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0314
당신은 몇번도 더 들은 라디오의 방송을 끄고, 주변을 돌아보았습니다.
오늘 쉬어가기로 한 폐공장의 창고 한 구석은 어둑합니다.
유일한 광원인 벽 꼭대기에 위치한 환풍구에서 정오의 햇빛이 비치고,
당신의 옆에는 젠이 고단한 얼굴로 잠들어 있습니다.
세계 곳곳의 사람들이 동일한 질병 증세를 보였습니다.
곧 학자들에 의해 이 질병이 전례없는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임을 알아냈고,
하지만 사람들과 미디어는 이 바이러스를 좀비 바이러스라고 불렀고,
최초 감염자가 발생한 시점부터 이를 좀비 사태라 부르기 시작했습니다.
인류는 곧 좀비들에게 몇가지 특징을 발견했습니다.
바이러스는 체액으로 전파되며 대표적인 감염경로는 좀비에게 물리는 것이다.
바이러스에 감염된 사람은 24시간안에 좀비로 변한다.
그 증거로 완전히 좀비가 된다면 눈동자의 동공이 희뿌옇게 탁해진다.
좀비는 시력이 퇴화하지만 청력이 발달해, 빛이 없는 밤에는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세계에서 동시다발적으로 퍼지기 시작한 이 바이러스는 곧 전 지구를 장악했고,
인류의 70%이상이 바이러스에 감염되며 전 세계가 혼란에 휩싸였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인류의 멸망을 이야기 했습니다.
하지만 언제나 인간은 생존할 길을 찾기 마련입니다.
좀비사태를 해결하기 위한 연합정부가 설립되었고,
이 기관은 생존자들을 위한 ‘안전지대’를 만들었습니다.
오늘은 좀비사태가 발발한지 일년 7개월 12일째.
당신과 젠은 이 절망적인 세상속에서 서로를 의지해가며 안전지대로 향하는 여정을 계속해오고 있습니다.
당신은 잠든 젠의 얼굴을 가만히 내려다 보았습니다.
인상을 잔뜩 찌푸리고 알아들을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고 있습니다.
류이페이: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92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젠이 중얼거리는 말을 주의깊게 들어보았지만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습니다.
젠의 표정은 마치 악몽이라도 꾸는 것 같아요.
류이페이:(악몽이라도 꾸는 듯 인상을 찌푸린 네 어깨를 잡아 살살 흔들어 깨운다.) 젠.
젠:......허억, (답지않게 꿈에 놀란 듯 거친 숨을 뱉으며 눈꺼풀이 떠진다. 잠시 숨을 고르다, 가까스로 몸을 일으킨다.)
류이페이:무서운 꿈이라도 꿨나보네. (숨을 거칠게 내뱉는거에 살짝 놀란 모양인지 표정을 살피듯 고개를 살짝 기울였다.)
젠:아앙? (그대로 앉아있다가, 들려오는 목소리에 이내 어딘가 멍한 시선을 네게 돌려) 그냥 무진장 기분이 나쁘고, 이상하게 생생해서 그런거라고.
류이페이:어떤 내용이었길래.. (매일 퍼질러 누워선 배를 긁으며 자던 너도, 이런 상황에선 악몽을 꾸는가 싶어 신기한듯 눈을 꿈뻑인다.)
젠:그런게 기억이 날 것 같냐?ㅡㅡ (태평하게 식은땀을 손등으로 쓸어내고는) 오히려 이런 찝찝한 꿈은 기억 안 나는게 더 낫다고. ...그나저나, 지금 몇 시냐?
지금 시간은 아침 11시 48분, 곧 정오가 될 시간이네요.
류이페이:..11시 50분 정도. (대뜸 묻는 말에 시계를 슬쩍 보고는 대답해)
젠:(네 손목시계를 흘끔 보더니, 뭔가를 혼자 중얼중얼거리다가 모르겠는 듯 뒷목을 벅벅 긁는다.) 뭐, 얼추 잘만큼 잤네. 이제 내가 보초 설테니까 너도 좀 자라.
류이페이:..? (중얼거리는 말소리에 가만히 쳐다보다 고개를 끄덕이곤 천천히 걸음을 옮기며) 악몽때문에 제대로 못잔거면 조금 더 자도 돼.
젠:됐걸랑~ 네가 갑자기 픽 쓰러지기라도 하면 곤란하다고. 알겠냐? (벽에 등을 기대며 너를 응시한다.) 야, ......아냐, 됐다. (손을 휘휘 저었다.) 넌 나 대신 괜찮은 꿈이나 좀 꿔봐.
류이페이:아픈데도 없고 멀쩡하기만 한테 그 정도는 해줄 수 있어. (몸을 푸는 시늉을 하며 약하게 웃음을 뱉곤 차가운 바닥에 몸을 눕힌다. 팔을 접어 베개 삼아 머리를 뉘이면 세워진 풍경 속에 네가 앉아있다. 그런 너가 뭐라도 말하려는 줄 알았건만, 이내 끊어내는 손짓에 짧게 말을 뱉어내) ...뭐야, 싱겁긴.
젠:별말 아냐. (하나뿐인 광원에 선명히 떠다니는 먼지나, 부산물들이 더욱 잘 보였다. 딱딱한 바닥에 누운 너를 보곤 씨익 웃는다.) 그냥 잘자라고. (손바닥으로 네 눈을 덮어 시야를 차단하고는 고개를 돌린다.)
당신은 무심하게 툭툭 치는 손길에 눈을 뜹니다.
눈을 뜨자 보이는 환풍구 너머의 하늘은 뉘엿하게 해가 지고 있습니다.
류이페이:(무심한 손길에 잘 뜨이지 않는 눈을 손으로 비비며 몸을 일으킨다. 뉘엿하게 지는 노을을 멀뚱히 바라보다 느릿하게 기지개를 키며 네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엄청 푹 잤어..
젠:난 또 그새 죽은줄 알고 코밑에 손도 대봤다고~ (농담조로 말하며 가방을 뒤적여 네게 통조림을 한 개 던진다.) 그래서, 나 대신 좀 괜찮은 꿈 꿨냐?
류이페이:(품에 쏙 들어온 통조림을 주워선 까드득, 날카로운 면을 비추는 뚜껑을 힘껏 뜯어낸다. 제대로 된 음식을 먹은 기억이 가물거릴 정도로 익숙하게. 이내 제게 물어오는 네 말에 고개를 젓곤) 너무 푹 자서 아무것도 안꿨어. 넌 안심심했어? 보초 서는거 심심해서 싫어하더니..
젠:시시하긴. (쩝, 배고픈지 입맛을 다시다가 자신도 통조림을 하나 꺼내 뚜껑을 깐다.) 안 그래도 깨울까 말까 세번쯤 생각했는데, 일어나도 별로 재미있는 말 들을 것 같진 않아서(ㅋㅋ) 그냥 냅뒀다. 좋지?
류이페이:...그냥 내 얘기가 재미없다고 말해. (삐죽이는 말투로 툭 뱉고는 음식을 입 안에 적당히 넣어 우물거려) 벌써 1년 넘게 같이 다니니까.. 해줄 이야기가 떨어진거라고.. (중얼..)
젠:잘 자는 놈 깨웠다가 무슨 소리를 들으라고. (통조림을 대충 요령 좋게 입에 털어넣으며) 괜찮지 않냐? 닌 재미없는 게 재미있는 거야. 물론 가끔은 꼰대같고 답답하고 한심하지만... (갑자기 디스)
류이페이:.... (꼰대..?...한심..?) ... .... (한동안 말이 없다가.. 묵묵히 음식을 삼켜내곤 무어라 말을 하려다 멈칫.. 또 멈칫..) 아니다.. (음식이나 싹싹 비워낸다.)
젠:아앙? (불만이 있으면 말로 해라... 하는 얼굴)
류이페이:(그냥 넘어가면 될걸.. 꼭 다 알아야겠다는 듯 꼬치꼬치 묻는 널 빤히 보다가) 내가 말리지도 않으면 너가 무슨짓을 할지 모르니까, .... 참으라고.
젠:무슨짓 좀 하면 어때. (안일하다...) 내가 그렇게 못 미덥냐?!
류이페이:..미더운 편은 아니지. (스스로 생각해보라는 눈)
젠:(스스로 잠깐 생각함) 나 정도면 완전 믿음직스럽지. (뻔뻔하게 결론 내리고는 다먹은 캔을 내려놓는다.) 다 먹었으면 일어나, 저것들 안 움직이는 새에 후딱 움직이자고.
류이페이:(생각해본거 맞냐는 눈) 응, 슬슬 가야지. (빈 통을 내려놓곤 아무렇게 놓았던 짐을 챙겨든다.) 하루라도 빨리 안전지대로 가야지.
당신과 젠은 간단하게 배를 채우고 창고를 떠납니다.
이따금 이 공장 유니폼으로 추정되는 옷을 입은 좀비들이 앞을 보지 못한 채 목적없이 배회하는 것이 보입니다.
당신과 젠은 숨을 죽인채 살금살금, 폐공장지대를 빠져나옵니다.
류이페이:
행운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57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이 한 발을 내딛자 당신의 발치에서 부스럭, 하는 소리가 납니다.
이런, 미처 발 밑의 과자 봉지를 발견하지 못했습니다.
근처에 있던 좀비 두마리가 일제히, 소리가 난 쪽을 돌아봅니다.
류이페이: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74 |
| 판정결과: |
실패 |
젠:
민첩
| 기준치: |
85/42/17 |
| 굴림: |
5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아이씨… 뛰어!!
젠의 말을 마지막으로 당신과 젠은 죽을 힘을 다해 달립니다.
뒤에서 좀비들의 비명소리와 신음소리가 들려옵니다.
다행히도 좀비들을 따돌리는데에 성공한 것 같습니다.
젠:.........................그래서. 못미덥다고? (ㅡㅡ)
류이페이:.............................
믿음직...하네..
지도를 보고, 언제나와 같은, 긴 여정길을 걷습니다.
뻥 뜷린 흙길과 초원은 이따금 들려오는 풀벌레 소리를 제외하고는 고요합니다.
오늘은 달이 밝아 다른 조명 없이도 길이 잘 보입니다.
당신들이 걷는 도로가 흙길에서 아스팔트로 포장된 길로 바뀌고난 얼마 후,
라고 적힌 핏자국이 말라 붙어잇는 간판이 새벽어스름 너머로 보입니다.
류이페이:(굳어있는 핏자국 아래로 보이는 글씨에 고개를 돌려 주변을 둘러보고는) 쉴 곳이라도 찾아야겠지.. ..가자.
한때 주민들이 살았을 마을의 거리는 을씨년스럽게 텅 비어있습니다.
