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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정의 형태 666
기차는 무어를 향해 출발했다.
2021-03-10
KPC. 홍사랑 · PC. 홍이별

화창한 어느 날, 홍이별과 홍사랑은 일년에 한번 탈 수 있다는
무어행 기차를 타기 위해 기차역에 도착했습니다.
모든 병이든 치료해준다는 무어 섬에 도착하기만 한다면
분명 사랑이의 감정이 돌아올 수 있겠죠.

홍이별의 손에는 조금 전 구매한 무어행 기차표 두 장이 들려있습니다.

감정의 형태 666
 
2021 03 10
 
화창한 어느 날,
 
사랑이와 이별이는 일 년에 한 번 탈 수 있다는 무어행 열차를 타기 위해 기차역에 도착했습니다.
 
모든 병이든 치료해준다는 무어 섬에 도착하기만 한다면 분명 사랑이의 감정이 돌아올 수 있겠죠.
 
이별이의 손에는 조금 전 구매한 무어행 기차표 두 장이 들려있습니다.
 
이별, 관찰 판정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빨간 글씨로 무어행 이라 적혀있는 아주 특별한 티켓입니다.
 
기차의 출발 시간은 05:50.
 
무어 섬으로 향하는 기차입니다.
 
더불어 작은 글씨로 ‘당신은 이 가차에서 모든 것을 이룰 수 있을 것.’이라 적혀있습니다.
 
05:50, 무어행 열차는 작은 문제로 인해 잠시 후 6시 66분에 도착할 예정이오니, 승객 여러분께서는 너른 양해 부탁드립니다.
 
다시 한 번 알립니다. 05:50 무어행 열차는...
 
역의 안내방송입니다.
 
이런, 무어행 열차라니. 우리가 타려는 열차네요.
 
무슨 일로 미뤄졌는지는 모르겠다만, 어쨌거나 열차를 탈 수는 있다니 다행입니다.
 
정말 다행히도 사랑이와의 여행을 망치지는 않겠어요.
 
이별이가 시계를 보면 6시 61분.
 
앞으로 5분간의 시간이 더 남았습니다.
 
홍이별:(5분쯤이야... 사랑이를 천천히 돌아본다.) 꽤 오래 기다렸네. 벌써 피곤한건 아니지?
 
홍사랑:...별로. 한 것도 없는걸. (그저 멍하니 역을 덮은 지붕 너머 보이는 하늘을 응시한다.)
 
홍이별:아무것도 안 하는 것도 생각보다 지치니까. ......(잠깐, 66분?... 문득 드는 위화감에 다시 시계를 내려다본다.)
 
이별이가 시계를 다시 들여다 보아도 지금은 61분입니다.
 
이별, 지능 판정
 
홍이별: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6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근데 가만, 66분이 존재할 수 있는 시각인가요?
 
하지만 아무리 보아도 지금 시계가 가리키는 시간은 06시 61분입니다.
 
이상하게 위화감이 들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꼭 타야 할 것만 같은 기분까지 드네요.
 
지금 무어, 무어행 열차가 들어오고 있습니다. 승객 여러분께서는...
 
이별이가 생각에 잠겨있는 사이 어느새 기차가 도착했다는 안내음이 들려옵니다.
 
무어 섬으로 향하는 사람이 사랑이와 이별이 뿐만은 아닌지 많은 사람들이 줄을 서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 사람들이 모두 어딘가 아픈 사람들이라 생각하면 마음이 조금 불편해질 수도 있겠습니다.
 
홍이별:(분명 존재할 수 없는 시간임에도 생각은 길게 이어지지 않았다. 기차가 도착했다는 안내음에 사랑이의 팔을 끌고 줄에 가서 선다.) 무어 섬에는 뭐가 있었으면 좋겠어? 이렇게 놀러가는 것도 오랜만이잖아. (주변을 잠시 살펴)
 
홍사랑:(네가 팔을 이끄는대로 줄을 선다. 주변을 살피는 네 모습을 물끄럼, 잠시 바라본다.) 글쎄, 섬이니까.. 바다, 나무, ...꽃이 있겠지. (무어 섬이 그리 특별한 섬이란 생각이 들지 않아 생각나는대로 읊을 뿐이었어.)
 
홍이별:있는거 말고, 홍사랑 바보야. (기대하는 것도, 바라는 것도 없는 네가 낯설어 잠시 입을 다물었다. 예전의 너였다면 이걸 하자느니, 저걸 하자느니... 엉뚱한 소리를 잔뜩 늘어놓았을 텐데.) ......괜찮아질 거야.
 
홍사랑:..어디에나 있는게 있겠지. (무심하게 툭 말한다. 괜찮아질 거라는 네 말에도 그저 멀뚱히 널 바라보며 줄어드는 줄에 한걸음씩 기차로 향한다.)
 
사랑이와 이별이가 기차에 오르려는 그 때,
 
갑자기 한 노인이 다가와서는 이별이의 손에 무언가를 들려줍니다.
 
홍이별:...?
 
그리고는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이별이에게 툭 한마디를 건넵니다.
 
노인:이걸 가져가면 큰 도움이 될 거야.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네 손에 어떤 봉지를 들려준다.)
 
노인의 태도에 악의는 없어 보입니다.
 
오히려 믿음직스러운 얼굴이네요.
 
홍이별:(봉지..? 일단 손에 받아들고는 고개를 꾸벅한다.) 감사합니다...
 
노인:즐거운 여행 되게나. (홀홀 웃으며 손을 흔들며 어딘가로 사라진다.)
 
홍이별:(봉지를... 확인해본다...)
 
이별, 관찰 판정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0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안에 든건 평범한 사탕입니다.
 
