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730
내가 선생님을 기다렸던 것처럼... 아주 오래 걸릴지도 모르겠지만,
머리맡에 앉아 자장가를 불러주듯 나직하게 들려옵니다.
목소리는 소음에 묻혀 차츰차츰 사라져버립니다.
아주 가까이에 있는 그의 음성이 잘 들리지 않을 정도로,
윤시우:
정신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6 |
| 판정결과: |
실패 |
여전히 의식이 수면 아래 잠긴 듯 몽롱합니다.
위에서부터 추락하는 육중한 크기의 간판을 볼 수 있습니다.
몇 층 위에서는 겁에 질린 표정으로 당신을 내려다보는 두 명의 동급생이 보입니다.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4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육중한 소리에 연이어 무참하게 박살 나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시우의 주변을 둘러싸고 말을 걸며 옷을 털어줍니다.
병원에 가보지 않아도 괜찮냐고 묻는 사람도 있습니다.
반사적으로 고개를 들어 간판이 떨어진 위층을 올려다보니,
윤시우:(놀란 눈을 이리저리 굴리며 들려오는 말들에 적당히 대꾸를 해주었다. 방금 뭔가 있었던 것 같은데… 무의식에 미간을 찌푸리며 한참 신경쓰이는 쪽을 바라보았다.)
윤시우:(다친 곳은 없으니까! 신경쓰이는 건 직접 확인하는 게 속 편하고!! 따라가본다!)
시우가 이를 수상하게 여겨 그림자가 사라진 곳으로 올라가도,
그림자의 주인은 일찌감치 자리를 뜬 지 오래입니다.
윤시우:
관찰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1 |
| 판정결과: |
실패 |
달고 있던 간판이 갑자기 그쪽으로 떨어질 줄은....
윤시우:어어? (시선은 여전히 한 곳에 두다 목소리가 들려온 쪽으로 뒤늦게 고개를 돌리고는)아, 괜찮아! 그럴 수도 있지 뭐- 그보다 나 아니었으면 진짜 큰일날 뻔 했다? 뭐라도 사줘야하는 거 아냐? (장난스럽게 어깨를 툭 치며!)
학생:아, 저걸 어떻게 수습하지... (안 다친건 다행이지만 완전히 작살난 간판에 착잡한 얼굴...) 미안 시우야! 이번 현환제만 끝나면 진짜로 한턱 쏠테니까... 뭐 먹을지 생각해둬!
시우와 눈이 마주친 두 사람의 학생들도 내려와 연신 사과합니다.
처참한 몰골로 망가진 간판은 당장 기간을 맞추기엔 촉박해 보입니다.
사고를 친 당사자들도 그 사실을 알고 있는지 잔뜩 울상을 짓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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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시우:아... (아무도 안다친 건 다행이지만, 생각해보니... 며칠동안 애써 만든 간판을 당장 내일 있을 현환제에 맞춰 새로 만들기는 어렵겠지, 하는 생각에 잠시 아찔해졌다...) 진짜 어쩌지... 우리 남는 간판 같은 거 없나? (있을 리 없지만... 허탈함에 아무런 말이라도 꺼내본다.)
학생:임시 간판이라도 어떻게 만들어봐야지... (추우욱) 위원회라 신경 쓸 것도 많은데, 여긴 우리가 어떻게든 해볼게.
오늘 하루는 지친 몸을 쉬어두는 편이 나을 거예요.
위원회장도 당신의 등을 두드리며 돌아갈 것을 권합니다.
윤시우:(축 가라앉은 친구들에게 화이팅, 하고 덩달아 가라앉은 응원을 전하고는 발걸음을 돌린다..)
축제 준비가 끝나가는 학교의 정경이 눈에 담깁니다.
그 부분만 제외하면 준비는 더할 나위 없이 완벽합니다.
<현환제> 라는 또렷한 세글자가 일그러졌다 펴지며
아무튼, 윤시우는 무거운 가방과 지친 몸을 끌고 귀가합니다.
아름답게 물들던 하늘이 색과 빛을 차츰차츰 빼앗기고,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아이가 조곤조곤 대화하며 당신의 곁을 지나갑니다.
윤시우:
듣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72 |
| 판정결과: |
실패 |
가벼운 괴담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모양이에요.
윤시우:
관찰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3 |
| 판정결과: |
실패 |
서둘러 빠져나가고자 걸음을 옮기던 시우의 발에
불쌍한 소리를 들은 것 같습니다만.......
윤시우:...? (발에 채이는 감각과 동시에 어디선가 들린 소리에 저도 모르게 흠칫했다. 공포영화에서는 이럴 때 확인하면 꼭 죽던데... 그런 생각을 하면서도 궁금한 건 어쩔 수 없는지 제 발에 걸렸던 걸 슬쩍 확인해보려 한다.)
대충 구겨 넣어진 묘한 생김새의 동물이 있습니다.
동물은 어딘가 다친 듯 힘없이 눈을 감은 채 쌕쌕거리고 있습니다.
주인의 손을 탄 흔적이 전혀 보이지 않습니다.
그 흔한 이름표라거나 ‘잘 키워주세요’라는 문구조차 없습니다.
바닥에 대충 깔린 퍼석퍼석한 신문지는 도저히 회복에 도움이 될 것 같지 않습니다.
다친 동물을 이곳에 이렇게 방치해도 괜찮은 걸까요?
더군다나 이 길은 밤이 늦으면 취객이 다니기도 한다던데.......
윤시우:여, 여우?! 누가 버린건가...?! 아니, 야생동물...? 어어, 어쩌지... (다급하게 상자 앞에 무릎을 굽혀 앉고는 안절부절한다. 괜히 데려갔다가 사람 손을 탔다고 무리에 못돌아가면 어쩌지?! 그치만 이대로 두면 죽을 것 같은데?! 맞장구 쳐주는 사람도 없는데 혼자 한참을 주절거리다, 결심한건지 조심조심 상자채 들어올린다.) 병원에 데려가야하나...? 이 시간에 동물병원이 열었던가? (중얼중얼..)
개인 사정으로 영업 조기 종료라고 적힌 팻말과 덩그러니 마주합니다.
윤시우:(쿠궁... 다른 동물병원은 멀리 돌아가야할텐데, 그렇게 간다고 해도 열려있을 거란 보장은 또 없고! 다시 돌려놓고 가는 것도 양심이 찔리고!! 한참을 병원 앞에서 펫말과 여우를 번갈아보다 결국 여우가 든 상자와 함께 터덜터덜 집으로 향한다.)
시우가 다시 상자를 번쩍 들면 이상하게 무겁습니다.
마치 동물의 몸무게가 보기보다 훨씬 더 나가는 것처럼요.
윤시우:
근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행이도 부모님과 동생은 여행으로 며칠간 자리를 비운 상태였죠.
오빠는 학기 말까지 집으로 돌아오지 않을 거예요.
마침내 윤시우는 아무도 없는 집에 도착합니다.
윤시우:(조심스럽게 상자를 내려놓고는 우당탕 응급상자를 찾아온다!) 유튜브에 야생동물 응급처치 영상도 있나-?! 아씨, 나 이런 거 자신 없는데!
윤시우:
응급처치
| 기준치: |
30/15/6 |
| 굴림: |
51 |
| 판정결과: |
실패 |
윤시우:(...이래도 괜찮나?) 여, 여우야...~ (톡톡 건드려본다.)
내일은 기대하던 현환제이니, 일찍 잠에 드는것이 좋겠어요.
윤시우:(갑자기 일어나서 집을 난장판으로 만들어두면 곤란하니까... 제 방 침대 근처에 안쓰던 방석과 담요를 깔고는 그 위에 여우를 조심스레 눕힌다!)
그대로 머리부터 시트 위로 녹아 내리는듯한 착각에 빠집니다.
잠에 빠지는 데에는 10분도 걸리지 않습니다.
멀어지는 의식 너머에서부터 익숙한 소리가 들립니다.
윤시우:
듣기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4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우가 늘 소지하고 다니는 방울 목걸이의 소리입니다.
그 사람은 윤시우를 정말로 사랑하고, 아끼는 사람입니다.
그는 윤시우의 목에 방울이 달린 목걸이를 걸어주며 이렇게 말합니다.
시우는 섬뜩한 냉기에 반사적으로 잠에서 깨어납니다.
어둠 속에서 형형히 빛나는 짐승의 두 눈과 마주칩니다.
당신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랜 세월을 살아온 괴물의 눈은...
윤시우: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내내 구름에 가려져 있던 달빛이 창문 내부로 비쳐 들어옵니다.
물이 차오르듯 실내에 푸르스름한 달빛이 번져나가
시우의 뺨 위로 가느다란 빛줄기가 내려옵니다.
그 사람은 어둠에 좀처럼 묻히지 않는 눈동자로
윤시우:
관찰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기이한 힘을 쓰는 게, 꼭 마법사 같기도 합니다.
생긴 건 코스튬 플레이를 즐기는 사람 같지만요.
윤시우:누, 누ㄱ, 누구세요?! 도둑?! 강도...!? 헉, 코스프레 강도?! (잠에서 덜 깨기라도 한 듯 헛소리를 잔뜩 늘여놓다 잠시 상대를 다시한번 살피더니,) 너, 너... 내가 데려온 그 여우야? (의심스러운 목소리로 슬쩍 말을 건넨다.)
한무오:...? 코스프레...? (언어가 안 통하는 건 아닌데. 들려오는 낯선 단어에 영문을 모르겠다는 얼굴을 하곤) ...도둑도 아니고 강도도 아니야. ...네가 날 데려온 거 아니야? (여우냐는 소리에 눈을 끔벅이다가 한숨을 천천히 내쉰다.) 그래, 사람들 눈에 띄면 곤란하니까... 분명 그런 모습으로 쉬고 있었어.
윤시우:하, 흐하하~ 나도 참, 만화를 너무 많이 봐... 서... (제가 꺼낸 말이지만 어이없는 발상이었다는 듯 덧붙였지만, 말을 끝내기도 전에 상대에게서 들려온 확답에 벙 찐 표정이 되어버린다.) 지, 진짜 그 여우라고? 무, 무, 무슨, 엥? 진짜?! (벌떡 일어나 너를 덥썩 붙잡더니 휙휙 돌려본다.) 진짜...?! 근데 왜 사람인데!? 아니, 사람... 그러니까, 귀꼬리 달린 사람인데?!
한무오:......나는 내가 사는 이계의 멸망을 막기 위해 대표로 파견된 사자야. (돌려보는 대로 돌아가다...) 정확히 말하면 인간이 아니라 요괴지. (적당히 하라는 듯 네 어깨를 잡고 다시 침대에 앉히곤, 자신은 무릎을 꿇어 너와 시선을 맞춘다.) 일단 좀 진정해봐, 물론 인계에는 요괴가 없으니 신기한 건 알겠지만... 이름이 뭐야?
윤시우:이계? 멸망..? 사자? 요괴?! (네 말이 끝날 때마다 점점 눈을 동그랗게 뜨며 한마디씩 따라 읊었다. 여전히 넋이 나간 얼굴로 얌전히 침대에 앉혀지고는 시선이 마주치자 그제야 놓은 정신을 차리려는듯 가볍게 고개를 저었다.) 으, 으응... 좋아. 난 윤시우... 너는? ... ... ...요? (손윗사람에게는 착실하게 존댓말을 쓰는 17살 한국인이었기에... 뒤늦게 눈치를 보며 덧붙였다.)
한무오:한무오. (어설픈 존댓말에 옅게 웃고는) 미안. 눈을 떠보니 낯선 곳이라, 근처에 있던 인간을 반사적으로 제압해버렸어. ......이것도 네가 해준 거지? (제 발목에 엉성하게 감긴 붕대를 내려다본다.) 오는 길에 사고를 좀 당해서 당장 회복하기가 힘들었는데... 덕분에 좀 나아진 것 같기도 하고.
윤시우:한무오... (고개를 끄덕이면서도, 뭐라고 불러야 하지? 하는 생각에 말 끝을 흐렸다. 이미 존댓말을 붙인 마당에 여우야~ 할 수도 없고... 이런저런 의식의 흐름을 겨우 벗어나 네 말에 다시 고개를 두어번 끄덕였다.) 으응, 아, 네에... 아! 맞아, 다친 데는 괜찮아요? 동물은 치료해본 적이 없어서... 어디 봐요! 지금은 사람 모습이니까, 제대로 다시 해줄게요! (넋이 나간 건 언제였냐는 듯 당장이라도 너를 붙잡고 앉힐 것 같은 의욕을 보이며 눈을 빛냈다.)
한무오:괜찮아. 요력을 사용하면 이 정도 부상은... (네 고민을 아는지 모르는지 고개를 돌려 주변을 훑는다.) 그나저나, 다른 애들은 혹시 못 봤어? ...나 말고도 사자로 온 일행이 몇 있었는데.
윤시우:어어, 그래요? 그럼 다행이지만... (머쓱하게 제 뒷목을 쓸었다. 이어진 말에 갸우뚱하고는) 다른 애들? 다른 여우들이요? 다른 동물은 못봤는데... 그 주변엔 그쪽만 있었고- 흩어진 거려나? 아무튼 본 적은 없어요. (고개를 휘휘 저었다.)
한무오:...설마 추격자에게...... (아무도 없었다는 말에 다시 너를 바라본다.) 우리 세계에 멸망을 맞이할 거라는 신탁이 내려왔어. 막을 방법을 찾을 수 없으니, 할 수 없이 신목의 문을 열고 인계까지 내려온 건데... 시작부터 곤란하게 됐네.
윤시우:
지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실패 |
그러고 보니, 학교 부지 뒷산에는 큰 나무가 있었습니다.
그 주변에서는 귀신이 나타난다는 소문이 자자했죠.
윤시우:음... (심각한 이야기인 것 같지만, 당장 내일 있을 축제나 시험점수가 가장 큰 고민이었던 자신에게는 잘 와닿지 않는 이야기였다. 다른 세계부터 요괴에, 멸망까지... 멍한 머릿속에서는 그렇구나, 정도의 무덤덤한 반응만 내보내고 있었다.) 그럼 그... 동료? 일행을 찾는 게 우선이려나요? 아니면... 으음~ 뭐 어떻게 막을 방법을 찾아야 하나? 여기까지 온거면 뭔가 방법을 찾으려고 한 거 아녜요?