이젠 사람이 살지 않을 빈 주택들이 일렬로 세워져 있고,
거리에는 드문드문 보이는 형체를 알수 없는 시체덩어리들과 쓰레기들이 널려있습니다.
당신과 젠은 이따금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거리들을 걷다, 주변에 좀비들이 없는 집 한 채를 발견합니다.
저 집이라면 좀비들과 싸우지 않아도 들어갈 수 있을 것 같아요.
당신과 젠은 조심스럽게 문을 열고 집안으로 들어갔습니다.
평범한 단독주택의 가정집 안은 이미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엉망으로 어질러져 있습니다.
집안을 둘러보니 거실이었을 공간에 널부러진 [도끼]와 세개의 방, 그리고 [주방] 이 보입니다.
류이페이:(좀비가 어디서 튀어나올지 몰라 경계하는 듯 안을 살피며 한걸음씩 조심스레 들어선다. 집 안에 들어서자마자 보이는 도끼를 살펴봐)
평소라면 나무를 다듬는 데나 쓰였겠지만 세상이 망해버린 지금은 그 쓰임새가 좀 달랐겠지요.
도끼날과 손잡이엔 핏자국이 검붉게 말라붙어 있습니다.
젠:(네가 주운 도끼를 옆에서 이리저리 살펴본다.) 가져갈거냐?
류이페이:...아니. (손잡이에 말라붙은 핏자국에 옅은 인상을 쓰다 주방으로 들어선다.)
냉장고는 텅 비어있고, 검게 변한 핏자국으로 더러워진 식탁과 조리대 위에는 식칼과 쇠톱이 놓여 있습니다.
쇠톱의 날 사이사이에는 정체를 알수 없는 살점들이 굳은 피와 엉겨 붙어있습니다.
주방 구석에 놓인 큼직한 검은 쓰레기통에선 악취가 풍겨오네요.
류이페이:(풍겨오는 악취에 팔을 코에 가까이 대고는 식칼 하나를 주워든다.) 이 정도는 들고다니기 괜찮겠다. (혼잣말 하듯 중얼거리곤 첫 번째 방으로 향해)
한쪽 벽면을 [책장]이 차지하고 있고, 그 반대편에는 [책상]이 놓여있는 아담한 구조입니다.
한쪽 벽에 딸려있는 작은 책상 위에는 작은 보라색 향초와 [액자], [메모패드]가 놓여 있습니다.
메모패드는 작성된지 꽤 오래 되었는지 먼지가 쌓여 있네요.
류이페이:... (이 방의 주인이었을 사람이겠지. 짧은 생각과 함께 액자를 들어 잠시 구경해)
사진 속에는 젊은 부부와 두 아이가 행복하게 웃고 있습니다.
류이페이:(밝게 웃는 작은 아이들을 보곤 옅게 미소짓다 제자리에 내려놓는다. 그 옆에 놓인 메모패드를 살펴봐.)
낡은 메모패드에는 구겨진 종이뭉치들이 껴 있습니다.
전에 이 집에 살던 사람이 작성하였던 것 같네요.
종이뭉치 곳곳에는 피로 보이는 얼룩이 묻어 있습니다.
류이페이:
관찰력
| 기준치: |
45/22/9 |
| 굴림: |
74 |
| 판정결과: |
실패 |
이건, 이 집에 살던 생존자의 마지막 기록인 것 같습니다.
당신은 그나마 멀쩡한 글씨들을 읽어 내려갑니다.
류이페이:(마지막 이름들을 한번 더 읽은 후 메모패드를 내려놓는다. 좀비에 대해 관찰한 일지.. 결국 명을 다했을 이 집의 주인들을 곱씹다 책장으로 다가가 책들을 살펴본다.)
책을 보고 도로 꽂아놓지 않아 드문드문 책장이 비어있습니다.
책들은 주로 생물학에 관한 책인걸 보아 집에 살던 사람의 전공을 짐작할 수 있습니다.
당신은 책꽃이를 돌아보던 와중 그중 반쯤 덜 꽃힌 책들이 눈에 들어옵니다.
‘감염에 관하여’ , ‘정신이상 행동론’ 등…
류이페이:(이런 상황에 전공이 이쪽이라면.. 있을 법한 책들을 눈에 담고는 방을 나서 두번째 방으로 향한다.)
방 문이 뻑뻑하게 닫힌게 잘 열리지 않습니다.
몇번의 시도 끝에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방문이 열리고,
….방안의 좀비들이 일제히, 당신을 쳐다봅니다.
류이페이: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쾅, 하는 소리와 함께 좀비의 손이 문틈에 끼었습니다.
좀비의 기괴한 소리가 문 틈사이에서 새어나옵니다.
당신의 뒤에서, 거실의 한손 도끼를 들고 달려온 젠이 문 틈 사이로 낀 좀비의 손을 잘라냅니다.
좀비의 썩은 손이 도끼날에 툭, 하고 잘려나가고,
잠시 문이 가벼워진 찰나 당신은 문을 닫을 수 있었습니다.
바닥에 떨어진 손이 몇번 꿈틀대다가 이내 곧 활동을 멈춥니다.
썩은 시체나 다름없는 잘린 손에선 불쾌한 악취가 납니다.
류이페이: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젠:...조심 안 하냐? (문을 끝까지 밀어 닫고는 너를 사납게 바라본다.)
류이페이:...... (짧지만 무거운 숨을 몇번 내뱉는다. 닫힌 문에 기대어 주르륵 미끌어져선 바닥에 앉아버리곤 그 옆으로 떨어진 썩은 손을 쳐다본다. 마른 세수를 하듯 제 얼굴을 한 손으로 가려.) ...미안.
젠:(움직임을 멈춘 손을 아무렇지도 않게 발로 밀어내고는, 근처에 보이는 가구를 끌어와 문을 막는다. 바닥에 주저앉은 모습에 혀를 끌끌 차더니 네 앞에 쭈그려 앉아) 몇마리 있디?
류이페이:...네명. (문을 막는 것에 겨우 가라앉은 숨을 느릿하게 내쉬곤 다시 몸을 일으킨다.) 여기 살던 사람들.. (끔찍하게 변해버린 얼굴이 행복하게 웃던 사진의 모습과 겹쳐지는 듯 했다.)
젠:많기도 하네. ...보나마나 서로 못죽여서 결국 지들끼리 물어뜯었겠지. (집안 곳곳에 남아있는 끔찍한 흔적들을 떠올리며 대수롭지 않다는듯) 여섯명 안된걸 다행으로 알라고. (바닥에 앉은채로 너를 올려보다 허리를 피고 일어나, 네 등을 퍽 친다.) 세번째 방은 멀쩡하다?
류이페이:아, (제 등을 퍽 치는거에 한쪽 눈을 찡그리고 널 쳐다본다. 이내 세번째 방 문을 잠시 보다 안으로 들어선다.) 그래도 다행이네.. 금방 쉴 곳을 찾아서. 옆 방이 조금 불안하긴 해도.. 뭐, 괜찮겠지.
다른 방보다 비교적 깔끔한 이 방은 침실입니다.
옷가지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옷장과, 킹사이즈의 침대가 놓여 있습니다.
젠:억 (대자로 누워있다가 찌부된다...) 안 비키냐??
류이페이:ㅎㅎ.. 뭐 어때. 그렇게 무겁지도 않아, 나. (오랜만에 푹신한 침대에 편안한지 한껏 늘어져)
젠:아앙??? 니 몸 길이를 보고 말하시지? (영차 몸을 뒤짚는다... 옆에다가 너를 떨구며) 좋냐?ㅋㅋ
류이페이:(실실 웃음을 약하게 뱉으며 이불 위로 푹신하게 뒹굴거리다 네 쪽을 바라보곤 누워) 좋아. 등 배기면서 일어날 일도.. 오늘은 없고.
젠:맨날 죽은듯 잘만 잤잖냐? (쭉 뻗은 채로 천장을 바라보다가) 그렇게 좋으면 오늘은 너 먼저 자던지. (베개를 안고 상체를 벌떡 일으킨다.)
류이페이:잠자리가 예민한 편은 아니라서 다행인거지. 불편한건 불편한거야. (천장을 바라보는 네 옆얼굴을 빤히 쳐다보다 벌떡 일어나는 모습에 머리만 살짝 들어선) 오늘은 같이 자도 괜찮을거 같은데.. 문도 꽉 닫혀있잖아.
젠:헹, 언제는 얼른 안전지대 가고싶다며? 둘다 잤다가는 하루는 다 지나서 일어날거다. (네 머리를 다시 시트에 누른다...)
류이페이:(그대로 꾹 눌려 시트에 머리를 두고는 고집이라도 부리듯 두 눈을 빤히 뜨고 지긋이 쳐다본다.) ...진짜 괜찮겠어? 어제 낮부터 깨어있던건데..
젠:(......) 자암깐 눕는 것 정도야 괜찮겠지 (ㅋㅋ)(이불의 유혹에 못이기고 다시 풀썩 눕는다.) 나 안잔다? 누워만 있는거다??
류이페이:그럴줄 알았어. (픽 웃음을 뱉어내며 눈을 느릿하게 감는다. 이불위로 바스락 거리는 소리가 들리고, 네 옷 끝을 살짝 잡은 채로.)
눈을 감은 당신은 얼핏 잘자라는 젠의 인사를 들은 것도 같습니다.
들리는 목소리는 방금전의 모습과는 어울리지 않게도, 어딘가 지쳐보이네요.
그렇게 당신은, 오랜만에 눕는 푹신한 침대에 금세 잠에 들었습니다.
당신은 창틈새로 비치는 햇빛에 눈을 떴습니다.
오랜만에 침대에서 자서 그런지 더할나위없이 개운한 기분입니다.
해가 떠있을 내내, 젠은 당신을 깨우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잠들 떄까지만 해도 잡고 있던 옷자락은 없습니다.
젠은 당신에게서 등을 돌리고 무언가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류이페이:
관찰력
| 기준치: |
45/22/9 |
| 굴림: |
1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젠은 당신이 일어난 것도 모른 채 알아들을 수 없는 말을 중얼대며 노트에 무언가를 열심히 적어내려가고 있습니다.
류이페이:...젠..? (노트에 무언갈 적는 너가 어색했을 뿐더러,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는 네 뒷모습에 얼떨떨한 목소리로 이름을 부르며 몸을 일으킨다. 잠이 덜 깬 탓도 있는지 흐릿한 시야를 천천히 꿈뻑여.) ...뭐해? ...깨우지도 않고..
