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1031
머리맡에 앉아 자장가를 불러주듯 나직하게 들려옵니다.
아주 가까이에 있는 그의 음성이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정신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4 |
| 판정결과: |
실패 |
여전히 의식이 수면 아래 잠긴 듯 몽롱합니다.
위에서부터 추락하는 육중한 크기의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겁에 질린 표정으로 당신을 내려다보는 두 명의 동급생이 보입니다.
르네:
민첩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르네의 주변을 둘러싸고 말을 걸며 옷을 털어줍니다.
르네:...안다쳤으니까 됐어. (슬쩍 손을 떼어놓는다.) 그나저나 누가 이런걸 떨어트리는거야?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간판이 떨어진 위층을 올려다보니,
르네:(무언가 발견한듯 눈이 가늘어지더니 발걸음을 옮겨 따라간다.)
그림자의 주인은 일찌감치 자리를 뜬 지 오래입니다.
르네:
관찰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간판이 뜯겨 나간 자국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학생:야아 정말 미안해!!! (두 손 챱 모으고 싹싹 빌기) 달고 있던 간판이 갑자기 그쪽으로 떨어질 줄은...!!
르네:(귀찮아죽겠다는 마음을 꾹.. 누르고) 다치기라도 했으면 어쩌려고 그랬어? 앞으론 최소한 아래에 사람이 있는지 없는지는 확인하고 해.
학생:(맞는 말이라 입꾹 다물고 고개 끄덕끄덕...) 그래도 다행이야. 너 완전 잽싸더라? 다음에 내가 맛있는 거라도 쏠 테니까... 아, 그나저나 간판은 완전히 작살났네. 어쩌지...
처참한 몰골로 망가진 간판은 당장 기간을 맞추기엔 촉박해 보입니다.
사고를 친 당사자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잔뜩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르네:넌 지금 상황에서 감탄이 나와? (미간 꾹 누름)(참을인을 세번 새기면 살인도 피한댔다...)
학생:에이~~~ 칭찬이야, 칭찬. (이미 간판에 정신 팔림...)
오늘 하루는 지친 몸을 쉬어두는 편이 나을 거예요.
위원회장도 당신의 등을 두드리며 돌아갈 것을 권합니다.
축제 위원회장:마무리까지 앞으로 조금이니까, 정~ 네가 남아서 돕겠다면 말리진 않을 거지만...... (빠안)
르네:(슬쩍 몸을 돌려 상대의 손길을 피한다. 몇일동안 누적된 피로로 몸은 물먹은 솜처럼 무거웠고 이 바보같은 애들은 일하나 제대로 처리하는 것이 없어 신경은 날카로웠다. 완벽한 축제가 되든 말든 알바인가? 이 축제가 최악으로 끝나더라도, 어차피 최악을 달리는 인생에서 별 다를것 없는 오점 하나가 될뿐일텐데.) (억지로 입꼬리를 올려 웃는다.) 그렇게까지 말씀하시니... 저는 돌아가볼게요. 수고하세요, 선배? (어깨 톡톡)
축제 준비가 끝나가는 학교의 정경이 눈에 담깁니다.
그 부분만 제외하면 준비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합니다.
<시일제> 라는 또렷한 세글자가 일그러졌다 펴지며
아무튼, 르네는 무거운 가방과 지친 몸을 끌고 귀가합니다.
아름답게 물들던 하늘이 색과 빛을 차츰차츰 빼앗기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아이가 조곤조곤 대화하며 당신의 곁을 지나갑니다.
르네:
듣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A: 우리 언니가 그랬는데, 해가 지는 시간에는 그림자가 제일 길어지잖아?
그때 요괴가 나타나서 그림자를 훔쳐간대.
B: 정말? 그림자를 빼앗기면 어떻게 되는데?
B: 뭐야 무서워....... 빨리 집으로 가자!
요괴라니, 세상에 그런 게 있을 리가 없잖아요.
그런 건 전부 아이들을 해가 지기 전에 집으로 돌아오게 하려는 부모들의 책략이 분명합니다.
르네:
관찰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하는 불쌍한 소리를 들은 것 같습니다만.......
주인의 손을 탄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다친 동물을 이곳에 이렇게 방치해도 괜찮은 걸까요?
르네:하..... (오늘이 무슨날인가? 세상이 나에게 이럴순 없다. 손가락으로 이마를 살살 매만져보고) ...너도 혼자야?
더군다나 이 길은 밤이 늦으면 취객이 다니기도 한다던데......?
르네:(고민끝에 상자를 들었다.) 대신 시끄럽게 굴면 안돼. 혼나.
마치 동물의 몸무게가 보기보다 훨씬 더 나가는 것처럼요.
르네:
근력
| 기준치: |
45/22/9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행이도 친척은 여행으로 며칠간 자리를 비운 상태였죠.
자기 전까지 바라는 대로 행동할 수 있습니다.
응급 치료 키트는 르네가 잘 아는 그곳에 있고,
먹이로 줄만한 음식은 냉장고를 열거나 찬장을 뒤지면 쉽게 찾을 수 있겠죠.
르네:(응급치료 키트를 꺼내서 상자 앞에 쭈그려 앉아.) 얘는 왜 피를 묻히고 다녀선..
(어설프게 꼼지락...꼼지락.. 치료해줘요)
르네:
응급처치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설픈 솜씨지만 나름 꼼꼼하게 소독을 해주고,
르네:(천장과 냉장고를 뒤져서 적당히 먹을만한 음식을 그릇에 덜어 상자 앞에 내려놓는다.) ...먹는건 너 알아서 해. 나는 이제 쉴거야.
동물은 자고 있어 당장 음식을 먹지 못하지만,
르네:아... 거실에 놔두면 어지럽히려나. (상자와 그릇을 들고 자신의 방으로 갑니다.)
거실보단 방이 어지럽혀지는 것을 택합니다...
동물을 눕혔다면 르네도 이만 잘 준비를 합시다.
르네:(대충 잘준비를 하고 털썩 누움.) .......피곤해.
그대로 머리부터 시트 위로 녹아 내리는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잠에 빠지는 데에는 10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르네:
듣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르네가 늘 소지하고 다니는 방울 목걸이의 소리입니다.
그 사람은 르네를 정말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입니다.
그는 르네의 목에 방울이 달린 목걸이를 걸어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만일 네가 낯선 곳에서 길을 잃는다면 무조건 반딧불이 빛을 따라가라.
르네는 섬뜩한 냉기에 반사적으로 잠에서 깨어납니다.
르네: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실패 |
물이 차오르듯 실내에 푸르스름한 달빛이 번져나가
르네의 뺨 위로 가느다란 빛줄기가 내려옵니다.
그 사람은 어둠에 좀처럼 묻히지 않는 눈동자로
단정하게 위로 묶여 허리 아래로 흐르는 머리카락,
르네:
관찰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9 |
| 판정결과: |
실패 |
아샤:(차분하게 주변을 한번 둘러보더니, 누워 있는 네게 다가가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본다.) ......인간의 아이...인계에는 무사히 온 것 같은데.
르네:(열심히 눈감고 모른척하다가 시선에 슬금 눈을 뜬다.) 저기... 도둑이라면 가만히 있을테니까 가져갈거 가져가세요. 그러니까 저 건드리시진 마시고요.
아샤:... (눈이 마주치자 잠시 당황한 낯을 하다가, 이내 경계를 풀려는 듯 한 걸음 뒤로 물러난다.) 아니야. 무엇도 가져갈 생각 없고, 너를 건드리지도 않을 거야. 무엇보다... (발 밑을 슬쩍 내려다본다.) 나를 여기 데려온 건 너일텐데, 왜 그런 말을 해.
르네:(눈을 깜빡이며 너를 올려다보다가 슬쩍 눈이 가늘어진다.) ...내가 잠이 덜깼나. 저는 강아지를 데려왔지, 그쪽같이 다 큰 어른을.... (말하다가 네 머리에 쫑긋 달려있는 귀를 보고 할말을 잃는다.) 제 입으로 말하긴 그런데... 아까 그 작은 강아지가 그쪽이라거나, 그런 말도 안되는 이야기를 하는건 아니죠?
아샤:...내 입으로 말하긴 그렇지만, 이곳에 온 후 불의의 사고를 당했거든. 회복하려고 인적이 드문 곳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었어. 그러니까, 그... ... (체념한듯 낮은 한숨을 내쉬며) 강아지같은 모습으로.
르네:....... ...............그... 강아지같은 모습으로요. (잠시 고민하다가 몸을 일으킨다.) 그럼 내가 그쪽을 믿을 수 있게 다시 강아지같은 모습으로 돌아가봐요.
아샤:.........................증명이라면, 이걸로도 충분하지 않아? (자유자재로 살랑거리는 귀와 꼬리) 미안. 아까는 눈을 떠보니 낯선 곳에 있어서, 근처에 있던 너를 반사적으로 제압해 버렸네. ...어디 다친 곳은 없어?
르네:이제보니 꼬리도... (축제기간에 이것저것 코스프레하고 다니던 아이들이 떠올랐다. 저 꼬리도 슬쩍 당겨보면... 떨어지나.) 다친데는 없어요. 하지만 그 바깥보단 여기가 훨씬 나았을걸요? 거긴 인적도 드물지만 밤엔 취객들이 왔다갔다거리거든요. (놀랐다는 말도 꿋꿋하게 안함.)
아샤:그래서 데려와준 거구나. 인간의 아이는 다정하네. ...그리고 이것도 네가 해준 거지? 제법 꼼꼼하게 감아놓았던 걸. (옅은 웃음을 머금고 발목의 붕대를 시선으로 훑는다.) 고마워. 은인의 이름을 알고 싶은데.
나는 아샤, 인간들에게는 이계라고 불리는 곳에서 온 사자야.
르네:...길거리에 다 죽어가는 동물이 보고싶지 않았던거 뿐이에요. 간단한 처치도 되어있었고. (괜한 머쓱함에 시선을 돌린다. 난데없이 주워온 동물이 사람이 되어 말을 하는 이 모든 상황이 전부 이해될리 없었다. 그러니까 자신은 아직 잠이 덜깬것이 분명하다고 생각하며 입을 열었다.)
...르네. 르네라고 부르세요.
아샤:그래, 르네. (잠시 망설이다가) 음... 사실 나는 우리 세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대표로 파견된 거야. 이제 저쪽에서는 더는 방법을 찾을 수 없어서 신목의 문을 열고 인계까지 넘어오게 된 거지. 일행이 몇 있었는데... 혹시 다른 아이들은 못 봤어?
르네:
지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르네는 학교 부지 뒷산의 신목을 생각해냅니다.
그 주변에서는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자자했죠.
르네:멸망? (무슨소리지? 하는 얼굴) 학교 뒷편에 신목이 하나 있긴 해요. 그런데 그 주위엔 귀신이 나온다는 소문이 있었는데... 그쪽, 그러니까 아샤도 ...비슷한거에요?
아샤:이계가 머지 않아 멸망을 맞이할 거라는 신탁이 내려왔어. 오는 길에 추격자한테 쫓기는 바람에 다른 사자들과 흩어진 게 좀 걱정되네... (바람 새는 듯한 소리를 흘리며 웃는다.) 안심해, 귀신은 죽은 인간이니까. 살아있고 인간도 아닌 나는 절대 될 수 없을 걸. 그래... 보통은 귀신이 아니라 요괴라고들 부르지.
르네:무슨 말인지는 잘 모르겠는데, 간략하게 아샤가 사는 세상이 곧 멸망할거라는 이야기죠? (느릿하게 눈을 깜빡인다. 어느 세계의 멸망이라 한들 자신과 관련이 없을 뿐더러 어딘가 만화에서 나올법한 이야기라 생각하고 있었기에.) ...역시, 인간은 아닐거라 생각했어요. 하지만 요괴.... 다같이 같은 신목에서 나온거라면 해봤자 학교근방일거에요.
아샤:학교라면, 신목 앞에 있던 건물을 말하는 거야? (잠시 생각하는 듯 하더니) ...사안이 사안인 만큼 무슨 일이 있어도 조사는 끝마쳐야 해. ..신목 근처의 학교라면 분명 무슨 단서가 있을 테고... 그러기 위해선 그곳을 잘 아는 사람의 도움이 조금 필요한데. (차분한 눈으로 너를 빤히 응시한다.) 잠시 이곳에 머무르면 안될까?
르네:(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잠시만. 학교에 단서가 있다고요? ...............(끙. 고민하다 한숨을 쉰다.) 학교에서 곧 축제가 열려요. 물론 그 축제가 성공이든 실패가 되었든 제 알바가 아니긴하지만 ...일단은 책임져야하는 게 있어서. ...제가 거절하면 어쩔거에요?
