다.
 
고희진:(자연스레 눈에 띄는 그림 앞으로 간다!)
 
그림을 살펴보면 가운데에 인물이 크게 도드라집니다
 
인물은 항아리를 끌어안고는 그것을 지키려는 듯 주변을 살피고 있습니다.
 
교육 (어려움), 혹은 미술 판정
 
고희진:
예술/공예(미술)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작품이 르네상스 시대 작품에 신화를 소재로 했으며,
 
캔버스에 유채로 그려져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희진이가 그림을 보고 있으면
 
메이드가 살갑게 말을 겁니다.
 
메이드:희진 님께서도 작품에 관심이 있으신가요? 이 그림에는 재미있는 일화가 있다고 해요.
 
고희진:멋진 작품이네요... 어떤 일화인가요?
 
메이드:한 여행자가 길을 걷고 있었답니다. 목을 축이며 잠시 쉬고 있는데, 한 노인이 젊은이에게 목적지를 묻더니 부탁을 하나 합니다.
마침 그곳에 친구가 사는데, 이 항아리를 운반해줄 수 있겠냐고. 아주 중요한 것이니 조심하고, 절대 항아리를 열어보지 말라고 당부하면서요.
여행자는 흔쾌히 부탁을 수락해서 항아리를 들고 길을 떠났습니다. 항아리는 흔들어도 아무런 소리가 나지 않았고, 그다지 무겁지 않았습니다. 항아리 안에 든 것이 궁금했지만 노인의 당부가 있었기에 열어볼 수는 없었어요.
여행자는 결국 끝까지 항아리를 열지 않았고, 무사히 노인이 부탁한 곳에 항아리를 전해 줄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여행자도 하루를 그곳에서 묵고, 다음날이 되어 다시 길을 떠나려는데….
갑자기 장례식으로 마을이 떠들썩합니다. 얘기를 들어보니 여행자가 어제 항아리를 전달해주었던 사람이 죽었다고 합니다.
 
메이드:그 사람이 왜 갑자기 죽은 건지, 항아리에 무엇이 들어있었는지 확인할 방법이 없게 된 거죠. 하긴, 이제는 확인할 이유도 없지만요. 여행자는 금기를 어기지 않았기에 무사할 수 있었던 거죠.
 
고희진:음... 판도라의 상자와 어떻게 보면 비슷한 이야기네요. 결말은 전혀 다르지만요. (이런 그림이 취향인 걸까... 그림을 잠시 올려다보다 응접실의 소파로 가서 앉는다.)
 
메이드:그렇죠? 잠시 기다려 주세요. 주치의 선생님을 모시고 오겠습니다. (꾸벅 인사하며)
 
메이드는 곧 주치의를 데리고 응접실로 다시 들어옵니다.
 
유일하게 저택에서 기거하지 않는 사용인입니다.
 
한 달에 두 번 가량 저택을 방문하여 희진이의 건강검진을 도와주거나,
 
상담을 겸합니다.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주치의:안녕하세요, 고희진님. 방금 전 주인님도 뵙고 오던 길입니다. 요즘 몸은 좀 어떠신가요?
 
고희진:저는 괜찮은 것 같아요, 식사도 잘 하고요... (소파 쿠션을 매만지며) 민이 씨는 좀 어떤가요?
 
 
주치의:(조금은 곤란한지 우물쭈물하다가) 아무리 부부간이라도 의료 사항을 말씀드릴 수는... 부군과 상의하시지요.
 
대인기능 판정 가능
 
고희진:...그냥 걱정돼서 그래요, 제가 조심할 부분이 있다면 알려주실 수 있나요?
설득
기준치: 55/27/11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주치의:음... 좋습니다. 그럼 주의할 점만 간단히... 주인님께선 한 번 상처가 나면 잘 아물지 않으십니다. 맥박도 평균에 비해 약하셔서... 아무래도 격렬한 운동은 삼가셔야 합니다.
그래도 해가 진 후에 천천히 산책하는 정도는 괜찮을 것 같군요. 안그래도 주인님께서도 물어보셔서 대답해드리고 오던 참이랍니다.
희진 님께선 몸은 괜찮으시다 하셨고... 요즘 기분은 좀 어떠신가요?
 
고희진:네, 유의할게요. (생각보다 까다로운 몸을 가졌구나, 그 사람. 그러고 보니 요리를 하면 칼도 쓸 텐데... 괜찮은 걸까. 따위의 생각을 하다) 글쎄요, 밖을 못 나가서 조금 답답한 것 빼고는요. 하지만 조금의 산책은 괜찮다고 하셨으니 민이 씨와 종종 나가면 나아지겠죠.
 
 
주치의:그럼 다행입니다. 주인님의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다른 취미를 가져보시는 것도 좋겠지요. 그럼 오늘 진료는 이만 여기서 마칠까 하는데 괜찮으실까요?
 
고희진:네, 다음 진료 때 또 뵐게요. (인사를 하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주치의가 꾸벅 인사를 합니다.
 
상담까지 마치고나니 어느덧 시간이 흘러
 
저녁이 되었습니다.
 
희진이는 무엇을 할까요?
 
고희진:(살롱을 가본다.)
 
희진이는 살롱으로 향합니다.
 
1층에 마련된 연회실입니다.
 
바닥에는 푹신한 융단 카펫이 깔려 있고,
 
축음기와 피아노를 비롯해 갖가지 악기들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천장에는 화려한 샹들리에가 반짝이고,
 
벽에는 고급스러운 벽지가 우아하면서도 화려한 느낌을 줍니다.
 
당장 손님을 초대해 이곳에서 파티를 열어도 좋을 만큼 화려하게 꾸며져 있습니다.
 
하지만 이 저택에서 가장 큰 창이 사방으로 나 있는 공간임에도,
 
이곳에도 어김없이 창문이 모두 단단히 닫혀 있습니다.
 
물론 두꺼운 커튼을 치는 것도 빼놓지 않았습니다.
 
이렇게까지 해야 하는 이유가 있는 걸까요?
 
의아함을 넘어서 안타깝기까지 합니다.
 
희진이가 구경을 하고 있으면 메이드가 다가와 말을 겁니다.
 
메이드:이렇게 근사한 살롱이 있는데 그냥 비워두는 건 너무 아깝지 않나요?
 
고희진:그렇네요... (악기는 다룰 수 없으므로 눈으로만 구경을 한다...) 하지만 손님이 자주 안 오시는 것 같던데요.
 
메이드:음... 외부인을 초대하는 건 주인님께서 싫어하실지도 모르지만... 희진님과 주인님, 두 분을 위한 작은 파티도 분명 즐거울 거예요.
희진 님께서 원하신다면 준비할 메이드도 여기있구요...!
 
고희진:(둘만 있는 파티라면 부담이 되지는 않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인다.) 하지만 저, 파티를 준비해본 적이 없어서... 어떻게 하면 될까요?
 
메이드:후후, 준비는 저희 사용인들의 역할이지요. 희진 님은 주인님을 초대해주시면 되겠네요! (즐거운지 박수를 한 번 짝 치며) 오늘부터 준비한다면 내일 점심 쯤에는 작은 파티를 열 수 있을 거예요.
 
고희진:...생각보다 빠르네요...? (아직 마음의 준비가 안...됐는데. 메이드의 믿음직한 모습에 어떨떨하게 알겠다고 대답한다...) 고마워요, 초대는 저한테 맡겨주세요.
 
메이드:네, 부탁드릴게요. 희진 님께서 말씀하신다면 주인님도 기뻐하실 거예요. (밝게 웃는다.)
 
희진이는 이제 무엇을 할까요?
 
고희진:(내일을 위해 환기를 시킬 겸... 커튼을 치고 창문을 열어본다.)
 
사람 키보다도 큰 창을 열면,
 
바로 앞은 발코니로 이어져 있습니다.
 
1층이지만 단차 탓에 발코니는 약간 높은 곳에 있습니다.
 
허리까지 오는 석조 난간에는 화려한 무늬가 조각되어 있고,
 
발코니 주변에는 붉은 장미가 탐스럽게 피어 있습니다.
 
발코니에서 내려다보면 정원의 연못이 한눈에 들어옵니다.
 
연못의 수면에 달빛이 번집니다
 
나뭇잎 흔들리는 소리조차 들리지 않는 고요한 밤인데….
 
순간 수면이 일렁거립니다.
 
바람조차 불지 않건만 수면이 이리저리 흔들리며
 
수면에 떠오른 달이 이상한 모양으로 변합니다.
 
아니, 저건 달이 아니라 사람의 얼굴입니다.
 
그것도 눈이 꺼멓게 비어 있고,
 
얼굴이 하얗게 질린….
 
정신력 판정
 
고희진: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희진이는 가까스로 정신을 차립니다.
 
하민이:...희진 씨! (널 뒤에서 잡아당기며 다급하게 부른다.)
 
당신은 발코니 난간에 올라선 채로
 
연못을 향해 몸이 기울어져 있습니다.
 
민이가 아니었다면 이대로 연못에 빠졌겠죠.
 
고희진:...... (뒤의 목소리를 겨우 인식하자마자 몸에 힘이 풀린다. 아까 주치의에게는 멀쩡하다고 했었는데, 사실은 아니었나... 창백하게 굳어 네가 끌어당기는 대로 기울어지며 달이 있는 자리를 재차 올려다본다.) 그, 미안해요. 나는 그냥 환기를 시키려던 것 뿐이었는데...
 
구태여 다시 연못을 내려다보면,
 
어느새 이상한 얼굴은커녕
 
수면에는 달조차 보이지 않습니다.
 
무엇을 본 건지 떠올리고 싶지 않을 정도로
 
기이한 기분이 듭니다.
 
하민이:(힘이 풀리는 것 같자 그대로 팔에 힘을 줘 너를 지탱한다.) ...창문 건은 밤이니 괜찮아요. 하지만 방금은 정말 위험했어요. 괜찮은 건가요? 어지러워요? (눈썹이 조금 찌푸려지며 걱정스런 얼굴로 묻는다.)
 
고희진:...아니요, 아뇨. 잠깐 놀라서... 뭔가 잘못 봤나봐요. (네 팔을 움켜쥐고 몸을 바르게 세우려 한다.) 민이 씨가 오지 않았으면 큰일날 뻔 했네요, 고마워요. 어딜 다녀오는 길인가요?
 
하민이:무엇을 보셨길래. (아까 네 시선을 따라 연못을 바라보지만 고개를 기울일 뿐이다.) 정말 놀랐습니다. ...제가 데려다 드릴게요. (그대로 자연스레 네 손을 쥐어 잡는다.) 저는 자기 전에 저택을 한번 둘러보고 있었어요.
 
고희진:달에 얼굴같은게 있었는데... 완전히 헛걸 본 것 같아요. 오늘은 달이 잘 보이지도 않는데. ...다음에는 조심할게요. (단단하게 잡은 손을 따라 걸음을 옮긴다. 놀란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는지 아주 느릿한 걸음이었지만.) ......아, 혹시 내일 시간 돼요? (눈치를 조금 살피며 잡은 손을 살짝 제쪽으로 끌어당긴다.)
 
하민이:(네 말에 생각하는 듯 하다가 당기는 손에 얌전히 따라가며) 내일이면, 점심 이후로 시간이 될 것 같군요. 무슨 일이신가요? (얘기해보라는 듯 네 걸음 속도에 맞추며 천천히 걷는다.)
 
고희진:살롱이 계속 비어 있는게 아깝기도 하고, 둘이 시간을 가진 적이 별로 없는 것 같기도 해서요. 괜찮으면 둘이 작은 파티라도 가질까 했죠. 음... 그런 걸 좋아하는 편은 아닌가? (표정을 확인하려 네 옆얼굴을 올려다보고) 아니면 밤에 산책이라도 함께 해요. 오늘 주치의 선생님에게 들었는데, 그 정도는 괜찮다고 하시더라고요.
 
하민이:...절 위해 물어봐주신 건가요. (나직하게 웃고는 네 머리를 두어번 쓰다듬는다.) 데이트 신청은 제가 먼저 하려고 했는데 빠르시군요. ...파티도 당신과 함께라면 좋아요. 방금 일 때문에 걱정됐는데 제 마음을 한 번에 풀리게 하시는군요.
 
고희진:...화난 게 아니어서 다행이에요. (머리를 쓰담는 익숙지 않은 손길에 뺨을 긁적이다 옅게 웃는다.) 하지만 당신은 요리를 해줬는데, 저는 아직까지 뭐 하나 그럴듯하게 해준게 없잖아요. 그럼 내일 점심 이후에 봐요.
 
하민이:그런 생각을 하고 계셨군요. 저는... 기뻐요. 부군이 제 생각을 해줬단 사실이. 점심엔 파티를, 저녁엔 산책을. 완벽하네요. (손 깍지를 끼며 다시 걸음을 옮기곤 방 문을 열어 침대까지 데려다 준다.)
...혹시 몸이 안좋으면 바로 사용인을 부르시고. ...잘 자요. (결혼식 날처럼 네 손을 끌어 손등에 입을 맞춘다.)
 
고희진:(모든 것이 수월하다. 눈 앞의 네가 말도 행동도, 일정도 제게 맞춰주려 하기 때문에. ...그런데도 왜 이런 기분이 드는 걸까. 침대에 앉은 채로 다시 손등을 내어준다. 익숙하게 손끝이 떨어지려는 순간, 충동적으로 네 손가락을 거머쥔 채로 너를 올려다본다.) ...제 방에 찾아오지 않는 이유가 있나요?
 
하민이:(잡힌 손가락을 바라보다가 부드럽게 여며쥐곤) ...아시다시피 저는 몸이 좋지 않습니다. 격렬한 건 무조건 하지 말라고들 하죠. 이런 말을 해도 되나 모르겠어요. (얽히는 손가락을 스쳐 네 손목을 쥐어잡고는 웃음기가 가신다.) 제가, 못 참을 것 같아서.
 
고희진:......아, (불안과 초조, 걱정이 스며있는 표정이 일순 어떻게 보였을지 모르겠다. 예상치 못한 대꾸에 멍해진 표정을 재빨리 갈무리하고 시선을 살짝 내리깔았다.) 거기까진 생각을 못했어요... 저, 그러니까... 만약 제가 마음에 안 드는 거라면, 뭔가 노력해야 할게 있을까 싶어서. 결혼생활이니까요.
 
하민이:(그런 네 반응에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그럴 리가요. 제가 좀 더 표현했어야하는 부분입니다. 놀라게 할 생각은 없었어요. 미안해요. (아쉬운듯 손목을 쥐던 손을 느리게 떨어트리곤) 당신은 좋은 배우자예요. 항상 여러가지로 고마워요. (걱정 말라는 듯 흘러내린 네 머리카락을 귀 뒤로 넘겨준다.)
 
고희진:딱히 당신이 부족했다는 게 아니에요. (아차 싶어 고개를 절레절레 젓고) 생각이 많은 건 예전부터 제 문제이기도 하고, 정말 이유가 궁금했을 뿐이니까요. (머리카락이 부드럽게 귀 뒤로 넘어가는 손길을 느끼며 몸을 기대었다.) 이제 오해하지 않을게요. ...잘 자요, 민이 씨.
 
하민이:네. 희진 씨 말 뜻, 잘 알고 있습니다. (작게 웃다가) 이만 가볼게요. 좋은 꿈 꿔요, 희진 씨. (발걸음을 돌려 방을 나선다.)
 
민이가 방을 나서고
 
메이드가 들어와 희진이의 이부자리를 정돈해 줍니다.
 
오늘도 어김없이 아로마 오일을 피워두곤,
 
안녕히 주무시라는 인사와 함께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갑니다.
 
건강 판정
 
고희진:
건강
기준치: 55/27/11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어쩐지 잠이 오지는 않지만...
 
사지가 축 늘어져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피곤해서 그런걸까요?
 
어서 눈을 감고, 잠에 드는게 좋겠어요.
 
고희진:(나름 많은 일이 있는 하루였다. 고민도 한 가지 덜어졌고... 몸을 눕히고 눈을 감는다.)
 
희진이는 잠에 듭니다.
 
-----
 
1주년까지 D-3일
 
희진이는 천천히 눈을 뜹니다.
 
벌써 아침이네요.
 
오늘은 어디에서 시간을 떼울까요?
 
고희진:(전에 네가 일찍부터 요리를 준비하던게 생각이 나, 주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식당과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연결된 공간입니다.
 
주방장이 있긴 하지만 민이도 자주 요리를 하곤 합니다.
 