한무오:그런 거지. 아마 신목이 있는 곳에 단서가 있을 거야. 원래 조사도 그 부근에서 이루어질 예정이었고... 살아 있다면 다른 놈들도 근처로 모이게 되겠지. (초조한 듯 바닥에 꼬리를 탁탁 치며 네 눈치를 본다.) 그래서 말인데, ......잠시 동안만 여기서 지내면... (....) 많이 곤란한가?
윤시우:신목이면 그 큰 나무 말하는 거 맞죠? 뭐어... 어떻게든 되겠죠! 조사하다보면 일행들도 만날 수 있을 거예요~ 방법도 찾을 수 있을테고! (심각한 사람에게 기운 빠지는 말보다는 이쪽이 낫겠다는 생각에 네 어깨를 톡톡 두드려주었다. 이내 제 눈치를 살피는 듯한 모습에 눈을 두어번 깜빡이고는) ... ...어어, 음. 여기요? 어~... (조금 당황한 듯 고민하는 소리를 흘렸다. 엄마아빠랑 승아는 여행갔으니까... 괜찮을테고. 윤승우도 별 일 없으면 안돌아올테고... 뭐, 괜찮지 않나? 잠시 그렇게 고민하더니 제법 흔쾌히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안된다고 해봤자 괜히 수상한 노숙자로 동네 소란스러워지는게 더 귀찮을 것 같고! 가족들 돌아오기 전까지면 문제 될 것도 없을 것 같고~
한무오:...? 정말 괜찮은 거야? (예상보다 흔쾌히 허락하자 오히려 당황한 낯으로 고개를 든다. 너무 조심성 없는 거 아닌가?... 부탁하는 입장인지라 별다른 말은 덧붙이지 않은 채 되묻는다.) 물론 너에게 해가 될 짓은 하지 않겠지만, 그래도 모르는 요괴인데.
윤시우:뭐야, 기껏 ok해줬더니 사람 김빠지게- 그럼 무를까요? 에잇, 나가요 나가~ (장난스레 너를 방문쪽으로 꾹꾹 밀어낸다!)
한무오:......아니, 물론 잔소리할 입장은 못 되지. (순순히 밀려가나 싶다가 문턱 앞에서 걸음을 멈추며 등을 돌린다.) 이쪽은 이계의 생사가 걸린 문제라 네가 안일한 편이 감사하기도 하고. ...고맙다 윤시우, 오래 있지는 않을 거야.
윤시우:그래요~ 이럴 땐 감사합니다- 하고 넙죽 받는거라구요! (그렇게 말했으면서도 막상 고맙다는 말을 들으니 머쓱해져 어색하게 웃었다. 아, 나름 생사가 걸린 문제인데 심각하게 안받아들인 것처럼 보였으려나? 틀린 건 아니니까 할 말은 없지만서도...) 가족들한테 들키기 전까지면 상관 없어요~ 음, 좋아. 그럼 중요한 얘기는 다 끝난 거죠? 이제 다시 눈 좀 붙여요, 우리! 저 내일 바쁜 날이라구요... (순식간에 초췌...)
윤시우:으헉, (화들짝 놀라 벌떡) 시, 심, 심장 떨어지는 줄 알았잖아요! 평범하게 좀 깨우지...
한무오:네가 일어난 거지. 딱히 깨우려고 하진 않았어. (놀란 듯한 모습에 팔짱을 풀고는) 조금 더 지켜보다 깨우려고 하긴 했지만...
윤시우:그렇게 뚫어져라 쳐다보면 누구든 깰걸요! 생긴 것도 사납게 생겼으면서~ 방금처럼 무섭게 서있으면 수상한 사람이라고 신고 들어올지도 몰라요? (괜히 삐죽 혀를 내밀었다.)
한무오:...그런 것 치고는 잘 자던데... (피식...) 안 무서워하는 거 다 알아. 너처럼 요괴 안 무서워하는 애는 처음 본다. (다른 사람들은 확실히 신고할지도 모르겠지만. 중얼거리며 그만 일어나라는 듯 네게 손을 내민다.) 너는 오늘 할 일 없어?
윤시우:흠, 크흠. 그거야 피곤해서 그런거고! 뭐- 요괴라고 해도 생각보다 별 거 없어서... 아, 욕한 건 아녜요! (그렇게 덧붙이고는 네 손을 잡고 자리에서 일어난다.) 당연히 있죠! 오늘 축제 첫날이라 엄청 바쁠걸요~ 참, 그쪽은 뭐할 거예요? 당장 돌아보러 가요? 아니면 그냥 집에 있나?
한무오:인간들은 오늘 축제를 해? (너를 일으켜주고는 제집인 것 마냥 방문을 나선다.) 신목 근처에 있는 건물부터 차근차근 조사해보려고. 언뜻 봐서는 영월호랑 비슷한 분위기던데, 아이들을 가르치는 곳이 아닌가 싶어.
윤시우:학교 축제지만요! 그래도 사람들도 많이 오고, 학교 축제 치고는 크게 열어요! (대충 이부자리를 정리하고 네 뒤를 따라 나오며 뭔가 생각하는듯 하더니) 신목 근처 건물... 가르치는 곳... 그거 우리 학교 아녜요? 신목이 학교 뒤에 있는 큰 나무라면서요. 그 근처에 학교는 우리 학교밖에 없을텐데?
한무오:...오늘 거기서 축제를 여는 거야? (뒷목을 긁적이다가) 일단 같이 동행할까. 내부 구조야 나보다 네가 더 잘 알 것 같고... 오늘 바쁘다며? 신세도 지고 있으니 조사 겸 도울 수 있는 건 거들면 되겠네.
윤시우:저야 좋죠! 아싸, 공짜 일손~ (장난스레 말하고는 부엌 이곳저곳을 뒤적댔다.) 여우님, 빵 먹어요? 그냥 간단하게 토스트 해먹을까 하는데~ (식빵봉지를 네게 흔들어보이며 말한다.)
한무오:...토스트? (네게 다가가서 빵 봉지의 냄새를 맡아본다.) 처음 보는데. 인간들은 이런 걸 먹어? 곤충도 아닌 것 같고, 고기도 아닌 것 같고... 그렇다고 과일도 아닌 것 같은데.
윤시우:(우와... 개같다. 말로 꺼냈다면 오해를 살 듯한 생각과 함께 너를 바라본다.) 그게- 밀가루로 반죽해서 구운... 음... 빵이요. (빵을 설명해보려다 실패!) 아무튼 맛있어요~ 먹어보고 영 아니다 싶으면- 뭐... 밖에서 사먹는걸로 해요! (식빵을 토스트기에 넣고 계란이며 햄이며 이것저것 꺼내온다. 익숙하게 아침 준비하기!)
한무오:(...커다란 상자에서 뭐를 이것저것 꺼내더니 이상한 곳에 빵이란 걸 집어넣는다... 제자리에 박힌 듯 서서 분주한 움직임을 지켜보고 있음) 음식을 가리는 편은 아니라 괜찮아. 인간의 식성이 어떨지는 모르겠지만... 냄새는 나쁘지 않네.
윤시우:금방 되니까 거기 앉아있어도 돼요! (식탁을 가리키고는 얼마 지나지 않아 완성된 토스트를 접시에 각각 올려놓는다. 네게도 접시 하나를 놓아주고는 자리에 털썩 앉아 크게 한입 베어물었다.) 먹어봐요! 아, 케챱 줄까요? (네가 먹기를 기다리는 듯 우물거리며 바라보고 있다.)
한무오:(네 말에 식탁 앞에 어정쩡하게 앉아 제 앞에 접시가 놓여지는 것을 바라본다. 먼저 먹기를 시작하는 너와 토스트를 번갈아 보다가 한 입을 베어물어) ......나쁘지 않아. (평소에 먹던 야생의 맛과는 꽤 다른지... 담백한 감상을 뱉는다.) 케챱..은 뭔데?
윤시우:(네 말에 만족스러운듯 다시 토스트를 입에 넣었다.) 그쵸? 아침에 뭐 차려먹기도 귀찮고~ 간단한데 꽤 든든해서 좋아해요! 아, 먹어볼래요? (쪼르르 냉장고에서 케챱을 꺼내와 내밀고는) 케챱이 뭐냐면... 음... 소스? 토마토랑... 설탕... 케챱에 또 뭐가 들어가더라? (갸우뚱) 아무튼! 얘도 맛있어요!
한무오:(네가 내미는 케찹을 알 수 없는 눈으로 바라본다. 색깔은 피랑 비슷한 것 같기도 하지만... 토마토가 들어간다니 그러려니)(토스트에 케챱을 쭈우욱 짜본다.) 확실히 인계에서는 신기한 걸 많이 먹네. 이름도... 다 어렵고. (신기한지 네 토스트에도 케챱을 짜준다ㅎㅎ)
윤시우:그래요? 그쪽이 사는 곳에선 뭘 먹길ㄹ... 아, 아아-?!! 자, 잠깐, 너무 많은데!? 그만, 그만!! (네 팔을 텁 붙잡았지만 이미 늦었다...! 평소보다 듬뿍 얹어진 케챱과 너를 흐린 눈으로 바라본다.) 우씨... 넘겨줄 게 아니라 내가 해줄 걸 그랬네요. 한두살 먹은 애도 아니고~ (케챱을 휙 뺏어 옆에 내려놓는다.)
한무오:(먹어본 적 없으니 짠지 안 짠지 알 리가 없다!) ......맛있다며?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며 제 몫의 토스트를 마저 먹기 시작한다.) 내가 사는 곳에서는... 글쎄. 도마뱀이나, 개구리나... 풍뎅이나. 가끔 축제같은 곳을 가면 국수같은 것도 팔고 하지만 평소에는 그런것들을 구워먹는게 간편하니까. 먹어본 적 있어?
윤시우:맛... 맛은 있지만. 그렇게 많이 뿌리면 짤걸요? (적당히 접시에 툭툭 덜고는 따라 토스트를 입에 넣는다.) 윽, 그... 런걸 먹어요? (상상도 안된다는 듯 미간을 찌푸렸다. 대놓고 이런 반응은 실례일텐데, 하는 마음도 스물스물 들었지만.) 아뇨... 보통 안먹죠! 여기서라도 맛있는 거 많이 먹고 가요~ (꼭 관광 온 사람에게 하는 말처럼 가볍게 말하고는 남은 토스트를 우물우물 먹어치운다.) 다 먹으면 그릇은 저기 싱크대에 넣어놔줘요! 참, 그보다 그 차림으로 가진 않을거죠? (누가봐도 평범해보이진 않는 네 모습을 슬 훑어보며 말했다.)
한무오:편식하면 못써. (편식과는 별개의 문제지만 이해 못하는 요괴...) ...그러고 보니 우리 세계도 인간이 별식이라는 소리가 있긴 해. 여기는 그런 얘기는 없나 보네. (농담인 듯 아닌 듯 모르겠는 얼굴로 태평하게 말하고는 그릇을 네가 가리키는 쪽에 넣어둔다.) ... 꼬리와 귀 정도는 숨길 수 있으니까 걱정마. (뒤이어 치렁치렁한 옷소매를 내려다보다 손가락을 한 번 튕긴다.)
무오가 벽에 걸린 교복을 보고 손가락을 튕기면,
그것만으로 그의 옷은 현환고등학교의 교복으로 변합니다.
입을 다물고 가만히 서 있는 한무오는 생각보다 무척 평범해서,
윤시우:인간을 먹어요?! ...은인을 먹진 않을거죠!? (슬금슬금 물러나다 손가락을 튕기는 걸 보고는 뭘 하려는건가 싶어 잠시 멈췄다.) 우, 우와... (이내 눈앞에서 순식간에 변한 네 모습에 눈을 동그랗게 뜨고 한참 멍하게 서있는다. 정말 요괴 맞구나, 하는 새삼스러운 생각도 함께.) 이정도면 진짜 아무도 의심 안할 것 같은데요! 짱이다, 요괴라는거 되게 멋있네요!
한무오:...안 먹어. 실제로 먹는다는 놈들은 인계로 넘어오지도 못하니 걱정할 필요도 없고. (제 목에 맨 넥타이를 어색하게 매만지다가 감탄하는 너를 돌아본다.) 그럴듯하다면 됐어. 인간들은 눈에 보이는 거에 꽤 약하니까, 일단은 안심이네. (옷을 갈아입고 오라는 듯 네 등을 방 안으로 가볍게 밀며) 인간도 멋있어. 요력도 없으면서 별의 별걸 다 만들어냈잖아, 요괴들은 상상도 못할 걸.
윤시우:그럼 다행이지만요~ 아, 불편해요? 넥타이는 안해도 되는데, 불편하면 풀어요! (넥타이를 만지는 걸 보고 덧붙이듯 말한다.) 아무래도 그렇죠 뭐~ 으하하, 멋있어요? 그렇게 말해주니까 또 멋있는 것 같기도 하고! 그럼 멋있는 인간 윤시우는 금방 갈아입고 올게요~ (키득키득 웃으며 방에 들어간다.)
시우가 옷을 갈아입고 나오면 학교로 출발합니다.
축제 준비 위원회인 시우는 게으름을 부릴 여유가 없습니다.
무오는 시우의 옆얼굴을 빤히 바라보며 걸어갑니다.
한무오:(바쁜 걸 아는지 모르는지...느긋하게 걷고 있음) 그러고 보니 인계의 축제에서는 주로 뭘 해? 이계랑 크게 다르지 않으려나.
윤시우:(혹시라도 늦진 않을지 틈틈이 핸드폰으로 시간을 확인하며 걷는 중!) 음~ 뭐, 이것저것 먹을 걸 팔기도 하고, 체험 부스들도 있고... 그냥 평범한 축제죠! 이계 축제는 모르지만- 비슷하지 않으려나요?
한무오:(화면이 어두워지는 핸드폰도 뚫어져라 보다가) 하긴, 너라면 이계의 축제도 꽤 재미있게 즐길 것 같네. (겨우 고개를 들면 주변에 휙휙 지나가는 자동차들에게 시선을 빼앗긴다.) 저건 왜 저렇게 빨라. 저렇게 달리다 다치겠다. (생물인줄 아는듯...)
윤시우:기회가 되면 가보고 싶네요~ 재미있을 것 같은데! 약간 해외여행 느낌도 날 것 같고~ (키득키득 웃는다.) 자동차가 저정도는 달리죠, 뭐. 아, 거긴 자동차 없나? (다시 핸드폰을 보더니) 으아, 슬슬 빠른걸음으로 가야겠는데... 얼른 가요! 가서 준비할 거 많다구요~ (네 손목을 덥썩 잡고 후다닥 걸음을 옮긴다.)