젠:(갑자기 뒤에서 들려오는 네 목소리에 어딘가 어정쩡한 움직임으로 노트를 덮고는 뒤를 돌아본다.) 깼냐? 그래도 오랜만에 침대 쓰는건데 오래 뻗어있으면 좋잖냐. 뭐, 그동안 낙서 좀 하고 있었지. (어물쩍 대꾸하고는) 덕분에 좀 팔팔하지 않겠냐?
류이페이:...음.. 너무 푹자서 몸이 무겁기는 한데...(느릿..느릿하게 움직이며 노트에 시선을 두다가 이내 널 빤히 쳐다본다. 보호자 마냥 베개 위에 팔짱을 낀 팔을 걸쳐놓곤) 너.., 잠은.
젠:이건 오래 재워줘도 몸이 무겁다고 난리냐. (그만 잠 깨라는 듯이 침대 위로 어슬렁 기어올라가, 이마에 딱밤을 먹여버린다...) 니가 옷을 붙잡고 있어서, 그렇게 누워있다가 좀 잔 것 같기도 하고.
류이페이:..아,(이마에 딱 소리나게 부딪힌 손가락에 짧게 소리를 내곤 네 이마에도 딱밤을 먹여버려) ...제대로 자두지. 이런데서 또 언제 잘 수 있을줄 알고.
젠:아악 (이마 감싸며) 지금... 쳤냐? (먼저 때렸음...) 못 잘 건 또 뭔데. 안전지댄가 뭔가, 거기 가기야 하면 이런 기회야 한둘쯤 없겠냐. (노트를 대충 가방에 구겨넣는다.)
류이페이:(픽..) 그래도.. (가방에 구겨 넣어지는 노트 힐끔 보며) 무슨 낙서 했어? (보고싶다는 얼굴)
젠:니가... 멍청한 얼굴 하고 있으니까 그렇잖냐? 잠에 취해가지고는. (헹) 나한테 잘하면 나중에 보여줄 수도 있고?
류이페이:얼마나 대단한걸 그렸길래.. (치사하다는 말을 중얼거리며 제 짐을 챙기며 일어난다.) 별거 아니면 딱밤 한대 더 때릴거야.
젠:무지막지하게 엄청난거걸랑??? (피식 웃음을 흘리며 자신도 가방을 들고는 잠갔던 방문을 연다.) ...혹시나 해서 묻는건데, (방을 나오자 건너에 보이는 문을 흘끔 보다가) 넌 저딴 짓 안 할거지?
류이페이:(짐을 챙겨들어 네 뒤를 따라 나선다. 네 시선이 따르는 곳으로 고개를 돌려 막아놓은 문 앞을 쳐다봐.) ...무슨 짓?
젠:그~러~니~까~ (가구들로 막아놓은 문 앞을 지나쳐, 거실을 가로지르며 말을 잇는다.) 뻔히 살 수 있는데 저렇게 괜히 죽는 짓.
류이페이:(발 옆을 지나치는 썩어버린 고깃덩이, 쓰레기통 위의 파리들과, 곳곳에 묻혀있는 핏자국들을 눈에 담으며 걸음을 옮긴다.) 그럼. 살기 위해서 지금까지 버텨왔잖아.
너는 안할거지?
젠:(마지막으로 바닥에 아무렇게나 널브러진, 하루 새에 피가 굳은 도끼를 지나친다. 돌아오는 물음에 묵은 현관문을 열며 너를 돌아본다.) 안해.
좀비들이 느릿하고 목적없이 움직이는 것이 보입니다.
좀비들을 피해 조심조심 걸으며 마을을 거의 다 빠져나오자,
마을 외곽 즈음에 위치한 꽤나 큼직한 [마트]가 눈에 들어옵니다.
류이페이:다 털어갔을 것 같지만... 그래도 혹시 모르니까 가보자. (마침 눈에 보이는 마트의 모습에 걸음을 옮기는)
마을을 빠져나가는 곳에 위치해있는 꽤나 큼직한 마트입니다.
이미 많은 생존자들이 다녀갔는지 빼곡히 늘어진 진열대가 휑합니다.
주변을 둘러보니 그나마 물건들이 올려진 [선반1] [선반2], 그리고 한쪽 벽으론 [창고]라 써진 팻말이 보입니다.
류이페이:(예상했던 진열대의 사정에 천천히 둘러보다 선반1을 살펴본다.)
당신은 인형들을 둘러보다 [노래하는 곰돌이] 라는 태그가 붙은 인형을 발견합니다.
류이페이:(잘못 건드렸다가 노래라도 나오면 안되니.. 다른것들을 더 살펴본다.)
어둡고 고요한 매장 안에 동요가 울려퍼집니다.
반짝 반짝 작은 별, 아름답게 비치네, 동쪽하늘 에서도, 서쪽하늘 에서도………
젠:.......... (버튼 눌러서 노래 끔)
류이페이:(주변 살펴본다.. 좀비라도 오면..)
젠:(인형 물끄럼...)(네가 주변에 한눈 판 사이에 슬쩍 챙긴다...)
류이페이:(다행히 좀비는 없는 것 같아 한시름 놓고는 선반2 쪽으로 가본다. 슬쩍 젠을 쳐다보며) ..조심해. 여긴 숨을 곳도 없어.
생존자들이 다녀갔다는 것을 증명하기라도 하듯 빼곡했을 선반이 휑합니다.
류이페이:
행운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은 쓰레기더미들 사이에서 멀쩡한 참치캔 하나를 발견했습니다.
류이페이:(참치캔을 집어들어 가방 안에 넣는다.) 다행히 남아있는게 있네...
젠:이런 노다지를 얻으려고 마트를 터는거지. (끄덕끄덕)
류이페이:운이 좋네, 오늘. (슬 웃으며 창고쪽으로 걸음을 옮긴다.)
[창고]라고 팻말이 써 있는 문은 굳게 닫혀 있습니다.
당신은 지난번 들린 집에서의 기억이 떠올랐습니다.
류이페이: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류이페이:(귀를 살짝 대보다가.. 별 소리가 안나는 듯 하자 문을 살짝 열어본다..)
당신과 젠은 숨을 죽이고 창고 문을 노려보았습니다.
짧은 눈빛교환을 주고받은 후 당신은 끼익, 하고 창고 문을 열었습니다.
빛이 쏟아져들어오는 창고 문의 입구를 향합니다.
이윽고 괴상한 소리를 내며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옵니다.
쇠파이프를 쥐고 있던 젠이 당신의 앞을 가로막곤,
잠시나마 움직이던 시체는 끈질기게 몇번을 꿈틀대다,
당신과 젠은 좀비가 완전히 숨이 끊어진 것을 확인하였습니다.
류이페이: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6 |
| 판정결과: |
실패 |
젠:...(숨을 내쉬고는, 옷자락을 끌어당겨 아무렇게나 튄 피를 문질러 닦았다.) 괜찮냐?
류이페이:(여전히 익숙해지지 않는, 사람의 두번째 죽음은 잔상처럼 남아 눈 앞에서 쉬이 지워지지 않는다. 눈가에 튄 피를 손으로 닦아내며 고개를 떨떠름하게 끄덕인다.) 들어가자.
처참히 짓뭉개진 좀비의 시체를 뒤로 하고 당신은 창고 안을 돌아보았습니다.
널찍한 창고에서 그나마 멀쩡한 [상자1] [상자2] [상자3] 을 발견합니다.
류이페이:(꽤 많은 상자의 수에 눈으로 창고 안을 훑어보다 상자1을 열어본다.)
유행이 지난 옷들을 무더기로 세일할때 쓰였던 상자인가 봅니다.
몇달 째 입고다니던 누더기 같은 옷을 갈아입을 수 있을 것 같아요.
류이페이:젠, 이거 너한테 맞을거 같은데. (옷을 뒤적이다 몇개를 꺼내들고는) 갈아입어.
젠:(이제는 말라붙은 핏자국으로 가득한 옷을 내려다보다 네가 건네는 옷을 받았다.) 슬슬 찝찝하던 차였는데~ 운이 좋다?
류이페이:팬티는.. 이거면 괜찮아? (아무렇지 않게 떙땡이 무늬 꺼내줌..)
젠:너도 취향이 참... (알아서 멀쩡한거 꺼내감...)
류이페이:... 내 취향 아니야. (다시 넣어놓곤.. 자기것도 꺼내선 찝찝한 옷들을 벗어내고 갈아입어)
류이페이:(기분이 한결 나아진다.. 상자2도 열어본다.)
상자 안을 열어보자 단백질 바 한무더기를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류이페이:(다 챙겨갈 순 있으려나.. 가방을 힐끗보곤 일단 챙겨넣는다.)
(이어서 상자 3도 열어본다.)
누군가에겐 정말 절실할… 술병들이 들어있습니다.
마트에서 파는 싸구려 와인이지만 이 망해버린 세상에선 감지덕지일 것입니다.
류이페이:(물이라도 없을 때 있으면 괜찮겠지.. 하나를 챙겨넣는다.)
황급히 고개를 돌리자 젠은, 죽은 좀비의 시체를 뒤지고 있습니다.
류이페이:(너에게 다가가선) ...뭐라도 있어?
젠:(헹) 이거 봐라? (자랑하듯 총 빙글~)
류이페이:...! 총이네. 오길 잘했다. (눈을 몇번 꿈뻑이며 총을 바라보다가 손 내밀..) 내가 가지고 있을게. 괜히 잘못 건드려서 다치지 말고.
젠:내가 찾았걸랑??ㅡㅡ (잽싸게 뒤로 숨김...) 설마 내가 나를 쏘겠냐?
류이페이:... 조심할거지. (못미더운 눈으로 빠안...)
젠:너도 안 쏠테니까 걱정말라고~ (총을 챙긴다.)
좀비와 싸우느라 시간을 꽤나 지체한 모양이에요.
밤이 될때까지 기다려야 할까 고민하던 차에, 젠이 말을 꺼냅니다.
류이페이:지금? (잘못들었나 싶어 네게 되물어)
젠:뭐, 아직 낮이긴 해도... 어차피 이 이후에는 계속 도로잖냐? 좀비도 몇 마리 없을거니까.
류이페이:
관찰력
| 기준치: |
45/22/9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렇게 말하는 젠의 표정은 잘 알 수는 없지만,
류이페이:... (완전히 보이지 않는 네 표정을 보다 뒷 머리를 두어번 쓰담어주곤 두어걸음 앞장서 네 앞에 선다.) 괜찮을거라 확신해?
젠:당연하지. (너를 뒤따라 걸음을 옮긴다.) 봐, 총도 있잖냐? 소리 때문에 막 쓸순 없다지만.
당신은 젠과 짐을 챙겨 동이 터오는 거리로 나왔습니다.
드문드문 보이는 좀비들을 피해 숨을 죽여 이동하며, 드디어 마을을 벗어나 고속도로가 나왔습니다.