봉지를 보면 딸기 맛이라고 쓰여 있습니다.
 
어쨌거나 사랑이와 이별이는 기차에 올랐습니다.
 
꽤나 따뜻해졌는지 후덥지근했던 바깥 날씨와는 달리 열차 안은 에어컨을 틀었는지 꽤나 쾌적합니다.
 
이별이와 사랑이가 지정된 좌석에 앉고, 둘을 뒤따르던 승객들도 천천히 기차에 오르기 시작합니다.
 
사랑이와 이별이가 나란히 의자에 앉아 숨을 고르고 있는 그 때,
 
어디선가 웃음소리가 들리기 시작합니다.
 
홍이별:(웃음소리에 고개를 돌려본다.)
 
웃음소리를 따라 시선을 돌려보면, 어린아이가 가만히 바닥에 앉아 웃고 있는 걸 발견할 수 있습니다.
 
주변 사람들은 아이의 웃음소리가 거슬리는지 눈살을 찌푸리고 있네요.
 
뭐가 그리도 좋은 건지 아이는 점점 더 크게 웃기 시작합니다.
 
홍이별:(우는것도 아니고... 주저앉아 크게 웃는 아이라니. 그에 비해 표정이 없는 사랑이를 잠시 바라보다 아이에게 다가가본다.)
 
그 웃음소리가 너무 커져 드디어 이별이의 귀에도 거슬리기 시작했습니다.
 
이별이가 웃음을 말리려 가까이 다가가도 아이는 계속 한 곳을 바라보고 깔깔거리며 웃고만 있습니다.
 
아이의 신경을 돌릴만한 게 있다면 좋을 텐데요.
 
이별, 관찰 판정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어린아이의 티 없는 밝고 순수한 웃음입니다.
 
그러니까 진정한 행복에서 우러나오는 그런 웃음이요.
 
어린아이:(해맑게 웃으며 네가 다가와도 그저 계속해 웃기만한다!)
 
홍이별:...뭐가 그렇게 웃겨? (소통 시도...)
 
어린아이:헤헤헤! (그저 네가 말하는 것조차 웃긴지 꺄~ 거리며 웃어)
 
홍이별:,,, (아까 받은 봉지 부스럭거려봄) ...사탕 좋아해?
 
어린아이:(부스럭 거리는 소리에 귀를 기울이다가 또 마냥 웃는다.) 흐하하?
 
홍이별:(저쪽에 사랑이 눈치 힐끔 보다 사탕 짠 보여줌...!) 그렇게 웃으면 배 안 아프냐.
 
이별이가 사탕을 건네면, 아이는 웃음을 멈추고 고개를 갸웃하더니 사탕을 받아듭니다.
 
그리고는 웃음을 멈춘 무표정한 얼굴로 멀뚱히 이별이를 바라보네요.
 
어린아이:..기쁘다. (사탕 소중히 꼬옥 쥐지만, 방금 전 큰 웃음소리가 무색하게 무표정한 얼굴이다.)
 
홍이별:......기쁜거 맞지? (갑자기 정색하니 그것대로 이상하다...) 방금은 뭐가 그렇게 재미있었는데?
 
어린아이:모르겠어요.. 그냥, 기뻐. (사탕을 한번 바라보고 다시 널 멀뚱히 바라보다가.. 이내 꾸벅 인사를 한다.) 그럼 안녕히 계세요.
 
아이가 마지막 인사를 내뱉자 갑자기 펑-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날리더니
 
곧 사방에서 여러 사람의 웃음소리가 들려옵니다.
 
여기저기서 들리는 웃음소리가 이상하다만, 분명한 건 가식적이지 않은 순수하고도 행복한 웃음이라는 것입니다.
 
연기가 잦아들고 이별이가 아이가 있던 자리를 살핀다면,
 
아이는 마지막 말을 마치고는 홀연히 사라져버렸습니다.
 
그 대신 아이가 앉아있던 자리에 무언가 반짝이는 게 떨어져 있네요.
 
홍이별:(주워본다!)
 
이별이가 반짝이는 걸 주워보면, 아! 이건 금화네요!
 
이별, 관찰 판정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4
판정결과: 실패
 
반짝거리는 평범한 금화 한 닢입니다.
 
어딘가 유용하게 쓰일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금화를 가만 살펴보고 있으면, 갑자기 누군가 이별이의 어깨를 와락 감싸안습니다.
 
홍이별:(공짜사탕을 줬더니 금화가 생겼다... 어깨를 잡는 손길에 놀라 뒤를 돌아봐)
 
깜짝 놀라 뒤를 돌아보면 사랑이네요.
 
그런데..사랑이는 이별이를 보며 함박웃음을 짓고 있습니다.
 
실로 오랜만에 보는 웃음입니다.
 
홍사랑:헤헤, 오빠아. (네 뒤에 매달려 순수하게 웃으며 어느 날의 홍사랑처럼 널 부른다.)
 
홍이별:...? (얼음....!) 홍...사랑?
 
홍사랑:(얼음이 되어버린 모습이 웃긴지 작게 키득거려) 표정이 그게 뭐야.. 웃기다. 기뻐.
 
홍이별:...기쁘다고? (아까 전의 아이와 같은 말을 하는 너를 멍하니 바라본다.) 갑자기? ...뭐가?
 
홍사랑:(멍한 네 얼굴에 눈을 살짝 접어 웃는다. 널 껴안던 팔을 풀곤 네 손을 잡아 다시 자리에 앉는다.) 그냥, 오빠가 이상한 얼굴을 한거? 이 여행도.. 기쁘고.
 