일반적인 화구는 물론,
 
화덕에 훈제기 등 없는 게 없습니다.
 
 
주방장:(네게 꾸벅 인사하곤 친절하게 말을 붙인다.) 희진 님, 좋은 아침입니다. 주방엔 무슨 일로... 드시고 싶으신 음식이라도 있으신가요?
 
나이가 지긋한 경험 많은 요리사입니다.
 
하지먼 어쩐지 희진이가 곰곰히 생각해봐도,
 
'먹고 싶다' 라는 생각이 드는 요리가 떠오르지 않습니다.
 
단순히 지금은 배가 고프지 않아서일까요?
 
고희진:...음, 배가 고픈건 아니지만... 혹시 제가 간단하게 해볼만한 디저트는 있을까요? (아무튼 오후에 너와 만날테니... 뭐라도 만들어볼 생각)
 
 
주방장:디저트요? (생각해보는 듯 하다가) 재료를 확인해보고 오겠습니다. 잠시만 기다려주세요!
 
주방장은 부지런히 안쪽으로 갑니다.
 
주방장의 동선을 눈으로 따라가면
 
부엌 구석의 문을 열고 들어가서는 식재료 몇 개를 들고나옵니다.
 
문에는 [식료품 저장실]이라고 적혀있네요.
 
고희진:(기웃기웃) 구경해봐도 되나요?
 
 
주방장:안에는 재료들 뿐인걸요? 주방에서 가장 서늘한 공간이라서요. 희진 님 감기라도 들면 제가 주인님께 혼납니다. (손을 저으며 말린다.) 그보다, 디저트라면... 간단한 미니 케이크는 어떠신가요?
 
여긴 아무래도 사람이 없을 때 다시 와봐야겠어요.
 
모두가 잠든 밤에 와보는 건 어떨까요?
 
고희진:oO(과보호...이래 봬도 건장?한 사내인데.) 좋네요. 민이 씨는 케이크를 좋아하는 편인가요?
 
 
주방장:주인님께선... (말을 주저하다가) 가리지 않고 잘 드시는 편인 것 같습니다. 그게, 음.... (무언가 할 말이 있는 듯 우물쭈물한다.)
 
대인기능 판정 가능
 
고희진:(빤...)
설득
기준치: 55/27/11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설득
기준치: 55/27/11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눈에 힘줌)
설득
기준치: 55/27/11
굴림: 35
판정결과: 보통 성공
 
 
주방장:(네 시선에 쫄아... 입을 연다....) 사실... 주인님께서도 희진 님께서도 요 1년간 제 요리를 먹고 맛있다는 내색이 없으셔서요... 제 요리에 뭔가 문제가 있나 싶어서 고민이 많았습니다.
 
생각해보니 요근래 음식의 맛이 전부
 
그냥저냥 했던 것 같기도 합니다.
 
그러고보니 어제는 민이가 식사 준비를 했었죠.
 
민이의 요리에 대해 물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희진:...아. (죄송합니다 협박할 생각은 없었는데. 멋쩍게 시선을 돌리며) 그게 아니라... 요새 입맛을 조금 잃은 것 같아요. ...민이 씨도 그랬나요? 주방장님이 느끼기엔 민이씨가 하는 음식이 어때요?
 
 
주방장:그랬군요... 그래도 희진 님의 입맛이 돌아오도록 더 힘내보겠습니다. (주먹 불끈!) 아, 주인님의 요리 말씀이신가요? 정말 자상한 분이시지 않습니까? 보통 사람을 두면 직접 하지는 않게 되잖아요.
 
역시 상사라 어쩔 수 없는 건지…
 
칭찬일색입니다.
 
대인기능 판정 가능
 
고희진:맞아요, 저도 그래서 직접 해주리라곤 상상도 못했는데... 그럼 요리는 주방장님이 알려 주신 건가요? (살살 꼬드겨보기)
설득
기준치: 55/27/11
굴림: 76
판정결과: 실패
설득
기준치: 55/27/11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주방장:물어보시면 알려드린 것도 있긴 하지만... 사실 요리하는 동안에는 제가 돕거나 지켜보지도 못하게 하시거든요.
가끔... 묘하게 비린내가 좀 난다고 할까요. 미각이 둔한 사람에게는 잘 느껴지지 않겠지만, 제게는 확실히 느껴졌습니다. 요리 도중에 뭔가 실수가 있으신건지... 육류 요리를 주로 하시던데... 아, 재료의 신선도는 제가 자신합니다! (꾹 누르니 술술 나오는 그의 평가)
 
지켜보지도 못 하게 한다라...
 
민이의 요리 방식이 궁금하다면 몰래 숨어서 지켜보는 건 어떨까요?
 
고희진:(어떻..게?)
 
언뜻보니 복잡한 주방엔 희진이가 몸을 숨길만한 구석이 곳곳에 보이는 것 같습니다.
 
고희진:(나는 미각이 둔한 편이었나...) 민이 씨가 오늘도 음식을 한다고 하셨나요?
 
 
주방장:네, 오늘은 양고기를 요리하시겠다 하셔서 준비 중이었습니다. (테이블에 올려둔 고기를 가리키며) 케이크는 오늘 식사 후에 알려드릴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떠세요?
 
고희진:좋아요, 그럼 이따 부탁드릴게요.
 
 
주방장:그럼 전 준비가 끝났으니 주인님을 모시러 가보겠습니다. 이따 뵙지요. (저벅저벅 걸어나가며)
 
고희진:(눈인사ㅎㅎ)(주방을 재빨리 둘러본다.)
 
뒷쪽 구석에 사각지대가 눈에 띕니다.
 
고희진:(슬금슬금 가서 몸을 숨겨본다...)(근데 이거 들키면 뭐라고 변명해야 할까...)
 
희진이는 식사시간 전에 미리 주방에 숨어있어보기로 합니다.
 
희진이가 숨고 얼마 지나지 않아 민이가 주방으로 들어옵니다.
 
주방장을 다시 내보내곤, 오늘의 요리인 양고기를 조리하기 시작합니다.
 
관찰 판정
 
고희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민이가 요리에 무언가를 넣습니다.
 
향신료일까요?
 
와인처럼 짙은 붉은색 액체였는데….
 
매운맛이 나는 요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민이에게 서프라이즈라도 하듯 나타날까요, 아니면 몰래 식당으로 나갈까요?
 
고희진:(몰래 나간다...)
 
은밀행동 판정
 
고희진:
은밀행동
기준치: 50/25/10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희진이는 민이가 요리를 다 마치기 전에 식당으로 나가는데 성공합니다.
 
식당으로 나가자 메인 요리인 양고기를 빼고는 모두 세팅되어 있습니다.
 
자리에 앉아 민이를 기다릴까요?
 
고희진:(땀을 훔치며 자리에 앉는다...)
 
희진이가 땀을 훔치고 있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민이가 요리와 함께 주방에서 나옵니다.
 
주방장이 요리를 세팅하고 민이는 희진이의 건너편에 앉습니다.
 
하민이:벌써 와계셨네요. 어제 많이 놀란 것 같았는데 잠은 잘 잤어요?
 
고희진:민이 씨가 데려다줘서 좀 진정이 됐나봐요. 완전 푹 잤어요. (세팅된 요리를 바라보며) 오늘도 직접 하신 거예요? (시침 뚝...)
 
하민이:네, 걱정이 되어서요. (아무것도 모르는 평소와 같은 표정으로 식기를 들곤 또 고기를 썰어 네 접시와 바꿔준다.) 양고기 좋아하나요?
 
고희진:어떤게요? (네게 되물으며 자연스레 바뀌는 접시를 받아든다. 이런 행동들이 익숙해지는 것이 낯설다고 느끼며) 네, 제가 양이 그렇게 많지 않아서 그렇지... 음식은 대부분 잘 먹어요. 민이씨는 싫어하는 음식 있어요?
 
하민이:저도 몸이 안 좋지만... 희진 씨도 툭치면 넘어질까 무서워서요. 어제 저도 많이 놀랐나봐요. (입꼬리를 올리곤 장난스레 말한다. 제 접시에 있는 고기도 다 썰었는지 하나를 입에 넣곤 역시 너를 유심히 본다.) 잘 먹는다니 다행이에요. 전... 음, 글쎄요. 딱히 없는 것 같아요.
 
심리학 판정
 
고희진:
심리학
기준치: 60/30/12
굴림: 42
판정결과: 보통 성공
 
민이는 자신의 요리는 먹는 둥 마는 둥 하면서
 
당신을 바라봅니다.
 
당신이 음식을 제대로 먹는지
 
집요하게 확인하려고 하는 것 같습니다.
 
고희진:전 민이 씨 생각보다 건강할 걸요. 음식도 안 가리고, 생활습관도 건강한 편이고... 저택 내부라도 산책도 자주 하니까요. (...조금 부담스럽지만 열심히 먹는다. 기껏 해준 음식이니... 하지만 네 입으로는 몇 번 음식이 들어가지도 않는다는 것을 깨닫곤 잠시 포크를 내려놓았다.) 많이 먹고 몸을 챙겨요. 당신은 나를 잡아줄 수 있지만... 저는 당신을 잡다간 같이 넘어지고 말테니까.
 
하민이:...제가 너무 빤히 봤나봐요. 그냥, 당신이랑 하는 식사시간이 좋아서요. (네 말에 살짝 웃고는 마저 음식을 먹는다.) 넘어지지 않게 조심할게요. 희진 씨도 같이 넘어지게 둘 수는 없지.
파티 전까지도 같이 있고 싶은데, 일을 좀 하다가 가야할 것 같아요. 3시 쯤이면 어떨까요? (손목 시계를 확인하곤 지금이 12시라고 네게 알려준다.)
 
고희진:충분해요. 저도 아직 준비해야 할게... 남았거든요. (주방 쪽을 흘끔 바라보고... 주방장 쪽도 흘끔 바라본다.) 오늘도 음식 잘 먹었어요.
 
하민이:그래요, 그럼... 먼저 일어나겠습니다. (네 시선에 고개를 잠깐 기울이다가 자리에서 일어난다.) 이따 봐요, 희진 씨. (손 흔들어 줌...)
 
민이가 먼저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희진이는 무엇을 할까요?
 
고희진:(케이크를 준비하기 위해 주방으로 간다!)
 
희진이가 주방으로 들어가자 주방장이 따라 들어옵니다.
 
 
주방장:주인님 몰래... 선물을 하실 계획이시군요! (어쩐지 덩달아 기쁘다!)
 
고희진:맨날 얻어먹기만 하는데, 저도 뭔가 해주고 싶어요. (멋쩍게 웃으며) 뭐부터 하면 될까요?
 
주방장은 민이와 희진이가 식사하는 동안
 
재료를 미리 준비해놨는지 차근차근 알려줍니다.
 
손놀림 판정
 
고희진: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1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주방장:역시 희진 님입니다. 너무 귀여운 미니 케이크예요!! (네가 만든 케이크를 보며 주접을 떤다.) 주인님도 정말 좋아하실 거예요!
 
주방장이 희진이가 만든 케이크를
 
예쁘게 종이상자에 담아줍니다.
 
그릇과 칼, 포크도 함께 챙겨줍니다.
 
고희진:고마워요, 주방장님이 잘 알려주신 덕에 예쁘게 만들어졌네요. (종이 상자를 얌전히 받아들고 가벼운 마음으로 주방을 나선다.)
 
희진이가 주방을 나오니
 
어느덧 약속한 3시가 다 되어갑니다.
 
살롱으로 가볼까요?
 
고희진:(살롱으로 향한다.)
 
연회실은 이미 이런저런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은은하게 타오르는 수십개의 촛불들.
 
넓은 테이블 가득 차려진 호화로운 음식들.
 
화려하게 꾸며놓은 단상과 축음기에서 흘러나오는 음악….
 
마치 소설과도 같은 순간입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이라면...
 
이 넓은 대저택에 참석한 사람이 희진이와 민이 뿐이라는 점일까요?
 
세 시가 되자,
 
민이가 윗층에서 연회실로 내려옵니다.
 
하민이:...꽤 멋진 파티잖아요? (계단을 내려오며 눈웃음을 짓고는 네게 손을 내민다.)
 
고희진:꾸며놓으니까 멋있죠? (네가 내민 손 위에 제 손을 얹었다.) 원래 살롱은 안 쓰나요?
 
하민이:오는 손님도 받는 손님도 없으니, 자연스레 그렇게 되었군요. (네 손이 부드럽게 잡고는) 당신이 있어서 살롱이 제 역할을 해낼 수 있네요.
 
희진이는 민이에게 악기 연주를 부탁할수도,
 
또는 사교 댄스를 신청할 수도 있겠네요!
 
고희진:...혹시 악기도 연주할 줄 알아요? (설마)
 
하민이:...피아노 정도라면? 나름 대저택의 자제인걸요? (희미하게 웃고는) 왜요, 궁금해요?
 
고희진:그건 그렇지만, 좀 반칙 같아서요... (자기가 그렸던 장미를 떠올리며...) 들어보고 싶어요.
 
하민이:...못할 것도 없죠. (손을 천천히 잡아끌며 피아노가 있는 곳으로 간다, 너를 좁은 피아노 의자 위, 바로 제 옆 자리에 앉히곤) 너무 오랜만에 연주하는 거라 틀려도 웃으면 안 돼요.
 
고희진:무슨 곡을 들려줄지 기대가 되는 걸요. (장난기 어린 얼굴로 고개를 기울여 건반 위로 올라오는 손을 바라본다.) 솔직히 틀리는 것도 조금은... 농담이에요.
 
하민이:(네 말에 피식... 웃고는 숨을 한번 들이쉬고 살롱에 흐르는 노래에 어울리도록 연주를 시작한다.) 틀리면 제가 부끄럽잖아요. (연주를 하면서도 자연스레 말을 건넨다.)
 
고희진:... (이미 흐르고 있는 곡에 맞춰 자연스러운 연주를 하는것이 보통 실력은 아니라는 걸 알겠다. 바로 옆자리에서 네 여유로운 옆얼굴을 올려다보니, 어쩐지 간지러운 기분이 들어 어깨에 머리를 살짝 기댄다. 아직 너에 대해 모르는게 많구나.) ...민이 씨는 재주가 정말 많네요. 대저택의 자제래도... 저는 연주는 못하거든요.
 
하민이:(어깨에 남는 무게감에 조금 움찔하다가 한 음을 틀린다. 그럼에도 자연스레 연주를 이어나가며 네가 눈치채지 못했길 바란다.) ...저도 이게 다예요. 희진 씨도 배우고 싶다면 얼마든지 알려줄게요. 그럼 되는 거죠.
 
고희진:방금... (삐끗...했나? 아리송하지만 제대로 구분할 정도로 음악을 잘 아는 건 아니어서, 대충 말머리를 던져보고 네 반응으로 구별하기로 했다.) 그럼 다음에 알려주세요. 저도 이 곡 치고 싶어요. (목표는 크게!)
 
하민이:(운을 띄우자 또 손가락이 꼬였지만 어떻게 잘 넘어갔다... 작게 큼, 하고 목을 푼다.) 그럴게요. 피아노 배우는 시간을 따로 가져도 좋겠네요. 저는 데이트지만. (끝나가는 연주에 건반에서 손을 떼고 네 손을 조심스레 잡아 살펴본다.) 피아노치기 좋은 손이네요, 희진 씨.
 
고희진:(아, 틀린거 맞구나. 이번에는 알아봤다... 어쩐지 뿌듯해져 작게 웃음을 흘리고) 하하, 저희는 데이트를 결혼하고 나서 하네요. ...정말요? 제가 뭐 만드는 건 나쁘지 않은데... 피아노는 안 쳐봐서 모르겠어요. (잡힌 부분을 새삼스레 의식하듯 시선을 돌리다가) 오늘도 뭐 하나 만들어왔는데.
 
하민이:순서가 반대면 또 어때요. 그게 저희만의 삶인거겠죠? (어깨를 으쓱이며 이어지는 말에는 너를 빤히 바라본다.) 만들어왔다니, 뭔가요? 기대되게.
 
고희진:멋진 말이네요. 우리만의 삶이라는 거... (탁자 위에 올려둔 종이 상자를 가져와 네게 내밀었다.) 음, 별 건 아니고... 케이크 좋아해요?
 
하민이:...케이크요? 직접 만들었어요? (내미는 상자를 받아 열어보니 귀여운 케이크가 들어있다. 생각치 못한 선물에 눈이 조금 커졌다가 그대로 살풋 접어 웃는다.) 이런 재주가 있는 줄은 몰랐어요. ...정말 기뻐요. 같이 먹을까요?
 
