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덜 달아난 눈가를 문지르며 천을 걷습니다.
다양한 색상과 모양의 지붕이 한눈에 펼쳐집니다.
히마리:(이것은 익숙한 기시감. 몇년 전 그곳에서도 이와 비슷하게 무언가를 마주했던 날이 있었다.
...보고싶진 않지만,신경질적으로 창밖을 향해 시선을 돌린다.)
그리고 기이한 각도로 꺾인 팔과 다리가 보입니다.
기상하자마자 생면부지 타인의 추락사를 목격한 히마리,
히마리: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61 |
| 판정결과: |
실패 |
히마리의 집 안쪽으로 어둑하게 그림자가 지더니
히마리:
SAN Roll
| 기준치: |
58/29/11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시체 주변에 둥글게 원을 그리고 구경 중입니다.
입을 타고 소문이 퍼지는 것만은 막기 힘든 듯합니다.
구경꾼2:아니, 세상에. 신을 믿어도 그렇지, 왜 이런 짓을 하는 거야?
히마리:
교육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1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어떻게 해석해도 종교적으로밖에 보이지 않습니다.
입에 잔뜩 피가 고인 까닭에 잘 들리지 않았지만,
그 발음은 어디서 많이 들어본 듯한 지명이었습니다.
고개를 돌려보면 굉장히 낯익은 얼굴과 마주합니다.
유모:세상에, 이게 누구인지. 혹시 나를 알아보겠나요?
히마리:... 함께한 세월이 얼마인데. 오랜만이네, 유모.
유모:그러게 말이에요. 아가씨는 아주 작고 어렸을 때부터 제 손을 탔지요. (추억을 회상하듯 잠시 웃다가) 그동안 어떻게 지냈어요? 이렇게 밖에서 만나게 될 날이 오다니...
히마리:나는 무탈해. 많은 것을 잃었지만 많은 것을 .... (얻었다고 할 수 있는가? 그 아이를 버리고, 그 성을 버리고 이 손에 쥐어진 것은 무엇이지? ... 알 수 없었다. 답을 내릴 수 없는 문제이기에.)
...
유모야 말로, 그곳에서 뼈를 묻을 줄 알았는데.
유모:저는 아가씨가 무사히 살아있으리라 믿고 있었어요. 그래도 조금 야위신 것 같은데... (조금 거친 손으로 네 뺨을 감싸보더니) 그때, 신쿠의 칼에 베였었잖아요. 이상하게 그 이후로 성과 사람들이 꺼림칙하게 느껴지더라고요. 신과 교리를 위해 하는 행동 하나하나가 징그럽고, 역겨워서... 결국 밤에 몰래 성에서 도망쳐 나왔답니다.
히마리:걱정하는거야? 됐어, 이제 내 나이가 몇인데... 유모는 아직도 나를 애취급하고. (눈을 살짝 내리더니 부드럽게 손길을 밀어낸다.)
징그럽고 역겹다라, 재미있는 표현이라 생각해. (당신도 나도 그곳의 가담자 중 하나였다. 이제와서 발을 뺀다 하여금, 스스로를 깨끗한 인물이라 자부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유모, 나도 징그러웠어? 라는 물음이 목끝까지 몰라온다. )
역시... 이곳에서의 삶이 더 낫지?
유모:제 손으로 먹이고 재운 아이인데, 몇 살이어도 아가씨는 아가씨지요. 내려와서 마을에서 평범한 사람들과 부대끼고 보니... 그 성과 마을이 얼마나 미친 곳이었는지 알게 되었어요. (네가 밀어낸 손을 다른 한 손으로 덮으며) 종교라는 게 참 무서워요, 그 당시의 제게는 그것 뿐이라고 생각했는데...... (피웅덩이 쪽을 곁눈질한다.) 최근에 있었던 일은 알고 있나요?
히마리:그래, 그건 그렇고. (더이상 그곳 이야기는 하고싶지 않다는 듯 짧게 끊어낸다.) .... 무슨 일?
그 마지막 표정은 더없이 환희에 차 있었다는 문장은
아주 오래도록 당신의 기억에 남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전야제, 축일 당일의 번제, 후야제로 구성된 축제는
종교의 일원들 간 인연을 더 끈끈하게 맺어주었습니다.
히마리:
지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조금 더 각별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거대한 사건이 발생할 것 같다는 예감이요.
유모는 당신의 양 손을 붙잡고 젖은 눈으로 응시합니다.
유모:아가씨는 내색하지 않으시지만, 저는 아가씨가 걱정이 되네요. 이렇게 홀로... 타지 생활이 힘들지는 않나요? (누군가의 부재를 부러 입에 올리지는 않은 채로) 우리 집에 방이 하나 비어 있어요. 아가씨만 괜찮다면......
히마리:... 유모도 알잖아, 나 까다로운거.
누구처럼 쉽게 맞춰줄 사람 아니면 피곤하기만 하겠지. 이리 살아온지도 제법 시간이 지났으니... 필요없어. (자조적으로 웃는다.)
유모:그렇게 말씀하실 줄 알았어요. 허투루 하는 말은 아니었지만... 정 그렇다면 이거라도 받아주세요.
유모는 자신의 목걸이를 벗어서 당신의 목에 걸어줍니다.
줄이 조금 낡은 목걸이는 안에 홍옥이 박혀 있고,
주변으로 후광 모양의 섬세한 세공이 되어 있습니다.
유모:아가씨와 신쿠에게는 고맙고 미안한 일이 많아요. 언제든, 어려운 일이나 부탁하고 싶은 일이 생긴다면 전령에게 이것을 달아서 내게 보내요. 목걸이 안에는 우리 집 주소가 적힌 쪽지가 담겨 있답니다.
히마리:응. 고마워. (목걸이를 매만진다.) ...나한테 유모는 엄마같은 사람이야. 그러니까, 당신을 원망하진 않는다고. 언젠간 그 죄책감에서 풀려나길 바랄게.
유모는 이것저것 먹을 것까지 챙겨준 뒤에야 당신을 보내줍니다.
우체통 안에 낯익은 질감의 편지지가 꽂혀 있습니다.
혹은 다시는 돌아가지 않겠다고 다짐했을지도 모르죠.
히마리:.... 신쿠. (애타는 마음으로 그 이름을 불러본다. 너는 어떻게 지내고 있는지, 무얼 하고 있는지. 그 자리의 무게에 짓눌려 아프진 않을지. 둑 터지듯 밀려오는 그리움에 눈을 감는다.)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까... 보고 싶구나.
신분을 복잡하게 따지지 않고 성의 사용인을 고용했었죠.
사용인으로 위장한다면 잠입을 할 수 있겠네요.
히마리:너는 나를 아직도 원망할까... (잠시 얼굴을 보는 것 정도야 어렵지 않다. 익숙한 곳이니 더더욱 자신있다. 그리 생각하자마자 미사보를 찾기 시작했다. 나는 이곳에 있는데, 여전히 내 마음은 그곳에 머물러있구나- 하면서.)
다만, 오래 전에 걸어둔 주문이므로 재착용 1회만 유효합니다.
히마리는 날이 밝을 무렵 마을 입구에 도착합니다.
오늘 밤에 있을 전야제 준비가 한창인 듯 합니다.
머리 위에 장미 자수가 놓인 검은 베일이 올라오자,
인력 고용을 담당하는 관리자가 있을 곳으로 걸음을 옮깁니다.
당신의 눈에 들어오는 것은 변하지 않은 부분입니다.
이러한 부분이 당신의 기묘한 향수를 자극합니다.
미사보에 인식 저해 주문이 걸려있다는 걸 알고 있는데도
하루코:왜 놀고 있어요? 준비가 절반도 안 돼서 얼마나 불안하다고요!
빨리빨리 좀 움직입시다!
하루코:(자연스러운 반말에 미사보 안에서 눈썹 움찔...) 당신, 외부에서 온 인력인가요? 아직 옷도 안 갈아입고 뭐하는 거람.
히마리:그런데? .....요? 옷은 어디있는데? .............요? (성미에 맞지않는 존대를 사용하느라 이쪽도 불편하다...)
하루코:저기 2층의 빈 사용인실로 들어가면 있어요. 갈아입고 나오면 일감을 줄 테니 어서 다녀와요. (계단을 가리키며) 이 성 안에서는 빠릿빠릿하게 행동하세요. 그래가지고 어디 써먹겠어요?
히마리:(째릿..........) (말없이 간다..)
허전하리만큼 빈 사용인 숙소 안으로 들어갑니다.
자세히 살펴보니 신쿠가 옛날에 사용했던 것과 같은 방 입니다.
히마리:...오랜만이네. 정말. (탁자를 쓸어본다.)
텅 빈 화병 하나가 자리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화병 밑에는 신쿠 이전에 방을 사용한 사람이 쓴 듯한
죽은 뒤에 홍뱀이 지배하는 고천원에 간다고 믿습니다.
영생과 완전한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합니다.
다들 여전히 꿈을 좇는구나.
(침대에도 슬쩍 앉아본다)
다른 사용인와 함께 사용하는 2층 침대입니다.
다만, 방이 이렇게 많이 빈 것으로 보아하니,
히마리:어릴땐 이곳이 크게 느껴졌는데... 이제보니 한참 좁아.
옷은 여기있는건가? (자리에서 일어나 옷장 문을 연다.)
수북하게 쌓인 먼지가 손가락 모양대로 눌려 흩어집니다.
내 쪽이 훨씬 비쌀텐데...
(맘에들지 않는 얼굴로 옷을 갈아입는다...)
히마리:
듣기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4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옆 방에서 조촐하게 식사 중인 사용인들의 대화가 들립니다.
사용인 1:그러고 보니, 가주님께서 건강이 많이 악화되신 것 같더라고.
사용인 2:아… 나도 지난 번에 옷 시중 들다가 봤는데, 무슨 자국이 생기셨더라.
사용인 1:아, 그거? 궁금해서 가주님께 여쭤봤는데, 그건 ‘성흔’이라고 하셨어.
사용인 2:그런 게 나타날 정도면 고천원에 입성할 준비가 된 거겠지.
우리들은 아직 멀었어.
사용인 1:(부스럭거리는 소리가 들리더니) 그 모양대로 살결을 불에 그을려봤는데, 어때?
사용인 2:관둬, 이런 흉내로는 턱도 없는 거 알잖아?
진짜가 아니니까.
사용인 1:머리카락을 좀 주워오긴 했어. 이걸 먹으면 나도 진짜 성흔이 생길까? (웃음소리)
그 대화를 끝으로 사용인 1과 2는 바쁘게 성 밖으로 나갑니다.
아마, 전야제를 준비하는 무리에 섞여 알아볼 수 없게 되겠죠.