당신의 곁에 있는 낯선 이를 보고 의아한 표정을 짓네요.
서준:뭐야? 첨보는 사람인데? (기웃기웃) 나 모르는 친구가 있었어? 배신자!
윤시우:엇, 서쭌! 일찍 나왔네? (준이를 돌아보며 활짝 웃었다.) 어어? 어, 그러니까- (힐끔, 무오를 돌아보며 잠시 고민하다) 사촌! 사촌오빠!! 온 김에 축제 보고싶대서 데려왔어, 으하하~ 그쵸? 응? (눈치껏 맞장구 쳐주라는듯 쿡쿡 팔꿈치로 무오를 찌른다!)
한무오:......(적당히 눈치보며 고개를 한번 끄덕인다.) oO(윤무오?...)
서준:하나도 안 닮았는데... (의심스런 눈초리..) 사촌오빠인데 왜 우리학교 교복을 입고있지?! (삿대질!)
윤시우:(뜨끔..) 다, 닮았거든!! 내면이! 내면이 닮았어!! 엇, 어어, 그- 학교 축제인데 기왕이면 더 기분 내고싶대서!! 그래서 입혔어, 응!! 그치 오빠?! (쿡쿡쿡쿡!)
한무오:.......? (마구 찔리자 한번 더 끄덕...)
서준:그으래.......? (고개 기울이며 여전히 의심스럽게 무오 꼬라봄.. 고개 꾸벅 숙이곤) 암튼 늦지나 말어!!!
페달을 밟아 앞으로 쭉 미끄러지듯 나아갑니다.
한무오는 멀뚱히 그 모습을 바라보기만 합니다.
아무튼, 열심히 조잘거리다 보면 금방 학교가 보입니다.
아침 일찍부터 몰려드는 인파를 보니 축제의 인기가 실감 나네요.
축제 위원회장인 서준이 다시금 시우에게 위원회 목걸이를 나눠줍니다.
목걸이와 함께 담당 부스가 적힌 차트가 지급됩니다.
빈칸에 전부 도장을 받으면 끝나는 간단한 일입니다.
서준:밤 8시에 캠프 파이어랑 포크 댄스 할 거니까! 안 늦게 적당히 즐기다가 돌아와!
땡땡이치면 떽!!
윤시우:아~ 내가 서쭌도 아니고 땡땡이 치겠어~? (키득키득 웃고는 무오를 질질끌고 부스를 돌러 향한다!) 윤찌우, 다녀오겠습니다아~
서준:잘 다녀왕~~ (손흔들~~)(손붕붕~~)
지금부터 윤시우는 [마술 연구부], [요리부], [미술부], [연극부] 부스를 돕니다.
윤시우:(제일 가까운 마술 연구부부터 둘러보기로~! 총총 이동한다!)
벌써 손님맞이를 시작했는지 사람들이 바글바글합니다.
여러 장의 트럼프 카드와 가랜드로 화려하게 꾸민 교실은
윤시우의 목에 걸린 위원회 목걸이를 본 부장이 아는 체합니다.
부장:안 그래도 위원회 측에 사람 좀 보내 달라고 하려 했어.
기왕 온 김에 우리 좀 도와줄래?
윤시우:네에, 좋아요~ 그러려고 온거니까! 참, 도장 찍어주시는 것도 잊으시면 안돼요! (차트를 흔들흔들 보여주며) 어떤 거 도와드리면 돼요?
부장:우선 저기 풍선아트 쪽 좀 거들어줘!! 도장은 나갈때 찍어주지~
윤시우:네에, 네에~ 혹시 잊으실까봐 미리! 으하하~ (그렇게 말하고는 풍선아트 쪽으로 향한다!)
부스의 좌측은 몰려드는 손님 때문에 풍선을 만들 일손이 부족한 것 같습니다.
당신의 손에 바람 넣는 기구와 새 풍선이 쥐어집니다.
많은 손님이 풍선을 받기 위해 줄을 지어 서서 기다립니다.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2 |
| 판정결과: |
실패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윤시우: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풍선 가지고 자주 놀아봤는지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습니다.
보상으로 왕관 풍선을 원하는 색으로 2개 받습니다.
윤시우:와아! (연두색과 보라색 왕관 풍선을 골라온다~!)
한무오:(풍선이 터질 때마다 흠칫흠칫 하는 중)
윤시우:저ㄱ, 음... (잠시 입을 멈추더니, 너를 향해 팔을 휘휘 흔들며 부르고는) 선배! 무오 선배!
한무오:(선배라는 호칭에 못 알아듣다가 이름을 듣자 네게 빠른 걸음으로 다가간다.) ...여기 무슨 전쟁터냐. (빵빵 터지는 풍선들에게서 최대한 멀어지며...)
윤시우:학교에선 대충 이렇게 부를게요! 그게 덜 어색할 것 같아서- ...준이 앞에서는 다르게 불러야겠지만, 뭐... 아무튼! (얻어온 보라색 왕관 풍선을 네 머리에 씌워주고는) 짠, 귀엽죠! 받았어요! 으하학, 전쟁터 보상~
한무오:전리품...? (무언가가 올라간 제 머리 위를 흘끔 쳐다본다.) 머리 위에서 터지는 건 아니지? (약간 미심쩍은 얼굴을 하더니 이내 연두색 왕관 풍선도 네 머리 위에 씌워준다.)
부장:거기, 잠깐만 와볼래?! (손짓!!!!!)
윤시우:엇, 네! 이번엔 뭐 할까요~! (좀만 더 기다려요! 하고 네게 말하고는 왕관 풍선을 쓴 채 부장에게 쪼르르 간다!)
부장:그게... 조금 이따 신체 절단 마술을 할 건데, 조수가 배탈이 나서 화장실에서 못 나오고 있지 뭐야. (빤..................)
윤시우:... ... ... 와~ 빨리 나오라고 부르러 갈까요? (시선 피하며...)
부장:음~~~... 그것보다 더 좋은 방법(희생양)이 있지 않을까? (시선 고정)
윤시우:아~ 글쎄요? 연습 한 사람들끼리 하는 게 낫지 않나? 아하하, 그쵸? 후딱 불러올까요? (못알아들은척 웃으며~^^;)
시우는 그대로 신체 절단 마술의 희생양이 됩니다.
윤시우:아아아악~!! 왜 하필 전데요~~~~!!! (질질질)
기대해주세요!
마술의 클라이맥스,
신체 절단 마술입니다!!!
윤시우:(싫어어어어어어어어~~~~!!!!!!!)
부장은 그렇게 말하며 시우의 머리에 토끼 귀를 씌워줍니다. (왕관 툭...)
이윽고 시우는 머리만 내놓은 채로 상자 안에 갇힙니다.
그는 다섯 개의 칼을 들고 불안한 표정으로 시우를 봅니다.
윤시우:(...아직 창창한데!!!!!!! 17년밖에 못살았는데-!!!!!!)
윤시우: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90 |
| 판정결과: |
실패 |
윤시우:꺄아아아악 베였다구요!!!! (부장에게 들릴 정도로만 작은 비명!!!)
윤시우: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칼이 한 번 박힐 때마다 한무오의 표정은 사색이 됩니다.
윤시우:(사람.. 살려. 무오를 안심시키려는 건지, 더 사색으로 만들려는 건지 싶은 입모양을 뻐끔뻐끔...)
설득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한무오:(감을 못잡은 얼굴... 괜찮은거냐고 입모양으로 물어봄...)
윤시우:(고개를 붕붕 저었다. 괜찮아보여요?! 같은 표정!!) (ㅋㅋ)
한무오:윤시우, 어디 다친데는? (주변의 시선에는 아랑곳 않고 꼼꼼히 너를 빙빙 돌려보다가) ...원래 인간들은 이런 잔인한 행위를 보면서 즐거워 하는거야?
윤시우:으헉... 쪼, 쫄려서 죽는줄... 실력도 엉터리면서...!! (그렇게 중얼거리다 이내 쏟아지는 시선에 그제야 상황파악을 하고는) 와, 와아!! 무사귀환!! 마술연구부 최고!! (짝짝짝 박수를 유도한다...!!)
부장:(세상 망한 표정으로 시우 바라봄...)
윤시우:(시선이 따끔따끔... 애써 외면하며 박수 짝짝짝...)
부장이 힘없이 도장을 꺼내 빈 차트에 찍어줍니다...
시우와 무오는 마술 연구부를 떠나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윤시우:다음은~ (차트를 뒤적거리다) 음- 선배는 가보고 싶은 곳 없어요? 요리부랑 미술부, 연극부 들러야하는데!
한무오:순서대로 가는 게 제일 낫지 않아? (요리부 가리킨다.)
윤시우:역시 그게 제일 효율적이겠죠~ 좋아! 갑시다, 가요! (요리부로 향한다!)
돌아다니느라 지친 사람들이 목을 축이기 위해 하나둘씩 모이고 있습니다.
뺨에 밀가루 반죽을 묻힌 요리부 부장이 시우를 반깁니다.
부장:마침 다행이다! 서빙 인력이 부족해서요, 잠시만 도와주시겠어요?
윤시우:네~에! 아, 선배는 뭐 마시면서 기다릴래요? 같이 도와줘도 좋고~ (슬쩍 북적이는 부스를 보고는 무오를 바라본다.)
부장:인력이 늘면 저희야 좋죠~ (둘에게 앞치마를 내민다.) 저기 테이블들 주문 좀 받아주세요, 그럼! (주방으로 사라짐)
윤시우:선배는 저쪽 주문 받아줘요~ (적당히 테이블을 가리켜주고는 1번 테이블로 총총!)
혼자 온 듯 쓸쓸한 표정을 지은 사람이 테이블 앞에 앉아있습니다.
‘맛있어져라’ 주문을 외워주면 먹을 만할 것 같은데....
윤시우:oO(그럼 커피가 쓰지...) 엥? 제가요? 그런거 한다고 맛있어져요? (정말 엥? 싶은 표정!)
손님:저에게 필요한건 설탕같은게 아니에요. 누군가의 따뜻한 한 마디가 필요한 거라고요. (예민!)
윤시우:(학교 축제 부스에서 별걸 다 바라네... 하는 생각으로 뒷목을 쓸다) 음... 뭐... 맛있어져라~ ... ... 이러면 되나요~?
손님:성의가 없어요... (가지가지) 파이팅 넘치게 주문을 외워주세요ㅡㅡ
윤시우:아하하~... (가지가지하네.) 맛있어져라아~ 맛있어져라! 넵! 맛있게 드세요! 와~~~ (더는 불평 못하게 박수까지 짝짝짝~)
갑자기 비굴한 표정으로 목소리를 낮추고 묻습니다.
조금만 깎아주시면 안 될까요?
윤시우:...아~ 그게... 저는 그냥 도우미라서요~ 가격은 제가 어떻게 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에요! 계좌이체도 받으니까 (멋대로!) 계산 부탁드려요~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4 |
| 판정결과: |
실패 |
윤시우:아!!!!!!!!!! 저기요!!!!!!!!!! (우당탕 쫓아간다!!!!!!!!!)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92 |
| 판정결과: |
실패 |
윤시우:(!!!) 서, 선배!!! 무오 선배!!! 저사람, 돈 안내고 튀어요!!!! (쩌렁-!!)
ㅋㅋ당신의 우렁찬 목소리를 들은 한무오가 먹튀범을 보고 손가락을 튕기면,
보이지 않는 무언가에 걸려 처참하게 넘어지고 맙니다...
윤시우:(나이스!) (후다닥 달려가서 붙잡는다!) 뭐하시는 거예요-! 제대로 돈 안내실거면 신고할 거예요!
윤시우:(진빠진다...! 세번째 테이블로 터벅터벅 향한다...)
두 명의 초등학생이 광고지를 들고 발을 까닥거리고 있습니다.
초등학생:여기에 메이드언니는 없나요? (메뉴판 팔랑팔랑) 메이드언니 카페라고 해서 온 건데......
윤시우:으응? 메이드? (..요즘 초등학생도 그런걸 아나?) 미안, 여긴 그런 카페가 아니라서~ 그냥 평범한 카페야!
초등학생:...메이드 언니가 없으면 공주님이 될 수 없어요! (울망!!!!!)
윤시우:...!! 어, 어엇...!! 아아냐!! 지금도 할 수 있지~!! 공주님! 공주님이라고 불러줄까? 공주님, 주문하시겠어요~? 음료는 어떠세요? (다급...)
초등학생:그치만 언니는 메이드 언니가 아니잖아요!! (쁘애애앵)
메이드가 되어 손님의 꿈과 희망을 지켜주는 거겠죠?
윤시우:... ... 자, 잠깐만 기다려봐아~... (슬금슬금 무오에게 다가가 쿡쿡...) ...저기, 옷 바꿀 수 있어요? 아까처럼 짠 하고? (소근..)
한무오:...? 옷 갈아입으려고? (마찬가지로 속닥...)
윤시우:저 말고, 선배가. (단호.) 할 수 있어요?
(뭔지 알려주지도 않고 대답하라는 듯 물끄럼...)
한무오:...? 할 수야 있겠지. 어떤 옷인데?
윤시우:음, 그게. 메이드복이라고... (...이걸 어떻게 설명한담.) 아, 저런 옷이요. 쟤네가 입은 것 같은거. (다른 테이블을 서빙하고 있는 부원들을 가리킨다!)
한무오:(저걸 내가 왜 입어... 하는 표정) 입고 싶으면 입혀줄게. (손가락 튕김)
윤시우:아 잠ㄲ, 아, 그쪽이 입으라구요-!! (다급하게 손 덥썩!!!)
윤시우:(아오!!) (부글부글 끓는 눈으로... 노려보다... 다시 테이블로 돌아간다...) ...큼. 고, 공주님...~ 필요한 건 없으신가요?
...! (반짝이는 눈) 집사 오빠? 집사 언니??
윤시우:아하하~... 공주님이 부르신다셔서 왔어요-.. (승아 놀아준다고 생각하자! 어색해 죽겠지만!!)
초등학생:그럼그럼~~ 저는 아이스 초코가 먹고싶어요!!
윤시우:네에, 금방 가져다드릴게요~ (그래도 다른 진상에 비하면 선녀같다... 그런 생각을 하며 제조 담당 부원들에게서 아이스 초코를 받아 서빙한다...!)
찌우는 아이들의 꿈과 희망을 지켜주었어요...
서빙이 끝나면 부장이 도장을 꺼내 빈 차트에 찍어줍니다.