고희진:...완전히 혼자 한건 아니고~... 주방장님이 도와주셨어요. (솔직해지자... 피아노 의자 위에서 일어나 넓은 테이블로 다가간다.) 음식이 이렇게 많은데... 케이크 먼저요?
 
하민이:그래도 기뻐요. 정말... 생각도 못해봐서, (말을 흐리면서도 눈은 케이크 고정이다. 너를 따라 테이블로 다가가선 상자를 제대로 열어 케이크를 꺼낸다.) 이게 가장 먹음직스러운걸요. ...먹어봐도 돼요?
 
고희진:저도 민이 씨가 요리해줄 때마다 감동 받았으니까. (주방장이 챙겨준 포크를 네게 건네주며) 자, 먹어봐요. 아... 이거 어쩐지 조금 긴장되네요. (빤...)
 
하민이:(네가 건네준 포크를 받아들고 조심스레 한 입 입에 넣는다. 천천히 씹어 삼키고는 너를 바라본다. 눈이 조금 더 빛나는 것 같아 보일지도.) 너무 맛있어요. 매일 먹고 싶을 정도로... 제가 표현이 약하죠. ...그래도 진심이에요. 희진 씨는 먹어봤어요? (한 입 떼어내 포크로 집고는 네게 내민다.)
 
고희진:...아니요. 민이 씨, 어쩐지 귀엽네요... (표정만으로도 충분한 표현이 되었다. 만족스러운 듯 작게 웃으며 네가 내민 케이크를 받아먹고, 느릿하게 맛을 보듯 눈동자를 굴린다) 일부러 너무 달지는 않게 했는데, 입에 맞아서 다행이에요. 이제 배웠으니까 좀 더 자주 해줄 수 있겠네요.
 
하민이:...좋아요. 기대할게요. (포크질하는 손이 바삐 움직인다. 간간히 너에게도 한 입, 나 한 입 먹으며 케이크가 빠르게 사라져간다...) 주방장 외에 저에게 음식을 해준 사람이 또 있을까요. ...없는 것 같아요. 그만큼 의미가 깊어요. (기분 좋은 웃음을 보이며 빈 접시와 포크를 내려두곤 바뀌는 음악에 귀를 기울인다.) ...연주도 했고, 간식도 먹었으니 이제 춤이라도 춰 볼까요? (다시금 네게 손을 내밀며)
 
고희진:(정말 맛있나보네... 턱을 괴고 먹는 모습을 바라보다가 입가에 묻는 부스러기를 떼어준다. 이렇게 솔직하게 기뻐하는 걸 보니, 조금... 아이 같기도 하고.) ...춤도 잘춰요? (오늘만 이런 질문이 몇 번째인지. 눈을 가늘게 뜨며 손을 잡았다.) 역시 대저택의 자제... 배울 게 많네요, 저는. 정말 기본만 알거든요.
 
하민이:(언제 묻었지... 부스러기를 떼어주는 손을 바라보다가) 춤이 별 거 있을까요? 중요한 건 당신과 제가 춤을 추는 행위 그 자체예요. 제가 아무리 병약해도 당신이 넘어지거나 발을 밟아도 버틸 자신 있어요. (장난스레 웃고는 네가 손을 잡자 다른 손은 네 허리에 올린다.) ...준비 됐어요?
 
고희진:믿음이 가요. (평소라면 자신이 서있는 폼이 어정쩡하지 않은지, 손에서 땀이 나지는 않는지 쉼없이 걱정했을 텐데... 이상하게 그런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이게 우리에게 집중한다는 건가. 네게 대답하듯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저는... 역시 같이 넘어가는 수밖에 없겠죠. 그렇게 된다면 혼자만 민망하지는 않겠네요.
 
하민이:(네 말이 웃긴지 작게 웃다가) 네, 만약 희진 씨가 넘어지면 제가 잡아주고, 제가 넘어지면 민망하지 않게 같이 누워주세요. 넘어지진 말구요. 괜히 다칠라. (말이 끝나자 곧 바뀌는 노래에 맞춰 스텝을 밟아 부드럽게 널 리드한다.)
 
무용 판정
 
고희진:
예술/공예(무용) Roll
기준치: 35/17/7
굴림: 2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몰락 귀족이라지만, 귀족은 귀족입니다.
 
사교댄스 스텝은 기본적인 소양이니 그리 어려울 것도 없습니다.
 
민이와 손을 겹쳐 잡고 흘러나오는 노래에 맞추어 발을 움직입니다.
 
군더더기 없는 깔끔한 동작이지만……
 
춤을 이어갈수록 발이 점점 무거워집니다.
 
저택 안에서만 생활하다보니 체력이 약해진 걸까요?
 
어느덧 분위기가 무르익습니다.
 
춤이 절정에 이를 무렵,
 
무용,혹은 민첩 판정
 
고희진: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고집스레 춤을 이어가다 그만
 
스텝이 꼬여 몸이 옆으로 기울고 맙니다.
 
바닥에 쓰러지려는 찰나,
 
민이가 잡은 손을 당기며 허리를 감아올려
 
희진이의 몸을 지탱해줍니다.
 
덕분에 쓰러지는 건 면했지만…….
 
이런 창피를 보이다니요.
 
하지만 벗어나려 해도 몸이 움직여지지 않습니다.
 
쉬운 3박자 왈츠에도 금새 숨이 가빠집니다.
 
민이에게 안긴 채로 몸이 굳어버린 것처럼 움직이지 않습니다.
 
하민이:...괜찮아요? 저희 조금 쉬어요. (허리를 꾹 잡은 손에 힘을 준다.)
 
고희진:...저 체력부족인가 봐요. (살짝 충격... 기본 체력은 된다고 생각했다.) 그래도 정말 붙잡아줬네요.
 
하민이:그럼요. 제가 약속했잖아요. (입꼬리를 당겨 웃고는 너를 데리고 의자로 향한다.)
 
그러던 그때,
 
한순간의 정적과 동시에
 
살롱의 모든 촛불이 동시에 꺼집니다.
 
 
아악!
 
갑작스러운 어둠에 누군가 비명을 지릅니다.
 
메이드:잠, 잠시만 기다리세요! 제가 예비분을….
 
메이드가 재빨리 다른 사람들을 안심시킵니다.
 
어찌 된 일이냐며,
 
사용인들이 걱정스레 웅성거립니다.
 
그 사이로….
 
듣기 판정
 
고희진: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54
판정결과: 실패
 
짐승이 목을 울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맹수가 목을 긁어 울려대는 소리가 분명합니다.
 
쭈뼛, 반사적으로 온몸의 털이 서는 것만 같습니다.
 
......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곧 촛불 하나에 불이 붙습니다.
 
그러기 무섭게 모든 사용인이 부지런히
 
곳곳의 촛불에 불을 붙입니다.
 
금세 살롱 전체가 불꽃으로 환해집니다.
 
겨우 주변을 둘러보면,
 
짐승은커녕 그 비슷한 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정원에 야생동물이라도 들어왔던 걸까요……?
 
고희진:......(옆에 있던 네 팔을 꾹 붙잡고) 방금... 무슨 소리 못 들었어요?
 
하민이:...무슨 소리요? (많이 놀란걸까, 제 팔을 붙잡아오는 손길에 가만 너를 꾹 안아준다.) 희진 씨 이제 괜찮아요.
 
고희진:짐승이 우는 소리가... (네 품에서 곤두섰던 예민한 기질이 다시 가라앉는 것을 느끼며 주변을 천천히 둘러본다.) ...다들 아무 일도 없는 거겠죠?
 
하민이:짐승...? 저는 아무 소리도 못 들었는 걸요. (가만 너를 토닥이며 찬찬히 주변을 둘러본다.) 제가 살펴볼 테니, 희진 씨는 잠깐 쉬고 계실래요? ...쉬시고 저녁에 같이 산책 가요. 어때요?
 
고희진:정말 짐승이 있는 거면 위험하잖아요. ...혹시 모르니까 조심해야 해요. (망설이는 듯 싶다 붙잡고 있던 손을 내린다.) 저녁에 봐요.
 
하민이:...그럴게요. 희진 씨도 혹시 모르니 방에 있어요. 둘러보고 문제 없으면 메이드를 시켜 부를테니. (아쉽게 떨어지는 손을 바라보며 배웅한다.)
 
민이는 메이드에게 희진이를 데려다달라 합니다.
 
희진이는 방에서 잠시 휴식을 취하기로 합니다.
 
깜빡 잠에 들었을까요?
 
어느덧 해가 지고
 
똑,똑. 노크 소리가 들립니다.
 
고희진:민이 씨? (기다리고 있었는지 얼른 일어나 방문을 연다.)
 
하민이:희진 씨, 좀 쉬었어요? (방문이 열리자 안색을 살핀다.)
 
고희진:네, 저야 뭐... 계속 방 안에 있었으니까요. (네 얼굴을 기웃거리다) 괜찮아요? 별일은... 아니었나요?
 
하민이:저택에는 아무런 이상이 없더군요. 다른 사람들도 모두 괜찮아요. (잡으라는듯 슬쩍 팔을 내밀곤) 기분전환 삼아... 데이트 신청할까 하는데.
 
고희진:하하, 그러고 보니... 오늘 데이트 계획이 아직 끝나지 않았었죠. (명료한 대답에 걱정스럽던 표정이 풀린다. 곧 네 팔을 가볍게 붙잡고 방 밖으로 발을 내밀었다.) 정원이긴 하지만... 밖을 나가는 건 오랜만이네요.
 
하민이:...그렇죠. 희진 씨도 많이 답답했을테니 잘됐네요. (너를 데리고 1층으로 내려간다.) 저택의 정원은 정원사가 희진 씨의 산책을 위해 평소보다 더 힘내준 걸로 알고있어요.
 
두 사람은 1층으로 내려가
 
중앙홀을 지나갑니다.
 
저택 1층의 중앙에 위치한 넓은 공간입니다.
 
양옆으로 식당, 살롱과 연결되어 있고
 
계단을 통해 2층으로 이동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보니 작업실 쪽에 늑대 박제본이 있었던 것 같은데...
 
중앙홀이 꽤 텅 비어있으니 내일 한번 꾸며보는건 어떨까요?
 
중앙홀에선 메이드가 기다리고 있습니다.
 
메이드가 품에서 꺼낸 열쇠로 문의 잠금장치를 풉니다.
 
빗장을 치우고 문을 열자 시원한 밤바람이 스며들어옵니다.
 
메이드는 다시 열쇠를 품에 넣고,
 
희진이에게 주무실 시간이 되면 모시러 오겠다고 전합니다.
 
메이드는 좋은 시간 보내라며 작게 속삭이곤
 
다시 저택 안으로 들어섭니다.
 
사시사철 아름다운 꽃을 감상할 수 있는 정원입니다.
 
저택 건물의 규모만큼이나 정원 역시 상당히 넓습니다.
 
저택을 중심으로 그 주변을 빙 둘러서 정원이 꾸며져 있습니다.
 
물론 정원의 테두리에는 저택 건물의 높이와 비슷할 정도로 높은 울타리가 둘러져 있고요.
 
울타리 주변에는 키가 높은 활엽수가 자라 있고,
 
저택에 가까워질수록 키작은 관목과 화려한 꽃밭이 꾸며져 있습니다.
 
저택을 따라서 산책을 할 수 있도록 판판한 돌을 깔아놓은 길이 있습니다.
 
돌길을 쭉 따라가다보면 건물 오른편에 연못이 있습니다.
 
인공적으로 만들어두어 그리 크지 않고 수위도 얕지만,
 
수중식물이 탐스럽게 피어나 아름답습니다.
 
물안으로는 물고기들이 조용히 헤엄치고 있습니다.
 
저 멀리 정원사가 꽃을 다듬고 있는 모습도 보입니다.
 
그러고보니...
 
정원사라면 전날 본 유리병에 적힌 향에 대해 알 수도 있겠네요.
 
하민이:(너를 데리고 한 걸음씩 정원을 누빈다.) 구경하고 싶은 건 마음껏 구경해도 좋아요. 다만, 조심하시기에요.
 
고희진:(종종 창을 열어 바깥공기를 마시긴 했지만... 이렇게 직접 나와 들이쉬자니 전혀 다른 느낌이 들었다. 나가지 않아도 크게 아쉽지 않다고 생각했는데. 발 아래 풀이 밟히는 감각이 오랜만이라 생소하다.) 정원에 위험한 거라도 숨겨놨어요? (농담하듯 어깨를 으쓱하곤 정원사가 있는 쪽으로 다가가본다.)
 
하민이:(그런 너를 보고 바람 빠지듯 웃고는 뒤에서 아주 천천히 걷는다.)
 
 
정원사:(근처에 다가온 너를 발견하곤 반갑게 말을 붙인다.) 아이고, 희진 님 아니십니까? 산책 나오셨나 보네요...~
 
고희진:네, 그나저나 정원을 정말 예쁘게 가꿔놓으셨네요... 힘쓰셨다고 들었어요. (어제 그 향의 이름이 뭐더라... 기억을 되뇌어보다) 아, 혹시 monkshood라는 이름의 식물도 이곳에 있나요?
 
 
정원사:두 분이 산책을 나오신다니 드디어 이 정원이 제 역할을 할 수 있는 게 아니겠습니까? (서글하게 웃곤 이어지는 물음에는 의아해한다.) 투구꽃이군요. 정원에는 없는데... 필요하시면 구해놓겠습니다.
그런데 그런 위험한 꽃을 왜...
 
고희진:이런 큰 정원을 돌보는게 쉬운 일은 아니었을 텐데... 깜짝 놀랐어요. (네 반응을 보더니 고개를 기울인다.) 투구꽃이 많이 위험한가요? 제가 식물에 대해서는 잘 몰라서... 이름만 알고 있어요.
 
 
정원사:뭐... 뿌리 쪽에 독이 있긴 합니다. 중추신경계를 마비시키는데... 소량으로도 목숨을 잃을 수 있어서 주의해야 합니다.
약으로도 쓴다곤 하지만, 저는 전문가가 아니라서요.
 
고희진:...음, 향은 괜찮은 건가요? 마시지 않는다면요. (갑자기 조금 오싹해지는데...)
 
 
정원사:향이라면, 죽지는 않을 겁니다. 먹는 건 아니니까요. (왜 이런 질문을 하는지 모르겠는지 어깨를 으쓱이곤 하던 정원 손질을 마저 하며 말을 건넨다.) 희진 님께선 혹시 내일도 산책하실 예정이신지요?
 
고희진:(수면유도제의 기능도 있는건가..? 나중에 따로 알아봐야겠다고 생각하며) 음... 된다면요. 오랜만에 밖을 나오니 기분이 좋네요, 제 생각보다도요. 정원사님이 열심히 가꾸어주셨는데, 많이 봐야 할 것 같기도 하고.
 
 
정원사:하하, 어쩜 이리 말을 예쁘게 하실까. (기분 좋게 웃으며) 그렇다면 저도 좀 더 힘내야겠군요. 아직 손질 못한 곳들이 있거든요. 내일도 나올 수 있게 주인님께 부탁드려보세요.
 
고희진:좋아요, 다음에는 꽃에 대해 좀 더 알려주세요. (인사를 건네곤 다시 민이 쪽으로 다가간다!) 나오니까 어때요?
 
하민이:(연못을 구경하다가 뒤에서 들리는 네 목소리에 흘끔 돌아본다.) ...공기가 좋네요. 정말 오랜만에 나와보거든요. 정원사에게 팁도 줘야겠어요. 이렇게 관리해두다니.
 
고희진:저보다 훨씬 오래 못 나와본거 아니에요? 답답했겠어요. (네가 들여다보는 연못에 흘끔 시선을 준다. 전에 달이 비춘 곳이 이곳이던가.) 다음에는 비오는 날에도 같이 나와봐요. 저는 꽤 좋아하거든요...
 
하민이:...그럴까요? 저랑 한 우산 써줄 거예요? (능청스레 웃고는 다시 연못에 시선을 준다.) 여기 물고기도 있어요.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희진이가 연못에 흘끔 시선을 주면
 
수면에 번진 달빛과 그 안을 잔잔히 헤엄치는 잉어가 보입니다.
 
그리고.... 수면에 떠오르는 달이
 
어제처럼 이상한 모양으로 변합니다.
 
아, 이것은.....
 
그때 보았던 그 얼굴입니다.
 
정신력 판정
 
고희진: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기이한 기분입니다.
 
문득 정신을 차리자...
 