아샤:글쎄... 네가 발견하기 전처럼 길거리에서 떠돌이 개가 될지도 모르지. (짐짓 진지한 얼굴로 농담을 하곤 어깨를 가볍게 으쓱해보인다.) 거절한다면 학교 뒷산에서 지낼 거야. 처음부터 그럴 생각이었고. 하지만... (고개를 내려 체취를 확인하듯 네 목께에서 작게 숨을 들이마시곤) 지금은 그것 외에도 확인해보고 싶은게 있어서... 가까이에 있게 해주면 좋을텐데. (몸을 바로 일으킨다.) 거절한다고 해도 축제 일은 거들어줄게. 네 친절에 보답해주고 싶은 것도 있고... 축제는 즐거워야 하잖아.
르네:...확인? (불쑥 가까워진 거리에 가늘어진 눈이 깜빡인다.) 어쩐지 처음부터 강아지같다더니 하는 행동이 꼭... (작은 중얼거림에 망설이던 손을 뻗어 네 옷자락을 쥔다. 차가운 집은 싫어서,라고 자신의 행동에 의미없을 변명을 붙여본다.) 됐어요. 그러다가 또 길거리에서 마주치면 나만 불편해질거고. 아까처럼 다시 주워다가 치료해줄만큼 나는 친절이 헤픈 사람이 아니거든. 그러니까... 여기 있어요. (또렷한 눈이 너를 마주한다.) 아샤는 무슨 일인지 알고 말하는거에요? ....나는 축제가 별로 안즐거운데.
아샤:오해할까봐 말해두지만... 개 요괴는 아니야. (제 소맷자락을 쥐는 손에 아이를 달래듯 머리를 한번 슬 쓰담는다.) 나는 충분히 친절하다고 생각하는데, 인간들은 복잡하네...
글쎄. 너는 시끄러운 걸 싫어해? 아니면 인계의 축제는 영 별로인가. (살피듯 그 눈을 바라보며) 그래도 모처럼인데 즐기지 않으면 아깝잖아, 일이 덜어지면 축제를 즐길 여유도 생기겠지. 인간들이 보은을 어떤 식으로 하는지는 모르겠지만... 적어도 괜찮은 기억 하나 정도는 남겨줄 수 있도록 해볼게.
르네:(낯선 손길에는 익숙치 않은 다정함이 서려있어서, 습관처럼 손을 피하려다 가만히 온기를 느꼈다. 네가 떠나지 않는다는 확신이 들때쯤에야 손에 힘을 풀었다.) ..내가 어떤 사람인진 모르잖아요. 어쩌면 아샤에겐 그 일부만 보여지는 걸수도 있겠죠.
(괜찮은 기억이라니. 제법 덤덤하게 이야기를 꺼낸다.) 시끄러운건 싫어요. 나는 하나도 즐겁지 않은데 남들은 즐거워하는 것도 싫어. 축제는 늘 그래요. 나 빼고 모두가 즐거워하니까, 괜히 내가 끼어들면 안되는 외부인같고 그래. .... (그러다 입을 다문다. 또 제멋대로 뱉은 말에 분위기가 얼마나 차가워졌는지 가늠하는듯 했다.) 물론, 도와주는걸로 아샤의 마음이 편해진다면 받도록 할게요. ... 그냥 아샤는 순수하게 즐겨도 상관없어요. 신경안쓰니까.
아샤:난 네가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알아. 너는 당장 다친 동물을 지나치지 않고, 갈 곳 없는 요괴를 외면하지 않는 인간이야. 설령 그럴 의도는 없었을지 몰라도... 적어도 지금 내가 말한 일에 거짓은 없잖아. ...그리고 나는 그것만으로 너를 알아가고 싶은 마음이 들었어. (입을 다무는 모습에 머리에서 손을 얹은 채 그저 담담하게 바라보다, 한번 더 쓰다듬고 떼어낸다. 백 년도 안되는 세월을 오래 외로웠던 아이구나.) ......어쩐지 네가 즐거워하는 모습이 보고 싶네. 만약 이번에 너도 순수하게 즐거운 마음이 든다면, 그 감정을 내치지 않도록 해봐.
르네:(그저 사소한 쓰다듬에 불과했으나, 충분히 네가 이해했음을 느꼈다. 이상한 요괴. 보통은 이러면 멀어질법도 한데 되려 흥미를 느끼고 있다. 머리에 손을 올려 남아있는 다정한 온기를 더듬는다.) ....나는 거짓말 잘 안해요. 좋으면 좋다고, 싫으면 싫다고 말할거에요. 그러니까 .........이번 축제는 기대해볼게요.
르네는 이계에서 온 손님과 한동안 같이 지내기로 합니다.
아샤:많이 잤어. 아침이잖아, 일어나야지. (넓은 소매 속으로 팔짱을 낀 채로) 좋은 꿈 꿨어?
르네:(주섬주섬 일어난다. 고민하다가 형식상 고개를 끄덕..) ....그럼 배고파요?
아샤:oO(거짓말 잘 안 한다며) 조금. 그러고 보니 인계에 와서는 아무것도 못 먹었네... 아침 식사 하고 학교에 갈 거지?
르네:(꿋꿋) ....오늘부터 축제니까 먹고 가는게 좋을 것 같아서요. 특별히 못먹는 음식 있어요?
아샤:없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인간들은 보통 아침으로 뭘 먹어?
르네:빵.... 먹으려고 했는데. 토스트 해서... 뭔지 알아요?
아샤:(절레...절레)(궁금한 얼굴로 너를 바라본다.)
르네:..조금만 기다려봐요. (자리에서 일어나 부엌으로 향한다. 고민하다가 토스트위에 베이컨과 계란후라이를 올리고 먹기 편하게 작은 과일을 올린다.) 아샤, 와볼래요?
아샤:(토스트를 만드는 네 곁으로 다가가 어깨 너머로 구경한다...) 아마 이런 걸 못 먹는 요괴는 없을 걸. 굉장히 알록달록..하네. (신기함)
르네:다행이네요. 요리를 잘하는건 아니지만... 이건 못해도 맛없을리 없는 재료들이니까요. (확신에 차있음. 차곡차곡 그릇에 올리고 식탁에 내려놓는다.) 이건 아샤 꺼에요.
아샤:(그릇 앞에 앉아 빵의 냄새를 맡아본다.) 우리도 아침에 종종 과일같은 걸 먹긴 하지만... 그럼 인간들에게 도마뱀은 점심인가? (순수한 의문)
르네:...? (이해못했음) 도마뱀은 파충류죠?
아샤:껍질이 조금 단단하긴 하지만... 음식이지? 왜, 개구리도 먹잖아.
아샤:........................응? 먹을 수 있으니까?
일단... 우리집에선 안돼요. 금지.
르네:그러니까... 어... (이걸 어떻게 설명해?) 원래 인간들은 곤충도, 파충류도
안먹어요.
아샤:(충격받은 얼굴) ...그럼 인간은 뭘 먹고 살아?
르네:요기... 아샤 앞에 놓인거 보여요? 고기, 채소, 빵, 쌀, 과일.... 이런거죠.
아샤:(고기..채소..빵...쌀...과일...) 은 먹는데 왜 파충류는...? ......
아샤:(?) 먹는 요괴도 있기야 하지만... 일단 나는 아니야.
르네:그..그런거죠. 우리도 똑같은거에요. (!)
아샤:아~... 그러니까 파충류는 예뻐서 못 먹는 거야?(뭔가 어긋나는 대화)
르네:............그러니까 인간은 예뻐서 안먹는거에요? (어..?)
아샤:그렇기도 하고... 우리와 워낙 닮아서 먹을 마음도 안 들어. 동족 인간은 이계에서도 별식 중에 별식이라...... (...)
르네:(..... ) .......그렇구나. 네.... 파충류가 예뻐서 못먹어요. 저희도. 네...
아샤:그렇구나... (이해했다는 듯 끄덕... 토스트를 먹기 시작한다ㅋㅋ)
르네:(왜지...? 벌써부터 힘이 빠진건지... 자리에 털썩 앉아 아침을 먹는다...)
르네:.....먹었다면 뭐, 저도 여기 없는거겠죠. (그건 아무렇지 않은듯 과일을 입에 넣는다.)
아샤:..그러니까, 안 먹는다니까... (어쩐지 억울해짐) ...도마뱀 꼬리는 닭고기 맛이 나. (미련)
르네:농담이에요. 그건 믿고있거든. (아....) ...그럼 그냥 닭고기를 먹으면 되는거 아니에요?
르네:여긴... 닭을 길러서 잡아요. 파충류보다... 키우기 쉬울걸요....?
(왜 설득하고 있지?)
아샤:어떻게 애지중지 길러서 잡을 수가 있어..? (충격)
아샤:......(양식의 충격에 얌전히 토스트 먹음...)
아샤:...(정신 가다듬기)(마음 가다듬기) 시간은 아직 괜찮아? 오늘 축제라며.
르네:...아! (정신줄 잡음. 시간 확인해봄)
르네:나가야할거같은데..... (꼬리랑 귀를 보고...) 이건... 탈부착 아니죠.
아샤:(쫑긋..) 그런 건 아니지만... 숨길 수는 있어. 너무 눈에 띄나?
르네:...(끄덕) 아무래도 인간들은 그런게 없으니까요. 밖에서도 얌전히 잘 있어야해요. 알았죠?
당신의 말에 아샤는 벽에 걸린 교복을 보고 손가락을 한 번 튕깁니다.
그것만으로, 그가 입은 옷은 시일고등학교의 교복으로 변합니다.
입을 다물고 가만히 서 있는 아샤는 생각보다 무척 평범해서,
아샤:인간의 의복은 정말 가볍네. 어때, 이 정도면 인간 같아? (교복셔츠를 손으로 다듬어 정리하곤 너를 돌아본다.) 나갈까.
르네:(조금 놀란 얼굴로 눈을 깜박이며 너를 보았다가 언제 그랬냐는듯 평소의 모습으로 돌아온다. 고개를 끄덕이더니) 잠시만요. (방에 급하게 들어갔다가 나갈준비를 끝마치고 다시 나온다.) 됐어요. 이제 가요.
축제 준비 위원회인 르네는 게으름을 부릴 여유가 없습니다.
르네:(흔한 준비 위원회 톤으로) 자잘한 미니게임이나.. 방탈출, 페이스페인팅, 공연같은게 준비되어있고요. ...가장 유명한건 불꽃놀이에요. 특별한 전설이 있어서, 다른 사람들도 보러온다고 하더라고요.
아샤:(뭔가 목소리가 달라졌는데?) 미니게임? 방탈출..? 페이스페인팅...? 하나같이 이름들이 어렵다. 그래도 불꽃놀이라면 알고있어. 이계의 축제에서도 하거든.
르네:뭐, 아샤가 알고 있는거랑 크게 다를게 없을거에요. 다들 노는게 거기서 거기 아니겠어요. 불꽃놀이는... 시대에 상관없이 즐길 수 있는 볼거리니까요. 거기 불꽃놀이도 예뻐요?
아샤:예뻐. 백 년에 한 번쯤 하는 만큼 규모도 크고... 인계의 불꽃놀이도 궁금하네. (슝슝 지나가는 자동차에 시선을 빼앗김..) 엄청 빠르다. 저렇게 뛰다가 넘어지는 거 아니야?
르네:백년에 한번이요? 누군 죽을때까지 못볼 수도 있겠네... 아마 여기 불꽃놀이도 아마 볼만할거에요. 인간들은 기술력이 뛰어나거든요. (남이야기하듯 말하다가 네 이야기에 주위를 살핀다. 자동차를 보고 하는 말이라는 것을 깨닫고) ...저건 우리가 타고 다니는 물건이에요.
아샤:....... (물건이 어떻게 움직여) ...그럼 저것도 만들어낸... oO(인간의 기술력은 정말 대단하구나)
당신의 곁에 있는 낯선 이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짓네요.
동급생:그래? 전학생 온다는 얘기는 못들은 것 같은데. 애들이 알면 좋아하겠네~ 둘이 원래부터 친구야?
르네:(귀찮으니 대충 둘러대자) 어쩌다보니 그렇게 됐어. 친구... 지? 응.
아샤:(얼추 고개 끄덕이며 르네를 본다...) 네 동문이야?
르네:......그러니까, 이 친구는 산속에 있는 학교에 지내다가 와서 가끔 사투리를 쓴대. 어어.
동급생:엌ㅋㅋㅋ 말투 개웃겨ㅋ 뭐 그래, 그럼 전학생 잘 챙기고~ 나먼저 간다?
페달을 밟아 앞으로 쭉 미끄러지듯 나아갑니다.
아침 일찍부터 몰려드는 인파를 보니 축제의 인기가 실감 나네요.
축제 위원회장이 다시금 르네에게 위원회 목걸이를 나눠줍니다.
목걸이와 함께 담당 부스가 적힌 차트가 지급됩니다.
빈칸에 전부 도장을 받으면 끝나는 간단한 일입니다.
축제 위원회장:밤 8시에는 캠프 파이어와 포크댄스가 시작되니, 준비에 차질이 없도록 얼른 끝내고 돌아와 줘. (어깨 툭툭~)
지금부터 르네는 [마술 연구부], [요리부], [미술부], [연극부] 부스를 돕니다.