시우와 무오는 요리부를 떠나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윤시우:하아... (진이 쭉 빠지는 기분...) 선배 쪽 테이블은 이상한 손님 없었어요? 난 왜 죄다... (터덜터덜 미술부로 향한다...)
한무오:...이쪽은 이상한것만 잔뜩 시키던데... 커피..? 케이크...? 아이스티...?
윤시우:제일 무난한 메뉴들이지 않나? 참, 먹어본 적 없겠구나. 하나 사줄 걸 그랬나~ 위원회 일 끝나고 부스 아직 안 닫혔으면 사줄게요! 나도 당떨어지고... (추욱..)
리얼한 분장과 퀄리티 높은 세트로 축제 시작 전부터 주목받던 부스입니다.
붕대를 둘둘 감은 부장이 나와 시우에게 말합니다.
부장:밝을 때 시작하면 안 무서울 거라고 해서 늦게 열기로 했거든요. 해가 지면 개장이에요!
준비는 다 끝났는데.... 아, 그 전에 테스트 팀이 되어주시겠어요?
한무오:.....어디 아프대? (부장이 붕대를 둘둘 감은 걸 보고 안타까운 눈으로 시우에게 조용히 묻는다...)
윤시우:분장이에요, 분장. (소근소근!) 음... 호, 혼자 들어가야 하는 건 아니죠? 둘이서도 괜찮으면... (하하, 어색하게 웃으며 무오를 가리켰다.)
부장:더 많은 사람이 미리 들어가보면 좋죠! 솔직한 후기 부탁드려요~
부장은 자연스럽게 무오와 시우의 손목을 묶어줍니다.
묶어주는 이유는, 한 명이 너무 무서워서 버리고 도망가는 걸 방지하기 위해서라네요.
무오와 시우는 손목이 묶인 엉성한 포즈로 기념촬영을 당했습니다.
한무오는 신기한 듯 사진을 뚫어져라 쳐다봅니다.
윤시우:으악, 멍청하게 찍혔잖아요~ 알려주고 찍어주시지! (투덜투덜!)
부장:원래 귀신의 집처럼 사진도 갑작스러운게 재미있는 거예요~ (능청스레 웃기! 사진에서 눈을 못떼는 무오에게 폴라로이드를 건네준다.)
시우가 손을 들어올리면 무오의 손도 함께 들립니다...
아무튼, 그렇게 두 사람은 귀신의 집으로 들어갑니다.
발을 들이자마자 싸한 소독약 냄새가 퍼집니다.
유난히 강한 냉방 때문에 팔에 소름이 오소소 돋네요.
무시무시한 음향 효과에 드라이아이스 연기까지,
누군가가 조심스럽게 시우의 옷자락을 움켜쥐고 잡아당깁니다.
윤시우:아, 선배..! 당기지 말아봐요! (속닥!)
한무오:...? 무슨 소리야? (자유로운 두 손을 보여주며...)
윤시우:(오싹...) 무, 뭐지... 착각했나?
한무오:왜 그러는데? (함께 뒤를 돌아본다...)
윤시우:그게... 누가 옷을 잡아당긴 기분이 들어서... 그냥 분위기 타서 착각했나봐요- (다시 앞을 돌아 발걸음을 뗀다..)
통로에 무시무시한 분장의 좀비가 멀거니 서있습니다.
윤시우:(으헉) 분장 리얼하네...~ 그, 그냥 지나가도 보내주려나요...? (슬금슬금...)
윤시우:음... 지나가도 되나요? (정중...)
좀비:(절레절레...)(가위바위보를 해야 갈 수 있다.)
윤시우:쳇... 선배, 가위바위보 잘해요? 자신 없는데- (끄응)
윤시우: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좀비:
운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70 |
| 판정결과: |
실패 |
윤시우:으헉!!!! (진심으로 놀랐는지 펄쩍!!)
한무오:(인간 떨어진 줄 알고 흠칫...) ...죽었어?
윤시우:(괜히 섬뜩...) 모형이요, 모형!! 으으... (슬금슬금... 무오를 질질 데리고 모형을 피해간다...)
ㅋㅋ무오의 시선이 모형에서 떨어지질 않습니다...
잠깐, 이거 녹음되었다기엔 너무 현실감 넘칩니다!
윤시우:...? (괜히 옆에 있는 무오 팔을 꽈아아악.... 잡으며 주변 두리번..)
한무오:(모습은 보이지 않는 소리에 주변을 둘러본다.) 기척은 없는데.
윤시우:그, 그러게요... 너무 리얼한데? 으으... 일단 빨리 나가요! 이런거 별로 안좋아한단말야~~! (척척척... 발걸음을 옮긴다!!)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8 |
| 판정결과: |
실패 |
황연 (GM):
민첩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3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윤시우:(저게뭐야!!!!!!!!) 뛰, 뛰어요!!!! (묶인 손목 휘익 이끌며 우당탕!!!!)
윤시우:으아악 제4의 벽 뛰어넘지 마세요!!!!!!!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민첩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실패 |
부장이 노트와 펜을 든 채 싱글벙글 웃으며 맞이합니다.
개선할 점도 말씀해주시면 개장 전에 참고할게요!
윤시우:흐억... 생각보다, 엄청, 리얼하던데요...? (힘든지 헉헉...) 담당들도 엄청 잘 숨어서 놀래키는 것 같고... 이상한 소품들도 많고... 인기는 많을 것 같아요...-
아무튼, 후기를 들은 부장은 도장을 꺼내 시우와 무오의 손등에 찍어줍니다
부장:완주하신 분들께 기념으로 도장을 찍어드리고 있어요.
이어서 부장은 빈 차트에도 도장을 꾹 찍어줍니다.
수고했다는 말을 뒤로 한 채 시우와 무오는 미술부를 떠나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윤시우:선배는 안무서웠어요? 으, 저는 공포영화는 좋아도 이런 직접 하는 체험은 별로... (아직도 으슬거리는 기분에 팔을 슥슥 문지른다.)
한무오:어차피 인간이 분장한 거라며...? (어디서 나오는지 모르는 소리는 조금 으스스하긴 했다...) 모형 떨어질 때는 좀 놀랐지만... 그나저나 너는 좋아할 줄 알았는데, 의외네.
윤시우:에엥~ 그래요? (내가 그런 인상인가? 하는 표정으로 바라보다) 그렇긴 해도... 분위기라는 게 있잖아요! 다른 부스보다 더 썰렁한 것도 그렇고! 후딱 돌아서 다행이네요- 아, 이제 연극부만 가면 부스 돌기는 끝! 얼른 갑시다, 가요~ (뽈뽈뽈~)
부장이 들으면 슬퍼할 소리를 남긴 채 연극부로 향합니다.
소강당에서는 연극부의 연극 준비가 한창입니다.
세트 몇 개를 무대 뒤로 옮겨놔야 했는데, 후배 몇이 깜빡했지 뭐야.
지금 도와줄래?
부장이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곳에는, 옮겨지다 만 무대 세트가 보입니다.
윤시우:(가리키는 쪽을 흘끔 보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공연 전에 빨리 옮겨야겠네요! 얼른 합시다~!
무거운 짐을 옮기기만 하면 되는 간단한 일이네요.
윤시우:
근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8 |
| 판정결과: |
실패 |
근력 70인 시우에게도 무대 세트는 무겁습니다.
어쩔 수 없이 무오가 다가와 함께 세트를 들어줍니다.
몇몇 학생들이 천장을 바라보며 비명을 지릅니다.
무대용 조명장치 하나가 시우가 있는 방향으로 추락합니다.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시우는 본능적으로 옆으로 몸을 던져 피합니다.
윤시우: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큰 소리에 주변에 있던 연극부원들의 시선이 쏠립니다.
부장:괜찮아?!! 보건실로 가지 않아도 되겠어?
윤시우:우왓... 괜찮아요! 다행히 피해서... 그보다 조명은 어떡해요? 이거 비쌀 것 같은데... (미술부 부스를 돌았을 때보다 오싹...)
부장:...내 부주의가 원인인 걸 어쩌겠어...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너를 살피다가) 이상하네, 어제 점검했을 땐 튼튼했는데. (중얼...)
누군가가 시우를 해치기 위해 고의로 사고를 냈다는 것처럼 들리는군요.
부장:아무튼, 많이 놀랐을 테니 조금 쉬었다 가.
저것만 치우면 바로 리허설에 들어갈 건데, 보고 가지 않을래?
윤시우:도운 것도 별로 없어서 왠지 죄송하네요~ (머쓱하게 웃어보이고는) 아, 정말요? 그럼 저야 좋죠! (파앗~!)
이 이야기는 네 그루의 신목에 대한 내용입니다.
평평한 세계에서 두 그루의 신목을 수호하던 신관이 있었습니다.
그는 세상에 신목은 두 그루밖에 없다고 믿었습니다.
그러나 뒤집힌 세계에는 또 다른 두 그루의 신목과
무녀 역시 세상에 신목은 두 그루밖에 없다고 믿었습니다.
신관은 사랑하는 무녀가 있는 곳으로 멸망이 건너가지 못하게 수호하던 신목을 불태우고,
그저 찾아오지 않는 신관과 열리지 않는 신목을 원망하며 기다리는 수밖에요.
무오는 생각에 잠긴 표정으로 신중하게 무대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윤시우:(열심히 박수!) 짱이에요! 연극부 연습 진짜 열심히 한다던 얘기는 들었는데~ 엄청 재밌었어요! 그쵸, 선배? (옆자리의 무오를 슬쩍 바라본다.)
한무오:...이거, 인계에서 전해져 내려오는 이야기 맞아? (무언가를 생각하다가 입을 뗀다.) 이계에도 같은 전설이 있는데.
윤시우:아! 아아~ 그게! 저! 아~!! 저번에 읽었던 소설 말하는거죠?! 아하하, 저희가 되게 재밌게 읽은 소설이 있어서~!! (허둥지둥 수습하고는 어색하게 부장을 보며 웃는다.) 소, 소설에서도 같은 전설이 있었던가~? 그랬던 것 같기도 하고~
부장:뭐야~ 소설 얘기였어? 어지간히 좋아하는 소설인가보네? (ㅎㅎ)
수고했다는 말을 뒤로 한 채 시우와 무오는 강당을 떠납니다.
윤시우:(아찔했다...) 이제 부스 도는 건 끝! 으아, 힘들었다~ 참, 아까 연극 내용이랑 같은게 이계에도 있어요? (아까 들은 이야기가 걸렸는지 너를 돌아보며 물었다.)
한무오:글쎄, 어쩌면 그 이야기에 나오는 평평한 세계와 뒤집힌 세계가 이계와 인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드네. (...) 그 전설이 실화라면 슬픈이야기가 되겠지만.
도장이 전부 찍힌 차트를 받은 서준이 시우의 등을 두드려줍니다.
아직 마지막으로 해야 할 일이 남아있다는군요.
서준:근데 어떡하지... 외부인이 학교 뒷산으로 들어갔다나봐. 분명 못 들어가게 막아놨는데.. 어떻게 들어간 거람?
나는 아직 할 일이 남아서 대신 확인해줄래? 사탕 줄게. (뇌물!)
윤시우:뭐어~? 야, 너무 부려먹는거 아냐?! 힘들어 죽겠다구~ 내가 그런 걸로 넘어갈 것 같아!
이번 한번만 넘어가준다! (손 척 내밀며!)
서준:(사탕 척 쥐여주며!) 윤찌우 화이팅!!
이사장이 관리비를 빼돌렸다는 뒷말도 돌지만...
가장 유력한 설은 뒷산에 ‘신목’이 존재하기 때문이라는 이야기입니다.
신성한, 혹은 저주받은 나무가 존재하는 산에 괜스레 손을 댔다간 저주받을지도 모른다고,
시우 역시 동네의 몇몇 어른들이 수군대는 걸 듣지않았나요?
실제로, 신목 근처에서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 때문에 학생들은 산에 접근하는 걸 꺼렸습니다.
여긴 시우의 학교 뒷산인데, 무오가 이끌다니....
우뚝 선 웅장한 크기의 나무가 있는 곳에 도착합니다.
경건한 마음이 들 정도로 거대한 가지를 하늘로 높이 뻗고,
굵은 뿌리를 내린 채 자라고 있는 이 나무는,
그 주위에는 낡은 금색 새끼줄이 이리저리 늘어져 있습니다.
무오는 새끼줄을 걷으며 신목 앞으로 다가갑니다.
그는 손바닥을 펼쳐 거친 나무의 표면에 가져다 대고,
한참 동안 미동조차 하지 않은 채로 제자리에 서 있습니다.
무오는 신목 앞을 떠나 다시 시우에게로 돌아옵니다.
한무오:찾았어, 윤시우. (손을 툭툭 털더니 고개를 돌려 신목을 한번 쳐다본다.) ...그 외부인은 두 번째 신목 밑에 있다더라. 10분 정도 걸으면 찾을 수 있겠네.
윤시우:(벙 찐 표정으로 눈을 두어번 깜빡이며 바라본다.) 뭐야? 나무랑 대화도 할 수 있어요? 뭐, 아무튼 빨리 찾을 수 있어서 좋네요~ 선배 멋있네! 그럼 얼른 찾아서 돌아갈까요! 어두우니까 조심해서~
한무오:신목은 이 산의 주인이라서 산에 대한 건 전부 알고 있으니까. (주변의 다른 나무들을 둘러보다) 저런 나무들이랑은 나도 얘기 못해... 갓난 애랑은 대화를 할 수 없듯이. 비슷한 거지. (앞장서서 걸음을 옮기며) 그래도 신목과 대화를 할 수 있는 요괴는 많지 않지만.
윤시우:갓난 애? (재미있는지 네 말을 따라 되읊고는 쿡쿡 웃음을 흘렸다. 자박자박, 발목 위로 올라오는 풀들을 밟으며 너를 뒤따라갔다.) 와, 그럼 선배는 엄청 센 요괴인가보네요? 멋있다! 나도 신목이랑 얘기해보고 싶어요~!
한무오:신목은 이계와 인계를 잇는 문이지만... 열기 위해서는 꽤 복잡한 조건이 필요한데, (눈 앞의 돌부리들을 발로 치우며 뒤따라오는 너를 돌아본다.) 나는 조건 없이 신목의 문을 개방해서 인계와 이계를 넘나들 수 있어. 사자로 오게 된 것도 그것 때문이고... 그냥 그렇게 태어난 거야. 꼭 신목이랑 이야기하는 건 아니더라도, 너희도 타고난 것쯤은 있을 거 아니야.