사용인 옷이 꼭 맞게 떨어지는 히마리의 모습이 비칩니다.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도 알지 못하고 돌아와
모든 것들이 오랜 시간 묻어둔 당신의 마음을 건드립니다.
히마리:(내가 나고 자란 장소. 고작 몇 년의 공백으로는 덮어둘 수 없을, 수많은 추억들이 쌓여있는 이곳. 한때는 누구보다 절실하게 이곳에서 벗어나기를 갈망했던 것 같다. 이제는 완전한 외부인이 되어 돌아왔지만..)
다른 사용인에게 끊임없이 지시를 내리며 걸어가고 있습니다.
하루코는 닥치는 대로 사용인에게 심부름을 시키더니,
하루코:자, 당신은 이걸 가주님께 드리고 오세요. 전야제의 의복이라고 말씀드리고요.
하루코:의복이 많이 복잡하니 시중을 들고 오셔야 합니다.
하루코:가주님이 축일 준비로 많이 피곤해보이시니, 심기를 거스르지 마시길.
그럼 잘 부탁해요? 히나.
심지어 당신을 다른 사용인과 헷갈렸나 봅니다.
하긴, 아무에게 가주와 접촉할 기회를 주진 않겠죠.
어찌 됐든, 왁자지껄한 전야제 준비 현장을 뒤로 하고,
히마리:(두려움과 그리움이 교차한다. 내 손으로 너를 내쳐놓고선, 다시 만나러 온 이 상황이 스스로조차 자조를 참을 수가 없었다. 하지만 더이상 도망가서는 안 돼. 그렇지, 신쿠?)
...옷을 가져왔어요. (노크한다.)
그리고 어스름한 채광이 당신의 발목을 붙잡습니다.
이 성에서 살던 그 시절과 무엇 하나 달라진 것 없습니다.
주인의 낮잠을 비호하듯 길게 늘어져 있습니다.
소리를 내어 불러도 대답은 돌아오지 않습니다.
아무래도, 가주를 깨우기 위해선 캐노피를 젖혀야겠습니다.
얇은 캐노피 천 아래 흐릿하게 누운 인영이 비칩니다.
히마리:(너를 만난 이후로 우린 한시도 떨어져 있던 적이 없었지. 그리고 지금, 5년이란 시간이 흘렀다. 너는 변했을까. 그 아이처럼 달라졌을까. 눈 돌린 곳을 다시 마주하기란 좀처럼 쉬운 일이 아니지만... 손을 뻗었다.)
이 나이가 된 이 사람마저 완전한 처음이 아니니,
결국 변하지 않은 부분을 눈으로 찾게 될지도 모릅니다.
히마리:(머리가 많이 길었네... 얼굴도 야위었어.)
지금은 히마리가 아닌 사용인으로서 신쿠를 깨울 시간입니다.
히마리:
관찰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당신의 손목을 아플 정도로 세게 움켜쥐고 있습니다.
어딘가 냉담해진 시선은 히마리를 뚫어져라 응시합니다.
미사보 너머까지 관찰 당한다는 착각이 들 정도입니다.
아, 새로운 시종인가?
방금 막 잠에서 깬 목소리는 반쯤 잠겨 있습니다.
아무래도 미사보는 제 역할을 톡톡히 해낸 모양입니다.
그리고... 아파요. (손목을 본다.)
신쿠:...리. 하루코가 보냈습니까? (움켜쥔 손목을 풀지 않은 채로 시선을 내린다.) 나는 또 누군가 쥐새끼처럼 기어들어와, 머리카락이라도 한 올 주워가려고 하나 했는데. 그건 아니고요?
히마리:전야제 의복 건으로. (고통에 잠시 눈을 찌푸린다. 여전히 얼굴을 마주할 용기가 나지않아 시선을 부러 돌렸다.) 그리고... 쥐새끼가 아니라, 시종으로 왔어요. 전.
신쿠:(그제서야 네가 팔에 걸고 있는 옷감을 인식하고, 손의 힘을 천천히 풀었다.) 아, 그래요. (무감하게 중얼거리더니 몸을 일으킨다.)
그대로 슬리퍼도 신지 않은 맨발로 욕실로 향합니다.
신쿠:...안 따라오고 뭐합니까? 시중을 들기 위해 온 줄 알았는데.
히마리:욕실에요..? 제가....? (조금 얼빠졌다...)
신쿠:(얼빠진 표정에 도리어 어이없다는 듯 피식 웃는다.) 그럼 무슨 일을 하려고 왔는데.
히마리:....가요. 걸음이 원체 빠르셔서.. 나참.
혼자서 복잡한 옷을 입기 힘든 몸이 되었습니다.
가주는 신도들에게 항상 완벽하고 깨끗한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신쿠:(내의를 걸친 채로 욕조에 들어가 몸을 뉘이자, 누군가 미리 받아두었던 물이 흘러 넘친다.) 여러모로 몸이 좀 불편해서. 어차피 당신들에게는 영광인 일 아닙니까?
히마리:(팔을 걷어붙이고 머리를 뒤로 넘긴다. 여전히 잡일 같은 것은 익숙치 않다는듯, 어색한 손길로 네 머리를 쓸어넘긴다.) 가주께서 불편하시다는데.... 이를 영광이라 부르는 자가 있는 것이 이상하지요. 혹, 누군가 그러던가요?
신쿠:이 불편함마저 지극하신 홍뱀의 사랑이니. (기도문을 외우는 것처럼 평이한 어조.) 그것을 가까이 하는 것은 물론... (감았던 눈을 천천히 뜨고는) 보는 것, 듣는 것. ...만지는 것. 모두 기뻐해 마땅한 것이겠죠. 당신도, 나도. (갈수록 모르겠네. 끝에는 중얼거리듯 뱉는다.)
히마리:그럼 가주님은 사랑받고 있다 느끼시나요? 스스로의 모습에 만족... 하시나요. (네가 밀어내고 내가 밀려난 자리. 혹은 이 모든 일이 없었더라면 지금처럼 네가 오르게 되었을 자리. 그 자리에 남은 것은 가시 돋친 왕관뿐이다.) ... 가르침이 부족한 저로서는 이해하기 어려운지라.
신쿠:사랑? ...누구에게서요. 존귀하신 신으로부터? (고개를 뒤로 젖히며 조금 웃는다.) 예, 사랑받고 있습니다. 만족하고 있어요. 이렇게 잘 느껴지는데요. (의수로 거뭇한 목께를 한번 쓸더니) 재미있는 일이죠? 저는 '히메미야'도 아닌 것을.... ... 아, 당신은 모르려나.
그분이 저를 부르고 계십니다. 너절한 육신 따위에 연연할 것 없이 자신의 곁으로 오라고. 그때는... ... 정말 이 모든 것을 끝낼 수 있을 테니. 기대가 되네요.
히마리:...그럴리 없어. (그가 고개를 젖히면 눈이 마주친다. 그 눈동자에는 언제나 빛이 담겨있었는데, 지금은 빛을 잃은 저로서도 알 수 있었다. 시선 끝에 무엇 하나 걸린 것이 없다고. 저도 모르게 거칠어진 그의 뺨을 가볍게 문질렀다.) 내 눈에는 이렇게나 야위었는데.
가주님이 이전 가문의 자들과 친족사이가 아니라는 것은 알고 있어요. ...원망스럽진 않나요, 그들이.
신쿠:......그러면 안 되죠, 리. (목께를 맴돌던 손이 올라가, 뺨을 쓸어내리는 손끝을 쥐었다. 그대로 상체를 가까이 끌어당긴다. 면사포가 얼굴에 간질일 정도로 가까이.) 가주께서 직접 이렇게 정답을 일러주는데,
당신이 뭘 안다고?
이곳에서 당신이 해야 하는 말은 정해져 있어. 모른다는 것이 때때로 모든 것에서 면죄부가 되어주지는 않습니다. 알아들었다면, 주제 넘은 소리도 그쯤 하는게 좋겠죠. 특히 그들을, (어떤 이름을 씹어삼키는 것 같았다.) ....를 입에 올리는 것은... ...
무릇 종이라면, 주인의 심기를 살필 줄도 알아야 하지 않겠습니까?
히마리:읏...! (벗어날 수 없는 손길에 떠밀리듯 순간적으로 끌려간다. 사이에 둔 것은 얇디 얇은 면사포 하나. 흘러내린 머리카락이 그의 숨결에 살랑이면 그제서야 놀란 숨을 삼킬 수 있었다.) 난, 그저 당신의 안위가 걱정되어서...
제 오산이였던 것 같지만요. (쿵쿵, 빠르게 뛰는 심장을 애써 무시한채 고개를 들고 덤덤하게- 부러 말했다.) ... 그래요. 원하신다면 기꺼이 이 입에도 꿀을 바르도록 하죠.
(아아. 나는 지독하게 원망받고 있구나, 그 이상 묻지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이 있었다. 역시 그렇게 헤어지면 안되는거였어. 네가 어떤 말을 쏟아내도 내가 자리를 지켰어야 했던거야. 지독한 후회가 밀려온다.)
신쿠:그 또한, 당신 눈에는 제가 걱정을 받아야 할 정도로 형편없다고 말하는 것과 다름이 없네요. (아까와는 다르다. 대상을 명확히 인식하고 있으므로,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을 정도의 힘만이 손아귀에 실렸다. 딱 그 정도의 힘에 놀라는 여자라니. 어지간히 곱게 자라왔나 보지. 비웃듯 입꼬리를 올렸다. 짧은 시간이지만 그런 것을 눈치채는 것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종종 짧아지는 어미나 물을 묻히는 어설픈 손길이 그 삶의 궤적을 짐작하게 했고, 그런 류의 품위는 지난 일생을 가까이 해온 것이므로...) 묻는 말에 대답하는 것으로 족합니다. 이 성에서 일을 시작한 지는 얼마나 되었습니까?
히마리:글쎄요, 그런 말까진 한적 없는데. 혹, 가주께서 그렇게 생각하고 계심이 아니련지. (손목을 살짝 비틀어 네 손아귀에서 벗어나면, 그 자리엔 옅게 붉어진 흔적이 남아있었다. 하지만 네가 느꼈을 아픔보다 더할리가 없지. 모든 대화의 맥락이 그러했다. 너는 이겨야하고, 나는 져야만 해. 그렇게하더라도 나는 내 몫의 빚을 갚아내지 못하겠지만.)
... (스쳐가는 상념을 뒤로한채 부드러운 천에 물을 흠뻑 먹인 뒤 네 어깨를 문지른다. 여전히 어설프지만 조심스럽게.) 대략 일주일쯤 지났네요.
