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oC
호텔 스미스의 유령
어서 오세요. 비즈니스 스미스 호텔에.
2025-06-21
KPC. 소태나 · PC. 심정혁

어서 오세요. 비즈니스 스미스 호텔에.
저희는 설립 60주년 기념 리뉴얼을 끝마쳤습니다.
1960년대 옛 느낌 그대로. 색다른, 혹은 추억을 더듬을 수 있는 좋은 경험을 선물해 드리겠습니다.

 
이미지
 
이미지
 
제목
 
이미지
 
.
 
.
 
.
 
이미지
 
.
 
.
 
.
 
.
 
.
 
.
 
오후 10시 30분,
 
정혁이는 캐리어를 끌고 비지니스 스미스 호텔로 들어섭니다.
 
밝은 조명과 잔잔한 클래식 음악이
 
로비의 분위기를 밝혀주지만,
 
발밑에 지는 그림자처럼 당신의 마음은 우중충하기만 합니다.
 
6박 7일이라는 끔찍한 일정의 출장과 겹쳐
 
태나와 대판 싸웠기 때문에 말이죠.
 
당분간 얼굴도 못 볼 텐데,
 
태나는 잔뜩 삐져서 말도 걸지 않았습니다.
 
게다가 출장지까지 오는 길고 긴 여행길 동안
 
메세지 하나, 전화 한 통 주지 않았죠!
 
이렇게 된 이상 전쟁입니다, 전쟁.
 
어디 누가 먼저 연락하는지 두고 보자고요!
 
심정혁:... ... (약 안 챙겨먹는다고 잔소리 좀 한 게 이렇게까지 삐질 일인가? 입국하자마자 핸드폰을 켰지만, 소태나에게서 도착한 연락이 없다. 업무 메일만 수십 통 쌓여있을 뿐. 영국까지 간다는 말 분명 들었으면서 잘 도착했냐는 말 한 마디를 안 해? 황당해서. 어쩐지 이 호텔에 들어서기까지 기분이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그냥 미안해 세 글자면 될 걸. 누가 큰 거 바라나. (중얼중얼. '지금 나 기분 안 좋아요'를 온몸으로 티내며 캐리어를 끌고 체크인 할 겸 프런트로 갔다. 일은 해야지.)
 
황당해서.
 
태나가 집과 촬영장을 오가며 궁상맞게 지내는 동안
 
정혁이는 5성급 호텔에서 먹고, 마시고,
 
잘 자고 지내면서 즐겁게 지낼 테니까요!
 
심정혁:(궁상이라니)
 
바로 이 비즈니스 스미스 호텔에서 말이에요!!
 
심정혁: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4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얼마 전 리뉴얼을 거쳐
 
60년 전 개관 당시의 모습을 그대로 재현했다고 합니다.
 
이런 걸 레트로풍이라고 하던가요?
 
낡았지만 정취 있는 인테리어로 내부를 꾸민 호텔은
 
확실히 시선을 사로잡는군요.
 
...
 
그러고보니,
 
호텔을 예약하던 중 봤던 기묘한 게시글이 떠오릅니다.
 
개관 당시 스미스 호텔에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이 돌았다는 글입니다.
 
이상한 옷을 입고 복도를 거닐거나,
 
아무도 없어야 하는 방에서 인기척이 들린다거나 하는…
 
뭐, 하지만 이런 이상한 소문은 어디서나 생기는 법이죠.
 
왜, 그 디즈니랜드에도 있잖아요!
 
심정혁:(음. 아주 자연스럽게 헛소리로 치부했다.)
 
정혁이는 프론트에서 열쇠를 받습니다.
 
낡은 구리 열쇠에는 [603] 이라고 적힌 텍이 붙어 있습니다.
 
6층까지 올라가기 위해 엘리베이터로 향하면…
 
어라?
 
짙은 녹색 머리카락에
 
태양빛 아래에서는 언뜻 금빛을 띄는 갈색 눈.
 
다른 사람들과 구분되는 시원시원한 키까지…
 
이곳에는 없어야 할 태나가 엘레베이터에 막 올라타고 있습니다.
 
심정혁:... (당연히 내가 아는 사람은 아니겠지, 생각하면서도 이상하게 발걸음이 빨라진다. 덕분에 놓치기 전에 승강기에 무사히 올랐다. 그 여자 옆에...)
 
시선을 내리깔고 있던 태나가 고개를 들어
 
정혁이와 눈이 마주칩니다.
 
하지만 곧 아무렇지 않게 눈을 돌립니다.
 
심정혁:(이거 소태나라고? 구라 같은데..........)
 
엘리베이터의 문은 그렇게 닫힙니다...
 
심정혁:(핸드폰 열어서 태나한테 문자 보내본다. 사실 껄끄러워서 먼저 연락하기 싫었는데... 혹시나 하는 마음에.)
[어디야]
 
문자를 치는 동안 엘레베이터는 6층에 도달합니다.
 
엘레베이터에서 내리면,
 
저도 모르게 그 여자의 뒷모습을 눈으로 따라가기도 전에…
 
주머니에서 핸드폰이 울리네요.
 
진짜 태나인 걸까요?
 
심정혁:(턱, 턱, 턱... 걸어서 저도 모르게 어깨를 탁! 붙잡는다. 개념 없게 여성분 어깨를 막.) 이봐요.
 
?:...? (의아한 얼굴로 뒤돌아 본다.) 네?
 
심정혁:... (이 어색한 '네?' 뭐지? 누나처럼 생겼는데 돌아오는 반응은 그게 아니다.) ...잠시 휴대폰 좀 빌려주실 수 있나요? 제 건 배터리가 다 돼서.
 
?:... ... (흘끔...) 휴대폰, 엄청 울리고 계신데요?
죄송하지만 저, 연애에는 관심이 없어서요~
 
심정혁:배터리가 얼마 없, ... (황당) 아니, 저기요, 작업 거는 게 아니라(;) 급히 전화할 데가 있어서요. 잠시면 됩니다.
 
?:흐음..~ 막 그러고 제 걸로 본인 휴대폰에 전화 걸려고 그런 거죠? 다들 그러던데. (가자미눈...) 전화 오는 건 안 받으셔도 되나요? 급해 보이는데?
 
심정혁:대체 어떤 삶을 사셨길래... (똑같이 가자미눈) 죄송한데 저도 여자친구 있습니다. 단순히 전화만 빌리려던 거였어요. (바쁜데 누구야? 업무 전화면 이따 받아도 되겠지. 발신인을 흘끗 보고선 전화를 등 뒤로 숨겼다.)
 
발신인을 확인하자,
 
...직장 상사네요.
 
급한 전화 같습니다만...
 
심정혁:(죄송. 이따 받겠습니다.)
 
심정혁:
기준치: 65/32/13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ㅋㅋ하 좀 받으라곸
 
심정혁:(ㅋㅌ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정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일보단 가족^^)
 
어느새 직장동료의 전화가 끊기고,
 
어색한 공기만이 남습니다...
 
?:oO(아무리 봐도 수상한데? 자기 전화를 놔두고 이렇게까지 끈질기다고?) 죄송하지만 저도 객실에 두고 와서요. (이쪽도 대쪽같다.) 그럼 이만... ...
 
어색하게 고개를 까딱하고,
 
여자는 구불구불한 객실 복도로 사라집니다.
 
이상한 번따남(ㅋㅋ) 취급 받은 거면 억울한데요…
 
심정혁:(비참...)
 
그보다 아까 그 어깨를 잡으려고 했을 때,
 
…잡는다는 느낌이 들었던가요?
 
다시금 핸드폰이 울립니다. 끈질기네요.
 
심정혁:(들었나? 아무튼 천쪼가리... 아.) ...기억할 틈도 안 주네. (한숨 한번 푹, 내쉬고선 누군지 확인도 않고 슬라이드바를 옮겼다.) 네, 심정혁입니다.
 
아니나 다를까~
 
업무 전화였습니다;;
 
응? 부재중 전화들 사이로 태나의 이름이 딱 하나 보이는데…
 
그 뒤로는 전화를 다시 걸어도 받지 않습니다.
 
심정혁:(;;;)
 
묘하게 약오르네요.
 
심정혁:일부러 이러나...
(모르겠다 나도. 바쁜 걸 수도 있고. 터덜터덜... 피곤한 몸으로 캐리어를 끌고 603호 문을 열었다. 그 사람을 닮은 여자가 사라진 복도를 한 번 쳐다보기도 하고.)
 
그리고 정혁이가 603호의 문을 여는 순간,
 
베개가 날아옵니다.
 
심정혁:
회피
기준치: 65/32/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퍽!
 
베개가 얼굴 정면에 꽂힙니다...
 
심정혁:(이 정도면 피할 의지도 없었던 거 아니냐고)
 
이후 어리둥절한 정혁이에게 비명이 날아듭니다.
 
?:누구야!!!
 
심정혁:... ...
 
소리가 나는 쪽을 보면…
 
침대 위에 서서 양손에 베개를 든 태나가 있습니다.
 
어라? 이게 무슨 상황이죠?
 
?:너, 너, 너 뭐야?!?!
 
심정혁:... (아까 직원에게서 받은 카드키 흔들어 보이며) 이 방 주인입니다.
 
?:웃기고 있네, 이 변태!!!! (나머지 베개도 힘껏 던진다!!!) 아까부터 괜히 말 붙이고, 끈질기게 번호 따려고 하더니...!
 
심정혁:변,
(회피 대신 민첩으로 잡는다면?)
 
가봅시다ㅋㅋ
 
심정혁:
민첩
기준치: 70/35/14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턱,
 
알고 당하지는 않습니다.
 
?:어쭈? 잡았겠다?
 
심정혁:저기, 좀 진정하시고...
 
?:(사이드 테이블의 스탠드도 집어든다.)
 
심정혁:...죽이려고?
 
?:죽기 전에 죽여야지. (당당)
 
심정혁:죄송한데, 일부러 따라온 게 아니라 저도 이 방 카드키를 받았다니까요. (답답)
 
?:그걸 믿을 것 같니?! 내가 며칠 전부터 여기서 묵고 있었는데! 경찰, 경찰. (하나도 안 들음;;; 한 손에 스탠드를 든 채로 한 손으로는 수화기에 손을 뻗는다!)
 
심정혁:못 믿겠으면 직접 같이 내려가 보든지! 603호 키를 준 걸 어떡해? (수화기에 손을 뻗기 전! 먼저 손바닥으로 텁, 덮어버린다. 절 대 못 들 게)
 
?:하아?! 사실 날 몰래 따라온 거지! 이, 이 악질!!! 변태!!!! 사기꾼!!!!!!! 이 손 안 떼?! (아무렇게나 막말을 던지다 수화기를 내리누르는 네 손목을 턱 붙잡는다.)
 
그런데… 응?
 
정혁이의 팔목을 붙잡으려는 태나의 손이 당신을 그대로 통과합니다.
 
?:......
 
심정혁:... ..... ..........
 
?:..........................................
 
심정혁:많이 피곤한가 헛것이 다 보이네... (눈 비빔...)
 
?:(더듬... 더듬... 2차 시도 한다...)
 
다시 잡으려고 해도 결과는 똑같습니다.
 
전 혀 만 져 지 지 않 습 니 다
 
?:.............................................
 
심정혁:(꿈인가)
 
?:꺄, 꺄아악!!!!!!!!!!!!!!!!!!!!!!!!!!!!
 
심정혁:소리는 지르지 말고... (귀에서 피남)
 
?:너, 너, 너 , 너,
너 유령이야?!?!?!?
 
심정혁:세상에 유령이 어딨어. 그리고 내가 아니라 그쪽 아닙니까?
 
?:아니 그치만, 그치만... (팔목이 있는 곳을 더듬더듬꾹꾹꽈아아아악... 해보지만 슉~ 통과한다.) ?????
그럼 뭔데..............??? 귀신?
 