홍이별:(지금의 너는 그동안의 걱정이 무색하게도 정말 제가 알던 홍사랑인 것만 같아, 눈을 천천히 끔벅이는 것밖에 하지 못했다. 이내 잡힌 손에 이끌려 네 앞에 앉아 너를 빤히 쳐다본다.) ......방금전까지만 해도 뚱했잖아. 아니, 그냥 최근에는 좀...... (네 볼 꼬집어봄...)
 
홍사랑:(꼬집어두 네 장난이 웃긴지 또 키득거리며 작게 웃는다.) 뚱? 지금은 이렇게 기쁜데, 무슨 소리야?
 
홍이별:(사춘기라 그런가, 네 기분은 무슨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만 같다...) ...티켓에 적힌게 틀린말은 아닌가보네. (열도 재본다...) 괜찮은거 맞지?..
 
홍사랑:(고개를 갸웃하며) 티켓? 괜찮아, 오빠도.. 이 기차여행이 기뻐?
 
홍이별:......당연하지. 네가 괜찮은데 안 기쁠게 뭐가 있어.
 
이번 역은 무어, 무어역입니다.
 
사랑이와 대화를 하다 보니 어느새 무어 섬에 도착했습니다.
 
이제 슬슬 내릴 채비를 하는 게 좋겠습니다.
 
홍이별:도착했나보네... (주변을 살피다가) 내리자, 홍사랑. (네게 다시 손을 내민다.) 섬에서 뭘 했으면 좋겠어?
 
그런데 이별이가 내릴 준비를 하는 걸 보고도 사랑이는 내릴 생각 없이 그저 웃으며 이별이를 바라볼 뿐입니다.
 
홍사랑:(네가 내민 손을 웃으며 멀뚱히 바라본다.) 나는, 안내리고 싶어. 이 기차 여행을 계속했음 좋겠어.
 
아무래도 오랜만에 한 기차 여행이 마음에 든 것 같네요.
 
홍이별:......? (당황...) 그렇다고 계속 타고있을 수는 없잖아. 애초에 목적지가 여기였는데.
 
홍사랑:(네 말에 웃고있던 표정이 점차 사라지는게 다시 무표정하게 변한다. 어쩌면 시무룩해보일지도..) 그래도.. 재밌는데,,
 
이별, 사랑이를 봐서라도 계획을 조금 수정하는 것도 좋지 않을까요?
 
어차피 무어 섬으로 향하는 기차는 일 년 후에 다시 열릴 테니까요.
 
홍이별:(어차피 곧 역무원한테 제지당하지 않으려나... 일단 사랑이와 계속 앉아있는다...)
 
결국 이별이는 기차에서 내리지 않기로 결심했습니다.
 
비록 내려야 할 곳은 지나쳤지만 사랑이가 즐겁다면 된 거죠, 뭐.
 
그 무엇보다 사랑이의 기분이 우선 아니겠어요?
 
이별이와 사랑이는 다시 즐거운 기차여행을 계속합니다.
 
오랜만에 실로 즐거운 여행입니다.
 
그렇게 즐거운 기분을 만끽하고 있으면,
 
누군가 와서 사랑이에게 부딪히고는 시비를 겁니다.
 
화난 남자:눈 좀 똑바로 뜨고 다녀요! 비싼 건데 어쩔 겁니까?!! (매섭게 화를 낸다!)
나 참, 더러워졌잖아! (옷을 툭툭 털며 사랑이를 쏘아본다.) 세탁비라도 줘야하는거 아닌가요?
 
남자는 이상한 논리로 옷을 물어내라며 대뜸 화를 냅니다.
 
사랑이는 남자의 말에도 뭐가 그리 좋은 건지 그저 웃고만 있습니다.
 
홍이별:......먼저 부딪히신 것 같은데. (사랑이를 제쪽으로 조용히 끌어당긴다.) 뭐가 묻은 것도 아닌데, 세탁비까지 물어드릴 필요는 없을 것 같네요.
 
화난 남자:당신은 뭐야~? 남자친구야?! 이것 좀 보라구요! 이 비.싼. 옷이~ (말도 안되는 억지지만 계속 화를 내며 급기야 이별이의 멱살을 잡는다!)
암튼 물어내쇼!!
 
홍이별:...딱 보면 닮...았잖습니까? (색이..)(불편한 눈으로 쳐다본다...ㅡㅡ) 그쪽이 잡아당기는 바람에 늘어난 옷값은 제가 받아야 할 것 같은데. 주고 가실래요 그냥 가실래요?
 
이별, 관찰 판정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6
판정결과: 실패
 
남자는 굉장히 기분이 나빠 보입니다.
 
다만, 그 원인이 사랑이 때문은 아닌 것 같네요.
 
이게 무슨 억지스러운 상황인지 모르겠습니다.
 
화난 남자:아? 이런 싸구려 옷따위. 내 옷이 얼마짜린 줄은 알고 그러나?! (물러날 생각이 없는 듯 보인다!!)
 
웅성거림이 들려옵니다.
 
대충 얼른 뭐라도 쥐어주고 보내는게 나을지도 모르겠어요.
 
홍이별:(하...................)(대충 집히는 대로 남자의 손에 쥐여준다....)
 
화난 남자:... 이게 뭐야?! (손에 쥐어진건, 종이 쪼가리였다.) 이런거 말고 돈 달라고, 돈!
 
홍이별:?? 그게 돈이잖아요. (어이x)
 
화난 남자:?? 좀 더 이렇게.. 생긴거 있잖냐! (손으로 동그라미 모양을 해보여)
 
홍이별:(동...전이 더 좋아? 왜?)
 
화난 남자:(동전의 재질에 따라..? 지폐보다 더 좋을지도..?)
 
홍이별:(아까 주운 금화 던져줌...)
 
