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
학교 괴담 일지
거기 있어?
2022-01-15
KPC. 김도현 · PC. 목호경, 유채아

안녕. 우리 반에 익명 홈페이지가 있다는 걸 아니?
그런데 어제 새벽에 게시판이 스팸 게시글로 도배됐어.
[거기 있어?]라는 제목의 같은 글이 연속으로 올라온 거야.
심심해서 하나하나 눌러봤더니, 내용은 그냥 새까만 사진이더라.
확대해서 보니까 좀 흐릿한 게 보이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거기 있어?

 
COC 7th Edition
이미지 설명
 
KPC 김도현 PC 유채아 목호경
 
Written by. 청서
 
 
 
 
 
 
 
그림
 
정신이 몽롱합니다.
 
시야가 가려질 정도로 고개를 푹 숙인 채, 당신은 깨어납니다.
 
몸과 마음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습니다.
 
잠이 부족한 것처럼, 머릿속에 희뿌연 안개가 들어차 사고가 돌아가질 않습니다.
 
당신의 육체가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아까부터 시야를 방해하는 머리카락은 당신의 것이 맞나요?
 
분명 침대에 몸을 던지고 기절하듯 잠든 것 같은데,
 
어느덧 당신은 새파랗게 빛나는 모니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불편한 의자, 불온한 어둠
 
전자기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뜨거운 열기까지.
 
혼란스러운 와중에도 이곳이 집이 아니라는 사실은 알겠습니다.
 
당신의 손은 키보드 위에 올라가 있고, 화면에는 웹사이트가 띄워져 있습니다.
 
힘없이 올라간 손에 눌린 키보드들이 화면 위에 의미를 알 수 없는 글자를 만들어내고 있습니다.
 
또다시 당신의 의지와는 관계없이 고개가 돌아갑니다.
 
여긴, 어디죠….
 
컴퓨터 스피커에서 기계음처럼 무기질 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그 소리에 모니터를 본다면, 아까는 흐릿하게 보였던 웹사이트가 보입니다.
 
어느덧 아무렇게나 입력되던 창은 내려가고
 
사이트의 ID와 비밀번호를 입력하는 란의 커서가 깜빡이고 있습니다.
 
가만히 있자, 스피커의 목소리가 재촉합니다.
 
의식이 다시 멀어집니다.
 
DAY 1
 
당신은 피곤한 몸을 끌고 등교합니다.
 
요즘 들어 이상한 악몽을 꾸는 일이 늘었습니다.
 
종종 가위에 눌리기도 하고, 몸 곳곳에는 영문 모를 상처가 생겼습니다.
 
심지어 어제, 당신들은 각자의 기숙사 현관에서 깨어났습니다.
 
어딘가를 다녀온 것처럼 왼발에는 슬리퍼, 오른발에는 운동화를 신고 엎어져 있었습니다.
 
당신에게 몽유병이라도 있었던 걸까요?
 
자리에 앉으면 피곤한 얼굴의 두 사람이 있을 뿐입니다.
 
목호경:(퀭............) 너는 비밀번호 뭐로 쓰냐? (갑자기 냅다 사적인 질문)
 
유채아:...뭐야? (진짜황당함)
 
목호경:비번은 1234가 국룰 아니야? 진짜 어이없네??
 
유채아:어이없네. 생일이 국룰이지;;
 
목호경:;;너 생일 언젠데
 
유채아:알아서 뭐하게 ㅡㅡ (책상에 엎드립니다.)
 
목호경:뭐하겠냐? 알아서 너 아이디 다 해킹하려고ㅋㅋ
 
유채아:(뭐임...) 참나.. 내가 퍽이나 알려주겠다.
 
목호경:아 왜~~ 알려줘~~~(찡찡)
 
유채아:애가 아침부터 왜 이래??
 
호경이가 채아에게 찡찡대는 소리가 울려퍼질때 쯤...
 
당신들의 붙어있는 책상 가운데에 누군가가 앉습니다.
 
같은 1-A 학생, 유리입니다.
 
유리는 호들갑을 떨며 당신에게 말을 겁니다.
 
유리:(히죽웃으며) 야야, 어제 새벽 A닷컴에 뜬 글 봤어?
 
잣밥 (GM):
 
목호경:잠깐 스톱
우리한테 말걸려면 비밀번호를 입력해라
 
유리
 
유리:???
 
잣밥 (GM):
 
유채아:무슨 비번?
 
유리:음~ 0000? (옛다 놀아주는 셈 치고 대답함)
 
유채아:(착하네 유리가..)
 
목호경:왜 아무도 1234 안쓰는데?
 
유채아:구시대적이야.
 
유리:초딩이냐?
 
목호경:생일은 신세대냐?
 
그나저나.. 유리가 말한 A닷컴은..
 
핸드아웃 지급
 
A닷컴
 
유리:아 여튼 봤냐고~ A닷컴 글!
 
유채아:(아 그거 가입만 해뒀는데...) ...무슨 글이였지? (호경이한테 눈치줌)
 
목호경:안 봤는데? 거기 맨날 이상한 얘기만 하잖아
 
유리:재미없는 애들이네.. (ㅡ.ㅡ)
너네 인스타만 하고 그러지?
 
유채아:거기에 글이 한두개 올라와야지...
인스타? 가 뭐야?
나 카톡만해
 
유리:미치겠네..
 
유채아:설마 유리 너.. 공부도 안하고 매일 sns 눈팅하다가 5시간씩 흘러가서 공부는 다음날로 미루고 그렇게 하루를 보내는 아이는 아닌거지?
 
유리:...
너 내 스토커야?
 
유채아:아니지?
........
 
유리:솔직히 코로롱 시대에 이것도 안하면 심심해서 미친다고~
 
유채아:아니? 그건 핑계야.
 
유리:sns도 안하면 뭔 재미로 시간 보내냐?
 
유채아:공부해, 너 내일 모레면 이제 입시준비해야하는 애가 그러고 있니?!
 
호경이는 화장실에 다녀온다 하고 늦네요..
 
채아는 유리를 혼내고 있습니다..
 
유리:니가 우리 엄마야??? (귀막!)
 
유채아:그나저나.. 호경이는 화장실을 만들고 오는건가? (ㅋ)
 
유리:(ㅋㅋ) 밥먹고 만들어서 싸고오나봐.. (속닥)
 
유채아:이런거 A닷컴에 올려봐 (ㅋㅋ)
어차피 익명이라서 아무도 모른다며?
 
유리:그럴까? 추천 엄청 받을거 같은데~
그니까, 재밌으니까 너도 좀 열심히 해봐.
 
유채아:쩝..
저번에 보니까 뒷담글만 엄청? 올라오던데.
 
유리:원래 불구경 다음으로 재밌는게 싸움구경 아니겠어?
아무리 익명이래도 티나는 애들은 티나거든 (조용히 크큭 웃는다.)
 
유채아:하긴.. 이 조그만 반에서 뒷담 까봐야.. 다 거기서 거기겠네.
 
목호경:(배 문질문질) 뭔 얘기 중이야?
 
유채아:목호경 변비설.
 
목호경:아 들켰네
 
유리:내가 글 올림 수고
 
유채아:....헐
 
목호경:우리반 애들 나한테 그렇게 관심이 많아?
좀 부끄럽네...
(코 쓱)
 
유리:삭제 수고 (토독)
 
유채아:수고
 
목호경:아 뭐야ㅡㅡ
그래서 사이트가 뭐 어쨌다고?
 
유리:아 진짜 너땜에 말하려던거 까먹을뻔 했잖아!
자자, 집중.
 
유채아:(말해보라는 눈)
 
유리:어제 새벽 2시에 게시판이 스팸 게시글로 도배 당했거든?
같은 글이 몇십개나 다다다닥 올라왔는데..
 
목호경:올라왔는데?
 
유리:제목은 깨진건지 일부러 글케 친건진 몰라두 알아보기 힘들던데, 눌러보니까 검은 사진만 올라왔더라고.
 
유채아:누가 장난친거 아냐?
 
유리:그치! 나도 그렇게 생각하긴 했는데..
 
목호경:했는데?
 
유리:그거 보고 난 후로 나 밤새 학교 안을 달리는 꿈을 꿨거든?
 
목호경:유리 멘탈이네ㅋㅋ
 
유리:뒤에서 뭐가 막 쫓아오고 존나 무서운 꿈
(호경이 퍽)
 
목호경:아ㅜ
 
유리:아니~ 근데 이거 나만 꾼거 아니라니까?
 
유채아:엉?
 
유리:그거 본 애들 다 악몽 꾸고 가위 눌리고 난리 났었어.
 
목호경:응 유리 유리멘탈~
 
유리:심령 현상 아니야? 귀신이 올린.. 야!!
 
유채아:근데.. 나도 요새 자꾸 가위 눌려서... (곰곰)
우리 학교는 뭐 괴담같은거.. 그런거 있나?
 
유리:너두??
넌 보지도 않았으면서 그러냐. 보약 먹어 ㅜ
 
유채아:그런가? (글적..)
 
목호경:우리 엄마가 개쓴양파즙 줬는데 너 먹을래?
 
유채아:너나먹어ㅇㅇ
 
목호경:웩..
 
유리:(휴대폰을 꺼내서는 갤러리로 들어가더니) 관리자가 그 글들 다 지웠긴 한데..
너네도 볼래? 내가 캡쳐해뒀지롱
 
유채아:설마... 너 저장해둔거야?
(ㅋㅋ)
 
목호경:보통 그런거 갖고있는 애가 제일 먼저 가더라
 
유채아:클리셰..라고 하던가
 
유리:닥쳐 목호경
 
목호경:유리 안녕~
 
유리:ㅡㅡ
 
유채아:호경이는 그냥 유리 손에 갈듯
 
목호경:무서워용
 
유리:ㅇㅇ 죽여줄게
 
유채아:ㅇㅇ구경할게
 
목호경:ㅇㅇ도말갈게
도망..
 
유채아:도말가?
 
유리:도말?
 
목호경:도망.
 
유리:이거 봐봐 ㅋ
 
유리는 핸드폰을 꺼내 캡처한 게시물 이미지를 보여줍니다.
 
볼까요?
 
목호경:(고개 쭈욱 빼고 본다)
 
유채아:(슬쩍.. 봄)
 
분명 제목이 깨져서 볼 수 없다고 했는데 어째선지 두 사람의 눈엔 글씨가 정확히 보입니다.
 
'거기 있어?' 라고 똑똑히 적혀 있네요.
 
목호경:뭐야? 멀쩡하잖아
 
유리:뭐가 멀쩡해?
 
목호경:제목. 거기있냐는데?
 
유리:으잉?
 
목호경:잉?
 
유리:(다시 휴대폰을 자신쪽으로 돌려 보고는 고개를 갸웃한다..)
다 깨졌구만.
 
목호경:유리야 안경 써야겠다
 
유리:나 시력 좋거던~
 
목호경:그짓말쟁이 이것도 못보면서~
 
유리:니 볼에 난 뾰루지는 잘 보이거든요~
 
목호경:내 피부 완전 매끈하거든? (문질문질)
 
유리:아니거든?
 
휴대폰 화면을 가운데 두고 티격태격 하고 있으면...
 
누군가 세 사람 사이에 끼어듭니다.
 
같은 반이긴 하지만 말은 별로 섞어보지 않은 ...
 
김도현이네요.
 
목호경:야 김도현 이거 봐봐
내 얼굴 존나 매끈하지??? 박유리가 구라쳐
 
김도현:응?
(오자마자 저런 질문을 받으니 벙쪄있다가..)
 
유채아:(친하나 보네..)
(아니네 목호경이 친한척 하네..)
 
목호경:(우리는 모두 친 구)
 
김도현:매끈한 편이지 않나..?
 
목호경:봤냐?
 
김도현:그것보다 건강해 보인다고 해야하나..
 
유리:안친하니까 그렇지 (ㅋㅋ)
 
목호경:우리 친한데?
 
김도현:맞아~
 
유리:(아닌듯 ㅇㅇ)
 
목호경:박유리 눈빛 머냐
 
유채아:너네 어색해보여(ㅋㅋ)
 
김도현:(^^..)
 
목호경:하...ㅋ 도현아 내가 어색해?
 
유채아:ㅇㅇ어색할게
 
목호경:넌 그거 어디서 배운거야
 
유채아:유리가 알려줬어
 
김도현:(말돌리며) 유리야 선생님 오실거야. 자리에 앉으래.
 
유채아:(반장임?)
 
목호경:(쟤가?)
 
유리:(아님)
오키~ 애드라 이따바~
 
유리는 곧바로 자리로 돌아가네요
 
한층 조용해진 기분입니다.
 
김도현:(유리가 돌아가자 둘에게 고개를 돌리며) 무슨 얘기 했어?
 
목호경:박율이 유리멘탈이고 유채아 기가 허하대
 
유채아:목호경 변비설
 
목호경:내 프라이버시는?
 