심정혁:... (도저히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데. 그래서 결론내렸다. 나는 아직 비행기에 타 있는 거고, 이건 아주 생생한 꿈이라고.) ...당신 카드키 어딨어? 들어올 때 받았을 거 아냐.
 
?:내, 내 카드키... (멘붕와서 주섬주섬... 협탁을 분주하게 뒤진다.) 여, 여기... ... (검지와 엄지로 끝만 살짝 잡아 달랑달랑 들어보인다.)
 
심정혁:(똑같이 603호인가?)
 
똑같이 603호입니다. 그보다는 카드가 아니라 열쇠에 가까운 모양새지만요.
 
심정혁:(맞다구리열쇠였지)
프런트에서 실수했나보네. 같이 내려갑시다. 나도 괜한 오해 받은 거 억울하니까 사과는 받아야겠는데 그쪽한테.
 
?:오해라고?... ???
그럼.........이건?.. (슉~ 통과)
 
심정혁:... (흠.) 그냥 이상현상. (이딴 말...)
 
하지만 정혁이도 알고 있죠.
 
두 사람은 서로를 만질 수 없습니다.
 
심정혁: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5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두 사람은 함께 프론트로 내려가기로 합니다.
 
다만 멀찍이... 거리를 둔 채로요.
 
심정혁:(멀찍.....)
 
태나도 여전히 당신을 경계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직원:무슨 일이신가요?
 
심정혁:여기 옆에 이 사람이랑 같은 호실을 주셔서요. 방을 바꿔주셔야 할 것 같은데. (똑같이 603이 적힌 열쇠를 내민다.)
 
직원:옆에... ... 사람이요?... (주변을 분주히 둘러본다.)
혹시 어느 분을 얘기하시는 건지...
 
심정혁:...옆에 이 사람이요. 초록머리 여자. (끌어온다...)
(아 만질 수가 없지)
 
슉~ 통과
 
심정혁:(태나 닮은 여자에게...) 이봐요. 뭐라고 말 좀 해보세요.
(오마이갓)
 
?:너 왜 혼자 말하고 있어? (ㅋㅋ) 저 앞에 직원은 아무 말도 안 하는데.
 
심정혁:??????
 
직원:초록머리 여성분... 네... ... (하지만 보이지 않는다.) 그, 어디에 계시는지...
 
심정혁:?????????????????
 
직원:(난감한 얼굴) 그, 여행 일정이 많이 피로하셨죠? 이해합니다.
 
심정혁:(실험카메라 같은 건가...)
(태.닮.여에게 소근소근) 그쪽이 말해보세요 그럼. 같은 호실 열쇠를 받았다고.
 
?:아니 그러니까~~!! 방이 겹친다고요, 방이!! (이쪽에서 보인다고 생각되는 직원과 이미 실랑이 하고 있다.)
네?! 저밖에 예약 명단에 없다고요?!?! 그럼 얜 뭔데요!!!!! (슉~ 통과)
 
심정혁:그러니까... 이건 대체 뭐냐고요. ... (슉~ 통과)
 
직원:손님, 603호는 오늘부터 심정혁이라는 이름의 손님이 6일 간 예약하셔서요. 착오가 있을 리 없습니다만... (쩔쩔)
 
심정혁:이봐요. 내가 6일 동안 예약했다잖아요. 들었어요? (통과되는 태닮여 톡톡 건드린다. 그러나 그대로 숭숭 꽂혀버리는데...)
 
?:내가 예약한 게 맞다잖아! 방금 못 들었어?!
 
심정혁:...
다른 호텔로 옮길게요. (급기야)
 
직원:죄송하지만 손님, ...이 근방은 당분간 축제로 인해 빈 방이 없을 것이어서요. (땀 뻘뻘) 방에 이상이 있다면 점검해드리겠습니다.
 
?:방이 없다고??? (같은 정보를 들었는지 허망한 얼굴...)
 
심정혁:하아... (호텔 직원 눈에는 엄청난 진상으로 보이겠지. 머리가 지끈거려 이마를 짚었다.) 됐습니다. 복도에서 자든 하죠 뭐. 고맙습니다.
 
직원:(복...도?... 호텔의 위신이.) 그, 손님...! 방으로 서비스를 추가해드릴 테니, 일단 오늘 하루 푹 쉬시고 생각해보시죠. (하하 서비스직의 웃음을 짓는다.)
 
그렇게 둘은 소득 없이 방으로 돌아옵니다.
 
태나는 여전히 당신을 노려보고 있습니다...
 
심정혁:(나는 잘못 없음<의 눈)
 
심정혁:그렇게 봐서 어쩔 건데.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5
판정결과: 실패
 
태나랑 정말 비슷하게 생겼네요...
 
뭔가 이상한 점이 있다면,
 
옷이 몇십 년 전 스타일이라는 것 정도?
 
?:유령이랑 한 방을 쓴다고..? 내가?...
 
심정혁:내가 하고 싶은 말인데...
 
?:유령아 유령아, 이름이 뭐야?... ... (볼 콕... 통과)
 
심정혁:... ....모르는 유령한테 이름 알려줬다가 무슨 봉변을, (유령의 손이 살을 뚫고 얼굴 안으로 들어온다ㅜ) ...심정혁입니다.
 
소이랑:(아 느낌 이상해... 흠칫 손을 뒤로 뺀다...) 나, 나는 소이랑이야. (일단 통성명을 시도하려는 듯 악...수를 신청하지만 아무래도 잡을 수는 없을 것이다.)
 
심정혁:... (그래도 청해오는 악수를 거절하는 건 예의가 아니라. 손이 최대한 닿지 않는 방향으로 가볍게 잡...는 척.) 그래요 소이랑 씨. 이 방 며칠 예약했죠?
 
소이랑:음... 3일 전에 체크인 했으니 앞으로 이틀 남았네. (손을 잡고 흔드는 시늉. 뭔가 마임을 하는 기분이다.) 너는?
 
심정혁:...6일이요. 됐으니까 구역부터 나눕시다. 적어도 이틀은 같이 생활해야 한단 얘긴데, 여자친구(변태 아님을 강조)가 들으면 화낼 것 같아서요.
 
소이랑:어차피 만질 수도 없으니 변태짓도 못하잖아? 그렇게까지? (유령이라는 걸 확신하게 된 이후로 별 생각이 없는 듯 볼을 긁적인다. 천하태평에 단순한 점은 네가 아는 사람과 크게 다를 게 없다...) 그보다 여자친구 있는 거, 진짜였구나?
 
심정혁:모르는 사람이랑 같은 방 쓰는 게 얼마나 껄끄러운 일인지 모르죠? 차라리 남자였다면 덜 불편했을 텐데. (설령 해코지 할 수 없더라도 조심은 해야지. 말투가 점점 못마땅하단 투로 변한다.) 그리고 말했잖습니까 변태 아니라고. 단순히 전화만 빌리려던 거였다니까? 그쪽 번호 안 궁금해요. (나한테 전화 걸어서 소태나 핸드폰인지 확인하려고 했던 불순한 의도였지만)
 
소이랑:불편해도 내가 더 불편하지, 남자들은 막 아무데서나 훌렁훌렁 벗고 그러는 거 아니었어? 너 되게 까탈스럽구나? (어이없다는 듯 작게 흥, 코웃음 치더니) 하긴, 내가 여자친구여도 처녀귀신이랑 한 방은 좀... 무슨 라디오에서나 나오는 사연같다, 얘. (금방 꺄르르 웃는다.) 아하하, 이 호텔에 유령이 나온다는 소문은 들었는데, 진짜일 줄은~! (이제는 슬슬 재미있어 하는 것 같은데?)
 
라디오라니, 이 얼마나 아날로그적인 미디어인가요.
 
태나의 말을 들은 정혁이는
 
스마트폰을 통해
 
호텔 스미스에 나오는 유령에 대해 알아볼 수 있습니다.
 
심정혁:그 정도로 생각 없진 않으니까 걱정 마시고요. (아무리 봐도 소태나랑 똑같이 생겼단 말이지. 너무 뚫어져라 보는 것도 실례일 것 같아 금방 시선을 돌렸다. 방 한쪽 구석에 짐을 펼쳐놓고 작은 노트북 하나를 꺼냈다.) 좀 쉬세요. 눈에 안 띄게 얌전히 있을 테니까. (밀린 업무를 하려다가 문득... 구글에 호텔 스미스, 유령을 검색해 본다....)
 
정혁이가 노트북을 꺼내면
 
이랑은 신기한 눈으로 그것을 봅니다.
 
심정혁: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60년 전 호텔을 처음 개관했을 때
 
일명 유령 소동이 벌어졌다는군요.
 
방에 누군가가 침입했다며,
 
누군가가 있었다며 경찰에 신고도 들어간 모양입니다만
 
확인 결과 침입한 사람은 없었습니다.
 
한동안은 유령 호텔이라며 소문이 자자했다고 하네요.
 
그 중 사랑하는 연인을 꼭 닮은
 
유령을 봤다는 사람의 인터뷰를 발견할 수 있습니다.
 
그 글에 더불어,
 
며칠 전에 작성된 글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호텔 스미스 이용 후기 글이네요.
 
심정혁:...이 호텔 오너는 평점을 보고도 개선을 안 하는 건가? 오래 전부터 있던 얘기 같은데. (하여간... 똥 밟았다 생각하며 노트북을 탁 덮었다. 소이랑은 뭘 하고 있지?)
 
소이랑:(신기한 듯 침대에 쿠션을 깔고 엎드려서 노트북을 뚫어져라 노려보고 있다.) 그건 뭐야?
 
심정혁:...노트북 처음 봅니까? (가방에 다시 집어 넣으려다 멈칫.)
 
소이랑:노트북? 노트랑 책? (직관적 해석)
 
심정혁:... .......컴퓨터를 휴대할 수 있을 만큼 작게 제작한 겁니다. (이런 데에 관심이 없으면 모를 만도 하지 vs 아니 근데 모를 수가 있나?)
 
소이랑:컴..........퓨터?... 그런 건 대기업에나 있는 거잖아. 타자기 같은 건가? (갸웃)
 
심정혁:... ....됐습니다. (설명하려면 꼬박 일주일은 걸리겠네. 혼자 앞서 판단하고는 그대로 가방 안에 넣어버렸다.) 그래서, 이 호텔은 왜 온 겁니까? 놀러?
 
소이랑:너... 너 방금 나 무시했지. (째릿...) 아니~ 볼일을 보기 전에 잠깐 들른 거지. 그거 알아? 런던 셀프리지스 백화점에서 곧 시즌 컬렉션 쇼가 열리거든!
 
심정혁:글쎄요. (얼버무리기~) 컬렉션 쇼는... 아뇨. 잘 모릅니다. 제 관심사가 아니라서. (매정...) 그거 구경하러 한국에서 여기까지 온 겁니까?
 
소이랑:구경이 아니라! 어떻게든 눈도장 찍으려고 온 거지. (잡지를 쫙 펼쳐 네 앞으로 불쑥 들이민다. 하나같이 옛날 패션들...) 요즘은 이런 잡지 기자나, 사진 작가나. 신인 디자이너들까지 전~부 이런 곳을 주목하거든. 나, 모델이 꿈이야.
 
잡지를 펼쳐 보여주면 정혁이는 눈을 의심합니다.
 
방금 표지에… 뭐라고 쓰여 있었죠?
 
발행연도가 60년대?
 
심정혁: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SAN Roll
기준치: 70/35/14
굴림: 66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밑에 거 지어주세요)
 
많이 충격이었나본대.
 