르네:(작게 한숨을 쉬었다가) 여기서부터는 저 잃어버리면 안돼요. 알았죠? (아샤를 데리고 마술 연구부부터 향합니다.)
마술 연구부의 부스는 벌써 손님맞이를 시작했는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여러 장의 트럼프 카드와 가랜드로 화려하게 꾸민 교실은
교실의 좌측에서는 [풍선 아트]가, 우측에서는 [마술 공연]이 한창입니다.
르네의 목에 걸린 위원회 목걸이를 본 부장이 아는 체합니다.
부장:안 그래도 위원회 측에 사람 좀 보내 달라고 하려 했어. (화색!) 기왕 온 김에 우리 좀 도와줄래?
르네:(정말 싫다....) 뭐부터 도와주면 되는데?
부장:저쪽에 풍선아트 쪽부터 좀 도와줘!! 거기 같이 온 친구도 도와주는 거야?
아샤:(뭐하는 건지도 모르겠지만... 얼떨떨하게 고개 끄덕)
부스의 좌측은 몰려드는 손님 때문에 풍선을 만들 일손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당신의 손에 바람 넣는 기구와 새 풍선이 쥐어집니다.
많은 손님이 풍선을 받기 위해 줄을 지어 서서 기다립니다.
예쁜 풍선을 만들기 위해선 10번의 <행운> 판정입니다.
르네:....oO(아직도 이런 풍선 가지고 놀고싶은거냐고)
르네: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르네: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3 |
| 판정결과: |
실패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처음치고 그럭저럭 잘했다! 라는 평가를 받습니다!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샤: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실패 |
아샤:ㅎㅎ(르네 머리 위에 핑크색 왕관 만들어서 씌워줌)
르네:.... (아샤 머리에도 왕관 올려놓음)
아샤:(어케어케 강아지도 만들어줌)(동심을 되찾아주려는 몸짓)
르네:....아샤 잘 만드네요. (사라진 동심을 어디서 찾는거지? 주변이 알록달록 해짐.)
아샤:생각보다 잘 되네, 이거. (꽃 만들어서 왕관 위에 올려줌)
르네:(누가 탐내는거 아니야? 괜히 주변 둘러봄)
르네:(아) (풍선칼로 휘적휘적 아샤 꺼내줌)
부장:조금 이따 신체 절단 마술을 할 건데, 조수가 배탈이 나서 화장실에서 못 나오고 있지 뭐야....?
부장은 그렇게 말하며 르네를 빤히 쳐다봅니다.
부장:혹시 설마, 하는 생각 안들었어? (끔뻑)
르네는 그대로 신체 절단 마술의 희생양이 됩니다.
르네:oO(하....................................)
부장:기대해주세요! 마술의 클라이맥스, 신체 절단 마술입니다!
부장은 그렇게 말하며 르네의 머리에 토끼 귀를 씌워줍니다.
르네:....저건...... (주섬 주섬 챙김)
이윽고 르네는 머리만 내놓은 채로 상자 안에 갇힙니다.
그는 다섯 개의 칼을 들고 불안한 표정으로 르네를 봅니다.
르네: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칼이 한 번 박힐 때마다 아샤의 표정은 사색이 됩니다.
르네:...그.......하............ 안죽어요.
설득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2 |
| 판정결과: |
실패 |
(안먹히네)
설득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르네:
설득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그렇게 됐어요.
부장:내... 내 공연이.............
르네:....이렇게 된거 조수가 올때까지 기다리세요.
아샤:인간은 왜 이런 야만적인 광경을 보면서 즐거워 하는거야..?
르네:....(귀에다가 대고 속삭인다.) 저건... 다 마술이라, 그럴듯 해보이는거지 안죽는거에요.
아샤:......베였는데? (네 교복자락 만지작...)
르네:이건.. 현실감을 극대화하기 위한.... (포기함) 맞아요. 사실 아샤가 저를 구해줬어요. (중얼중얼)
아샤:안 따라왔으면 정말 큰일 날 뻔했잖아. (토끼 귀 위에 왕관풍선을 얹어줌)
르네:그... 그렇네요. (두번 도와주긴 그른것 같다... 안미안한 눈으로 부장봄)
르네:(머리위가 무거워진것 같은데..) 요리부로 가요.
돌아다니느라 지친 사람들이 목을 축이기 위해 하나둘씩 모이고 있습니다.
분주하게 움직이던 요리부 사람들이 르네를 보자 일제히 움직임을 멈춥니다.
뺨에 밀가루 반죽을 묻힌 요리부 부장이 르네를 반깁니다.
부장:아! 서빙 인력이 부족해서요, 잠시만 도와주시겠어요? (앞치마를 내민다!)
르네:(슥슥 앞치마를 걸치고 테이블 1로 향합니다.)
쓸쓸한 표정을 지은 사람이 테이블 앞에 앉아있습니다.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워주면 먹을 만할 것 같은데....
르네:(르네의 표정이 흙보다 더 싸늘하게 변해요)
손님:차갑다... 저는 분명 따뜻한 커피를 시킨 것 같은데요.
르네:따뜻한 아이스 아메리카노 아녔나요? (^ㅡ^)
르네:그렇다면
맛있는 커피가 식기전에 빨리 드셔야죠. (지긋..)
손님:..................더 하면 저 맞나요?
르네:만족하셨나요? ^ㅡ^.... (내쫓을뻔)
르네:(암튼 아샤 잘했다고 쓰담해주고 테이블2로 향합니다.)
갑자기 비굴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낮추고 묻습니다.
조금만 깎아주시면 안될까요?
르네:될 것같아요? 빨리 다 있는 돈 없는 돈 다 찾아보세요.
(붙잡아요)
르네:
민첩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손님은 요리부 부원들에게 잡혀서 거꾸로 탈탈 털리네요
르네:....(허름해져서 테이블 3으로 갑니다.)
두 명의 초등학생이 광고지를 들고 발을 까닥거리고 있습니다.
초등학생:메이드언니 카페라고 해서 온 건데....
초등학생:메이드 언니가 없으면 공주님이 될 수 없어요! (울망!)
초등학생:(울먹!!!!!!!!!!!!!!!!!!)
(메이드가.. 있나? 주위에....?)
초등학생:(왈칵!!!!!!!!!!!!!!!!!!!!!!!!!!!) 거짓말쟁이!!!!!!!!!!!!!!!!
르네:(미간 꾹꾹...) 그... 공주님들? 메이드가 없어도 공주님이 될 수 있답니다?
르네:
설득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실패 |
(ㅎㅎ...)
초등학생:흐아아아아아아아아앙!!!!!!!!!!!!!!!!!!!!!!!!!!!!!!!!!!!!!!!!!!!!!!!!!!!!!!!!!!!!
르네:그러니까.. 이미 공주님들은 공주님인거에요. 조용히 음료수 마시고 있으면 더 멋진 공주님이 될.... 하...........
설득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실패 |
나 안해.
초등학생들이... 카페가 떠나가라 울어요...
제일 좋은 방법은 집사나 메이드가 되어 손님의 꿈과 희망을 지켜주는 거겠죠.
사실 제가 메이드에요. 네네.
초등학생:(흘끔....) 근데 왜 옷이 그래요?ㅜㅜ
르네:이건 조용히 있는 착한 공주님들 눈에만 보이는 옷이에요...
초등학생:(흐앙) 언니가 우리 나쁘대~~~~~~~~
(아샤를 봐요.........)
르네:........ (애들 손에 사탕 쥐어줌) 자, 뚝~
초등학생:..........................................................(흔들리는 눈)
르네:(왠지 굉장히 낡고 허름해진 모습으로 사탕 받아요)
부장이 안쓰러운 눈으로 도장을 꺼내 빈 차트에 찍어줍니다.
수고했다는 말을 뒤로 한 채 르네와 아샤는 요리부를 떠나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리얼한 분장과 퀄리티 높은 세트로 축제 시작 전부터 주목받던 부스입니다.
붕대를 둘둘 감은 부장이 나와 르네에게 말합니다.
부장:밝을 때 시작하면 안 무서울 거라고 해서 늦게 열기로 했거든요. 해가 지면 개장이에요.
준비는 다 끝났는데.... 아, 그 전에 테스트 팀이 되어주시겠어요?
부장:(자연스럽게 아샤와 르네의 손목을 꽉꽉 묶어줌) 한명이 너무 무서워서 버리고 도망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예요!
부장은 폴라로이드 카메라를 가져와 두 사람을 귀신의 집앞에 세워둔 채
아샤와 르네는 손목이 묶인 엉성한 포즈로 기념촬영을 당했습니다.
부장:기념이에요~~ (능글맞게 사진 건네준다!)
르네:(받았다!) ...아샤는 사진 처음찍어보나요?
아샤:(신기한 듯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본다..) 어떻게 이렇게 빨리 그렸지?
르네:(그린게 되는구나...) 가지고 있을래요?
아샤:(끄덕끄덕..)(옷소매에 사진을 넣는다...) 인계에는 대단한 인간들이 많구나.
아무튼, 그렇게 두 사람은 귀신의 집으로 들어갑니다.
발을 들이자마자 싸한 소독약 냄새가 퍼집니다.
유난히 강한 냉방 때문에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네요.
무시무시한 음향 효과에 드라이아이스 연기까지,
르네:아..... 저건 인형같은거라 괜찮아요.
아샤:(시원하게 장기자랑 하고 있는 인체 모형을 슬쩍 뒤집어보다 인형이라는 말에 안심한다...) ...다들 이상한 걸 좋아하네. (다시 뒤집어 놓음)
르네:(아샤를 빤히 구경하다가) 저는 아니에요. (단호!)
아샤:그래..? 하긴.. 인간들도 취향이 다 다르겠지.oO(그렇다면 이건 대중적인 취향이긴 한 건가?)
르네:깜짝 놀라게 하려고 만든거니까.. 계속 이상한 것들이 나올거에요. (나머지는 아샤의 상상에 맡기기로 했다..)
묶인 손목 때문에 보폭을 맞추기 위해선 르네도 달려야 합니다.
잠깐, 설마 이 작은 귀신의 집 안에서 길을 잃은 걸까요?
항법
| 기준치: |
10/5/2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실패 |
태엽 감긴 인형이 오싹한 소리를 내며 제자리를 왔다 갔다 합니다.
르네:..... (아샤 힐금) 아샤는 길 잘찾고 막... 그런거 없어요?
아샤:(그냥 끌고 가는 대로 따라가던 중) 산에서는 잘 찾는데... (킁) 바깥냄새는 반대쪽이긴 해.
르네:(진짜 개..요괴 이런건가. 오해만 하게 됨.) 그럼... 반대쪽으로 가볼까요?
아샤:................개 아니고 늑대야.
가위바위보에 이기면 지나갈 수 있게 해주겠다는군요.
아샤:
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좀비:
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르네: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아샤:이 아이 어디 아픈거 아니야? 얼굴이 창백한데.
르네:....이건 화장품...같은걸 발라서... (오늘 몇번째 하는건지 모를 포기를 하고) 원래 좀 아픈 친구에요.
좀비:우워어어어....우워어어어..... (과몰입)
아샤:??? 의원한테 데려다줘야 하는거 아니야?
르네:그것도....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져요. 마법처럼.
아샤:.... (신경쓰이는지 아까 좀비 의사 데리고 옴)
아샤:(침대에 환자 좀비 눕히고 이불도 꼼꼼하게 덮어줌)
간병호를 하느라 하루종일 귀신의 집에 있을 것 같아요
(둘러봄)
아샤:인간이 한을 가지고 죽으면 귀신이 된다고들 하던데.
르네:그건... 다 허무맹랑한 이야기일 뿐이에요. 과학적 근거로 살펴보았을 때 귀신의 존재는 설명이 불가능하거든요. 종종 눈에 보이는 심령현상이나, 소리들은 대부분 우리가 그렇게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보이는 착시현상으로 어쩌구저쩌구 ~ (아샤에게 제 6감각과 과학적 근거를 들어서 귀신은 존재할 수 없다고 알려줘요)
르네:뭐... 애들이 라디오로 틀어놓은거 아닐까요.
부장이 노트와 펜을 든 채 싱글벙글 웃으며 맞이하네요.
개선할 점도 말씀해주시면 개장 전에 참고할게요!
르네:음... 길찾기가 좀 어려운거 같아요. 그거 빼고는...
르네:네...? ............그렇죠?
아무튼, 후기를 들은 부장은 도장을 꺼내 르네와 아샤의 손등에 찍어줍니다
부장:완주하신 분들께 기념으로 도장을 찍어드리고 있어요.
이어서 부장은 빈 차트에도 도장을 꾹 찍어줍니다.
수고했다는 말을 뒤로 한 채 르네와 아샤는 미술부를 떠나 연극부로 이동합니다.
소강당에서는 연극부의 연극 준비가 한창입니다.
세트 몇 개를 무대 뒤로 옮겨놔야 했는데, 후배 몇이 깜빡했지 뭐야.
지금 도와줄래?
무거운 짐을 옮기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네요.