화난 남자:(네가 던진 동전을 양손으로 챱 잡음!! 이내 이별이와 사랑이를 째릿하곤)
 
이별이가 그에게 금화를 건네면 그는 못마땅한 듯 한참을 째려보다 돌아섭니다.
 
그리고 그와 함께 펑- 소리가 나더니 남자는 사라져버렸습니다.
 
의아한 이별이가 남자가 사라진 자리를 살피면 그 자리에 무엇인가 떨어져 있습니다.
 
홍이별:...?(주워본다...)
 
주워보면, 손바닥 만한 크기의 작은 휴대용 티슈입니다.
 
이별, 관찰 판정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2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어째서인지 사랑이의 이름이 적혀있는 10매입 티슈입니다.
 
아직 사용하지 않은 것인지 새 것처럼 보입니다.
 
어딘가 유용하게 쓰일 일이 있을지도 모르겠습니다.
 
홍이별:(진짜 이상하고... 크리피하다... 일단 챙기며 사랑이를 돌아봐) 괜찮아?
 
이별이가 사랑이를 살피면, 사랑이는 남자의 태도가 마음에 들지 않았던 것인지 인상을 찌푸리고 있습니다.
 
홍사랑:(인상을 잔뜩 찡그린채 남자가 사라진 쪽을 뚱하니 바라본다. 이내 분이 안풀리는지 씩씩거리며) 아, 짜증나!!
 
홍이별:(네가 짜증을 내는 것도 어쩐지 오랜만인 기분이다. 피식...) 나도 짜증나. 그래도 용케 참았네?
 
홍사랑:오빠는 저런 자식한테 뭐하러 맞춰줘~? 하.. 열불나 죽겠어. (피식 웃는 너를 눈을 반쯤 뜬 채 바라보다가 손으로 네 볼을 쭉 잡아당겨)
 
홍이별:(으브브) 원래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거지 뭐. 괜히 귀찮아지기도 싫고... (한숨) 그런데... 이상하네. 화폐가 다른가?
 
홍사랑:(화폐 얘기에 고개를 갸웃하다가 네 볼을 놔주곤 팔짱을 낀다. 아직 분이 덜 풀린건지 꿍얼꿍얼) ..지가 먼저 와서 부딪혀놓곤.. 오빠 멱살이나 잡고.. 나도 머리 다 흐트려졌다고.. 오빠가 묶어줘서 기뻤는데.. (꿍얼꿍얼..)
 
홍이별:(잡히는 바람에 주름졌던 옷을 툭툭 털고는 너를 내려다본다.) 머리쯤이야 이따 다시 묶어주면 되지. 저런 사람은 잊어버려. ...배는 안 고파?
 
홍사랑:(네 말에 꿍얼거림을 멈추곤 흘끔 쳐다본다.) 정말? 다시 묶어줄거야? (장난스런 미소가 입가에 걸쳐지곤 이어지는 네 질문엔 고개를 저으며) 배는 안고픈데, 목마르다.. 음료수 마시고 싶어. 사다줄래, 오빠?
 
홍이별:두번은 못 묶어줄까봐? (다시 미소가 돌아온 네 얼굴을 바라보다) 모르는 사람 따라가지 말고... 여기서 기다려. (애보듯... 이왕 풀어진 머리를 잔뜩 헝클인다.) 아까처럼 시비 붙으면 소리 질러, 알겠지? 목소리 큰 사람이 이기는 거야.
 
홍사랑:(머리를 헝크러트리자) 악, 하지말라고. 홍이별! (가벼운 짜증을 내다가 고개를 끄덕끄덕하곤) 애도 아니고. 크게 홍이별, 하고 부를테니까. 얼른 다녀와!
 
한참 화를 내던 사랑이는 목이 마른지 이별이에게 마실 것을 사다달라며 부탁합니다.
 
이별이가 사랑이의 부탁으로 마실 것을 사러 일어서면 그 때 안내방송이 들립니다.
 
이번 역은 무어, 무어 역입니다.
 
다행이네요. 아까 그 방송은 잘못 들었나봅니다.
 
아직 무어역을 지나치지 않았어요.
 
이제라도 어서 내릴 채비를 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홍이별:(서둘러 음료수를 뽑고 돌아와 네 볼에 차가운 캔을 갖다 댄다!) 기차여행은 이쯤했으면 됐지 않아?
 
홍사랑:(차가운 음료수 캔에 움찔하곤) 앗, 차가! (여행은 이쯤 하자는 말에.. 눈썹을 찌푸린다.) 나는.. 아직 기차 더 타고 싶단 말이야. (고개를 절레 저으며 입구쪽을 몸으로 막아선다.)
 
홍이별:......기차가 대체 뭐가 그렇게 좋은데? (알 수 없다는듯 팔짱을 끼고 너를 응시한다.) 있는거라곤... 진상 아저씨밖에 없잖아.
 
홍사랑:...오랜만에 타서 좋단 말이야. 홍이별 바보. (곧 물지도 모른다..)
 
홍이별:(무섭다......) 어디까지 타고 갈 생각이야. 내리면 재미있는게 훨씬 많을걸?
 
홍사랑:그건 그 때 즐기면 되는거잖아! (으르릉..)
 
홍이별:......(잽싸게 음료수 캔 따서 네 손에 쥐여준다...) 진짜 진짜로 섬보다 기차가 더 좋아?...
 
홍사랑:(손에 음료가 쥐어지자 와중에 기쁜지 잠깐 눈이 반짝하곤 한입 마신다.) 맛있다. (이어지는 네 말에 이젠 입구에 한쪽 발까지 올려 막아서곤) 진짜 진짜로 기차가 좋아.
 