심정혁:(하)
(안 눌린 줄 알고 2번 누름 아)
 
심정혁:...60년대는 너무 옛날 아닌가. 요즘 패션계는 그런 게 유행인가보죠? (누나가 그런 말 하는 거 못 들었는데. 심드렁한 눈으로 잡지 한 면을 찬찬히 훑어본다.) 아는 모델 있는데, 나중에 소개시켜 줄까요? 그쪽이랑 똑같이 생겼어요. 둘이 잘 맞을 것 같은데. (비록 유령이지만)
 
소이랑:너... 얼마나 유행에 관심이 없으면... (상당히 충격받은 얼굴) 이 세련된 스타일! 컬러풀한 색상! 모던한 핏..!! (점점 잡지를 얼굴에 가까이 들이댄다. 공부만 한 애들은 같은 것만 주구장창 입고 다닌다고 하긴 하던데... 안쓰러운 눈으로 보기도 하고.) 요즘 애들 다 이렇게 입고 다니지 않나? 그보다, 그런 인맥도 있어..?? (이건 좀 솔깃하다.)
 
심정혁:일하느라 바빠서요. (어떻게 된 게 이 사람, 생각하는 폼이 소태나랑 똑같다. 까불까불한 성격도 그렇고... 잡지가 얼굴에 들이밀어질 때마다 슬금슬금 고개를 뒤로 뺐다.) 글쎄요. 적어도 제 주변은 그런 식으로 안 입어요 너무 올드하다고. (부모님 젊으셨을 적 스타일... 중얼중얼) 나중에 기회가 되면 뵙죠. 지금은 안 되고. 싸워서 연락도 안 돼요.
 
소이랑:왜? 왜 싸웠는데? 설마 그 모델이 여자친구?? (기겁할 소리... 올드하다는 말을 듣고는 한층 더 충격먹은 얼굴로 너를 본다. 이러니까 싸우지! 하고 어깨를 찰싹 때리지만 슝~... 하고 빗겨간다.) 이게 최신유행인데 얼마나, 얼마나... ... 60년도를 주름잡는 패션 보고 올드으...~~~!?!? 부모니이이임?!?!
 
심정혁:개인적인 사정이... 그 사람은 그냥 가족이에요. (친누나는 아니지만, 굳이 말할 필요 없겠지. 와중에 어깨를 찰싹-숭~- 맞는다. 괜히 아픈 척...) 최근에 레트로가 많이 언급되긴 하지만 60년대 패션을 최신 유행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죠. ...뭐, 그쪽 생각하기 나름이겠지만.
 
소이랑:(아픈 척에 눈썹을 움찔한다. 그러나 다음에 오는 말에 천진하게 눈을 끔뻑이며) 정말 무슨 소리야? 지금이 그 60년도잖아.
 
60년 전, 유령 소동이 일어났다는 찌라시,
 
라디오나 잡지같은 지극히 아날로그적 미디어들…
 
노트북도 컴퓨터도 모르는 저 순진한 눈……
 
그리고 마지막 대사까지.
 
눈 앞의 소이랑은, 믿기 어렵지만,
 
60년대 사람인 걸까요?
 
심정혁:(날 놀리는 거거나, 아니면 저게 컨셉이거나... 아무리 생각해 봐도 60년대 사람이 내 눈앞에 있을 리가 없단 말이지.) ... (덮었던 노트북 뚜껑을 열어 보여준다. 우측 하단, 날짜가 적혀 있는 부분을 손으로 가리키며,) 지금이 몇 년도로 보여요.
 
소이랑:... .... ............ (눈 부빗...) 저거 날짜야?
 
심정혁:그럼 심심해서 아무 숫자나 적어둔 거겠어요?
 
소이랑:저게 왜 날짜야? (???)
 
심정혁:.............
 
소이랑:2000년이 넘었잖아.................
저거 고장났나봐
 
심정혁:넘었으니까요 안 고장났어요
 
소이랑:고장났어.
 
심정혁:멀쩡합니다.
 
소이랑:거짓말!!!!!!!!!!
 
심정혁:진짠데.
 
소이랑:............................
진짜?
진짜 진짜로 진짜?
 
심정혁:그쪽 한국 주소가 어떻게 돼요. (로드뷰로 현대 한국 사진을 보여줄 생각인 듯...)
 
소이랑:... xx도 xx시 xx동... (홀린 듯 줄줄 읊는다...)
 
심정혁:(노트북으로 구글맵을 켠다. xx도 xx시 xx동을 검색한다. 로드뷰를 클릭한다. 여러 상권이 들어서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소이랑:이거 우리 동네 아닌데?
 
심정혁:(검색창을 보여준다. 'xx도 xx시 xx동'.)
 
소이랑:애초에 이 물건 뭐야?? (노트북 퍽퍽... 슝~) 이거 이상해.
 
심정혁:컴퓨... ...... 하. (날짜가 찍힌 비행기 티켓도 보여준다. 당연히 20xx년 xx월 xx일로 나와 있다.)
 
소이랑:... ...너 유령인데다 시간여행자야?... (어처구니 없다는 듯이 빤...)
 
심정혁:...세상에 그런 게 있겠습니까? (그쪽이 어떤... 엄청난 컨셉에 취해있는 것 같은데 내 생각엔. 혼잣말 중얼중얼... -다 들림-)
 
소이랑:없으면 이건 뭔데? (너무너무 얄미워서 네 볼을 쫘아악 잡아늘리려고 하지만 역시나 통과~) 이건 뭐냐고. 응??
 
심정혁:...아까도 말했듯이, 이상현상... (원래 같았으면 쫘아악 늘어났을 볼이... 아주 멀쩡.) 어차피 이틀 뒤면 안 볼 사인데, 그냥 못 볼 꼴 봤다 생각하고 지내죠 그럼.
 
소이랑:...너 사실 현실 부정 중인 거지?
 
심정혁:과학적으로 설명이 안 되니까 그런 겁니다.
 
소이랑:우리는 과학적으로 설명이 안되지만 눈에 보이는데 만져지지도 않고 60년 뒤에서 왔다고 주장하는 사람을 유령이랑 시간여행자라고 해. (또 박 또 박)
 
심정혁:그러니까 시간여행자 같은 건 이 세상에 없다니까? 아직 그 정도로 과학이 발달하지도 않았다고요. 귀신이라고 하면 좀 신빙성이 있겠네. (따 박 따 박)
 
소이랑:하지만 난 60년대 사람이고 넌 2000년대 사람인데? (자기 뺨을 감싸더니) 나한테 이런 영화같은 일이 일어나다니...
 
심정혁:... 둘 다 많이 피곤한 걸 수도 있으니 돌아가면 검진도 한번 받아보는 걸 추천합니다. (본인에게 하는 말인 듯?)
 
소이랑:하지만 나 완전 건강 체질인데? ... ...오늘 너 때문에 생각을 너무 많이 한 것 같긴 해. 자야겠다.
 
심정혁:... 저도 장시간 비행하고 와서 힘든데 그쪽이랑 말도 안 되는 주제로 대화 나누니까 힘드네요. (싸가지; 베개 하나를 마른 바닥에 툭 내려두고선 아까 그 자리에 똑같이 앉았다.) 눈 좀 붙이세요.
 
소이랑:(침대 한 켠에 폭 몸을 던지더니 네 쪽으로 돌아 눕는다.) 저기저기, 잠들면 안돼. (먼저 자겠다고 해놓고서 그 뒤로 쉬지 않고 떠든다. 비틀즈는 어떻게 됐어? 걔네 지금 킹왕짱 잘나가는데? 미래에는 뭐가 유행해? 아 자지 말라니까!)
 
심정혁:... ....... .......(재잘재잘재잘재잘. 잠들라 치면 또 재잘재잘재잘. 얌전히 잠들어 있던 노트북을 침대 위로 툭 던지듯 올려준다.) 내가 아까 한 것처럼 검색해 보세요.
...참고로 비틀즈는 이제 없습니다. (다소 논란될 법한 발언.)
 
소이랑:(쿠궁....................................)
... 60년 후면 늙어죽을만 하지. (납득?)
 
심정혁:... (황당...) 유행하는 것도... 누나한테 물어보면 알 텐데 연락이 안 닿아서. (뒤로 이어지는 말은 조금 얼버무리는 것 같기도 하고, 목소리가 작아 명확하게 들리진 않았을지도.)
 
시끄러운 이랑을 뒤로 하고 눈을 감습니다.
 
누구랑 똑 닮은 유령 아닐까봐 정말 난리난리네요.
 
.
 
.
 
.
 
.
 
.
 
.
 
엉망진창의 밤을 보내고 아침이 밝았습니다.
 
좋은 꿈...을 꿨나요?
 
정혁이는 알람 소리를 듣고 눈을 뜹니다.
 
동시에 무언가 허전함을 느낍니다.
 
돌아보니, 옆에서 자고 있던 태나의 유령이 보이지 않습니다.
 
방안을 둘러봐도 짐이나 가방 같은 그의 흔적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간밤에 꿈이라도 꿨던 걸까요?
 
심정혁:(이틀 남았다더니... 벌써 갔나? 라고 생각하던 찰나, 역시 자고 일어나니까 이런 이상현상 같은 건 싹 사라지는구나, 하고 발상이 전환되는데...) ... (태나한테선 아직 연락이 없나 살펴본다. 어제 분명 문자까지 보냈는데.)
 
휴대폰은 여전히 잠잠합니다.
 
많이 바쁜 건지, 아직 화난 건지...
 
심정혁:... (졌다, 그래. 습관처럼 문자 한 통 남기고 씻으러 들어간다. 일은 해야지...)
[약 챙겨 먹어]
 
바보...
 
정혁이는 출근을 위해 씻고 옷을 갈아입은 후
 
조식을 먹으러 내려옵니다.
 
그런데 어째 조금 소란스럽네요.
 
손님:정말 봤다니까!
 
어떤 사람이 호텔 직원을 붙잡고 무언가를 항의하고 있습니다.
 
손님:정말 봤다고! 유령이 아무렇지도 않게 내 방에 들어와서, 옆에 누웠다고!
새벽 중이라 불도 다 꺼놓고 있었는데 옆에서 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나서 얼마나 무서웠는지 알아?
 
직원:손, 손님... 진정하시고.. (어제부터 일진 왜이러지 진짜ㅠㅠ)
 
손님:그래서, 어? 몰래 불을 켰더니 그 녀석, 비명을 지르면서 뛰쳐나갔다고!
그, 그 와중에 내 몸을 통과해서 말이야! 유령이 나온다는 이야기는 없었잖아!
 
이런, 어디에나 존재한다는 진상 손님인 모양입니다.
 
어제의 일은 모른 척 합시다.
 
심정혁:(진상이라기엔 유령 소문이 이렇게 많이 떠도는데? 하여튼 내 일은 아니다. 어제 꿈을 좀 생생하게 꾼 거겠지. 접시에 적당히 음식을 담아 자리에 앉았다.)
 
호텔 직원을 쩔쩔매며 상대를 어르고 달래고 있으나
 
이 대치가 쉽게 진정될 것처럼 보이진 않네요.
 
그들을 보며 쑥덕이는 소리가 들려옵니다.
 
심정혁: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91
판정결과: 실패
 
A:…시끄럽다. 그치?
 
B:아, 나 그러고 보니 들은 적 있어. …이야기.
…라고 하던데? … …환생을 보게 되는 거래.
 
뷔페식 조식이기 때문에
 
정혁이는 이야기하는 사람들의 옆에 앉아
 
좀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습니다.
 
A:환생이라니?
 
B:그, 60년 전에도 이런 일 있었다고 했잖아.
그때 자기가 연인의 환생이라고 밝힌 유령을 만났다고 했더라고.
그 사람이 쓴 글이 신문에 투고된 적 있다나 봐.
엄청 옛날이야기라서 나도 어쩌다가 본 건데, 아 그래.
<환생은 정말로 존재하나?>라는 제목이었어. 인터넷에 치면 나오려나?
 
심정혁:(관심없는 척... 주머니에서 핸드폰 꺼내 또 검색해 본다. 환생은 정말로 존재하나...)
 
심정혁: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옛날 일이라 그런지 구글링이 쉽진 않네요...
 
검색해본 정혁이는 어떤 괴담 블로그에서 글을 발견합니다.
 
<믿든지 말든지> 카테고리에 있는 오래된 게시글이군요.
 
심정혁:
지능
기준치: 70/35/14
굴림: 24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하는 생각이 듭니다.
 