….해가 이렇게 떠있을 때 이동한건 정말로 오랜만이에요.
젠은 더위를 먹은건지, 별말 없이 묵묵히 길을 걷습니다.
마치 자기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이 보여요.
두 사람 사이엔 전에 없던 어색한 침묵만이 맴돕니다.
정오가 가까워지는 듯 길게 늘어졌던 그림자가 점점 짧아집니다.
젠:......목마르지 않냐? 저기 뭐라도 있을 것 같은데.
젠의 손가락을 따라 가면, 저 멀리 도로 위에 [주유소]가 보입니다.
류이페이:(무언가 어색한 침묵 끝에 네가 입을 열자 하염없이 걷기만 하던 걸음을 멈추곤 손 끝의 주유소로 고개를 돌린다.) 아, 잠깐 들를까. 오래 걷기도 했고.. (주유소로 걸음을 다시 옮긴다.)
이 곳은 관리인 한두명을 둔 작은 무인주유소였나 봅니다.
근근히 널부러진 시체들은 보이지만 좀비들은 보이지 않습니다.
[자판기]와 주유소에 딸린 작은 [사무실], 무인으로 사용할수 있는 [주유기] 몇대가 보입니다.
류이페이:(습관처럼 주변을 둘러보고는 인기척이 없자 자판기로 가까이 다가선다.)
이미 생존자들이 자판기를 뜯어서 내용물을 다 가져갔는지,
류이페이:
관찰력
| 기준치: |
45/22/9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은 혹시 남은 것이 없나 하고 자판기를 뒤져보았지만,
류이페이:(손에 잡히는 부품잔해와 쓰레기들에 대충 털어내며 일어나선 사무실쪽으로 가본다.)
사무실의 문을 돌려 보았지만 굳게 잠겨 있습니다.
하나뿐인 창문엔 블라인드가 쳐있어 안이 보이지 않습니다.
류이페이:..잠겨있네. (몇번 더 철컥여보다 이내 포기하곤 주유기쪽을 살펴봐)
당신이 기름을 챙겨 가면 좋을까 고민하던 찰나에…
피투성이인 손 하나가 당신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이미 감염된지 몇시간이 지난 듯, 코와 귀에서 피가 흐르고 있습니다.
찢어진 배 아래로 근육과 장기가 드러나 보입니다.
당신의 발목을 붙잡는 손가락들은 처절하기까지 합니다.
간신히 뜬 나머지 눈으로 당신을 올려다보며 애원합니다.
“목이 너무 말라요, 물, 물 한모금만, 제발….”
그가 당신의 다리를 향해 나머지 한쪽 손도 뻗으려던 찰나,
하고… 젠의 신발이 당신에게 뻗어진 손을 무참히 짓밟습니다.
당신이 뭐라 반응하기도 전에 젠은 그를 향해, 쇠파이프를 내리칩니다.
젠의 중얼거림과 고깃덩이나 다름없는 시체를 내리치는 둔탁한 소리만이 주변을 메웁니다.
쇠파이프를 내리치는 젠의 눈은 섬뜩하게 핏발이 서있습니다.
이젠 사람의 형체를 분간할수 없게 뭉개진 육신에서 피와 살점이 사방으로 튑니다.
이미 죽었을게 분명하건만 몇번이고 쇠파이프를 내리치는것을 반복하던 젠은,
당신을 바라보는 그 표정은 살기를 띄었던 아까와는 다르지만..
...여전히 두 눈만은 붉게 충혈되어 있습니다.
그 모습은, 당신이 기억하던 젠의 모습과는 어딘가 섬뜩하고 이질적입니다.
류이페이: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88 |
| 판정결과: |
실패 |
반쯤 열린 사무실의 안쪽에서 한 30대 남성이 서 있습니다.
밖은 또 언제 좀비들이 올지 모르니까.
류이페이:... (문이 열리는 소리에도 여전히 젠을 바라보다 묻는 질문에 고개를 돌려 남성을 쳐다본다.) ...당신은..
쥬드:아, 쥬드라고 합니다. (들어오라는 듯 문에서 약간 비켜서서는 너를 바라본다.) 얼마만에 만나는 생존자인지 모르겠네요.
류이페이:(제 뒤에 있는 젠의 손을 뒤로 꾹 잡고는 남성을 한참 쳐다보다 비켜선 사무실 안쪽으로 조심스레 들어간다.) ...잠깐만 실례할게요.
당신과 젠은 남자를 따라 사무실 안으로 들어가 문을 잠갔습니다.
작은 사무실이라 세 사람이 들어가니 방이 꽉 찹니다.
쥬드:갑자기 밖에서 큰 소리가 나서 놀랐네. 사람이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몰라요~ (너스레를 떨며 가볍게 웃어보인다.) 왜 해가 떠있을 때 움직이고 있어요? 위험할텐데.
류이페이:(젠을 잠시 쳐다보다) 한적한 도로기도하고.. 안전지대로 하루빨리 가고 싶어서요. (쥬드를 빤히 바라보며 제 무릎 위에 올려둔 손에 조금 힘을 줘) 쥬드는, 감염자는 아니죠?
쥬드:그럼요~ 감염자면 뭐가 무서워서 이런 곳에 숨어있겠어요? (양 손을 들어보인다.) 아, 당신도 역시 안전지대로 향하던 길인가요? ...혹시, 이름이?
류이페이:류이페이. 그리고 이쪽은 젠이에요. (확신의 대답을 받자 그제서야 안심한듯 작지만 긴 숨을 내쉰다.)
쥬드:흠, 류이페이씨, 그리고 젠씨... (무언가를 잠시 생각하나 싶더니) 가는 길도 같은데, 이왕 이렇게 된거 동행하지 않을래요? (넉살 좋게 웃으며) 이제 혼자 가기는 조금 외롭기도 하고~ 사람이 한 명 더 있으면 뭐라도 도움이 되지 않겠어요?
류이페이:....아.. (예상치 못했던 제안에 한참을 고민하는듯하다 젠을 쳐다봐) 젠, ...넌 괜찮아?
젠:(어딘가 계속 멍한 듯 쥬드에게는 관심도 주지 않고 있다가 네 목소리에 그제서야 고개를 든다.) 뭐, 걸리적거리면 떨구고 갈 거니까 상관 없어.
류이페이:(이질감이 드는 네 모습에 걱정되는 눈으로 쳐다보곤 다시 쥬드에게로 고개를 돌려) ...동행만 하는거예요. ...동행만.
쥬드:적어도 걸리적거리진 않을테니까 걱정 말아요~ (금세 웃는 낯으로 돌아가서는) 이제까지 살아남은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앞으로 잘 부탁해요. (네게 손을 내민다.)
류이페이:... 잘부탁해요. (옅게 어색한 웃음을 짓고는 손을 잡아 짧게 악수한다.)
젠이 아닌 사람과 대화를 한게 얼마나 오랜만인지요.
즐겁게 대화를 이어가다보니 말을 많이 해서인지 배가 고파옵니다.
밤을 지나 낮시간에도 걸었으니 여기서 식사를 한 후 쉬어가기로 하였습니다.
칼로리바와 참치캔, 쥬드가 꺼낸 무화과 등. 오랜만에 꽤 풍성한 식사를 한다는 느낌입니다.
그러고 보니 어제 아까 챙겨온 와인을 지금 마셔도 좋을 것 같아요.
당신이 가방에서 와인을 꺼내자 쥬드가 눈을 빛냅니다.
쥬드:그거 와인인가요? (반짝) 오, 세상에. 얼마만의 술인지.
류이페이:술..좋아해요? (마셔도 된다는 듯 건네는)
쥬드:요즘 세상에는 없어서 못 먹죠~ (사무실 책상 서랍에서 종이컵을 꺼내와서는, 건네주는 와인을 나란히 따른다.) 오랜만의 술인데, 건배라도 할까요? (류이페이와 젠의 손에 굳이굳이 쥐여주며)
인류의 미래를 위해 건배.
류이페이:(따라준 술을 얼떨결에 받고는 가볍게 잔을 부딪힌다.) ....
세 사람은 음식과 와인을 나눠마시며 두런두런 대화를 이어갑니다.
오랜만에 마시는 술에, 금세 술기운이 오릅니다.
작은 만찬이 끝난 후, 당신은 짐을 치우고 바닥에 누웠습니다.
여전히 등을 돌리고 어제처럼 노트에 무언가를 적어내려가는 젠이 어렴풋이 보입니다.
술기운에 머리가 무거운 탓에 이내 금세 잠에 듭니다.
머리가 아프고 숙취가 느껴지는게 평소보다 더 오래 잔거 같아요.
당신이 잠에 들기 전 마지막으로 본 것과 똑같은 모습으로 웅크리고 있는 젠입니다.
류이페이:...(안그래도 약한 주량에.. 오랜만에 마시는 술기운이 확 올라왔던 모양인지 아픈 머리를 꾹꾹 누르다 보이는 뒷모습에 몸을 힘겹게 일으킨다.) ...젠. ..안자고 또 뭐해..
젠:(이전과 마찬가지로, 네가 일어나서인지 노트를 덮어버린다.) ...꼴이 그게 뭐냐? 어쩐지 마시지도 못하면서 받아마신다 했다.
류이페이:...내 주량을 잊고 있었어.. (답답한 속에 몇번이고 가슴부근을 툭툭 친다. 덮어진 노트에 시선을 두고는) ..뭘 그렇게 그려..? 답지 않게.
젠:뭐긴... 전에 말했잖냐? 대애단한거. (슬렁 대답하곤 노트를 가방에 집어넣고는 주섬주섬 짐을 챙겨 자리에서 일어난다.) 걸리적거리지 말라고 한건 저놈인데, 니가 그러면 어떡하냐? 가자, 캘버리로.
류이페이:...좀 보여주면 어때서. (다시 가방으로 들어가버리는 노트에 시선을 떼곤 무거운 몸을 완전히 일으켜 가방을 챙겨든다.) 조금 걷다보면 괜찮겠지. ...가자.
아스팔트 도로에 세 사람의 밤 그림자가 드리웁니다.
묵묵히 길을 걷던 당신은 문득 옆에서 걷는 젠을 돌아보니,
어제와 같이 자신만의 생각에 빠져있는 것 같아요.
그런 젠을 바라보는 당신의 옆으로 어느새 쥬드가 다가와 말을 건냅니다.
저 친구 좀 정신이 이상해 보이는데요.
행여 젠이 들을라, 목소리를 낮춘 쥬드가 당신에게 속삭이며 말합니다.
류이페이:... (쥬드의 말에 옅게 인상을 쓰곤 째려보듯 쳐다본다.) 무슨 말이에요.