유채아:목호경 비밀번호 1234
 
김도현:으응..
너네도 수업 준비 슬슬 하는게 좋겠다.
 
목호경:너 때문에 김도현이 나랑 멀어지려 하잖아
 
유채아:ㅇㅇ 내가 친해질게
 
목호경:너 인터넷 많이 하는 사람 같아
 
유채아:이거 재밌다 ㅎㅎ
 
김도현:(둘이 대화하는 틈을 타 자리로 돌아간다..)
 
유채아:엇...
 
목호경:(둘다 거부받음)
 
어색함이 배로 늘어납니다.
 
지겨운 종소리가 울리고 수업이 시작되면 시끄럽던 교실 안은 조용해집니다.
 
선생님의 수면제 같은 목소리가 낮은 음을 울립니다.
 
연필 끝이 종이에 긁히는 소리와 함께 칠판 위엔 흰 글씨가 빼곡히 채워져갑니다.
 
그때, 옆분단의 유리가 두 사람의 책상 위로 구겨진 종이를 던집니다.
 
목호경:
기준치: 60/30/12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유채아:
기준치: 60/30/12
굴림: 4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운 좋게 둘 책상 가운데로 떨어지네요!
 
선생님께 들킬 일은 면했습니다.
 
목호경:(쇽 펴봄)
 
유채아:(힐끔 봄)
 
목호경:(메롱)
 
유리:'김도현이 너네 주래' (속닥)
 
쪽지를 펴보면..
 
김도현:쪽지
 
목호경:우리.. 거부당한게 아닌걸까?
 
유채아:얘.. 뭐 반장? 그런거 아냐?
 
목호경: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65
판정결과: 실패
 
유채아: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신은 '사흘 전에 도착한 어떤 문자'를 떠올립니다.
 
문자
 
그런 문자와 함께, 검은 사진 몇 개가 연속으로 도착했습니다.
 
대수롭지 않게 넘겼지만 생각해보니
 
이 문자를 받은 후, 당신의 생활은 엉망이 되었습니다.
 
악몽도, 가위도, 영문 모를 상처도, 뜬금없는 몽유병까지 전부
 
이 문자를 받은 이후 생겨났습니다.
 
목호경:너 뭐 이상한 일 있었어? (채아 봄)
 
유채아:아니 무슨 스팸문자같은걸 받긴 했었는데... 바로 차단삭제 했어서..
 
목호경:그건 일상 아니야? 나도 얼마전에 받았어
 
유채아:너도?
 
목호경:엉 그리고 그것보다 마음아픈 일이 있다...
 
유채아:뭔데...
 
목호경:나............................................. 몽유병인 것 같애
 
유채아:....................
 
목호경:충격이지
 
유채아:진짜너무슬프다눈물이나려고해
 
목호경:진짜 하나도 안슬퍼보여서 내가 슬퍼졌어
 
유채아:울던가
 
목호경:ㅜㅜ
 
유채아:(퍽)
 
목호경:(찔끔)
 
유채아:그나저나 이 쪽지... 진짜 써야하나?
어색..한데(ㅋㅌㅋ)
 
멀리서 도현이의 힐끔거리는 모습이 보이네요.
 
김도현:(힐끔..)
 
목호경:쟤 은근 깜찍한 구석이 있네ㅋㅋ (밑에 몽유병 생김 쓰고 채아한테 toss)
 
유채아:아니 그런 TMI를 써도 되는거야?
 
목호경:이런거 물어본거 아니야?
 
유채아:쟤 하나도 안궁금한것 같던데..
아까 너 이야기하니까 그냥 돌아갔잖아
 
목호경:그건 너네가 무서워서 그래
 
유채아:솔직히 변비있으면 좀.. 불편할만하겠다. 오케오케
 
목호경:너... 변비 혐오... 뭐 그런거 해?
실망이다...
 
유채아:좀.... 그렇지?
스스로 몽유병이 있다고 주장하며 변비까지 앓는 애는 좀..............
 
지리쌤:어이, 거기 지방방송 꺼라.
 
목호경:왜 김도현도 있을지도 몰라 생각보다 흔하다 이거
 
유채아:쌤~ 호경이가 자꾸 말걸어요 ㅡㅡ
 
목호경:쌤 유채아 쪽지 써요~
 
지리쌤:쪽지? 가져와.
너네 누가 수업시간에 응? 떠들래.
 
어떻게 할까요...?
 
유채아:저 안썼는데요..
 
김도현:(...안절부절..)
 
목호경:
은밀행동
기준치: 50/25/10
굴림: 63
판정결과: 실패
 
유채아:
설득
기준치: 60/30/12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목호경 혼자 떠들었으며 쪽지는 없었고 자신은 수업을 열심히 경청하고 있었음을 주장함)
 
목호경:
야ㅡㅡ
말재주
기준치: 70/35/14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자기는 혼자 떠든 것이 아님을 열심히 주장함 박수도 맞닿아야 소리가 납니다 쌤)
 
선생님은 채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다가..
 
호경이의 논리에 호오.. 소리를 내며 납득합니다.
 
그러곤 결론이 난듯이 진중한 얼굴을 하곤..
 
지리쌤:둘다 나가서 수업들어라
 
유채아:ㅡㅡ
 
목호경:(나가면서 도현이한테 훌쩍이는 시늉함)
 
유채아:(목호경때문이라고 말하고나감)
 
김도현:...(;;)
 
그렇게 두 사람은 쌀쌀한 복도에서 수업종 소리를 들어야 했습니다.
 
수업이 끝나고 교실로 들어온 두 사람에게 쪽지의 주인이 다가옵니다.
 
김도현:괜히 나 때문인 것 같네.. (하하..)
 
유채아:아니? 얘때문임. (퍽퍽퍽)
 
목호경:아야아야
 
김도현:답장은 써줬어?
 
목호경:(당당하게 척.내밈)
 
유채아:근데 도현이 너.... 혹시 상담부? 그런거야?
 
김도현:(쪽지 들고가서 보는중..) 응..?
그럴리가.. (몽유병..?)
 
목호경:(울상)
 
김도현:이거 말고 없어?
 
목호경:안 슬퍼?
 
김도현:(?)
 
유채아:나는... 최근에 무슨 스팸 문자 받은거.. 있는데.
 
김도현:문자?
 
유채아:거기있냐고 물어보는 문자..였는데, 그 뒤로 계속 악몽꾸고 가위 눌리고 그랬거든.
 
목호경:(이거 왠지 익숙한데)
 
김도현:으음..
(채아의 말을 듣고는 잠시 생각하는 듯 눈을 굴리다가) 너네 혹시 학교 끝나고 시간 돼?
 
유채아:아! 알았다. 도현이 너 방송부야? 이런거 취재하나?
 
김도현:어..
아, 어 맞아 ㅎㅎ
 
유채아:그래 ㅎㅎ 도와줄게.
 
목호경:너답지 않게... 왜 그래?
 
유채아:ㅇㅇ 따라오셈
 
목호경:난 간다는 말도 안 했는데
 
김도현:고마워 얘들아 ㅎㅎ
 
유채아:그렇다는데?
 
김도현:(악수 덥석 흔들)
 
목호경:? ??
 
그러고보니 채아가 스팸차단을 했던 문자는 그 후로도 계속 다른 번호로 도착했었습니다.
 
이상한 일이긴 하죠.
 
두 사람은 하교시간에 도현이를 도와주기로 합니다.
 
그렇게 해가 저무는 시간이 될 때 쯤...
 
모든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하교를 합니다.
 
텅 빈 복도에는 세 사람이 서있습니다.
 
김도현:근데 둘은 소꿉친구야?
 
유채아:비슷..하지?
 
목호경:무슨 뜻이지?
 
김도현:어쩐지 친해보이더라~
뭐.. 일단 나 따라와. (먼저 앞장서며)
 
목호경:근데 우리 어디가는데?
 
유채아:어디가는데?
 
김도현:컴퓨터실. 의심가는게 있어서.
 
유채아:(호경이 앞장세우고 감..)
 
도현이 두 사람을 데려간 곳은 학교 PC실입니다.
 
컴퓨터실 입구에서 문득, 당신은 기시감을 느낍니다.
 
컴퓨터와 자리를 하나하나 점검하던 도현은 어떤 자리 앞에서 멈춥니다.
 
김도현:이쪽으로 와볼래?
 
목호경:(기웃기웃)
 
유채아:(저벅저벅)
 
도현이를 따라 그 앞으로 가보자,
 
수북한 검은 머리카락이 타래째로 엉켜있습니다.
 
머리카락은 의자 위, 바닥, 심지어 어떻게 들어갔는지 본체 안까지 이리저리 늘어져 있습니다.
 
머리카락은 가닥가닥이 두껍고 기름져 있으며 만지면 이상하게 기분 나쁩니다.
 
구역질이 치밀어요.
 
목호경: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1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유채아: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누가 이런 장난치냐
 
목호경:으으;.. 뭐야 누가 여기서 머리 감았어?
 
그리고 고개를 조금만 돌리자, 며칠 전 잃어버렸던 당신의
 
물건 하나가 떨어져 있습니다.
 
목호경:엥? 내 에x팟!
 
유채아:엥.. 내 수첩이네?
 
목호경:형이 당근에 팔아넘긴 줄 알았는데ㄷㄷ
 
유채아:근데 이게 왜 여기있어?
???
 
목호경:...우리가 컴퓨터 수업이 있었나?
 
김도현:둘 다 이 자리에 있긴하네.. 왔다 간적 있어?
 
두 사람의 자리는 분명 멀리 떨어진 곳입니다.
 
유채아:누가 우리 저주하려고 이런 물건 가져간거 아냐?
 
머리카락에 얽힌 물건들은 왜 여기에 있는걸까요?
 
유채아:책에선 그러던데..
 
목호경:에어팟은 에바지
 
유채아:(ㅋㅋ) 나였음 그냥 가져갔을텐데
 
김도현:(머리카락을 치워내고 전원버튼을 눌렀다.) 음..
 
목호경:너... 비위 좋다.......
 
전원을 누르면, 컴퓨터는 종료된 게 아니라 절전 모드로 돌아가 있었던 듯
 
바로 화면이 켜집니다.
 
목호경:(실눈 뜸)
 
김도현:나도 거북하긴 해..
 
접속 시간이 오래 지나 로그아웃되었지만
 
해당 컴퓨터의 방문 기록을 뒤져보니
 
전부 A닷컴으로 뜹니다.
 
새벽에 있었던 일이 꿈이 아니라,
 
당신들이 정말로 이 곳, 이 자리에 다녀간 것일까요?
 
이건, 역시 이상합니다.
 
평범한 몽유병이 아닙니다.
 
이건 어떻게 봐도, '귀신에게 홀렸다'고밖에 설명할 수 없잖아요.
 
김도현:여기 좀 치워야겠다.. 너네 밖에서 기다릴래? (걱정되는 눈으로 두 사람 쳐다보며)
 
유채아:혼자서 안무서워?
 
김도현:난 귀신 같은거 안믿어서. (슬 웃으며)
 
목호경:저거... 진짜 사람 머리카락이야?
 
김도현:가짜는 아닌거 같은데?..
누가 이런 장난을 한건지..
 
가까이 있기만 해도 악취가 밀려오네요.
 
유채아:너 기 쎄다...
 
목호경:으... 빗자루 가져올게 기다려봐;;
 
두 사람 같이 나가나요?
 
목호경:(마이 주섬주섬 도현이 코에 묶어주고 나감)
 
김도현:...?
 
유채아:목호경 잡아올게, 기다려봐.
(투다닷)
 
목호경:나 도망친거 아니야아아 (멀찍이서)
 
복도로 나오면 수업이 모두 끝난 학교의 복도는 고요하기만 합니다.
 
방과후를 끝낸 몇몇 학생들은 삼삼오오 모여 학교를 빠져나가고
 
금세 복도는 휑하니 비어버립니다.
 
텅 빈 복도를 보고 있으면, 두 사람의 휴대폰이 울립니다.
 
발신인은 유리입니다.
 
어떻게 동시에 두 사람에게 전화가 올 수 있나요?
 
유채아:야.. 이거 뭐야?
요샌 이런 기능도 있어?
 
목호경:(핸드폰 화면 번갈아 쳐다봄) ? 받아봐 (채아 시키기)
 
유채아:(퍽) (전화 받아봄) 여보세요?
 
목호경:멋져용..
 
수화기 너머의 사람은 아무런 말도 하지 않습니다.
 
유채아:박유리?
 
목호경:..? (자기꺼 받아봄)
 
문득 두 사람은 복도 끝에서 시선을 느낍니다.
 
목호경:어쩐지 누가 우리를 쳐다보는 것 같...다?
 
유채아:나 진짜 개쓴양파즙 먹어야하나?
 
목호경:박율박율~~ 너야?
 
유채아:기가 약하면 헛것이 보인다더니..
 
목호경:음... 나 사실 아직 꿈꾸고 있어?
 
유채아:꿈에서 그럼 너 만난거?
 