뭐, 글에서도 유령은 사라졌다고 하니 앞으로 다시 만날 일은 없겠죠.
 
심정혁:(영화 같은 일이네. 스크램블 에그를 포크로 찍어 먹으며 그런 생각을 했다. 전생 같은 걸 믿진 않지만 성격도, 외모도 비슷했으니까.) ... (와중에 진짜 소태나 씨한테선 연락 한 통 없고. 입맛이 없어 남은 음식은 그냥 버렸다.)
 
안 그래도 검색으로 오래 헤맨 사이에
 
식어버린 음식은 맛이 없습니다.
 
찝찝한 마음을 접고 자리에서 일어납니다.
 
이제 일하러 가야 할 시간이니까요.
 
식사를 마치고 밖으로 나간 정혁이는
 
알 수 없는 시선을 느낍니다.
 
심정혁: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음... 착각이었나?
 
정혁이는 잠깐 만났던 유령을 떠올리며 출근합니다.
 
기획 취재를 위해 자료를 조사하고,
 
미팅을 한 뒤
 
인터뷰 몇 개를 따는 등…
 
눈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를 보냈습니다.
 
휴대폰은 여전히 묵묵부답입니다.
 
태나는 약을 먹긴 했을까요?
 
일하다보니 어느새 퇴근 시간이네요.
 
심정혁:... (한국 들어가기 전에 뭐라도 사가야 하나? 시간마다 화면 보기도 지쳐 가방 깊숙이 박힌 지 오래. 얼른 가서 씻어야지 다짐하며 퇴근을 서두른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호텔로 돌아가면…
 
소이랑:
 
아아, 이랑도 굉장히 어이없다는 얼굴로 이쪽을 보고 있군요.
 
소이랑:... 사라진 거 아니었어?
 
심정혁:...오늘도 헛것이 보이네...
 
소이랑:...꿈인 줄 알았는데. (집단적 독백...)
 
심정혁:...아, 빨리 들어가서 쉬어야겠다. (집단적 독백2)
 
소이랑:거짓말... 그러면 비틀즈가 죽는 것도, 미래에 이상한 바이러스가 전세계를 집어삼켜서 다 마스크를 쓰고 다닌다는 것도 전부 진짜라고?... (중얼중얼)
 
심정혁: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58
판정결과: 보통 성공
 
어쩐지 굉장히... 피곤해 보이네요.
 
심정혁:그래도 다행히 코로나는 좀 잠잠해져서요. ...그쪽이 죽은 후에야 터질 거고. (이걸 왜 대답해 주고 있지? 괜히 헛기침하며 먼저 자리를 뜬다.)
 
소이랑:멀쩡히 살아있는데 죽는다는 말 할 거야? (찌릿... 네가 욕실에서 나와도 사라지지 않는다. 덩그러니 침대에 앉아있다.) 어제 네가 검색해보라고 해서... 밤을 꼴딱 샜어. (인터넷중독자처럼 퀭하다...)
 
심정혁:어차피 인간은 다 죽습니다. (탈탈탈탈... 머리 물기를 요란하게도 털며 바닥에 털썩 앉는다. 슬슬 익숙해진 듯...) 뭐 하러 봅니까? 알아봤자 그쪽이 할 수 있는 것도 없을 텐데. 미래는 모르는 게 나아요.
 
소이랑:... ...있지, 어제부터 궁금했는데 엉덩이 안 아파? 그냥 여기 앉아. (옆자리 탁탁...) 그치만 알 수 있는 방법이 눈 앞에 떡하니, 손에 잡히는 곳에 있으면 궁금하잖아! 너라면 검색 안 해볼 거야? 정말? 자신 있어?
 
심정혁:여자친구 있어요. (복수;) 그리고 굳이 알고 싶지 않을 것 같은데요. 너무 많이 아는 것도 골치아픈 일이라서요. 큰 범죄가 일어나는 것 정돈 막고 싶을 것 같네요. (벽에 등을 기대어 앉아서는 업무에 열중... 중간중간 말동무는 해준다.)
 
소이랑:하?!? 너도 내 취향 아니야! 난 좀더 구릿빛 피부에 남성미 넘치는 사람이 좋다구... (참나, 참나! 짜증낸다ㅋㅋ) ......일 하고 온 거 아니야? 또 일해? (놀아줘, 심심해.)
 
심정혁:다행이네요. (어디에선가 본 적이 있다. 아이들 놀아줘야 하는데 피곤할 때에는, 그들의 관심사를 골라서 가벼운 질문만 던지면, 혼자서 몇 시간이고 떠들 수 있다고.) ...그래서, 그 컬렉션 쇼인지 뭔지는 재밌었어요?
 
소이랑:그건..~ 아직 안 갔는데? 애초에 기차 타고 가야 하고. 여기를 경유해서 가야 하는데 시간도 남고 며칠 구경할 겸 있던 거야. 때마침 여기서 축제도 한대서~ (아니나 다를까 화제 하나만 던져줘도 재잘재잘 잘 말한다.) 너는? 정말 일만 하러 여기 온 거야? 축제 구경은 안 하고? 모처럼인데?? (비록 물음표도 여러 개 따라붙지만...)
 
심정혁:내일쯤이면 떠나겠네요. (저는 일 하러 온 겁니다. 놀러온 게 아니라. 힐끔, 네 표정이 어떤가 쳐다봤다가 다시 액정으로.) 축제 이름이 뭡니까? 나중에 후기 올라오면 몇 개 읽어보든지 하게요.
 
소이랑:으음~ 모레쯤? (싱글생글 웃는 낯이다. 관심은 있는 거냐면서 축제 이름을 알려주더니, 직접 현장에 있는데 후기로만 읽기엔 아까우니 한 번쯤 들러보라는 말도 덧붙인다.) 놀러온 게 아니어도 다들 관광 정도는 조금씩 한다구..~ 그러고 보니 무슨 일 하시나? (고개를 모로 기울이며 묻는다.)
 
심정혁:...그러죠. 한 번쯤이야. (일 때문에 바쁘단 얘긴 차마 못 하겠고. 축제를 남자 혼자 가기에도 뭣하고. 사람도 많을 텐데. 하여튼간에 줄줄이 나오는 핑계들은 속으로 꼭꼭 삼켰다. 소태나랑 성격이 똑같다면 분명 물고 늘어질 테니까...) 아, 직업은 기잡니다. ...그쪽은 그냥, 음, 모델 지망생?
 
소이랑:기자라~~... (뚫어져라) 먼 해외까지 취재 올 일도 있구나~ 패션 잡지 말고는 잘 안 봐서 모르겠네. 기자 일은 재미있어? 막 윗선에서 쓰지 말라고 하면 어떻게 해? 소신을 지키는 편?? (또 N같은 질문을 늘어놓다가... 뒷말에 눈을 굴리더니) 으응, 지금은 백수. 이 전에는 회사에서 일했는데 말이야? 도저히 못해먹겠어서 확 사표 쓰고 나와버렸지! (대책 없다!) 모델은 옛날부터 꿈이었거든.
 
심정혁:...재미보단 의무죠. 그냥 적성에 맞으니까. 승인 안 떨어지면 적당히 타협 보고요. (궁금한 게 그렇게 많은가? 또 힐끔. 나야 남한테 관심 가져야 하는 직업이라지만 저 사람은 저게 성격일 텐데, 피곤하지도 않나 싶다. 결국 노트북을 덮고 5분만 쉬기로 했다.) 그쪽도 적성에 맞을 거예요 모델일. ...물론 직업을 갖는 게 먼저겠지만. (...)
 
소이랑:재미없는 일을 그렇게 열심히 할 수가 있나? 나는 안되던데. (신기한 듯 바라본다. 힐끔힐끔 바라보는 시선에는 고개를 갸웃하더니) 왜 아까부터 몰래몰래 봐? 대놓고 보지. (자의식 과잉? 그런 걱정도 안 하는 듯 싶다.) 어쩌나~ 미래에서 온 사람이 말하니까 뭔가 조금 더 믿기는 것 같기도... ... 그건 나랑 그 모델 일 한다는 가족이 닮아서?
 
심정혁:글쎄요. 굳이 재미가 있고 없고를 따지진 않습니다. 해야 될 일을 하는 거니까. (대놓고 보라는 말에 역시나, 다시 노트북을 연다. 그냥 누구랑 닮아서요. 그리고 딱 맞춰 5분 끝.) 똑같이 생겼거든요. 전생인가 느껴질 정도로. 믿든 안 믿든 그쪽 자유예요.
 
소이랑:(다시 노트북을 여는 모습에 질린다는 듯 그만, 그만! 하고 노트북 위에 손바닥을 올린다. 물론 통과할 뿐이니 시늉이 될 뿐이지만...) 너무 일하면 빨리 늙는 거 알아? 오늘은 끝이야! (당연히 근거 없는 소리일 뿐이다. 이어지는 말에는 믿기지 않는 듯 눈을 가늘게 뜨더니) 가족이랑 닮았다는 말이 새로운 작... ...업멘트는 아닌 것 같고. ... (그러니까 내가 전생이라는 거지? 곱씹듯 중얼거린다.) 기분 이상하네, 난 이렇게 멀쩡히 살아 있는데 후생이라니... 그 사람은 어떤 사람일까.
 
심정혁:(손바닥이 노트북 화면을 그대로 통과한다. 하는 짓도 누구랑 똑같네. 당연하게도 모니터 각도는 변함이 없다. 노트북을 덮어야 하나, 잠깐 고민했다.) 일 좀 한다고 빨리 늙으면 일 잘하는 사람들 다 요양원 갔겠네요. 그냥 건강 관리를 안 한 거겠지. (그걸 또 하나하나 반박하는데...) 여자친구 있다니까요. 가족이랑 똑같이 생긴 사람한테 작업을 왜 겁니까? (5분 정말 끝. 이제는 완전히 화면에 시선이 박혔다.) 지금 보니 그쪽이랑 별 차이 없는 것 같네요. 옷 스타일만 다르지 그냥 본인이에요.
 
소이랑: 그럼 너는 잘하고 있어? 건강 관리. (하루 정도밖에 안 봤지만 왠지 그건 아닐 것 같은데... 미동도 없는 모습을 가만히 응시한다. 똥고집. 부러 들리라고 투덜거린다. 유치하다...) 나한테는 너같은 가족이 없으니까 그렇지! 잘 찾아보면 이 시대에도 있으려나? 심정혁의 전생. (말하면서도 조금 웃는다.) 가족이면 여동생? 누나? 싸운 거 보니 사이 좋은가 봐~... (이건 또 알 수 없는 기준.)
 
심정혁:네. (조금의 고민도 없는 대답. 사실 본인 기준에선 지금도 잘 관리하고 있는 편이니까... 투덜거림도 똑똑히 들었으나 구태여 꼬집지는 않았다.) 그리고 제 전생을 찾아도 아는 척 마세요. 귀찮을걸요. 제가 잔소리가 좀 많거든요. (그래서 누나도 그렇게 화가 났나. 괜시리 끝맛이 쓰다.)
 
그때, 창문 너머로 폭죽이 터지는 소리가 들립니다.
 
커튼을 걷어보면 축제가 한창 진행 중임을 알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거리를 따라 행진을 하며 노래를 부르고,
 
불꽃놀이를 보며 웃고 있습니다.
 
창밖을 내다보고 있자니 이랑도 고개를 들이미는군요.
 
소이랑:거기도 보여?
 
심정혁:축제라더니 진짜였나보네요.
 
그러고 보니 이 축제,
 
60년 동안 매해 벌어진다고 했죠.
 
우리는 60년의 시간을 넘어 똑같은 풍경을 보고 있는 걸까요?
 
소이랑:음..~ 내 눈에 보이는 건, (몸을 창밖으로 슬쩍 내밀고는) 불꽃놀이랑 행진. 똑같으려나?
 