연못 난간위에 올라선 채였습니다.
 
다시 내려오려고 했지만….
 
무언가가 팔다리를 잡아당기는 듯
 
그대로 몸이 기울어 연못 속으로 빠져버립니다.
 
 
풍덩…!
 
때 아닌 밤중에 요란한 물소리가 납니다.
 
분명 인공으로 만든 작은 연못인데,
 
좀처럼 벗어날 수가 없습니다.
 
허우적거리기는 커녕 팔다리를 움직일 수조차 없습니다.
 
그대로 영영 가라앉는 것만 같습니다.
 
이성 판정
 
고희진: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이성이 1d3만큼 감소됩니다.
 
고희진:3
 
이대로 죽는 걸까,
 
싶은 찰나에 갑자기 몸이 물 밖으로 끌어 올려집니다.
 
따뜻한 팔이 희진이를 안아 올립니다.
 
물에 젖은 옷이 무겁게 처져 연못으로 희진이를 끌어내리는 것만 같습니다.
 
옅은 달빛에 얼굴이 드러납니다.
 
민이가 당신을 안아 올려 뭍으로 나갑니다.
 
하민이:...괜찮아요? 희진 씨. 정신 차려봐요. (당황한 기색이 가득한 얼굴로 너를 안고 뺨을 두어번 건드린다.)
 
민이는 이대로 인공호흡이라도 할 기세입니다.
 
그나마 희진이가 정신을 잃지 않았기에
 
가까스로 참고 있는 것 같습니다.
 
무어라 대답을 할 틈도 없이,
 
그대로 희진이를 안아 든 채 욕실로 향합니다.
 
그러고보니 젖은 몸에 닿는 민이의 팔이 무척이나 뜨겁습니다.
 
사람 셋은 들어가 누울 수 있을 정도로 넉넉한 크기의 욕조에
 
민이는 희진이를 앉히고 물을 틉니다.
 
나가지 않는 것을 보니... 설마 씻겨줄 셈인가요?
 
받아놓은 물에 몸을 담그면,
 
어쩐지 피부가 데일 것만 같아 탄식이 나올 것 같습니다.
 
하민이:...희진 씨, 몸이 너무 차가워요. (따뜻한 물을 틀어두곤 손으로 네 젖은 등을 쓸어내린다. 물이 찰 때까지 이렇게라도 온기를 주려는 마냥.)
 
고희진:(물을 한 움큼 삼킨 것 같다. 토해내고 싶은 기분이 들었지만, 고집스럽게 입을 다물었다. 울렁거림이 속으로 가라앉는다.) ... (...말해줘야 하는데, 일부러 그런게 아니라고. 저번과 똑같은 변명을 너는 이번에도 믿어줄까. 식은 몸에 닿는 손바닥이 뜨거워서 몸을 웅크렸다.) ......추워요....
 
하민이:...많이 추워요? (그런 네 속도 모른채 걱정스레 네 등을 쓸다가 다른 손으로 팔뚝도 쓸어준다.) 물 온도는 괜찮아요? ...목욕하는 거 도와줄게요.
 
고희진:...,미안, (예기치 못한 일을 겪어서인지, 몸이 추운 것을 감지한 뇌가 피를 빨리 돌리려는 것인지. 가만히 있는데도 심장이 대책 없이 빨리 뛰는 기분이 들었다.) 미안해요. (물기가 뚝뚝 떨어지는 찬 손을 네 뺨으로 뻗었다.) 당신은 무리하면 안되는데... ...
 
하민이:(말을 멈추며 전하는 건 사과였다. 그저 지금은 당신 몸만 생각했으면 좋겠는데. 예상치 못한 말에 동공이 수축됐다가 돌아왔다. 뺨에 닿는 너무나 차가운 손이 안쓰러웠는지, 충동적이었는지 모르겠으나 다급하게 너를 껴안는다.) 왜... 미안하다고 하는 거예요. 제일 놀랐을 건 당신인데. 저 무리 안했어요. 당신 옮기고 씻기는 거 일도 아니야. 저 당신 남편이에요. 생판 남한테 실수라도 한 것처럼 하지 말아요. 지금은 당신 생각만 해요.
 
고희진:(덥다 못해 뜨거운 체온에 닿자 숨을 무겁게 토해낸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이 정도의 힘에, 이 정도의 온기에 딱 살 것 같다는 생각을 한다. 뒤늦게 몸이 떨려오는 것을 느낀다. 네 옷은 이미 함께 푹 젖은지 오래여서, 밀어내지 않은 채 눈을 천천히 감았다.) ...왜일까요. 몸이 마음대로 움직이지 않아서... 죽는 줄 알았어요. ...당신이 아니었으면 죽었겠죠.
 
하민이:...안 죽었을 겁니다. 제가 옆에 있었잖아요. 아무래도 연못에 뭐가 있나봐요. (떨고있는 몸을 천천히 토닥이며 말한다. 네 말을 거짓이라고 한 번도 생각한 적 없으니 네가 하는 생각을 이 손짓만으로라도 떨쳐낼 수 있도록.) 결혼하고 첫 산책인데, 이런 기억이 생겨서 어쩌죠? (마지막 말은 조금은 더 가볍게 하며 네 마음을 진정시키려 노력한다.)
 
고희진:...그렇네요, 옆에 있어줘서 고마워요. (찰박이는 물소리를 듣자 몸과 마음이 서서히 이완되는 것을 느낀다. 다정한 손길에 몸을 맡기다, 축축한 네 옷자락을 끌어당긴다.) ...다음 비오는 날에, 한 우산 쓰고 다시 나가면 되죠. 더 나은 기억으로 덮으면 돼요. 당신도 다 젖었는데... 춥지 않아요?
 
하민이:...그래요. 저랑 손 잡고 가면 되는 일이겠죠? (옷자락을 끌어당기는 손길에 눈을 느리게 감았다 뜬다.) 저는... 괜찮아요. 희진 씨는 좀 어때요? (물 온도를 확인하곤) 조금 더 뜨거운 물을 틀까 하는데.
 
관찰 판정
 
고희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딱히 눈에 띄는 건 없습니다.
 
지금의 물 온도로도 아직 데일 것 같은 뜨거움을 느낍니다.
 
그런데... 물 근처에 김도 올라오지 않는데,
 
희진이의 지금 체온이 많이 낮긴 한가 봅니다.
 
고희진:그래도, 물에는 같이 빠졌는데... (몸 상태도 별로 좋지 않다는 사람이. 너는 당장 자신만 생각하라고 했지만, 말처럼 쉽게 되는 일은 아니어서 걱정스러운 낯을 지우지 못했다.) ...아니요, 지금이 좋아요. 더 뜨거우면 힘들 것 같아요.
 
하민이:(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젖은 머리카락을 정리해준다.) 제가 목욕을 도와줘도 괜찮겠어요? 아니면 사용인을 불러드릴까요?
 
고희진:(시야가 가물한 걸 보니 흐린 정신 끝을 겨우 붙잡고 있나보다. 자신이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네가 하는 말이나 행동을 놓치는 게 싫어서 고개를 천천히 젓는다.) 민이 씨가 쉬었으면 좋겠어요, 저는 정말 괜찮으니까... 걱정하지 말고요.
 
하민이:...또 제 걱정을 해주시는군요. (넘칠 것 같은 물을 잠그곤 손으로 다시 네 작은 머리통을 크게 쓸어준다. 깊은 한숨을 내쉬며 잠시 고민하는 듯 하다가) ...희진 씨가 나중에 부끄러워할 것 같으니 메이드를 불러줄게요. 전... 걱정 말아요. (드러난 네 흉터 위에 가볍게 입을 맞추곤 자리에서 일어난다.) 마음이 편치 않군요. ...내일 봐요.
 
민이가 나가고 얼마 지나지 않아
 
메이드가 기겁을 하며 들어와
 
평소처럼 목욕 시중을 듭니다.
 
몸이 아직 많이 차갑다며 목욕을 마친 희진이를 꽁꽁 싸매곤
 
방으로 데려갑니다.
 
메이드:(이불을 단단히 여며주며 걱정스런 얼굴로 말한다.) 감기라도 걸리실까 걱정이에요... 난로를 더 떼야겠어요. 다 괜찮을 거예요. 걱정 마시고 오늘은 푹 주무세요.
 
잠자리를 마저 정돈한 메이드는
 
이내 향초를 피우곤,
 
안녕히 주무시라는 인사와 함께
 
조용히 방문을 닫고 나갑니다.
 
건강 판정
 
고희진:
건강
기준치: 55/27/11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오늘 많은 일이 있었던 걸까요.
 
역시 사지가 축 늘어져 어쩐지 힘이 들어가지 않습니다.
 
희진이는 잠에 들까요?
 
고희진:(어쩐지 하루하루 일이 켜켜이 쌓이는 기분이다. 좋은 일이든, 나쁜 일이든... 침대에 머리를 기대자 오랜만에 빠르게 잠이 쏟아지는 것을 느낀다.)
 
희진이는 눈을 감고 잠에 듭니다.
 
희진이는 꿈을 꿉니다.
 
꿈에서도 침대에 반듯이 누워 잠들어 있습니다.
 
온몸은 축 늘어져 그 어느때보다 편안하게 느껴집니다.
 
가물가물한 시야.
 
오롯이 침대에 누운 당신만 존재하는 것처럼
 
주변이 아득히 멀게만 느껴집니다.
 
어둠속에서 그림자가 어룽거립니다.
 
그 어떤 빛도 스며들지 않는 칠흑같은 방.
 
발소리가 점점 희진이를 향해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것에 반응해 말을 할 수도,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가위에 눌리기라도 한 걸까요?
 
이윽고 누군가가 당신 앞에 우두커니 섭니다.
 
새카만 어둠이 그를 가립니다.
 
장막이 쳐진 것처럼 아무것도 볼 수 없습니다.
 
다만, 익숙한 목소리 가 당신을 안심시켜줍니다.
 
적막 속에 시트를 스치는 소리가 문득 들립니다.
 
어둠속에서 손이 뻗어와 희진이의 뺨을 부드럽게 감쌉니다.
 
턱을 받치듯 살짝 당겨올리고,
 
그와 동시에 입술에 부드럽고 축축하고 뜨거운 것이 닿습니다.
 
희진이의 입술을 삼킬듯 완전히 덮고는
 
입술을 벌려 혀가 파고 들어옵니다.
 
그 모든 동작은 아주 부드럽고,
 
또 조심스럽게 이루어집니다.
 
혀는 입천장을 훑고 혀를 두드립니다.
 
그것은 살아있는 것처럼 뜨겁고,
 
입안을 가득 채울 듯 넘쳐 흐릅니다.
 
목구멍을 넘어 들어오고….
 
희진이는 문득 잠에서 깹니다.
 
그건… 꿈이었을까요?
 
왜 그런 꿈을 꾼걸까요.
 
욕구불만인걸까요?
 
어느새 아침이 밝아왔습니다.
 
오늘 희진이는 무엇을 할까요?
 
고희진:(어제보다 나아진 몸 상태를 확인하고 작업실로 향해본다.)
 
작업실로 가보면,
 
희진이가 이틀 전에 그려둔 노란 장미 그림이
 
그대로 뒤집어져 있네요.
 
그리고 구석을 보면
 
늑대를 닮은 박제용품이 있는 거 같습니다.
 
중앙홀이 텅 비어있었는데
 
가져다 두면 꾸밀 수 있을 것 같아요.
 
고희진:(중앙홍에 어울릴지 대충 가늠해보다가 냅다 들어 본다...)
 
희진이는 박제용품을 들고
 
중앙홀로 갈까요?
 
고희진:(중앙홀로 간다!)
 
보기 심심하던 중앙홀에
 
박제용품을 걸어두니 제법 고풍스런 저택의 분위기가 납니다.
 
고희진:(만족... 몇 걸음 뒤에서 감상하다 어제의 욕실로 가본다.)
 
웬만한 방의 크기와 견줄만한 욕실입니다.
 
더운 김을 쬘 수 있는 스파 시설도 마련되어 있으며,
 
항상 메이드가 한 명 이상 대동해
 
희진이의 목욕을 도왔었죠.
 
관찰 판정
 
고희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욕조에 억센 털 몇 개가 떨어져 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여기가 부엌도 아니고,
 
욕조에 왜 이런 게 있는지 알 수가 없습니다.
 
청소를 소홀히 한 걸까요…?
 
고희진:(메이드님이 웬일이지..? 대신 털을 몇 가닥 주워 살펴본다.)
 
털을 자세히 보면,
 
사람의 털보다 억센 것이 동물의 털 같습니다.
 
고희진:동물을 키우는 것 같진 않던데... (지난 살롱에서 짐승의 울음소리같은 걸 듣기는 했지만. 허리를 펴고 민이의 침실로 향한다.)
 
희진이가 민이의 침실로 향하면
 
따라 걷던 메이드가 한마디를 얹습니다.
 
메이드:잠을 주무실 때는 방해하지 말라고, 밤중에는 아예 문을 잠가 두세요.
 
고희진:지금은 일어났겠죠..? 방에 있나요?
 
메이드:음... 웬만한 시간은 개인 서재나 방에서 보내시니... 그보다, 요즘 주인님과는 잘 되어 가세요?
 
고희진:네..? (끔뻑) 잘 되어가냐니, 어떤게요?
 
메이드:(가볍게 웃다가) 후후, 어제 파티도 하고 산책도 하셨잖아요. ...불미스러운 일이 있긴 했었지만.
아무튼, 그래도 부부 사이인데 계속 각방을 쓸 수는 없지 않겠어요? 왜, 한 번 같이 밤을 보내고 나면 사이가 더 좋아질 수도 있잖아요.
이건 희진 님께만 하는 얘긴데...~ (목소리를 낮추고 속삭이며) 저택의 열쇠는 제가 갖고 있거든요. 주인님의 방에 들어가고 싶으면 말씀만 하세요! 저는 희진 님 편이니까요. (살풋 웃는다.)
 
고희진:아, 음.......................................... (급격하게 말이 사라지다) 지금도 나, 나쁘지 않아요. 그, 민이 씨는 무리하면 안되니까... (묘하게 빨라지는 걸음...) 열쇠는... 다음에 필요하면 말씀드릴게요. ...다음에요.
 
메이드:어머머. (그런 네 모습에 장난스레 호들갑을 떤다.) 그래요, 언제든 말만 하세요!
 
희진이가 민이의 방에 들어가면,
 
희진이의 침실과 같은 층에 있는,
 
민이가 혼자 사용하는 침실입니다.
 
특별한 일이 없으면 주로 이곳에서 업무를 본다고 하네요.
 
가운데에는 고풍스러운 미감의 커다란 소파와 작은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그 뒤로 넓은 책상이 있고 방 안쪽으로 넉넉한 크기의 침대가 보입니다.
 
책상 뒤로는 짙은 커튼이 넓게 쳐져 있습니다.
 
아마 창문을 가리는 용도겠지요.
 
민이는 잠시 자리를 비웠는지 보이지 않습니다.
 
고희진:(아까 메이드의 말에 약간 달아오른 뺨을 식히며 방을 둘러본다. 이곳에 들어온 적은... 많지 않았던 것 같은데.)
 
관찰 판정
 
고희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바닥의 카펫 틈 사이에서
 
욕실에서 본 것과 같은 억센 털을 발견합니다.
 
고희진:......(혹시 나 몰래 동물 키우나?... 동물을 싫어하는 건 아닌데. 털을 주워 빤히 바라보다 창쪽으로 다가간다. 그래도 정작 이 방에 창이 있긴 하구나. 커튼을 슬쩍 비집고 털을 햇볕에 비춰본다.)
 
메이드:어머, 안돼요. 희진 님. (네가 커튼을 건드리자 놀라며 커튼을 여민다.) 주인님께서 아시면 저 정말 혼나요...
 
털의 색은 언뜻 보기에도 어두운 색입니다.
 
고희진:음... 네, 미안해요. (순순히 사과) 그런데, 혹시 저택에서 키우는 동물이 있나요?
 
메이드:네? 저택에 동물이요? 주인님께서 정말 싫어하시겠는 걸요... (상상했는지 몸을 부르르 떤다.)
 
고희진:...민이 씨는 동물을 좋아하지 않나요? (의외인듯 눈을 깜빡이며..) 하지만 이런 털이 자꾸 보여서요. (들고있던 털 가닥을 메이드에게 보여준다.)
 