윤시우:어어, 그래요? 그냥 엄청 오래 산 엄청 큰 나무가 아니었구나...? (꿈뻑, 동그랗게 뜬 눈을 깜빡이고는 잠시 멈춘 발걸음을 총총 옮겼다. 제대로 관리되지 않은 곳이니 나아가기 힘들 법도 한데, 네 뒤를 따라가는 길에 어려움은 없었다.) 그래도 멋있는데요 뭐~ 타고난 재능이라는 게 누구나 있는 건 아닌걸요! 아무리 노력해도 안되는 사람도 있고... (말 끝을 흐리다 이내 다시 씩씩한 목소리로 돌아온다.) 그럼 아무때나 마음대로 다닐 수 있어요? 멸망을 막으면 다음에 또 놀러와요! 준이도 제대로 소개시켜주고~ 이계에는 없는 것들도 이것저것 해보고!
한무오:엄청 오래 산 엄청 큰 나무.. 틀린 말은 아니지. (네 말에 바람이 새듯 가벼운 웃음을 흘린다. 말 끝을 흐리는 모습에는 잠자코 아무말 않다가,) 그렇다고 잘하기 위해 노력하는 걸 나쁘게 보는 사람이나 요괴는 없을 테니까. 나조차도 그렇고... 자기가 할 수 있는 선까지만 최선을 다 하면 돼. (오히려 타고난 능력이 있는데도 아무것도 할 수 없다면, 그건 그것대로 답답한 일이지 않냐. 걸음을 점점 늦추더니,) 사사로이 능력을 쓸 순 없겠지만, 한 번쯤 다시 와보고 싶기는 하네.
그거 알아? (산의 중턱에 멈춰 선 채로 네 얼굴을 천천히 훑는다.)
너는... 내가 아는 누군가를 아주 많이 닮았어.
윤시우:(자신은 아무런 이야기도 덧붙이지 않았고, 제 사정에 대해 알지 못할텐데도 어쩐지 자신에게는 위로처럼 들려서. 잠시 가라앉았던 기분이 금세 둥실둥실 떠오르는 것 같아 배시시 웃었다.) 에이, 이런 것 정도로 사사로울 정도까지야! 누가 뭐라고 하면 몰래 놀러오면 되죠! 으하하, 꼭 땡땡이 치는 것 같고 재미있을 것 같은데! (점점 늦춰지다 이내 멈춰선 네 모습에 따라 발걸음을 멈추고 시선을 네게 맞췄다. 이어지는 네 목소리와 함께 찾아온 적막에 간간이 풀벌레 소리와 풀을 스치는 바람 소리만 들려왔다. 혹시 네가 바라는 대답이 있을까, 전처럽 쉽게 입이 떨어지지는 않았다.) 아하하, 정말요? 누구요? 어떤 사람이었는데요?
9개의 방울은 어둠 속에서도 반짝이며 빛나고 있습니다.
한무오:이건 내 요력이 담긴 방울이야. 요력은 요괴의 생명력이기도 해서, 문을 여는 것만이 아니라 더 많은 걸 할 수 있어. (그리움이 묻어나는 시선을 네게서 겨우 떼어내자 손에 들린 방울이 맑은 소리를 내며 흔들린다.) 원래는 열 개였는데, 하나는 소중한 사람에게 줬어. 네가 닮았다는 건 그 사람이야. (쉽게 대꾸하지 못하는 네 머리를 슬슬 쓰다듬어주고는 방울을 다시 품 속에 집어넣는다.) 그래서 처음 너를 봤을 때는 사실 꽤 놀랐다니까. 이런 말 해봤자 너는 곤란할지도 모르지만... 역시 불쾌하냐.
윤시우:(열 개였던 방울, 소중한 사람, 자신이 가지고 있는 방울. 퍼즐처럼 꼭 맞아떨어지는 이야기는 오히려 복잡하게 머릿속에서 맴돌았다. 제 머리를 쓰다듬어준 손이 멀어지고, 덧붙여진 너의 말에 급하게 고개를 저었다.) 불쾌하진 않아요! 그냥, 조금 신기한 정도? 이정도 우연이면 운명일지도 모르잖아요! (목에 걸려있던 방울을 톡 건드렸다. 네게서 들렸던 것보다는 작지만, 확실하게 익숙한 소리가 들려왔다.) 대대로 물려진 방울이라고 했거든요. 원래 주인은 그쪽이 말한 그 사람이었으려나...? 격세유전같은 걸지도 모르구요! (작게 웃음을 흘리며 가벼운 분위기로 말했다.)
한무오:우연히 인계로 넘어왔는데, 존경하던 은사님이랑 똑 닮은 인간을 만나게 된 건 확실히... 운명일지도 모르겠네. (자신의 몫은 품에 집어넣었음에도 들려오는 희미하지만 익숙한 생명의 소리에 귀를 기울인다.) ......그래. 네가 가지고 있었구나. (네 목에 걸린 방울을 잠시간 바라보다가, 곧 미련을 거두었다는 듯 네 가벼운 웃음에 후련한 얼굴을 한다. 알고 있었지만, 인정하지 못했던 사실을 이제서야 너를 통해 확인 받은 것처럼. 인연은 끊어지지 않고 이어져, 새로운 인연을 불러온 것이라고, 이제 그만 오랜 기다림을 뒤로 하기로 한다.) 그 방울을 소중히 간직해줘, 윤시우.
윤시우:(어쩐지 후련해보이는 네 모습을 가만히 바라보았다. 네게 있어 그 소중한 사람이 어떻게 남아있는지, 어째서 그런 얼굴로 저를 바라보는 건지, 자신이 모르는 이야기들이 짧은 제 삶을 훨씬 넘을 정도로 쌓여있겠지. 네가 자신의 사정을 알지 못함에도 건네준 위로처럼, 자신도 네 사정을 알지 못하지만 무언가 건네줄 수 있다면 좋을텐데. 그저 너의 말에 방울을 꼭 쥐며 고개를 끄덕이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그쪽이, ...여우님이 소중하게 생각했던 사람처럼, 소중하게 여길게요. (짙게 내려앉은 어둠 속에서도 은은하게 보이는 연한 붓꽃색의 눈동자를 바라보며 활짝 웃어보였다.)
두 번째 신목 밑에는 아직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두 명의 아이들이 쪼그려 앉아있습니다.
두 사람의 방향으로 달려와 안긴 채 목 놓아 울어 버리네요.
아무래도, 호기심에 들어왔다가 길을 잃어버린 모양입니다.
윤시우:에구, 많이 놀랐나보네. (아이를 꼬옥 안아주며 토닥여준다.) 얼른 돌아가요! 애들도 찾았고, 더 어두워지기 전에 내려가는 게 좋겠어요!
그런 아이들을 데리고 시우와 무오는 산에서 내려갑니다.
윤시우:
관찰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나무 위에서 검게 일렁이는 작은 그림자를 봅니다.
설상가상으로 신고 있던 운동화 한쪽은 어딘가로 도망가버렸네요.
어제의 일부터 오늘 연극부에서 있었던 사건까지,
한무오:...윤시우! (아이들의 손을 잡고 있다, 순식간에 미끄러지는 네 몸을 미처 잡아주지 못했다. 당황한 듯한 얼굴로 허리를 숙이곤 삔듯한 네 발목을 짚어본다.) ...걷기 힘들겠는데. 많이 아파?
윤시우:아, 아야야... (쓸리고 접질린 곳들이 욱신거려 저도 모르게 미간을 찌푸렸다.) 푹 파인 곳을 못보고 잘못 걸었나봐요- 그래도 이정도면 괜찮지 않으려나... (애써 일어나려 했지만, 힘을 주자 찌르르 올라오는 통증에 끙 앓는 소리만 흘렸다.)
한무오:...신발도 없는데 이런 산길을 어떻게 걸어서 내려가려고? (네 발에 묻은 흙을 설설 털어주고는 무릎의 상처도 가늘게 뜬 눈으로 살펴보다, 네 앞에 몸을 낮춘다.) 무리하지 말고 일단 업혀. 아프잖아.
윤시우:아, 괜찮아요! 어차피 더러워졌는데- (저도 모르게 발목에 힘을 주다 다시 얼굴을 찌푸렸다. 이 상태로는 스스로 어떻게든 내려가겠다고 억지를 부릴 수도 없었다.) 애들도 챙겨야하고, 무거울텐데... 어두워서 그냥 내려가기도 힘들고... (괜히 머쓱해져 바로 고개를 끄덕이지 못하고 이런저런 얘기를 웅얼거렸다.)
한무오:네가 뭐가 무거워? (이해가 안 간다는 듯 고개를 눕힌다.) 그리고 요괴는 밤눈 밝아. 내가 원래 살던 곳은 산도 험해서, 이런 뒷산 정도는 눈 감고도 내려가. (됐다는 듯 네 팔을 잡아 끌어 제 어깨 위에 얹는다.) 이러고 계속 앉아있는 게 더 허리 아프겠다.
윤시우:우리 아빠도 다 큰 애는 무겁다고 안업어주는데! 으아, 그냥 연락해서 사람 부르는게 낫지 않아요~?! (네 어깨에 팔이 얹혀지자 당황한 목소리로 말한다.) 으... 힘들다고 무르기만 해봐요! 이불 안꺼내줄거니까!! (머쓱함을 날리려는 듯 괜히 큰 소리를 내며 어쩔 수 없이 네게 업힌다.)
한무오:...아버지한테는 잘 업히면서 왜 나한테는 안 업히는데? (세심하지 못한 요괴... 너를 업고 몸을 일으켜 아이들에게 다가간다.) 이 누나 완전 무겁다. (농담)
윤시우:가족한테 업히는 거랑 만난지 하루 지난 사람, 아니 요괴한테 업히는게 같겠냐구요~! (포기한 듯 얌전히 업혀있다, 아이들에게 장난스레 건네는 말에 네 어깨를 찰싹!) 아, 진짜~!!
한무오:인간한테 업히는 것보다는 나한테 업히는 게 안심될텐데.... 아, (찰싹 맞음) 이 누나 손도 완전 맵다... (이건 진심)
서준에게 보고까지 끝마치면 오늘 시우의 업무는 종료입니다.
윤시우:음... 저, 업고 있는거 힘들어요? 고생해서 준비했는데 마지막까지 안보면 왠지 손해보는 것 같아서... 캠프파이어만 보고 안갈래요? 뭐... 힘들면 그냥 가도 되고! (원래 예정대로라면 먼저 이끌고 갔겠지만, 상태가 상태이다보니 슬쩍 눈치를 보며 네게 물어보았다.)
한무오:(네 말에 고개를 돌려 한창 진행되는 캠프파이어를 바라본다.) 불장난인가? ...위험하게. (그래도 꽤 흥미가 있는지 너를 운동장 스탠드에 내려주곤 자신도 옆자리에 앉는다.) 고생해서 준비했는데 마지막까지 보고 가는 게 좋겠지. 나도 언제 또 이곳에 올 수 있을지 모르니까, 최대한 많이 보고 가는 편이 좋아. (턱을 괴고는 타오르는 불길에 시선을 고정한 채로) 인계는 재미있거든. 여러모로.
윤시우:헤헤, 신난다! 불장난이면 불장난이죠~ 합법적인 불장난? 으하학, 그래서 제일 기대하고 있었거든요~ 하지 말라는 게 제일 재미있으니까! (웅성이는 인파의 소음과 종종 들리는 불꽃이 타닥거리는 소리 사이로 들려오는 네 목소리가 제게 기분 좋게 들렸다.) 그래요? 그렇다니까 제가 다 기쁘네요~ 인계 대표! 같은 느낌으로? (키득키득 웃음소리를 흘리고는) 종종 놀러와요- 축제 말고도 이것저것 재미있는 거 많으니까. 아까도 얘기했지만~ (여전히 웃음 섞인 목소리로 말하며 시선을 네게 향했다.)
캠프 파이어가 시작했기 때문인지, 운동장은 시끌시끌합니다.
불을 둘러싼 채 파트너와 춤을 추는 시간입니다.
한무오:인계가 옆 동네인 것처럼 말하긴. (전혀 다른 세계를 지척인 것처럼 말하는 모습에 말문이 막히는 듯 고개를 돌려 너를 잠시 쳐다보다, 허탈한 웃음을 뱉는다.) 너야말로, 이계가 궁금하지는 않아? 이쪽 축제도 그렇게 나쁘지는 않은데. (낮게 중얼거리다가)
그나저나 너는 아쉽겠네. 저런 것도 같이 하고 싶었을 거 아니야. (아이들이 포크 댄스를 추는 모습을 가볍게 고갯짓한다.) 이렇게 앉아서 구경만 하는 건 너랑 별로 안 어울리는데, 안타깝게 됐네. (끝에는 네 발치에 잠시 시선을 내린다.)
윤시우:그쪽 능력 좋잖아요~! 힘내서 어떻게 안될까요? 으하하~ (크게 웃을 터트리며 네 어깨를 두어번 두드렸다.) 앗, 그야 궁금하죠! 그쪽 축제는 어떠려나~ 가볼 수만 있으면 가보고 싶네요! (제 말에 맞장구치듯 가볍게 고개를 끄덕이며 말한다. 이어지는 네 말에 춤을 추며 떠들썩한 쪽을 바라보았다.) 아쉽긴 하죠~ 애들이랑 연습도 열심히 했는데! 그래도 어쩔 수 없는걸요 뭐. (고개를 뒤로 젖히며 말을 멈췄다가, 이내 네게 양 손을 내밀고는) 손 줘봐요! 역시 흉내라도 내는게 덜 아쉬울 것 같아!
한무오:확실히, 너한테 능력이 있었으면 인계는 이미 요괴들의 놀이터가 됐을 것 같네. (넌 손 맵다니까. 농담조로 엄살을 흘리고는 네가 내미는 손을 그저 가만히 바라만 본다.) 내 손으로 네게 문을 열어주지는 않을 거야. 이계는 생각보다 인간에게 위험한 곳일지도 모르니까. (네 목에 걸려있을 방울의 소리를 되새겼다.) 그래도, 만약 어쩔 수 없는 인연으로 네가 이계에 오게 된다면... 받은 만큼의 도움은 돌려줄 수 있겠지. (결국 망설임 끝에 네가 내민 양손을 어색하게 겹쳐 쥐고는, 캠프파이어의 불꽃이 어린 네 눈동자를 들여다보며 천천히 입을 뗀다.)
...혹시 낯선 세계에 떨어지게 되거든, 너무 겁먹지는 말란 소리야.