무언가가 계단과 계단이 교차하는 지점에 서서 당신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목호경:근데 이거 악몽인 것 같은데...
 
김도현:그림
 
유채아:그러면 내가 꼬집어줄까?
 
그림
 
뒤를 돌아 얼굴을 확인할 수는 없지만, 당신의 학교 교복이 아닙니다.
 
목호경:아 x발 깜짝이야
 
팔과 목이 지나치게 길고
 
자기 몸을 가누기 힘든 것처럼 제자리에서 비틀거리고 있습니다.
 
유채아:....저거 뭐임?
 
문득 두 사람은 깨닫습니다.
 
목호경:................................................
(채아 꼬집음)
 
목호경: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유채아:
SAN Roll
기준치: 65/32/13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목호경:
rolling 1d3
 
(
3
 
)
 
 
=
3
 
유채아:아 싑... 가자... (호경이 팔 잡고 백스탭 밟음)
 
기묘합니다.
 
얼굴이 전혀 보이지 않지만, '저것'이 웃고 있다는 생각이 듭니다.
 
목호경:야... 저거 뭐야?
 
당신이 뒷걸음질을 치자
 
저것은 팔을 질질 끌며 걸어옵니다.
 
뒤에서부터 스르륵, 탁! 하고 지나치게 긴 무언가가 바닥에 끌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목호경:어어어
 
유채아:...튈까? 그냥?
 
목호경:뛰면 굉장히 무서운 상황이 벌어질 것 같은데
......뛰어?
 
유채아:그...그럼 어떡해, 이거. 우리 그냥 X된거 아냐?
 
목호경:그, 그럼... 경보하다가 뛰자
 
유채아:...오케이. (저벅저벅...)
 
목호경:(저벅저벅저벅)
 
두 사람이 도망치려는 그 때,
 
도현이 두 사람의 손에서 휴대폰을 빼앗아 통화를 종료시킵니다.
 
종료음이 울리자 동시에 괴이한 인영은 사라집니다.
 
목호경:잉? 오잉?? 엥???
 
유채아:??아?
 
김도현:저거 아까부터 있었어?
 
목호경:아니 방금 전부터... 뭐야? 저...분이랑 아는 사이?
 
김도현:그러겠냐..?
 
유채아:하...... xxxxxxxxxxxxx ............깜짝놀랐네.......
 
김도현:...귀에서 피나겠어.
 
목호경:방금 그거.................귀신이야?
 
김도현:세상에 귀신이 어딨어? 귀신 같긴 하지만..?
 
목호경:방금 너도 봤잖아..?
 
김도현:근데 저건.. 인터넷이나 이런 전자기기로만 나타나는 것 같은데. (봤잖아? 라며 덧붙이고는)
전화가 오더라도 받지 마.
 
목호경:근데 박유리가......
 
유채아:사이버 귀신? 그런건가?
 
김도현:귀신도 발전하나봐 (푸핫..)
 
목호경:어우... 야 안되겠다 나 기숙사 좀...
양파즙 가져올래
 
유채아:야! 혼자가지마조금무섭다고아오
 
김도현:다 치웠으니까 슬슬 돌아가자 우리도. (더러워진 손을 허공에 들며)
..화장실은 같이 가주면 안되나?
 
유채아:...나는 좀.(ㅋ)
 
김도현:아..(호경이 봄)
 
유채아:문 앞까진 같이 가자
 
목호경:빨간 휴지 파란 휴지 귀신 나오는거 아냐?
 
유채아:사이버 귀신이 그런 곳에서 나오겠냐
 
김도현:그럼 뭐 고를건데?
(화장실로 뚜벅뚜벅)
 
유채아:하얀색이지!
 
김도현:하얀색은 보기에 없는데..
 
목호경:그냥 안 닦고 뛰쳐나올래
 
유채아:...그것도 좀....
 
김도현:...
 
목호경:야 목숨이 중요하지 휴지가 중요해?
 
유채아:가오가 목숨보다 중요하다는거 몰라?
 
김도현:(끄덕끄덕)
근데 왜 파란색이랑 빨강색이지..?
 
목호경:그래도 내 목숨이 휴지 한장보단 무겁지...
 
세 사람은 화장실도 들러 손도 씻고..
 
고요한 학교를 빠져나와 기숙사로 향합니다.
 
김도현:(기숙사 앞에 도착해선 걸음을 멈춘다.) 내일도 시간 돼?
 
목호경:내일은 어디가게..?
 
김도현:음.. 절이나 성당? (엉뚱)
 
유채아:...?
굿...하러 가?
 
목호경:구..마?
 
김도현:비슷...하지?
 
목호경:너 종교 믿어?
 
유채아:너 종교 믿어?
 
김도현:성당 다니긴 하는데...
그거랑 별로 관련 없거든..?
 
목호경:그럼 내일은 십자가도 들고와...
 
김도현:음.. 지금도 갖고 있어. (손목의 팔찌 보여주며)
 
목호경:헐.. 왠지 믿음직스러워 (채아 봄) 나 성당 다닐까?
 
유채아:하느님이 너를 반겨주실까?
.......
 
목호경:하느님도 사람 가려? (충격)
 
김도현:안 가리지. (하하)
 
유채아:그리고...... (도현이 흘깃 봄) 너는 왜 자꾸 우리 도와줘?
이것도 하느님 뜻이야?
 
목호경:그정도로 신실해보이진 은는드...
 
김도현:우리 반 애들이 다 너네랑 비슷하길래.. (뒷목 긁적)
 
유채아:아 그래?
 
김도현:선생님이 부탁하셨거든~ 반장이나 시키지.
 
유채아:선생님이?
(벅벅)
 
김도현:응, 애들이 다 피곤해하는거 같다고. (고개 기울)
뭐.. 내일도 도와준다니까 든든하네~ (두 사람의 등을 팡팡 치며 어깨 동무를 한다!)
 
도현이 두 사람에게 한껏 어깨동무를 하자
 
짓누르듯 무겁던 어깨가 한결 가벼워집니다.
 
피로도 한결 가시고, 시야가 조금 맑아집니다.
 
김도현:(뻐근..)
 
목호경:(이게... 성당의 힘?)
 
김도현:여튼 잘 쉬어~ 내일 보자!
(기숙사로 후다닥 뛰어 들어간다)
 
유채아:(나도 종교를 가져야하나..) 오늘 그래도.. 고마워.
갔네..
 
목호경:빠르네... 야!! 잘가!!!!!!!!
 
두 사람도 각자의 방으로 갈까요?
 
목호경:데려다줄까? (툭툭)
 
유채아:살아서 보자고.
어?
 
목호경:왜이렇게.. 플래그같은 말을 하지?
 
유채아:혹시 모르잖아.. .기숙사에서 또 아까같은거 만날지도..?
 
목호경:(조용히 폰 끔................)
 
유채아:..... (저벅저벅) 가자.
 
목호경:...응. (저벅저벅)
 
방으로 돌아오면 여느때와 다름없는 룸메와 방이 안정되는 기분이네요.
 
피로가 한결 가시긴 했지만, 그렇다 해도 무척이나 피곤한 하루였습니다.
 
어느덧 바깥은 어두워져 통금시간에 가까워졌습니다.
 
자기전에 이것저것 알아 볼 수 있습니다.
 
목호경:(21세기...귀신... 타닥..탁..)
 
유채아:(사이버... 귀신... 타닥...탁...)
 
다양한 최근의 괴담들이 떠도는 글들만 발견합니다.
 
특별한 것은 없어보입니다.
 
목호경:(몽...유..병... 타닥...탁...)
 
유채아:(사이비... 괴담... 타닥..탁..)
 
목호경:(용한... 무당... 타닥...탁... 하느님의 존재...)
자료조사
기준치: 20/10/4
굴림: 48
판정결과: 실패
 
유채아: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72
판정결과: 실패
인터넷.. 어렵네?
 
별 수확을 얻지 못하는 서치만을 하고 있자..
 
룸메이트가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그의 표정이 무척이나 창백합니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머뭇거리던 룸메는, 조심스럽게 입을 떼고 말합니다.
 
룸메이트:너 뭘 했길래 욕조가 피투성이야?
 
그 말을 듣자, 뒤늦게 당신의 양팔이 욱신거립니다.
 
옷을 걷어볼까요?
 
유채아:어?
 
목호경:잉?
 
유채아:(소매 걷어봄..)
 
목호경:(걷어본다...)
 
서둘러 옷을 걷어보면,
 
양팔에 인정사정없이 새겨진 손톱자국을 발견합니다.
 
당신 스스로가 낸 걸까요?
 
하지만 언제?
 
모르겠습니다.
 
며칠 동안 잠을 자지 못한 것처럼 몸이 납덩이같이 무겁습니다.
 
기묘한 탈력감에 휩싸인 채 천장을 보니,
 
새하얀 얼룩 위로 무언가 둥둥 떠다니는 것 같은 환각까지 보입니다.
 
목호경:.................(양파즙을 뜯는다..)
 
유채아:(호경이한테 카톡보냄... ) (충격실화.... 내 팔봐바)
 
목호경:
 
유채아:이거바바
 
 
 
목호경:팔이 왜그래?
 
 
 
유채아:ㅁㄹ...
 
 
 
 
 
 
 
 
 
유채아:그럼... 구마?
 
 
 
 
유채아:살아서 보자고
 
 
 
 
 
 
 
채아는 잠에 든 모양입니다..
 
유채아:ㅇㅇ잘게
 
 
아니네..
 
목호경:차가워
 
 
 
유채아:....응
 
 
두사람은 휴대폰을 끄고 잠에 듭니다.
 
DAY 2
 
정신이 몽롱합니다.
 
시야가 가려질 정도로 고개를 푹 숙인 채, 당신은 깨어납니다.
 
몸과 마음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습니다.
 
잠이 부족한 것처럼, 머릿속에 희뿌연 안개가 들어차 사고가 돌아가질 않습니다.
 
당신의 육체가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어젯밤과 같습니다. 이곳은 컴퓨터실.
 
아까부터 시야를 방해하는 머리카락은 당신의 것이 맞나요?
 
어느덧 당신은 새파랗게 빛나는 모니터 앞에 앉아있습니다.
 
손은 마찬가지로 키보드 위에 올라가 있고
 
화면에는 웹사이트가 띄워져 있습니다.
 
컴퓨터 스피커에서 기계음처럼 무기질 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비밀번호 입력란에서 커서가 깜빡이고 있습니다.
 
목호경:
정신
기준치: 60/30/12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채아: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두 사람은 완전히 정신을 차립니다.
 
그 사이 머리카락은 당신의 시야 아래로 더 길게 내려옵니다.
 
아, 이건 당신의 머리카락이 아닙니다.
 
그것은 천장에 거꾸로 매달려 당신이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까지 흔들거리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비밀번호를 입력할 때까지 벗어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목호경: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채아:
SAN Roll
기준치: 64/32/12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정신을 차리더라도 당신의 몸은 뜻대로 움직이지 않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에게 비밀번호를 입력하도록 강요당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목호경:(1..2...3...4....)
 
유채아:(목호경 비번이... 1..2..3..4....)
 
유채아:(0000)
 
당신은 침대 위에서 눈을 뜹니다.
 
장소는 기숙사 방이며, 당신은 몸을 움직일 수 있습니다.
 
룸메이트가 문을 열고 들어오네요.
 
룸메이트는 당신에게 나쁜 꿈이라도 꿨는지 물어봅니다.
 
[](#" style="text-decoration:none; color: red; background-color:#000000; text-align:center; display:block; padding:2px; box-shadow: 0px 8px 0px 15px #000000; font-size:12px; font-style: normal;)
 
팟, 소리와 함께 당신은 다시 눈을 뜹니다.
 
정신이 몽롱합니다.
 
시야가 가려질 정도로 고개를 푹 숙인 채,당신은 깨어납니다.
 
육체가 중심을 잃고 이리저리 흔들립니다.
 
여전히 컴퓨터실입니다. 잠시 기절했네요.
 
당신이 비밀번호를 입력하고, 엔터를 치는 순간,
 
화면 전체가 같은 문장으로 도배됩니다.
 
그림
 
그와 동시에 컴퓨터실의 전력이 크게 깜빡거립니다.
 
몸을 구성하고 있던 아주 중요한 것이 빠져나간 것처럼 탈력감이 밀려오며 몸이 크게 휘청입니다.
 
당신은 정신을 잃기 전
 
지나치게 긴 팔의 무언가가 컴퓨터실의 문을 열고 나가는 모습을 봅니다.
 
-
 
다시 아침입니다.
 
당신은 어제와 마찬가지로 피곤한 몸을 끌고 등교합니다.
 
이른 새벽, 당신은 왼발에는 슬리퍼
 
오른발에는 운동화를 신고 기숙사 현관에 엎어진 채 깨어났습니다.
 
악몽도, 몽유병도 아닙니다.
 
당신은 무언가에 홀려, 교내 컴퓨터실까지 다녀왔습니다.
 