신쿠:...하하. 그렇다고 하면, 뭐라고 답해야 할지 이제는 감이 옵니까? (냉담한 시선으로 바라보다) 일주일만에 이 방에 몸을 들이기란 쉽지 않을 텐데. (천이 몸을 닦아낸 뒤, 적당히 욕조에서 몸을 일으킨다. 물이 뚝뚝 떨어지는 채로 네 손에서 마른 천을 빼내었다.) 히나도 들어오는 데 삼 년은 걸렸거든요. 뭐, 열심히 하는 것은 알겠습니다.
히마리:... 덧없는 사랑을 받고 계신 것 같아 참으로 다행이네요. (감탄조인지, 비아냥인지 모를- 하지만 그가 요구했던 답안을 기계적으로 읊조린다.) 전야제를 앞두고 다들 손이 부족해서. 말단인 제게도 이런 영광이 주어진거죠.
(몸을 일으키면 황급하게 고개를 돌린다. 아무리 가주라 한들 이렇게나 거리낌이 없어서는..! 뱉지 못한 속내를 열심히 삼켜냈다.) 옆에서 보고 배운 것이 있어서. 아시다시피 잘하지는 못해도 흉내 낼 줄은 알거든요.
신쿠:리가 말귀를 못 알아듣는 쪽은 아닌 것 같아 다행입니다. (억지로 지어낸 대답에 엷게 바람 새는 소리를 내더니 무성의하게 물기를 닦아낸다. 네가 고개를 돌린 사이 천과 푹 젖은 옷을 바닥에 아무렇게나 떨구고, 의자에 걸린 내의를 몸에 걸쳤다.) 그렇게 다른 곳을 보고 있으면 다음 흉내는 못 낼 텐데요.
저주가 확연하게 많이 진행되었음을 보여줍니다.
히마리:.... 정리를 조금 하느라. (먹히지도 않을 궁색한 변명을 덧붙이고선 네쪽으로 향한다. 바닥에 떨어진 옷들도 정리해야하나? 잠시 고민했지만 한번 더 소리듣고싶진 않아서. 그대로 지나친다.)
옷 입는거 도와드릴게요.
신쿠:(전신 거울 앞에 설 필요를 굳이 느끼지 못하는 듯, 욕실에서 몇 걸음 나와 네가 옷을 들고 오는 것을 지켜본다.) 화려하네요. 오늘 화가가 오기로 했다더니.
히마리:(원래도 예복은 화려한 탓에 무게가 나가는데, 그의 체격을 고려해서인지 평소보다 더 무거운 탓에 끙끙거리며 옷을 들고온다.) 후... 화가요?
그곳에 빼곡하게 있던 유난히 젊은 인상의 선대 가주들.
화가를 불러 자신의 장례식에 쓸 초상화를 그려야 했습니다.
신쿠:초상화를 그리기로 해서. 힘은 좀 기르는 편이 좋겠군요. (네가 걸쳐주는 옷에 팔을 꿰어 넣는다.) 그림은 좀 그립니까? 성에서 일하기 전에 하던 일이 있었을 텐데요.
히마리:초상화... 남기고 싶어요? (제법 그답지 않다는 생각에 저도 모르게 다시금 질문을 던지고 만다. 이어진 말에는 길게 흘러내린 면사포 아래로 그를 흘겨보았지만. 무튼간에 제딴에 열심히 팔을 뻗어 옷을 입혔다.) 이렇다 할 잔재주는 없지만 기본은 할 줄 알아요. 배운 적이 있어서요.
신쿠:선대 가주들은 모두 남겼거든요. 의례에 의지를 개입하지는 않습니다. 안 어울립니까? (덧붙여 묻고는 고개를 살짝 내려 아래를 바라본다.) 적어도 화가 정도는 내가 골라볼까 해서.
히마리:가주에게는 그정도의 권한도 없나요? 저라면 원하는대로 권력을 휘둘렀을 것 같은데. (어울리지 않냐는 질문에는 눈 깜빡임으로 대신했다. 너는 이 곳을 좋아하지 않았으니까. 그 어떤 흔적조차 남기지 않을 줄 알았어.)
... (눈이 마주치면, 습관적으로 다시 고개를 돌린다.) 다시 덧붙이지만, 그렇다 할 재주는 아니라 했어요.
신쿠:애초에 그림 하나에 휘두를 권력이라면, 가주가 되지도 않았습니다. (딱딱한 어조로 말을 끊고는 몸을 살짝 틀어 거울 속 자신의 인영을 훑었다.) 이번 초상화도 아주 엄숙하게 그려지겠네요.
...그렇다 할 재주는 따로 있습니까?
히마리:좋은 것 하나없네요. 고작 그림 하나조차.... (그저 네게 자유를 주고 싶었을 뿐이다. 그것이 뭐 이렇게 어려운 것이라고, 네게는 멀게만 느껴지는 것인지 모르겠다.)
그럼요...? (조금 욱했다.) 잡일만 아니라면 이 성안에서 내가, 아니 제가 가장 유능할걸요.
신쿠:무능하다고 한 건 아니었는데. 성질은 조금 죽일 필요가 있겠고요. (미미한 웃음기를 마지막으로 옷 매무새를 확인하더니) 하지만, 뭐. ...나쁘지는 않네요.
당신을 보니 생각나는 사람이 있습니다.
오래된 경첩이 흐느끼는 소리와 함께 방을 나서면
당신의 옆에 있는 사람은 천수각의 가주입니다.
미사보를 뒤집어 쓴 사람들에게 둘러싸인 신쿠는
전야제는 해가 질 무렵 야외 미사로 시작되며,
모든 사람들이 밤새 기름진 음식과 술을 먹고 마시며
어느덧 붉은 기가 감돌기 시작한 하늘을 보니,
대부분의 사람들은 줄줄이 세워진 간의 의자에 앉아
성의 난간에서 가주가 모습을 드러내길 고대하고 있습니다.
난간을 짚고 한참 아래를 내려다 보고 있습니다.
신쿠:아주 먼 예전, 인간이 감히 신의 사랑을 받았습니다.
인간은 오로지 홍뱀만을 영원히 사랑하고 숭배하다 죽었습니다
그 후손은 뱀의 대리인이 되어 지금도 신과 우리를 이어주고 있습니다……
신쿠:어제, 열 한 명의 신자들이 고천원으로 떠났습니다.
삶이라는 고된 굴레를 벗어 던지고 마침내 축복의 땅에 입성한 것에 관해, 축하해 마지 않을 수가 없습니다.
그렇게 많은 사람들이 특별한 축일 주간에 고천원에 도착했다니, 문지기이자 중재자인 저로서는 더할 나위 없는 기쁨입니다.
분명 우리의 신과 선조도 100번째 가약일을 기뻐하며 성대한 축제를 누리고 있을 것입니다.
…언젠가 이곳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고천원에서 그 광경을 볼 수 있길 간절히 바랍니다.
자, 기도를 멈추지 맙시다.
신께서는 삶 동안 우리에게 굶주리지 않을 평화를 선사하시고,
사후에는 고천원으로 향하는 길을 안내하실 것입니다.
미사보를 쓴 사람들이 일제히 방언을 시작합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신자들이 의자를 접어 한데 모아 치우고,
푸짐하게 일렬로 늘어선 음식들을 접시에 담아 가져옵니다.
그들은 날이 밝을 때까지 소리 높여 웃고 떠들 예정입니다.
히마리:역겨워.... (울렁거리는 속에 황급히 발길을 돌린다.)
성 밖에서 사람들이 흥겹게 떠드는 소리와 북소리,
조사할만한 곳은 「가주의 방」,「고해성사실」,「미사실」정도네요.
무방비하게도 가주의 방을 지키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습니다.
불침번을 서던 문지기가 술이라도 마시러 떠난 걸까요?
히마리:(아까 신쿠가 누워있던 침대에 풀썩....)
사용인의 손길이 지나갔는지 깔끔하게 정돈되어 있습니다.
히마리:
관찰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창문 너머로 바깥을 슬쩍 살핀다.)
창문을 열고 난간을 통해 바깥을 볼 수 있습니다.
문득 아침부터 건물 위에서 뛰어내리던 사람들이 떠오릅니다.
천천히 미사보를 벗고 하늘을 올려다 보는 사람은
도로 미사보를 쓴 그녀는 인적이 드문 곳으로 걸어갑니다.
줄곧 이쪽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기분을 지울 수가 없습니다.
히마리:... (괜히 자신의 미사보를 확인한다.)
들킬 일은 없겠지만.... (책상을 확인한다.)
책상 위에는 여러 종류의 문헌이 흩어져 있습니다.
얼핏 보기에는 문헌의 공통점을 찾기 힘듭니다.
히마리:
자료조사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5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유독 유심히 보고 조사한 듯한 범주를 찾아낼 수 있습니다.
(이외에 신쿠의 손길을 탄 물건 같은건 없나? 둘러본다.)
히마리:
관찰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서류가 장 수 대로 정렬되지 못한다는 사실을 눈치챕니다.
히마리:전부... 숨겨버렸으려나. (아쉬운 마음으로 고해성사실로 향한다.)
무릎이 닿는 바닥이 반질반질하게 닳아 있습니다.
당연하지만, 고해성사실 내부의 비밀문은 잠겨 있습니다.
그때처럼 열쇠를 손에 넣지 못하면 들어갈 수 없을 것 같네요.
제단 위에는 읽던 서적과 작은 보물 상자가 있습니다.
그 속에서 가름끈이 사이에 끼워진 서적을 한 권 발견합니다.
다이고와 사토루의 이야기를 읽을 수 있습니다.
(더 볼만한 책은 없나?)
애벌레의 우화 과정을 기록한 서적도 여전합니다.
히마리의 지능으로서는 사용 방법을 전혀 가늠할 수 없습니다.
히마리:
지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9 |
| 판정결과: |
실패 |
톱니바퀴 하나하나가 맞물리며 돌아가기 시작합니다.
처음 듣는 기묘한 소음과 간단한 선율이 울려 퍼집니다.
소름 끼치는 목소리가 상자 안에서 흘러나옵니다.
더이상 돌아갈 수 없는 지난 날에서 오는 것들이지.
그리고, 기대는 아직 오지 않은 내일을 향하는거야. 희망을 품고서...
한참 반응이 없던 상자에서 질문이 흘러나옵니다.
히마리:(좌표?) 오늘은 100번째 축일인데...
히마리:
SAN Roll
| 기준치: |
57/28/11 |
| 굴림: |
3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사라졌어....?
히마리:(더이상 땡땡이 칠 장소가 없다.... 미사실로 향한다.)
죽은 듯이 잠든 채 모든 의식을 참관한 사람들,
바로 들어서자마자 정면에 보이는 거대한 그림입니다.