메이드:동물을 싫어하시는 건 아닌 것 같지만... 아예 관심이 없어 보이셨어요. (네가 보여주는 털을 보곤 놀란다.) 어머, 그러게요... 이건 무슨 털이지? 메이드들을 시켜 청소도 싹 다시 해야겠어요. 이게 뭐람?
 
메이드도 잘 모르는 눈치입니다.
 
고희진:그래요? ...이상한 일이네요. (그렇다면 직접 물어봐야지... 서재로 걸음을 옮긴다.)
 
저택에 마련된 개인 서재입니다.
 
개인 서재치고는 도서관을 방불케 할 정도로 장서량이 대단합니다.
 
이곳에 있는 책을 모두 읽는 데만도 몇십 년이 걸리지 않을까요?
 
가운데에는 편히 책을 읽을 수 있도록
 
푹신한 소파와 넓은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값비싼 찻잎도 종류별로 마련되어 있으니
 
독서에 곁들이면 좋겠네요.
 
그리고 소파에는 방에는 없던 민이가 앉아 책을 읽고 있습니다.
 
고희진:... (그 모습을 보고 잠시 고민하다 벽을 콩콩 두드려 가볍게 노크한다.)
 
하민이:(들리는 소리에 고개를 들어 그쪽을 바라본다. 너와 눈이 마주치자 조금 놀란 듯 바로 자리에서 일어나) 희진 씨. 책 읽으러 왔어요? 몸은 괜찮아요?
 
고희진:그냥 민이 씨 얼굴 보러 온 건데... 여기 있다고 해서요. (앉아있으라는 듯 자기가 소파쪽으로 다가간다.) 전 이제 괜찮아요, 당신 덕분에 감기도 안 걸렸고... 어제는 많이 놀랐죠?
 
하민이:...당신이 더 놀랐겠죠. 또 제 걱정부터 하시네요. (못 말린다는 듯 고개를 젓곤 옆에 네 자리를 내준다.) 어디 한번 봐요. (네 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얼굴색을 살핀다.)
 
고희진:저도 걱정할 만한 모습이었겠지만, 당신 얼굴도 걱정할만한 얼굴이었거든요. 민이 씨는 못 봐서 모르죠? (네 옆자리에 끼어 앉곤 고개를 들어 얼굴을 보여준다.) ...어때요? 멀쩡한 것 같아요?
 
하민이:(유심히 얼굴을 보며 손으로 뺨을 부드럽게 문질러준다.) ...네. 예쁘네요. 어제처럼 차갑지도 않구요. 다행이에요. (잠시 생각하는듯 하다가 입을 연다.) 희진 씨도 책 골라와서 같이 읽어요. 옆에 더 있고 싶으니까.
 
고희진:...그런 칭찬을 바라고 한 말은 아니었는데. (멋쩍게 웃고는 네가 읽던 책을 슬쩍 들여다본다.) 책 읽고 있었어요? 어떤 내용이에요.
 
하민이:...그냥 일 하다가 궁금한 게 생겨서 찾으러 온 건데,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있었네요. (어깨를 으쓱이곤) 2층에는 과학 류나 소설책 같은 게 있을 거예요. 희진 씨가 좋아할 만한 책이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고희진:책이 정말 많은데...... 꼭 서재가 아니라 도서관 같아요. 아주 예전부터 수집한 거겠죠? (까마득한 2층을 바라보다) 과학도 소설도 좋아해요. 그럼 저도 좀 골라서 올게요. (자리에서 일어나 2층으로 간다.)
 
서재 공간은 1, 2층으로 구분되어 있습니다.
 
복층 구조인 셈인데,
 
계단 아래도 전부 책장이 들어차 있을 정도입니다.
 
희진이가 2층으로 올라가 책을 찾으면,
 
관찰 판정
 
고희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바닥에 무언가 끌린 자국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가구 같은 것을 끈 것 같습니다.
 
아무래도… 책장을 움직인 것 같은 흔적입니다.
 
그러고 보니 푹신한 카펫이 깔린 1층과 달리,
 
2층은 판판한 나무 바닥입니다.
 
고희진:(책장을 슬쩍 밀어본다...)
 
희진이가 책장과 씨름을 하면,
 
손으로 당겨서는 꼼작도 하지 않습니다.
 
메이드:(옆에서 지켜보다가) 무슨 문제라도 있으세요?
 
고희진:책장이... 튼튼하네요. (머쓱...)(괜찮은 책이나 골라본다...)
 
자료조사 판정
 
고희진: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책장을 살펴보면 책장의 맨 위에 '500~'이라는 숫자가 적혀 있습니다.
 
관찰로 재판정
 
고희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500? 분명 과학분류였나... 책들을 대충 살펴본다.)
 
그렇죠, 500이라면 도서분류법 상 '과학'을 의미합니다.
 
다만 책장에 꽂힌 책들을 살펴보면
 
이상한 점이 보입니다.
 
이 책장에 어울리지 않는 책이 꽂혀 있습니다.
 
한두 권이 아닌 듯한데…….
 
고희진:음...? (한권 뽑아본다...)
 
한 권을 뽑아봐도 아무런 변화가 없습니다.
 
다른 책을 모두 뽑아내면 어떨까요?
 
하지만 지금은 옆에 메이드가 지켜보고 있으니
 
모두가 잠든 밤에 다시 와보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
 
고희진:...(다른 책을 골라서 내려가자)
 
희진이는 읽을 만한 책을 한 권 들고 1층으로 내려갑니다.
 
하민이:왔어요? (책을 마저 읽다가 눈을 맞춰온다.)
 
고희진:네, 책이 너무 많아서 고르기도 힘드네요... (네 옆에 다시 앉아서는) ...아, 그러고보니. 민이 씨, 동물 좋아해요?
 
하민이:...? 동물이요? (고개를 기울이다가) ......키우고 싶으세요?
 
고희진:......그런게 아니라... 혹시 저택에서 키우는 동물이 있나 해서요.
 
하민이:동물이라... 간혹 야생동물이 들어오긴 하지만 저택에서 따로 키우는 동물은 없어요. (다시 걱정스레 널 바라보다가 입을 뗀다.) ...무슨 일 있었어요? 어제도 짐승 소리 같은 걸 들었다고 하셨잖아요.
 
고희진:음, 자꾸 동물의 털 같은게 보여서... 혹시나 했어요. (걱정하는 듯한 눈빛에 뒷목을 주무르다) 당신이 없다면 없는 거겠죠. 저도 동물을 딱히 싫어하는 건 아니지만, 본 적도 없는데 이런걸 자꾸 마주하니까 신경 쓰여서...
 
하민이:어디서 또 야생동물이라도 들어왔나 보군요. 사용인들을 시켜서 다시 알아볼게요. 너무 걱정 말아요. (읽던 책을 덮고는 할 말이 있는지 네 눈치를 살핀다.) ...음, 희진 씨. 오늘은 산책하고 싶지 않으시겠죠?
 
고희진:민이 씨는 하고 싶어요? (하긴, 어제도 오랜만에 바깥공기를 쐰 거라 그랬나.) ...연못 근처만 안 가면 괜찮을 것 같아요. 꽃들은 예뻤고.
 
하민이:...어제는 제대로 구경하지 못한 것 같아서요. (머쓱한지 뒷머리를 긁적이며 시선을 피하다가 흘끔 다시 눈을 맞춰온다.) 연못 근처면 제가 꼭 잡고 있을게요. 책 읽고 저랑 산책할래요?
 
고희진:그럴까요? 안 그래도 자주 오기로 정원사님한테 말하기도 했고... (네 시선을 마주하다 못이기듯 수긍하곤 가져온 책을 펼쳐본다.) 오늘도 당신이 있으니 괜찮겠죠.
 
하민이:...좋아요. (네가 승낙하자 눈이 얇게 접히곤 입꼬리가 올라간다. 책을 펼치는 모습에 만족한듯 역시 마저 책을 읽기 시작한다.)
 
둘은 오붓하게 책을 읽고
 
해가 완전히 사라지자 슬슬 정원으로 나갈 준비를 합니다.
 
여전히 아름답게 꾸며진 정원입니다.
 
정원을 구경하다 보면 어디선가 나비가 날아와
 
희진이의 어깨에 붙었다가 주변을 날아다닙니다.
 
나비는 한동안 희진이의 곁을 날아다니며,
 
팔이나 얼굴 등 피부 위에 앉습니다.
 
고희진:꽃이 펴서 그런지 나비가 많네요. (봄이긴 한가보다. 연약한 곤충의 다리가 피부를 간지럽힌다.) 민이 씨는 좋아하는 꽃, 있어요?
 
하민이:... (나비가 거슬리는지 손으로 휘휘 저어봐도 떠나지 않자 손을 거둔다.) 특별히 좋아하는 꽃은 없지만... (마침 네가 서 있는 곳 뒤에 노란 장미가 한가득 피어있었다. 그 모습을 잠깐 눈에 담더니) 희진 씨는 장미가 참 어울리네요.
 
고희진:그런가요? 하지만 이 장미는 오히려... 민이 씨 눈 색을 닮았는데. (노란 장미와 네 눈을 번갈아 들여다보다 정원사 쪽으로 간다.) 오늘은 어제와 달리 나비가 많네요?
 
 
정원사:아, 희진 님이랑 주인님이시군요. (가볍게 인사하곤) 나비요? (네 근처를 날아다니는 나비를 본다.)
이건 푸른부전나비네요. 희진 님한테 이렇게 얌전히 붙어 있는 걸 보니 신기한데요?
아참, 주인님 잠깐 괜찮으신가요? (일 얘기를 하려는지 민이에게 손짓한다.)
 
하민이:(꼭 지금 해야하나... 희진이를 잠깐 보곤 정원사에게 다가간다.) 빨리 끝내면 괜찮아요. ...희진 씨, 미안해요. 잠깐만요.
 
고희진:네, 기다릴게요. (푸른 부전 나비? 힐끔힐끔 나비를 바라보다 정원을 한 바퀴 둘러본다.)
 
어제의 연못과 다른 길로 돌길이 이어져 있습니다.
 
이 길이라면 잠깐 돌아보는 정도는 괜찮겠죠.
 
고희진:(산책 겸... 돌길을 걸어본다. 연못 그대로 지나치기ㅎㅎ)
 
걷다보면 어느새 돌길은 끊겨 있습니다.
 
이 뒤로는 관리가 되지 않는 건지 지나온 정원에 비해
 
나뭇잎이 다소 수더분하게 웃자라있습니다.
 
흙바닥이 조금 지저분해 보이기는 하지만,
 
신발 밑창에 진흙이 좀 묻는 것만 참는다면 못 갈 것도 없습니다.
 
맨 흙바닥을 밟고 저택의 뒤편으로 가봅니다.
 
가지만 쳐놓은 활엽수가 웃자라 있고,
 
꽃은 모종에 꽃봉오리가 올라와 있는 것이 전부입니다.
 
아마 이곳에서 키워 화단에 옮겨심는 모양입니다.
 
그 뒤로 아담한 [창고]가 한 채 있습니다.
 
고희진:(정원을 관리하기 위한 창고인가? 문을 슬쩍 밀어본다.)
 
저택 건물 뒤편의 구석진 곳에 있는 창고로,
 
정원 관리에 필요한 비료, 모종, 씨앗 따위를 보관해두는 용도로 사용되는 것 같습니다.
 
정원사 외에는 드나들 일이 없는 허름한 곳이죠.
 
안으로 들어가면 묘하게 퀴퀴한 냄새가 납니다.
 
희진이에게는 낯설지 모르겠지만, 비료 냄새입니다.
 
양옆으로 선반이 달려 있고,
 
그 위에 여분의 화분이나 씨앗 자루, 삽, 원예 가위나 손도끼, 쟁기처럼
 
정원 관리에 필요한 물건들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조금 더 들어가볼까요?
 
고희진:(냄새가 배면 안될텐데...... 고민하다 조금 더 들어가본다.)
 
민첩 판정
 
고희진: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뭔가 발에 툭, 걸리고 맙니다.
 
흙이 든 포대 자루 몇 개가 희진이의 발에 걸려
 
파스스… 하고 바닥으로 쏟아집니다.
 
바닥을 살펴보면
 
안쪽 벽의 바닥에 틈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희진이의 발에 걸려 쓰러진 포대에서 나온 흙이
 
벽 너머 안쪽까지 밀려나 들어가 있는 게 보입니다.
 
분명 문고리조차 달려 있지 않은 막힌 벽인데…
 
고희진:...? (벽을 뼈마디로 두드려본다.)
 
다른 벽과는 다르게 이 벽에서만 빈 소리가 납니다.
 
미는걸로는 벽이 꿈쩍을 안 하는 것 같습니다.
 
내리쳐볼만한게 없을까요?
 
고희진:(삽을 가져와본다...)
 
삽으로 벽을 내리쳐 볼까요?
 
고희진:(내리친다..!)
 
벽을 내려치면 벽이 마치 문처럼 안쪽으로 열립니다.
 
고희진:(이런 곳에 무슨 공간이 있지... 꺼림칙하지만 한 발 내딛는다.)
 
벽 너머의 공간은 너무나도 어둡습니다.
 
창 하나조차 나 있지 않아 달빛 하나 들어오지 못합니다.
 
겨우 걸음을 옮기면
 
무언가 발에 차여 바닥을 구릅니다.
 
어둠에 익숙해진 눈으로 주의 깊게 살펴보면…
 
이건… 뼈입니다
 
그것도 인간의 뼈.
 
한쪽 귀퉁이가 부서진 두개골이 굴러다닙니다.
 
그것도 한두 개가 아닙니다.
 
대체 몇 명의 사람이 여기서 죽은 건지 짐작조차 할 수 없습니다.
 
이성 판정
 
고희진: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이 1d3만큼 감소합니다.
 
고희진:3
 
나비가 여기까지 따라온 건지,
 
창고 안을 날아다닙니다.
 
벽에 붙어 있다가 해골에 앉기도 하면서요.
 
뼈 무더기를 살펴보려면
 
관찰 판정
 
고희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조금만 스쳐도 해골은 모래처럼 부서집니다.
 
상당히 오래 방치된 것 같습니다.
 
여기에는 해골뿐만이 아니라
 
다 헤진 옷조각이나 엉킨 끈, 재갈 따위도 함께 널려 있습니다.
 
희진이는 옷가지 사이에서 종이 조각 하나를 찾습니다.
 
한참을 구겨 놓았는지 종이가 서로 엉겨 붙어
 
잘 펴지지 않습니다.
 
손놀림 판정
 
고희진:
손놀림
기준치: 50/25/10
굴림: 2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종이조각의 앞면에 적힌 날짜는
 
희진이가 살고있는 현재 연도로부터 약 60년 전입니다.
 
60년 전 민이의 가문에서 고용인 모집 글을 광고한 내용인 것 같습니다.
 
이상한 일입니다.
 
이 유골들은 무엇이고,
 
이 쪽지는 뭔가요.
 
여기서 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거죠?
 
이성 판정
 
고희진: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이 1d3만큼 감소됩니다.
 
고희진:3
 
머릿속이 혼란스럽습니다.
 
일단 민이에게 돌아가볼까요...
 
고희진:(...너는 알고 있을까? 60년 전에 이곳에서 일어난 일을. 지난 과거를 묻어두는 편이 나을지, 찝찝함을 해소하기 위해 직접 물어보는 편이 나을지 가늠해보다 생각을 그만두었다. 억지로 열었던 문을 다시 닫고 창고를 나간다.)
 
희진이는 창고에서 나와
 
아까 민이와 정원사가 있던 곳으로 돌아갑니다.
 
둘은 이제서야 이야기가 끝난 듯 보이네요.
 
하민이:아, 희진 씨. (네가 돌아오자 정원사에게 손을 젓곤 곁에 선다.) 혼자 둬서 미안해요. 좀 둘러봤나요?
 
고희진:...네. (방금 뒤로한 창고 쪽을 반사적으로 흘긋 돌아보려다 멈칫한다.) 민이 씨는 얘기 다 끝냈어요?
 
하민이:네. ... (허리를 굽혀 네게만 들리게 속닥거린다.) 월급을 올려달라고 하네요. 팁 줄 생각인 건 어떻게 알고... (장난스레 웃고는 네 손을 잡고 사뿐히 걷기 시작한다.)
 
고희진:어쩐지 비밀스러운 얘기 같더라고요. (네 손을 잡고 천천히 뒤따라가며 주변을 훑어본다.) 저, 민이 씨의 가족분들은 어떤 분들이었나요?
 