홍이별:(하...........) 알았으니까 발 내려, 고집불통 홍사랑. 나중에 섬 가고 싶다고 후회해도 난 몰라ㅡㅡ
 
이별, 목을 축이며 여유롭게 기차 여행을 즐기도록 할까요.
 
무엇보다 중요한 건 사랑이의 기분이잖아요.
 
홍사랑:(네 말에 너를 물끄럼 보다가 발을 내리곤, 다시 활짝 웃으며) 후회 안 해! 아참, 오빠. 배는 안고프지만.. 기차하면 역시 과자 아니겠어? (악의없는 순수한 웃음으로 너를 쿡쿡 찌르며) 과자.. 먹고싶다.
 
홍이별:어련하시겠어~ (익숙한듯 가볍게 대꾸하며 주변을 어슬렁 둘러본다.)
 
결국 이별이는 이번에도 기차에서 내리지 못했습니다.
 
어쩔 수 없죠. 사랑이의 고집이 저렇게나 막강한걸요.
 
어서 과자나 사러 가는 게 좋겠습니다.
 
이별이는 사랑이의 부탁으로 마실 것을 사기 위해 매점에 도착했습니다.
 
매점에는 사랑이가 사달라고 했던 과자도 보이네요.
 
홍이별:(사랑이가 사달라고 했던 과자와, 눈에 들어오는 사탕 따위를 대충 집어 계산대로 간다.)
 
이별이가 계산을 하기 위해 매점 직원을 보면,
 
그는 어딘가 매우 슬퍼 보이는군요.
 
금방이라도 눈물을 뚝뚝 떨굴 것 같은 얼굴입니다.
 
매점 직원 :주문하시겠어요..., 손님....?
 
홍이별:...... (어쩐지 부담스러움...) ...네. (눈치 슬 보며 과자를 내려놓는다.)
 
이별, 관찰 판정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는 금방이라도 눈물을 떨굴 듯 합니다.
 
이별이는 그의 슬픈 얼굴이 사랑이와 어딘가 닮아 보인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매점 직원 :......(앞에 놓인 과자를 보다가 기어이 눈물을 한 방울 툭 흘린다. 눈물을 닦을 생각도 없이 그저 과자를 바라봐..)
 
홍이별:............(이러면 못 무시하지...)(아까.. 주운 휴지를 슬쩍 내민다...)
 
매점 직원 :아.. 감사합니다... (네가 내민 티슈를 한창 뽑아 눈물을 훔친다...)
 
홍이별:...무슨 일이라도 있나봐요. (계산 좀...)
 
이별이가 티슈를 건네면 그는 티슈로 눈물을 훔치더니 언제 울었냐는 듯 무표정하게 이별이를 바라봅니다.
 
매점 직원 :아뇨, 그냥 과자를 보니, 갑자기 슬퍼져서. (무표정한 얼굴로 빠르고 능숙하게 계산을 마치곤 봉투에 담아 네게 건넨다.)
 
그는 이제 아무렇지도 않아 보입니다.
 
오히려 왜 아직도 여기 서있냐는 듯 이별이를 멀뚱히 바라볼 뿐입니다.
 
홍이별:(당황스러움만 남은 홍이별... 고개를 꾸벅하곤 봉투를 받는다...)
 
이별이가 봉투를 받아들면, 펑- 하는 소리와 함께 연기가 피어오르고 역시나 직원은 사라져있습니다.
 
이별이가 의아함을 가지고 구매한 물건들을 살펴본다면,
 
이별이가 구매한 물건 외에 담요 하나가 들어있는 것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홍이별:(.....사랑이에게 도망... 아니 돌아간다.)
 
이상함을 뒤로하고 다시 사랑이가 있는 객실로 도망, 아니 돌아오면,
 
무슨 일인지 어떤 사람을 중심으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이별이가 그 사람들을 헤치고 인파 속으로 들어가 본다면,
 
사랑이가 아픈 강아지 한 마리를 안아들고 펑펑 울고 있는 모습을 볼 수 있습니다.
 
홍이별:...(지끈...) ...홍사랑.
 
홍사랑:(강아지를 안고 닭똥같은 눈물을 펑펑 쏟으며) ...오빠아, 멈머가... 멈머가 많이 아파... (너를 올려다보곤 더 서럽게 울어)
 
홍이별:...주인이 있을거 아니야? (네 말에 허리를 숙여 강아지의 상태를 살펴본다. 수의학에 대해서는... 아는 바가 없지만.)
 
홍사랑:(강아지에게 눈물 젖은 볼을 부비며) 주인이 안보여.. 어떻게 해..(숨이 차는지 연신 호흡을 가다듬으려 하지만 잘 안되는지 훌쩍거리며..)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이별이가 사랑이 품 안의 강아지를 자세히 살펴봅니다.
 
그런데, 그때 사람들 너머에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립니다.
 
예삐야~ 예삐야~!
 
예삐? 혹시 이 강아지의 이름인건 아닐까요?
 
홍이별:(강아지의 이름인가 싶어 강아지를 안은 채로 목소리의 주인을 찾아본다.)
 
그 사람은 강아지를 발견하더니 한달음에 달려와 연신 찾아줘서 감사하다는 인사를 하곤 강아지를 데려갑니다.
 
홍사랑:....예삐, 엄마 찾았어? (눈물을 글썽인채 네 옷자락을 잡곤)
 
홍이별:그런가봐. (찝찝한 기분은 네 물기 어린 눈동자에 괜히 더 가라앉는다.) 울지마, 홍사랑. ...과자 먹을까?
 