르네:
근력
| 기준치: |
45/22/9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좀... 쎈듯?)
무리 없이 다른 연극부원들과 함께 무거운 세트를 실어 나릅니다.
몇몇 학생들이 천장을 바라보며 비명을 지릅니다.
무대용 조명장치 하나가 르네가 있는 방향으로 추락합니다.
르네:
민첩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그걸 본 아샤가 빠르게 르네의 몸을 안고 바닥을 뒹굽니다.
르네:
SAN Roll
| 기준치: |
59/29/11 |
| 굴림: |
4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르네:조금 놀란거 뿐이에요. ...괜찮아요. (아샤를 살핍니다.)
아샤:(조명이 달려있던 곳을 바라보다 고개를 끄덕인다.)
부장:이상하네, 어제 점검했을 땐 튼튼했는데.
누군가가 르네를 해치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냈다는 것처럼 들리는군요.
부장:아무튼, 많이 놀랐을 테니 조금 쉬었다 가.
저것만 치우면 바로 리허설에 들어갈 건데, 보고 가지 않을래?
르네:...그래요. (아샤의 시선을 따라 조명이 달려있는 곳을 보다가 고개를 끄덕)
잠시후, 리허설이 시작되는지 강당이 어두워지고
이 이야기는 네 그루의 신목에 대한 내용입니다.
평평한 세계에서 두 그루의 신목을 수호하던 신관이 있었습니다.
그는 세상에 신목은 두 그루밖에 없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뒤집힌 세계에는 또 다른 두 그루의 신목과
무녀 역시 세상에 신목은 두 그루밖에 없다고 믿었습니다.
신관은 사랑하는 무녀가 있는 곳으로 멸망이 건너가지 못하게
그저 찾아오지 않는 신관과 열리지 않는 신목을 원망하며 기다리는 수밖에요.
아샤는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신중하게 무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부장:어땠어? 괜찮았니?
르네:흔한 소재도 아니고.. 우리 학교랑 관련있는 내용으로 한거죠? (신목을 떠올렸다.) 괜찮은 것 같아요.
부장:응~! 이 부근에서 떠도는 이야기를 모아서 각색해본 거야. 사람 많이 올 것 같아?!
르네:일단 저는 마음에 들었어요. 다른 사람들도 비슷하지 않을까요?
부장:정말? 다행이다! 내가 생각해도 이번 연극은 정말 잘 만든 것 같단 말이지...
수고했다는 말을 뒤로 한 채 르네와 아샤는 강당을 떠납니다.
도장이 전부 찍힌 차트를 받은 축제 위원회장이 르네의 등을 두드려줍니다.
아직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는군요.
외부인이 학교 뒷산으로 들어갔다는 제보가 있어서, 분명 못 들어가게 막아놨는데 어떻게 들어갔는지 모르겠네.
대신 확인해주지 않을래?
르네가 응한다면, 당연하게도 아샤가 뒤따라옵니다.
가장 유력한 설은 뒷산에 ‘신목’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르네 역시 동네의 몇몇 어른들이 수군대는 걸 듣지않았나요?
실제로, 신목 근처에서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 때문에
우뚝 선 웅장한 크기의 나무가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경건한 마음이 들 정도로 거대한 가지를 하늘로 높이 뻗고,
굵은 뿌리를 내린 채 자라고 있는 이 나무는,
그 주위에는 낡은 금색 새끼줄이 이리저리 늘어져 있습니다.
아샤는 새끼줄을 걷으며 신목 앞으로 다가갑니다.
그는 손바닥을 펼쳐 거친 나무의 표면에 가져다 대고,
한참 동안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로 제자리에 서 있습니다.
아샤는 신목 앞을 떠나 다시 르네에게로 돌아옵니다.
아샤:외부인은 두 번째 신목 밑에 있대. (손에 묻은 흙을 툭툭 털며) 여기서 10분 정도 걸으면 찾을 수 있을 거야.
르네:...나무랑 대화도 하는거에요? (물끄럼...)
아샤:신목은 이 산의 주인이라 산 속에서 벌어지는 일이면 전부 알고 있거든. 찾으려면 이게 가장 빠른 방법이야. (신목을 뒤돌아보며) 나는... 신목의 수호자라서 어느 정도 소통이 가능한 거지, 요괴라고 모두 대화가 통하는 건 아니야.
르네:....그렇구나. 꼭 아까 본 연극이 생각나네요. (귀신은 없다고 말했지만, 그보다 설명 불가능한 존재가 내 앞에 있네. 산과 제법 어울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며 손에 남은 흙을 털어준다.) 저는 산에 들어왔다는 외부인이 아샤와 함께 나온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아닐까요.
아샤:연극을 보고 사실 좀 놀랐어. 이계에도 같은 내용의 전설이 있어서... (말끝을 흐리고는) 외부인이라고 해서 나도 조금 기대했는데, 아쉽지만 아닌 것 같아. 평범한 인간이라던데? (손이 깔끔해지자 천천히 방향을 찾아 걸음을 옮긴다.) 가자. 밤중에 이런 산 속에서 길을 잃었다면 분명 무서워하고 있을 거야.
르네:그래요? 괜히 떠도는 이야기는 아니였나보네요. 그나저나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 밤중에 산에 들어간건지... 가요. (탐탁치 않은 얼굴로 발걸음을 옮겨)
아샤:인계랑 이계는 신목으로 이어져 있으니까, 같은 전설이 떠도는 것도 이상한 일은 아니지. (자잘한 돌멩이를 옆으로 치워내고, 나뭇가지를 꺾어내며 길을 만든다.) 글쎄.. 축제 분위기에 들떠서 돌아다니다가 길을 잃은 거 아닐까? 인계의 축제도 제법 재미있더라.
르네:바보같아.(이해할 수 없다는 목소리로 중얼거리다가 이어지는 말에 목소리가 조금 밝아진다.) 오늘... 재밌었어요? (여전히 축제 일은 힘들긴 했지만 혼자가 아니라 조금 더 좋았던 것 같기도 하고. ..곰곰히 생각에 빠져.)
아샤:바보같지. 그래도 귀엽잖아. (바보같다는 중얼거림에 작게 웃음소리를 흘리며) 좋았어. 인간들에 대해 많이 알게 된 것 같아서. 내가 아는 분도 인간이신데, 이계에서는 그분의 세계에 대해 이렇게 많은 걸 알 기회가 없었거든.
르네:(귀여운건가? 이해하기 어렵다는듯 고개를 슬쩍 기울인다.) 아샤는 꼭 가끔가다 할아버지같이 말해요. 몇살이에요? 800살? 900살? ...이럴땐 나보다 아샤가 더 사람을 좋아하는 것 같은게... 조금 웃겨요. 이전에도 인간을 본적이 있어서 그런건가.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이였어요?
아샤:말하면 불편해질 텐데... 알고 싶어? (장난기 어린 목소리로 대꾸하곤) 응, 인간은 좋아. 특별한 요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수명이 긴 것도 아니면서 이렇게 멋진 세계를 만들어내다니 대단하지. (뒤를 돌아봤다가, 그대로 잠시 걸음을 멈췄다. 풀잎을 밟는 바스락거리는 소리가 말과 함께 멎고, 잠시 동안 풀벌레의 소리만이 울렸다.) 선생님은... 존경할 만한 분이셨어. 우리한테 정말 많은 걸 알려주셨거든.
그리고... ...그래. (누군가가 그리운 듯한 눈으로 네 얼굴을 들여다 본다.) 너를 많이 닮았어.
르네:지금도 충분히 할아버지같고 이상한데 여기서 더 불편해질게 뭐가 있겠어요? (상관없다는듯 어깨를 으쓱인다.) ...어쩌면 짧은 인생이라 그렇게 불태울 수 있는걸지도 모르죠. 내가 봤을땐 전부 무의미한 것들인데. (괜히 비죽거리며 네가 밟은 길을 따라 발걸음을 옮기다 멈춘다. 이어지는 침묵에 가만히 너를 바라보다가, 그래. 자신에게서 누군가를 비춰보는 너를 느낀다.) ...역시 좋은 사람일줄 알았어요. 그러지 않고서는 처음보는 인간에게 이렇게 호의적이기도 힘들겠죠.
하지만... (느릿하게 눈을 감는다. 지금 네가 보는 것은 내가 아니다. 왠지 모를 불쾌함. 어딘가가 따끔거리는 감각이 스멀스멀 올라온다.) 나는 그 사람이 아니에요.
아샤:하하, 그렇게 말하니까 오히려 네가 800살은 먹은 것 같네. 속세에서는 이런 거를 애늙은이라고 하던가? (눈을 천천히 깜빡이다가) 우리에게는 시간이 너무 많아, 그런 간절함을 가질 수 없으니까. 그러니까 더욱... 긴 생을 사는 나에게는 너희가 사랑스럽게 보이지 않겠어. (이어지는 말에 흔들림 없이 조용히 미소 지었다. 많이 닮았다는 것은, 그럼에도 결국 같을 수 없다는 뜻이다.) 나도 알고 있어. 너는 그 사람이 아니야. ......어쩐지 서운한 얼굴이네, 르네.
르네:800살.. 할아버지인 아샤의 눈에는 내가 그렇게 보일수도 있겠네요. 뭘해도 귀여워보이고 기특하구나. (이걸 다행이라고 여겨야할지. 어찌되었든 그덕분에 너는 남들과 달랐고, 자신은 그 미묘한 차이에서 편안함을 느끼고 있는 셈이었다. 나도 참 별종이지. 자조적인 미소가 피어올랐다. 저렇게 오랜 세월을 살아가다 보면 나도 누군가를 사랑할 수 있는 날이 오게 되려나, 같은 의미없는 생각을 흘려보냈고.)
...별로. 그런거 아니에요. 나는 그냥.. (괜히 시선을 피해 발치에 놓인 돌을 톡 건드렸다.) ...기억 속에 닮은 사람으로만 남고싶지 않았던거니까.
아샤:많이 닮긴 했지만, 그만큼 다르기도 해. 얼굴만큼 같은 게 있다면... 은인이라는 점 정도인가. 너도 선생님도, 내게 많은 것을 알려줬으니까. (약간의 씁쓸함을 담은 눈길을 거두고, 품에서 맑은 소리를 내는 방울 꾸러미를 꺼낸다.) 막상 내가 너에게 알려줄 수 있는 건 별로 없네. 이건 내 힘이 담긴 방울이야. 요력은 곧 생명력과 같아서, 문을 여는 것 뿐만 아니라... 더 많은 것을 할 수 있지.
르네:아까 아샤도 절 도와줬잖아요. 따지고 보자면... 아샤도 나한텐 은인인 셈이네요. (방울을 물끄러미 보다가 눈매가 가늘어진다.) 나도 비슷한게 있어요. (목에 걸린 방울을 슬쩍 들어본다.) 이건.. 아주 어렸을때 받은거라서 잘 기억은 안나지만, 늘 가지고 다니는 물건이거든요.
아샤:그건...... (눈 앞에 나타난 작은 방울은 흔하디 흔하게 생겼지만, 울리는 소리만큼은 스쳐 지나치지 못할 정도로 익숙했다. 너와 방울을 바라보다, 그저 작게 웃었다. 이 긴 그리움을 끝을 찾기 위해 너와 나는 만나게 되었을지도 모른다. 해서 너의 존재는 누군가의 부재를 실감하게 한다. 방울의 주인이 바뀌었다는 것은, 이제 남은 생을 이 마음에 매듭을 짓는 일에 써도 된다는 뜻이다.) 내가 잘 아는 방울이네. ...앞으로도 소중하게 간직해줄래?
르네:(너와 눈이 마주친다. 방울을 들어올린 탓에, 산속에 작게 울려퍼지는 소리가 좀 전의 네 방울 소리와 비슷하다는 것을 깨닫기까진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스쳐지나가듯 드러난 너의 눈빛에는 조금 전의 자신을 바라보는 듯한 그리움이 걸렸다. 짐작컨대, 이 방울은 분명 그와 그리움의 대상과 관련이 있으리라. 하지만 이 이상으로 감히 물을수가 없었다. 그저 막연히 자신과 그 사이의 간극을 헤아려보며 방울을 손에 꼭 쥐었을 뿐.) 그때에 대한 기억은 이제 흐릿하지만, 그렇게 말 안해도 ...평생 간직할거에요. 나한테 몇 없는 소중한 기억이니까.
아직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명의 아이들이 쪼그려 앉아있습니다.
아무래도, 호기심에 들어왔다가 길을 잃어버린 모양입니다.
르네:진짜 애들이였네요.. (어색하게 토닥토닥해줌...)
초등학생:놀다가 길을 잃었는데.... 아무것도 안 보여서...!! (허어엉 흐아앙)
산속에서 길을 잃고 걷다 큰 나무를 찾아 밑에서 쉬고 있었다고 합니다.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르네와 아샤는 산에서 내려갑니다.
르네:
관찰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나무 위에서 검게 일렁이는 작은 그림자를 봅니다.