심정혁:네. 별 차이 없어요. 물론 거기 있는 사람들은 이제 없겠지만. (벽에 등을 기대고선 행진을 지켜본다. 묘한 감각이다.)
 
소이랑:아하하, 아마 다들 늙어 죽었겠지~ (그 말에 아무렇지 않게 웃었다. 그 사람들에는 당연하게 자신도 포함이겠지만 굳이 말하지는 않는다. 역시 미묘한 기분이었다.) 그래도 같은 광경이 보인다니 신기하네. ...
......있잖아, 역시 미래는 변하지 않는 걸까?
 
심정혁:...무슨 뜻인지 모르겠네요. 변하지 않는 미래 같은 건 없는데. (조금이라도 변화는 있잖아요. 어제랑 오늘의 내가 다르듯이. 마치 심심한 농담따먹기하듯, 별 생각 없이 내뱉은 말처럼 들린다. 그게 맞기도 했고.) 그쪽이 정말 모델이 될 수도 있는 거고요.
 
소이랑:왜, 과거에서 아무리 발버둥 쳐 봤자 정해진 미래는 달라지지 않는다는 말도 있잖아. 그런 걸 운명이라고 하던가. (너는 운명론자와는 거리가 멀어보이긴 해. 하고 줄곧 창 밖을 보던 몸을 틀어 네 옆얼굴을 바라보더니) 사실 어제 내 이름도 검색해봤거든. 너무 옛날이라 그런 건지, 이루지 못한 건지는 몰라도... 아무 것도 안 나왔어. 그걸 보니까 정말 괜히 했다 싶어서..~
 
심정혁:... (까딱거리던 손가락이 멈춘다. 노트북을 괜히 줬네. 작게 혀를 찼다. 이래서 미래는 모르는 게 나은데.) 하나 물어봅시다. 모델이 돼서 유명해지고 싶은 겁니까, 아니면 순수하게 모델이라는 직업이 좋은 겁니까? 단순하게 그냥 덜 유명한 걸 수도 있죠. 겨우 기사 몇 개 안 보인다고 운명이니 뭐니 판단하기엔 좀 이른 것 같은데.
 
소이랑:어쩌지, 거기까지는 생각 안 해봤는데. (어쩐지 농담처럼 쉽게 대답하기는 싫어 몇 번 입을 달싹였다. 말을 삼키는 동안 창 아래 조그마하게 보이는 사람들의 행렬을 눈에 담았다.) 그냥 사람들 앞에 서는 게 좋아. 남이 정성껏 만든 옷을 첫 번째로 입는다는 것도... 그 옷이 나로 인해 세상에 알려지게 된다니, 멋진 일이잖아? (그것 뿐이었던 것 같네. 입 밖으로 내고 난 뒤에야 정리가 된 듯이 조금 후련한 듯 웃어 보인다.) 거기엔 정말 별의 별 정보가 다 들어있더라. 그래서 가능성을 알고 싶었나 봐.
 
심정혁:누가 그랬는데. 미래는 스스로 개척하는 거라고. (이런 간지러운 얘기는 역시 안 맞다. 저 역시 눈을 오래 마주치기 어려워 창밖으로 고개를 돌렸다. 불빛들이 어두운 거리를 환히 비추고 있었다. 한동안 저 사람들의 표정들을 눈에 담는다.) 시험 문제도 아니고, 정해진 답 같은 건 없습니다. 조금 덜 알려진 모델이 되겠네요 그쪽은. 적성에 맞아 보이니 어쨌든 나름대로 재미는 있겠습니다만.
 
소이랑:하여간 딱딱해. ... ...너를 말로 이기기는 힘들겠다. (단순히 그런 감상이 들어 옅게 바람 새는 소리를 낸다. 우습게도 건조하게만 들리는 저 말들이 마냥 차게 느껴지지만은 않아서, 입꼬리만 슬쩍 올렸다.) 응, 재미있으면 좋겠네. 하루 종일 커피 타는 건 정말 하나도 재미 없었거든. (농담처럼 덧붙이고는) 저기 그럼..~ 네가 아는 나는 유명해져? (생을 거듭하다 보면 사람도 발전이라는 걸 하나? 한결 가벼워진 목소리로 묻는다.)
 
심정혁:원래 기자 중에 딱딱한 사람이 많아요. (머쓱함에 괜히 헛기침도 한번 했다. 옅은 웃음마저 제 누나를 보는 것 같아서, 역시 들어갈 때 뭐라도 사가야지,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이다.) 누나요? 아, 네, 나름요. 스케줄도 많고, 인지도도 높고... 그런 사람이거든요. 그쪽도 마찬가지로 능력이 없는 게 아니라 시대를 잘못 태어난 걸 수도요.
 
소이랑:그래도 역시 해보지 않으면 모르는 거겠지? 사실 나, 고집 하나는 엄청 세거든. (이내 검지로 네 쪽을 당당하게 삿대질한다.) 그러니까 만약 미래에서 온 네가 망한다고 해도 포기하진 않았을 거야. (그런 말 한 적 없다.) ...그보다 나랑 그렇게까지 닮은 사람이면 엄청 놀리고 싶을 것 같은데... ... (한편 가족이라는 것치고 너는 자신과는 전혀 닮지 않았다는 생각에 잠시 빤히 보다가) 전생에 인연이 닿아서 후생에 만났다는 소리는 몇 번 들어봤는데... 후생에서 연이 닿아 전생까지 만나게 된다는 소리는 처음 들어. 하지만, 그래. 이런 인연도 있는 거구나.
그렇다면 운이 좋네, 그 시대의 나는!
 
심정혁:고집 센 건 압니다. 같이 지내온 건 소이랑 씨가 아니지만, 뭐 어쨌든간에 비슷하잖아요. (그러니까 그 뜻은, 네가 소망하는 것 역시 이룰 수 있을 거라는 뜻이었다. 직접적으로 전하진 않았으나 알아들으면 고마운 거고, 아니면 아닌 거고.) 그리고 그쪽도 그쪽만의 운이 있을 겁니다. 잘 찾아 보세요. 전생과 후생이 비슷한 인생을 산다고 치면... 좋은 배우자를 만날 수도 있겠고, 친구나 지인이 생길 수도 있는 거고. 아직 안 왔을 수도 있겠네요.
 
소이랑:그건~.. 너만 나에 대해 잘 알고 있는 기분이라 좀 치사한데? (네가 전한 뜻을 다 알아들었는지, 모르는지... 네 눈에 익은 얼굴로 장난스럽게 웃었다.) 충고 고마워요, 딱딱한 기자님. (놀리듯 슬쩍 말끝을 올리고 다시 큰 소리를 내며 터지는 불꽃으로 시선을 돌린다. 정말 이번의 내가 조금 운이 나쁘다 해도, 그게 다음 생에 갔다고 생각하면 꼭 나쁘지도 않네. 그런 생각을 하며 서서히 저물어가는 축제를, 마지막까지 웃음기 남은 얼굴로 지켜본다.)
 
그렇게 축제를 멀리서나마 함께 구경하다 보면,
 
어느새 잠에 들 시간입니다.
 
어제와 마찬가지로 한 사람은 침대에, 한 사람은 바닥에 몸을 눕힙니다.
 
이게 꿈이 아니라는 것을 오늘은 알고 있죠.
 
눈을 뜨면, 저마다 다른 내일이 기다리고 있을 것입니다.
 
.
 
.
 
.
 
.
 
.
 
.
 
호텔 스미스에서의 두 번째 아침이 밝았습니다.
 
이번에도 눈을 뜨니 태나가 보이지 않습니다.
 
출근 준비를 하고 로비로 내려온 정혁이는
 
호텔 직원들이 조금씩 수군거리는 것을 발견합니다.
 
심정혁:
듣기
기준치: 65/32/13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수군거리는 직원들에게 탐문을 할 수 있습니다.
 
심정혁:(딱히 기삿거리로 쓸 만한 건 아니겠지만... 또 그 유령 소문인가 싶어 슬쩍 다가가본다.) ...무슨 얘기들 하십니까?
 
직원:네? 아, (손님이 말을 걸자 풀어졌던 자세를 조금 바르게 한다.) 그.. 이 호텔 내에서 전설처럼 내려오는 손님이 계셔서요. 그 얘기를 잠깐. (비즈니스용 미소)
 
심정혁: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뻣뻣한 자세를 보아하니 입사한지 얼마 안 된 신입같습니다.
 
그러나 호텔 내부의 이야기라며 곤란한 기색을 보이네요.
 
어떻게 구슬리면 넘어올 것 같은데...?
 
심정혁:아~ 다른 직원이 해주는 얘기를 저도 들은 적이 있는데. (대충 주변에서 일하고 있는 고참처럼 생긴 직원을 턱짓으로 가리키며) 60년도 더 된 얘기였죠 아마? (여기도 마찬가지로 비즈니스용 미소)
(안 되면 말재주 갈길래요)
 
심정혁:
말재주
기준치: 70/35/14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_^)
 
기자에게 인터뷰 따는 건 일도 아니죠
 
직원:어머, 이미 들으셨구나! (고참에게 들었다니 말해도 되겠지?ㅎㅎ) 네 그러니까요! 60년 전에 이 호텔에 투숙한 어떤 손님이 똑같은 방을 60년 후에 빌리겠다고 했었다니..! 너무 신기하지 않나요?
사실 말도 안 되는 일이었는데... 거금을 내고 반드시 빌려야 한다고 소란을 피워서 매니저님도 방을 내줬다고 하더라고요.
 
심정혁:아참, 그랬었죠. (^^) 들으니까 또 기억이 나네요. 60년 전에 그 방에서 추억이라도 만들었나. 아니면 단지 객기였을 수도 있고요. 내일 오기로 했다고요?
 
직원:그게 한 일주일 전부터였을 거예요. 내일은 마지막 날이고요.
그런데 얼굴 한번 안 비춰서... 마지막까지 올지 안 올지를 이야기하고 있었어요.
아, 투숙 기간 동안 절대 방에 들어오지 말라는 말도 하던데... 대체 무엇 때문일까요?
 
심정혁:안에서 주술이라도 부리려나보죠 뭐. (하하. 당연히 말도 안 되는 농담이다.) 저도 궁금한데요? 그 1101호 손님이 올지 안 올지. 이름은~ 개인정보니까 당연히 안 알려주실 테고. 성별이라도?
 
직원:으음, 분명... 남성분이라고 했던 것 같네요. (ㅎㅎ)
 
심정혁:(ㅎㅎ 다 말해주는구나) 고맙습니다^^ 덕분에 궁금증도 해결하고.
 
직원:어디 가서 소문 내시면 안돼요~ (^^)
 
이야기를 들은 후 출근할 수 있습니다.
 
심정혁:하하. 저 입 무겁습니다^^ (알아낼 건 다 알아낸 것 같으니 서둘러 나갈 준비...)
 
그렇게 호텔을 나서면,
 
출근길에 검고 지저분한 후드를 뒤집어쓴 사람과 잠깐 부딪히나
 
무언가 사과의 말을 건네기도 전에 그 사람은 사라집니다.
 
어쩐지 하늘이 우중충한 기분이 듭니다.
 
영국은 비가 많이 온다더니…
 
오늘은 비가 내릴 모양인가 봐요.
 
.
 
.
 
.
 
.
 
.
 
.
 
오늘도 열심히 일을 하다 보면 퇴근 시간입니다.
 
모처럼 먼 곳으로 출장까지 왔는데 잠깐 숨돌릴 틈도 없네요.
 
정혁이는 호텔로 되돌아가기 위해
 
축제가 한창인 거리를 걸어 다닙니다.
 
해가 져서 어둑한 거리를 가로등이 비추고,
 
사람들은 맛있는 음식을 먹으며 거리를 돌아다니고 있습니다.
 
정혁이는 이랑을 떠올립니다.
 
오늘도 방에 있을까요?
 
심정혁:(오늘이 마지막이었나? 휴대폰 액정을 한번 들여다보고, 가방을 고쳐 멘 뒤 호텔 안으로 들어섰다.)
 