그림을 가만히 지켜보고 있는 사람이 있습니다.
신쿠:다들 밖에서 전야제를 즐기는 줄 알았는데요.
신쿠:그곳에서 제 역할은 다 했습니다. (건조한 어조로 등을 돌린다.) 기도라도 하러 온 겁니까?
히마리:....네, 뭐 비슷한거죠. 조용한 장소를 찾고 있었거든요.
신쿠:여기는 나 외에 다른 사람은 안 올 겁니다. 가까이 와서 봐요.
히마리:왜요? (오지말라 귀뜸이라도 남겨놓은 것일까. 질문과는 다르게 순순히 그림 앞으로 향한다.) 아름다운 갈대밭이네...
신쿠:다들 전야제 분위기에 취해 있으니까. 그들에게 신실함이란, 저 사이에 섞여 어울리는 것이거든요. (중얼거림과도 같은 말에 나란히 그림을 올려다 본다.) 고천원을 묘사한 성화입니다. 이마저도 고천원의 입구에 불과하겠지만.
히마리:그렇다면 무리에 섞이지 못한 저와 가주님은 '신실하지 못하다' 쪽에 들어갈 텐데... 그리 말해도 괜찮겠나요? (고천원, 좀 전의 미사에서 그가 했던 말을 기억한다.) 고천원이라, 참으로 대단한 곳인데 입구는 소박하군요.
오두막은... 문지기라도 있는건가.
신쿠:저 속에서 웃고 떠드는 것으로 과시하지 않아도 용서받을 만큼,
총애받고 있다는 뜻이겠죠. 당신은... 글쎄, 기도를 하러 왔다고 하지 않았나. (금빛 액자의 테를 손끝으로 매만지다) 저 너머에 뭐가 있을지는 모르는 일이니까요. 전설에서는, 먼 옛날 이 성화 안에 우리가 섬기는 홍뱀께서 있으셨다고 합니다. 신은 그림을 빠져나와 히메미야의 선조와 맺어진 후, 그 후손을 어여삐 보살피다... 선조의 죽음과 함께 고천원으로 돌아갔다고 하죠. (진실은 다르다. 그럼에도 그것을 말하는 목소리는 흔들림이 없다.)
히마리:그렇다면 지금 이 자리에서 신실치 못한 것은 총애받지도, 무리사이에 끼지도 못한 '저' 뿐이네요. 무서워라. (아무렴 틀린 말은 아닌셈이지. 그리고 그런 것이 신실함이라면 증명해보이고 싶지도 않았다. 어깨만 으쓱이고선, 명백하게 틀린 이야기를 향해 무미건조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
... 헌데, 이상하네요. 히메미야 선조를 그렇게나 사랑하신 홍뱀께서 지금은 왜 다른 이를 총애하시는거죠? 그렇게나 사랑받았다면 히메미야 가의 일원들은 모두 어디로 사라진건가요?
신쿠:그게 그렇게 무섭다면, 당장이라도 무릎 꿇고 용서를 빌거나, 두 손이 닳도록 기도를 올려야죠. 당장에라도 뛰쳐나가면 될 일입니다, 그렇게 꼿꼿히 서있을 것이 아니라. 당신은 그가 전혀 무섭지 않아. (재미있다는 듯 입매를 끌어당겨 웃는다.)
왜 이상합니까? 그 분의 사랑을 이미 두 눈으로 봐 놓고요. (몸을 돌려 네게 성큼 다가서더니,) 그게 그렇게 아름다운 형태로 나타나던가. (스치듯 귓가에 고개를 숙이고는.) 재미있는 사실 하나 알려드릴까요.... (쇳소리 섞인 진실을 뱉는다.)
이 세상에 하나 남은 히메미야의 핏줄은 제발로 도망쳤습니다. 그러니 사라진 것이 아니지요. 저는 그 대신입니다.
히마리:일주일밖에 지나지 않았다고 했잖아요. 때로 무지는 강한 힘이 되어주기도 하죠. 지금처럼. (태연하게도 입발린 소리로 자신을 감추었다. 아이러니했던 것은, 가주라는 자 또한 그저 재밌다는 듯 자신을 바라보았다는 것이다. 이것 봐, 신쿠. 너는 여전히 신을 믿지 않아.)
내 말은, 변질된 사랑을 한 신이 이상하다는거죠. 당신이 받은 은총을 의심하는게 아니고. (누가 들었다면 모독하다고 응당 비난받을 이야기를 입에 담았다.) ... 여기서부턴 추측인데. (보이지도 않겠지만 얼굴을 가리고자 고개를 다시금 저편으로 돌린다. 습관적으로 뒤로 한걸음 물린 채.)
혹시, (이것은 저주다. 가쿠쇼 신쿠가 저 스스로에게 걸어둔 저주. 그리고 그 끝은 히메미야 히마리를 향하고 있겠지. 입이 바싹 말랐다. 지금 이순간만큼은 그가 '리'가 아닌, '나' 에게 말하고 있는 것 같아서.) ...아직 기다리고 있나요.
(그렇다면.. 히마리. 도망쳐선 안돼. 더이상 회피해서는 안돼. 숨지말고 말해야 해. 언제까지 그를 외면할 거야? 그의 분노를 마주하고 응당 제 몫의 저주를 받아내란 말이야. 너는 그러기 위해 이곳에 온거잖아.) 그 분이,
(터질것 같은 심장박동과 함께, 토해내듯 입이 열렸다.) 히마리 아가씨가 돌아오기를.
신쿠:리, 나는 신을 두려워하지 않는 것이 이상한 일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사람들이 신을 믿는 이유는 신벌이 두려워서가 아닙니다. 욕심 때문이죠. 현실을 외면하고 싶은 욕심. 모든 것이 자신의 탓이 아니었으면 하는 욕심. …지금의 볼품없는 생을 투신해서라도, 그 끝만큼은 찬란했으면 하는 욕심. (네가 한 걸음 뒤로 하면, 그 상태에서 그저 응시하다가) 이참에 당신이 이 곳에 몸 담그게 된 계기라도 들어볼까요. 당신은 어떤 욕심 때문에 이곳에 왔습니까?
…… (한마디가 끊어질수록 얼굴에서 웃음기가 사라진다.) 그렇게, … … 이것을 무지라고 주장하는 건가? 당신은. (써늘한 목소리가 적막한 공간을 휩쓸었다 이내 가라앉았다.) 리의 무지는 정말로… 비겁하네요. 아무것도 모른다고 생각하기가 힘들만큼. (손을 뻗어, 하루 끝에 어깨 아래로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손끝에 가볍게 감았다.) 이처럼 비슷한 빛으로…
정말 간만에 듣는 이름입니다. 기다린다고요? 제가, 아가씨를요?
전혀. 저는 그 사람을 기다리지 않습니다.
나는 같지 않아요. 누군가는 그 길을 걸어갔었죠. 그 끝이 어땠는지 나는 똑똑히 보았습니다. (짓씹듯 뱉어내는 말 한마디 한마디가 저주와 같다. 이것은 지속된 기도이며, 언령과 다를 바 없다. 오랜 시간 묻어둔, 스스로조차 꺼내볼 엄두조차 내지 못한 먼지 쌓인 기억. 그것이 튀어나오지 못하도록 다시금 내리누르려는 시도이다.) 나는 그것과 다를 것이고, 달라야만 합니다. 나의 끝은 이미 안배해두었으니……
그마저 멋대로 흔들려 하는 건 용서할 수가 없어요. 그것이 당신이든, 히마리 아가씨이든.
신쿠:이번이 저의 마지막 선처겠네요. 정말 마지막까지 모른다면, 그것은 더 이상 무지가 아닙니다. 당신이 멍청하다는 증거가 되겠죠. 제 말 이해합니까?
히마리:(욕심이라, 이는 틀린 말이 아닐 것이다. 생각해보면 이 성은 언제나 욕망에 가득 차 있었으니까. 누군가는 복수를, 누군가를 가족을, 다른 누군가는... 소중한 사람을 지키고자 하는 그런 욕망으로. 그리고 다시금 이곳에 발을 들인 나는...) ...
잃어버린 것을 되찾고 싶어서. 그 날의 선택을 지금부터라도 걷잡아보고 싶어서 왔어요.
...이미 늦어버렸을지도 모르겠지만.
무지하기에, 알고자 물었습니다. (그래, 비겁한 변명이지. 나는 비겁한 사람이 맞아, 신쿠. 그래서 당장 이 순간조차도 네 앞에 당당하게 서지 못한채 가면을 쓰고 있어. 그날의 나는 무지했기에 그 아이의 숨이 멎는 그 순간까지 끝내 용서를 받지 못했다. 그리고,) ....당신의 뜻은 잘 알았어요. (확언와 함께 작게 떨리던 고개가 힘없이 꺾이고 만다. 빛이라고 했나. 제 눈에는 이미 탁해질 대로 탁해진 어둠뿐인 세상일텐데. 방금 한마디로 알 수 있었다. 내가 다시금 진실을 밝히고 네 앞에 서게 된다면 또다시 그날과 같은 일이 일어나게 될지도 모른다는 사실을.)
모쪼록, (허리를 숙여 깊게 머리를 조아렸다.) 가주께서 이루고자 하는 바를 이루시길 바랍니다. (그렇게 두지 않을 테지만. 그 아이를 잃어버렸던 그 날을 반복하진 않을거야. 네 마음을 돌려세울 수 없다면 차라리 원망받는 길을 택하고 말겠어. ...건방지게, 누구 마음대로 건드릴 수 없다고 하는거야? 내가 누구를 잃고, 어떤 마음으로 다시 이 장소에 돌아왔다고 생각하는거야. 알아 신쿠? 두 번째란 없어. 그래서는 안돼. 더이상 내가 견디지 못하고 말아.)
저 또한 이제야 알 것같아요. 제가 해야 하는 일이 무엇인지를.
그때가 되었을 때, 당신은 내게 무어라 할지...
히마리:(처음으로 고개를 들어 그를 마주했다. 여전히 회색의, 흐린 세상이지만 잠시 어둠뿐인 시야에 빛이 들어온 것 같았다. 이거봐. 아직도 내게는 다 무너져간다 할지라도, 빛나는 것은 너라는거야. 보일듯 말듯 흐릿한 미소를 매단채.)
조언 감사드립니다.
늦은 시간이 되어서야 사용인의 방으로 돌아옵니다.
간단하게 씻고낡고 퀴퀴한 냄새가 밴 이불을 덮으면,
분주하게 사용인들을 깨우는 하루코의 손길과 목소리에
히마리 역시 미사보를 뒤집어쓴 채로 잠에서 깨어납니다.