설상가상으로 신고 있던 운동화 한쪽은 어딘가로 도망가버렸네요.
어제의 일부터 오늘 연극부에서 있었던 사건까지,
르네:.........(너무 갑작스럽게 일어난일에 짜증나서 할말을 잃음) 하.......
아샤:르네...! (앞으로 몸이 기울어지는 것을 느꼈을 때는 이미 늦었다. 서둘러 흙바닥에 주저 앉은 네 상태를 살핀다.) 일어설 수 있겠어?
르네:(나무 위를 노려보다가 말없이 고개를 숙인다. 이것은 익숙한 불운이다. 자신의 인생에 행운이 온다면 얼마나 된다고. 어느때와 같이 아프고, 무섭기만한 일을 덤덤히 받아들이면 될텐데. 괜히 다정한 염려섞인 목소리가 덤덤하지 못하게 만든다. 입술을 깨물었다.) ...몰라요.
아샤:많이 아파? (고개를 숙이는 모습에 덩달아 고개를 기울여 표정을 확인한다. 곧 옷에 붙은 흙과 자잘한 불순물을 털어주고 발목을 살펴봐) 이런 상태로 산은 못 내려가. 업힐래?
르네:(걱정이 서린 얼굴과 마주친다. 약해지면 안돼, 괜히 입술을 한번 더 깨물고 고개를 든다. 몇 안되는 행운이 찾아온다면 그중 하나는 너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하면서. 습관처럼 뱉으려던 괜찮다는 말을 삼킨채 고개를 끄덕였다.) ...운동화 한쪽이 사라졌어요.
아샤:(고개를 끄덕이는 모습에 순순히 네가 업힐 수 있을 정도로 몸을 숙인다.) 아끼던 거야? 날도 어둡고 아이들도 있어서 당장은 못 찾아. (한 손은 너를 받치고, 다른 한 손으로는 아이들의 손을 잡은 채로 일어선다.) 일단 내려가자.
르네:....그럼 가요. (어색하게 등에 업힌다. 누군가의 온기를 가까이에서 느끼는 건 정말 오랜만이라 간질간질한 기분에 넓직한 등에 고개를 묻어버렸다. 최악과 최선이 이리저리 뒤섞인 하루. 하지만 어쩌면... 이런 하루도 나쁘지 않다고 생각하면서 느릿하게 눈을 깜빡였다.)
캠프 파이어가 시작했기 때문인지, 운동장은 시끌시끌합니다.
불을 둘러싼 채 파트너와 춤을 추는 시간입니다.
아샤:(너를 업은 채로 운동장을 천천히 가로지르다, 중앙에서 타오르는 불꽃과 즐거워 보이는 아이들의 얼굴에 고개를 돌린다.) 잠시 구경하다 갈까?
르네:...아샤도 저기서 어울려서 놀고싶지 않아요? (등에 반쯤 얼굴을 묻고 멍하게 너머의 아이들을 바라본다.)
아샤:글쎄... 한 700년만 젊었으면 그랬을지도 모르지 (800살의 웃음...) 오히려 내가 할 말이야. 다른 아이들은 다 저기에서 놀고 있는데, 다리 때문에 혼자만 못 어울려서 어떡하지.
르네:(아.... 아까는 잘만 즐기던데...) (심드렁한 얼굴로 캠프 파이어로 시선을 옮긴다.) 괜찮아요. 어차피 안다쳤어도 저 사이에 끼어들어가고 싶진 않거든요. 내 자리는 저기가 아니에요. 굳이 말하자면, 지금 여기죠.
아샤:또 그런다. 더 회춘할 나이도 없으면서. (네가 편하게 캠프파이어를 보도록 자세를 고쳐 업는다.) 르네, 저 속에 들어가 본 적 있어? 지금은 이곳에 서 있어서 여기가 꼭 네 자리인 것 같겠지만... 여기에만 있으면 저 속에서 볼 수 있는 광경은 못 볼지도 몰라.
르네:아주 어릴적엔 있었어요. 지금은 .....글쎄. 잘 모르겠어요. (등에서 전해지는 온기가, 캠프파이어의 열기가 따스했다. 그래서 툭, 뱉어버리고 마는 것이다. 언제나 고여있던 무언가를.) 사람들은 나를 이해못해요. 그리고 나도 그런 사람들에게 나를 이해시키고 싶지 않아요. 어차피 덧없는 생을 살아갈거면서 그게 그렇게 ...중요한거에요?
아샤:너는 늘 그런 건 필요 없다는 듯이 말하지만... 나는 모르겠어. (걸음을 늦춰 캠프파이어의 주변을 걷기 시작한다. 불의 열기 때문인지, 등에 얹은 네 몫의 온기 때문인지 유난히 뜨거운 여름 밤이었다.) 앞으로 또 다시 백 년을 살게 된다면, 덧없는 것들이라도 안고 살아가고 싶어. 어차피 덧없는 생이라서 그런 게 아니라, 그 편이 따뜻하니까.
르네:(당신은 당연스레 그들을 안고 살아갈 수 있다 말하는구나. 덤덤한 목소리가 살짝 떨린다.) 갖고 난뒤에 잃어버릴 바엔, 처음부터 아무것도 갖지 않는 편이 나을지도 몰라요. 처음부터 차가운 곳에 있으면 그곳이 차갑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처럼. 아샤는 만남의 끝이 두렵지 않아요?
아샤:당연히 두려워. 어쩌면 너무 소중하기 때문에 당장의 행복을 제대로 누릴 수 없겠지. 잃고 난 뒤에야 후회 할 거야. ...하지만 두려움 때문에 평생을 차게 살아야 한다면, 그 추위가 나는 더 두려울 것 같아.
그래서 다들 무언가를 끊임없이 사랑하는 거 아닐까. 만남의 끝에는 이별이 있지만... 이별의 끝에는 인연이 있기를 소망하면서.
르네:(잃고난 뒤에 후회한다는 이야기에 끌어안은 손에 조금 힘이 들어갔다. 꼭 놓칠까봐 두려워서 매달리는듯 했다. 나도 800년을 살아가면 당신처럼 생각할 수 있을까.) 거짓말. 이별의 끝엔 아무것도 없었어요.
그냥 홀로 남은 사람이 짊어질 몫하나가 늘어나는 것 뿐이야.
이젠 ...이 추위가 익숙해요. 주위에 아샤처럼 따뜻한 사람이 별로 없거든요. 나는 오늘 하루종일 아샤와 한 일들... 손을 잡고, 대화를 나누고, 함께 놀고, 이렇게 업히는 일까지도. 아주 오랜 기억들 속에나 있던 일들이였어요. 그래서 어쩌면 이젠 고장나버렸을지도 몰라요. 사랑하는 법도, 사랑받는 법도. 아무것도 기억하지 못한채로.
아샤:(자신은 상처를 복구하는 것에 수없는 세월을 소비했다. 내가 가진 것은 곧 그가 다듬고, 다듬어서 겨우 남긴 것. 그것들을 되짚고, 끌어안고, 지키다 보니 사랑하게 되었다. 이런 것을 행복이라고 이름 붙일 수 있다면, 너 또한 그런 행복을 느꼈으면 하는데.)
오늘이 추웠다면, 내일의 따뜻함을 기대하게 되지 않아? 이번 이별이 아팠다면 다음 이별은 인연을 바래볼 수도 있잖아. (인간의 생은 지나치게 짧고, 상처가 아무는 시간은 턱없이 김에 씁쓸함을 느꼈다.) ...르네, 그렇게 뭐든 쉽게 내려놓을 수 있다면, 뭐라도 쉽게 붙잡아 봐. 정말 고장난 사람이 이런 따뜻함을 느낄 수 있을 리 없잖아.
르네:(가족을 잃은 뒤로 단 하루도 떠오르는 내일을 기대하지 않았다. 기대라는 것은 다가올 기다림의 보답을 알고 있기에 할수나 있는 행동인데. 나의 기다림은 결코 보답받을 수 없는 것들로 가득차있기 때문이였다. 다음인연도 분명.. 기약없는 기다림이 이어지겠지. 하지만.... 네 이야기에 말없이 고개를 묻는다. 여전히 끌어안은 손에는 단단히 힘이 들어가 있었다.) ...붙잡고 있어요. 바보.
아샤:(자신을 꾹 잡고 있는 손길에 인계에서의 짧았던 지난 시간을 떠올렸다. 자신이 이계로 돌아가는 날, 너는 또 한 번의 이별에 다가오는 추위를 두려워할까. 그럼에도 우리의 다음 인연을 기대할 수 있을까.) 르네. ...네가 언젠가, 혼자 아무도 모르는 낯선 세계에 떨어지게 된다면, (자신은 기다림이 어떤 것인지 잘 알아서, 함부로 다음 만남을 기약하려 하지 않았다. 그럼에도 이루어질지 모르는 만약을 지금 너에게 이야기 하는 것은,) 내가 너의 손을 잡으러 갈게. (네가 내일의 따뜻함도 기대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르네:그런 날이 올까요? (네 말은 낯선 세계는 이계를 뜻하는걸까. 또다른 이곳을 뜻하는걸까. 막연한 미래를 가리키는 말에 명확한 주어는 없었다. 이 만남에는 명확한 끝이 존재할텐데도 손을 잡아준다는 너의 한마디에 결국 고개를 끄덕이고 마는 것이다. 단호하게 내뱉은 문장에는 힘이 실려있었으니까. 그게 꼭, 다시 만날 수 있다는 것처럼 들려서.)
...그럼 나는, 기다리고 있을게요.
(다시 어린시절의 자신처럼 기대하고 마는 것이다. 또다른 기다림이자, 차가운 손끝을 녹여줄 작은 온기를 손에 쥐고.)
하늘에 뜬 달은 유독 밝지만, 완전히 둥근 모양은 아닙니다.
아샤:...태양은 아닌 것 같은데. 저건 뭐지? (하늘에 떠 있는 달에 시선을 빼앗긴 듯, 고개를 든 채 걸음이 느려진다.)
르네:.....? 저건 달이에요. 이계에는 없어요? (덩달아서 고개들고 하늘을 봐요.)
아샤:달... 저것도 인간들이 만들어 놓은 거야? 저렇게 높은 곳에.
르네:(도리도리) 저건 자연적으로 만들어진거에요. 여기는.. 저어... 멀리 하늘 밖에서 낮엔 태양이, 밤엔 달이 떠요. 밤에도 어둡지 않도록.
아샤:...자연적으로... (난생 처음 듣는 천문학적 이야기에 조금은 어리둥절한 얼굴로 바라보다가) 이계의 끝은 평평하고, 하늘에는 둥근 유리돔이 있어. 낮에는 태양이 있지만, 밤에는 아무 것도 없어 한치 앞도 볼 수 없을 정도로 깜깜해. ......달이라는 건 예쁘네.
르네:평평...? 유리돔..? (지구에서 들었다면 난리났을법한 이야기를..) 여기는 음, 둥근 세상이거든요. 우리가 모르는 이 순간에도 땅이 조금씩 돌고 있어서 태양도 보고, 달도 보고 할 수 있어요. 근데.... 하늘엔 왜 유리돔이 있는거에요?
아샤:뭐? ...미호가 들었다면 난리가 났겠네. (이계인에게는 충격적인 정보들...) 이계의 모든 것은 공간의 주인님이 그렇게 만들었기 때문이라고... 전해져 내려오고 있어. 자세한 건 나도 모르지만.
르네:공간의 주인님....? 그건 만화에서 나올법한 이야기인데요.... (하긴, 내 앞의 아샤만 해도 귀와 꼬리가 달려있지 않았던가. 그냥 그렇다고 받아들이자...) 아무튼 달이에요. 저렇게 꽉찬 달이 보는날은 드문데... 내일은 만월이겠어요.
아샤:꽉 찬 달... 만월. 달은 모양이 변하기도 하는 구나. (마냥 신기한 듯 다시 걸음을 옮기면서도 달을 몇 번씩 올려다본다.)
아샤:약초같은 건 어디 있어? 발을 치료해야지. (너를 소파에 조심스레 내려주며 주변을 둘러본다.)
르네:저기... 왼쪽 서랍아래에 있을거에요. (왠지 못찾을거같다.) 상자모양에... (손가락으로 더하기 모양을 만든다.) 이런 무늬가 새겨져 있어요.
아샤:(더하기 모양을 보고 왼쪽 서랍을 열어 구급상자를 잘 찾아온다. 열어보고 당황한 것 같지만...) ......이건 진통환 같은 건가? (타이레놀 집음)
르네:비슷...하죠? 하지만 저는 찰과상에 발목만 다친거니까.. 붕대랑 연고로 충분해요.
아샤:(얼추 생긴 걸 보고 연고가 바르는 거라는 걸 눈치 챈다. 그 전에 냄새를 맡아보고 눈썹을 찌푸렸지만..) 어느 세계나 약은 지독한 냄새가 나네. (부은 발목과 상처들에 조심스럽게 약을 발라준다.)