윤시우:그래요-? 그래도 여우님이 있으면 괜찮을 것 같은데! 위험하더라도, 든든할 것 같고~ 뭔가 내 편! 같은 느낌이 들어서 오히려 의기양양해질지도? (제 손이 맵다는 말에 장난스레 너를 흘겨보고는) 정말이죠~? 약속한 거예요! 나중에 가서 딴 소리 하기 없기! (히 웃으며 네 손을 꼭 마주잡았다. 일렁이는 빛과 어우러진 너를 보며, 네가 내게 해주는 말들은 참 다정하구나. 그런 생각을 했다. 그건 단지 네가 다정한 사람이어서일지, 내가 너의 소중한 사람과 닮았기 때문일지 나로서는 알 방법이 없지만, 그럼에도 너의 말들은 제게 무척 따뜻하게 들려와서. 오롯이 그 온기만을 간직하고자 했다.) 낯선 곳이더라도, 여우님이 날 찾으러 와줄 거잖아요? 그러니까 하나도 겁 안나요! (비록 둘셋씩 모여 춤을 추는 사람들처럼 빙글 돌거나 스텝에 맞춰 발을 옮기지는 못했지만, 어설프게나마 박자에 맞춰 잡은 손을 풀기도 하고 다시 마주잡기도 하며 즐거운 듯 흉내를 냈다.)
한무오:인간을 별식으로 먹는 요괴들이 있을텐데도? (무서운 것 하나 없는 듯한 당당한 말에 괜히 농담조로 으스스한 소리를 한다.) 약속해. 그 방울이 네게 있는 한, 내 생명의 일부를 네가 지니고 있는 거잖아. 네가 위험할 때면 분명 알 수 있겠지.
(가만히 앉아서 손장난을 하고 있자니 몇 백년을 거슬러 다시 아이가 된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 앞의 네가 누구보다 그리웠던 얼굴을 하고, 누구보다 아이같은 표정을 짓는 게 낯설면서도 썩 어울린다는 생각을 한다. 인계의 여름은 생각보다 덥고, 커다란 불장난의 열기는 뜨거웠으며, 자신이 잡은 네 손은 빈틈없이 따뜻했다. 조금의 서늘함도 허락하지 않는 듯한 이곳의 공기가 제법 마음에 들어 제 손을 네게 맡긴 채 한참을 앉아 있었다.)
오랜 시간 캠프 파이어를 구경하던 두 사람은 흐르는 팝송을 들으며 귀가합니다.
교문을 벗어나 멀어질수록 선명하게 울리던 노랫소리가 희미해집니다.
한무오:...태양은 아닌 것 같은데. (그새 인계에서 보는 하늘이 익숙해졌다고 생각했건만, 밤이 되니 떠오르는 달과 별들을 처음 마주한 듯 한참 시선을 빼앗겼다.)
윤시우:(네 말에 따라 고개를 들었다. 오늘따라 달도 별도 선명하게 보여 익숙한 하늘임에도 새삼스레 예쁘게 보였다.) 달 말하는 거예요? 저거 말하는 거 맞죠? (하얗고 둥그스름한 달을 손가락으로 가리키고는) 내일쯤이면 만월이겠네요~ 이계에는 달이 없어요?
한무오:만월? (고개를 들어 네가 가리키는 것을 빤히 바라보다가) 저런 건 본 적 없어. ...이계의 끝은 평평하고, 하늘에는 둥근 유리돔이 있지. 태양도 낮을 잠시 밝혀줄 뿐이야.
윤시우:우와, 되게... 그거같네요. 지구평면설. (사뭇 진지하게 중얼거리다 키득키득 웃었다.) 이계에는 없구나~ 여기 밤하늘 예쁘죠? 오늘처럼 둥근 달도 예쁘지만, 반달이나 초승달도 예뻐요! 가끔 낮에도 달 뜨는거 알아요? 그것도 꽤 운치있고 예쁜데~ 달이 없는 밤하늘은 어색해서 상상이 안가네요- 왠지 쓸쓸해보일 것 같고!
한무오:실제로 평평하니까, 마냥 설이라고 볼 수는 없겠지만... (인계의 끝은 평평하지 않은 건가. 의아함에 주변을 한번 둘러보고는 다시 고개를 든다.) 모습이 변한다니, 내일의 달이 기대가 되네. (제 등 위에서 조잘조잘 떠드는 네 목소리를 들으며 다시 걸음을 옮긴다. 인간의 아이들은 낮에는 햇빛을, 밤에는 달빛을 받아서 이렇게 밝을 수 있는 건지, 깜깜한 밤을 걸어온 자신은 알 수 없었다.)
한무오:...여기는 약초같은 건 없어? (너를 소파에 앉혀둔 채, 부어오른 발목을 살피며 네게 묻는다.) 아무래도 치료해야 할 것 같은데.
윤시우:약초요? (영상이나 책에서 듣던 말을 실제로 들으니 현실감이 떨어져 웃음이 나왔다.) 그런 건 없고, 그냥 대충 파스 뿌리면 되지 않을까요~ 저-쪽에 구급상자 있는데, 가져와줄 수 있어요? (한쪽에 있는 수납장을 가리킨다.)
한무오:(네가 가리키는 쪽으로 가서 구급 상자를 들고 오더니) 이건가? (소독약을 집어든다...)
윤시우:엇, 그건 파스가 아니라... 음, 어차피 긁힌 상처도 있으니까 소독은 해야하나? (일단 고개 끄덕!)
한무오:(상처 위에 소독약을 발라준다... 이게 맞나? 흘끔 쳐다봄)
윤시우:뜨아, 씁, 흐아악~! (따갑다!!! 물론 엄살도 섞였지만! 쇼파에 엎어져 팡팡 두드린다..)
한무오:(흠칫... 양손 듦) 더 아파하는 것 같은데.
윤시우:흐어... 아냐! 이제 괜찮아요! 좋아, 계속!! (언제 엄살을 부렸냐는 듯 벌떡 일어나 뻔뻔한 얼굴로 말한다!)
한무오:......? (휙휙 변하는 반응에 도무지 모르겠다는 얼굴) 괜찮은거야, 아픈거야? (일단 마저 소독을 해본다.)
윤시우:꺄아악~!! (다시 엄살!) 괜찮은데!! 아파요~! 소독할 때가 제일 아파!! 다쳤을 때보다 더!! (주먹 꽉~!)
한무오:...........(엄살인걸 알았는지 꿋꿋히 소독한다ㅎㅎ) 파스는 이거야? (뿌리는 파스를 집어들며)
윤시우:아! 아파요! 상냥하게 해달라구요~! (찡찡!) 흑.. 네에, 그거 맞아요.. 의외로 잘찾네요! 이것저것 한참 뒤적댈 줄 알았는데!
한무오:이건 아닐거고.. (데일밴드 흘끔...) 저것도 아니고. (붕대 흘끔...) 저것들은 환같이 생겼고... (알약들 흘끔) 이것밖에 안 남잖아. (발목에 파스 치이이익)
윤시우:오... 생각보다 똑똑한 여우! (칭찬인지 욕인지..) 아, 시원하다... 으아- 누가 해주니까 살 것 같네요~ 완전 편해~ (쭈욱 기지개를 피더니 그대로 주르륵 쇼파에 늘어진다.)
한무오:...여기서 자려고? (흘끔...) 방으로 들어가서 자. (여기도 푹신푹신하지만...)
윤시우:귀찮은데~ 그치만 방에서 자긴 해야하고... 여우님 이불도 꺼내줘야 하고... (웅얼웅얼, 점점 귀찮음에 잠기는 듯 말꼬리가 늘어진다..)
한무오:...나는 저기 창고가 마음에 들던데. 서적도 많고. (너의 팔을 잡고 일으키며) 오늘은 저곳에서 알아서 잘 테니까 먼저 자. 축제 때문에 피곤하잖아.
윤시우:
지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실패 |
무오가 이런 것에 흥미를 느낄 줄은 몰랐습니다.
꼼꼼히 이불을 덮어주고는, 방에 불도 꺼주네요.
윤시우:창고에서 정말 괜찮겠어요? 불편할텐데... 영 아니다 싶으면 와요, 이불 깔아줄게요! (폭신한 이불을 덮으니 그제야 몰려오는 피곤에 금방 잠이 몰려왔다. 네게 웃어보이고는) 잘자요, 여우님!
당신의 인사를 들으며 한무오는 조용히 문을 닫습니다.
어제 다쳤던 다리의 통증이 조금도 느껴지지 않습니다.
시우가 부르며 찾아도 대답은 들려오지 않으며,
어제 무오가 묵었던 창고에 들어가도 찾을 수 없습니다.
다만 창고는 무오가 보던 책들이 차곡차곡 쌓여져 있으며,
한무오가 마지막으로 읽은 것처럼 보이는 낡은 책 한 권만이 바닥에 놓여 있습니다.
적혀있던 글자만은 마치 누군가가 훔쳐간 것처럼 감쪽같이 사라졌습니다.
문득, 책을 든 윤시우는 오래전 이 책을 읽었던 것같은 데자뷰에 휩싸입니다.
윤시우: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멋대로 눌러앉을 땐 언제고 멋대로 떠나버린 걸까요?
간다면 간다고 기별이라도 해줬다면 좋았을 텐데요.
시우는 오늘도 축제일을 보조하느라 정신없이 바쁠 예정이니까요.
윤시우:(어쩐지 가라앉은 기분으로 뭉그적뭉그적 준비를 끝내고 학교로 향한다.)
엉망으로 찌그러진 공연용 스피커들이 놓여 있습니다.
윤시우:
관찰력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75 |
| 판정결과: |
실패 |
서준:아무튼, 학교 측에서 새로 기자재를 보급해주기로 해서 다행이야.
찌우는 다른 애들이랑 이것 좀 밖으로 옮겨줘!
그 말에 위원회 측 사람 몇이 팔을 걷고 다가옵니다.
시우 역시 망가진 스피커를 나르기 위해 움직이던 그때,
서준:그런데 왜 어제 본 그.. 머리길고.. 피곤해보이는 형아랑은 따로야? 아까 마주쳤는데, ......싸움은 좋지 않아.
윤시우:으응? 어... 그러게. 싸우진 않았는데 말야... (정말 어디로 사라진거지. 여기서는 혼자서 모르는 것도 많으면서. 생각이 복잡해지기 시작하자 준이에게 웃어보이며 생각의 흐름을 끊었다.) 어디 급하게 나간 것 같더라구! 나야 얼른 준비하러 와야하니까, 먼저 가겠다고 하고 왔지~
서준:그으래? 얼굴이 안 좋던데... 너랑 싸운게 아니라면야. (팔짱!) 그럼 됐어! 빨리빨리 움직이도록!
윤시우:네에, 네에~ 빨리 끝내겠습니다, 서쭌님~ (장난스레 답하고는 다시 망가진 스피커를 치우러 간다.)
단순히 먼저 집을 떠나 축제에 오고 싶었던 것뿐일까요?
그렇다면 왜 시우한테 말도 하지 않고 왔을까요.
문득 윤시우의 마음 한편에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혹시라도, 기자재를 망가뜨린 게 한무오는 아니겠죠.
연이어 여태까지의 사고도 꼬리를 물고 떠오릅니다.
시우가 당한 불운의 사고 중에 무오의 짓이 섞여 있다면?
야외에 놓인 요리 부스 한구석에서 연기가 피어오르고 있습니다.
멀쩡히 잘 달려있던 무거운 간판이 떨어집니다.
부상자가 발생한 듯 구급차를 요청하는 목소리도 들립니다.
아수라장 한가운데를 가로질러 어디론가 뛰어가는 한무오를요.
잠시 멈춰 주변을 두리번거리다가 도로 뛰기 시작합니다.
윤시우:선배, 무오 선배...! ...
여우님!! (시선을 점점 멀어지는 무오에게 고정한 채 급하게 뒤를 쫓는다.)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52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0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둘 사이의 거리가 조금 가까워지다가, 다시 멀어집니다.
여기저기에서 일어나는 혼란이 마음을 불안하게 만듭니다.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1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3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시우는 학교 뒤편 쓰레기 소각장에 도착합니다.
한무오는 시우를 등지고 서서 한곳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그만두지 못해?
......윤시우한테 하는 말은 아닌 것 같습니다.
한무오는 시우가 따라가는걸 눈치채지도 못했는걸요.
한무오의 맞은편에는 검은 인영이 일렁이고 있습니다.
뱀과 여우를 섞은듯한 외형의 요괴로 변합니다.
한무오와 낯선 요괴는 당장이라도 엉겨 붙어 싸울 것처럼 대치합니다.
대체 왜 이렇게 흉흉한 표정으로 대립하는 거죠?
감정이 격양된 두 요괴 주변에 검은 안개가 장벽처럼 피어오릅니다.
안개에 닿은 벽과 바닥이 순식간에 부식됩니다.
인간은 가까이 가기만 해도 크게 다칠 게 분명합니다.
한무오:...이곳에 혼란을 일으킨 건 네 짓이잖아, 이채.
네기운을 내가 못 느낄 것 같아?
흩어진 사자들에게 무슨 짓을 했어.
이채:후후, 그렇게 단호하게 말하니 변명할 수도 없겠네.
그래, 전부 내가 저지른 짓이고,
그런 피라미들은 다 죽였지.
한무오:이런 짓을 저지르고도 용서받을 수 있을 것 같아?
난 전부 우리의 세계를 위해서 한 거야.
이채:너나 다른 사자들같이 인간에게 무른 자들이 방해해서,
이계는멸망을 맞이할 테니까.
우리는 이렇게 멸망할 수 없어, 살아남아야 해.
인간을 싸고도는 너희는 전부 세계의 배신자라고!
한무오:인간도 요괴도 결국 한 세계의 주민이야.
너도 이제 진실을 알고 있잖아?
이계는 틀렸어.
멸망을 막을 방법은 하나밖에 없다고.
인계의 주민을 이계로 보내고 우리가 인계를 차지하는 것 외엔 없다는거, 알고 있잖아?
인간들을 우리 대신 희생양으로 쓸 수는...
한무오:…...아니야, 단지 그 방법으로는 해결할 수 없으니까.
이채:말은 그렇게 해도 역시 나를 방해할 생각이구나.
지난 이틀간 널 관찰했어.
넌 이계의 멸망을 막을 방법을 찾긴커녕, 인간이랑 붙어서 시시덕거렸지.
‘선생님’의 피를 이은 아이가 그렇게 소중하니?
어쩌나, 그 앤 지금쯤 내가 파둔 함정에 걸려서 널 의심하고 있을걸.