이 교단이 ‘선조와 신이 맺어졌다’라고 주장하는 그 날이요.
일단, 사용인 신분으로 이곳에 잠입했으니까요.
어제처럼 운 좋게 성에서 농땡이를 피우진 못할 것 같습니다.
모두가 이 날만을 위해 살아온 것처럼 열렬하게 매달립니다.
하루코:어디보자.. (사용인들의 할 일 목록이 적힌 종이를 쫘르륵 펼쳐놓으며 읽는다.)
오늘 당신이 할 일은 야외 미사 자리 청소, 주방 보조, 제사 준비네요.
제사는 해가 지고 나서야 시작할 테니, 나머지 두 개부터 처리하고 오세요.
히마리:
관찰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71 |
| 판정결과: |
실패 |
당장 요리 중인 음식들의 열기가 훅 올라옵니다.
일손이 부족한 듯 끊임없이 고함과 독촉이 이어집니다.
주방 보조:이거 전부 깨끗하게 까서 주방장한테 넘겨!
히마리: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18/9/3 |
| 굴림: |
89 |
| 판정결과: |
실패 |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18/9/3 |
| 굴림: |
44 |
| 판정결과: |
실패 |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18/9/3 |
| 굴림: |
27 |
| 판정결과: |
실패 |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18/9/3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실패 |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18/9/3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주변 다른 사용인들의 눈치가 보이기 시작합니다...
히마리: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81/40/16 |
| 굴림: |
92 |
| 판정결과: |
실패 |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81/40/16 |
| 굴림: |
1 |
| 판정결과: |
대성공 |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81/40/16 |
| 굴림: |
80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81/40/16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81/40/16 |
| 굴림: |
22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뜨거운 수증기에 푹푹 익혀지며 감자를 깎다 보면
사용인 1:축일이 끝나면 슌도 마을 밖으로 나간다네? 순례 때문에.
사용인 2:그래? 어제 같이 한 잔 할 땐 그런 얘기 안 했는데?
사용인 1:오늘 들었나 봐. 간부님을 통해서 전달 받았대. 감격해서 울더라고.
사용인 2:그래? 순례 인원이랑 일정은 대개 간부님께서 관리하시는 것 같네.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81/40/16 |
| 굴림: |
5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81/40/16 |
| 굴림: |
20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81/40/16 |
| 굴림: |
68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81/40/16 |
| 굴림: |
82 |
| 판정결과: |
실패 |
감자 깎기 Roll
| 기준치: |
81/40/16 |
| 굴림: |
85 |
| 판정결과: |
실패 |
당장 나가!!!!!!!!!!!!!!!!
남의 주방살림 망칠 일 있어!!!!!!!!!!!!!!!!!
까다롭긴. (터벅터벅 나간다...)
...아. 나 이런거 못한다고..
62
히마리:
청소 Roll
| 기준치: |
62/31/12 |
| 굴림: |
5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청소 Roll
| 기준치: |
62/31/12 |
| 굴림: |
5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청소 Roll
| 기준치: |
62/31/12 |
| 굴림: |
37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청소 Roll
| 기준치: |
62/31/12 |
| 굴림: |
98 |
| 판정결과: |
실패 |
청소 Roll
| 기준치: |
62/31/12 |
| 굴림: |
2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음식물을 버린 다음에 분실물 정리까지 해야 하네요.
부모님은 어디에 갔는지 보이지 않고, 쓰레기를 들고 있습니다.
히마리:무슨 소리니? 버리게 이리 주렴. (쓰레받기 내민다)
린:흥.. 뒤늦게 청소하는 척 해봐야 늦었다구요! 쓰레기 바닥에 버리면 고천원 못 가는데... (쓰레받기에 쓰레기를 톡 올려둔다.)
아이의 등에는 태어난 지 한 달도 안 된 듯한 갓난아기를 업고 있습니다.
히마리:...난 어차피 못가. 뭐라더라? 신실하지 못해서라던데. (쓰레기통에 버리고왔다...)
아이는? 동생이니?
린:헉.. 진짜요? 지금부터 착한 일 많이 많이 하면 가지 않을까요..? (빗자루를 다시 쥐여준다...) 네, 제 동생 리온이에요. 언니는요? 왜 여기서 혼자 청소하고 있어요? 가족이나 친구는 어디갔는데요?? (질문 따발총)
히마리:후후, 나도 그렇게 생각한단다. 그래서 지금처럼 열심히 청소하고 있는거 아니겠니? (빗자루질 슥슥) 하루코가 이걸 하라고 시키기도 했고.
... 그나저나, 궁금한게 많은 아이네? 내 가족들은 모두 고천원에 갔단다. 남아있는 한 아이마저도 그곳에 갈 생각인 것 같아.
너도 그곳에 가는게 소원이니?
린:아, 알아요! 나는 그 아줌마 무섭던데... 맨날 화난 눈썹이고, 막 뭐라해요. 리온도 자꾸 울리고... (툴툴) 헙... 우리 엄마도 리온을 낳고 고천원에 가셨어요! 거긴 엄청, 엄청 좋은 곳이래요... 그러니까 언젠가 저도 꼭 가서, 엄마를 만날 거예요. 청소도 열심히 하고요!
히마리:그녀도 아이에게는 서툰 모양이네. (나도 그렇지만) 다만, 난 고천원이 그렇게 좋은 곳인진 잘 모르겠어.
왜. 우리에겐 소중한 사람을 빼앗은 장소잖아? 차라리 고천원에 가지 않고 그들이 곁에 남아주었다면 얼마나 좋았을까... 싶잖니. 네가 직접 그곳에 갈 필요도 없고.
린:으응, 그런가..? (갑자기 고뇌하는 아이) 하지만, 엄마가 여기보다 더 좋은 곳에 간 건 좋은 일이니까요! 물론 저도, 아빠도, 리온도 엄마가 많이 보고싶지만... 고천원이 있는지 몰랐을 때는 아빠가 더 많이 슬퍼했어요. 킁...
히마리:착한 아이구나. (머리를 가볍게 쓸어준다.)
(절벽에 내몰린 사람들은 스스로 살아날길을 찾고자 길을 찾는다. 어쩌면 고천원은 그들에게 희망의 상징일지도 모르지. 덧없는 환상인데도 말이야.) ... 그건 좀 더 넓은 세상을 보고온 뒤 고민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거란다. 너는 아직 어리고.
린:헤헤... 언니도 착한 어른이네요! 여기에서 이렇게 놀아준 사람은 언니밖에 없었어요. 저는 친구가 없어서 맨날 아빠랑 둘이서만 청소했거든요... 아, 오늘은 예외에요! 어제 술을 너무 많이 마셔서 주무시고 계세요. (리온 둥가둥가) 그럼 언니는 넓은 세상을 본 거예요? 어때요?? 고천원보다 좋은 곳도 있어요?
히마리:그럼. 그곳엔 너와 비슷한 또래들도 많이 있단다. 아이들은 일을 하지 않고 바깥에서 뛰어 놀며 시간을 보내지. 때론 공부를 하기도 하지만... 그곳은 자유로워. 오히려 고천원 같은 장소는 떠오르지도 않을거야. 어때. 흥미있니?
린:친구들이 많이 있는 거면 재미있을 것 같아요! 저는 몰라도 리온은 친구가 아주 많았음 하거든요. 거기 언니랑 비슷한 또래는 없어요? 언니도 외로워보이는데......
히마리:걱정마. 나는 이곳에 친구를 찾으러온거니까. 만나서 얼굴도 보고, 대화도 나눴어. (......) 그나저나 너, 쪼그만게 너무 눈치가 빠른거 아니니? (볼쿡.)
린:후후, 어린애를 얕보지 말라고요! (말랑~) 으음~~ 없으면 내가 친구 해주려고 했는데, 있어서 다행이에요.
히마리:흥. 꿈도 크긴.내가 누군지 알고. (쿡쿡쿡...) 그래도 심심하면 찾아오렴. 대화상대정도는 되어줄게.
린:그게 친구 아닌감.. (꿍얼꿍얼..) 우.. 언니는 예쁜데 너무 까다로운 것 같아요. (꾹꾹꾹) 그럼 다음에 또 봐요! 저는 리온이랑 아빠 밥 챙겨주러 가볼게요~! (손 마구 흔들며 빗자루 들고 총총총)
모든 마을 사람들, 즉 신자들이 자리로 와서 앉습니다.
어제보다 비교적 가벼운 차림의 가주와 간부들이 천천히 걸어옵니다.
진심으로 즐거운 듯한 사람들의 노랫소리가 울려 퍼집니다.
축일에는 항상 과일과 여러 종류의 동물을 바치곤 했죠.
히마리 역시 제물 손질을 돕기 위해 천막 안으로 들어옵니다.
테이블 위에는 처음 보는 기물이 올라와 있습니다.
둘째로는 이 기물에는 총 일곱 칸의 공간이 있다는 것입니다.
그리고 양이 각각 암컷과 수컷으로 한 마리씩 도축된 채
준비된 제물은 여섯 개인데, 칸은 일곱 개입니다.
앞서 청소 시간에 만났던 린이 업고 있던 아기입니다.
섬뜩한 기분이 드는 동시에 하루코의 목소리가 들려옵니다.
하루코:곧 함의 뚜껑을 닫고 성화 안에 넣을 예정이니, 칸에 제물을 채워서 가져와.
특히 마지막 제물은 신중하게 다루어라.
반드시 살아있는 상태로 바쳐야 한다고 했으니까.
리온을 제외한 ‘생명체’나 ‘그에 준하는 존재’는 보이지 않습니다.
히마리:
SAN Roll
| 기준치: |
57/28/11 |
| 굴림: |
58 |
| 판정결과: |
실패 |
당신이 아직 성에 있을 때에도 이런 제사는 겪어보지 못했습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갓난아기만 얌전히 누워 있습니다.
언니가 없는데 울지도 않고 있었구나. (다른 포대기를 펼쳐 그곳에 과일들을 채워넣는다.)
이러면 조금 비슷하려나.
히마리:
은밀행동
| 기준치: |
50/25/10 |
| 굴림: |
24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무사히 포대 안의 과일과 아이를 바꿔치기 합니다.
리온의 가족들은 어디에 있길래 이런 걸 방치하고 있을까요?
유일한 아이의 보호자도 이 사실을 전부 알고 있었다면?
히마리:...이곳 사람들은 그런 점이 참 변치 않았다니까.
이곳은 비상식적인 일이 벌어져도 이상하지 않을 곳이니까요.
찬가를 부르는 목소리도 쇠를 긁는 것처럼 들릴 지경입니다.