호텔로 들어서기 전 골목,
 
누군가가 정혁이를 부릅니다.
 
노인:거기 가는 자네. 이상한 일에 휘말렸구먼?
 
뒤돌아보면 어두운 골목길 아래 노인이 앉아서 손짓하고 있습니다.
 
심정혁:... 사람 잘못 보셨습니다. (그냥 지나가고 싶은데 진행상 여기서만큼은 이러면 안 될 것 같으니 자리를 뜨진 않는다...)
 
노인:(정말 고마워요) 그러지 말고 이리 와보게. 내 점을 봐주겠네.
 
심정혁:아... (사실 여기서 점을 보면 캐붕이지만 어떤 범우주적인 힘으로 인해 불가항력으로 점을 보게 되었다고 하자.) ...피곤해서요. 짧게 부탁드립니다.
 
한눈에 보기에도 꽤 지긋하게 나이를 먹은 노인입니다.
 
거친 손이나 얼굴에 핀 검버섯 등을 보아하니 꽤 고생한 듯하군요.
 
지저분한 옷을 걸치고 있기도 하고 말이에요.
 
정혁이에게 있었던 일에 대해 말해보라고 합니다.
 
어쩌면, 자신이 해결법을 알려줄 수 있다고 하면서요.
 
심정혁:...제가 알기로 아주 유능한 점쟁이들은 굳이 제가 겪은 일을 말하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거나, 눈빛만 보고 먼저 술술 내뱉던데... (의심...)
(하지만 그간 있었던 일을 간략하게 설명해 준다!!)
 
노인:(범우주적 힘 감사합니다 진짜)(하지만 이상한 일이 일어났던 건 사실이고 노인은 꽤나 잘알같다.)
 
노인은 돌을 몇 개 던지고,
 
무언가를 중얼거리다 정혁이를 향해 짧은 지팡이를 내밉니다.
 
순간 번뜩이는 노인의 눈동자와 눈이 마주치며
 
무언가 소름 끼치는 기분을 느낍니다.
 
심정혁:
SAN Roll
기준치: 69/34/13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노인:자네가 보석을 찾아야 해.
그 호텔의 잠긴 방에 보석이 있을 거야. 그것이 호텔의 기운을 해치고 있어.
보석을 회수하고 그 방의 기운을 정화해! 회수한 보석은…
 
거기까지 말한 후
 
노인은 무언가를 보고 당황한 얼굴을 하며
 
자리에서 벌떡 일어납니다.
 
던져놓은 돌도 지팡이도 챙기지 않고 그대로 줄행랑을 치며,
 
다시 한번 보석을 꼭 회수하라 신신당부합니다.
 
곧이어 수염이 덥수룩하게 난 두 명의 남자가
 
정혁이를 지나 노인의 뒤를 쫓습니다.
 
황망하게 남아있는 정혁이의 발끝에 무언가가 채입니다.
 
아주 낡은 노트입니다.
 
낡은 것에 비해 글씨는 새것으로 보입니다. ..
 
심정혁:(척 보기에도 사기꾼 같아 보이긴 했는데, 어떻게 내뱉는 말마다 전부 사기 같을 수가 있지.) ...저것도 재주라면 재준가. 뭐? 보석을 회수해? 기운을 정화하라고? (괜히 여기까지 출장 왔다가 무슨...) ... (노트를 주워들고 터덜터덜 호텔 안으로 들어간다.)
 
그 길로 정혁이는 방으로 되돌아옵니다.
 
소이랑:왔어?
 
방에서는 태나가 약간 반가운 얼굴을 하고 정혁이를 보고 있습니다.
 
적응도 참 빠른 사람입니다.
 
심정혁:근데, 아침에 나가면 어딜 돌아다니는 겁니까? 일어날 때마다 없던데. (노트는 테이블에 아무렇게나 던져 둔 채 답답한 넥타이를 풀었다.)
 
소이랑:여기저기 구경~ 일단은 백수니까.
 
그보다 이 이상현상을… 해결할 수 있으면 좋긴 하겠네요.
 
바닥은 허리가 아픕니다.
 
심정혁:참 부지런도 하지. (허리 괜찮다. 참을 만하다.) 참, 오늘 이상한 이야기들을 좀 많이 주워들었는데. 흥미 있습니까? (침대 끄트머리에 걸터앉으며)
 
소이랑:이상한 이야기? (와 처음으로 침대에 앉는 걸 본 것 같다.)
 
심정혁:(정확하다. 처음이다.)
(아침에 식당에서 들은 일, 그리고 오면서 이상한 노인을 만난 일... 6하원칙으로 깔끔하게 이야기를 풀어낸다. 다 설명하는 데 대략 4분이 걸렸다.)
(상당히 길었음;)
 
소이랑:(이상한 노인 만난 썰 푼다.)
 
심정혁:(하)
 
소이랑:그건............ 완전 흥미롭잖아! 그러니까, 이 호텔에 보석이 숨겨져 있는 거라고? (관심은 그쪽?)
 
심정혁:...그게 중요한 겁니까?
 
소이랑:아니, 보통은 관심 가지지 않아?
 
심정혁:진짜 보석이 있겠어요? 정신 나간 노인이 한 말인데.
 
소이랑:그치만 보통 괜히 그런 전설이 도는 게 아니라구. (쯧쯧, 짧게 혀 차는 소리를 내며 검지를 흔들어 보인다.) 영화같은 데 보면, 분명 뭔가 있긴 있어.
 
심정혁:..........그쪽은 영화를 좀 그만 봐야 될 것 같습니다. (1101호 손님에 대해 좀 더 관심 가질 줄 알았는데. 그만 가운을 챙겨들고 욕실 쪽으로 몸을 틀었다.) 아, 내일 떠납니까?
 
소이랑:뭔가... 뭔가 연결점이 있다니까? 느낌이 온다구. 그 아무도 들어오지 말라고 했던 1101호! 거기에 보석 숨겨둔 거 아니야? 응?? (일리 있지? 그럴 듯 하지?! 하며 욕실 쪽으로 몸을 트는 정혁이의 등 뒤로... 외친다.) 그래, 내일. 떠나기 전에 심심한데 보석 찾기 놀이 하면 안돼? (??)
 
심정혁:연결점은 무슨... 상상력이 과해. (또한 그 다운 성격이긴 했다. 뒤에서 들려오는 외침에는 대충 손을 흔들며 대답했다. 그럽시다- 나도 내일은 시간 비니까. 사실 '설마 정말로 보석 찾기 놀이를 하겠어?' 싶은 마음에 생각 없이 대답한 것에 가까웠지만.)
 
소이랑:오늘 하자고, 오늘. 내일은 아침에 떠난단 말이야~~~ (조르기 시~작!)
 
심정혁:(퀭~...) ...씻으러 들어가는 중인데, 혹시 안 보입니까?
 
소이랑:다녀와서 씻으면 되잖아? (아랑곳 X) 요 바로 윗층인데? (한... 5층 올라가야 하지만.)
 
심정혁:바로 위가 아닐 텐데... (트집) 보석 찾기 놀이를 해서 내가 얻을 수 있는 득이 뭡니까?
 
소이랑:기삿거리! 누나의 전생(?)과의 추억! 재미!
 
심정혁:만들어도 누나랑 추억을 만들지 전생이랑 굳이... (이런다) 그리고 이런 걸 기사로 쓰면 욕 먹어요.
 
소이랑:(퍽 때리지만 슉~ 통과)
말 그렇게 할래?
 
심정혁:(슉~)
 
소이랑:가라 가 씻어라 드런 놈아 (짜증!)
 
심정혁:(ㅋㅋ) 이따가 합시다 이따가. (최~대한 늦게 씻은 뒤 잠들었을 때 설설 기어나와서 깨우기 미안했다는 핑계로 미룰 모양.)
 
소이랑:...갈 거야?
 
심정혁:(대답 안 하고 쇽 들어감)
 
소이랑:갈 거지?! 야~!!!! (욕실 너머로 들리는 우렁찬 목소리)
 
심정혁:(욕실 안은 잠잠하다...)
 
씻고 나와도 꼿.꼿.하게 기다리고 있습니다ㅋㅋ
 
심정혁:...아. 스킨 바르는 걸 깜빡했네. (왜 아직도 깨어있지? 다시 들어갔다가 40분 뒤 나오는데...)
 
소이랑:넌 스킨을 40분 동안 바르니?
 
심정혁:...아. 크림 바르는 걸 깜빡. (이상하다. 왜 아직도 깨어있지?)
 
소이랑:(욕실 문 벌컥 열음)
 
심정혁:이봐요. 노크는 해주시지.
 
소이랑:다 쌌으면 나와. 가자.
 
심정혁:....
아 피곤하다 잠깐 눈 좀 붙입시다. (철퍼덕, 바닥에 눕는다.)
 
소이랑:.....................
같이 가면...
네 누나 화 풀 방법 알려줄게.
 
심정혁:알아도 내가 알지 그쪽이 압니까?
 
소이랑:내가 알지, 나랑 똑같다며? (당당)
 
심정혁:완전히 똑같진 않겠죠. 살아온 환경이 다른데.
 
소이랑:너는 약오르기만 해서 60년 지나도 화 못 풀어줄 걸?
 
심정혁:그 정도로 사이가 나쁘진 않네요.
 
소이랑:아니 엄청, 엄청, 엄청 나빠져. (악담함 거의)
 
심정혁:다른 설득 방식을 생각해 보세요. 잠깐 누워있으려니까. (뻗는다.)
(너무 싸가지 없는 탐사자 같아서 5분 뒤에 일어남)
 
소이랑:(노려보고 있음.)
 
심정혁:...귀찮은데 같이 가주는 겁니다.
 
소이랑:귀찮다는 말은 빼도 되거든. (씩씩.. 문을 열고 나가는 모습이 출장 오기 전 화내던 태나와 똑같다...)
 
심정혁:(그래도 죄책감은 반절이라는 게 차이라면 차이일까... 옷 대충 여미고 따라나선다.)
 
11층으로 가면 1101호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문밖에서 보기에는 별다를 것 없이 평범해 보입니다.
 
아무래도 잠겨있습니다만...
 
심정혁:
열쇠공
기준치: 1/0/0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1.
 
심정혁:(있겠냐고)
 
아무래도 키를 얻기 위해선 호텔 프론트에 가야 할 것 같죠?ㅠㅠ
 
심정혁:문이 잠겼으니 어쩔 수 없이 객실로 돌아가 쉬어야겠네요. 로비까지 가서 1101호 문을 열고 싶으니 열쇠를 달라고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소이랑:(꾹 민다. 슉~ 통과하지만) 기자라며? 어떻게든 해봐. (기자를 사기꾼으로 아는 건가?)
 
심정혁:어떻게든 해봐가 되겠습니까? 그쪽이 한번 해보시든지. 여긴 cctv가 많아서 몰래 따다가 걸리면 바로 철창행이에요.
 
소이랑:cctv? (몰루 그런거 1960년도에는 없어) 내가 키 얻어와봤자 거기서 못 쓰잖아! 몰래 따지 말고 얻어와, 뭐, 취재같은 거 한다고 하고. (꾹꾹. 슉~)
 
심정혁:(슉~) ...괜히 얽혀가지고. (결국 다시 로비로 내려간다. 남의 방 문을 따고 들어간다는데 뭔 핑계를 대냐고???)
(아침에 식당에서 얘기 나눴던 직원 찾기 시작)
 
호구 직원을 열심히 찾아봅니다.
 
직원:필요한 것이 있으신가요?
 
심정혁:저... 혹시 1101호실에 같이 가주실 수 있나요? 잠깐 올라갔다가 문틈으로 제 신용카드가 들어가버려서. ...아님 열쇠만 잠깐 빌려주시면 카드 찾아서 다시 돌려놓겠습니다.
 
똑똑한데?
 
심정혁:
말재주
기준치: 70/35/14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심정혁:(ㅋㅋ)
 
이 기자는 너무나 말빨이 좋았다...
 