하민이:...가족이요? (상쾌한 밤 공기를 마시며 달빛 아래서 할 얘기인가 잠시 고민한다.) 그러고보니, 결혼한 사이에 제 가족 얘기를 한 번도 안한 것 같군요. ...음, 어렸을 때 돌아가셨어요. 그래서 솔직히 지금은 잘 기억이 나지 않는군요.
 
고희진:...그렇구나... 제가 괜한 걸 물었나요? (네 표정을 슬쩍 살피다 잡은 손에 약간 힘을 주었다.) 그러면 많이 외로웠겠어요. 저택이 이렇게 큰 걸요.
 
하민이:...희진 씨가 당연히 알고있어야 했던 것들인걸요. 늦게 말해준 제가 나빴어요. 기억이 없어서 그런거 슬픈 감정도 없구요. (어깨를 으쓱이며 아무렇지 않다는 듯 말한다. 이어지는 말에는 입을 다물었다가 같이 손에 힘을 줘 본다.) .......지금은 희진 씨가 있으니 외롭지 않아요.
 
고희진:그래도 알게 돼서 다행이라고 생각해요, 전... (성장한 지금에서야 그렇게 느끼겠지만... 아무도 없는 유년시절은 꽤나 쓸쓸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분위기를 풀려는 듯 살짝 손을 흔들며) 그렇죠. 이제는 가족이라고 부를 사람이 있잖아요. 오늘처럼 가족이 어떤 사람이냐고 누가 묻는다면, 뭐라고 대답할래요?
 
하민이:(네 말에 눈이 살짝 커졌다가 다시 기분 좋은 웃음을 흘린다. 흔들리는 손이 귀엽게 느껴져 그저 네가 흔드는 대로 따라간다.) ...사랑스런 부군이 있다고 하겠죠. (결혼한지 1년이 되어가는데 새삼스레 가족이란 말이 와닿았다. 허리를 숙여 네 뺨에 가볍게 입을 맞춰 애정을 표현하곤) 날이 차네요. 이만 들어갈까요, 부군?
 
고희진:하하, 그러면 듣는 사람이 눈꼴시려서 어떡해요? 분명 욕 먹을 걸요. (네 입맞춤에 눈을 슬며시 감았다 뜨며 저택 쪽으로 걸음을 돌린다.) 그래요, 다음에 같이 또 나와요.
 
민이와 희진이는 이만 안으로 들어가기로 합니다.
 
나비는 미처 눈치채지 못한 사이에도
 
계속 희진이의 몸에 붙어 있다가,
 
그대로 저택 안으로 들어옵니다.
 
나비는 희진이의 주변을 날아다니다,
 
무언가에라도 홀린 듯
 
타오르는 촛불에 가까이 가서 그만 날개에 불이 붙어 타죽고 맙니다.
 
하민이:...타버렸네요. (그 광경을 보다가 어깨를 으쓱이며 다시 널 데리고 저택을 걷는다.)
 
고희진:불쌍해라... (붙어있을 거면 계속 붙어있지. 안쓰러운 눈으로 보다 뒤를 돌아 너를 따라간다.)
 
하민이:(네 방에 다다르자 아쉬운듯 손을 꾹 잡았다가 놓아준다.) 잘 자요, 희진 씨. 오늘은 거의 하루종일 같이 있었네요. ...좋았어요.
 
고희진:민이 씨가 바빠서 그렇지... 내일도 시간 날 때 찾아갈게요. (네가 먼저 걸음을 떼기를 기다리듯 문 앞에 서서는 인사를 건넨다.) 잘 자요, 민이 씨.
 
하민이:일을 줄여야겠어요. 희진 씨랑 놀려면. (장난스레 웃곤 손으로 네 머리를 정리해주듯 쓰담고는 좋은 꿈 꾸라며 발걸음을 옮긴다.)
 
민이가 가자 어김없이 메이드가 와서 이부자리를 정돈합니다.
 
오늘도 향을 피우곤 안녕히 주무시라며 인사를 건네곤 갑니다.
 
건강 판정
 
고희진:
건강
기준치: 55/27/11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몸이 축 늘어져 움직이기 쉽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향 때문인 것 같은데...
 
고희진:(향을 꺼본다...)
 
힘겹게 몸을 일으켜 향을 꺼봅니다.
 
향초를 끄자 저릿하니 움직이지 않던 몸이
 
조금씩 감각이 돌아오는 것 같습니다.
 
희진이는 무얼할까요?
 
고희진:(역시 향이 문제였어...저번에 못 본 식료품 저장실을 확인하러 간다.)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주방과 문 하나로 연결된 식료품 저장실입니다.
 
온갖 식료품을 저장해두는 곳으로,
 
음식의 신선도를 위해 다른 곳에 비해 온도가 낮은 편입니다.
 
온갖 육류와 채소, 과일은 물론이고
 
심지어 수조를 마련하여 생선류도 신선하게 즐길 수 있습니다.
 
구하기 어려운 값비싼 향신료도 넉넉하게 준비해두었고,
 
따로 벽으로 구분된 공간에는 와인 셀러까지 있습니다.
 
와인 셀러에는 층층이 오크통이 보관되어 있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참나무 특유의 향이 납니다.
 
듣기 판정
 
고희진: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1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덜걱, 덜걱, 하고
 
무언가 맞물리지 못하는 거슬리는 소리가 납니다.
 
바로… 바닥에서요.
 
바닥에는 촘촘하게 짜인 카펫이 깔려 있습니다.
 
고희진:(카펫을 걷는다.)
 
이것을 걷어내면…
 
바닥에 문이 있습니다.
 
그것도 투박하게 생긴
 
커다란 자물쇠로 잠긴.
 
고희진:(뭐가 이렇게 숨겨진 공간이... 자물쇠를 몇번 철컹 흔들어보다가 포기하고 서재를 확인하러 간다.)
 
희진이는 서재로 향했습니다.
 
밤이 되어 칠흑처럼 깜깜한 대저택 안은 고요합니다.
 
고희진:(2층으로 올라가 낮에 확인한 책장의 이상한 책들을 빼본다.)
 
책을 빼보자 책장이 회전문처럼 돌아갑니다.
 
고희진:...어디에 쓰는 공간이지? (창고를 생각해보면 그렇게 보기 좋은 것이 기다릴 것 같진 않아 겁이 나지만... 회전문처럼 밀며 들어가본다.)
 
책장을 밀어 돌리고 안으로 들어가면…
 
너머에 또 다른 공간이 있습니다.
 
오랫동안 방치된 건지 들어가자마자
 
먼지가 훅 일어납니다.
 
공간은 희진이가 들고 있는
 
등불 하나로 밝힐 수 있을 정도로,
 
그리 넓지 않습니다.
 
넉넉한 크기의 책상,
 
그 주변에 이리저리 놓인 의자들.
 
그리고 벽면에 세워진 책장이 전부입니다.
 
고희진:(책상을 살펴본다.)
 
얼마나 오래된 건지,
 
가장자리는 모두 닳아있고 여기저기 곰팡이가 껴 있습니다.
 
대충 보아도 이 고풍스러운 저택에 어울리는 물건은 아닙니다.
 
책상 위에는 낡은 종이며 수첩, 필기구 따위가 널려 있습니다.
 
고희진:(수첩을 조심스레 넘겨본다.)
 
저택에 지하실이라고 부를만한 곳은
 
방금 본 자물쇠가 잠긴 그곳인 것 같습니다.
 
고희진:...(그럼 지하실에 누군가 소환한 어떤 존재가 있다는 걸까. 창고의 뼈들은... 그 존재에게 바쳐진 제물들이고. 믿을 수 없는 내용에 그저 조금 잔혹한 동화를 읽는 것 같은 붕 뜬 감상이 들었다. 수첩을 내려놓고 책장으로 다가간다.)
 
커다란 책장이 벽 하나를 모두 차지하고 있지만,
 
정작 꽂아둔 책은 몇 권 되지 않습니다.
 
게다가 대부분 외국 원서인지 제목을 읽는 것조차 어렵습니다.
 
그 중 유일하게 읽어볼 만한 엄두가 나는 책이
 
몇 권 보입니다.
 
이 몇 권만 모국어로 쓰여 있는 것 같네요.
 
고희진:(모국어로 써져있는 책만 꺼내서 펼쳐본다.)
 
지능 판정
 
고희진: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신을 이곳으로 부르는 방법이 있다면,
 
반대로 다른 곳으로 보내는 방법도 있지 않을까?
 
하는 의문이 생깁니다.
 
책을 더 살펴볼까요?
 
고희진:(더 살펴본다.)
 
조금 더 찾아보니 정말 있습니다.
 
그리고 같은 페이지에 수첩의 한 페이지를 찢어서
 
끼워둔 것으로 보이는 종이 조각이 있습니다.
 
고희진:(종이조각을 확인한다...)
 
이 외에도 책장에 눈에 띄는 책이 한 권 있습니다.
 
고희진:(책을 빠르게 훑는다.)
 
사실 책이라기보다는 개인적인 기록물에 가까워 보입니다.
 
인쇄된 활자가 아니라 필체가 드러나는 손글씨로 기록되어 있습니다.
 
하민이의 가문의 역사가 적혀 있습니다.
 
정확히는 그 분께 언제 어떤 소원을 빌었는지,
 
그 때마다 몇 명의 인간을 제물로 바쳤는지를
 
세세히 기록해놓았습니다.
 
첫 줄은 이렇게 시작합니다.
 
 
드디어 소환 주술에 성공했다.
 
그 후로 이어지는 소원은 저열하기 짝이 없습니다.
 
 
새로 시작하는 면직 사업을 번창하게 해 달라.
 
 
경쟁 사업체의 공장주를 죽여달라.
 
...
 
그 때마다 몇 명의 사람을 제물로 바쳐왔는지까지 적혀 있습니다.
 
그 사람의 이름도, 어떤 특징도 없이
 
그저 숫자로만.
 
이곳에서 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건가요?
 
이성 판정
 
고희진:
SA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이성이 1d8만큼 감소됩니다.
 
고희진:4
광기의 발작 - 요약
필사적인 도주:
탐사자가 정신을 차려 보니 먼 곳에 와 있습니다.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이곳에서 있었던 일에 큰 충격을 받은 희진이는
 
다른 건 모두 제쳐두고 이곳에서 벗어나기 위해 달리기 시작합니다.
 
서재를 나와 계단을 내려가고
 
중앙홀을 지나 문을 힘껏 열려하지만
 
이 저택의 모든 출입구는 메이드가 가진 열쇠로만 열 수 있었죠.
 
그때,
 
어디선가 묵직한 발소리가 들립니다.
 
은밀행동, 혹은 민첩 판정
 
고희진:
은밀행동
기준치: 50/25/10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숨지는 못할 것 같습니다.
 
너무 가까이 들려오니까요.
 
불이라도 꺼서 어둠속에 모습을 감춰보는건 어떨까요?
 
고희진:(근처의 촛불을 끈다.)
 
불을 끄자 칠흑같은 어둠이 도래합니다.
 
이 소리의 근원지가 어디인지는
 
알 수 없게 됐습니다.
 
발소리가 가까워집니다.
 
듣기 판정
 
고희진:
듣기
기준치: 50/25/10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사람이 아닌, 크고 묵직한 무언가가
 
쿵, 쿵 하고 바닥을 내리 찍는 소리라는 것을
 
희진이는 알아챕니다.
 
그것이 모퉁이를 돌아 가는 것 같아요.
 
내다볼까요?
 
아니면... 그대로 숨어있을까요?
 
고희진:....... (내다본다.)
 
조심스레 모퉁이를 내다보면…
 
중앙 홀에 놓았던 동물 박제가
 
스스로 복도를 걸어다니는것을 목격합니다.
 
헉, 하고 입을 틀어막는 사이….
 
발소리는 점점 멀어지고, 어느새 보이지 않습니다.
 
...대체 뭘 본 걸까요?
 
이성 판정
 
고희진:
SAN Roll
기준치: 51/25/10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이성이 1 감소됩니다.
 
충격에 또 새로운 충격을 받습니다.
 
여전히 도망가고 싶어요.
 
저택에서 나가진 못할 것 같습니다.
 
희진이는 방으로 돌아갈까요?
 
고희진:(형체가 끝까지 사라지는 것을 확인하고 곧장 방으로 돌아간다...)
 
희진이는 침실로 올라가서 눕습니다.
 
메이드가 의심할 수 있으니 향초도 키도록 할까요?
 
고희진:(차라리 향초를 키고 빠르게 잠에 빠져드는 것이 나을 것 같다는 생각으로 향초에 불을 키고, 이불을 머리 끝까지 덮었다.)
 
몸에 서서히 힘이 빠지며... 잠에 빠져듭니다.
 
희진이는 꿈을 꿉니다.
 
그 어떤 빛도 스며들지 않는 칠흑같은 방.
 
발소리가 점점 희진이를 향해 다가옵니다.
 
하지만 그것에 반응해 말을 할 수도,
 
움직일 수도 없습니다.
 
아, 어제와 같은 꿈인 것 같습니다.
 
다시 한 번 입술을 삼킬듯 덮고,
 
입술을 벌리고...
 
혀가 파고들고.
 
그것은 살아있는 것처럼 뜨겁고,
 
입안을 가득 채울 듯 넘쳐 흐릅니다.
 
무언가 목구멍을 넘어 들어오고….
 
희진이는 잠에서 깨어납니다.
 
왜 자꾸 이런 꿈을 꾸는걸까요?
 
어느덧 아침입니다.
 
결혼기념일까지 하루가 남았네요.
 
희진이는 무엇을 할까요?
 
고희진:(어쩐지 일어나기 싫어 오랫동안 침대에 멍하니 앉아있다, 무거운 몸을 일으켜 중앙 홀로 다시 내려가본다.)
 
희진이가 중앙홀로 다시 내려가보면,
 
어제의 그건 마치 꿈이라는 것 마냥
 
희진이가 뒀던 자리에 그대로 있는 동물 박제입니다.
 
고희진:... (동물 박제를 자세히 살펴본다.)
 
자세히 살펴봐도 뭔가 다른 점은 보이지 않습니다.
 
고희진:(동물 박제에게서 떨어져, 사용인들의 거처로 향해본다...)
 
희진이는 사용인 거처로 향합니다.
 
사용인들은 모두 저택에서 지내며
 
의식주를 해결하고 있습니다.
 
희진이가 평소 이곳에 올 일은 없겠지요.
 
방의 갯수는 넉넉하며,
 
한 사람 당 방 하나씩을 사용합니다.
 
복도가 안쪽으로 쭉 이어져 있고,
 
그 복도를 따라 호텔식으로 방문이 하나씩 늘어서 있습니다
 
여럿이 함께 사용하는 공간이다보니
 
평소에는 문이 모두 잠겨 있습니다.
 
열쇠는 각자의 방 열쇠를 자신이 관리합니다.
 
메이드를 비롯한 사용인들은 상당히 들뜬 기색을 보입니다.
 
무슨 일인걸까요?
 
고희진:(일단 기척을 내지 않고 소리를 들어본다...)
 
...휴가? 에 대해서 얘기를 하고 있는 것 같아요.
 
고희진:...누가 휴가라도 가나봐요. (메이드에게 넌지시 묻는다.)
 
메이드:아, 참! 제 정신 좀 봐. (너를 뒤따르다가 박수를 한 번 치곤) 맞아요. 주인님께서 저희 모두에게 며칠 간 휴가를 주셨어요!
내일부터 집을 비우라고 하셔서... 오늘까지만 모시고 다같이 출발하기로 했어요!
아마 내일이 두 분의 결혼기념일이라서겠죠? 저희도 눈치껏 비켜드려야죠. (눈치를 살피다 네게 속닥속닥 얘기한다.) ...전에 말한 주인님 방 열쇠는 괜찮으세요?
 
고희진:......잘된 일이네요. 모처럼 쉬시는 건데..., 푹 쉬고 오세요. (복잡한 얼굴로 들뜬 모두를 바라보다) 열쇠는... 역시 제가 갖고 있는게 좋겠네요.
 
메이드:...희진 님. 안색이 너무 안좋아요. 무슨 일 있으셨어요? (그런 네가 걱정되는지 손으로 네게 열은 없는지 체크한다. 그리곤 열쇠는 네 손에 쥐어주곤) ...며칠 저택을 비운 사이에 희진 님이 그 사이 아프실까 걱정이에요. 아프시면 참지 말고 꼭 주인님께 말씀하셔야해요. 알겠죠?
 
고희진:아니에요, 요 며칠 간만에 밖에서 산책을 했더니... 조금 피곤한가봐요. (괜찮다는 듯 옅게 웃어보이곤 네가 건넨 열쇠를 내려다본다.) 고마워요, 건강하게 있을테니 걱정 마세요.
 