아른거리는 불 앞에 선 그 표정에는 조금의 흔들림도 없습니다.
우리는 신을 알고, 신께 감사하는 마음을 담아, 믿음을 담아 이것을 올립니다.
모든 제물은 교리에 따라 준비되었으며, 이 영광스러운 축일을 함께할 우리의 신과 선조에게 미약한 기쁨이 되길 바랍니다.
그저 미소를 만면에 띤 채로 끝나지 않습니다.
히마리:
심리학
| 기준치: |
40/20/8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실패 |
제 웃음소리, 그리고 북과 노래로 덮으려는 것은 아닐까요.
미사보 아래로 줄줄 떨어질 만큼 눈물을 흘리면서도
울고 있다는 사실을 들키기라도 할까 걱정하는지,
그 누구보다 큰 소리로 쥐어 짜듯 웃고 있습니다.
린의 아버지가 아이를 꼬집으며 울지 못하게 하고 있군요.
그 모습을 본 신쿠가 평소와 다를 바 없는 표정으로 말합니다.
중년 남성:가주님, 저는 바보처럼 두려워하고 있었습니다.
친자식을 먼저 고천원으로 보내는 것에 일말의 두려움이 있었나 봅니다.
하지만, 지금 이 자리에 선 지금, 저는 뒤늦게 깨달았습니다.
자식을 바칠 수 있는 저는 정말 행복한 놈이었군요!
이 기쁨을 모두와 함께 나누고 싶습니다.
당신의 옆에서 들릴 듯 말듯, 작은 비웃음 소리가 들립니다.
하루코는 언제 웃었냐는 듯이 반듯하게 자세를 고칩니다.
신쿠:바보 같지 않습니다. 이제라도 깨닫게 되어 다행입니다.
모두 떠나보낸 이와, 신도님을 위해 박수 칩시다...
신쿠:우리 모두 신께 감사하며 옆 자리의 앉은 신도에게 덕담을 나눕시다.
신도 1:이러한 영광스러운 축일의 제사에 당신과 함께할 수 있어 기쁩니다.
히마리:...예. 신께서 참 좋아하시겠습니다. (명백한 비아냥이었다.)
당신의 대답을 들은 신도는 당연하다며 여전히 웃고 있습니다.
불길이 하늘까지 치솟을 기세로 함을 삼키고 타오릅니다.
요람 안의 아기가 방긋 웃으며 이쪽을 보고 있습니다.
히마리:내가 널 어찌해야할까... (볼을 가볍게 문질러준다.)
히마리:그 아이를 찾는 쪽이 빠르겠지. (품에 안은채 주위를 살핀다.)
히마리:
관찰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2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린은 노상과 천막이 없는 골목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습니다.
당신이 다가오면 겁을 잔뜩 먹었는지 경계합니다.
린:왜, 왜 그러세요? 저는 잘 웃었어요. 안 울었어요. 울면 제사가 실패한다고, 절대 울지 말라고 해서…
히마리:괜찮아, 나란다. (옆에 가서 선다.)
린:...언니...? ... ...언니, 리온이...흑, 끕... (바들거리는 손으로 네 옷자락을 붙든다.)
히마리:쉬이.... (입가에 손가락을 올린다.) 아직도 고천원에 가고싶니?
린:모르겠어요... (눈물을 꾹꾹 참으며 고개를 도리질한다.) 난, 난 그냥 엄마랑 리온이 보고싶은 것 뿐인데, 무서워... ... 아빠도, 여기 사람들도. 저한테서 리온을 뺏어갔어요... 리온이 엄마를 너무 보고 싶어해서, 먼저 고천원을 가야한다고 그랬어요.
히마리:그래... 언니가 지금부터 마술 하나를 보여줄건데. (허리를 조금 숙여 눈을 맞춘다.) 보고 어떤 길을 선택할지는 네 몫이란다. 때로는 무언가를 지키기 위해선, 용기를 내야하는 순간이 있음을 명심해야 해. ...보겠니?
린:(물기 어린 눈을 깜빡인다. 망설이는 듯 불안하게 네 눈을 바라보다, 천천히 고개를 끄덕였다.) ...볼래요.
히마리:자, 여기. (품에 있던 작은 포대기를 비춘다.) 리온은 무사해.
린:어, 어떻게.... 어떻게, (리온의 얼굴을 보자마자 참았던 눈물이 터지듯 작게 흐느낀다. 리온을 꼬옥 끌어안고는) 감사합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히마리:하지만 더이상 이곳에 리온이 있을 자리는 없어. 너도 알고 있겠지? 선택을 해야만 하는 순간이 온거야.
린:......하지만, 하지만 여기가 저희 집인 걸요. 아빠도 여기에 계시는데, ... 저 때문에 모든 걸 망치면... ...
이 모든 걸 책임지기엔 아직 너무 어린 아이입니다.
평생 나고 자란 곳을 홀로 떠나기란 쉽지 않을 것입니다.
재난을 겪는 당사자인 린과 리온의 현실은 변하지 않을 테고,
그래도 지금의 아이들에게는 어른의 도움이 필요할 때입니다.
히마리:너는 가족을, 네 아버지는 고천원을 고른거야. .... 괜찮아, 이 모든 일에 네 잘못은 없으니. (머리를 다시 쓰담아준다.)
내가 말했지? 바깥은 훨씬 넓고 자유롭다고. 그곳엔 너와 비슷한 아이들이 많으니 친구가 되어줄거야. 누군가의 희생을 요구하지도 않겠지. 그곳에... 한때 나의 가족이었던 자가 살고있단다. 네가 마음만 먹으면 나는 널 보내줄 수 있어.
린:...그래야만, 여길 떠나야만 리온이 안전할 수 있는 거죠? (네 말을 들으며 꽉 쥔 손으로 눈을 문질러 닦아낸다. 이내 결심한 듯 고개를 들더니) ...저는 다시 리온을 잃고싶지 않아요. 엄마한테, 리온은 내가 지키겠다고 약속했으니까... ... 저, 씩씩한 누나가 되어야 하잖아요.
히마리:장하네. 어린 나이에 그런 선택도 할줄 알고. (흐리게 웃는다.) 나도... 너처럼 용기를 냈다면, 누군가가 이렇게 도와주었다면 지금과는 다른 삶을 살았으려나. (목걸이를 린에게 걸어준다.)
말을 타고 가면 돼. 어차피 지금은 다들 전야제에 신경쓰느라 한 마리 정도는 사라져도 모를 거야. 그러다... 이 성이 보이지 않을때쯤이면 그 목걸이에 적힌 주소를 찾아보도록 하렴. 할 수 있지?
린:으응... 할 수 있어요. ...... (목에 걸린 목걸이를 한참 응시하다) 언니는 이름이 뭐예요?
(가문을 등졌으니 이제 와 히메미야란 성씨를 입에 올릴 생각은 없다.)
린:히마리... (잊지 않으려는 듯 몇 번 곱씹다가) 전 린! 린이에요. 생각해보니 알려준 적이 없는 것 같아서...
동생을 껴안은 아이는 히마리가 있는 방향으로 고개를 돌립니다.
린:고마워요, 히마리 언니. 언니는 정말 좋은 친구예요!
그들은 몇 겹의 산을 거치고 나서야 마을에 도착할 것입니다.
유모가 부디 아이들을 따스하게 맞이해주길 바랄 뿐입니다.
그늘 속에서 검은 로브를 뒤집어 쓴 사람이 걸어 나옵니다.
설마, 린과 리온을 도주 시킨 걸 들킨 걸까요?
신쿠:처음부터 이곳의 사람들이랑 다르다고 느끼긴 했습니다.
…그래. 새로운 시종이라고는 했지.
하지만, 정말 외부인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는데.
그가 당신이 있는 방향으로 천천히 걸어옵니다.
미사보 너머로 날카롭게 빛나는 그의 눈동자가 보입니다.
어깨를 잡지 않은 손이 검은 미사보의 끄트머리를 움켜쥡니다.
미사보가 그대로 미끄러져 떨어질 것 같습니다.
히마리:읏...! (충격의 반동으로 저도 모르게 소리가 새어나가고 만다.)
... 무지는 비겁하다고 했었지. 허나, 그렇다고 앎이라는 것이 마냥 옳은 건 아니야.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어요?
그런 건 필요 없습니다.
나머지 한 손으로는 미사보를 움켜쥔 채 잡아당깁니다.
……당신이 어떻게.
기저에 깔린 복잡한 감정이 단숨에 스쳐 지나갑니다.
히마리:그래서 말했잖아. 후회하지 않을 자신, 있냐고. (자조적인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너도, 나도 진심을 드러내기가 이렇게나 어려워서는. 매번 최악의 형태로 마주하고 만다.)
머리, ...많이 길었네.
신쿠:필요 없다고 했습니다. (다물렸던 입에서 긁는 듯한 소리가 새어 나왔다.) 그래요. 당신은 늘 이런 식이었지. 내게 선택권을 주는 척 하면서, 나를 위하는 척 하면서... ......결국은.
같잖은 안부 인사는 집어치우죠. 왜 돌아왔습니까?
히마리:(수백번 가까이 베일을 벗는 상상을 했다. 너를 마주하면 나는 무얼 하려고 했더라. 여러가지 생각을 했던 것 같은데... 그러나 정작 상황이 눈앞에 닥치자 가장 먼저 밀려들어오는 것은 사무친 그리움뿐이었고.)
나는, 후회했으니까.
너를 홀로 이곳에 두고 떠나간걸 후회했으니까.
그래서 돌아왔어. ....너무 늦었겠지. 그래서 미안해.
신쿠:… … 하! (손에 엉망으로 그러쥔 베일을 구긴다. 힘이 들어간 손에 핏줄이 서고, 주체할 수 없어 잘게 떨려온다. 간혹 그때를 떠올리기는 했어도, 너를 다시 이곳에서 마주하는 그림은 떠올리지 못했다. 그런 미래는 없을 테니까. 그러므로 '오늘'에 대한 면역은 없었다.) 웃기지도 않습니다.
그렇게 떠났으면 돌아오지 말았어야죠. 그것은 오롯 당신의 후회입니다. 당신이 감당해야할 몫이었지. 고작 그걸 견딜 수 없어 다시 이곳에 발을 붙이고 만 거야. 쫓겨난 몸으로 성역으로 돌아와 땅을 더럽히고, 신성한 축일을 망치고... ... 그렇게 다시 제 앞에 서고 싶었다고요.
그럼 저는요?
저는 당신을 다시 보고 싶었을 것 같습니까, 아가씨.