홍사랑:(너와 함께 제자리에 앉으면서도 글썽이던 눈물이 투둑 계속 떨어진다.) ..다행이다. (네가 과자를 꺼내자 울면서도 고개를 끄덕끄덕해)
 
홍이별:다행이라면서 왜 자꾸 울어. 엄마가 잘 돌봐주실거야. (어쩐지 오늘은 휴지 꺼낼 일이 많다고 생각하며 다시 티슈를 건넨다.) 홍사랑 계속 울면... 내가 과자 다 먹을래.
 
홍사랑:(티슈를 받곤 부드럽게 눈물을 훔친다.) 슬픈걸 어떻게 해.. (과자를 다 먹겠다는 말에 고개를 절레 저으며 손을 과자 봉지에 넣곤 한 주먹 꺼내가) ...쫌생이. (너를 살짝 째려보며 눈물은 그쳤지만 여전히 훌쩍거리며 과자 하나씩 념념 입에 넣는다..)
 
홍이별:(울먹이면서도 꾸역꾸역 과자를 입에 밀어넣는 모습을 지켜본다...) 그러는 넌 울보면서... 앉아봐, 머리나 다시 묶어줄게. (기분전환...!)
 
홍사랑:(하나씩 과자를 먹으며 네가 머리를 묶기 편하도록 자세를 고쳐 앉는다.) ...울보 아니거든. 근데 자꾸 눈물이 나잖아.. (작은 보챔인지 찡얼거리는 목소리지만 머리를 묶어주는게 조금 기쁜듯 목소리에 물기는 거의 멎어들어가)
 
홍이별:(이번에는 양갈래로 땋아준다! 풀리지 않게 좀더 힘을 줘서...) 울보 맞거든... (요즘의 네 기분은 통 짐작이 가지 않는다. 정말 사춘기라도 온 것인지.) 짠~ (다 됐는지 삐삐머리를 들어 올리며) 아, 홍사랑은 스스로 못 보려나?
 
홍사랑:(네가 삐삐머리를 양쪽으로 들어보이자 맘에 드는지 얼굴이 아까보다 훨씬 펴보인다!) 나는 오빠가 머리 묶어주는게 좋아. (너를 따라 제 머리 한쪽을 들어 보이곤 웃어) 그래서 안자르고 계속 기를거야.
 
이별이가 사랑이를 겨우 달래고 일어서면, 또 다시 안내방송이 들립니다.
 
이번 역은 무어, 무어역입니다.
 
홍이별:...?.....아까도 무어역이지 않았나?
 
이상함을 느낀 이별, 듣기 판정
 
홍이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84
판정결과: 실패
 
안내 방송은 무어역이라 반복합니다.
 
이제는 정말 내려야 할 시간인걸까요?
 
대체 무슨 상황인지, 왜 무어역이 반복해서 들리는지는 모르겠지만 이번 역은 무어역이 분명합니다.
 
이별이가 내릴 채비를 해도, 역시나 사랑이는 내릴 생각이 없습니다.
 
그는 자리에 앉아 이별이를 멀뚱히 바라보고만 있습니다.
 
홍이별:이번에도 안 내릴거야?
 
홍사랑:(네 눈치를 보며 고개 끄덕.. 네 손을 잡곤 앉히며) 과자나 먹자, 오빠야..
 
홍이별:......진짜로, 왜 안 내리는 건데? (계속해서 무어역이라는 사실이 이상하게 느껴질 법도 한데, 일부러 기차에 남아있으려는 네 행동이 더 신경쓰였다.)
 
홍사랑:그냥.. 기차 한번 길게 타보는 것도 좋잖아. 안그래? (과자를 념 먹으며 하나를 네 입에 대준다.)
 
홍이별:(념 받아먹으며) 평생 기차에 있을수는 없잖아.
 
홍사랑:누가 평생 여기 있자구 했어? 그냥.. 조금만 더 타자, 응? (여전히 흘끔 네 눈치를 보다가 다시 과자 하나 내밈..)
 
홍이별:...내가 내린다 해도 여기 있을거야? (다시 념...)
 
홍사랑:...오빠는 재미없어? 나랑 기차... (조금 시무룩해져선 뇌물 바치듯 음료도 내밀어..)
 
홍이별:.............그런 말이 아니야... (어이없음... 주는대로 받아먹는다.) 그럼 이번이 마지막 해. 다음 역에는 내리자.
 
홍사랑:...알았어, 알았어. 다음엔 내리자.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에어컨이 너무 쎈가? 조금 춥네.. (네가 매점에서 가져온 담요를 펴며 무릎에 덮는다)
 
또 사랑이와 이별이는 기차 여행을 계속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때,
 
계속 진행되던 평화롭던 여행길에 갑자기 천둥 번개가 몰아칩니다.
 
정도가 심한지 기차가 흔들릴 정도네요.
 
기차 안 승객들은 다들 겁을 먹었는지 두려움을 띈 얼굴입니다.
 
감정을 잃은 사랑이만 빼고요.
 
승객 여러분 죄송합니다.
 
우리 열차는 잠시 정차하도록 하겠습니다.
 
두려움이 가득한 열차 한가운데 겁에 질려 떠는 한 소녀의 모습이 보입니다.
 
이 상황이 어느새 익숙해진 사람들은 곧 소녀의 모습은 보이지 않는지 무심하게 각자 할 것만 하고 있습니다.
 
소녀는 더욱 겁에 질린 얼굴로 점점 움츠러듭니다.
 
홍이별:...(어디 아픈가? 소녀를 유심히 살펴본다.)
 
이별, 관찰 판정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아마 겁이 많은 소녀인 듯 합니다.
 
그는 주변을 경계하며 겁먹은 얼굴로 더욱 의자에 깊숙이 파고듭니다.
 
뭔가 안정감을 줄 수 있는 포근한 게 있으면 좋겠네요.
 