직원:어머, 그럼 카드 찾은 뒤에 반납해주세요. (순진무구하게 열쇠를 내민다.) 아직 그 투숙객 분도 체크인하지 않으신 모양이니까요. (마주칠 일은 없겠지...)
 
심정혁:(내가 호텔 오너라면 이런 조심성 없는 직원은 당장 자르겠어. 속내는 꽁꽁 숨긴 채 열쇠를 받아들고 고개를 까딱였다. 그대로 11층으로 올라가 1101호의 문을 열어보는데...)
 
1101호의 문을 열고 들어가면 음산한 분위기가 풍깁니다.
 
분명 방을 비운 지는 일주일 정도 지났다고 하지 않았나요?
 
먼지는 쌓여 있지 않지만,
 
잔뜩 내려앉은 공기는…
 
적어도 몇십 년 간 사람이 드나들지 않은 것만 같습니다.
 
방 내부를 살펴볼 수 있습니다.
 
[벽], [바닥], [침대], [테이블] 정도가 눈에 띄네요.
 
심정혁:(테이블 위를 살펴본다.)
 
테이블에는 알 수 없는 마법진이 그려져 있습니다.
 
이전에 노트를 주운 정혁이는
 
이것이 노트에서 말하는 마법진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심정혁:(침대 위도 본다.)
 
아무렇게나 구겨진 이불과 베개가 보입니다.
 
정혁이는 이불 사이에서 무언가 반짝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심정혁:(먼지 심하겠지. 손끝으로 이불을 슬쩍 들춰본다.)
 
먼지 쌓인 이불 안에는 보석함이 들어 있으며,
 
그 안에 푸른 빛의 보석이 들어 있습니다.
 
다만, 그 빛깔은 다이아몬드나 사파이어 같은 종류의 것이 아닙니다.
 
전혀 닮지 않았지만, 벽의 울렁거림이 떠오르는 빛깔이네요.
 
기괴한 보석을 마주한 심정혁
 
심정혁:
SAN Roll
기준치: 68/34/13
굴림: 7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심정혁:(보석은 잘 챙겨둔다. 바닥엔 뭐가 있지?)
 
알 수 없는 잡동사니들이 잔뜩 떨어져 있습니다.
 
[책], 안경, 담요부터…
 
엑? 저건 양말 아닌가요?
 
자세히 살펴보기 싫은 것들이지만
 
좀 더 눈여겨본다면 죄다 굉장히 오래된 디자인임을 알 수 있습니다.
 
적어도 50년은 지나 보이지만…
 
어쩐지 그 정도로 낡진 않았네요.
 
마치 과거에서 현재로 바로 이동한 것처럼…
 
심정혁:청소를 한 거야 만 거야... [50년 전의 양말 디자인. 요즘과 구별할 수가 없다... 어지러이 놓여있는 물건들 중 책을 집어들어 펼쳐본다.)
 
조잡하게 만들어진 일지입니다.
 
대충 훑어보면 엉망진창의 악필로
 
보석에 관한 이야기가 쓰여 있습니다.
 
요약하자면 그것을 어떻게 습득했고,
 
지키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무엇을 희생했는지에 대한 내용입니다.
 
가장 마지막 페이지의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심정혁:...중학생이 쓴 건가? (이딴 생각)
(벽도 한번 살펴본다.)
 
ㅋㅋㅋㅋㅋㅋㅋㅋㅋ
 
평범한 벽지처럼 보이지만…
 
이 방에서 느껴지는 음산한 기운이 가장 강하게 다가오고 있습니다.
 
자세히 살펴보면 한쪽 벽이 조금씩 울렁이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 울렁임은 물과 같은 형태를 하고 있으나 전혀 다른,
 
고차원적인 무언가를 내포하고 있습니다.
 
적어도 절대로 손을 대선 안 될 종류의 것임을 알 수 있습니다.
 
심정혁:
SAN Roll
기준치: 67/33/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심정혁:이봐 소이랑 씨 별거 없지?
 
소이랑:생각했던 보석이 아니야... 칙칙해... (실망?)
 
보석의 기운이 사특합니다.
 
노인의 말에 따르면,
 
이걸 이제 노트대로 봉인하면 될 것 같은데요…
 
심정혁:나름 괜찮다고 생각했는데.
 
소이랑:괜찮...?
저런 게...?
 
심정혁:... (보는 눈이 없다.) 아까 그 사기꾼(=노인)이 이걸 뭐... 봉인하라고 했었는데. 사실 다 애들 장난 같아서 어울려주고 싶지 않단 말이지...
 
소이랑:왜 봉인하라고 했는지 알 것 같은데... ... (어우 사특해)
그러니까, 지금 이 이상현상이 전부 이 보석 때문이라는 거 아니야?
 
심정혁:아무리 생각해 봐도... 상식적으로 전부 말이 안 되거든요. (보석이 무슨 힘이 있다고. 그러나 밑져야 본전이라고, 테이블에 그려진 마법진 위에 피를 몇 방울 똑똑 흘린 뒤에-아까 주운 책 낱장으로 손가락을 베었다고 치자.- 덩그러니 보석을 올려두었다.) 그리고... ...주문을 외워야 하는데... (솔직히 쪽팔린다...)
 
소이랑:(ㅋㅋ 재미있게 구경하고 있다.)
 
심정혁:(속으로 외운다 주문은...)
 
소이랑:아 입밖으로 뱉어야지! (성내는 관객)
 
심정혁:(깔~끔하게 무시)
 
정혁이가 (속으로) 주문을 외우면,
 
무언가 빠져나가는 느낌과 함께
 
방안에 거대한 회오리가 돌기 시작합니다.
 
바닥에 깔린 잡동사니가 솟구치고…
 
팍!
 
무언가 정혁이의 얼굴에 달라붙습니다.
 
심정혁:... (뭐야? 떼어내본다.)
 
거기까지 읽었을 때,
 
심정혁:...이런.
 
문이 벌컥 열리며 누군가 뛰어 들어옵니다.
 
아침에 부딪혔던 검은 옷의 사람…
 
아니, 후드 아래로 드러난 얼굴은
 
아까 점을 봐준 그 노인입니다.
 
그가 외칩니다.
 
노인:위험하네!!
 
동시에 노인을 추격하던 두 명의 인물이 창문을 깨고 들어옵니다.
 
여긴 11층인데?
 
….라는 의문을 표할 길도 없이,
 
쳐들어온 자들은
 
…라고 외치고 있습니다.
 
심정혁:싸울 생각 없는데, 그냥 말로 해결하시죠? 기자가 사람 때렸다가 경찰 조사 받았다는 내용을 신문으로 접하긴 싫습니다...
(설렁설렁 때리는 시늉만.......)
 
심정혁:
비무장
기준치: 65/32/13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3
 
1 번째 인물에게 슬렁 주먹을 휘두르는 척...
 
두 명의 인물:큿... 넌 뭐냐.....!!!!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16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피했습니다.
 
심정혁:(ㅋㅋ)
 
정말 휘두르는 척만 했네요.
 
허공에 주먹을 휘두른 정혁이와...
 
심정혁:(때리지 말자...)
 
소이랑:...?
 
이 상황을 전혀 볼 수 없는 태나
 
노인:저 자들은 주문을 쓸 수 있어! (나도 쓸 수 있지만...!) 조심해야 하네!! (모두 나 때문에 벌어진 일 같지만!! 마력 1를 사용하여 대상을 포박한다.)
 
심정혁:주..........문...? (영화 찍나...)
 
두 명의 인물: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47
판정결과: 실패
이 치사한....!!!
 
인물들의 발이 6턴 동안 묶입니다.
 
오래도 묶여있네
 
심정혁:(하)
 
그냥 묶어두고 팹시다
 
심정혁:(좀 양아치 같긴 한데)
 
소이랑:뭐야? 뭔데?
 
심정혁:그냥 스트레칭하는 겁니다. (진짜 스트레칭하는 척;;; 팔 뻗는 척 휘두르기...)
 
2 라운드
 
심정혁:(아자! 스트레칭)
비무장
기준치: 65/32/13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정말 스트레칭을 했습니다.
 
국민체조는 좋은 운동이죠.
 
두 명의 인물:(우릴 봐주는 건가?... 조금 감동..)
 
심정혁:(시원하다)
 
노인:무슨 젊은이가 저렇게 맥아리가 없어! (마력 2를 사용해 상대에게 마탄 공격을 합니다.)
 
두 명의 인물:
회피
기준치: 60/30/12
굴림: 2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하 겁나 잘 피하네
 
심정혁:(황당...)
 
3라운드
 
심정혁:(슬슬 힘을 써야 하는데...? 그러나 이번에도 스트레칭)
비무장
기준치: 65/32/13
굴림: 99
판정결과: 실패
피해: 6
 
스트레칭 하다 자빠지겠는데
 
발을 삐끗할 뻔..! 합니다.
 
심정혁:(기억에서 지워버린다.)
 
소이랑:(이제 그냥 재미있게 구경중)
 
노인:(같은 편?을 북돋아줘야 하는데 짜게 식은 눈으로 보게 된다. 다시 마력 2를 사용해 마탄 공격!)
 
두 명의 인물: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77
판정결과: 실패
 
인물 1의 체력이 5 감소합니다.
 
크리티컬 ㄷㄷ
 
심정혁:(오...)
 
4라운드
 
심정혁:(그냥 이렇게 스트레칭만 하고 노인이 혼자 장정 두 명을 쓰러뜨리게 놔둔다면 나는 손 안 쓰고 코 푼 격이 되는 게 아닐까? 하는 몹쓸 생각 중.)
(스트레칭!)
비무장
기준치: 65/32/13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피해: 5
(ㅋㅋ 흐느적~~)
 
정혁이는 싸움이 너무너무 싫었따
 
손 안 쓰고 코 풀고만 싶다.
 
심정혁:(폭력은 안 돼~^^)
 
노인:잘 좀 해보게;;; (황당)(다시 마력 2를 사용해 마탄 공격 한다.)
 
두 명의 인물: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인물 1의 체력이 3 감소합니다.
 
두 명의 인물:헉..헉... (아무고토 못하고 처맞기만)
 
심정혁:(그 옆에서 스트레칭!)
 
5 라운드
 
심정혁:(슬슬 진짜 쪽팔린다... 하지만 스트레칭!)
비무장
기준치: 65/32/13
굴림: 97
판정결과: 실패
피해: 3
 
소이랑:(내일 알 배기겠다 저 정도로 열심히 하면...)
 
심정혁:(큼큼...)
 
노인:아 진짜 좀
 
심정혁:(^_^)
 
노인:(헉..헉... 마력 2를 사용하여 마탄..!!!)
 
심정혁:(하)
(슬슬 노인학대 같다)
 
두 명의 인물: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아니? 우리 학대야
 
심정혁:먼저 쳐들어온 게 누군데.
 
인물 1의 체력이 3 감소합니다.
 
인물 1 넉다운,,,
 
심정혁:(잘 가게...)
 
6 라운드
 
심정혁:(깊.생해보니 ㅅㅌㄹㅊ이라는 단어를 썼을 때마다 실패했던 것 같음... 이번엔 ㅅㅌㄹㅊ 안 하고 그냥 우연히 팔을 뻗었는데 맞는 걸로 하자)
비무장
기준치: 65/32/13
굴림: 61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5
(ㅋ)
 
진짜 스트레칭이 문제였다고?
 
두 명의 인물: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70
판정결과: 실패
으앙ㅠㅠ
 
심정혁:(ㅎㅎ)
 
인물 2의 체력이 5 감소합니다.
 
노인:이제야 싸울 마음이 든 겐가...! (너무너무 장하다. 마력을 2를 쥐어짜 공격한다.)
 
심정혁:(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아황당)
 
두 명의 인물: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51
판정결과: 실패
이, 이 비겁한......!
 