히마리:(잘게 떨리는 손길로 눈이 잠시 향한다. 역시 화가 났겠지. 이런 주인같은 사람 보고싶지 않았겠지. 그 앞에서 나는 죄인이 맞으니까 무엇도 부정할 수 없어. 나를 원망한다면 그 분노를 고스란히 맞도록 하자. 다시금 나를 받아달라는 부탁조차 과분하다는 건 잘 알고 있잖아.)
그래. ...아마 내가 감당하지 못한거야. 생각해 보면 당연한 걸지도. 어릴 때부터 네가 없이 무언가 해본 적 없었으니까.
네 말대로 난 모든 것을 망치고 말거야. 혹은, 이미 어딘가서부터 어긋나버렸을지도 모르고. 그럼에도 상관없어. 다짐했거든. 축일이 어찌 되었든.. 신도들이 어찌 되었든... 혹, 이 성이 위태롭다 하여도.
그렇게 다시금 너의 원망을 받는다 하더라도.
(투박한 손 위로 부드러이 제 손을 겹쳐 올린다. 어떤 다짐과도 같은 행위에 가까웠다.)
소중한 사람을 두번은 잃고 싶지 않았어...
신쿠:(거친 손 위로 부드러운 손이 덮이는 것을 그저 건조한 시선으로 바라본다. 그렇게 바라보다, 네 손을 제 목에 대었다.) 뭔가 착각하고 계시는군요.
저는 당신의 소중한 사람이 아닙니다. 아가씨는 저를 아끼신 적이 없어요. 그랬다면 저를이곳에 홀로 놔두고, 그렇게 떠날 수 있을 리 없으니까. (검고, 부패했으며, 썩은 살점이 떨어지는 피부. 몸이 망가진 지는 꽤 되었다. 피가 제대로 돌지 않는 탓에 네 손바닥이 뜨겁게 느껴질 지경이었다. 뺨까지 길을 낸 뱀이 온기에 반응하듯 꿈틀거렸다.) 그때, 아아… …그때는 확실히, 순진했습니다. 어리석었죠. 모든 것을 감내할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아가씨. 당신이 보시기에 지금의 저는 그때의 저와 같나요? 그때의 아가씨와 지금의 아가씨는 같습니까?
이렇게 아가씨 대신 대체품의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내었는데, 왜 제게 다시 벌을 주려고 하십니까? (그대로 목까지 잠식한 흔적을 내리누른다. 네 손으로 목을 조르듯이.) 상을, 주셔야지요.
히마리:무서웠어. 내가 평생을 지키고자 했던 것들을 부정당하는 그 순간이. (큰 꿈을 꾸었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지키고자 했던 것은 온전히 하나. 제 몫도 아닌 한 아이의 자유와 행복이었을 뿐인데.)
하지만 이젠 돌아가자. 늦지 않았어. 다시 시작하면 돼, 응? (왜 우리는 이렇게나 어려워야 하는걸까. 내가 어떤 심정으로 지난 5년을 지내왔는지 너는 모르지. 네 고통에는 비할 수 없겠지만, 나의 삶은 너무나 안온했기에 고통스러웠어. 손 끝에 흠집 하나 나지 않아서, 그 누구도 나를 탓하지 않아서. 오히려 숨 쉬는 모든 순간이 죄에 짓눌려 있었던거야.)
도망치지 않을거야. 네 곁에 있을게. (손에 짓눌리는 것은 무른 피부, 망자의 것에 가까운 그것에게서 죽음의 향기가 느껴진다. 손이 시리도록 차가워 저도 모르게 손끝이 움츠러든다.) 아니, 네가 원한다면 난 기꺼이 사라져도 괜찮아.
그러니까 그만해. (손을 빼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그 어떤 반항조차 먹히지 않는다. 강압적으로 찍어 누르는 힘, 이전에는 경험해보지 못한. 아니, 제 손으로 떠나보낸 그 아이를 연상시키는 몸짓.) 제발... 부탁이야, 신쿠.
(겨우 묻어둔 지난날의 악몽이 피어오른다. 그 끔찍한 기억들에 숨이 가빠지고, 잘게 몸이 떨린다.) 넌 그 아이가 아니야. 결코 대체품이 될 수 없어... (마지막 소리엔 물기가 차올라 있었다.) 그딴 사명, 나는 준 적 없어....
신쿠:저는 아가씨의 뻔뻔함이 싫습니다. 그 오만함이 싫어요. 당신이 생각하는 것과 내가 생각하는 자유는 이미 너무 어긋나 있어… … 하지만 당신을 그를 이해조차 하려하지 않겠지. (숨이 불규칙해지고 또렷한 발음이 뭉개진다. 그럼에도 한 글자 한 글자를 씹듯이 토해내었다. 당신의 그 하찮은 고통 따위 궁금하지 않아. 알량한 죄책감을 입에 올려봤자 내게는 기만이 될 뿐이야. 희게 질린 얼굴은 불현듯 당신의 눈앞에 나타나, 한마디를 뱉고 사라지는 망령과 다를 바가 없다.) 지금도 봐, 당신이 지금 이 순간 무엇을 할 수가 있나요? 고작 내 손 하나도 뿌리치지 못하는 주제에… … 아가씨께서 바꿀 수 있는 건 무엇 하나 없습니다. 아무것도요.
아,가씨는… 여전히 손이 많이 가네요, 큭… (네가 몸부림칠수록 더욱 단단히 손을 움켜쥐었다. 거뭇한 피부에는 눈에 띄는 변화도 없다. 둔탁한 심장박동 소리만이 귓전을 울리기에 그 어느때보다 살아있다는 생경한 기분을 느낄 수 있었다. 그것만은 오랜만이었다. 숨이 막혀 끅끅 흘리는 소리는 웃음소리를 닮아 있었다.) 하지만 기뻐하세요, 아직 하나 남아 있습니다. 이 고통을 덜 방법은.
저는 그와 다릅니다. 그러니 당신도 다시 한번 제게 그런 끝을 선사하고 싶지는 않으시겠죠.
아가씨, 모든 것은 너무 늦어버렸고.
이제는 시작이 아닌 끝을 내야 하는 때입니다.
눈앞에서 영영 사라지겠다고 언약하세요. 제가 그토록 고대하던 그 날을, 아가씨 곁에서 맞지 않을 수 있게.
히마리:미워해도 좋아. 원망할대로 원망하렴. 못되고 무력한 주인이라 미안해. (숨소리에 놀라 제 손을 흔들어 보아도 꿈쩍하지 않았다. 너는 왜, 이렇게 고통스러워하면서도 멈추지 않는거야. 어째서 내 손으로 너를 다치게 만드는 거야. 얇은 몸이 자책과, 무력함에 작게 떨렸다.) 하지만 이 모든 것들이 결코 무의미하진 않을거야. 지금도... 보렴. 넌 내 존재만으로도 이렇게나 흔들리고 있고. 그러니 원한다면 뜻대로 해줄게.
신쿠,
(손을 뺄 수 없다면, 그래. 차라리 끌려가고 말지. 생각이 거기까지 미치자 몸에 힘을 실어 네게 부딪힌다. 풀썩, 소리와 함께 균형이 무너지며 함께 바닥에 쓰러진다. 그렇게 고개를 들면 아래에서 바라보던 것보다 조금 더 선명한 얼굴이 눈앞에 드리운다. 그를 좀 먹어가는 성흔의 흔적도.)
신,
(여전히 그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것은 어려웠지만 이 편이 좋았다. 아직 너는 완전히 흐려지지 않아서. 얼핏 그 틈새로 5년 전의 그 아이가 겹쳐보인다. 저도 모르게 흘러나왔던 것은 희미한 웃음소리인지, 흐릿한 울음소리인지.)
나의 신을 걸고 맹세하지.
히마리:(고개를 숙이고 그의 이마에 제 숨결을 올린다. 그렇게 고개를 들면 눈물을 참는듯 조금 붉어진 눈으로 그를 눈에 담는다.)
모든 일이 해결되면, 네 눈앞에서 사라져줄게. 다만.., 그것은 모든 것을 해결하고 난 뒤야.
부족하고 못돼 먹었어도, 나는 여전히 네 주인이고 너는 내게 종속되어있어. 우리 관계는 끝나지 않았지. 그러니 끝을 정하는것도, 매듭짓는것도 그것은 주인된 자의 몫. 설령 네가 그걸 바라던, 바라지 않던...
나는 홍뱀의 사랑을 받는 지긋지긋한 히메미야가의 마지막 후계자이자, 너의 주인으로써 모든 것을 바로잡을 의무가 있어.
신쿠:그런 식으로, 몇 번이고 묵살하는군요. 나의 목소리를, 나의 말을, 나의 몸짓을… … 그것은 왜입니까? 아가씨. 당신은 상처를 감내한다고 하지만 진실은 그게 아닐 테죠. 그 말은… 여전히 내가 당신에게는 아무것도 아니라는 것에 대한 반증일 뿐이야. (숨이 가늘어진다. 생각을 토하는 것인지, 말을 뱉는 것인지조차 분간이 가지 않는다.) 알고 있어요. 제 말에 충분히 아프지 않습니다, 아가씨는. 내 증오도, 원망도 당신의 그 대단한 의지 이상의 의미를 갖지는 못해. 눈을 감고, 귀를 막지 않아도 받아들일 수 있는 것들이고, 두 팔에 끌어안을만한 것이겠죠. 언제나 저를, 컥… 하찮고 보잘 것 없는 것으로 만드시네요… …
(무게가 실리면 시야가 한 번 휘청인다. 집착 어린 손아귀 외에는 보잘 것 없을 정도로 무력했기 때문일 것이다. 다음 순간 눈앞을 채우는 것은 쏟아지는 머리카락과 빛을 잃은 검은 눈. 그럼에도 죽지 않은.) ……한번이라도 상처를 주고 싶었습니다. 당신이 도망쳤을 때, 나는 그걸 해냈다고 생각했어… … (당신을 할퀴는 것은 어렵다. 어떤 말을 해도 반복될 뿐인 사과, 되새기는 다짐. 차라리 얼굴을 마구 일그러뜨리고 뭘 그렇게 잘못했느냐고 소리를 질렀다면 좋았을 것이다. 건방지다며 뺨을 때리고, 빌어먹을 체통을 버린 채로 함께 너절해졌다면 후련했겠지.) 마지막까지, 그런 언약인가요.
… …
이 목숨조차 통하지 않는다면, 됐습니다. 그럴 줄 알았어요.
(숨결이 이마에 닿을 때면 눈을 감았다. 흐느끼듯 비릿한 헛웃음을 흘리더니, 네 몸을 밀어내고 비틀거리며 일어선다.)