쥬드:말 그대로에요. 비하하려는 의도는 아니고... (손을 저어보인다.) 내가 이래뵈도 다른 날 여행을 많이 다녀서, 조금씩 배운 말이 많은데, 저 친구 말하는 걸 들어보니... 라틴어, 독일어, 스페인어,...... 내가 알아듣지 못하는 그 외의 언어들도 많아요. (자신을 노려보는 너를 바라본다.) 완전히 미쳤거나... 아니면 한 20개 국어 정도를 하는 천재이거나, 둘중 하나인 것 같거든.
류이페이:... ...거짓말 마요.(아무리 곱게 미쳤다고 해도 배우지도 않은 다른 나라의 언어를 하루아침에 할 수 있을리가 없는 일이었다. 네가 미쳤다는 소리를 믿는 것보단 쥬드를 불신하는 것이 쉬웠다. 흘려버리듯 생각을 떨치고 옆에서 걷는 널 잠시 쳐다본다.)
당신은 도저히 그가 하는 말을 믿을 수 없습니다.
갑자기 노트를 쓰는 것도 그렇고, 어제 주유소에서의 일도 그렇고….
요 며칠 새의 젠은, 가끔씩 당신이 알던 젠이 아닌 것 같습니다.
이런 미쳐가는 세상에서 젠마저도 미쳐가는 걸까요.
…..어느새 젠은 당신들보다 몇 발짝 뒤쳐졌습니다.
당신의 표정을 읽기라도 한 듯 쥬드는 말합니다.
쥬드:기분 나빴다면 미안해요. 정말 거짓말은 아니지만... 믿고 싶지 않다면 믿지 않아도 좋아요. (어깨를 으쓱하며) 이런 세상에서 제정신인 게 더 신기한 거죠. 나도, 당신도 어디 한구석은 미쳐 있을걸.
그러면서 그는 당신에게 자신이 여행했던 나라들의 이야기, 자신이 지금까지 생존한 이야기 등….
한참동안 당신에게 자기 이야기를 늘어놓습니다.
쥬드:너무 내 이야기만 한 거 같네. 이젠 당신 이야기를 해보지 그래요? (사람 좋게 웃으며) 저 친구랑 많이 친해보이는데, 어떤 관계인가요? 보니까 보통 성격은 아니던데~
류이페이:...친한 동생이죠. 지금은 가족이나 다름 없지만.. ....요 며칠동안 젠이 어딘가 다르긴 했어요. (조용히 말을 건네며 걸음을 계속한다.) ...그래도 괜찮을거예요. 워낙 혼자서도 잘 하니까.
쥬드:역시 부럽네요~ 가족같은 존재가 있다는 건. (고개를 끄덕이며) 저 친구도 좋겠어요. 자신을 이렇게 믿어주는 사람이 있다는 건 생각보다 든든한 법이니까.
류이페이:...젠.., ...젠!! (급하게 네게 달려가 쓰러진 몸을 받쳐 일으킨다. 상태를 보듯 네 안색을 살폈고)
가까이 다가가 젠을 살펴보니 온 몸이 불덩이 같이 뜨겁고, 힘겹게 신음하고 있습니다.
류이페이:젠.. 괜찮아? 왜그래. (네 이마에 손바닥을 대본다. 생각보다 뜨거운 몸의 열기에 당황한듯 그저 옷을 끌어당겨 흐르는 식은땀을 닦아준다.)
쥬드:이런... 열이 많이 나잖아요. (황급히 류이페이 쪽으로 다가가 젠의 상태를 보더니) 이 친구를 어디에 좀 눕혀야 할 것 같은데... 건물을 찾아보죠.
당신과 쥬드는 기절한 젠을 부축하며 걷기 시작했습니다.
마침 동이 트려 할때 쯤, 저 멀리 건물이 하나 보입니다.
불에 타 거꾸로 뒤집힌 스쿨버스와 낡고 망가진 놀이터를 지나 직사각형 모양의 학교 건물로 가까이 다가가면,
어둑한 교실 안을 느릿하게 배회하는 검은 그림자들이 보입니다.
류이페이:
관찰력
| 기준치: |
45/22/9 |
| 굴림: |
3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과 쥬드는 창문을 열고 교실 안으로 들어와
교실의 책상들을 한데 밀어 공간을 만들고, 젠을 눕혔습니다.
젠의 몸은 뜨겁고, 표정을 찡그린 채 간간히 내뱉는 호흡은 불규칙합니다.
그런 젠을 바라보고 있자니 마음 속 깊숙한 곳 부터 스멀스멀 불안한 감정이 올라옵니다.
과연 당신과 젠은 무사히 캘버리로 갈 수 있을까요.
이런저런 걱정을 껴안고 당신은 잠에 들었습니다.
당신은 힘겹게 앓는 젠의 목소리를 듣고 잠에서 깨어났습니다.
눈을 뜨고 자리에서 일어나니 당신의 옷자락을 잡고 신음하는 젠이 보입니다.
젠의 몸 상태는 나아지기는 커녕 더욱 안 좋아진 모양입니다.
류이페이:젠... (해줄 수 있는게 없어 그저 애타는 목소리로 네 이름을 부른다. 옷자락을 잡은 손을 겹쳐 쥐곤 토닥여줘.) ....괜찮아. 괜찮을거야.
젠의 몸은 불덩이 같고 식은땀을 흘리고 있어요.
어디가 아픈지 물어봐도 제대로 대답하지 못한 채 고통스러워하고 있습니다.
젠의 신음 소리를 듣고 쥬드 역시 깨어나 젠을 살펴보고 말합니다.
쥬드:내가 전문가는 아니지만 이거 심각한데요...
류이페이:
지능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9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양호실을 찾아가면 약을 구할 수 있을지도 몰라요.
류이페이:..양호실로 가서 약을 구해봐야겠어요. (땀에 젖은 머리칼을 쓸어주며 땀을 닦아내준다. 이내 쥬드를 쳐다보곤) ..같이가요.
쥬드:학교니까 약이 없지는 않을 거예요. (자리에서 일어나 교실문을 연다.) 너무 걱정 마요.
저 멀리서 4 마리의 좀비가 당신들에게 달려듭니다.
류이페이: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이 학교에 얼마나 많은 좀비들이 있을 지 알 수 없으니,
또 다른 좀비들이 당신들을 향해 달려오기 전에 빠르게 양호실 위치를 확인해야 할 것 같습니다.
일렬로 늘어진 교실을 지나면 [캐비넛]과 [사물함], [학교약도]가 보입니다.
류이페이:(학교 약도를 훑어본다. 양호실의 위치를 보려는 것인지.)
군데군데 묻은 핏자국과 그을림 사이로 희미한 글씨들이 보입니다.
류이페이는 약도에서 양호실의 위치를 확인했습니다.
류이페이:(양호실의 위치를 확인하곤 곧장 양호실로 걸음을 옮긴다.)
복도의 끝에서 다시 3마리의 좀비가 둘에게 달려듭니다.
류이페이:
민첩
| 기준치: |
70/35/14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좀비를 피해, 복도를 달려 별관으로 넘어갑니다.
당신과 쥬드는 가쁜 숨을 몰아쉬며 양호실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정돈되지 않은, 크지 않은 양호실엔 [환자용 침대]와 [큰 서랍], [상자], [싱크대] 가 보입니다.
이미 누군가가 사용한 흔적이 있지만 남은 약들이 있네요.
서랍 안에는 아직 포장을 뜯지 않은 ‘소염진통제’ ‘해열제’ ‘소화제’ ‘제산제’ 등…
류이페이:...(해열제와 진통제를 우선으로 챙기곤, 옆의 상자를 열어본다.)
책상 밑의 큼직한 상자를 열자 붕대와 소독솜, 소독약 등이 들어있습니다.
전부 챙겨가긴 어렵겠지만 언젠간 쓸모가 있을 것 같아요.
류이페이:(챙길수 있는 것들을 챙긴 후에 환자용 침대로 가본다.)
좀비 사태 이후 환자들을 뉘였는지 꽤나 오래되고 정돈되지 못합니다.
이불이라도 가져가서 깔아줄 수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류이페이:
관찰력
| 기준치: |
45/22/9 |
| 굴림: |
67 |
| 판정결과: |
실패 |
류이페이:...이제 가요. (한아름 품에 안고는 양호실 밖을 벗어나)
쥬드:(자신도 챙길 것을 챙기고는, 너를 따라 밖으로 나간다.)
들어갈때와 다르게 양호실에서 나갈 땐 짐이 양손 가득 입니다.
류이페이:
행운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6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탁, 하고 당신의 주머니에서 약 상자 하나가 떨어졌습니다.
다행히도 소리가 작아서 좀비가 이쪽을 돌아보지 않네요.
정말 다행입니다. 좀비가 당신들을 발견하기 전에 빠르게 이동해야겠어요.
류이페이:(빠르게 젠이 있는 교실로 향한다.)
당신은 젠을 품에 안고 일으켜 챙겨온 약을 먹였습니다.
쥬드:....이런 사람을 데리고 이동하긴 힘들 것 같은데… (바닥에 풀썩 주저앉는다.) 일단 이 친구가 좀 괜찮아질 때 까지 기다려야겠네요.
그는 당신이 젠에게 약을 먹이는 것을 바라보다 나지막히 말합니다.
류이페이:...(네 물음에 고개를 천천히 들어 당신의 눈을 마주하곤) ...무슨 말을 하고 싶은거예요.
쥬드:당신들이 둘도 없는 소중한 관계라는 건 아주 잘 알겠지만... 상황이 상황이잖아요. (약을 먹은 채 잠이 든 젠을 바라본다.) 이런 때일수록 끝까지 믿을 건 나 하나뿐입니다. 내가 왜 혼자가 되었겠어?
그는 그렇게 말하고 구석에서 자리를 잡고 누운 후 눈을 감습니다.
이런 상황일수록 젠과 서로를 의지하여 역경을 헤쳐나가죠.
계속해서, 마음 한구석이 먹먹한 느낌이 드는 것은 부정할 수 없습니다.
젠의 상태를 살펴보니 아까에 비해 열이 내리고 한결 편해진 얼굴입니다.
젠이 어느정도 괜찮아진 것을 확인하자 긴장이 풀리며 피로가 몰려옵니다.
당신은 밤새 걸은 후 제대로 잠도 자지 못한 채 좀비와 싸워야 했습니다.
당신은 아까처럼 젠의 옆에 누워 그의 옆모습을 바라봅니다.
지금 잠에 든 젠은 무슨 꿈을 꾸고 있을까요.
희미하게 눈을 떠보니 교실엔 두 사람이 없는게, 복도로 나가 대화를 하고 있는것 같아요.