어쨌든 오늘 밤부터는 이 거대한 저택에
 
희진이와 민이, 단 둘만 남게 되겠군요.
 
메이드의 뒤로 복도 가장 구석에
 
방의 문이 열려있는 것이 보입니다.
 
고희진:...저 방은 누구의 방인가요? (흘끔)
 
메이드:아, 거긴 쓰레기 처리실이에요. 악취도 심해서 주인어른들께 보일 만한 곳이 아니네요. 누가 열어둔 거람? (열려있는 방의 문을 닫아둔다.)
 
낮에는 메이드가 따라붙고,
 
밤에는 사용인들이 자고 있어서 들어갈 수 없을테니..
 
사용인 거처를 살피려면 오늘 밤이 제격이겠네요.
 
고희진:(쓰레기 처리실의 위치를 눈으로 기억해두고, 열쇠를 잘 챙겨 민이의 침실로 가본다.)
 
민이의 방으로 가면,
 
민이는 오늘은 제대로 방에 있습니다.
 
하민이:희진 씨. 이런, 벌써 저녁이네요. 오늘 하루는 뭐 했어요? (업무 중이었는지 네가 오자 펜을 내려놓고는 묻는다.)
 
고희진:오늘은 조금 늦잠을 자서... 들려줄 이야기가 많지 않네요. (자연스레 네 곁으로 다가간다.) 사용인들에게 내일 휴가를 줬다고 하던 걸요. 다들 무척 즐거워 보였어요.
 
하민이:다들 1년 동안 열심히 일 해줬으니, 슬슬 줘야겠다 싶었어요. ...기념일엔 둘만 있고 싶기도 하고. (제 곁에 다가오는 네게 손을 내민다.) 잠은 푹 잤어요? 아니면 기분이 안 좋아요?
 
고희진:많이 잤어요. 기분은... 글쎄요, 오늘은 말로 설명하기 조금 어렵네요. (내민 손을 겹쳐 잡으며 조금 망설이다) ...저, 궁금한게 있는데. 물어봐도 돼요?
 
하민이:그럼요. (편하게 말해보라는듯 네 손등을 부드럽게 쓰다듬어준다.)
 
고희진:... ... (한참 입을 열지 않다) 저는 왜 저택 밖으로 나가면 안되나요?
 
하민이:...나가고 싶어요? (알 수 없는 표정으로 의자에 앉아 널 올려다 본다.)
 
고희진:꼭 그래서 묻는 게 아니라는 걸 알잖아요. (자신을 올려다보는 눈빛을 읽으려 눈을 곧게 마주한다.)
 
하민이:...그냥. 당신이 옆에 있어줬음 했어요. 내가 볼 수 있는 곳에 있어줬으면 좋겠어서 그랬어요. (눈을 마주치면 눈을 피한다. 그러면서 작은 목소리로 중얼거린다.) ...제가 밖에 못 나가니까요.
 
고희진:제가 잠깐 나간다고 해서... 당신을 떠나는 게 아닌데도요? 제가 돌아올 집은 이곳이잖아요. (너를 봐올수록 제게 걸린 제약에 조금의 위화감을 느낀다. 너는 자신이 나가지 못한다 해서 배우자까지 밖을 못 나가게 할 만큼... 여유 없는 사람은 아닌데. 네 뺨을 감싸 다시 저를 보게끔 한다.) 그 이유 뿐인가요?
 
하민이:(네 손길을 따라 고개를 들면 고해성사를 하듯 무거운 입을 연다.) 처음엔 불안감이었습니다. 희진 씨도 알듯 저에게 당신은 처음 생긴 가족이고, 배우자이지요. ...제 안에는 항상 언젠가 또 소중한 것을 잃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었습니다.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나 너를 조심스레 껴안고는 어깨에 고개를 묻는다.) ...1년 동안, 당신이랑 지내면서 알게 되었어요. 당신은 저를 떠날 사람이 아니란 것을요. 내일로 벌써 1년이에요. 저는 이제 당신이란 사람을 믿습니다. ...그러니 부디, 내일까지만이라도 이 저택에, 제 옆에 있어주세요. 내일이 지나면 희진 씨가 원하는대로 외출할 수 있도록 해줄게요.
 
고희진:민이 씨는... 생각보다 겁이 많네요. (익숙해진 향을 폐부 깊이 들이마신다. 말마따나 일 년이나 제 곁에 있었기 때문일까. 이렇게 빈틈없이 껴안을 때면 이제는 어색함보다도 안정감을 느꼈다. 조금 까슬한 결의 머리카락을 손가락으로 살살 쓸며 가만히 눈을 감는다.) ...당신에게도 어떻게 해서든 이루고 싶은 소원이 있나요?
 
하민이:...당신에겐 들키고 싶지 않았지만요. (겁이 많다는 말엔 자조하듯 웃으며 눈을 감고 네 쓰다듬을 받는다.) 제 소원은... 당신에게 미움받지 않는 겁니다. 그러니까 제가 겁쟁이더라도 미워하지 말아주세요.
 
고희진:저는 생각보다 겁이 없는데... ...잘 어울리는 것 같아요, 우리. (작게 웃고는 너를 한번 꾹 끌어안고 떨어진다.) 미워할 수 있을까 모르겠네요. 겁쟁이는 마음이 약해서 저한테 나쁜 짓을 잘 못하거든요.
 
하민이:...당신에게 나쁜 짓 할 생각은 맹세코 단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떨어지는 게 아쉬운듯 너를 내려다 보다가) 기분은 좀 풀렸어요?
 
고희진:그럼 미워하지 못하겠네요. ...기분이 안 좋다고 하진 않았는데... 어떻게 알았어요? (조금 신기한 듯 쳐다보곤) 그러고 보니 일 하던 중이었죠... 그만 방해할게요.
 
하민이:...데려다 주고 싶어요. 안 돼요? (남은 일거리를 노려보다가...)
 
고희진:안 돼요. 그럼 제가 너무 미안하잖아요. (슬쩍 뒤로 한 걸음 물러나며) 열심히 해요. (당부)
 
하민이:... (생각하는듯 하다가 고개를 절레 젓고는 널 따라 방을 나선다.) 오늘은 여기까지 할래요. 게다가, 사용인들은 제가 다 휴가 보내서 없거든요. 절 일일 집사로 부려보시죠.
 
고희진:저 혼자서도 할 수 있는데... 과보호에요. (하지만 더이상 밀어내지는 않고, 너와 나란히 걷기 시작한다.) ...그러면 당신도 그동안 집사가 없는 건 마찬가지 아니에요?
 
하민이:이 정도까지만 과보호 할게요. 그럼 됐죠? (능청스레 말하곤 제 옆에 선 네 손을 잡고는 인기척이 없는 긴 복도를 걷는다.) 새삼 아무도 없는 게 느껴지네요. 전 원래도 잘 준비는 혼자 했는걸요.
 
고희진:사용인들이 워낙 기척 없이 다녀서, 없어도 크게 다르지 않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생각보다 느낌이 다르네요. (복도에 발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으며) 아. 밤에는 왜 그렇게까지 혼자 있는 거예요?
 
하민이:음... 제가 좀 예민합니다. 무방비 상태의 모습을 남에게 보이고 싶지 않아서요. 말했잖아요, 겁쟁이라고. (한 쪽 입꼬리를 올려 웃어보이곤 그대로 네 방문을 열어 널 침대에 앉힌다.)
 
고희진:알고 있어요. (침대에 앉은 채로 웃는 모양을 빤히 보다가, 언제나 네가 그래왔듯 네 손을 가져와 느릿하게 손등에 입을 맞춘다.) ...다음은 이거죠?
 
하민이:(예상하지 못한 행동에 손이 움찔 떨렸지만 시선은 너를 고정한다.) 다음엔 새로운 방법을 고민해 와야겠어요. 이길 수가 없네요. (픽 웃으며 네 이마에 입을 맞춰준다.) 잘 자요, 희진 씨. 내일은 결혼기념일이니 늦잠은 말구요.
 
민이는 메이드 대신
 
희진이의 이부자리를 정리해주고 향을 켭니다.
 
그러곤 조용히 문을 닫고 방을 나갑니다.
 
희진이는 어떻게 할까요?
 
이대로 잠을 잘 수도,
 
또는 향을 끄고 어제처럼 돌아다닐 수 있습니다.
 
고희진:(향을 끄고 사용인들의 거처로 간다.)
 
희진이는 사용인거처로 향합니다.
 
사용인들이 모두 저택을 떠난 후에는 방에 쉽게 드나들 수 있습니다.
 
희진이의 침실에 비하면 아담한 크기지만,
 
혼자서 쓰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입니다.
 
넉넉한 크기의 침대와 책상, 옷장이 마련된 방입니다.
 
고희진:(침대부터 본다.)
 
반듯하게 정리되어있는 침대입니다.
 
베개나 이불을 들추면
 
그 아래에 사각 모양의 단단한 물건이 있습니다.
 
온통 검은색인데…
 
고희진:(물건을 꺼낸다.)
 
This message has been hidden.
 
손으로 잡아 들면 갑자기 번쩍번쩍 빛이 납니다.
 
가만히 있으면 도로 검은색이 됩니다.
 
이게 뭘까요?
 
희진이는 처음 보는 물건입니다.
 
고희진:(...자세히 살펴본다.)
 
행운 판정
 
고희진:
기준치: 38/19/7
굴림: 45
판정결과: 실패
 
잘 모르겠습니다.
 
고희진:... (일단 상자를 내려두고 옆의 책상을 확인한다.)
 
필기구며 책, [수첩]이 가지런히 정돈되어 있습니다.
 
한쪽에는 젤리가 반쯤 들어있는 [유리병]이 있습니다.
 
간식인 걸까요?
 
고희진:(수첩을 열어본다.)
 
자주 사용하는지 손때가 묻어있는 수첩입니다.
 
수첩을 펼치면 이런 내용이 적혀 있습니다.
 
이상한 이야기입니다.
 
희진이는 이제 막 결혼 일주년을 맞이하는 참인데요.
 
고희진:... (알 수 없는 내용에 몇번이고 곱씹다 유리병을 본다.)
 
안에는 동그란 모양의 알록달록한 젤리가 반쯤 남아있습니다.
 
젤리 자체는 맛있는 평범한 간식거리입니다.
 
다만 유리병 바닥을 보면 글자가 써 있습니다.
 
 
JELLYWILLY. 22062009
 
고희진:(유리병을 물끄러미 바라보다 옷장을 열어본다.)
 
위쪽에는 옷을 걸어둘 수 있는 행거가 있고,
 
아래에는 수납함이 있습니다.
 
행거에는 사용인이 평소 업무 때 착용하는 메이드 복이 걸려 있습니다.
 
온통 검은색 일색에 하얀 앞치마를 위에 덧대는 익숙한 옷입니다.
 
수납함을 열어보면….
 
한 번도 본 적 없는 희한한 옷들이 들어있습니다.
 
이상하게 느껴질 정도로 알록달록한 색에…
 
심지어 어떤 옷에는 동물 얼굴 같은 것이 붙어 있습니다.
 
고희진:(이리저리 펼쳐보다 다시 집어넣는다... 방을 나와 쓰레기 처리실로 가보자)
 
복도에서 가장 구석에 있는 방은 딱히 잠겨 있지 않습니다.
 
고희진:(안으로 들어간다.)
 
저택에서 나오는 모든 쓰레기는 이곳에 분류해두고,
 
한꺼번에 처리하는 쓰레기 처리실인 모양입니다.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은은하게 불쾌한 악취가 납니다…
 
넉넉한 크기의 바구니며 포대 자루가 가득 늘어서 있습니다.
 
희진이의 눈높이에 선반도 길게 설치되어 있습니다.
 
쓰레기를 분류하여 보관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포대 자루 하나에는 낡거나 더러워진 이불, 테이블보, 커튼 따위가 쌓여 있고,
 
그 옆 포대 자루에는 사용하지 않는 잡동사니가 쌓여 있습니다.
 
선반을 올려다보면 여분의 걸레나 먼지떨이,
 
망치며 지렛대 같은 다양한 공구들,
 
잡동사니가 쌓여 있습니다.
 
폐지인지 종이 다발을 묶어놓은 것도 보입니다.
 
고희진:(종이다발을 들여다본다.)
 
이건… 단순한 폐지 뭉치가 아닌 것 같습니다.
 
편지네요.
 
그것도 희진이의 앞으로 온 편지들입니다.
 
희진이를 그리워하는 내용의 편지가 여러 장 쌓여 있습니다.
 
그런데 그중에 내용이 특이한 편지가 하나 끼어있습니다.
 
고희진:(읽어본다.)
 
추모사입니다.
 
그것도…. 희진이를 위한.
 
편지의 봉투를 살피면 날짜는 한참 후로 적혀 있습니다.
 
발신인은 희진이의 본가로 적혀 있고요.
 
미래에서 편지를 보내기라도 했다는 걸까요?
 
내가… 죽었다니?
 
이성 판정
 
고희진:
SAN Roll
기준치: 46/23/9
굴림: 85
판정결과: 실패
 
이성이 1d8만큼 감소합니다.
 
고희진:2
 
지능 판정
 
고희진: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7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보니 지하실의 자물쇠를 열 수 있는 열쇠를 아직 찾지 못한 것 같습니다.
 
혹시 모르니 식료품 저장실로 가볼까요?
 
고희진:(가본다...!)
 
의외로 그 주변에 열쇠를 숨겨뒀을지도 모르는 일입니다.
 
희진이는 식료품 저장실로 가 주변을 둘러봅니다.
 
관찰 판정
 
고희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와인 셀러의 오크통이 눈에 띄어요.
 
빈 오크통이 있을까 한번 두드려 봅시다.
 
고희진:(통통... 통통통...)
 
 
통, 통, 통...
 
와인이 가득 차 있는 다른 오크통과 달리,
 
이것만 텅 비어 다른 소리가 납니다.
 
고희진:(오크통을 확인한다.)
 
이 오크통의 뚜껑을 열면
 
그 안에서 열쇠를 찾을 수 있습니다.
 
고희진:...(열쇠를 들고 식료품 저장실로 들어간다.)
 
전에 봐뒀던 바닥의 비밀 문...
 
자물쇠에 열쇠를 맞춰볼까요?
 
고희진:(맞춰본다.)
 
자물쇠는 쉽게 열립니다.
 
희진이는 정말 이곳을 들어갈까요?
 
고희진:(들어간다.)
 
문을 열면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은 건지 먼지가 훅 올라옵니다.
 
아래로 내려가는 계단이 제법 길게 이어집니다.
 
너무 어두워서 발을 내딛는 것조차 조심스럽습니다.
 
작은 등불에 의지해서 한참을 내려갑니다.
 
계단이 빙글빙글 도는 형태인 탓에
 
어쩐지 희진이까지 어지러워지는 기분입니다.
 
어디까지 내려왔는지,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가늠하기도 어렵습니다.
 
터벅, 터벅…
 
한참을 걸어내려온 끝에,
 
어느새 발이 바닥에 닿습니다.
 
지하인 탓인지 그저 서 있기만 해도 한기가 올라오는 것 같습니다.
 
등불을 들면 앞쪽에 커다란 문이 보입니다.
 
왜인지 여기에 있어서는 안 될 것 같은 기분이 듭니다.
 
그럼에도 문을 열고 들어가면…
 
텅 빈 방이 나타납니다.
 
너무 넓고, 또 어두워서
 
어둠 너머로 공간이 끝없이 펼쳐져 있는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지하에 이렇게 넓은 공간이 있다니.
 
순간 역한 악취가 코를 찌릅니다.
 
무심코 바닥을 내려다보면
 
검붉은 액체가 넓게 퍼져 말라붙어 있고,
 
그 아래로 어떤 그림인지, 무늬 같은 것이 그려져 있습니다.
 
아무래도 서재에서 본 책에 쓰인 마법진인 것 같습니다.
 
발걸음을 옮기면
 
무언가 발밑에 밟혀 으스러지는 소리가 납니다.
 
희진이의 발치에 해골이 굴러다닙니다.
 
여기엔 사람을 잡아먹는 괴물이 있었던 걸까요?
 
이성 판정
 
고희진:
SAN Roll
기준치: 44/22/8
굴림: 2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이성이 1d3만큼 감소합니다.
 
고희진:3
 
희진이만이 덩그러니 서 있을 뿐입니다.
 