그리고 어제는 그 무언가를 컴퓨터실 밖으로 내보냈습니다.
 
생각할수록 당신이 본 광경은 굉장히 불길합니다.
 
팔이 계속해서 욱신거립니다.
 
손톱자국 위로 '양쪽 손목을 억지로 잡아 누른 것처럼 또렷하게 남은 붉은 손자국'이 남겨져 있습니다.
 
교실의 떠드는 소리가 윙윙거리며 귓가를 간지럽힙니다.
 
누가 말을 걸어도 대화에 집중할 수 없습니다.
 
끼익, 앞자리에서 의자 끄는 소리가 들립니다.
 
김도현입니다.
 
김도현:너네 괜찮아?
 
유채아:머리 아파...........
 
목호경:(퀭.............) 야 이거봐.. (소매 둘둘 걷는다..)
 
김도현:...? 팔이 왜그래?
 
유채아:나두. . .
나 무서워서 혼자 못자겠어 이제
 
목호경:난 룸메 있어도 무서워...
 
유채아:진짜.. 구마? 해야하는거 아냐? 하..................
 
목호경:나 그팔찌 좀 주면 안돼?.............
 
김도현:또 악몽 꾼거야? (걱정하는 표정으로 팔찌를 만지작 거리더니) 이거?
(손목에서 풀어 호경이에게 건넨다.)
빌려주는거야.
 
목호경:김도현........................(감동.........!)
너는 악몽같은거 안 꿔?
 
김도현:난 ..안꿨는데. (벅벅)
 
목호경:(이거 때문인가?... 팔찌 뚫어져라 봄....)
 
유채아:부럽다...........
 
김도현:무슨 꿈이길래 그래? (몸을 앞으로 당겨 책상에 양팔을 올리곤 빤히-)
 
목호경:내가 컴퓨터 실에 있어...
그러면 어떤 머리 긴 귀신이 비밀번호를 입력하라고 협박해...
 
유채아:(끄덕끄덕)
 
목호경:입력해도 자꾸 틀렸대...............
근데 어제는 이상한게 컴퓨터실 밖으로 나갔다?
 
김도현:(꿈 이야기를 들으면 깊게 경청하다 초조한 표정을 짓는다. 이내 휴대폰을 꺼내 둘에게 보여주며) 음.. 이거봐.
 
당신이 받았던 것과 같은 문자가 액정 안에서 섬뜩하게 빛나고 있습니다.
 
'거기 있어?'로 끝나는 영문 모를 메시지는, 어느덧 저주처럼 퍼져버렸습니다.
 
목호경:...너도 받았어?
 
김도현:(끄덕..)
근데 난 이런거 진짜 안믿거든...?
 
유채아:응... 나도 안믿었어.
 
김도현:그렇겠지... (한숨)
 
목호경:난 이제 하느님밖에 안 믿어 (팔찌 꼬옥)
 
유채아:주님... 오늘 한놈 갑니다.
 
김도현:아무래도 너무 늦은거 같아 우리..
 
목호경:야!
 
유채아:그럼 어떡해?
 
김도현:(창을 바꿔 A닷컴으로 들어간다.)
 
유채아:. . . .. 나 100살까지 살아야한단말이야.
 
김도현:음..
 
목호경:굿같은거 완전 비싸지 않아?
 
김도현:방금은 하느님 밖에 없다며?
 
목호경:하느님이 못구해주면 갈아탈거야
 
김도현:이거봐, A닷컴도 다 이 문자를 받았다고 인증 글을 올리고 있어.
 
유채아:.....A 닷컴을 폐쇄하면 되는거 아닐까?
 
목호경:애초에 저거 익명사이트 아니었어? 왜 괴담사이트가 된거야.
 
김도현:그러게...
그래도 다행인건..
아직은 우리 반에서만 퍼진 것 같거든?
그 전에 방법을 좀 찾아야겠어. (둘의 손을 꼬옥 잡는다.)
ㅎㅎ
 
목호경:...옆 반으로 전학 가면 안될까?
 
유채아:나두,. , ,
 
김도현:안돼 얘들아.. 나도 데려갈거 아니면 함께해줘야지.
 
목호경:넌 아직은 멀쩡하다며... 뭐라도 방법이 있는 거야?
 
김도현:오늘 가기로 했던데 있잖아? 방법은 찾는거 아닐까~
 
유채아:너... 왜 이렇게 듬직해보이지?
 
김도현:^^V
 
유채아:약간 따라가면 해결해줄것 같고.. 그렇다?
 
목호경:그럼 성당 가보자... 김도현이 성당 다니니까
 
두 사람의 손을 잡은 도현이의 말 덕분일까요 아니면 기분 탓일까요
 
한결 피곤함이 가시는 기분입니다.
 
학교를 마치면 약속한대로 세 사람은 학교 밖을 나옵니다.
 
해결방안을 찾지 않으면 전교생이 밤마다 컴퓨터 실에 모여들지도 모릅니다.
 
좀비처럼요!
 
성당/절/무당집/병원 등을 갈 수 있습니다.
 
가고 싶은 곳을 가도 괜찮습니다!
 
목호경:(성당 방향도 모르고 척척 걸음을 옮기기)
 
유채아:어디가?
 
김도현:어디가?
이쪽인데.
 
목호경:잉?
 
유채아:우리 호경이가 좀 이상해.. 이해좀 해줘
 
김도현:첫인상이 별나긴 했어.
 
유채아:그치? 너가 이해해...
 
목호경:내 첫인상이 왜!
 
김도현:...몰라?
 
목호경:...몰라?
 
김도현:모르는게 낫겠다~
 
유채아:(ㅋㅋ)
 
목호경:.............
 
유채아:변비남.. 이런거 아냐?
 
김도현:(쉿..)
 
목호경:변비로 놀리는건 나쁜 일이야.
 
유채아:^^
 
세 사람은 성당으로 향합니다.
 
근처에 자리한 성당입니다.
 
인자한 표정의 수녀님이 계시네요.
 
목호경:(도현이 흘끔)
 
김도현:안녕하세요~
 
유채아:안녕하세요... (도현이 힐금)
 
목호경:안녕하세요~ (꾸벅)
 
수녀님:안녕하세요-.
 
김도현:... (호경이와 채아 툭툭)
친구들이 요즘.. 악몽을 꾼대서..
그치?
 
목호경:(진지한 얼굴...) 수녀님... 혹시 귀신 믿으세요?
 
수녀님:...(^^..?) 귀신은 믿지 않지요. 하느님의 자녀들은 모두 하늘로 되돌아가니까요.
 
유채아:구마? 안해주나요 여기
 
아무래도 이러한 큰 성당에서는 악령의 이야기 같은 것들은 들어주지 않겠죠.
 
대인 기능 판정이 필요합니다.
 
수녀님:기도는 해드릴 수 있지요^^.
 
유채아:...휴, 가랏 목호경. 너의 진심을 말씀드려.
 
목호경:
말재주
기준치: 70/35/14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귀신도 사탄..뭐그런거랑 비슷한거아닌가요? 어쩌구저쩌구 아무튼 악몽 관련된 얘기 불쌍한척 십자가의 영험함을 믿는다는 어필)
 
수녀님:...흠.. (점점 진지한 표정으로 이야기를 들어주더니 십자가를 쥔 손에 힘을 주더니 조용히 짧은 기도를 읊조렸다.) 아아.. 어린양들이 고생이 많았군요..
이리로 따라오세요.
 
김도현:와아..~ (이게 통하네)
 
목호경:우리 가서 세례 받는거 아니야..? (속닥)
 
김도현:머리 젖겠다.. (속닥)
 
유채아:진짜 그런거 해?
 
목호경:넌 세례명 뭐야..? (소근)
 
유채아:나 무교라서 몰라..
 
김도현:성당 다니는 친구들한테만 알려주는건데.. (ㅎㅎ)
 
수녀님은 앞장서 우리를 기도실로 데려갑니다.
 
유채아:짜다.. 알려줘!
 
목호경:이렇게 전도를...
 
김도현:좀 더 고민해보고..~
 
기도실에 나란히 앉은 셋에게 수녀님과 사제님은 성수를 찍어주면 기도합니다.
 
기나긴 주기도문을 들으니, 어느 정도 마음이 안정되는...? 것 같습니다.
 
도현이도 함께 주기도문을 중얼거리네요.
 
목호경:(뭔가 신성해..)
 
유채아:성당에서 자면... 안전할려나?
 
목호경:성당에서 취식해도 돼?
 
김도현:(중얼중얼.. 눈뜸..)
같이 오니까 좋다 얘들아 ㅎㅎ
 
목호경:(우리... 전도 당한건가?)
 
유채아:(그런거야?)
 
목호경:(손 꼭 모으고 중얼중얼 기도함)
 
김도현:끝났어 호경아.
 
목호경:(중얼중얼중얼)
 
김도현:(흔들흔들)
 
유채아:ㄴㄴ 내가 도와줄게.
(퍽퍽퍽)
 
목호경:(쓰러짐)
 
김도현:...
 
유채아:얼레
 
김도현:채아야 너 그러다 지옥가.
 
목호경: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유채아:같이가자
ㅎㅎ
 
김도현:이제 어디가지..?
 
목호경:난 방금 기도드려서 지옥 안가
 
유채아:아니? 변비걸린 사람은 전부 지옥가
 
목호경:나 변비 다 나았어ㅎㅎ
 
세 사람은 기도를 마치고 성당 밖을 나옵니다.
 
어딜 가야할지 고민하던 중..
 
갑자기 채아는 바닥으로 미끄러지듯 넘어집니다.
 
이건 발을 헛디딘 게 아닙니다.
 
무언가 발목을 잡아채, 앞으로 나아갈 수 없습니다.
 
목호경:??????????????
 
도현이가 다급하게 팔을 붙잡아주지만 강한 힘의 끌림은 멈추지 않습니다.
 
목호경:(덥썩)
 
유채아:(말도 못하고 끌려감)
 
채아는 5m 정도 양쪽 발목을 붙잡힌 채로 질질 끌려갑니다.
 
목호경:
근력
기준치: 65/32/13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김도현: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61
판정결과: 실패
 
유채아:(ㅇㅇ나갈게)
 
김도현:...끄응
 
목호경:(안돼)
근력
기준치: 65/32/13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김도현: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27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채아:살려줘애들아
 
가까스로 채아를 끌어내면...
 
지나치게 긴 팔이 바닥을 쓸듯 이리저리 휘적거리다 사라지는 모습을 목격합니다.
 
양쪽 발목을 확인하면, 팔에 남은 것과 같은 손자국이 남아 있습니다.
 
목호경:
SAN Roll
기준치: 57/28/11
굴림: 68
판정결과: 실패
 
유채아:
SAN Roll
기준치: 63/31/12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유채아:...나 진짜 지옥가나?
아파아
 
김도현:성당으론 안되는건가봐..
 
목호경:괜찮아?!?!?!
 
유채아:(발목 물끄럼.. . . . )
 
목호경:병원 가자!!!!!
 
김도현:걸을 수 있어?
 
유채아:아마도? (두발로 서봄)
 
다행히 문제는 없는 것 같네요.
 
유채아:(1 잘걷는다 2 개아프다) 2
아픈데
 
김도현:헉..
 
유채아:사실 아팠어..
 
욱신욱신..
 
목호경:헐...
택시~~
 
김도현:돈 많아..?
 
유채아:호경이가 태워줄걸
 
목호경:세명이 타면 별로 안비싸
 
김도현:나 삼천원 있는데..
 
유채아:?
너 왤케 가난해
 
김도현:(마상)..
 
목호경:...근데 어디가?
 
김도현:무당..한테 가볼까?..
(벅벅..)
 
목호경:성당 다니는 애가 무당한테 가도 돼?
 
유채아:병원간다매.
 
김도현:아.
병원가자, 병원.
 
목호경:이거 타고 엔빵 하자니까
(택시 안으로 쇽
 
유채아:도현이 돈없음 내가 내줄게 ㅇㅇ
 
김도현:(채아 태우고 앞에 탐..)
고마워..
담에 갚을게.
 
유채아:이정도로는 안갚아도 돼
 
목호경:더 뜯어먹어
 
유채아:(퍽퍽퍽)
 
목호경:아야
 
김도현:아저씨 가몽병원으로 가주세요.
 
세 사람은 택시를 타고 병원으로 향합니다.
 
10분 거리에 위치해 금방 도착합니다.
 
김도현:나도 낼 수 있을듯..?
 
유채아:아저씨 얼마에요?
 
목호경:쌉가능일듯..?
 
택시 아저씨:5천원이다~
 
유채아:호경이가 쏜대 도현아.
 
김도현:우와~
고마워 호경아.
 
유채아:멋져~
 
목호경:
 
김도현:(내림)
 
목호경:(일단 오처넌 냄)
 
유채아:(내림)
 
세 사람은 호경이의 돈 덕분에 병원 앞에 편하게 도착합니다!
 