류이페이: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52 |
| 판정결과: |
실패 |
점점 언성이 높아지는게 둘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당신이 둘을 말리러 나가봐야할까 하고 생각 한 순간.
당신이 황급히 교실 문을 열고 나가자 보이는 것은
...얼굴에 총에 맞아 눈도 채 감지 못한 채 즉사한 쥬드입니다.
당신과 눈이 마주친 젠의 눈동자가 흔들립니다.
어둑한 복도 너머로 총성을 들은 좀비들의 무리가 복도 양쪽에서 당신과 젠을 향해 미친듯이 달려옵니다.
한마리, 두마리… 눈으로 어림잡아도 스무마리는 넘어보여요.
교실 안으로 들어가려 고개를 돌렸지만 운동장쪽에서도 좀비들이 학교 건물로 달려오는게 보입니다.
젠이 당신의 손을 잡아끌고 캐비넛으로 달려가,
당신을 캐비넛 안에 우악스럽게 밀어넣고 문을 잠굽니다.
당신은 뭐라 저항할 새도 없이 젠에 의해 캐비넛에 갇혔습니다.
문을 열려고 해보았지만 문 손잡이에 빗자루를 끼웠는지 아무리 애를 써도 열리지 않습니다.
캐비넛에 가로로 작게 난 틈을 통해 평소처럼 웃는 젠의 얼굴이 보입니다.
그렇게 말한 젠이 꺼내드는 것은, 어제의 그 곰인형.
어느새 복도를 가득 메운 좀비들 사이에 젠의 모습은 사라집니다.
좀비들이 소리를 따라서 일제히 한 방향으로 이동하는 것이 보입니다.
이제 복도에서 좀비들의 모습은 보이지 않아요.
끼익, 하는 소리와 함께 캐비넛의 문이 열리며,
당신 앞에는 온 몸이 피투성이가 된 젠이 서있습니다.
코와 입에서 피를 흘리며 당신을 바라보며 씨익 웃는 젠을 바라보자,
당신의 머리에 이스트베일의 그 서재에서 보았던 문장이 스쳐지나갑니다.
아, 이제 갑자기 이상하게 굴던 젠의 그 모든 행동이 이해되었습니다.
류이페이:
SAN Roll
| 기준치: |
59/29/11 |
| 굴림: |
69 |
| 판정결과: |
실패 |
혼란스러워하는 당신에게 젠은, 몇번 콜록이며 피를 토해낸 후에 말합니다.
젠:...끝까지 숨길 수 있을 줄 알았는데. 생각보다 더 어렵다? 이거. (갈라지는 목소리 끝에 입가에 묻은 피를 팔목으로 문질러 닦아냈다. 이어지는 침묵을 견디기 어려운지, 고개를 들어 네 얼굴을 바라본다.) ......나를 죽일거냐?
류이페이:... ... (피를 흘리며 웃음짓는 모습에 아무런 말이 나오지 않았다. 상황을 예견이라도 할 수 있었더라면, 원망을 담은 말이라도 네 앞에 토해낼 수 있었을까. 가슴이 죄이듯 아파온다. 들려오는 물음에도 어떠한 대답을 할 수 없어 네 어깨를 떨리는 손으로 잡았다. 믿어야할 상황을 되묻는것은, 참 어려운 일이었다.) 장난치지마.. 젠, ...재미없어. 나랑 계속 같이 있었어. 물린적도 없잖아. ...너, ...감염자 아니잖아. 근데 내가 왜 널 죽여.
젠:(어깨를 누르는 힘에 무언가 말하려다, 입을 다물었다. 네 앞에서 감염자가 보이는 증상을 몇번이나, 몇번이나 들켰다. 견딜 수 있을 거라고 자만했던 고통은, 인간이 아닌 존재가 되어가는 과정은 그렇게 만만한 것이 아니었는데.) ......날, 죽일 거냐? (대답을 침묵으로 대신하고, 되풀이하듯 입새로 나오는 물음은 같았다. 한편으로는 네가 그러겠다고 대답하기를 기다렸다. 정상적인 사고를 하는 놈이라면 그래야지.)
류이페이:(거짓을 바라는 물음표는 되돌아온 물음에 짓밟히고 뭉개져 온점이 되었고, 확신의 대답은 그의 표정을 일그러트리기에 충분했다. 대체 언제부터? 물린 것을 숨겼나? 그럼, 어디에서? 수없이 떠오르는 의문은 코에서 흐르는 붉은 피가 바닥에 떨어짐에 그 목적을 잃어 말이 되어 나오지 못하고, 가엽게 떨리는 손은 너의 피를 닦아 주는 데에 그친다.
새벽 어스름이 깔린 복도의 빛은 붉은 피를 한눈에 담을 수 있을만큼 잔혹하게 선명했다. 평소와는 달리 충혈된 너의 눈도, 살을 비집고 튀어나올것 같은 푸른빛을 띄는 네 혈관도, 너무나 잘 보여서. ...그럼에도.) ..아직 변하지 않았잖아. ...감염자여도, 아직 사람이야 넌.
젠:(아무렇지 않은 것처럼, 입가에 걸려있던 웃음이 점차 희미해진다. 마치 인간이라는 증거를 모두 뱉어낼 것처럼 토해내는 기침이 이어지고, 비릿하게 올라오는 피비린내에 온전치 못한 속이 끊임없이 울렁거렸다. 볼품없이 떨리는 손으로 제 피를 닦는 모습도, 이런 제 모습을 아직도 '사람'이라고 칭하는 모습도 미련했다.) 그러니까, ......이런 면이 한심하다는 거다. (이런 면이, 답답하다는 거였다. 스치듯 뺨을 지나친 네 손을 쥐어잡고, 제 목을 덮게 했다.) 이런 미친 세상에 살면서, 이런 각오 한번 안 해봤냐?
류이페이:....안해봤어. (앞선 대답과 다르게 곧장 입밖으로 나온 말은, 힘이 들어간듯 묵묵하고 무겁게 내려앉는다. 이내 이어지는 말들은, 이 망할 세상이 시작됨에서 부터 곱씹었을 생각들이 뱉어졌다.) 그런 생각 하기도 싫어서.. 안전지대만 바라보고, 하루하루 무사히 지나가면 그게 그냥 내 행복이였어. 이런 세상에서 정말 생존이 중요하다고 생각해, 넌..? (네 손에의해 잡히는 얇은 목을 힘없이 쓰담어준다. 피가 번진채로 굳은 손가락은스륵, 바닥을 향해 떨궈진다.)
...안죽일거야. 같이 가줘, 젠. ...부탁이야.
젠:(힘은 끝내 들어갈 생각을 않은 채, 목 아래로 흘러내리는 손가락을 더이상 붙잡지 않았다.) 달라지는 건 없어. (너는 그냥, 지금까지 그래왔듯 안전지대를 바라보고, 하루하루 무사히 지나가는 것을 행복으로 삼으면 된다고. 언제나처럼 말은 쉬웠다. 그것을 이뤄낼 자신이 있기에 선택한 싸움이다.) 목적도 지금까지랑 다르진 않을 거다. 나도 네 손에 죽을 생각은 없으니까. 그냥, (네게서 시선을 거둔다.) 이제부터라도 그런 각오를 해두는게 좋을거라고. (담담하게 대꾸하고 등을 돌려 적막한 복도를 걸어나갔다.) 더는 지체할 시간이 없어. 가자.
젠은 말없이 죽은 쥬드의 짐을 뒤져 식량과 약 등을 챙깁니다.
이젠 시체의 짐을 뒤지는것 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잖아요?
그게 설령 자신이 죽여버린 생존자라고 하더라도 말이에요.
인간성을 잃어가는 젠이 낮설게만 느껴지는건 비단 그가 감염자라서, 라는 이유만은 아닐지도 모르겠네요.
학교를 빠져나오자 동이 트고 주위가 환해지고,
쭉 이어지던 아스팔트 도로 대신 초원에 난 흙길이 보입니다.
원래 도로였을 길위에 자동차로 지나간 듯 풀들이 눌린 흔적이 있습니다.
길을 걸으며 한참을 말이 없던 젠은 마침내 입을 엽니다.
젠:...그 인간은, 내가 잠에서 깨어났을 때 우리 가방을 뒤지고 있었어. 눈치가 빠른 놈이니 내가 감염자라는 걸 진작 알았겠지. (살인의 이유는 별것도 없다.) 나한테 들키니까 내가 감염자라는걸 너한테 말한다길래, 못 말하게 쏴죽인 것 뿐이야. (뭐, 결국은 그것 때문에 들켜버렸지만.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본다.) 실망했냐?
류이페이:(한동안 멍하니 풍경을 바라보며 걷던 걸음이 네 목소리에 의해서야 제 방향을 찾는 듯 싶었다. 실망했냐는 물음은 왜 이리 헛웃음이 나는지 모르겠다.) ..아니.
젠:(가끔 사람이라는건. 사람의 인간성은, 지독하게 한쪽으로만 편중되어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차라리 모두에게 공평하거나, 모두에게 박하다면 편할 것을.) ...이걸 완성하기 전까지 난 아무것도 말하지 않을 거다. (며칠동안 그 겉면만 익숙하게 봐왔을, 지겨운 노트를 꺼낸다.) 너라면 굳이 묻지 않겠지, 내가 아니니까.
젠은 당신에게 그저 기다리라고만 말하면서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아요.
오늘 일이 아니었다면 당신에게 감염자라는 것을 끝까지 밝히지 않았겠죠.
...당신은 문득 쥬드가 당신에게 마지막으로 한 말이 생각났습니다.
류이페이:(기다림에는 언제나 익숙하다. 죽어가는 이 땅 위에서 너가 아닌 누굴 믿을 수 있겠어. 신발의 밑창이 바닥에 긁히는 소리를 내며 네 옆을 따라 걷는다. 서서히 닳는 것도 모르는 채, 옅은 웃음을 지어보인다.)
...그래, 기다릴게.
각자 다른 생각과 불안감을 품고, 당신과 젠은 계속해서 걸었습니다.
한참을 걸어 정오가 될 때 쯤, 저 멀리 언덕 위로 십자가가 보여요.
언덕을 오르니 작고 오래되어 보이는교회가 나옵니다.
아까 본 십자가는 교회 지붕에 달린 것이었나 봅니다.
가까이 가 보니 좀비들을 막기 위해 창문에 나무 판자를 덧댄 흔적이 있습니다.
하지만 그마저도 꽤나 오래 전의 것인지 먼지가 끼어 있어요.
젠:이제 곧 캘버리가 나와. 여기서 잠깐 쉬었다가 해가 지고 이동하자고.
가장 먼저 보이는 것은 예배당 끝에 걸린 십자가입니다.
예배당 맨 앞에 짐을 풀고 젠은 당신에게 말합니다.