관찰 판정
 
고희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지하실에서 특이한 물건을 찾을 수 있습니다.
 
넓은 지하실 공간,
 
어둠 속에서 무언가가 등불 빛을 반사해 반짝입니다.
 
말라붙은 피와 유골 더미를 넘어가면
 
허리까지 오는 높이로 단이 올라와 있습니다.
 
돌로 만들어진 것인지 단단합니다.
 
등불을 가까이 가져가면
 
그 위에 손잡이가 화려하게 세공된 단검이 있습니다.
 
모양새로 보아서는 무기라기보다는
 
제사에 사용되는 물건인 듯한데…
 
불빛이 맺히는 단검에는
 
어떤 글자가 새겨져 있습니다.
 
관찰 판정
 
고희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손잡이 바로 아랫부분,
 
잘 닦이지 않을만한 곳에
 
말라 굳어있는 피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관리가 잘 되지 않은 건지 날도 꽤 무딥니다.
 
고희진:(칼을 챙긴다.)
 
희진이는 칼을 챙깁니다.
 
모른척 하려고 노력해도
 
이 저택과... 저택의 주인인 당신의 남편은
 
너무나 숨기는 게 많습니다.
 
그러고보니 메이드에게 민이 방 열쇠를 받았었죠...
 
희진이는 어떻게 할까요?
 
고희진:(민이의 방으로 간다.)
 
희진이는 민이의 방이 있는 3층으로 올라갑니다.
 
그의 방 문 앞에 섭니다.
 
역시 방 문은 잠겨있습니다.
 
호기심과 남편과의 약속.
 
둘 중 희진이는 무엇을 선택하나요?
 
고희진:(열쇠를 문에 끼워맞춘다.)
 
민이의 경고를 무시하고
 
밤중에 민이의 침실에 들어가 봅니다.
 
희진이는 메이드가 준 열쇠로 조심스럽게 문을 엽니다.
 
어둠 속에서 희진이가 든 촛불만이 외롭게 흔들립니다.
 
침대 위에는 민이가 잠들어 있습니다.
 
바닥에 카펫이 깔린 덕에
 
희진이의 발소리가 울리지 않고 사그라듭니다.
 
그저 문에서 침대로 갈 뿐인데.
 
왜 이렇게 멀게만 느껴지는 걸까요.
 
두 사람이 누워도 충분할 만큼 넉넉한 침대에 다다릅니다.
 
희진이는 궁금하지 않나요?
 
어째서 부부임에도 각방을 쓰는 건지.
 
밤마다 방문을 잠가두는 건지.
 
당신에게 한 번도 찾아오지 않는 건지.
 
평생을 함께할 배우자 사이에
 
이렇게 비밀이 많아도 되는 걸까요.
 
혹은,
 
차마 희진이에게 말하지 못할 이유라도 있는 걸까요.
 
희진이는 민이의 자는 모습을 확인할까요?
 
고희진:(네 얼굴을 보려 몸을 기울인다.)
 
희진이가 등불을 기울여 민이의 자는 모습을 확인하면...
 
인간이 아닌,
 
야생동물의 뻣뻣한 억센 털로
 
온 몸을 뒤덮은 민이의 모습입니다.
 
이런 ‘괴물’이 평생의 반려라니요?
 
이성 판정
 
고희진:
SAN Roll
기준치: 41/20/8
굴림: 1
판정결과: 대성공
 
이성이 1 감소됩니다.
 
등불이 흔들려 촛농이 민이의 몸에 떨어집니다.
 
촛농은 떨어진 그 자리에서 굳어갑니다.
 
제법 뜨거웠을 텐데,
 
누워있는 민이는
 
목울대를 울리며 자리를 뒤척일 뿐입니다.
 
‘저것’이 눈을 뜨면,
 
희진이는 어떻게 되는 걸까요?
 
희진이는 민이가 눈을 뜨기 전에 도망칠까요?
 
아니면... 이런 모습인 그와 마주해 볼 용기가 있나요?
 
고희진:...... (굳어진 촛농을 차가운 손가락으로 쓸어본다.)
 
희진이가 손가락으로 굳은 촛농 자국을 건들면
 
그의 눈이 번쩍 뜨여 어둠 속에서 흉흉한 황금빛이 당신을 바라봅니다.
 
하민이:(이 시간에, 이 장소에 있으면 안될 당신이 내 눈 앞에 서있다. 잠시간 시간이 멈춘 기분에, 제대로 생각이 돌아갈 쯤엔 고개를 돌려 제 모습을 베개 맡에 푹 숙이고 있었다. 네가 볼 수 없도록.)
 
고희진:...피하지 마요. (네 머리맡, 침대의 끄트머리에 앉아 담담한 목소리를 내었다.) 저도 피하지 않을 거예요.
 
하민이:(그런 네 말에도 고개를 들 기미는 보이지 않는다. 한참의 정적 속에서 네가 알고있을 목소리로 힘겹게 말을 건넨다.) ...저에게, 실망하셨겠죠. 당신을 속여왔어요. 이 모습이, 당신의 남편인 척 하고 있던 것의 정체입니다. ...목소리가 담담하군요. 차라리 화를 냈으면 좋았을걸.
 
고희진:이 목소리는... 제 남편이 맞네요. 남편인 척이라는 말은 조금 이상해요. 처음부터 저와 함께 있던 건, 당신 아닌가요? (나는 지금 화가 났나? 실망을 했나... ... 그런 감정을 느끼는 것이 당연할 텐데, 이상할만큼 속이 차분하다. 다만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어디서부터 들어야 할지 짐작조차 가지 않아 잠시 입을 다물었다.) ...그리고, 속인 게 모습만은 아닌 것 같던 걸요.
 
하민이:......무엇을 알고 계신 겁니까? (마지막 말에 수많은 생각이 지나갔다. 당신은 어디까지 알고 있는 걸까? 당신은 왜 도망가지 않았을까. 내가 많은 것을 속였단 것을 알고 있으면서, 왜 아직 내 옆에서 이렇게 말을 걸고 있는 걸까.)
 
고희진:...그게 중요한가. (한쪽 무릎을 굽혀 맨발을 침대 끄트머리에 올리고, 그 위에 턱을 비스듬히 기댄다. 베개에 묻혀서, 목소리도 제대로 안 들리네. ...고개를 들어주면 좋을텐데.) 민이 씨가 먼저 말해줘요. 내게 말하고 싶은 건 없어요? ...당신은 언제나 숨기기만 급급해서, 내게 솔직해질 기회가 별로 없었잖아요.
 
하민이:(네가 움직일 때마다 스치는 침대 시트 소리에 괜히 귀가 쫑긋 선다. 한참을 생각하다가 짐승의 울음소리 같은 한숨을 내쉬곤 입을 연다.) ...보시다시피 저는 인간이 아닙니다. 병약하지도 않고 햇빛을 봐도 아무렇지 않습니다. ...당신은, 완전한 인간은 아닙니다. 상처가 아물지 않고, 몸에 피가 흐르지 않으며 몸의 움직임은 섬세하지 못하죠. 그리고 햇빛을 받으면 그곳에서부터 살이 썩어 들어가겠죠.
하지만, 내일이면... 다 괜찮아질 거예요. 내일이면 당신은 더이상 죽지도... 늙지도 않는 몸이 됩니다. ...용서를 바라지 않아요. 하지만 제발, 내일까지만이라도 이곳에, 내 옆에 있어주면 안될까요...?
 
고희진:... ...그럼 당신은 무엇을 바라는 거예요? (자신을 미워하지 말아달라는 너의 호소를 기억한다. 그리 오래 지난 일도 아니었으니. 하지만 용서도 없이 미움이 남지 않기를 바란다... 그건 꼭, 하나를 의미하는 것 같다고 생각한다.) 제가 죽지도, 늙지도 않는 몸이 되기를 원하나요? 무슨 이유로?
(네 모든 증상이 곧 자신의 것이었음을 마침내 깨닫고, 제 손을 천천히 쥐었다 펴본다. 불완전한 존재와 불완전한 존재가 한데 엮여, 이런 위태로운 낮과 밤을 몇 번을 넘긴 걸까.)
 
하민이:......제가 진정 바라는 것은 욕심인 걸 압니다. 저는 그저 당신이 살아있으면 좋겠어요. 제 옆에서... (인간이 얼마나 나약한지, 그리고 얼마나 허무하게 죽는지에 대해선 지난 수십 년 간 충분히 알 수 있었다. 처음에 바라던 것은 죽지 않은... 살아있는 선물이었다. 다음으로 바란 것은 그것의 부활이었다. 욕심은 점점 더 커져가고 결국에는 너를 죽지도 늙지도 않는 존재로 만들고자 했다. 그리고 지금 내가 네게 바라는 건...)
(너에 대한 내 집착은 순전히 이기적인 내 욕망이라, 감히 네게 큰 잘못을 지었다. 그럼에도 내 옆에 있어달라니 이 얼마나 큰 죄일까. 스스로가 생각해도 정말... 역겨운 괴물이었다.)
 
고희진:... (어리석은 사람. 겁쟁이. 내가 정말 네가 바라는 것을 다 모를 거라고 생각하나. 내가 바라는 것은 당신의 사랑. 당신과 같은 인간으로 사랑받기를 바랄 뿐입니다... 수백을 들었을지 모를 너의 맹세가 머릿속에 몇번이고 되감긴다. 아마 이 깨지기 쉬운 몸을 지켜보며 오랫동안 전전긍긍했겠지. 네가 겁쟁이가 된 가장 큰 이유는 다른 무엇도 아닌, 자신 때문일 것이다.)
당신이 가진 것은 욕심이 아니에요. 그런건 소유욕이 아니야. 한번을 절 이기적으로 건드리지 않은 주제에. 망가뜨릴 엄두도 못 냈으면서, 그 마음이 정말 순수한 욕망이라고 생각해요? 그렇게 오래 곁에 붙잡아두면서... 자기가 가진 감정의 이름조차 아직도 제대로 모르다니. 바보같아... (네쪽으로 몸을 기댔다. 조용히 네 숨소리에 집중하다, 희미하게 웃었다.) 당신은 저를 너무 사랑하네요.
 
하민이:(기대오는 네 몸에 크게 움찔거린다. 네가 제게 닿을 거라곤 생각치도 못했기에 조용히 죽이고 있던 숨조차 멎는 것만 같았다. ...베개 맡에서 고개를 들어 희미한 웃음을 짓는 널 가만 바라본다. 내가 바라는 것의 끝은 어쩌면, 모든 것을 알게 된 당신의 그 미소 띈 얼굴이 보고 싶었던 걸지도 모른다. 수년을 반복해온 연극의 끝을 알게 된 너를 만나고 싶었던 걸까. 당신은 언제나 내 예상을 뛰어넘었고 내가 상상한 그 이상을 보여주었으며 내게 새로운 세상을 보여주었다. ...어쩌면 이번에도 당신에게 들키지 않기를 바람과 동시에 들키기를 기대를 했을지도 모른다.) ...당신에게 사랑받고 싶었어요. 당신을 사랑하니까. 당신이 없는 세상은 저를 존재할 수 없게 만듭니다. 당신의 옆에 있으면 전 계속해서 무언가를 바랄 수 있어요. ...그게 제가 당신을 사랑하는 이유여도 괜찮을까요?
제 마지막 욕심이자 욕망은, 당신이 모든 것을 알게 되어도... 영원히 제 옆에서 계속 그렇게 웃어주는 겁니다.
 
고희진:(이제야 얼굴을 보여주는구나. 이번 기억의 첫만남을 돌이키게 한다. 색이 짙은 털이나, 이목구비는 이런 어둠 속에서 뚜렷하게 분간이 되지 않았지만,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눈만은 여전히 자신이 알고있는 빛을 띄었다. 다를 바가 없네. 네 얼굴을 바라보며 천천히 말을 늘어놓는다.) ...당신에게 피아노를 배우고 싶어요. 전에 들려준 곡을 연습해서 언젠가 멋지게 연주해주고 싶어요. 밤이 아닌 낮에, 당신 눈동자를 닮은 태양 아래에서 산책도 하고 싶어요. 가끔은 당신이 해준 요리를 먹고, 맛있다는 말을 해주고 싶고요. 전처럼 둘이 파티를 열고, 춤을 추다 같이 넘어지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아요. 잊고 싶지 않아요. 이번에는, 기억하는 시간을 살고 싶어요...
아직 당신과 이렇게 함께하고 싶은 일이 많은데, ...시간이 많이, 정말 많이 필요하지 않을까요. (눈을 마주하던 고개를 천천히 내려 네 이마에 입을 맞춘다.) ... ...그리고 정말로, 사랑하는 사람의 욕망을 이루어주고 싶네요.
 
하민이:...저는 대가를 받고 사람들의 욕망을 이뤄줍니다. 그 대가는 죽은 동물이기도, 죽은 인간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당신이 배우고 싶은 것, 하고 싶은 것, 바라는 것들에 대한 대가는,
제가 당신에게 바라는 것은 오직 사랑. 당신과 같은 삶을 살고 함께 생활하며 서로 사랑하고 사랑받기를 바랄 뿐입니다.
...저희 둘 다 인간이 아니더라도 괜찮아요. 그게 우리의 방식이니까. (혹여 아직 온전하지 못한 네 몸에 상처라도 날까 봐 날카로운 손톱을 애써 숨긴 채 조심스레 네 머리칼을 귀 뒤로 넘겨준다. 두 눈을 형형하지만 다정히 빛내며 콧등을 네 뺨에 애교스레 부빈다.) 평생의 반려가 되어주세요. ...이번에야말로 기억해 주세요. 우리가 함께할 많은 시간들을. 우리가 이뤄낼 것들을.
 
희진이는 민이의 사랑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기로 합니다.
 
두 사람의 밤은 천천히 저물었고
 
다음 날 아침이 밝습니다.
 
오늘은 두 사람의 첫 번째 결혼기념일입니다.
 
엄밀히 말해서 첫 번째는 아니지만요.
 
주방장이 미리 진수성찬을 준비해두었다고 합니다.
 
식당에 들어서면 탐스러운 꽃을 곳곳에 장식해두어
 
들어서자마자 싱그러운 기분이 듭니다
 
테이블에도 기분을 내어
 
화려한 레이스 자수가 놓인 테이블보를 펼쳐 두고,
 
고, 그 위에는 두 사람이 다 먹지도 못할 정도의 먹음직스러운 요리가 가득 차려져 있습니다.
 
마음껏 첫 번째 결혼기념일을 즐깁니다.
 
누구의 방해도 받지 않고 오붓하 고 단란한 둘만의 시간을 보냅니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을까요.
 
민이가 선물이 있다며 가까이 다가옵니다.
 
하민이:...눈을 감아 줘요.
 
고희진:(네 눈을 몇 초간 바라보다 느릿하게 눈을 감는다.)
 
그 말에 희진이가 눈을 감으면…
 
코끝에 민이의 호흡이 와닿습니다.
 
따뜻하고, 약간 떨리는 듯한 호흡이 채 흩어지기 전에
 
입술에 부드럽고 따뜻한 촉감이 느껴집니다.
 
희진이의 어깨를 끌어안고,
 
머리를 팔로 받쳐 고개를 틀어 입술을 벌립니다.
 
틈 사이로 혀가 파고들고,
 
그것이 희진이의 혀를 휘감는 것과 동시에……
 
뜨겁고 비릿한 액체가 입안으로 쏟아집니다
 
목이 타는 것처럼 뜨겁고 숨이 막힙니다.
 
그런데도 눈을 뜰 수가 없습니다
 
액체는 마치 살아있는 것처럼 목구멍을 타고 내려와
 
온몸으로 퍼져 나갑니다.
 
발아래가 꺼지고, 영원히 공허한 공간에
 
민이와 단둘이 부유하는 기분이 듭니다.
 
마치 세상과 동떨어져 존재하는 것처럼…
 
짧은 호흡과 함께 입술이 떨어집니다.
 
맞닿았던 입술의 감촉이 옅어질 무렵,
 
희진이는 이유 모를 충동을 느낍니다.
 
방향성도, 목적도 없이 존재하는 그것.
 
희진이는 비로소 욕망을 느낍니다.
 
살아있는 인간만이 가질 수 있는.
 
아니, 이제 더는 인간이 아니던가요.
 
아무렴 상관없습니다.
 
이제 두 사람은 평생을 함께하며
 
행복한 기억을 쌓아갈 거니까요.
 
 
고희진 생존?
 
 
고희진은 불로불사의, 인간을 초월한 존재가 됩니다.

핸드아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