소독약 냄새가 가득한 병원으로 들어서면
 
환자복을 입은 어리고 나이든 환자들과 간호사들이 보입니다.
 
김도현:다리 아직도 아파?
 
유채아:조금..?
근데 이게 병원가서 치료로 해결될 문제인지 모르겠네..
 
김도현:긁힌것 정도는 치료할 수 있겠지.
 
채아의 다친 상처를 간단히 소독하고 나오면
 
병동 안의 어린아이가 세명을 물끄러미 바라봅니다.
 
어린아이:(빤..)
 
목호경:꼬마야, 왜?
 
어린아이:형아 머리 엄청 길다!
 
유채아:?
 
목호경:?
 
김도현:?
 
목호경:(파드득 털어냄)
 
유채아:다른 사람..보고 하는 말인가..?
 
그렇다기엔 호경이를 너무 뚫어져라 보고있네요.
 
목호경:(옆으로 슬금슬금 움직여봄)
 
어린아이:(시선이 따라간다..)
 
목호경:...................
 
유채아:....귀신이 호경이 머리위에 있나?
 
목호경:끼야아아아아아
 
김도현:(입 막아줌)
 
목호경:(읍읍)
 
유채아:(머리 털어봄) 워이~워이~
귀신아 물러가라!
 
김도현:(어린애에게 막대사탕을 꺼내 쥐어주곤)
아무래도 이런데선 우리 문제를 해결 할 순..
없겠지...?
 
목호경:응...................나도줘
 
김도현:마지막이었어..
 
유채아:..............왜 하나만 들고 다녀?
 
목호경:(시무룩....)
 
김도현:...
 
유채아:다음엔 의리있게 다섯개 정도는 챙기란 말이야.
 
김도현:주머니가 꽉차는데..?
이건 있다.
(홍삼캔디)
 
목호경:유채아가 좋아하는 거네
 
유채아:?
 
김도현:그래? (채아에게 내밈)
 
유채아:땡큐 (받아서 그대로 호경이 입에 넣어줍니다.)
 
목호경:베................(퉤)
 
유채아:?
 
김도현:(마상)
 
목호경:?
 
유채아:너 지금 도현이의 마음을 뱉은거야.
다시 먹어.
 
김도현:난 괜찮아 호경아..
 
유채아:3초 안지나면 괜찮아.
 
목호경:미안.. .너의 마음 너무 부담스럽다
 
김도현:...........
 
유채아:....
(더 상처준거같은데)
 
목호경:왜 나를 이렇게 쓰레기로 만들어?
 
김도현:(벽에 머리 기댐..)
 
목호경:
 
유채아:미안.. 호경이가 좀 그렇지?
(토닥토닥..)
 
목호경:미안.. 난 오렌지맛이 좋아
 
김도현:나가자...
 
유채아:응 ㅎㅎ
 
목호경:ㅎㅎ
 
세 사람은 병원에서 빠져나옵니다.
 
따끔, 호경이는 고통스러운 아픔에 정신이 번쩍 듭니다.
 
고개를 돌리면 창백하게 질린 채아와 도현이의 얼굴이 보입니다.
 
시선을 내리니, 엉망으로 긁힌 팔이 보입니다.
 
도대체 언제 이렇게 긁은 거죠?
 
손톱이 지나간 자리마다 살갗은 붉게 물들어 있고,
 
가느다란 선혈이 긁힌 자국을 따라 흐르고 있습니다.
 
정신을 차린 지금도 피가 흐르는 팔을 긁는 행동을 멈출 수 없습니다.
 
가려운가요? 답답합니다.
 
당신을 가둔 좁은 세상을 찢어 던져버리고 탈출하고 싶습니다.
 
목호경:........................?(벅벅벅벅)
 
김도현:야..
 
유채아:야 그만 긁어...
(딱콩!)
 
김도현:그만 해. (팔 잡아서 홱)
 
목호경:(벅...벅벅) 병원에서 아토피 검사라도 받아볼걸 그랬나?
 
김도현:피나잖아.
 
목호경:응... 아프다.......
 
김도현:(...)
더 심해지기 전에 빨리 찾아야겠어..
 
목호경:다음은 어디였지? 절?
 
김도현:절..
일단 가자.
 
유채아:가보자고.
 
근처에 자리한 절입니다.
 
오랜 수행을 쌓은 스님이 계시다고 들었는데, 과연 도움을 받을 수 있을지는 모르겠습니다.
 
안으로 들어가면, 소박한 분위기의 스님 한 분이 안쪽으로 안내합니다.
 
스님:무슨 일로 찾아오셨는지 말씀해주시겠습니까?
 
유채아:저희가 그........... 귀신이 씌인거 같아서요.
 
목호경:(두 팔 냅다 내밈)
 
스님:흐음....
 
스님과 절의 사람들은 호의적으로 세 사람을 맞이하고 이야기를 들어줍니다.
 
따뜻한 차와 약과가 담긴 쟁반이 우리의 앞에 놓입니다.
 
이야기를 들은 스님의 미간에 가느다란 주름이 자리 잡습니다.
 
스님:아무래도, 저희가 손 쓸 수 있는 영역은 아닌 것 같군요. 도움이 될지는 모르겠지만, 이거라도 드리겠습니다.
부디 효험이 있길 바랍니다.
 
스님은 세 사람에게 작은 부적 목걸이를 건냅니다.
 
김도현:감사합니다..~ (목걸이 받아도 되는건가..)
나 이거 해도 되는거야..? (힐긋)
 
유채아:일단 살고 봐야지!
 
목호경:네 팔찌는 내가 하고 있으니까 괜찮지 않을까? (긁적)
 
김도현:호경이는 벌도 받겠는데..
 
목호경:그건 죽은 다음에 생각할래
 
스님:큼큼.. 혹시몰라 이야기 해드리는데, 근처에 유명한 제령사가 있으니 무당집에도 가보시길 바랍니다.
 
김도현:(이래도 되는거야?..)
 
유채아:살고 생각하자.
 
목호경:종교 투어...
 
김도현:(목걸이 검..)
(스님한테 꾸벅 인사도 한다.)
 
무당집으로 향할까요?
 
목호경:(무당집으로 가자!)
 
우리는 무당집으로 향합니다.
 
유채아:(저벅저벅)
 
길을 걷다보면 전자기기 판매장을 지나갑니다.
 
세 사람이 지나치는 순간,
 
매장에 진열된 모든 전자기기가 고장 난 것처럼 크게 깜빡입니다.
 
그리고 모든 화면은 검은 사진을 띄웁니다.
 
아주 지겨운 사진입니다.
 
검은 배경 속, 뿌연 것이 흔들거리며 차츰차츰 가까워지는 기묘한 사진들의 연속.
 
그건, 주머니 속에 있던 휴대폰이 오작동을 일으켜 잘못 찍힌 사진 같습니다.
 
일제히 깜빡거리던 화면들은 홀린 것처럼 갑자기 원래대로 돌아옵니다.
 
유채아:이놈의 사이버 귀신...
 
채아는 정신이 흔들리는 것을 느낍니다.
 
김도현:괜찮은거지? (둘을 빤..)
(채아의 이마에 손을 대보며) 흠...
 
유채아:나 이러다가... 단명할지도
100살까지 살려고 했는데...
 
김도현:안돼..~ 백살까지 살아야지
 
목호경:백살은 몰라도 지금은 너무 어리잖아...
 
도현이의 손이 닿자 열감이 빠지듯 몽롱하던 정신이 조금이나마 맑아집니다.
 
김도현:(호경이의 이마에도 손을 덮어봄)
 
유채아:근데 도현이 손은 약손인가.. 닿기만 해도 편해지네.
 
목호경:그러게... 너 손에 뭔 짓 했냐? (편안...)
 
김도현:의사나 될까?
(자기 손 빤..)
 
유채아:의사보단... 퇴마사?
 
목호경:의사보단....민간요법........
 
김도현:...
 
유채아:구마...전문..?
 
목호경:기......뭐 그런거....
 
김도현:뭐냐고..
 
유채아:기...?
 
목호경:약손이잖아
 
김도현:그럼 피곤해지면 손 잡고 있어~
(손 내밀)
 
유채아:(이거어케해야하냐)
 
목호경:(그니까이거우짜냐)
(로우파이브)
 
유채아:(짝)
 
목호경:좋아. 힘이 난다
 
김도현:(싱긋~)
 
도현이와 닿을 때마다 편안한 안정감을 느낍니다.
 
유채아:가보자고.
 
우연은 아닌듯이요.
 
스님이 추천해준 무당집으로 향합니다.
 
목호경:나 무당은 처음이야.. (ㄷㄷ)
 
유채아:나도..
 
텄네, 텄어!
 
유채아:으엥
 
세 사람이 무당집 안으로 발걸음을 옮기자마자,
 
목호경:으잉
 
화려한 의상을 차려입은 무당이 소리치며 세 사람을 밖으로 내쫓습니다.
 
무당:들어오지 마! 부정한 게 옮겠어!
 
무당집 안에 들어가기 위해선 대인 기능 판정의 어려운 성공이 필요합니다.
 
목호경:
말재주
기준치: 70/35/14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너무해.............. 저희 부정 좀 털어주세요ㅜㅜ
 
유채아:...후, 가랏. 목호경
 
무당:씁!!!!
 
김도현:...
 
유채아:도와주세요.. (초롱초롱)
 
김도현:
말재주
기준치: 55/27/11
굴림: 11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유채아:
설득
기준치: 60/30/12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ㅋ)
외모
기준치: 60/30/12
굴림: 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초롱초롱... 17세 고등학생의 애기같은 눈망울)
 
김도현:저희 도와주실 분은 무당님 밖에 없어요.. (강아지같은 눈매를 더욱 돋보이게 하며 이리저리 애원해봄..)
 
목호경:(울망울망)
 
무당:...크..큼!!!
 
유채아:도와주세요... (훌쩍)
 
무당:어쩔 수 없지.. 일단 들어와보거라.
 
무당은 마지못해 세 사람을 안으로 들입니다.
 
빨리 나가주길 바라는 것 같지만요.
 
김도현:(조르르 앉음)
 
무당:어마어마한 악령이 붙어 있어. 사람 한 둘 정도는 가볍게 골로 보낼 녀석이야.
이건 얼마를 받아도 못 쫓아내!
내쫓는 쪽에서 목숨을 걸어야 할 판이니. 알아들었으면 얼른 나가 봐!
 
그렇게 말하곤, 무당은 못마땅한 표정으로 서랍을 열어 뒤적이더니 무언가 꺼내 세 사람에게 내밉니다.
 
구깃구깃한 종이 명함입니다.
 
무당:나보단 이 녀석이 도움될지도 모르겠어.
 
유채아:(명함 봄..)
 
라고 말하는 표정에는 여전히 불안감이 도사리고 있습니다.
 
명함에는 어떤 주소만 적혀 있습니다.
 
주소가 가리키는 위치는, 근처 카페 '정음' 입니다.
 
김도현:정음 카페..?
 
유채아:카페...?
 
김도현:잘못 주신거 아니에요?...
 
무당:쓰읍!!! 거기가 맞아!
(훠이훠이) 어여 나가래도!!
 
유채아:....차가워.
 
김도현:...(시무룩)
가자..
 
유채아:웅....
(저벅저벅... ) 감사합니다...
 
김도현:(저벅저벅..)
호경이는 또 화장실 갔어?
변비 많이 힘든가 보다..
 
유채아:그러니까..
다음 생일선물로는 도움되는 약같은거라도 사줘야하나..
유산균이 그렇게 좋다던데..
 
김도현:장에 좋은거라던가..
유산균 요즘 많이 팔던데~..
 
목호경:어어 나 왔어 (비척비척)
 
김도현:(동정의 눈)
 
유채아:잘 싸우고 왔어?
 
목호경:내가 이겼어.
 
김도현:...!
드디어.
 
유채아:축하한다..
 
목호경:고맙다 전우들아..
 
김도현:우리 여기로 가라는데? (명함 보여줌)
 
목호경:읭? 여기가 뭐하는 데야?
 
김도현:카펜..데...
가보면 알겠지.
 
유채아:(끄덕..)
 
목호경:(네이버 지도에 주소 찍고 찾아감..)
 
세 사람은 무당이 소개시켜준 명함을 따라 카페로 향합니다.
 
겉보기에는 평화로운 카페입니다.
 
깔끔한 인테리어지만 어쩐지 사람이 적네요
 
세 사람이 안으로 들어가면, 주인이 가볍게 인사합니다.
 
주인:어서 오세요, 카페 정음입니다.
 
유채아:(두리번...거리다가) 안녕하세요..~
 
김도현:그냥 평범한데~..?
(두리번..)
 
목호경:여기...맞아?
 
김도현:명함 보여드릴까..?
 
목호경:(끄덕끄덕)
 
유채아:(끄덕)
 
김도현:(명함 내밀며) 이거.. 무당선생님이 소개시켜주셨는데요.
 