젠:...안쪽이나 좀 돌아보고 있어라. 난 이걸 마저 할 테니까. (손에는 노트를 쥐고, 예배당 구석에 앉았다.)
류이페이:(한동안 붙잡고 있던 그 노트를 쥐고 구석에 자리잡은 널 가만히 바라보다 높디 높고, 고요한 예배당을 천천히 둘러본다. 그 높은 시야 가운데에 보이는 십자가로 가까이 다가가)
십자가에 손을 대어보니 어라, 뭔가 절그럭 거리는 소리가 납니다.
십자가의 뒷면에 손을 넣어보니 차갑고 울퉁불퉁한 감촉들이 느껴지는게…
열쇠묶음 입니다. 교회의 열쇠들을 여기에 두었나 보네요.
류이페이:(열쇠묶음을 들고는 피아노 근처로 가본다.)
뚜껑이 닫힌 그랜드 피아노 한대가 놓여있습니다.
피아노 위엔 사람들이 사용했을 찬미가와 달력이 놓여있습니다.
날짜마다 엑스표가 쳐진 달력은 지금으로부터 일년 전의 것입니다.
달력을 넘기자 달마다 교회의 중요 행사들이 적혀있습니다.
하지만 좀비사태가 터진 이후부턴 각 날짜칸마다는 엑스표시가 쳐져 있는게,
마치 이 교회안에서 생존한 일수를 센 것 같습니다.
이 칸은 엑스 표시 대신 동그라미가 쳐져 있네요.
류이페이:... (달력을 내려 덮어두고는 단상으로 향해.)
나무로 된 단상은 가슴께까지 오는 높이입니다.
오랫동안 사용하지 않아 먼지가 쌓인 단상 위에는 성경이 놓여있습니다.
먼지를 걷어내고 성경을 들어올리자 사이에 펜이 끼워져있습니다.
마지막으로 예배를 드렸을 때 사용했을 구절에 밑줄이 쳐져 있습니다.
당신은 이 문장으로 이 교회에서 마지막으로 드린 예배의 내용을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세상의 멸망이 도래했으니 구원을 바라는건 어찌 보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네요.
류이페이:(성경을 한참 바라보다 계단으로 걸음을 옮긴다.)
계단이 시작되는 곳에는 [기도실]이라는 팻말이 있습니다.
계단을 올라가자 문 하나가 있고, 그 문엔 기도실 이라 적힌 팻말이 걸려 있습니다.
그런데 문이 안에서 잠긴 건지, 잘 열리지 않습니다.
류이페이:(아까 가져왔던 열쇠묶음을 하나하나 껴본다.)
당신은 아까 얻은 열쇠들을 하나하나 끼워 맞춰보았습니다.
몇번의 시도 끝에 철컥, 하는 소리와 함께 문이 열리고,
류이페이:
SAN Roll
| 기준치: |
56/28/11 |
| 굴림: |
41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류이페이:(익숙한 악취에 팔로 코를 막고는 문을 닫아 내려온다. 노트에 집중하고 있을 젠에게 가본다.)
몸을 웅크리고 미친듯이 노트에 무언갈 적어내려가는, 이젠 익숙한 그 뒷모습이에요.
한참을 제 일에 열중하던 젠은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당신을 향해 다가옵니다.
어쩐지 오랜만에 보는 것 같은, 젠의 티없는 웃음입니다.
젠:(신이 난 듯 네 어깨에 팔을 걸쳐, 아래로 끌어당겼다.) 드디어 끝이다.
류이페이:... (티없는 웃음에 저도 모를 웃음을 짓고는) 그게 그렇게 중요한거야?
젠:무지막지하게 엄청난거라고 했잖냐? (그새 펜과, 손자국에 너덜해진 노트를 한번 바라본다.) 이게 그 빌어먹을 바이러스의 치료제를 만드는 공식이라고.
류이페이:뭐? ...그걸 너가 어떻게 알고.. (예상치도 못한 말에 당황한듯 눈만 꿈뻑이며 너덜해진 노트를 빤히 쳐다본다. 그러다 빠르게 든 생각은,) ..정말이라면, 이것만 있으면 너도 치료할 수 있겠네. 그렇지?
젠:내가 그걸 어떻게 알았겠냐? 머리가 잘 돌아가는 편도 아니고... 수를 좀 썼지. 얼마전에 기분 더러운 꿈을 꿨다고 했잖냐. 그때 웬 놈이 나와서 나한테 제안했어, 내가 감염자가 되면... 바이러스 치료제의 공식 정도는 기꺼이 알려주겠다고. (결국 너와 있던 내내 좀비에 물리는 일 따위는 없었다고. 네 어깨를 툭 치고는 이내 팔을 풀어냈다.) 딱 봐도 구리니까, 처음에는 꺼지라고 했지만. 뭐...... 결국은 이렇게 된 거지. (많은 것을 함축한 말이었다. 결정은 번복할 수 없으니까.)(다만 마지막 물음에는 아무 대꾸도 없이 입을 다문 채, 답지 않게 침착한 시선으로 너를 바라보고 있을 뿐이다.)
류이페이:.... 그러니까.. ... 넌 물려서 감염된게 아니고... ...(네 말을 믿기로.. 그리고, 진실을 말해주길 기다렸지만, 네 입에서 쏟아져 나오는 말들은 허황된 꿈 이야기일 뿐. 제대로 된 설명 또한 네 입안에서 함축되어 나오지 않았다. 안전지대로 무사히 갔다면, 그랬다면 고요하고 아픈 이 적막을 느끼지 않았어도 될텐데. 자신의 의지로 감염자를 자처했다는 말. 네 끝을 예언하듯 돌아오는 침착한 시선. 허튼 웃음이 흘러나왔다. 화도 나오지 않는 것이.. 정말로 이런 상황에서 이미 한두군데는 미쳐버린게 아닐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고요한 침묵 속에 흘러나오는 약한 웃음소리, 이내 어둡게 내려앉는 시선.)
... 왜.. 어쩌다 일이 이렇게 된거야?
영웅이라도 되고 싶었어?
좀비가 되어도 괜찮을거 같았어?
그럼, 나는?
젠:(어쩌다 이렇게 됐더라. 늘 고민을 깊게 하는 법이 없었기에, 그랬다가. 눈 앞에 할 수 있는게 있다면 그냥 했으니까. 그랬다가. 확신이 선다면... 망설이지 않았기에. 그랬으니까. 예배당에 울리는 웃음소리가 공허했다. 돌아오는 말들은 하나같이 물음이었고, 그것은 줄곧 자신이 해오던 것이었다.) ...영웅, 좋지. 멋있잖냐. 시시하게 한명도 아니고, 세계를 이 지옥에서 건져낸다는데. (사실은 좀더, 네게 말하기에는 한심한 이유가 있었던 것 같은데. 이런 멍청한 말이라도 하지 않으면, 무겁게 내려앉는 적막이 참기 어려웠다.) 너도 맨날 그랬잖냐. 무슨 인간이 아니라 훈련 안된 짐승을 닮은 것 같다고. 이쪽이 더 잘 어울릴지 누가 아냐?
(하지만. 온갖 실없는 소리를 늘어놓다가도, 마지막 물음만큼은 지껄일 말이 없었다.)
......너는, 살겠지.
류이페이:(무엇 하나 진지하게 돌아오는 대답없이 그저 이 분위기를 넘길 생각을 하는 네 어깨를 잡아 너와 눈을 똑바로 마주했다. 손에 이렇게 잡히는데, 어쩐지 너는 실제로 잡을 수 없는 곳에 멀리 서 있는 기분이 들었다. 일을 그르친 마당에 화를 내서야 바뀌는 것이 없었다. 자신이 바꿀 수 있는 것이 그 어떤것도 없었다. 없앨 수 없는, 답답하게 올라오는 숨을 짧게 내뱉는다.) 하나도 안멋있어.
(마지막이 될지도 모를 대화를 이런식으로 끝맺고 싶지는 않은데도 아무 생각없이 뱉어내는 말들에 자꾸만 미운 말들이 뱉어진다.)
...아무도 너한테 그런거 안바래. 나 조차도, 그런식으로 살고 싶지 않아. ...숨기는거 싫어하면서 정작 넌.. 나한테 아무것도 말해주지 않잖아.
...나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긴 해?
젠:(파란 물감에 물을 섞은 것처럼, 색은 옅어질지언정 물결은 잔잔했다. 지금 눈을 피하면, 인정하는 것이다. 자신이 한 짓은 결국 모두가 바라지만, 너만은 답답하고, 한심하게 여기는...... 멍청한 짓이었다고.) ...이런 세상에서 생존이 중요하냐고 했었나. (얌전히 고여있던 물을 굳이 엎어버린 이유는 간단했다.) 애초에 별로 중요한 적 없었어. 그냥 재미있으니까 살았지. (이제는 너절하게 물어뜯기는 인간들이나, 손에 들어오는 쇠파이프의 타격감이나, 비릿한 피냄새, 귀를 긁어오는 인간을 닮은 울음소리가 지긋지긋했다. 그런 생각을 하기 싫어서 안 했다고?) 나는 이 뭣같은 세상에서 그딴 생각만 했어. 니가 저놈들한테 뜯기면, 내가 뜯기면. 죽여야 하나? 죽여야겠지. 안전지대를 가면, 가지 못하면. 나는 늘, 각오 했다고.
그래서 이번에도 각오한 거다.
이런 재미없는 세계는 그만두자고.
(그저 피식 웃었다.)
...너한테는 멀쩡한 세계를 돌려줄 거야. 가족이잖냐?
류이페이:(수없이 많은 밤을 지새우면, 절망스러운 세상이 끝이 나 있을거라 생각했다. 해가 뜨면 눈처럼 녹아 사라질 것이라고. 집나간 부모를 기다리는 어린아이처럼 몇 밤이 지나면 괜찮겠지, 괜찮겠지. 하염없이 스스로를 도닥였다. 혼자라면 힘들었을 하루하루를 그저 너와 함께 살아가는 이유로 참고 또 참았는데. ...
뜨거운 여름이 지나면 차가워진 널 안기 위해서, 그래서 이 여름을 걸어온게 아닌데. 살아가야 할 이유가 이게 다였는데.)
... ... 지금은.. 네가 너무 미워.
(참으려 했던 감정을 쏟아낸다. 울음의 소리 없이 빠르게 턱 끝으로 떨어지는 눈물을 급하게 닦아낸다. 너의 욕망은 나의 아픔보다 중요한 일일까. 성급했을지 모를 네 결정은, 우리를 훼손시킨다.)