홍이별:(사랑이가 덮은 담요 바라봄...)
 
홍사랑:(휘몰아치는 천둥번개에도 아무렇지 않은지, 네 시선에 너와 눈을 맞추곤 고개 갸웃)
 
홍이별:......(원래도 겁이 없었던 것 같기는 한데.) 안 무서워?
 
홍사랑:.....? 뭐가? (반대로 고개 갸웃하며.. 과자를 입에 넣는다...)
 
홍이별:소리나... 흔들리는 거나. 저 애는 엄청 떠는 것 같은데. (소녀를 가리킨다.) 담요라도 빌려줄까?
 
홍사랑:(네 손가락을 따라 소녀에게 시선을 옮긴다.) ...이걸로 저 애가 안심이 된다면, 그러는게 좋겠네. (담요를 네게 내밀며)
 
홍이별:착하네, 홍사랑. (머리 쓰다담!) 건네주고 올게.
 
홍사랑:(칭찬받았다! 헤헤)
 
홍이별:(소녀에게 다가가본다...) 괜찮아?
 
겁에 질린 소녀 :...너무, 너무 무서워요.... (손으로 머리를 감싸곤 귀를 막은채 덜덜 떠는 모습이다..)
 
홍이별:......그렇게 무서운 상황은, 아마 아닐거야. (창 밖을 흘끗 내다보다, 웅크린 소녀의 등에 담요를 펼쳐준다.)
 
소녀가 안쓰러운 이별이가 소녀에게 담요를 덮어준다면
 
소녀는 언제 겁을 먹었냐는 듯 무표정하게 고개를 들고 이별이를 바라봅니다.
 
겁에 질린 소녀 :...감사합니다. (겁에 질린 표정은 어디가고 무표정한 얼굴로 너에게 꾸벅 인사를 한다.)
저는 이만 가봐야겠네요. (다시 한번 인사!)
 
소녀가 고맙다는 인사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자 무슨 일인지 갑자기 정전이 일어납니다.
 
밝던 기차 안은 순식간에 어두워지고, 이별이의 눈에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습니다.
 
전기가 나간 것인지 아무런 안내방송도 나오지 않고, 놀란 승객들이 웅성거리기 시작합니다.
 
홍사랑:홍이별!! 오빠 어딨어!
 
놀란 승객들이 웅성거리는 가운데 사랑이의 목소리가 뚜렷하게 들려옵니다.
 
이별이를 찾는 두려움에 빠진 목소리네요.
 
다만, 사랑이의 목소리는 점점 더 커져가는 승객들의 소리에 묻혀가 그의 위치를 분간할 수 없습니다.
 
이별이가 혼란스런 가운데, 누군가 이별이의 손을 덥썩 잡습니다.
 
그리고 그 순간 다시 객실 내 전기가 들어옵니다.
 
다행히도 그 손의 주인은 사랑이였습니다.
 
이별이가 사랑이의 얼굴을 보니 무엇인가 두려운 듯 한 얼굴입니다.
 
그리웠던 익숙한 그의 얼굴입니다.
 
홍이별:...왜 그런 표정이야? (문득 시야가 밝아짐과 동시에 눈에 들어오는 네 표정에 얼굴이 미미하게 굳는다.) 방금까지 멀쩡해놓고... (자신을 잡은 손을 맞잡으며 너를 살폈다.)
 
홍사랑:(자신을 살피는 네 모습에 겁에 질렸던 얼굴이 조금은 사그라든다.) ...정전에, 오빠가 다칠까 두려웠어. (네 손을 꾹 잡고는) 그냥, 갑자기.. 막 두렵고 불안했어.
 
홍이별:아무것도 안 보이는데 움직이는게 더 위험하거든, 홍사랑아... (그 짧은 새에 두려움에 물든 얼굴이라니. 짧게 한숨을 쉬었다.) 난 괜찮아. 아무일도 없었어. (안심시켜주듯 잡은 손을 흔들어보여)
 
홍사랑:(네가 손을 흔들어주자 조금은 안심된 듯한 표정으로 작게 고개를 끄덕인다.) ...그럼 다행이구. (자신도 알 수 없는 상황에 조금 두려움을 느꼈었던지, 고개를 기울이다가 손을 더 꼬옥 잡아온다.)
 
불이 들어오고도 멈춰있는 기차가 불안한지 웅성대던 승객들은 모조리 빠져나가 버립니다.
 
이별이가 빠져나가는 사람들을 따라 창밖을 보면,
 
기차가 멈춘 이 지점은 간이역 근처인 것 같습니다.
 
이별이는 이런 문제투성이 기차를 타는 것보다는 차라리 저들과 같이 간이역에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 훨씬 더 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기도 합니다.
 
이별, 관찰 판정
 
홍이별: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간이역 간판에는 크게 ‘MOOR’라고 쓰여 있습니다.
 
이상하네요.
 
무어 섬이 이런 황무지 같은 곳이라고는 듣지 못 헸는걸요.
 
어쨌든 이 역이 무어역인 건 확실합니다.
 
그렇게 쓰여 있으니까요.
 
홍이별:(어째 이 역에서 벗어나질 못하는 것 같다. 필연적인 것처럼...) ...아직 다음 역은 아니지만, 내릴까? (무리지은 사람들이 간이역으로 향하는 것을 보고는, 의사를 묻듯 너를 바라본다.)
 
홍사랑:(빠져나가는 사람들을 보다가 아직 불안한 마음에 고개를 절레 흔든다.) ..나는 여기 있고싶어. 저기가 더 불안해...
 