도현이 명함을 내밀자 주인은 안색을 살짝 굳힙니다.
 
김도현:..?
 
주인:그건 제 명함이 아니에요.
 
그는 그렇게 말하곤 잠시 자리를 비웁니다.
 
김도현:뭐지?
나 뭐 잘못 말했어?
 
목호경:...? 아니??
 
유채아:...우리 사기 당했어?
 
몇 분 후, 주인은 주방 쪽에서 앳된 얼굴의 학생 한 명을 데리고 나옵니다.
 
목호경:아무 명함이나 주신거 아니지?...헉
 
김도현:
 
유채아:어잉
 
같은 반이 아닌 1-B 학생, 나라입니다.
 
목호경:으이잉?
 
발넓은 사람이라면 구면일수도 있겠네요.
 
나라:...
 
목호경:네가 왜 여기서 나와?!
 
나라:찾아온건 그쪽들이잖아요?
일단 무슨 일인지 들어볼까요?
 
목호경:(명함이랑 번갈아 바라봄..) 이거 네꺼야??
 
나라:(끄덕)
 
김도현:친한가봐.
 
유채아:(아는 사인가봐.. (속닥))
 
김도현:난 얼굴만 알아.
 
유채아:나도...
 
목호경:(악몽에 대해 주저리주저리 늘어놓는다..)
 
나라:나라
 
목호경:응 너
 
나라:흠큼.. (앞치마를 벗어 내려놓고는 고개를 끄덕였다.)
제가 어느 정도 도움을 드릴 수는 있을 것 같아요.
 
목호경:정말?!
 
나라:다만, 제 도움을 받기 전에 조건이 하나 있습니다.
 
유채아:근데 왜 존댓말해?
....(어색하다 진자)
 
김도현:몰라...
원래 저런가..?
컨셉..?
 
유채아:컨셉인가보지..
이해하자.
 
나라:...(쨰릿)
 
목호경:(얘들아 그런건 조용히 말해)
 
김도현:헉..
들었나봐.
 
유채아:들렸어?
 
김도현:(순망한 눈)
 
유채아:(벅벅)
 
목호경:ㅎㅎ
ㅎㅎ...
 
나라:조건, 들어주실 건가요?
 
김도현:돈 내놓으라 하면...
 
목호경:뭔.........데?
 
김도현:호경이가 내주겠지..?
 
목호경:고백할게 있어
.....................오천원이 전재산이었어
 
김도현:(풉..)
 
유채아:(하늘보고 웃음 참음)
 
나라:...
 
목호경:너보다 이천원이나 많았거든ㅡㅡ
 
김도현:그거나 그거나..~
 
유채아:조건은 원래 선제시가 국룰 아닌가?
 
나라:일이 해결된 후, 제 요청을 하나 들어주세요.
 
목호경:어..............................떤?
 
나라:복채는 그걸로 받겠습니다.
별건 아니니 걱정마세요. 이게 아니라면 전 싫고요.
 
유채아:.... (속닥속닥) 쟤왤케 돌려말해? 나중에 우리 등골휘는거 아냐?
 
김도현:...
어쩔수 없지 않아..?
 
목호경:근데... 목숨값보단 싸지 않을까?
 
김도현:쟤가 우리의 희망인데..
 
유채아:...이래서 을이란!!
 
목호경:야~~ 나라야~~~~ 싸게 해줄거지??? (울망)
 
나라:대답은요? (무시)
 
목호경:(해? 해? 해?)
 
김도현:(꿀꺽..)
사장님 저 아이스티 주세요. (계산대 가서 계산중)
 
목호경:나 한입만
 
나라:...대답.은.요?
 
유채아:.. .야. 목숨값보단 싸다매.
(툭툭 애들침)
 
목호경:.............응...
 
김도현:해야지 뭐~
 
목호경:그래............응.............그렇게 하자.......
 
김도현:(아이스티 받고 200원 받았다)
마실래? (채아 줌)
 
목호경:나는?
 
나라:좋아요. (표정을 피고선)
 
유채아:웅 ㅎㅎ
(아이스티 호로록)
 
목호경:나라 개명했어?
 
나라:당신과 대화하고 있잖아요.
 
유채아:갑자기?
 
목호경:아아~ 그 얘기
(아이스티에 정신 팔림)
 
김도현:(ㅋㅋ)
 
나라:후...
 
유채아:호경아...
(딱콩!!!)
정신차려
 
목호경:ㅜㅜ
 
나라:당신들을 괴롭히는 건 존재해선 안되는 악령입니다.
그것에는 한이나 슬픔이 존재하지 않습니다.
 
목호경:그럼..?
 
나라:인간의 사념이 가득한 쓰레기장 같은 곳에서 태어나, 오로지 악의만을 전파하며 몸을 불리고 있죠.
짐작 가는 곳이 있습니까?
 
김도현:(아이스티 호록..)
 
목호경:사이버...공간?
 
유채아:그러네..
 
나라:그 정확한 곳이요.
 
유채아:A닷컴 아냐?
거기 뒷담글 엄청 심하게 올라왔거든
 
사념이 가득한 쓰레기장
 
악의를 전파하며 몸을 불린다는 단어에서 묘한 기분이 듭니다.
 
채아는 바로 답을 알아차립니다.
 
A닷컴 가입을 위해 휴대폰 번호를 입력한 순간, 인증 번호와 함께 도착했습니다.
 
처음 받았던 그 문자가요.
 
그렇다면, 괴이는 A닷컴에서 태어난 걸까요?
 
김도현:(끄덕끄덕) 그랬지~
 
나라:태어난 곳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던 악령이, 어떤 계기로 당신들 안에 숨어 호시탐탐 기회를 노리다 밖으로 발을 내밀었습니다.
막지 못하면 악령은 기세를 몰아 완전히 호경씨와 채아씨의 몸을 차지할 것이에요.
 
목호경:(뜨악..) 그럼 어떻게 해??
 
어젯밤 비밀번호를 입력한 순간, 괴이는 문을 열고 나갔습니다.
 
더는 전자기기의 제약 속에 갇히지 않게 된 것입니다.
 
나라:이제 시간이 없습니다.
 
유채아:어제.. 나간거 같은데.. 괜찮을까.
 
나라:동이 트면 당신들의 몸은 빼앗길 뿐만 아니라, 괴이는 전교에, 혹은 더 넓은 곳으로 퍼질지도 몰라요.
세 분, 좋은 목걸이를 가지고 계시네요.
 
김도현:(목걸이 만지작..)
 
목호경:절에서 받았어... (만지작)
 
나라:부적 목걸이에 약간의 힘을 보태줄 테니, 늘 몸에 지니고 다니세요.
이 부적이 있는 한, 악령은 세 분께 해를 끼칠 수 없습니다.
 
부적 목걸이의 영향으로 오염도가 고정됩니다.
 
나라:자정에 학교로 가서, 악령을 직접 봉인하세요.
봉인용 부적을 한 장 써드리겠습니다.
 
목호경:(헐) 우리가 그런 대단한 걸 할 수 있어..?
 
나라:그럼요. 하는 방법은 간단하니 알려드릴게요.
깨끗한 도자기 인형과 붉은 끈을 구하세요. 인형을 그릇으로 생각하시고 부정한 자리에 놓은 뒤 붉은 끈으로 감아 부적으로 봉하면, 더는 소란을 피우지 못할 것입니다.
 
그렇게 말한 뒤, 나라는 즉석에서 카페 영수증을 뜯어 부적을 써내려갑니다.
 
정말 이런 게 효험이 있긴 한 걸까요?
 
목호경:(저거.. 믿을만한거야?..)
 
하긴, 귀신도 IP를 타고 다니는 시대에 부적이 좀 이상해도 별일 있을까요.
 
김도현:(다먹어가는 아이스티..)
신기하다.
 
목호경:영수증 부적...
 
유채아:영수증 부적...
 
김도현:누가 들고갈래?
(얼음 빙글빙글)
 
유채아:(호경이 손에 꼬옥)
 
목호경:안 잃어버릴 자신 있는 사람?
날... 믿어?
 
유채아:잃어버리면 3대가 변비에 걸릴것이야.
 
목호경:그건 저주잖아
저주는 이미 충분하다고
 
유채아:잘 간수해
 
김도현:믿음직 한데?
 
목호경:(꼬깃꼬깃 주머니에 넣음)
 
김도현:그럼...
도자기 인형이랑 붉은 끈..
사야겠지?
다이소에 가면 있으려나.
 
유채아:다이소 가면 다 있을걸
 
목호경:이제 돈이 남은 사람은... (채아 봄)
 
유채아:...
 
김도현:(봄)
 
유채아:가자구
 
세 사람은 다이소로 향합니다.
 
적절한 도자기 인형과 붉은 끈을 사고 밖으로 나오면..
 
어둑한 하늘이 보입니다.
 
슬슬 기숙사로 돌아가야겠어요.
 
유채아:가자. (비장한 발걸음)
 
목호경:자정..이랬지?
 
김도현:음..
기숙사에 있다가 시간이 되면 다시 정문에서 모일까?
 
유채아:무서운데
 
목호경:(끄덕.) 도망치기 없기다.
 
유채아:...
나 룸메도 무서운데..
 
김도현:안나오면.. 안돼.
 
목호경:...나도
 
김도현:그럼 놀이터에서 버틸까?
 
목호경:룸메 무서워...
 
유채아:응...
 
김도현:룸메가 왜 무서워..?
 
목호경:(끄덕끄덕)
룸메가..............................................
 
김도현:(갸우뚱)
 
목호경:귀신 같아..
 
유채아:............여기엔 많은 일들이 있어.
 
김도현:흐음..
고생이 많았구나 너네..
 
목호경:응...
채아야 오뎅 사줘
 
김도현:배고파.
 
유채아:...추워?
우리 그럼 분식집가자
 
목호경:춥고 배고파아
 
김도현:배고파아
 
유채아:떡볶이 콜
 
목호경:
 
김도현:아싸
 
유채아:가자구.
 
우리는 떡볶이 집에서 시간을 떼우기로 합니다.
 
김도현:오뎅튀김도 맛있겠다..
 
유채아:난 치떡
 
목호경:순대도 순대도
 
유채아:ㅇㅋ
 
김도현:돈 많아?
 
유채아:...마넌?
 
목호경:부자다ㄷㄷ
 
김도현:오..~
 
유채아:ㅎㅎ
 
김도현:얘들아..
 
목호경:잉?
 
유채아:어?
 
김도현:실은 말할게 있어. (진지)
 
목호경:....말해. (덩달아 진지.)
 
유채아:(뭔데)]
 
김도현:사실...
내가 A닷컴을 만들었거든.
 
목호경:?
 
유채아:
 
김도현:아니, 들어봐.
 
목호경:으잉?
엥?
 
유채아:어어..
 
목호경:응???
 
김도현:나는 정말..
 
목호경:(삿대질)
 
김도현:아니
 
목호경:잉????????
 
김도현:나는 진짜 그냥 익명으로 즐겁게 쓰라고 만든 거였단 말이야.
일이 이렇게 될 줄은 몰랐지.
(턱받침..) 뒷담화 장소가 될 줄은 몰랐지.
 
목호경:....(오뎅 국물 소주처럼 들이키며) 크윽....
 
유채아:...진짜 깬다. (퍽)
 
목호경:아.
 
김도현:하하..
 
유채아:근데... 나는 뭐, 신경 안써서? 딱히?
 
목호경:그래선가? 너만 영향을 안 받는게..? (갸웃)
 
김도현:(긁적..) 그건 나도 모르겠어.
 
유채아:너도 너대로 고생이 있었구나... (팡팡)
 
김도현:이 일이 끝나면 폐쇄할라고. 내 의도랑 다르게 쓰일줄은 몰랐고..
너네가 무사해지면 다신 이런 일이 없게 할거야. (한숨..)
 
유채아:미안하면 다음에 떡볶이 사ㅎㅎ
 
목호경:봉인을 잘 해야할텐데... (떡볶이 아련하게 바라본다.) 떡볶이 또 먹을 수 있으면 좋겠다...
 
김도현:그러지 뭐. 그거로 용서해주는거야? (ㅎㅎ)
 
유채아:어차피 이번 일.. .그냥 우연처럼 우리가 걸렸다고 생각하고 있고, 너도 딱히 고의가 아녔잖아?
살다보면 그럴수도 있는거지. 별로 신경 안써.
 
목호경:응응. 봉인만 잘 되면.
 
김도현:(찌잉..)
아, 그래서 그런데.
 
유채아:응?
 
목호경:잉?
 
김도현:그 귀신한테 들키지 않고 연락을 나눌 방법을 생각해 봤어.
 
목호경:어떻게?
 
김도현:(떡볶이 냠냠)
 
목호경:(오뎅 냠냠)
 
유채아:(순대 냠)
 
김도현:난 관리자잖아. 내 아이디와 비번을 알려줄게.
A닷컴에 비밀 게시판을 만들거야.
내 아이디로만 볼 수 있는.. (이해되냐는 얼굴)
 
목호경:오~
 
유채아:호...
 