르네:(냄새로 구분이 가나..? 표정이 미묘해지기도 잠시, 따끔한 상처에 살짝 인상을 찌푸린다.) 원래 좋은건 쓰다고 하잖아요.
아샤:먹는 게 아니라는 건 알겠어. (아픈가?.. 붕대는 비교적 말끔히 발목에 감아두고, 구급상자를 다시 집어 넣는다.) 오늘은 일찍 자. 새벽에 갑자기 놀라게 할 요괴도 없을테니까... 피곤하지?
르네:먹으면 안돼요. (단호) ...배고프면 부엌이나 냉장고 뒤져보고요. (비교적 잘 정돈된 상처를 바라보다가 끄덕인다.) 어차피 놀라게할 요괴는 아샤뿐인걸요. ..내일도 축제니까, 일찍 쉬어야겠어요.
아샤:(그 다리로?...) 말해주면 내가 찾아올게...
아샤:나는 괜찮아. 그것보다, (한 구석에 있는 방문을 바라보며) 저쪽에 창고가 하나 있던데... 오래된 서적이 꽤 많더라. 오늘은 저곳에서 자면 될 것 같은데, 그래도 돼?
르네:(손님인데.. 그래도 되나?) 다른 방이나... 쇼파도 있는데, 괜찮겠어요?
아샤:(끄덕끄덕...) 책을 좋아하거든. 어차피 나는 좀 더 있다 잘거고, 불편하면 여기에서 잘게.
르네:
지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곳에 쌓인 낡은 문헌은 분명히 전해 내려오는 옛 고서들이었죠.
르네도 어릴 땐 재미 삼아 창고를 오가며 오래된 책들을 읽었던 것 같습니다.
르네:생각해보면 어렸을때 방울도 저기 창고에서 얻었던거 같아요. ...어쩌면 아샤가 궁금해하는 책들이 있을지도 모르겠네요.
아샤:더더욱 조사를 안 해볼 수 없겠네. (뒷목을 문지르며 자리에서 일어나, 네 앞에 다시 몸을 숙인다.) 방까지 옮겨줄게.
르네:....조금만 부탁할게요. (꾸물꾸물...업힘)
아샤:(꾸물꾸물 업힌 르네를 방까지 옮겨줌... 이불을 발 끝까지 꼼꼼히 덮어주곤 방을 나가기 전, 불을 끄며 인사를 남긴다.) 잘 자. 오늘 수고했어.
르네:아샤도 잘자요. (잠시 망설이다가) ....내일 봐요.
어제 다쳤던 다리의 통증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르네가 부르며 찾아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으며,
어제 아샤가 묵었던 창고에 들어가도 찾을 수 없습니다.
다만 창고는 아샤가 보던 책들이 차곡차곡 쌓여져 있으며,
적혀있던 글자만은 마치 누군가가 훔쳐간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책을 든 르네는 오래전 이 책을 읽었던 것같은 데자뷰에 휩싸입니다.
르네:
SAN Roll
| 기준치: |
59/29/11 |
| 굴림: |
4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간다면 간다고 기별이라도 해줬다면 좋았을 텐데요.
르네는 오늘도 축제일을 보조하느라 정신없이 바쁠 예정이니까요.
르네:...축제, 도와준다고 했으면서. (작게 툴툴거리다가 나갈 준비를 하고 나와.)
어제 잃어버렸던 운동화 한 짝이 현관 한구석에 돌아와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엉망으로 찌그러진 공연용 스피커들이 놓여 있습니다.
르네:
관찰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축제 위원회장:아무튼, 후원해주시는 측에서 새로 기자재를 보급해주시기로 했으니 다행이지.
르네는 다른 친구들이랑 이것 좀 밖으로 내다 놔줄래?
그 말에 위원회 측 사람 몇이 팔을 걷고 다가옵니다.
르네 역시 망가진 스피커를 나르기 위해 움직이던 그때,
축제 위원회장:그런데 왜 어제 내내 같이 있던 친구랑은 따로 왔어?
아까 마주쳤는데, 싸우기라도 했니?
단순히 먼저 집을 떠나 축제에 오고 싶었던 것뿐일까요?
그렇다면 왜 르네한테 말도 하지 않고 왔을까요.
문득 르네의 마음 한편에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혹시라도, 기자재를 망가뜨린 게 아샤는 아니겠죠.
연이어 여태까지의 사고도 꼬리를 물고 떠오릅니다.
야외에 놓인 요리 부스 한구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멀쩡히 잘 달려있던 무거운 간판이 떨어집니다.
부상자가 발생한 듯 구급차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아수라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어디론가 뛰어가는 아샤를요.
르네:
민첩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7 |
| 판정결과: |
실패 |
르네:진짜....정신없어 죽겠네. (초조한 얼굴로 깔린 사람을 끌어내봅니다.)
조금 더 지체하면 그를 시야에서 놓치고 말 거예요.
르네:
민첩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1 |
| 판정결과: |
실패 |
르네:
민첩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혼란을 틈타 소매치기를 시도한 사람이 르네의 앞을 지나쳐 달려갑니다.
르네:.....(부글부글 잔뜩 짜증남) (목덜미를 콱 잡아요)
소매치기는 갑작스러운 힘에 당겨져 넘어지고 맙니다.
르네:
민첩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3 |
| 판정결과: |
실패 |
날카로운 파편이 차마 가리지 못한 살결을 긋고 흩어집니다.
르네:(상처는 신경쓰지 않고 다시 아샤 찾아요)
르네:
민첩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실패 |
가까스로 불길은 진압되고 사람들은 구해지지만,
대체 누가, 무엇을 위해 이런 소란을 일으키는 걸까요?
르네는 학교 뒤편 쓰레기 소각장에 도착합니다.
아샤는 르네를 등지고 서서 한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만해, 이만하면 됐잖아.
......르네한테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아샤는 르네가 따라가는걸 눈치채지도 못했는걸요.
아샤의 맞은편에는 검은 인영이 일렁이고 있습니다.
뱀과 여우를 섞은듯한 외형의 요괴로 변합니다.
당장이라도 엉겨 붙어 싸울 것처럼 대치합니다.
대체 왜 이렇게 흉흉한 표정으로 대립하는 거죠?
안개에 닿은 벽과 바닥이 순식간에 부식됩니다.
인간은 가까이 가기만 해도 크게 다칠 게 분명합니다.
아샤:...이곳에 혼란을 일으킨 걸 말하는 거야, 이채.
네 기운이 아니길 바랬는데.
흩어진 사자들에게 무슨 짓을 했어.
이채:후후,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니 변명할 수도 없겠네.
그래, 전부 내가 저지른 짓이고,
그런 피라미들은 다 죽였지.
아샤: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이채. 넌...
난 전부 우리의 세계를 위해서 한 거야.
이채:너나 다른 사자들같이 인간에게 무른 자들이 방해해서, 이계는멸망을 맞이할 테니까.
우리는 이렇게 멸망할 수 없어, 살아남아야 해.
인간을 싸고도는 너희는 전부 세계의 배신자라고!
아샤:인간도 요괴도 결국은 한 세계의 주민이야.
너도 이제 진실을 알고 있잖아?
이계는 틀렸어.
멸망을 막을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고.
인계의 주민을 이계로 보내고 우리가 인계를 차지하는 것.
그 외엔 없다는거, 알고 있잖아?
아샤:...하하, 우리를 대신해서 인간을 희생시키겠다는 거야?
아샤:…아니야, 단지 그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니까..!
이채:말은 그렇게 해도 역시 나를 방해할 생각이잖아.
지난 이틀간 널 관찰했어.
넌 이계의 멸망을 막을 방법을 찾긴커녕, 인간이랑 붙어서 시시덕거렸지.
‘선생님’의 피를 이은 아이가 그렇게 소중하니?
어쩌나, 그 앤 지금쯤 내가 파둔 함정에 걸려서 널 의심하고 있을걸.
이럴 줄 알았으면 역시 그때 한 번에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이채:신목의 수호자인 널 대체할 자는 없으니 여태 살려두었는데, 결국에는.
이게 다 인간 때문이야,
...인간이 널 망쳤어.
다시 방법을 잘 찾아보면 어떻게든...
너 같은 거, 인간들이랑 같이 사라져버려!
르네 역시 휘몰아치는 날카로운 바람에 넘어질 뻔 합니다.
무언가 ‘열려선 안 될 문’이 억지로 열리는 듯한 소리와,
그야말로 ‘괴물’이라고 불리우는 존재가 소환되었단 사실을 깨닫습니다.
르네:
SAN Roll
| 기준치: |
59/29/11 |
| 굴림: |
76 |
| 판정결과: |
실패 |
이채라고 불린 요괴는 소리 높여 웃으며 아샤에게 삿대질합니다.
르네:
SAN Roll
| 기준치: |
57/28/11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실패 |
무심코 뒤를 돌아본 아샤와 르네의 눈이 마주칩니다.
아샤의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 것 같지만,
축제로 인해 사람이 많이 모여든 학교 중심부로 괴물이 빠져나가기라도 하면,
상상도 못 할 만큼 거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테니까요.
그와 동시에 보이지 않는 끈에 묶이기라도 한 듯,
괴물은 몸을 꿈틀거리며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우린 사냥개에게 ‘인식’ 당했어.
아샤:사냥개는 집요해서 우릴 잡아 먹을 때까지 쫓아올 거라 는 뜻이야. ...그게 다른 세계라고 해도 말이야.
르네:그럼.. 이제 어떡해요? 도망칠 곳이... (차게 식은 손바닥을 가만히 쥐락펴락한다.)
아샤:도망칠 방법이 아예 없는 건 아니야. ......이채가 먹힌 사이, (잠시 말이 멎는다.) ..내가 사냥개의 감각에 주문을 걸어두었어.
근처에 있던 우리를 쫓아오고 있지만, 완벽하게 인식한 건 아니란 뜻이지.
사냥개를 쫓아내야 해. 우리한테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인식이 풀릴 거야.
아샤:인계에서 인명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고 사냥개를 멀리 떠나보낼 방법은 없으니, 신목을 이용할 거야.
문을 여는 건 나고...
...네가 사냥개를 신목 쪽으로 유인해주었으면 해.
통로에 갇힌 사냥개는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르네와 아샤는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사냥개는 이채에 의해 억지로 소환되었으니까요.
두 사람이 완전히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작전입니다.
하지만, 작전이 실패해 르네나 아샤가 인식된다면,
사냥개는 표적을 집어삼키기 위해 다시 인계로 돌아오겠죠.
르네:사냥개가 이계로 가면.... 이계가 피해를 입는건 아니고요?
아샤:사냥개가 이계로 가기 전, 신목의 문을 닫을 거야. ...그렇게 되면 사냥개는 당분간 어느 세계에도 도달하지 못한 채 통로를 떠돌게 되겠지.
아샤:... (선뜻 해보겠다고 하는 너에게 무언가 말을 하려다, 네게 손을 내민다.) ......이런 일에 휘말리게 해서 미안.
르네:지금은 살아야 하잖아요. 아샤도, 나도. (익숙하게 네 손을 잡는 것과 달리 작게 중얼거린다.) 그래야.. 다음이 있으니까.
그런데도 그 손은 굳세게 르네의 손을 맞잡습니다.
당신을 지키겠다는 결의가 살결을 타고 느껴집니다.
곧이어 사냥개에게 걸린 속박의 주문이 풀립니다.
발이 느린 르네만 홀로 사냥개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르네:
민첩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뒤에서부터 기이한 울부짖음이 빠르게 다가오지만,
르네: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4 |
| 판정결과: |
실패 |
르네는 갑자기 방향을 전환해 왼쪽으로 몸을 던집니다.
넘어지기 직전의 위태로운 자세로 계속해서 달립니다.
이렇게 쉴 틈 없이 달려본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죠?
목숨이 걸리니 여태까지의 달리기 기록을 전부 갈아치우는 것 같습니다.
르네: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빠져서 바닥을 구르기 전에 가볍게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저 멀리에서 신목에 손을 짚고 있는 아샤가 보입니다.
르네:
민첩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88 |
| 판정결과: |
실패 |
한 뼘 차이로 사냥개는 나무에 충돌하며 빨려 들어갑니다.
기운이 빠진 르네까지 끌려가는 걸 아샤가 잡아줍니다.
보이지 않는 출입구는 달려드는 사냥개를 반갑게 맞이하고,
르네:(한참을 숨을 고르다가 겨우 입을 연다.) 나...살면서.... 이렇게 달려본적이...
아샤:숨 쉬어, 르네. (거친 숨소리에 네 등을 느릿한 박자로 토닥인다.) ......잘해줬어. 네 덕에... 우리의 다음이 지켜진 거야.
르네:(말없이 네 옷자락을 꼭 손에 쥔다. 방금 전까지 자신이 생과 사의 갈림길에 서있었다는 사실이 그제서야 실감나는듯 힘없이 주저 앉는다.) ....잘된거, 맞죠? 분명 마지막에 넘어질뻔했는데...