홍이별:사람들이 있는 곳이 그나마 낫지 않겠어? 그러다 여기 다시 정전이 일어나면... 어쩌려고. (있어야 할 것이 없는 것 같은 풍경에, 네 반응이 그럴만도 하다고 여겼다.)
 
홍사랑:(네 말에도 나갈 생각이 안드는지 그저 입술을 꾹 다물다가) ..나는 오빠만 옆에 있어주면 돼. 그럼 괜찮아. (정전이라는 말에 맞잡은 두 손을 들어보이며)
 
홍이별:...하긴, 나가봤자 더 춥기만 하려나... (일단 자리에 앉아 네 손을 잡은 채 상황을 보기로 한다.)
 
이별이는 사랑이의 손을 잡은 채 열차에서 대기하도록 합니다.
 
그리고 잠시 후,
 
우리 열차는 다시 출발하도록 하겠습니다.
 
열차는 무사히 회복했으니 더 이상의 염려는 마시길 바랍니다.
 
승객 여러분께 불편함을 드려 매우 죄송합니다.
 
긴 시간이 흐르고 마침내 기차는 무어 섬을 향해 다시 출발합니다.
 
이별이가 객실을 둘러보면 대부분의 승객이 내려 객실 내 승객은 얼마 남아있지 않습니다.
 
기껏해야 사랑이와 이별이를 포함해 네다섯명이 넓은 객실에 앉아있습니다.
 
한참을 달려 기차는 높은 빌딩 숲을 지나 이젠 차창 밖으로 푸른 나무가 하나 둘씩 보이기 시작합니다.
 
말로만 듣던 무어 섬에 거의 도착한 것 같아요.
 
어느새 먹구름이 걷힌 하늘에 푸른 나무들이 더해져 더욱 상쾌해지는 기분입니다.
 
우리 열차는 지금 무어, 무어 역에 도착했습니다.
 
승객 여러분, 모두 좋은 여행 되시길 바랍니다.
 
이젠 정말 내릴 시간입니다.
 
사랑이도 내려야 할 때인 것을 아는지 짐을 챙기고 있네요.
 
마침내 안내방송과 함께 기차가 멈추고, 몇 없던 승객들이 하나 둘 줄지어 내리기 시작합니다.
 
이별이와 사랑이도 승객의 뒤를 이어 기차에서 내리면 누군가 이별이를 반갑게 맞이합니다.
 
이별이에게 사탕을 건네 준 그 노인이네요!
 
노인:내가 준 것들이 도움이 됐는지 모르겠네. 정말 별 것 아닌 것들이라... (여전히 인자한 웃음으로 둘을 맞이하며) 괜찮다면 이것도 받아주게. (받으라는 듯 이별이에게 손을 내민다.)
 
홍이별:그... 네, 도움이 된 것 같기도... (아이를 달래줬으니... 얼떨떨하게 내미는 것을 받는다.)
 
노인은 사람 좋은 웃음을 지으며 이별이에게 다시 사탕 하나를 건넵니다.
 
역시나 사랑이가 좋아할만한 딸기맛 사탕입니다.
 
사랑이는 이별이의 손을 보며 한껏 기대되는 얼굴을 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런 사랑이의 반응에도 아랑곳 않고 노인은 다시 이별이에게 본인의 빈손을 내밉니다.
 
아까와는 다른 무표정입니다.
 
사탕을 주지 않는다면 아주 큰일이라도 낼 것 같은 얼굴입니다.
 
노인:자, 이제 그걸 다시 돌려줄 수 있겠나?
 
홍사랑:...나도 딸기 사탕 좋아하는데. (사탕 물끄럼.. 이별이 물끄럼..)
 
홍이별:......(받은 거니까 돌려드려야 마땅하겠지. 물끄러미 보는 네 시선을 애써 외면한다...) 홍사랑, 아까 과자도 먹고 음료수도 먹었잖아.
 
홍사랑:.....(조금은 서운한듯 보여) 할아버지는 사탕 많아보이는데. (입술을 삐죽이며)
 
노인:(지긋이.. 무표정으로 쳐다봄...)
 
홍이별:금붕어같긴. (삐죽이는 입술을 잠시 손가락으로 집었다가 놔주며) 그래도 안돼. 오늘은 군것질 충분히 했어. (왜... 주신거지? 싶은 생각이 들었지만... 공손하게 사탕을 다시 노인께 드린다.)
 
이별이는 노인에게 사탕을 건넸습니다.
 
사탕을 건네받은 노인은 왠지 무엇인가 아쉽다는 얼굴이네요.
 
그래도 사랑이의 반응은 확실히 다릅니다.
 
사랑이는 사탕을 건네준 이별이를 보고 활짝 웃어보이네요.
 
기차 안에서 이별이가 봐왔던 그 순수한 이별아를 향한 믿음에서 나오는 웃음입니다.
 
홍사랑:잘했어, 오빠. (오늘 하루 웃었던 것과 같은 순수하게 맑은 웃음이었다.) 역시 남을 위할 줄 아네, 오빠는.
 
말을 마친 사랑이는 이별이를 꽉 끌어안습니다.
 
역시 사람들의 말이 거짓은 아니었나 봅니다.
 
아직 부족하긴 하지만 분명 사랑이의 감정이 돌아온게 확실하네요.
 
무어 섬에 도착도 했으니 이제 점점 나아지겠죠.
 
어쨌든 이제 모든 게 마무리 되었으니 다시 우리의 집으로 돌아갈 시간입니다.
 
사랑하는 사랑이와 함께 우리의 집으로요.
 
홍사랑 생환, 홍이별 생환.
 
보상. 사랑이의 기쁨, 분노, 슬픔, 두려움, 믿음
 
ending 5. 믿음 그리고 약속의 땅으로.

핸드아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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