김도현:그러니까~ 혹시 몰라. 연락할 일이 있으면
그 게시판에 글을 써줘.
 
목호경:공동 관리자네?
 
김도현:그런 셈이지~
 
유채아:제법.. 멋질지도.
 
목호경:제법... 간지날지도.
 
김도현:(코쓱..)
 
맛있게 떡볶이도 먹고나면 어느덧 자정에 가까워집니다.
 
세 사람은 정문 앞에 섭니다.
 
김도현:좀 긴장되네..
 
목호경:이번 일이 잘 풀리면.........
14시간 잘 거야.
 
유채아:........꼭 그러자고.
 
목호경:그리고 일어나서 도현이가 사주는 떡볶이를 먹으러 가는거지..
 
김도현:화이팅!
 
유채아:아침 굶고가야겠다
ㅎㅎ
 
목호경:ㅎㅎ
.......들어가야겠지? (주춤)
 
김도현:갈까?
 
목호경:...가보자고.
 
유채아:가자.
(저벅저벅)
 
/desc 밤의 학교는 무척이나 어둡고, 없던 귀신도 보일 정도로 음침한 분위기입니다.
 
/desc 도현이 주섬주섬 랜턴을 꺼내 켭니다.
 
빛이 생긴다면 조금 덜 무서우리라 생각했는데,
 
무언가 보일지도 모른다 생각하니 오히려 두 배로 무섭습니다.
 
세 사람은 간신히 앞을 밝히며 안으로 들어갑니다.
 
'부정한 장소'에 인형을 두라고 했죠.
 
하지만 부정한 장소라고 해도, 컴퓨터실 외에 생각나는 곳은 없습니다.
 
결국 이걸로 3일째, 당신은 밤의 컴퓨터실을 찾아갑니다.
 
두 번은 자신의 의지가 아니었지만요.
 
김도현:어디에 둬야하지..?
 
목호경:...컴퓨터 본체 위?...
 
김도현:컴퓨터가 이렇게 많은데~
 
목호경:전에 엄청 더러운 컴퓨터 하나 있었잖아. 거기가 부정 탄곳 아닐까?..
 
유채아:(끄덕)
 
김도현:아, 너네가 악몽에서 간 거긴가.
 
유채아:응..
 
김도현:인형부터 두자.
(랜턴을 들곤 이리저리 살핀다.)
 
목호경:(채아 봄..)
 
유채아:(가장 익숙한 컴퓨터위에 인형을 놓는다.)
 
컴퓨터실에 들어가 봉인 준비를 하던 그때
 
밖에서부터 쿵! 소리가 들려옵니다.
 
한 명이 아닙니다.
 
족히 스무 개는 넘는 손바닥들이 컴퓨터실을 창문을 두들기고 있습니다.
 
김도현:..헉
 
목호경:와씨 저게 뭐야????????
 
김도현:문 잠궜어??
 
유채아:잠..궜나?
 
목호경:(우다다 달려가서 잠그고 봄)
 
호경이가 문을 잠그려 하자,
 
손의 주인은 손쉽게 열려진 문을 통해 컴퓨터실 안으로 들어옵니다.
 
목호경:으아악
 
닫히는 문을 어거지로 열고 10명이 넘는 학생들이 진입합니다.
 
이들은 하나같이 흰 눈을 뜬 채 컴퓨터실 안으로 기어들어 오고 있습니다.
 
유채아:으악
 
아, 다들 익숙한 얼굴이네요.
 
목호경:좀비들이냐고...!! (학생의 옷자락을 잡아끌며)
 
그야 전부 A반 학생들이니 당연하겠지만….
 
유채아:
SAN Roll
기준치: 62/31/12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김도현: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목호경:
SAN Roll
기준치: 56/28/11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10명 남짓이었던 수는, 차츰차츰 불어나 2~30명 내외가 되었습니다.
 
김도현:우와악...어떡해
도망치자!!
 
유채아:여기서? 어떻게???
 
목호경:아이씨.. 고지가 눈 앞인데!!
 
김도현:뒷문!!
(우다다)
 
유채아:(후다닥)
 
목호경:(우당탕)
 
세 사람은 힘껏 도망칩니다
 
이들은 먹잇감을 쫓는 들개 떼처럼 우르르 쫓아옵니다.
 
술래가 30명인 술래잡기는 아무리 생각해도 도망가는 세 사람에겐 불리합니다.
 
정신없이 복도를 꺾고, 넘어질 뻔한 다리를 추스르며 돌아다니다 보면...
 
유채아:
기준치: 60/30/12
굴림: 3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목호경:
기준치: 60/30/12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두 사람은 무사히 도망칩니다!
 
도현이는 어디로 갔을까요?
 
목호경:김도현은?!
 
유채아:아오... 얘 어디갔어.
 
주변을 둘러보아도 모습이 보이지 않습니다.
 
목호경:잡힌거야?!?!
 
이 넓은 학교에서 저들을 피하며 만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유채아:상황을 알 수 없으니까...
 
연락할 방법은 없을까요?
 
유채아:써보자.
 
두 사람은 1-A반에 있습니다.
 
유채아:관리자 계정으로 들어가면...
 
목호경:글을 올렸을까? (비밀 게시판을 확인해본다..)
 
게시판엔 아무 글도 올라와 있지 않습니다.
 
유채아:그럼 이쪽에서 올려야지.
 
목호경:(탁 타탁 탁 탁)
 
김도현:.
 
김도현:오른쪽!!
 
지금부터 조용히 교실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목호경:(교실을 둘러본다.)
 
교실을 둘러보면, 교탁 위에 열쇠가 놓여있습니다.
 
목호경:(열쇠를 확인한다!)
 
1-A라고 쓰여진 스티커가 붙어있습니다.
 
그야 이곳이 A반이니까요.
 
유채아:더 볼 건 없나?
 
그때 휴대폰 알림이 울립니다.
 
목호경:도트라슈...
 
김도현:ㅜㅜ
 
목호경:(B반으로 가보자..)
 
유채아:(저벅저벅...)
 
1-B반으로 향합니다.
 
목호경:
기준치: 60/30/12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유채아:
기준치: 60/30/1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목호경:?
 
덜컹,
 
유채아:쏘리..
 
큰 소리가 난 탓인지..
 
채아는 이쪽으로 다가오는 몇몇의 발걸음 소리를 듣습니다.
 
조금 더 신중히 움직여야겠습니다.
 
B반 안엔 아무도 없습니다.
 
목호경:여기도 없나봐
 
유채아:다음으로 넘어가자.
 
목호경:(C반으로 간다.)
 
C반으로 향합니다.
 
목호경:
기준치: 60/30/12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유채아:
기준치: 60/30/12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ㅇㅇ발목붙잡을게)
 
목호경:무거워
 
쿠당탕!
 
문을 열면서 교실 안의 의자가 부딪혔는지..
 
시끄러운 소리를 내네요.
 
더욱 많아지는 발걸음 소리가 들려옵니다.
 
유채아:...(어카냐..)
 
이곳에도 역시 도현이는 없습니다.
 
목호경:(몇반 갈까..)
 
유채아:찍어야해 이젠 진짜.
도현이니까 D현
 
목호경:나랑 똑같은 생각을 하네
역시 내 친구
 
유채아:이래서 친구구나..
가자.
 
D반으로 향합니다.
 
목호경:
기준치: 60/30/12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유채아:
기준치: 60/30/12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덜컥!
 
이런..
 
흰 눈을 뜬 것들의 소리가 가까워집니다.
 
이곳에도 도현이는 없습니다.
 
2분간 이동이 불가능합니다.
 
유채아:우리... 큰일났나바.
 
목호경:...우리 토끼같은 도현이가 기다리고 있어요
 
유채아:이제 E,F,G남았거든
 
유채아:G에 있으면 좀 짱날거같고
그렇다고 순서대로 안가면 뭔가 아쉬워.
 
목호경:...뭔가 빠뜨리면 기분이 구리지 않아?
 
유채아:내말이.
 
유채아:
 
목호경:
 
유채아:GIM도현?
 
목호경:나 갑자기 .G가 떙겨
 
유채아:오케이. G로 간다.
 
발걸음 소리가 잦아질때쯤..
 
두 사람은 G반으로 향합니다.
 
교실문을 열려고 하자,
 
자물쇠로 잠겨 있어 열리지 않습니다.
 
어떻게 할까요?
 
유채아:너가 열어바
 
유채아:....호경아 우리 그...
A반 열쇠 챙겼지
 
목호경:응.. 이걸로 열리나?
 
유채아:그걸로 열어볼까 ㅎㅎ
 
목호경:가보자고
 
유채아:가보자고
 
열쇠를 끼워넣어보지만..?
 
A반 열쇠가 맞을리 없겠죠.
 
목호경:Hㅏ.....
 
유채아:
근력
기준치: 50/25/10
굴림: 98
판정결과: 실패
아.. 아파
 
목호경:
근력
기준치: 65/32/13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유채아:(ㅠㅠ)
 
목호경:아자.
 
유채아:가자구,
 
덜컹,
 
호경이의 힘에 싸구려 자물쇠가 쉽게 열립니다.
 
문이 열리면..
 
쭈그려 앉아있는 큰 몸의 도현이 앉아있습니다.
 
김도현:...!
애드라...!
(우다다 와락!)
 
목호경:야아............! (와띾!!!!!!!!!!!)
 
유채아:역시 김도현..!!
 
김도현:보고싶었어...~~~~!
하... 귀신은 안무서운데..
사람이 더 무섭다니까
(훌쩍)
 
목호경:좀비물 찍는 것 같다... ㄷㄷ
 
김도현:...내가
개쩌는 발상을 생각했어
 
유채아:먼데?
 
목호경:뭐야뭐야
 
김도현:좀비물 보면 소리로 유인하잖아?
여기 교실에 있는 컴퓨터로 음악이라도 틀어두면 컴퓨터실은 비지 않을까?
 
유채아:제법? 똑똑해?
 
김도현:ㅎㅎ
 
목호경:천재네?
 
김도현:역시 정신만 차리면 되나봐..
(컴퓨터를 키며)
무슨 노래 좋아해?
 
목호경:노래 뭐 틀까?
선곡 중요해
 
유채아:....
 
김도현:안무서운거 틀자..
 
목호경:난... 요새 서머 타임이라는 노래가 좋더라
 
유채아:아...
그게 뭐야?
 
김도현:그게 뭐야? 팝송?
 
목호경:들어봤어?
 
유채아:아니...
 
목호경:아니 일본노랜데
듣다보니 중독돼
 
유채아:...호경이 너도 오타쿠? 그런건 아니지?
 
김도현:(긁적) 너가 틀래?
 
목호경:(벅벅) 들어보면 너희도 좋다고 할걸?
 
유채아:...틀어봐, 일단.
 
목호경:ㅇㅋㅇㅋ
(비장하게.............X튜브에서 서머타임을 틉니다.)
 
김도현:...?
 
유채아:...으응, 호경이 취향이구나.
 
목호경:좋지?
 
유채아:(이 상황에서 노래가 들리겠냐고)
 
김도현:상큼하네..
 
목호경:안 무섭잖아ㅎㅎ
 
김도현:그렇긴 해 ㅎㅎ
나 일본노래는 처음들어봐.
 
목호경:(볼륨 업업업)
 
유채아:나도..
 
목호경:나도 이거 X톡에서 처음 들어봤어)
 
김도현:틱톡도 해?
 
목호경:가끔 재미있는거 올라오든대?
 
노래를 즐기고 있을 때가 아니었죠.
 
유채아:.....빨리가자.
 
상쾌한 노래 뒤로 30명의 발소리가 들려옵니다.
 
유채아:(오늘 나는 호경이와 열걸음 멀어졌다.)
 
목호경:(오마이걸 한발짝 두발짝 다음으로 설정하며)
 
김도현:빨리가자!
 
유채아:빨리 가자!
(하..ㅋ)
 
목호경:뛰어!
 
김도현:(좋네..)
 
세 사람의 작전은 제대로 먹힙니다.
 
비어진 컴퓨터실로 세 사람은 진입합니다.
 
가까스로 도착해 준비물을 세팅합니다.
 
그러나.. 도현이 꺼낸 것은 완전히 깨져버린 도자기 인형입니다.
 
김도현:...아
 
유채아:...!!!
 
목호경:...오잉
 
유채아:깨졌는데?
 
목호경:테이프 없나.?
 
김도현:도망치다 깨졌나..?
 
유채아:어뜨케..
 
김도현:근데 깨끗한 인형이라고 했는데..
 
목호경:깨끗...........
한 깨진 인형은?
 
새 인형을 구할 시간은 이제 없습니다.
 
유채아:깨지면.. 빠져나오는거 아냐?
 
목호경:그럼........................
 
김도현:...
 
목호경:우짜냐
 
참담한 분위기 끝에 먼저 입을 뗀 사람은 도현입니다.
 