젠:(두번은 없는 망설임과, 한번의 결정. 그것만이 모두였다. 남겨질 이의 상처까지 미처 생각이 닿지 못하는 것은 미성숙함의 증거이고, 흔한 위로 한마디 못하는 것은 네게 배운 감정이 설익은 탓이다.) ...미안하다. (네가 이런 것을 원하지 않았다는 것을 어렴풋이 알면서도 저질렀고, 함부로 자신이 없을 너의 미래를 재단했다. 그리고 이제서야, 너는 내게 실망을 한다.) ...원래는 24시간이 지나면 변이가 됐겠지만, 그놈은 그 시간을 100시간으로 늘려줬어. (언제나 곁눈질 하던 네 시계가 아닌, 제 시계를 들여다본다.) 이제 16시간 정도 남았을 거다. 캘버리까지는 얼추 하루면 되겠지. (여름의 습기가 달라붙어, 몸이 점점 무거워지는 것만 같았다.) 지금 바로 가기는... 좀 힘들어서. 해가 지면 가자. (남은 울음을 말없이 담담하게 바라보다, 네 등을 툭 친다.) 너도 쉬어둬라, 마지막으로 걸으려면.
류이페이:... 16시간. (남은 시간을 나즈막히 되뇌여본다. 하루도 되지 않는 시간에 너와 더 시간을 보내고 싶은데, 감정에 휩쓸려 뱉어낸 말이 그 짧은 시간에 후회로 돌아온다. 등을 치고, 낯선 사과를 내뱉으면 네 이름을 부르고 싶었지만, 소리가 되어 나오지 못하는 이름을 부르는 것만으로 아픔이 차오르고 먹먹하게 숨이 막혀서. 더는 한마디도 말하지 못했다. 숨이 막힌다, 그러나 이상하게 죽지 않는다. 죽을 각오를 한, 눈 앞의 너와는 다르게 말이야.)
젠이 당신에게 힘들다는 말을 먼저 꺼낸 것은, 이번이 처음인 것 같네요.
바이러스에 감염된채로 그 ‘치료제’를 적어내리느라 젠은 몇날 며칠을 밤을 샜으니까요.
젠:......잘 자라. (그리고 돌아올 답을 기다리듯, 시선은 끈질기게 네게 닿아있었다.)
류이페이:(예배당 중앙에 누운 네 옆으로 가 평소처럼 널 바라보며 바닥에 앉는다. 끈질기게 따라붙는 시선을 마주치며 네 여린 뺨을 쓸어준다. 혼자서 버텨왔을 영겹의 시간을 함께해주지 못한 것 같아서, 그저 아픈 표정을 짓고는.) ...고생했어. ...잘 자.
예배당 안은 고요하고, 공기중에 부유하는 먼지들이 빛을 받아 반짝입니다.
십자가의 음영은 공교롭게도 잠든 젠을 가로지르네요.
때묻은 노트를 껴안고 바닥에 웅크려서 곤히 잠든 젠의 모습은 그 어느때보다도 평온해보입니다.
당신과 젠이 함께 할수 있는 남은 시간은 앞으로 16시간.
내일 당신이 잠에 들땐 젠 없이 혼자 잠들어야 하겠죠.
당신은 언제나처럼 잠든 젠의 옆에 누웠습니다.
눈을 감았다 뜨면 이 모든 것이 꿈이기를 바라면서요.
눈을 떴을때 가장 먼저 보이는건 당신을 내려다보는 젠입니다.
아직 잠이 덜 깨 흐릿한 시야에 보이는 주변은 온통 붉은 빛으로 일렁입니다.
젠:이제 진짜 마지막이야. 걸을 준비는 됐냐.
그렇게 말하며 당신을 바라보는 젠은 여느때와 다름 없어서,
곧 다가올 이별이 실감나지 않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공장의 매연도 없는 밤하늘은 맑고 선명합니다.
쏟아질 듯한 별들로 가득한 밤하늘은 매우 아름다워요.
이따금 지나치는 표지판들은 캘버리 교도소로 향하는 방향을 가리키고 있습니다.
손목시계를 들여다 본 젠은 당신에게 말합니다.
고개를 들자 저 멀리 지평선 너머에선 서서히 어둠이 걷히고 있고,
작게만 보이던 캘버리는 이제 꽤나 시야에 가까워졌습니다.
젠:한 시간 정도 남았네. (평소와 다름없는 목소리로 마지막일 시간을 툭 뱉고는) 아슬아슬하지만 늦지는 않을 거다. (장난스레 네 등을 퍽 밀며 웃었다.) 아직도 내가 밉냐?
류이페이:정말.. 얼마 안남았네.. (잠든 네 얼굴을 보며 수면위로 떠오르는 상념들을 정리했다. 더이상 보지 못할, 잠든 아이처럼 색색이며 숨을 내뱉는 네 얼굴을 바라보며. 여느때와 같이 웃는 얼굴엔 잔잔한 웃음으로 답하듯 해.) ...상처 받았어?
젠:아무리 밉다 해도, 한시간도 같이 있기 싫을 정도로 꼴보기 싫진 않겠지. (아무 곳에나 걸터앉으며 너를 올려다본다.) 안 받아, 그런걸로. 어차피 잠깐 밉다 말 거잖냐? 정에 약해빠져서는.
류이페이:그래도.. 미안해. (걸터앉아 저를 올려다보는 네 머리칼을 대충 흐트려놓는다.) 지금은 괜찮아졌어. 널.. 이해하려고.
젠:(고작 밉다는 말 한마디에 사과 한마디가 더해져 돌아온다. 결국에는 못이겨 사과할거면 애초에 그런 말은 왜 한건지. 어이없다는 듯 입새로 바람이 샜다.) 됐어, 미친놈을 이해하려고 해서 뭐하냐. 너 하나라도 정상으로 남아야지.
류이페이:너도 지극히 정상이야. 나였어도, 그랬을거야. (너에게 온전히 되돌아온 세계를 안겨줄 수 있다면. 몇번이고, 그랬을거야. 차마 나오지 못한 말들을 삼켜 입을 닫는다. 네 옆에 따라 앉아서는 그저 먼 풍경을 바라본다.) 난 이제 어떡할까... ...널 잊었으면 좋겠어?
젠:둘다 미친놈인것보다는 둘다 정상인 편이 낫긴 하네. (어쩐지 물에 잠긴 듯 흐려지는 감각 속에서,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가 유일하게 선명했다.) 글쎄다, 잊기에는 너무 강한놈 아닌가, 내가? (네가 하고싶은대로 하라며 발로 의미없이 땅을 긁었다. 애초에 그런 세계를 쥐어주려고 했던거니까.) 뭐, 정 가능하다면... 힘들면 잊어보든가, 고작 몇 년 남짓한 시간보다 앞으로 니가 살아내야 하는 시간이 길거잖냐.
류이페이:...그렇긴 하지. (힘이 빠지는 목소리로 고개를 들어 하늘을 올려다본다. 이렇게 망가지고 어긋난 세계에서 유일하게 똑같이 흐르는.) 정말.. 몇분 안남았네.
당신과 젠은 서로에게 기대어 앉아 지평선을 바라보았습니다.
마지막으로 맞잡은 젠의 손은 이제 인간의 것이 아닌 것처럼 차갑게 느껴져,
당신은 젠의 손을 더욱 힘주어 잡았을지도 모릅니다.
저 먼 초원의 지평선 너머로 밤의 장막이 서서히 걷히며 해가 뜨고,
두사람은 그렇게 손을잡고 동이 트는 것을 오래오래 바라보았습니다.
젠은 손목시계를 확인하더니 당신에게 노트를 건네줍니다.
젠:약속해라. 너만은 끝까지 살아남아서, 보란듯이 재미있게 살거라고.
류이페이:...그래, 약속할게. (야속하게 흐르는 시간에 따라 들리는 가는 초침소리에 천천히 널 안아준다. 마지막 향을 거두듯 힘껏 안아주어 품에 가득 널 담는다. 떨어질 생각 않는 발걸음의 그림자는 천천히 기울어져간다.) ...혹시 몰라, 안변할지도. ...버텨봐 너도.
젠:(변이하는 몸이 차서 그런지, 맞닿는 온기가 지나치게 잘 느껴졌다. 후덥지근해서 짜증만을 남기던 여름 바람마저 기껍게 느껴지는 추위다. 분명 여름인데, 혼자 겨울을 살아가는 것만 같다.) 강하게 살아, 쪽팔리게 꿇리지 말고. 넌...... (나같은 놈한테도 쉽게 정을 주는 놈이니까. 고작 그런거를 행복으로 아는 놈이니까, 누구보다 쉽게 행복해질 수 있을 거다.) 형이잖냐. (잠깐의 온기가 떨어져 나가자, 네 뒷통수를 끌어당겨 제 어깨에 내리 누르고는, 다음 순간 미련 없이 떨어졌다. 너는 이제 울지도 않으니, 이런 것은 필요 없을 것이다.) ......안녕.
류이페이:(태양열이 서서히 작열하는 열기가 느껴진다. 시체처럼 식어가는 몸이, 버틸 수 없다는 증거라도 되어주듯이 닿은 살결이 차가웠다. 한번 세게 끌어당겨지면, 미안한 표정을 숨길수가 없었고 밀어내는 손길에 맞닿았던 몸이 떨어지면, 그 어느때보다 아픈 미소를 지어보인다.) ....안녕.
(작별인사가 뱉어졌지만, 발걸음은 옮겨지지 않는다. 너와의 이별을 위한 인사가 아니라 인간의 모습이었을 너에게 고하듯이. 고요한 바람소리가 스쳐 너덜해진 노트가 차가운 아스팔트 바닥으로 떨어진다. 마지막으로 네게 보였을 미소는, 너와 같은, 티없이 맑은 웃음이었다.
안녕, 젠. 오늘은 너와 함께 하고 싶은 밤이야.)
...나는 항상 네 옆에 있을게.
형이잖아.
당신의 손에 들리지 못한 노트가 툭, 하고 땅에 떨어져 나뒹굽니다.
당신 곁에 젠이 없다면 이 모든 것들이 무슨 의미가 있겠어요.
당신을 바라보지만 바라보지 못하는 젠의 눈동자는 희뿌옇습니다.
의미없고 알수없는 소리를 내던 젠은 이내...
좀비로 변한 젠에 의해 근육과 살이 씹히는 감각이 느껴집니다.
저 멀리서 쏘아진 총알이 차례차례 젠과 당신을 관통하고,
눈이 감기기 전 마지막으로 바라본 하늘은 야속하게도 아름다워요.
먼 훗날 누군가가 당신들과 이 노트를 발견한다면,
아마도 당신과 젠의 이야기는 그렇게 기억될지도 모르겠네요.
END 2. 두번다시 돌이킬수 없는 길을 걷게된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