이럴 줄 알았으면 역시 그때 한 번에 죽여버렸어야 했는데.
이채:신목의 수호자인 널 대체할 자는 없으니 여태 살려두었는데, 결국에는.
이게 다 인간 때문이야,
...인간이 널 망쳤어.
다시 방법을 잘 찾아보면 어떻게든.
너 같은 거,
인간들이랑 같이 사라져버려!
윤시우 역시 휘몰아치는 날카로운 바람에 넘어질 뻔 합니다.
무언가 ‘열려선 안 될 문’이 억지로 열리는 듯한 소리와,
그야말로 ‘괴물’이라고 불리우는 존재가 소환되었단 사실을 깨닫습니다.
윤시우: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채라고 불린 요괴는 소리 높여 웃으며 한무오에게 삿대질합니다.
차마 눈 뜨고 볼 수 없는 광경에, 이성 판정
윤시우:
SAN Roll
| 기준치: |
59/29/11 |
| 굴림: |
87 |
| 판정결과: |
실패 |
무심코 뒤를 돌아본 한무오와 윤시우의 눈이 마주칩니다.
무오의 머릿속에 많은 생각이 스쳐 지나간 것 같지만,
한무오는 윤시우의 손을 잡고 산으로 달려갑니다.
축제로 인해 사람이 많이 모여든 학교 중심부로 괴물이 빠져나가기라도 하면,
상상도 못 할 만큼 거대한 인명 피해가 발생할 테니까요.
그와 동시에 보이지 않는 끈에 묶이기라도 한 듯,
괴물은 몸을 꿈틀거리며 제자리에서 벗어나지 못합니다.
우린 사냥개에게 '인식' 당했어.
사냥개는 집요해서 우릴 잡아 먹을 때까지 쫓아올 거야, 그게 다른 세계라도 말이야.
윤시우:사, 사냥개요? 인식...? 지금 무슨 상황인 거예요...? 아까, 아까 그 사람은... (충격이 가시지 않은 듯 불안하게 흔들리는 시선을 네게 겨우 향했다.)
한무오:...이채는 죽었어. 사냥개를 불러들이고선, 자신은 인식 대상에서 벗어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을 하다니. 그럴 수 있을 리가 없잖아.
하지만 우리가 도망칠 방법이 없는 건 아니야. ...이채가 먹히는 사이, 내가 빠르게 사냥개의 감각에 주문을 걸어두었어.
근처에 있던 우리를 쫓아오고 있지만, 완벽하게 인식한 건 아니란 뜻이지.
사냥개를 쫓아내자. 우리한테서 멀어지면 자동으로 인식이 풀릴 거야.
윤시우:(머릿속이 복잡해 네 말이 빠르게 이해되지 않았다. 뭐가 뭔지, 하나도 알 수 없었다. 그저 네 말에 고개를 끄덕이는 수밖에.) 어... 어떻게 하면 되는 거예요? 난 뭘 하면 돼요?
한무오:인계에서 인명 피해를 발생시키지 않고 사냥개를 멀리 떠나보낼 방법은 없으니, 신목을 이용할까 해.
내가 문을 열 테니... 네가 사냥개를 신목 쪽으로 유인해야 해.
통로에 갇힌 사냥개는 다른 차원으로 이동할 것이고,
자연스럽게 시우와 무오는 벗어날 수 있습니다.
애초에 사냥개는 이채에 의해 억지로 소환되었으니까요.
두 사람이 완전히 인식되지 않았기 때문에 가능한 작전입니다.
하지만, 작전이 실패해 윤시우나 한무오가 인식된다면,
사냥개는 표적을 집어삼키기 위해 다시 인계로 돌아오겠죠.
윤시우:... ... 모, 모르겠어요. 할 수 있, 있을까요...? 여우님은 몰라도, 나, 난 그냥 평범한 인간인데... (막상 움직이려니 덜컥 겁이 나서, 저도 모르게 한심한 말이 나와버렸다. 두 손이 떨려와 제 셔츠를 꾹 쥐었다.)
한무오:...어제 내가 한 말 기억해? 윤시우. 노력을 하는 사람을 나쁘게 보는 사람은 아무도 없을 거라고. 나조차도... (네게 손을 내밀며 똑바로 두 눈을 마주한다.) 앞만 보고 뛰어, 너는 절대 사냥개에게 잡아먹히지 않아. ...그런 위험이 오면... 내가 알 수 있을 거라고 했잖아.
윤시우:(새하얗게 질린 손은 여전히 떨렸고, 너를 바라보는 시선 또한 불안이 가득 담겨있었다. 그럼에도 네가 해주는 말들은 안심이 되어서, 셔츠를 쥐던 손을 들어 네 손 위에 얹었다.) ... ...여우님이 그렇게까지 말했으니까. 할 수 있을, 거예요... 해볼게요. 노력해볼게요...
그런데도 그 손은 굳세게 시우의 손을 맞잡습니다.
당신을 지키겠다는 결의가 살결을 타고 느껴집니다.
무오는 동물로 변해 잽싸게 나무를 타고 가지와 가지 사이를 뛰어넘어,
발이 느린 시우만 홀로 사냥개에게 쫓기는 신세가 되었습니다.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뒤에서부터 기이한 울부짖음이 빠르게 다가오지만,
시우와 괴물 사이의 간격은 줄어들긴커녕 점점 더 가까워집니다.
윤시우: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우는 갑자기 방향을 전환해 오른쪽으로 몸을 던집니다.
넘어지기 직전의 위태로운 자세로 계속해서 달립니다.
이렇게 쉴 틈 없이 달려본 게 언제가 마지막이었죠?
여태까지의 달리기 기록을 전부 갈아치우는 것 같습니다.
윤시우: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빠져서 바닥을 구르기 전에 가볍게 피해갈 수 있었습니다.
저 멀리에서 신목에 손을 짚고 있는 한무오가 보입니다.
윤시우: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윤시우는 옆으로 몸을 날려 가까스로 피합니다.
그런 윤시우를 한무오가 안정적으로 받아줍니다.
기운이 빠진 시우까지 끌려가는 걸 무오가 잡아줍니다.
보이지 않는 출입구는 달려드는 사냥개를 반갑게 맞이하고,
윤시우:(무언가 말을 꺼낼 수 없을 정도로 숨이 차올라, 겨우 가쁜 한마디를 뱉었다.) 여, 여우님이... 있어서, 했, 해냈어요.
한무오:네가 해낸 거야. ...아무도 널 도와줄 수 없었잖아. (평범한 인간인 네가 지금까지 겪어 보지 않았을 목숨에 대한 위협, 거대한 존재의 압박감, 그것에서 오는 본질적인 공포를 떨리는 손과, 불안함이 채 가시지 않은 눈빛에서 충분히 알 수 있었다. 그것을 안고 달린 네가 누구보다 강하다고 말해주며, 네 앞에 천천히 쭈그려 앉는다.) 기껏 신경써서 치료해놨더니, 또 여기저기 엉망이네. 안 아프냐.
윤시우:(색색, 한참 숨을 몰아쉬며 가만히 네 말을 듣고 있었다. 머쓱한 웃음이라도 지어주고 싶었다.) ...? (터질 것 같은 심장소리가 점차 가라앉아 제 몸을 살펴볼 정신이 들었다. 네 말대로 이곳저곳 긁히지 않은 곳이 없었다.) 어어, 몰랐는데... 이제 아픈 것 같아요. 아, 씨이... 엄청 긁혔네...~ (그제야 너를 올려보며 실없는 웃음을 흘렸다.)
한무오:엄청 빠르던데. 알고 보면 달리기에 재능 있는 거 아니야? (가볍게 말하며 손가락을 한번 튕기자, 네 다리의 생채기가 피가 멎을 정도로 아문다.) ...다 들었지, 나와 이채가 하던 얘기 말이야. (아물어가는 모습을 확인하자, 그대로 몸을 일으키며 흐트러진 네 머리를 장난스레 헝클여) 열심히 달려준 상이야. ...뭐든 궁금한 걸 물어봐.
윤시우:헤헤... 그런가? 역시 운동 쪽으로 갈 걸 그랬나봐요- (네 손짓 한번에 금세 아무는 생채기들을 몇 번이나 봐도 신기한지 동그랗게 뜬 눈으로 바라본다. 이어지는 네 말에 잠시 머뭇거리다, 아직 일어나기는 힘에 부치는지 여전히 주저앉은 채 너를 올려보며 조심스레 입을 열었다.) 멸망을 막을 방법은... 정말 그 방법밖에 없는 거예요?
한무오:그것밖에 없어. (네 물음이 이처럼 답하기 쉬운 것이어서 다행이라고 여겼다. 잔인한 현실이기에 정해진 대답은 하나 뿐이었다. 망설일 이유도 없을 만큼.) ...애초에 멸망을 막는 방법이 아니겠지, 그건. 세계를 바꿔서 요괴들이 살아남는다 한들, 이계는 정해진 대로 멸망할 테니까. ......이 사실을 이계에 알릴 생각은 없어.
윤시우:(망설임 없이 들려온 네 대답은 허탈할 정도로 명료했다. 저도 모르게 헛웃음이 나왔다.) 그 방법밖에 없으면... 이제 어떻게 해요? 인계의 사람들이든, 이계의 요괴들이든... 둘 중 하나는 사라져야 하는 거예요?
한무오:...그게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어. (아니라는 말은 끝까지 할 수가 없기 때문에, 자신이 해줄 수 있는 말은 이것이 최선이었다.) 백년 후일수도... 천년 후일수도. 아주 나중의 일일 수도 있지. 안 그래?
인계는... 원래 너희의 세계잖아. 네가 고민할 필요 없어. (너의 일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허무한 웃음을 짓는 그 표정에 괜히 미안해졌다. 이 모든 걸 인간인 네가 알아야 할 이유는 처음부터 없었는데도.) 너는 이곳에서 계속 살아가면 돼.
...이계의 요괴들이 이 사실을 안다면 분명 가만히 있으려고 하지 않겠지. 그러니까 알리지 않겠다는 거야. (쓴 웃음을 머금고, 네게 그만 일어나라는 듯 손을 내민다.) 이채의 말대로, 결국 나는 이계의 배신자인가?
윤시우:그래도... ... (더이상 무슨 말을 꺼내야할지, 애초에 자신이 꺼낼 수 있는 말이 있는건지 알 수 없어져서, 뒷말을 꾹 삼켰다. 인계가 원래 우리의 세계라면, 이계도 그들의 세계일텐데. 단지 그런 운명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터전을, 자신의 삶을 포기해야하는 사람은 없는데. 내밀어진 네 손을 꾹 잡고, 아직 후들거리는 다리에 겨우 힘을 주어 일어났다. 잡은 손을 놓지 못한 채, 너를 바라보았다.) 아녜요, 그런 거... 그렇게 생각하지 마요. 난 여우님처럼 달래주는 말은 잘 못하지만... 그치만 정말이에요. 여우님은 배신자가 아니에요. (한마디씩 꺼낼 때마다 네 손을 꼭 붙잡았다. 논리적이지도, 그렇다고 위로가 되지도 않는 말밖에 못하는 자신이 답답했다. 이내 힘이 빠진 목소리로 다시 입을 열었다.) 그럼... 이제 어떻게 해야 해요? 여우님은 어쩔 거예요? 이계로 돌아가요...?
한무오:...... (맞잡은 손에 힘을 주어 너를 일으켜 세운다. 제 두 발로 제대로 섰음에도 제 손을 먼저 놓지 못하는 모습에 어젯밤, 포크댄스의 시늉을 냈을 때처럼 그저 가만히 제 손을 네게 맡겼다. 아마도 위로를 하려고 하는 것이겠지. 미숙하고, 어설퍼서... 한 문장을 겨우 말할 뿐이었지만, 그 한 문장 만으로도 자신을 위하는 마음은 다 알 것 같아 네 말을 듣고 한결 가벼운 표정을 지어주고 싶었다.) ...나는 이대로 이계로 돌아가, 윤시우.
당장 죽으러 가는 게 아니니까, 그런 표정 지을 거 없어.
놓지 못할 이유도 없고.
한무오는 그렇게 말하며, 시우의 눈을 봅니다.
아니, 눈이라기엔 그 안에 있는 본질을 읽어낸 것 같습니다.
한무오:그러니까... 이제는 인식에서 벗어나기 위한 마지막 절차가 필요해.
윤시우:... ... (그냥, 여기 있으면 안돼요? 돌아가지 말아요. 벗어날 수 없는 운명이라면, 당신이라도... 만난지 얼마나 지났다고, 그새 네게 정이 든 모양이다. 네게 건네고 싶은 말들은 목에 걸리기라도 한 듯 나오지 못했고, 그저 알 수 없는 먹먹함을 손에 쥐고 있었다. 나는 고작 열일곱이라, 네 말을 따라 놓고 싶지 않은 것을 애써 놓을 자신이 없었다.)
(그럼에도, 나는 너의 말에 답할 수밖에 없어서.) ... ...어떤, 절차인데요? (저를 바라보는 눈에서 시선을 떨구며, 애써 웃어보이면서.)
한무오:우리가 사냥개에게 인식 당한 걸 기억하는 한, 언제든지 다시 쫓길 수 있으니까. (너는 지금쯤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여전히 놓지 못한 손에 눈을 서서히 감았다 뜬다. 결심을 한 듯 고요한 눈동자가 너를 응시하면, 망설이다 남은 말들이 입 밖으로 뱉어졌다.) 이제 그만 그 부근의 모든 기억을 지우자.
윤시우:기억을... 지워요? (언제나 네가 꺼내는 이야기들은 생각도 해보지 못한 것들이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여서, 애써 지었던 웃음이 무색하게 벙 찐 얼굴을 했던 것 같다.) 그 부근이면... 어, 어느 정도인 거예요? 오늘? 축제 시작했을 때 쯤...? (영화나 소설을 볼 때도, 어느정도 결말이 짐작되는 때가 있었다. 아마 이 이야기가 영화나 소설이라면, 분명 그런 장면이겠지. 네게 물으면서도 너의 답이 어느정도 예상이 가, 네가 다른 대답을 해주기를 간절히 바라며 너를 올려보았다.)