아샤:사냥개가 통로로 들어가는 걸 네 눈으로 봤잖아. 결과적으로는 넘어지지도 않았고... 우리는 살아 있지. 잘된 거야. (옅게 웃으며 네가 안심하게끔 확실한 대답을 해주고는, 자신도 힘이 빠진 듯 몸을 신목에 기대어 걸터 앉는다.) ......다 들었지? 이채와 나의 대화 말이야.
르네:살아있구나... (확실한 대답과 함께 밀려오는 안도감에 느릿하게 눈을 감았다. 잘게 떨리는 손은 긴장감인지 두려움때문인지 알수 없었다. 처음으로 다행이라 생각했다. 살아있어서 정말로 다행이라고.) 그건 ...아샤를 쫓아가다가, 들어버렸어요.
아샤:뭐라 그러는 건 아니야. 다만.. (네가 알지 않아도 될 껄끄러운 진실. 자신이 안고 돌아가면 될 몫을 모두 듣게 하고 싶지 않았다. 잘게 떨리는 네 손을 감싸며, 체념한 듯 웃었다.) 물어봐도 돼. ...뭐든.
르네:(네 얼굴을 물끄러미보고 잠시 망설였다. 이어 제 손을 덮어오는 따뜻한 온기에 입을 열었지만.) ...이채라고 불렀죠. 누구에요?
아샤:이채는... 같은 이계에서 온 요괴야. ...사자로 배정 받은 아이는 아니었는데, 제 나름대로 살 길을 찾겠다고 온 거겠지. (그가 먹히던 장면을 되새기는지, 힘겹게 눈을 감았다.) 지금까지 네가 겪었던... 그런 안 좋은 일들 말이야. 아마... (굳이 말을 끝맺지는 않았다.)
르네:(어느정도 예상했다는듯 고개를 끄덕였다. 화가 나진 않았다. 죽는 자를 쫓는것만큼 무의미한 일이 또 없을테니. 그에 대한 이야기는 이것으로 충분하다. 무던히 아까 목격한 장면을 지워버리듯 다른 이야기를 꺼냈다.) ...아침에는 왜 먼저 가버린거에요.
아샤:조사는 이걸로 모두 끝마쳤어. 이계로 돌아가기 전에 이채와 대화를 해보고 싶었거든. 늘 무슨 생각을 하는 건지 알 수 없는 녀석이라, 어떤 짓을 저지를 지도 모르고. (문득 생각난 듯 네 발목을 바라본다.) ...다리는 괜찮아? 아까 달릴 때 불편해 보이지는 않던데.
르네:.... (고개를 슬쩍 기울인다.) 이건 아샤가 치료해준거 아니였어요? 자고 일어나니까 말끔하게 나아있어서..... 운동화 한짝도 찾아주고.
아샤:응. 어제 많이 아파 보이길래.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나는 늘 응급처치 정도로만 요력을 사용하거든. (다행이라는 듯 다시 시선을 거두고는) 섭섭했어? 인사도 없이 사라져서.
르네:....고마워요. 나는 그냥 혼자 돌아가버린줄 알고. (잠시 입을 꾹 닫았다. 어제 인사까지 했는데.) ....조금은.
아샤:그대로 돌아갈 생각은 없었어. 그래... 은인에게 감사 인사는 하고 가야지. (네 얼굴을 가만히 들여다보다, 고개를 올려 차분한 눈에 마냥 파란 인계의 하늘을 담는다. ) 르네, 나는 이제 이계로 돌아가려 해. 마땅히 알려줄 만한 희소식은 없지만... 그곳이 내 세계니까.
르네:(어렴풋이 정해진 만남의 끝이 보이는듯 했다. 알고 있었지만 하지만 ...아직 축제는 끝나지 않았는데. 자신도 모르게 제 손을 덮는 큰 손을 꼭 쥐었다.) ....방법이 없다면서요. 정말로 괜찮은거에요?
아샤:방법이 없으니 더더욱 돌아가야 해. ..나마저 이계로 돌아가지 않는다면, 사라진 사자들을 찾으려 이계에서 요괴를 보낼 거야. (입술을 달싹인다.) ...모든 요괴들이 인간에게 호의적이지는 않아. 그들이 진실을 알게 된다면, 어떤 선택을 할까. (여름의 습기를 머금은 바람이 불면, 아름다운 생명의 소리가 들렸다. 나뭇잎이 스치는 소리, 여름 벌레가 우는 소리가, 너의 목소리가. 그리고...열 개의 방울 소리가.) 나는 이 곳을 망가뜨리고 싶지 않아. 그러니 영원히 이계에 이 일을 함구하겠지. ...이채의 말대로, 나는 세계의 배신자일까?
르네:(가야만하는구나. 기어이 그 끝이 어디를 향하는지 알면서도, 걸음을 멈출수 없는거구나. 어쩌면 짧지만 다정했던 이 온기가 많이 그리워질지도 모른다고 생각했다.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에서 그는 천천히 사라지게 되는걸까.) ...선택은 아샤의 몫이에요. 하지만, 내가 아는 아샤라면... 인간을 사랑하는 당신이라면 말하지 않겠지만요.
(느릿하게 숨을 쉬었다. 세계를 구할 수 있는 히어로도 아니고. 그도, 자신도 그저 평범한 세계의 주민일뿐이다. 그러니 잘잘못을 따지자면 우리에게 그만한 무게를 안겨주는 그들의 탓이다.) 그렇다면, 이곳에선 아샤를 영웅이라 불러야하나요? ....아뇨. 아샤는 고민하고 고민해도 옳은 길을 걸어가요. 그 고민과, 짐의 무게를 함께해줄 것이 아니라면 누구도 당신을 비난할 수 없어요. 나조차도.
아샤:(이계의 멸망은 앞으로 얼마나 남았을까. 자신이 살아온 세월을 훨씬 넘어설 수도 있을 것이고, 그 반도 채 안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어쩌면 당장 내일 멸망이 나의 사랑하는 세계를 휩쓸고 지나갈 수도 있겠지. 언제나 기다리는 일은 이렇게 무력하구나.)
...너는 충분히 다정한 아이야, 르네. 나는 이제 너를 알아.
(그렇다면 할 수 있는 한 많이 눈에 담고 가자. 이계에는 없는 하얀 달이 뜨던 이 세계를. 그 밝은 빛이 만드는 그늘 속에서 자란 너를. 가장 그리워하던 그 사람과 같은 얼굴을 가졌지만, 다른 영혼을 가진 아이를. 제 생명의 일부를 맡긴...)
아니, 눈이라기엔 그 안에 있는 본질을 읽어낸 것 같습니다.
아샤:이제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절차가 필요해.
르네:그게... 뭔데요? (맑은 눈이 너를 올려다본다.)
아샤:사냥개에 대한 기억이 남아있는 한, 그 개는 우리를 언제든지 다시 쫓아올 거야.
...그러니까, 그 부근의 모든 기억을 지워줄게.
르네:(우리가 만난 날짜를 헤아려본다.) ...그럼 아샤에 대한 기억은요?
아샤:그 부근에 대한 기억은... (천천히 숨을 삼킨다.) 네가 이계와 관련된 모든 기억을 말해.
르네:.......싫어요. (저도 모르게 툭 튀어나온 말이였다. 안된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괜한 고집에 가깝다는 것을 알고 있음에도.) 왜 아샤에 대한 기억도 지우는거에요? 기다리라고 했으면서.
아샤:이계에 대해 조금이라도 기억하고 있으면 네가 위험해질 테니까. (너를 바라보는 눈동자에는 작은 흔들림 하나 없었다. 마치 절대 불변의 진리를 말하는 것처럼. 그 어떤 일도 이 절차를 막을 수 없다는 것처럼 고요하게.) 우리는 다시 만날 거야. 서로 알아보진 못하겠지만 ...그 방울이 우리를 이어주고 있으니까. (감싼 손을 네 목께의 방울에 올려두고, 천천히 손을 내려놓았다.) 이 갑작스러운 이별의 끝에는 분명 인연이 있을거라고 나는 믿고 있어. 잊혀진다 해도 우리의 시간은 덧없는 게 아니라는 걸 보여줄게. 네가 기다리지 않아도 우리의 약속은 사라지지 않아.
르네:(입술을 짓씹는다. 분명 몇없는 좋은 기억들이 생겼다고. 그러니까 기약없는 기다림도 괜찮을 거라 생각했다. 그렇게 가당치않은 고집을 부렸지만, 흔들림없는 제비꽃을 닮은 눈동자로부터 읽을 수 있었다. 결코 이는 피할 수 없는 일일것이라고.) 기억하지 못하는데... 무슨 의미가 있어요? 내가 다시 아샤를 만났을 때 우리가 어떤 대화를 나눴고, 당신이 내 손을 잡아줄 거란 사실을 하나도 모르고 있을텐데!
(방울을 꼭 움켜쥔 손이 잘게 떨린다. 무엇을 두려워하는건지, 자신은 아주 잘 알고 있었다. 자신이 만들어낸 르네 보니타의 모습이 무서운거다. 다시 시작한다는 것엔 얼마나 많은 이야기와 시간이 쌓아 올려져야하는건가. 막연한 두려움이 밀려왔다.) ...나는 변덕스럽고 제멋대로에 최악이라서, 다시 아샤를 만났을 땐 더 나쁜 인상을 남겨줄지도 몰라요. 우리가 다시 만난다고 해도 기억이 없는한 이전과 같을 수는 없는 법인거잖아요. 그래도... 그래도 괜찮은거에요? 아샤는 변함없을 자신, 있어요?
아샤:그래. 다음에 만난다면 너는 내 이름 하나도 기억하지 못해. 네가 나를 바보같이 생각할지도 몰라. 어쩌면 한심한 모습을 보고 실망할지도 모르지. (삼일 동안 켜켜이 쌓인 기억을 잃어버린다는 건, 일상을 살다가도 문득 알 수 없는 위화감이 들고, 기억나지 않는 누군가를 종종 생각하게 되는 걸까. 캄캄한 밤을 거닐며 나도 모르게 존재도 모르는 달을 올려다 보고, 매듭을 지어야 하는 그리움을 놓지 못하고 기다림을 이어나가야 하는 어리석은 행동을 반복하는 것일 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럼에도 다시 만난다면, 나는 다시 너에 대해 알고 싶어 질 거야. 변함 없는 건 그런 거야, 르네.
나는 꽤 자신 있어. ...그래서 이 기억을 잃어도 우리가 만날 내일을 기대할 수 있어.
르네:...내가 아샤를 그렇게 생각할리 없잖아요. (또다시 만나도 너는 내게 다정할 것이다. 태어나기를 다정하게 태어나서, 차가운 곳에 머물던 나는 그 온기에 기대고 싶어질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모든 것이 불확실한 미래에 걸린 도박과도 같다. 그럼에도 너는 어떻게 확신할 수 있는걸까. 모든 것이 혼란스러운 가운데, 오롯 너만이 확실하게 단언한다.) ...즐거웠어요. 다른 사건들도 많았지만 아마 내가 경험했던 축제 중에선 최고였을거에요. ...다음엔 이계의 축제도 알려주세요.
그러니까... 기억하지 못해도 기대하고 있을게요.아샤가 손을 잡아줄, 내일을.
아샤:...응. 다시 만날 그 날에는 이계의 축제를 보여줄게. 그때까지만 우리가 함께한 축제를 뒤로 하자. (어쩐지 이 안쓰러운 아이가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싶었다. 그리고 그 웃음을 옆에서 지켜볼 수 있었음에 자신은 쉽게 만족해 버린다. 곧 잊힐 웃음이었지만 네가 늘 찾는 의미라는 게 제게 있다면, 나는 이 웃음을 한번 더 보기 위해 또 다시 재회를 기약하는 것일지도 몰랐다.) 공평하게 나도 잊을 테니까, 너도 잊어. 이번에는 혼자 남은 추위에 떨지 말고, 이 여름의 따뜻함을 기억해줘.
대신 나는 훨씬 오래 기다렸으니, 조금만 더......
그는 르네의 이마에 가볍게 검지를 톡 두드립니다.
내 힘의 원천은 그리움이야.
그러니까, 네가 누군가를 간절히 그리워하게 되면.......
인파가 가득한 축제는 벌써 마무리에 접어들어,
사람들은 각자 자리를잡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모르는 얼굴의 사람이 당신의 옆에서 말을 겁니다.
그러고 보니 르네는 이 사람의 어깨에 기댄 채로 졸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머릿속이 안개가 가득 찬 것처럼 뿌옇습니다.
이번에 시일제의 불꽃놀이는 없을 뻔했는데...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고 검은 하늘을 바라봅니다.
르네의 옆에 앉은 낯선 이는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괜찮은 기억 하나는 남겨주겠다고 약속했잖아.
오색찬란한 그 꽃잎이 하나씩 떨어져 나갑니다.
알록달록한 색의 반딧불이를 보며 사람들이 감탄합니다.
?:그러니까 이건, 너한테 주는 작별 선물이야. 르네.