그는 사뭇 비장한 각오를 한 듯 진지한 표정으로 말합니다.
 
김도현:있잖아..
저주나 영정인 행위에 인형을 고르는 이유가 사람의 형태를 본 떠서래.
사람에 봉인할 수 있으면 더 효과가 좋겠지.
 
유채아:음~ 싫어.
 
목호경:기각.
 
유채아:다 들을 필요도 없네 ㅎㅎ
 
김도현:..나 아직 아무말 안했는데
 
목호경:우리가 나루토야?
 
유채아:또 이상한 말 하네 호경이..
 
목호경:나루토도 안봤어? ㄷㄷ
 
유채아:아무튼!
안돼!
 
목호경:그래 아무튼...
사람한테 봉인하면 그 사람은 어떻게 되는데?
 
유채아:그것도 알아?
 
목호경:모르는데 어떻게 해
 
김도현:그럼 어떡해. 이대로 두면.. 우리 반 문제만 아니라잖아.
 
유채아:얘도 모르나본데..
그래도 싫어. (흥)
 
김도현:인형도 내가 깨고 A닷컴을 만든것도 난데.
 
유채아:A닷컴을 그렇게 만든건 우리반 애들 아닌가?
 
목호경:그렇지?
 
유채아:너 혼자서 짊어질 문제는 아니라고 보는데.
 
김도현:(답답함에 머리칼을 매만지곤) ...그래도.. 방법이 없잖아.
 
유채아:오늘이 안되면.. 내일하면 안돼? 아니면 인형을 대신할 다른 물건을 찾아보고.
 
목호경:과학실 같은데서 인체모형이라도 가져올걸...
 
유채아:아무튼 누구 하나 희생하자... 이런건 딱 싫어.
 
김도현:내일이면 너네 몸이 빼앗겨.
 
유채아:
인형 찾아볼까나..~
 
정말 그런 방법밖에 없을까요?
 
괴이를 사람에게 봉인한다면, 결국 귀신 들린 사람이 될 뿐 아닌가요?
 
잘 생각해봅시다
 
이 이야기에 누군가의 희생이 필요하다고 생각되나요?
 
목호경:(아뇨!)
 
두 사람은 도현이를 희생시키지 못합니다.
 
유채아:(당연하지)
 
그렇다고 목숨을 버릴 바보같은 짓은 하지 않을거고요.
 
목호경:(그럼그럼)
 
어떤 일이 일어날지 모르는데 무모한 선택을 저지를 수는 없죠.
 
어떤 선택도 해내지 못하고 참담하게 자리를 지키던 중,
 
내내 조용하던 휴대폰이 작게 울립니다.
 
목호경:(확인한다)
 
휴대폰을 확인하자 메시지가 도착해 있습니다.
 
'거기 있어?'라는 내용과 함께
 
첨부된 검은 사진에는 인간의 것이라고 하기 힘든 기괴한 안면을 들이민 얼굴의 소유자가 히죽히죽 웃고 있습니다.
 
누군가 쥐고 흔드는 것처럼, 창문이 거세게 흔들립니다.
 
목호경:(툭..)
 
그와 동시에 또 다른 알림음이 경쾌하게 울립니다.
 
이 알림음은 A닷컴의 게시판에 설정해둔 전용 알림음입니다.
 
유채아:음?
 
이 상황에서 도움될지는 모르겠지만, 볼까요?
 
유채아:(일단 봄)
 
그림
 
괴담을 확인하자마자, '삭제된 게시물입니다'라는 팝업이 뜹니다.
 
유채아:이거 괜찮은데..?
 
이건 누가 작성한 게시물일까요?
 
다시 한 번 창문이 덜컹입니다.
 
아무튼, 팝업창 때문에 괴담의 본문은 제대로 보이지 않습니다.
 
목호경:야야 이거라도 해보자
 
보이는 건 오로지 아래 짤막하게 서술된 '인형 없이 해내는 봉인법'뿐입니다.
 
제대로 통할지 불안합니다만, 이제 세 사람에게 선택지는 없습니다.
 
유채아:일단 해보자.
나랑... 호경이 핸드폰이 나을 것 같아.
 
김도현:음...좋아. (끄덕)
 
유채아: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목호경: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봉인 장소로는 관리자만이 접근할 수 있고,
 
바로 잠금이 가능한 A닷컴 비밀 게시판이 제일 적합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듭니다.
 
이 봉인법이 가짜라면, 두 사람은 목걸이 부적을 벗어둔 사이에 괴이에게 몸을 점령당할지도 모릅니다.
 
두 사람은 누구 한 명을 살리기 위해 나머지를 희생시키지 않겠다고 결심했으므로,
 
함께 감수하는 위험에는 망설임 없이 손을 뻗습니다.
 
유채아:준비 됐지...
 
목호경:(목걸이 부적을 벗는다...)
 
유채아:아오.. (봉인법에 적힌대로 따라함)
 
김도현:(숨죽이고 바라본다..)
 
목호경:
지능
기준치: 60/30/12
굴림: 79
판정결과: 실패
 
유채아: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김도현:(언제해..? 둘 힐끔)
 
유채아: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3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채아는 생각해냅니다.
 
이 사건의 부정할 수 없는 진실.
 
우리가 싸우고 있는 이 괴이의 이름은
 
A반 친구들의 사념으로 가득찬 '소문' 이라는 것을요.
 
유채아:우리가 싸우고 있는 이 괴이의 이름은 A반 아이들의 사념으로 가득찬 '소문' 이다.
 
목호경:목호경 유채아 김도현은.... 오늘부터 짱친이다.
 
두 사람은 부정할 수 없는 진실을 말합니다.
 
그리고 남은 것은..
 
유채아:소문은 끝!
 
목호경:소문은 끝!!!!!!!!!!!!
 
김도현:소문은 끝!!!
 
마지막 문장이 메아리침과 동시에, 마주 본 두 개의 액정이 환하게 빛납니다.
 
작은 광원일 뿐이었던 네모난 화면은 허공에 거대한 감옥을 만들어냅니다.
 
컴퓨터실의 모든 컴퓨터에 일제히 빛이 들어와 번쩍입니다.
 
새파랗게 빛나는 스크린 위로 손톱자국처럼 길게 에러를 알리는 줄글이 이어집니다.
 
무언가 끌려 들어가듯, 세 사람 주변의 컴퓨터만 남기고 인근 모니터는 전부 굉음을 내며 종료됩니다.
 
당신 안에 갇혀 있던 악령은 끌려나갑니다.
 
누가 내지르는지 모를 비명이 컴퓨터실을 채우고
 
괴성은 한참 후에야 가라앉습니다.
 
김도현:채아야, 호경아, 게시판을 잠가!!
 
유채아:(잠금버튼 누름) 이건가??
 
목호경:(게시판을 잠근다.)
 
두 사람이 게시판을 영구 잠금 처리하면,
 
그것으로 봉인 종료입니다.
 
학교에 감돌던 스산한 기운은 사라지고, 당신의 팔에 남아있던 진득한 자국 역시 사라졌습니다.
 
김도현:다시 나타날까?..
 
도현이의 목소리가 불안하게 떨립니다.
 
유채아:...아니라고 해줘..
 
목호경:다시 나타나면 또 잠그면 되지!
 
완전히 제령할 수 없는 어마어마한 악령, '소문'은 A닷컴이 존재하는 한, 봉인이 풀리면 언제든 세 사람을 덮치겠죠.
 
하지만 사이트를 폐쇄할 수도 없습니다.
 
봉인된 사물을 깨트리면 봉인이 풀리는 것처럼,
 
이 또한 위험성이 있으니까요.
 
도현은 앞으로 봉인이 풀리지 않도록 계속해서 A닷컴을 관리해야 할 겁니다.
 
동이 틉니다.
 
소문을 다루는 세 명의 관리자 뒤로 길게 그림자가 집니다.
 
물을 필요도 없이,
 
우리는 지금 이 순간 이곳에 있었습니다.
 
END B. 실제로 겪은 이야기
 
탐사자, KPC 생환.
 
에필로그로 이어집니다.
 
-
 
-Epilogue-
 
나라:약속한 복채를 받으러 왔어요.
 
이튿날 쉬는 시간,
 
나라가 A반 문을 열고 당당하게 들어옵니다.
 
그는 세 사람 앞에 얇은 종이 2장을 내려놓으며 말합니다.
 
목호경:어어... 뭐야?
 
유채아:으응..
 
김도현:...?
 
나라:말씀드린 대로, 저는 도와드릴 수 있는 부분까지 도와드렸으니까요.
이젠 두 분께서 복채를 주실 차례네요.
 
그러고 보니 절체절명의 순간에 새로운 봉인법이 올라왔죠.
 
그건 결국 나라의 도움이었습니다.
 
어떻게 두 사람의 상황을 파악한 걸까요?
 
유채아:생명의 은인이네..
 
나라:누군가가 가르쳐줬어요. A반에서 유일하게 A닷컴에서 탈퇴한 사람이 있었거든요. A반 학생들이 전부 홀린 상태에서 혼자 무사한 채로, 이변을 알아차리고 바로 연락해줬어요.
덕분에 한시름 덜었죠?
 
아무튼, 그래서….
 
도대체 무슨 내용일지.
 
세 사람이 종이를 뒤집으면...
 
놀랍게도 종이에는 [입부 신청서]라고 적혀 있습니다.
 
목호경:오잉
 
유채아:
 
김도현:에엥
 
나라는 계속해서 말합니다.
 
나라:오컬트 부를 개설할 예정인데, 부원이 부족해서요.
 
유채아:그 많은 부서 중에서 왜 하필 오컬트야?
 
목호경:우와, 신물나..
 
나라:입부엔 5명이 필요하니 호경씨와 채아씨, 도현씨만 들어오면 끝이에요.
이쪽이 제 전문 분야니까요.
 
유채아:. .. ..우리 그냥 이름만 올려도 되는거야?
 
입부에 5명이 필요하다니.
 
목호경:부실에서 떡볶이 시켜먹어도 돼?
 
나라와 호경, 채아, 도현을 포함하면 전부 4명인데..
 
김도현:좋은데~
 
나라:마음대로 하세요. 대신 더럽히는건 안돼요.
 
나머지 한 명은 누구일까요?
 
유채아:그러네... 남은 한명은 누구야?
 
목호경:그 탈퇴했다는 친구?
 
의문을 품던 중, 밝은 목소리로 누군가가 대화에 끼어듭니다.
 
유리:나라 왔네? 오컬트 부 입부 권유 중이야?
 
유채아:?
 
유리:어? 목호경 유채아.. 김도현도 들어와?
 
목호경:박율?
 
김도현:...?
 
유채아:너가 언제부터.... 오컬트에..
 
오컬트 부 가입이 확정된 것처럼 신이 나서 말을 걸고 있네요.
 
나라가 말한 '유일하게 탈퇴한 사람'은 유리인가 보네요.
 
유리:흐흠~ 그 때 이후로 관심이 생겼거든~
 
목호경:(그렇게 사이트에 관심있어 보였으면서)
 
유리:무슨 생각하는지 다 보인다.
아니~ 너네 말대로 존나 불길하잖아, 그래서 탈퇴했지.
그보다 너희 나 없었으면 아주 큰일 날 뻔 했다더라
 
그렇습니다.
 
애초에 위험할 거 같으면 발 빼고, 무서운 것과 엮이지 않으면 공포 영화도 일어날 일 없습니다.
 
유채아:(그렇긴한데.......... 미리 말 해주지)
 
어찌 보면 이 이야기에서 제일 현명한 대처를 한 사람은 유리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이렇게 된 거, 어쩔 수 없습니다!
 
복채는 지불하지 않으면 무서운 후환이 찾아온다고도 하죠.
 
어쩌면 오컬트부 가입이 여러분의 고교생활을 더 활기차게 해줄 기회일지도 모릅니다.
 
언제 A닷컴의 봉인이 풀릴지도 모르니, 더 많은 동료가 함께하는 편이 든든할 거예요.
 
나라:자, 이름 적으세요.
 
김도현:너네 들어갈거야?..
 
유채아:......안들어가면 우리 큰일나는거 아냐?
 
김도현:그렇겠지..~
 
목호경:그래도 생명의 은인인데 이정도야~
 
김도현:난 과학동아리 가보고 싶었는데.. (쩝)
 
유채아:어느쪽이든 귀찮은데..
 
김도현:(끄적끄적..)
 
유채아:(끄적그적 이름 적어줌)
 
목호경:(끼적끼적)

 

 
입부 신청서에 사인하면, 나라는 유리와 함께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교무실에 신청서를 제출하러 갑니다.
 
우리는 막 청춘의 첫 페이지를 열었을 뿐입니다.
 
앞으로 3년, 우리는 어떤 이야기를 만들어갈까요.
 
이것으로 고등학교 오컬트 부의 첫 번째 학교 괴담 일지를 마무리 짓습니다.
 
다음 일지에서 만나요!

핸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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