한무오:...이미 알고 있잖아. (간절한 눈빛은, 고작 그런 바람은 절차를 막을 수 없다는 사실을 알았다. 기억을 지우지 않는다면 언제든 죽음은 우리를 덮쳐올 것이고, 혼자만 위험해지는 것에서 그치지 못할 것을 알기 때문에 끝까지 말해야 했다.) 너와 내가 인계에서 만난 모든 순간. (우리가 나눴던 모든 대화. 함께 본 모든 것을 지워야 할 것이다. 서로의 이름 한 글자도 떠올리지 못할 정도로 확고하게.) ...값진 기억이었어. 하지만... 그게 목숨보다 값질 순 없는 거겠지, 시우야.
윤시우:(제게 갑작스럽게 찾아온 너는, 또 갑작스럽게 제게서 잊혀져야 한다고 말하고 있다. 결코 길지 않은 너와의 기억을 전부. 네 말은 항상 올곧은 방향을 향해있어서, 너의 말을 꺾을 자신 또한 없었다. 그런데도 속이 상해서, 그새 소중해진 너와의 기억을, 너를 잃고 싶지 않아서, 꾹 다물어진 입은 쉽게 열리지 않았다. 한참 그렇게 침묵을 이어가다, 작은 목소리를 꺼냈다.) 약속했으면서... 찾으러 와줄 거라고. 이렇게 다 잊어버리면, 약속도 못지키잖아요... (딴소리 안하겠다고 했으면서. 웃음인지 울음인지 알 수 없는 것이 섞인 채 중얼거렸다.)
한무오:딴소리같은 건 안 해. ...곧 기억을 잃는 주제에, 여전히 네게 약속한다고 하면 너무 우스워? (이런 상황에서도 재회를 확신할 수 있는 것은, 너의 품속에서 소중히 간직되는 방울 하나 때문일까. 자신조차 알 수 없었다.) ...우린 분명 다시 만날 거야, 윤시우. 서로 알아보지는 못하겠지만...... 너도 그랬잖아. 우린 아마 운명일지도 모른다고.
난 이게 운명보다도 더 질긴 인연일지도 모른다고 생각해.
......이러나 저러나, 사냥개를 쫓을 때 너는 나를 믿어주었지. 그러니까 이 말도 믿어. 이 약속을 믿고, ...다시 만날 그 날까지만 우리가 함께한 축제를 잊어줘.
윤시우:(그저 가만히, 네가 해주는 이야기를 듣고 있었다. 확고한 너의 결심이 속상해서, 네 결심을 꺾지 못하는 자신이 야속해서, 그리고 그만큼이나 너의 말이 기뻐서. 복잡한 심정만큼이나 일그러진 표정을 지었던 것 같다.)
... ...그럼, 다시 약속해줘요. 꼭 여우님을 만나러 갈게요. 내가 여우님을 기억하지 못해도, 여우님도 나를 기억하지 못해도... 그러니까 여우님도, 꼭 나를 찾으러 와줘요. 이 약속을 기억하지 못해도, 꼭... (여전히 놓치 못했던 네 손을 겨우 놓고는, 네게 새끼손가락을 내밀었다.)
한무오:...그래. 언젠가 윤시우, 네가 이 질긴 인연에 이끌려 혼자 낯선 세계에 떨어지게 된다면, 나를 만나러 기어이 이계까지 오게 된다면... (풀어질 것 같지 않던 손이 풀어지자 허전함을 느꼈던가.) 내가 가장 먼저 너를 찾을 거야. 약속해.
(인간들은 이런 식으로 약속을 한다는 사실을 처음 알게 되었다. 곧 다시 잊게 되겠지만, 제 새끼 손가락을 네 새끼손가락에 엮는 순간만큼은 정말 우리의 인연이 단단하게 이어진 것 같은 착각이 들었다. 마지막으로 네 얼굴을 보며 희미하게 웃어보인다. 나는 오랜 세월을 그리워한 만큼, 다시 오랜 세월을 기다리게 되겠구나. ■■■를, ...기억 속에 없을 윤시우를.)
공평하게 나도 잊을 테니까, 너도 잊자.
대신 나는 훨씬 오래 기다렸으니, 조금만 더......
그는 윤시우의 이마에 가볍게 검지를 톡 두드립니다.
내 힘의 원천은 그리움이야.
그러니까, 네가 누군가를 간절히 그리워하게 되면.......
인파가 가득한 축제는 벌써 마무리에 접어들어,
사람들은 각자 자리를잡고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습니다.
모르는 얼굴의 사람이 당신의 옆에서 말을 겁니다.
그러고 보니 시우는 이 사람의 어깨에 기댄 채로 졸고 있었습니다.
어쩐지 머릿속이 안개가 가득 찬 것처럼 뿌옇습니다.
?:누군가의 장난으로 불꽃이 전부 망가져서...
이번에 현환제의 불꽃놀이는 없을 뻔했는데.
사람들이 일제히 고개를 들고 검은 하늘을 바라봅니다.
윤시우의 옆에 앉은 낯선 이는 당신을 보고 있습니다.
오색찬란한 그 꽃잎이 하나씩 떨어져 나갑니다.
알록달록한 색의 반딧불이를 보며 사람들이 감탄합니다.
?:그러니까 이건, 너한테 주는 작별 선물이야. 윤시우.
그 사람은 그 말을 남긴 채로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이젠 조금의 미련도 없는 듯 등을 돌려 멀어집니다.
어떤 감정은 흩날리는 불씨가 되어 마음의 밑바닥에서 타들어 갑니다.
꼭 오랜 시간을 함께한 사람과 헤어지는 것만 같습니다.
이것은 ‘이별’이라는 이름을 가진 별의 폭발.
허전한 마음을 뒤덮는 오색찬란한 하늘의 불꽃놀이,
그러고 보니, 어떤 세계에는 달이 없다고 했습니다.
달이 없는 그 세계에 떨어지면 이런 기분일까요.
당신을 둘러싼 모든 일상과 멀어지는 기이한 곳에 찾아간다면,
정체를 알 수 없는 감정을 다시 느낄 수 있는 걸까요.
달이 없는 곳에도 사람이 부족함 없이 살아간다면,
그곳에서 즐기는 축제나 불꽃놀이는 특별할지도 모르죠.
어떤 기억이 물에 젖은 솜처럼 가라앉는 와중에,
만나고자 한다면 반드시 다시 만난다고 합니다.
당신이 그리워하는 사람도 분명 같은 불꽃을 봤을 거라고,
갑작스럽게 팔천구백 개의 다리를 가진 뱀이 떨어지는 일은 절대 없습니다.
인어, 좀비, 식인 괴물, 외계인 역시 윤시우의 눈앞에 나타나지 않습니다.
오로지 상식의 선 안에서 사건이 발생하고 해결됩니다.
하지만 언젠가 당신의 눈앞에 꿈같은 이야기가 펼쳐질 거예요.
윤시우는 인계에 남고, 한무오는 이계로 돌아갑니다.
혹은 앞으로 겪을 미래를 바꿀 수 있다면 바꾸시겠습니까?
위엄있게 자리를 지키던 신목조차 반쯤 몸이 꺾여있습니다.
폐허라고 할 수 없을 정도로 잘게 조각난 파편들 속에서…….
시우가 무오의 목소리가 들리는 곳으로 시선을 옮기면,
폐허에 등을 대고 비스듬하게 기대앉은 한무오가 보입니다.
윤시우:
SAN Roll
| 기준치: |
57/28/11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실패 |
한무오가 잠길 듯 기운 없이 늘어져 있습니다.
윤시우가 사는 세계의 치료를 받는다고 해도 한무오는 살아날 수 없습니다.
시야가 흐린 듯 눈을 깜빡이던 무오는 시우를 보고…….
윤시우:여... 여우님, 팔이... (너를 간절하게 보고 싶었다. 자신을 바라보는 그 시선을 다시 마주하고 싶었고, 자신을 부르는 그 목소리를 다시 듣고 싶었다. 그렇게 바라던 네 모습인데, 이렇게 될 줄은 상상도 하지 못했다. 간신히 발걸음을 떼어내 네게 다가갔다. 이제 막 걷기 시작한 아이처럼, 헛디디며, 휘청거리며, 그리고 끝내에는 네 앞에 주저앉았다.) 어, 어떡해... 어떡해......
한무오:...(상대의 목소리와 얼굴을 온전히 인식해버리면, 차마 말이 나오지 않았다. 네가 좋아했던 것은 이제 모두 저 너머에 있는데. 시끌벅적한 축제와, 찬란한 불꽃놀이. 그런 아름다운 환상은 이계와 함께 허물어진지 오래였다. 이곳에 남은 것이라고는 네게 차마 보여줄 수 없는, 달도 없는 깜깜한 하늘, 그리고 모든 것이 사라진 무의 세계 속에서 겨우 숨쉬는, 한 쪽 팔조차 없는 여우 요괴 뿐이었다.) ...여기가 어디라고 돌아와. 찾아오지도... 기다리지도 말라고 했잖아.
윤시우:(울음을 참을 수 없었다. 당장이라도 사그라들 것 같은 너를 보며, 자신은 그저 펑펑 소리내어 울 수밖에 없었다. 속이 상하다는 말로는 부족할 정도로, 가슴이 무너진다는 말로도 부족할 정도로, 한참을 울음을 토해내는 것 외에는 할 수가 없었다.) 약속, 해줬으면 했어요... 손가락도 걸고, 약속하겠다고, 그렇게 말해주는걸 듣고 싶었어요.......! 그래서, 난, 나는, 기다리는 것밖에, 찾아오는 것밖에 할 수 없어서... 그, 그런데 왜, 어쩌다가...... (낯선 반딧불이의 빛무리 틈으로 손을 뻗어주는 네가 좋았다. 축제의 밝아오는 빛 너머로 저를 찾아 붙잡아주는 네가, 아무것도 없던 밤하늘을 채우던 불꽃놀이의 반짝임 속 제 손을 온전히 채워주던 네가 좋았다. 언제나 자신에게 내밀어주었던 온기를, 이번에는 자신이 먼저 붙잡으러 왔는데...)
한무오:울지 마. 잘 참아왔잖아... (한번 터진 울음은 다시는 그치지 않을 것처럼, 애처롭게도 들려온다. 인파 속에서 길을 잃었을 때, 하다못해 요괴들에게 네가 잡아먹힐 뻔 했을 때보다 이 상황이 네게는 견디기 어려운 것이겠지.) 그래도, ...나는 여전히 약속할 수 없을 것 같다. 시우야. (미처 그 손가락을 걸어주지 못하고 이별을 맞은 것을 차라리 다행으로 여겼다. 이런 모습으로는 당장 이 자리를, 자신이 그어 놓은 원을 나서는 것조차 불가능할 테니까. 적어도 또 네게 거짓말을 하진 않아도 되는구나 싶어서. 누구도 구하지 못하고, 누구에게도 가지 못한 채 힘없이 죽어가는 꼴이 되어서야 제 무력함을 실감한다.) ......미안해.
윤시우:(갈라져가는 듯한 목소리가 너의 것인지, 혹은 나의 것인지 분간되지 않았다. 이 지경까지 와서도, 나는 너에게 억지를 부리는 것밖에 할 수 없었다. 손을 뻗었지만, 결국 너에게 닿을 수 없었다. 혹여나 내 손길에 네가 더 아플까봐. 너의 손을 붙잡았을 때, 네가 자신을 밀어낼까봐 겁이 났다. 너에게 닿지 못한 채 그러쥐지도 못한 손은 떨리는 것을 숨기지도 못했다.) ....... 싫어요, 제발, 약속해줘요... 여우님이 와주겠다고, 기다리지 말라고... 다 괜찮을 거라고, 괜찮아질 거라고...! 한번만이라도 좋으니까, 제발 그렇게 말해줘요... (울음에 엉망이 된 얼굴을 들어 너를 바라보며 말했다. 네게서 이어질 말을 잘 알고 있음에도, 그럼에도 나는 너를 놓을 수 없었다.)
그러니까, 네가 누군가를 간절히 그리워하게 되면.......
어째서 그 목소리가 생각난 건지 알 수 없습니다만,
누군가를 간절히 떠올리며 애타게 매달리는 마음이,
윤시우:(너와 함께한 사흘, ...어쩌면 자신이 기억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들. 처음 본 아름다운 풍경이, 달빛의 색을 띈 꽃밭이, 웅성이는 축제 속 불빛이, 함께 본 오색으로 수놓인 밤하늘이, 은은하게 들려오는 맑은 방울 소리가, 자신을 이끄는 손이, 종종 제게 지어주는 따스한 웃음이, 저를 마주하는 붓꽃색의 시선이... 어째서인지 제 한 켠에 크게 자리해버린, 어느새 그렇게나 소중해져버린, 사무치게 그립고 그리운 내 소중한 기억. 나의 여우님, 한무오. 나는 너를, 당신에 대한 그리움을 결국은 놓을 수 없어.)
가을바람이 폐허가 된 세상을 부드럽게 뒤덮습니다.
당신은 그와 함께 보낸 9월의 일부를 떠올립니다.
아주 오래된 과거까지도 생각해냈을지도 모릅니다.
지금 이 순간을 위해 방울이 계승되었다는 사실을요.
한무오를 제외한 세계의 시간이 느릿하게 흘러갑니다.
윤시우는 방울의 소유자인 한무오조차 지니지 못한 능력을 얻습니다.
<인연>의 기본 수치는 50이지만, 마력 1을 투자해 10씩 올릴 수 있으며,
윤시우는 한무오를 안아주는 것으로 한무오에게 걸린 모든 저주와 속박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끊어지지 않고 이어진 인연을 따라, 나는 결국 또다시 너와 만났구나. 우리는 이전에도, 어쩌면 저 먼 시간 너머에서도 인연을 맺고, 이어왔구나. 차오른 눈물방울에 시야가 부옇게 번져와도, 너만은 선명하게 보였다. 이번에는 내가 너를 찾아낼게. 네가 길을 잃지 않도록, 네가 지금껏 나에게 해주었던 것처럼. 볼을 타고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하지 못한 채, 네게 손을 뻗었다.)
여우님이 기억하지 못해도, 내가 기억하지 못해도, 여우님이 나를 찾으러 와줬으니까...! 이번에는, 내가 당신을 찾아줄게요!
(너를 붙잡은 손은 이내 너를 잡아당겨 끌어안았다. 부서지기라도 하는 소중한 것을 다루듯, 다시 잃어버리지 않겠다는 듯. 기다려줘서 고마워요, 여우님.)
금빛 구슬이 맞닿은 두 사람의 심장부에 스며듭니다.
세계를 절단하는 완전한 이별이란 존재하지 않는다고……
당신은 한무오의 손을 잡고 신목 너머로 발을 내딛습니다.
여태까지 건너왔던 신목의 길과는 사뭇 다른 느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