얘네도 참 지독하게 실패한다
 
7라운드
 
심정혁:(이번에도 ㅅㅌㄹㅊ 말고 진짜로 공격을...)
비무장
기준치: 65/32/13
굴림: 47
판정결과: 보통 성공
피해: 2
 
생각해보니 아까 마이너스를 안굴렸는데? 2가 감소했었음
 
두 명의 인물:이번만 버티며어어어언
회피
기준치: 40/20/8
굴림: 44
판정결과: 실패
 
심정혁:(헤헤)
 
그 말을 유언처럼 남기고
 
풀썩... 인물 2마저 쓰러집니다.
 
심정혁:(잘 가게2)
 
노인:잘 가시게.
아아, 정말 잘 했어. 이걸로 다 해결되었어...
 
중얼거리며 노인이 다가옵니다.
 
그리고 탐욕스러운 눈으로, 보석을 강탈해갑니다.
 
노인:아아! 드디어 손에 넣었어!
60년의 기다림 끝에, 아아아…!!
 
심정혁:...?
 
보석은 해제 주문을 외웠음에도 더 강한 빛으로 빛나고 있습니다.
 
애초에 주문을 전해준 것도 저 노인이었죠.
 
그렇다면 설마,
 
보석을 손에 넣기 위해 우리를 속인 걸까요?
 
정혁이가 무언가 행동을 하려던 그때,
 
보석이 기묘한 빛깔로 변하면서
 
자신을 쥐고 있는 노인의 손을 잡아먹습니다.
 
아니, 녹아간다고 해야 할까요?
 
노인도 그것을 눈치챘는지 비명을 지르지만,
 
보석은 아랑곳하지 않고 그의 손끝부터 팔,
 
어깨, 가슴을 차례차례 먹어 치웁니다.
 
바둥거리는 발끝까지 전부 삼킨 후
 
반짝, 최후의 빛을 뿜으며
 
가루가 되어 사라지네요.
 
마치 오래 기다린 자신의 주인과 하나가 됨을 바라는 것처럼…
 
기괴한 현상을 마주친 정혁이.
 
심정혁:
SAN Roll
기준치: 66/33/13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와 동시에 울렁거리던 벽도,
 
방 전체를 휘감던 음산한 기운도 사라집니다.
 
옆에 있던 이랑을 바라보면 조금씩 흐려지고 있습니다.
 
소이랑도 말합니다.
 
소이랑:심정혁. ...네가 흐려지고 있어.
 
심정혁:... (상황을 파악하기도 전에 손이 먼저 뻗어나갔다. 네 팔을 붙잡았지만 당연하게도, 그냥 통과해 버리고 만다.) 소이랑 씨, (그러고는 다급한 목소리로 제 할 말을 전했다.) 딱 하루만, 하루만 더 호텔 스미스에 머물러요. 예약해 둔 열차, 스코츠맨 열차는 취소하고 하루만 더.
 
정혁이는 이별을 직감합니다.
 
앞으로 남은 시간이 많지 않겠네요.
 
전하고 싶은 말이 있나요?
 
막고 싶은 죽음이 있나요?
 
그것이 과거에 이미 죽은 사람이라고 해도,
 
다시 태어난다고 해도
 
의미를 전하고 싶나요?
 
그 말을 들은 태나는 조금 당황한 듯 보이지만,
 
옅게 웃어보입니다.
 
소이랑:... ...그건 미래 사람의 감?
 
심정혁:...모델 되고 싶다면서요. 그럼 내 말 잘 새겨들어요. (하필 그 사람의 전생이라 더 신경 쓰이는 걸지도 몰랐다. 하필이면 그 사람이라.)
 
소이랑: 응, 되고 싶어. 좋은 인연도 찾고 싶고... 아직 하고 싶은 게 잔뜩 있는 걸. (내일 타는 기차가 스코츠맨 기차라는 말을 했던 적이 있었나? 어렴풋이 기억을 되돌아 보지만 없었던 것 같다. 정말 신기한 일이네, 하고 중얼거리며 어쩐지 조급해 보이는 얼굴과, 잡을래야 잡히지 않는 손목에 차분한 시선이 번갈아 닿는다.) 정혁아. 지금 노력하고 있는 거지? (정해진 운명을 바꾸기 위해. 그런 뒷말은 굳이 하지 않았다.)
 
심정혁:... (이상하게도 지금 이 순간에, 가장 기다리는 사람의 연락이 도착했을지가 문득 궁금해졌다. 아직도 네 몸은 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지푸라기 잡듯, 허공이라도 계속 쥐고 있었다.) ...그때 제가 그랬었죠, 미래는 모르는 게 좋다고. 생각해 보니 꼭 그런 것만도 아니네요. (몹시도 잔잔한 목소리. 진심은 닿았겠지, 생각하고 있는 듯했다.)
 
소이랑:그곳에 있는 나는 말을 잘 듣는 누나일지 모르겠네. (붙잡히지 않는다. 그러나 그런 것처럼 있었다. 단지 시늉일 뿐이더라도 그런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별다른 접촉이나 연결은 없었다. 그럼에도 누군가와 꾸준하게 말을 나누고, 자잘하게 다투고, 옆에 있다는 것만큼은 거짓이 아닌 시간이었으니, 마지막만큼은 진짜처럼 있어도 괜찮겠지 싶다.) 그리고~ 변하지 않는 미래같은 건 없다고도 했었지. 스스로 개척하는 거라고도.
있지, 지난 이틀 동안 불편했어?
 
심정혁:말 잘 듣는 성격 아닌데. 알잖아요? 바라지도 않습니다 그런 건. (그러니까 그쪽한테도 잔소리 해줄 사람이 좀 필요해요. 아직은 못 만난 것 같지만. 내가 이 호텔에서 머물지 않았더라면 너는 이 세상에서 사라졌을까. 일어나지 않을 일인데도, 그런 생각이 들자 가슴이 답답해져왔다. 그저 골칫덩어리로만 생각했었는데.)
불편했죠 많이. 난 바닥에서 잤으니까요. (물론 제 의지였고, 딱히 너를 탓하는 듯한 말투도 아니었다. 장난치듯 웃으며 꺼낸 말.)
 
소이랑:역시 이쪽에서도 심정혁을 찾아야 하려나? (아마 더 친해졌다면 너는 훨씬 잔소리가 많았을 것이다. 사사건건 신경 쓰고 간섭하는 것이 네 애정의 표현일지도 모르지. 하지만 역시 귀찮을 것이라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더 알아가는 시간을 누릴 수는 없겠지만, 어쩐지 이것만으로 많은 것을 알게 된 기분이다.) 어떡해, 나는 편했는데. (마찬가지로 농담처럼 웃어내면 옅게 볼이 패였다. 그마저 머지 않아 투명해진다.) 그럼 사과해야겠네.
이거야, 화를 풀어줄 방법이라는 거. 같이 찾아줬으니까 보답.
 
심정혁:찾으면 좋고요. 적어도 그쪽한테는 호의적인 사람일 테니까. (제 전생이 어떤 성격인지, 또 어떤 직업을 갖고 있는지까진 알 수 없었으나, 방금 제가 한 그 말만큼은 확신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는 아주 잠시, 운명이라는 것을 믿어보기로 했다.)
...그것만으론 안 풀릴 것 같은데. (적어도 선물이라든가, 꽃이라든가 사가야 하지 않나. 중얼거리는 걸 보면 여전히 소태나라는 사람에 대해 아직 잘 모르지 싶다.) ... (익숙한 향수 냄새가 점점 옅어지는 것만 같다. 애초에 유령에게선 어떠한 향도 나지 않았는데도.) 알려줘서 고맙네요. 한번 써먹어볼게요. (이제는 거의 흐릿해져 형체도 알아볼 수 없는 사람에게 말했다.)
 
소이랑:그런 사람이 있다고 생각하니까 든든한데. (보이는 것은 다르지 않았다. 앞의 인영은 흐려져 기껏해야 목소리만이 들려오는 정도였다. 그런데도 들려오는 말에는 빠짐없이 대답해 주었다. 글쎄. 아마 효과 좋을 걸? 하고. 그게 아무리 사소하고 금세 흩어지는 말이라고 하더라도...) 나 너무 걱정하지 마. (마지막으로 그 말을 남긴 채로. 그 즈음에는 둘 다 웃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
 
마지막 말은 무엇이었나요?
 
그녀에게 무엇으로 당신의 진심을 전했나요?
 
어느새 소이랑은 완전히 흐려져 사라집니다.
 
소란을 듣고 올라온 호텔 직원은
 
난장판이 된 방을 보며
 
이게 어떻게 된 일이냐 정혁이에게 따집니다.
 
아아, 오늘 밤은 이랑이 없어도 소란스럽겠어요.
 
.
 
.
 
.
 
.
 
.
 
.
 
…다음 날 아침,
 
정혁이는 조금 퀭한 눈으로 조식을 먹으러 내려옵니다.
 
한바탕 소란이 휩쓴 호텔의 식당은 어쩐지 어제보다 북적이네요.
 
옆 테이블에서 목소리가 들립니다.
 
A:나 어제 재밌는 거 봤다?
그, 60년 전에 이 근처에서 스코츠맨 열차 전복 사건이 있었대.
죽은 사람은 없었는데 좀 큰 사고였다나 봐.
그런데 출발하기 직전에 환불이 안 되는데도 열차표를 취소한 사람이 있다 하더라고?
그래서 인터뷰를 했더니, 자기한테 표를 취소해달라고 부탁한 사람이 있었대!
 
B:그게 뭐가 신기해?
 
A:들어봐. 그로부터 3년 뒤에…
똑같은 열차 사고로 목숨을 잃었다나 봐.
그래서 그런 말이 돌았대. 운명은 실존하는 거 아니냐고.
거기에 누가 끼어들어서 시간을 조금 비튼 거지!
미래인 이라던가, 예언자라던가!
 
어때, 신기하지? 라는 말 뒤에는
 
그게 뭐가 신기해~ 다 지어낸 이야기지.
 
…라는 퉁명스러운 반응이 돌아옵니다.
 
그 뒤로도 두 사람은 한참을 아웅다웅하는군요.
 
정혁이는 빵을 씹으며 어제의 일을 떠올립니다.
 
자신의 삶을 열심히 살던 전생의 태나는
 
마치 운명처럼 돌고 돌아 자신의 곁으로 와 줬습니다.
 
비록 조금 다투긴 했지만,
 
이 또한 함께하기 때문에 있었던 잠깐의 에피소드겠지요.
 
그런 생각을 하며 만지작거리던 핸드폰이 울립니다.
 
화면에는 태나의 이름이 쓰여 있습니다.
 
소태나:…약 먹었어. 감기도 괜찮아졌구.
심정혁… 기념품 사올 거지?
 
전화를 받으면 조금 멋쩍은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울립니다.
 
심정혁:...안 사가. 돈 없어. (어제 일은 정말 꿈을 꾼 것마냥;)
 
소태나:쪼잔이...~ 아직도 화났어?
 
심정혁:바빠. 이따 전화해. (밥 먹고 있으면서)
 
소태나:너 이따 꼭 연락해! 전에 그 일은, 미............................................ 미안했으니까.
 
심정혁:... ..... ....... (빵조각을 입에 넣다가 우뚝...)
...나도. (하고선 전화를 뚝 끊어버린다. 빨리 한국에 돌아가야지, 생각하며 남은 음식들을 입에 욱여넣었다.)
 
재빨리 끊어버렸음에도 전화기 너머에서 웃음이 들려온 것 같습니다.
 
당신을 놀라게 만든 호텔 스미스의 유령은 사라졌습니다.
 
하지만 그것은, 다시 만나기 위한 잠깐의 이별이었겠죠.
 
그녀와 함께하는 시간, 관계 감정…
 
이왕 함께하기로 한 거,
 
적어도 이것들을 공유하는 동안만큼은 행복해집시다.
 
함께 살아갈 몇십 년의 시간을 위해서.
 
앞으로의 삶을 위해서.
 
그리고 당신을 위해서.
 
수고하셨습니다!

핸드아웃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