그 사람은 그 말을 남긴 채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이젠 조금의 미련도 없는 듯 등을 돌려 멀어집니다.
꼭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과 헤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이것은 ‘이별’이라는 이름을 가진 별의 폭발.
허전한 마음을 뒤덮는 오색찬란한 하늘의 불꽃놀이,
달이 없는 그 세계에 떨어지면 이런 기분일까요.
당신을 둘러싼 모든 일상과 멀어지는 기이한 곳에 찾아간다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걸까요.
달이 없는 곳에도 사람이 부족함 없이 살아간다면,
그곳에서 즐기는 축제나 불꽃놀이는 특별할지도 모르죠.
어떤 기억이 물에 젖은 솜처럼 가라앉는 와중에,
만나고자 한다면 반드시 다시 만난다고 합니다.
당신이 그리워하는 사람도 분명 같은 불꽃을 봤을 거라고,
갑작스럽게 팔천구백 개의 다리를 가진 뱀이 떨어지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인어, 좀비, 식인 괴물, 외계인 역시 르네의 눈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로지 상식의 선 안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해결됩니다.
하지만 언젠가 당신의 눈앞에 꿈같은 이야기가 펼쳐질 거예요.
르네는 인계에 남고, 아샤는 이계로 돌아갑니다.
혹은 앞으로 겪을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바꾸시겠습니까?
가몽:이계를... 구할수있다면................................... 바꾸고 싶어.....
위엄있게 자리를 지키던 신목조차 반쯤 몸이 꺾여있습니다.
폐허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잘게 조각난 파편들 속에서…….
르네가 아샤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면,
폐허에 등을 대고 비스듬하게 기대앉은 아샤가 보입니다.
가몽:
SAN Roll
| 기준치: |
54/27/10 |
| 굴림: |
29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르네가 사는 세계의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아샤는 살아날 수 없습니다.
시야가 흐린 듯 눈을 깜빡이던 아샤는 르네를 보고…….
르네:(흐트러짐 없는 덤덤한 얼굴. 아니, 덤덤함을 유지할 수 있는가? 지금 자신은 무척이나 바보같은 표정을 짓고 있을테지. 아픈 발을 이끌고 네게 한 걸음, 두 걸음. 발을 내딛는다. 다가갈수록 짙어지는 붉은 죽음의 냄새에 알수없는 안도감을 느꼈다. 아직 살아있어서 다행이라고, 늦지 않아서 다행이라고. )
....찾았다.
(마침내 네 앞으로 다가가 떨리는 손을 뻗으면 너의 옷자락이 힘없이 손에 잡힌다. 쿵. 쿵. 그와 동시에 미친듯이 뛰고있던 심장박동이 나지막하게 잦아든다. 몇번이고 입안에 맴돌았던 단어를, 다시 뱉을 수 있어서 다행이라고. 이 순간만은 그래, 네가 말한대로 나는 바보여서 다행이라고 생각해버렸다.)
아샤:...나를 찾았구나. (멸망에 휩쓸려 남아있는 생명 한 줌 없는 이 세계를 달조차 비춰주지 않았다. 외롭고 쓸쓸한 이곳의 마지막은 당연히 자신이 함께함이 마땅했다. 더는 지킬 것이 남지 않았으므로, 기꺼이 몸을 기대고 죽음을 기다릴 수 있었다. ...그런데,) 네가 있으면... 아직 눈을 감으면 안되는 거잖아. (이곳에 있어서는 안된다는 걸 알면서도, 산 자의 냄새를 맡자 반가운 마음이 먼저 들었다.)
르네:말했잖아요. 나는 매번 길을 잃어서 아샤가 손을 잡아주지 않으면 안된다고. (마주하는 눈이 꼭, 죽음을 기다렸다는 얼굴이었다. 손에 쥐고 있었으나, 금방이라도 빠져나갈 것만 같은 두려움에 네 옷깃을 조금 더 세게 쥐었다. 차라리 살아남기위해 발버둥이라도 치지 그랬어. ) ....하지만 이번엔 아샤가 길을 잃은 것 같아서 내가 찾으러 온거에요.
...발이 안떨어졌어요. 그래서 아샤가 그랬던 것처럼, 언젠가 들었던 것처럼. 신목 앞에서 기다렸어요. 혹시 모르잖아요. 어떤 바보의 소원이, 간절함이 이뤄질지도. 반딧불이가 와서 길을 알려줬으니까... 아샤 말이 맞았네요. 우리가 이렇게 다시 만났으니.
그런데 꼴이 이게 뭐에요. (기다림은 살아가는 자의 몫. 나는 언제나 살아가야만 했으니, 또 다시 찾아온 이별에서 기다림을 짊어지는건 또다시 나의 몫이 된다. 익숙한 두려움과 상실감이 밀려온다. 또...?)
아샤:(자신이 나고 자란 이 세계에서 수백 년을 숨쉬고, 수천 번을 더 거닐었다. 달도 없는 깜깜한 밤 아래 뒤집어진 땅도, 처참히 무너져 형태를 알아볼 수 없는 영월호에서도 길을 잃을 리 없었다. 여기는 내가 살아온 나의 터전. 내가 죽어 묻힐 나의 무덤. 누군가가 겨우 다듬은 하나뿐인 세계였으니까. 하지만 이번만큼은 그 속에서 길을 찾으려 하지 않았다. 긿을 잃은 것 같다는 말에 쓴 웃음을 지은 채로, 남은 한 손으로 네 뺨을 감쌌다.)
제대로 잘 도착했다는 걸 이렇게 내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될 줄은 몰랐어. ...그런데 얼굴이 왜 그래, 르네.
(나와는 그렇게 다르면서, 똑같이 바보같은 짓을 했다. 멸망의 시작을 지켜봤다면, 이곳으로 돌아올 엄두를 내지 못했어야지. 그럼에도 너는 결코 평화라 부를 수 없는 이 아픈 고요를, 굳이 보러 왔구나.) 돌아가자. 지금 열린 문이 닫힌다면 앞으로 다시는 문이 열리지 않을 거야. (차츰차츰 기울어가는 신목은, 그 영험함이 무색하게 평범한 나무가 될 것이다. 어깨 너머로 제 오랜 친구를 위태롭게 바라본다.) 문을 열 수 있는 요괴는 내가 마지막이거든.
르네:(다정한 손길에 천천히 고개를 들면, 엉망인 당신을 마주한다. 어쩌면 이를 바라보는 자신의 얼굴도 별반 다를 것이 없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서 괜히 입꼬리를 올려 웃었다.) ...손을 잡아주는건, 둘 다 할 수 있는 일이니깐.
(느껴지는 것이 있었다. 새장처럼 유리막에 감싸진 이곳이 당신에겐 터전이였고, 삶이었으며, 지나간 추억의 산물이리라. 삶은 상실의 연속이라고 한다지만, 이 모든 것을 가져가선 안됐다.) ..내가 어떤 말을 해야할까요. 오면서 생각해봤어요. 나는 왜 이렇게까지 당신을 찾으려고 하는 걸까.
(어린 날의 자신이 떠올랐을지도 모른다. 인사조차 하지 못한채 헤어졌던 마지막에 대한 후회와 미련. 혹은 왠지 모르게 기억에, 마음속에 남아있던 작년의 불꽃놀이가. 이별은 어느날 불쑥 찾아와 나는 어떤 준비도 하지 못한채 맞이해버리고 만다. 그러니까 이번에도... ) 그러니까, 내가 답을 내릴 때까지 조금만 더 있으면 안될까요.
르네:아샤를 보내줄 수 있도록, 기다려주면 안돼요? (역시 이별은 싫다. 정말 싫다. 습관처럼 다급하게 입술을 짓씹어도 터져나온 감정을 누르기는 불가능했다. 눈 앞이 흐려지고 가지런했던 숨이 조금씩 잦아진다. 고개를 돌려 네 어깨에 톡, 얼굴을 묻으면 기다렸다는 듯 밀려오는 것이 넘쳐난다. 준비된 이별이라 한들, 역시나 아픈거니까.)
아샤:기다릴 수 있어. 나는 그런 거 잘하잖아. (너와의 유대를 느낀다. 이것은 누군가를 잃어본 자의 유대이자, 누군가를 하염없이 기다려본 자들이 가지는 유대이다. 자신이 몸을 눕히고, 피로 원을 그려 조용한 죽음을 마련했 듯, 너에게도 이 이별을 받아들일 시간이 필요했다. 다만 이 이별 뒤의 생을, 네가 그리워하는 데 쏟지 않았으면 좋겠다.) ......대신 우리가 만난 시간 만큼만 슬퍼하자. 삼 일이야.
(어쩐지 너는 마음을 회복하는 일에 무척이나 더뎠던 것 같다. 그럼에도 제대로 된 작별을 한다면, 사람은 누군가를 기다리지 않을 수 있을까. 요괴는 누군가를 기다리는 일을 매듭지을 수 있었을까. 서서히 눈을 감자 눈을 뜬 것과 별반 다르지 않은 어둠이 자리했다.)
다시 만나게 돼서 기쁘다. 돌아와줘서... 고마워.
(기다림은 한 사람의 몫이기에, 기다리는 사람만이 아는 것이 당연하다. 너는 어떻게 안 걸까. 내가 너를 기다렸다는 사실을 알려주지 않았음에도.)
어째서 그 목소리가 생각난 건지 알 수 없습니다만,
누군가를 간절히 떠올리며 애타게 매달리는 마음이,
르네:(말로 형용할 수 없는 그리움이란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다만 확실하게 뱉을 수 있는 단 하나의 단어가 존재했다. 지금 이 순간 자신에게 있어,
그리움은 오직 당신 하나. 아샤였을테니. 넘어지는 나를 걱정하는 얼굴이, 다정하게 쓸어주는 손길이, 온기있는 눈동자가. 처음부터 끝까지 전부 그리웠다고. 분명 나는 당신과 기나긴 이별을 경험한적이 없었을텐데, 무너지는 이계에서 나온 몇시간이 전부였을텐데도. 그럼에도 당신을 이대로 영영 잃어버릴까봐 두려웠다면, 바보같은 행동임을 알면서도 자신의 모든 말을 번복하고 당신에게 갈 수 밖에 없었다면. 나는 이를 그리움이라고 말할 수 있는게 아닐까. 그치지 않는 눈물이 당신에 대한 나의 미련을 설명할 수 있지 않을까.) 아샤, 나는...
.... 당신이 손을 잡아준다고 했으니까, 내일을 기대하고 싶어졌어요.
(포기할 수 없다. 네가 있었기에 작은 아이는 작은 농담에 미소지었으며, 이상한 것 투성이인 이 세상을 똑바로 바라볼 수 있었고, 조금 더 다가가기 위해 차가운 그늘에서 걸어나왔다. 당신이 먼저 나를 찾고, 손을 잡았으니까. 이젠 내가 그 손을 놓지 않을 차례라고. 부디, 이 인연이 이어지기를 간절히 소망했다. )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당혹스러운 아샤의 목소리가
가을바람이 폐허가 된 세상을 부드럽게 뒤덮습니다.
당신은 그와 함께 보낸 9월의 일부를 떠올립니다.
아주 오래된 과거까지도 생각해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방울이 계승되었다는 사실을요.
아샤를 제외한 세계의 시간이 느릿하게 흘러갑니다.
(서투른 손길로 눈물을 닦아냈다.) 인계의 축제가 궁금하다고 했었죠. 나랑... 같이 보러가지 않을래요?
인연 Roll
| 기준치: |
100/50/20 |
| 굴림: |
1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다정하고 따스한 품, 이 온기가 계속해서 이어지기를. 향그러운 풀내음이 사라지지 않기를. 간절한 소망을 담고서 너를 끌어안았다.) ...놓치지 않을게요, 이젠.
금빛 구슬이 맞닿은 두 사람의 심장부에 스며듭니다.
세계를 절단하는 완전한 이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당신은 아샤의 손을 잡고 신목 너머로 발을 내딛습니다.
여태까지 건너왔던 신목의 길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
희미한 녹색 빛이 모여드는 광경을 볼 수 있습니다.
이곳에 있던 많은 이들이 등을 켜고 당신을 배웅해주는 것만 같습니다.
이 빛을 따라가면 분명 길을 잃지 않을 테니까.
방금은 쿠라마 할멈의 웃음 소리가 들렸습니다.
수많은 목소리가 우글우글 메아리치다 흩어집니다.
시야에 어지러운 빛으로 들어차며 세계가 빙글 돌아갑니다.
머나먼 곳에서 들리는 경적이 당신을 맞이합니다.
어둑한 학교 뒷산에 반딧불이는 보이지 않습니다.
신목이 있던 자리에는 평범한 나무 한 그루만이 우뚝 서 있습니다.
이계는 예전의 평화로운 모습을 되찾을 것이며,
이것은 이야기의 마지막을 장식하는 결말입니다.
자, 다음 이야기를 적는 건 당신의 소임입니다.
또 다른 당신에게 전해주는 편지가 되어줄 거예요.
당신을 둘러싼 모든 것들은 절대로 끝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