제 의무는 현대 가주로서 히메미야가 저버린 홍뱀의 지극하신 사랑을 온전히 취하는 것. 그것을 말미암아 고천원에서 영원한 안식을 얻는 것입니다. 주인의 이름도, 히메미야의 이름도 제 손으로 버린 당신에게는 어떤 것도 바로잡을 자격이 없어. 내 목숨을 이 세상에 붙들어놓을 자격이 없어.
… …히마리.
우린 더 이상 아무것도 아니야.
(그 말을 끝으로 등을 돌렸다. 아무것도 남기지 않은 것처럼, 한번도 뒤를 돌아보지 않은 채.)
후반에 있었던 일로 심신이 너덜너덜해졌습니다.
미칠 것 같은 웃음소리가 귀에서 메아리칩니다.
검은 천장 위로 치솟던 제단의 불길이 그려집니다.
정말 이러한 제사가 당신에게 처음이었던 걸까요?
침대를 바치는 장대에 걸린 천 위로 매달려 있던 시체가
시체는 신쿠의 얼굴로 변해 당신을 내려다 봅니다.
히마리는 소리 한 번 내지 않은 채 악몽에서 깨어납니다.
땀으로 흠뻑 젖은 등과 함께 당신은 기상합니다.
히마리:후우.... (떨림이 진정되면 땀을 훔쳐낸다.)
산책이라도 해야겠어.
히마리:
교육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런 불에 동물의 사체를 태우면 뼈가 남았었죠.
히마리:
운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3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위에서 보면 절대 찾을 수 없는 숨은 공간이네요.
누군진 몰라도 잔기술이 좋네. (당겨본다)
히마리:
관찰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36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히마리는 이것이 특수한 재료를 원동력으로 움직이는
작은 부품이 마력의 흐름에 따라 팔 다리를 움직이며
아무래도 원래는 ‘진짜’ 아이가 바쳐졌어야 했던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군가 그것을 원치 않아 ‘가짜’를 준비해두었겠죠.
번제 직전에 인형을 바꿔칠 수 있는 사람이 누가 있을까요?
히마리:(인형을 쿡... 손가락으로 눌러본다.)
변하지 않았어, 너는.
신쿠는 처음부터 아이를 희생 시킬 생각이 없었습니다.
아마 필사적으로 무표정을 유지하기 위해 노력했을 것입니다.
정신이 팔려 다른 것에 신경을 쓰지 못했기 때문일까요,
축축한 천이 당신의 코와 입을 틀어 막습니다.
이끼가 가득 낀 돌바닥은 차갑기 그지 없습니다.
이곳, 지하 감옥은 편하게 잠들기 적합한 장소가 아니었죠.
쇠창살 앞에 서 있던 사람이 기쁜 듯이 말합니다.
차기 가주가 있기에 적합한 곳은 아니지만, 다른 곳으로 도망이라도 가면 곤란하니까요.
당신을 이곳으로 부른 건 바로 저입니다.
아아, 제 초대를 거절한 줄 알고 심히 낙담했는데, 이렇게 찾아내어 정말 다행입니다!
여태 어떻게 숨어 계셨던 건지, 원.
히마리:(축축한 돌바닥, 익숙한 로브, 어디서 들어봤을 법한 대사까지. 모든 것들이 기시감을 자극한다. 마치 그 순간처럼. 하지만 지금 앞에 서있는 것은 그 아이가 아니다. 그 사실 하나만으로도 무너지지 않고 이 곳에 버티고 선다.)
...우리 구면이지?
성 안의 기강이 제법 느슨해졌나봐. 간부 멋대로 차기 가주를 정하기도 하고.
간부 1:기억해주시는 건가요? 이것 참, 영광입니다! 흐음~ 히마리 님, 설마 그
외지인이 가주로서 제대로 자리잡았을 거라고 생각하신 건가요? 설마요~ 오늘의 후야제를 끝으로 세대 교체가 이루어질 예정입니다!
하지만... 신쿠님도 참. 그런 짓만 벌이지 않았어도 조금 더 오래 가주 자리를 유지하셨을 것을. 하하.
히마리:5년간 그 아이를 알차게 부려먹고선, 이제와 외지인이라며 선을 긋는구나. (그럼 그렇지. 가문의, 이 성의 방식들엔 이제 익숙해졌다고 생각했건만 여전히 역겨움을 감출 수 없었다.) 헌데, ... 그런 짓?
간부 1:그게~ 하핫, 시간이 좀 남으니 설명드릴까요? 마지막 호의로.
신쿠님은 후야제에서 이 종교와 함께 자살하는 의식을 펼칠 생각을 하셨더라고요. 푸하하.. 정말 아무한테도 들키지 않을 거라 생각했던 걸까요?
히마리:... 끝이라 함은 정말 그걸 가리키는 소리였구나. 너희가 그런 계획을 가만히 두고 볼 리 없는데 말이지. (더 이야기 해 보라는듯 턱짓한다.)
간부 1:그래서, 그래서 말입니다~! (신나서 말을 늘어놓는다.) 그 의식에 우리의
'진짜 의식'을 덮어씌우기로 했습니다! 우린 마지막 제물로 신쿠님을 바쳐 고천원으로 넘어가 신의 힘을 빼앗는 거죠. 아아... 너무 흥분되지 않나요?
하지만.. 이렇게 신앙이 끊기면 신의 힘은 약해지기 마련이죠. 그러니 종교는 무슨 일이 있어도 계속되어야 합니다. 마지막 제물인 신쿠님이 죽으면~ (천박하게 댕강, 하는 손짓) 히메미야 히마리님! 선조의 정통 핏줄인 당신이 우리들의 새로운 가주가 되어주시는 겁니다!!!
히마리:풋, 고천원에 넘어가겠다고? 신의 힘을 빼앗고? (말도 안되는 소리의 나열에 가볍게 조소를 흘린다.) 그 욕심이야말로 실로 거대하구나. 대충 이해했어. 허울뿐인 정통성... 지긋지긋하네, 히메미야란 이름이.
간부 1:하하! 큰 뜻이 있는 사람이 높은 곳을 올라가는 법이니까요. 신쿠 님은 영 야망이 부족하셔서... 저희가 대신 움직여드린 것만 몇 번인지! 고생이 이만저만이 아니었습니다~
그거 아십니까? 순례는 단체을 의미한답니다. 가주의 뜻이라 적당히 포장해서 전달했더니 뜻대로 움직여주더라고요? 멍청한 놈들. 그 자들을 우리가 준비하는 '진짜 의식'에 필요한 제물로 사용했죠. 심지어 단순한 시체가 아니니까요! 환희와 사명, 강한 감정을 품고 있는 시체의 피를, 인구 밀도가 높은 도심에 묻혀 신의 힘이 더욱 강해질 수 있었습니다. 아, 정말 좋은 결과였어요.
히마리:... 집단 자살 사건도? 전부 너희의 짓이라고 실토하는 것과 다름없어 보이는데. (그 아이는 무력하게 이 시간들을 견뎌왔던 걸까. 나는 이곳에 너를 두고... 주먹을 쥐었다가 핀다.) 슬슬 ... 목표에 근접했겠네.
간부 1:대를 위해 소를 조금 희생했을 뿐인데, 뭐 어떱니까? 아아, 너무 미워하진 말아요. 이건 다 신쿠님이 멍청한 탓이니까..~ 몰래 교리와 고문서를 위조해, 100번째 축일에 '산 제물'을 바쳐야 한다고 설득하니 그대로 넘어가 버렸죠.
사실, 살아있는 갓난아기야말로 우리가 준비한 '진짜 의식'의 메인 열쇠였다는 것도 모르고!
하하~ 근접하고 말고요? 곧 있으면 의식이 시작될 것입니다. 그럼, 반항하지 말고 얌전히 계시길!
간부는 후야제를 지켜보기 위해 자리를 뜹니다.
완전히 시야에서 벗어나면 현재 상황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히마리의 왼쪽 손목에는 수갑이 채워진 채 벽면에 고정되어 있으며,
히마리:
지능
| 기준치: |
65/32/13 |
| 굴림: |
11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그러고 보니, 신쿠의 방에서 열쇠 꾸러미를 얻지 않았나요?
히마리:
근력
| 기준치: |
40/20/8 |
| 굴림: |
93, 44, 21 |
| +2: |
보통 성공 |
| +1: |
실패 |
| 0: |
실패 |
| -1: |
실패 |
| -2: |
실패 |
히마리:
근력
| 기준치: |
40/20/8 |
| 굴림: |
58, 2, 26 |
| +2: |
극단적 성공 |
| +1: |
극단적 성공 |
| 0: |
실패 |
| -1: |
실패 |
| -2: |
실패 |
히마리:
근력
| 기준치: |
40/20/8 |
| 굴림: |
82, 52, 31 |
| +2: |
보통 성공 |
| +1: |
실패 |
| 0: |
실패 |
| -1: |
실패 |
| -2: |
실패 |
근력
| 기준치: |
40/20/8 |
| 굴림: |
16, 65, 59 |
| +2: |
어려운 성공 |
| +1: |
어려운 성공 |
| 0: |
어려운 성공 |
| -1: |
실패 |
| -2: |
실패 |
히마리:
근력
| 기준치: |
40/20/8 |
| 굴림: |
37, 59, 12 |
| +2: |
어려운 성공 |
| +1: |
보통 성공 |
| 0: |
보통 성공 |
| -1: |
실패 |
| -2: |
실패 |
히마리:
근력
| 기준치: |
40/20/8 |
| 굴림: |
56, 61, 10 |
| +2: |
어려운 성공 |
| +1: |
실패 |
| 0: |
실패 |
| -1: |
실패 |
| -2: |
실패 |
(아에반데)
근력
| 기준치: |
40/20/8 |
| 굴림: |
44, 21, 80 |
| +2: |
보통 성공 |
| +1: |
보통 성공 |
| 0: |
실패 |
| -1: |
실패 |
| -2: |
실패 |
히마리:
위협
| 기준치: |
45/22/9 |
| 굴림: |
65 |
| 판정결과: |
실패 |
히마리:
위협
| 기준치: |
45/22/9 |
| 굴림: |
70 |
| 판정결과: |
실패 |
문지기:자꾸 소란을 피우면 사람을 부르겠습니다.
히마리:
외모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17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문지기:헉... 이렇게 연약한 여인이 수갑을 차고 묶 여 있 다 니
(혹시 흑발 금안인가) (봄;;;)
히마리:
민첩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9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분명히 예리한 흉기로 살을 헤집고 베어내는 감각을 느꼈음에도,
마치 무언가에 혼을 빼앗기기라도 한 것 마냥,
완전히 정신을 잃어 더이상 방해하지 못합니다.
이는 간부들이 가주의 뜻이라 꾸며 전한 것이었습니다.
히마리가 아이를 구하지 않았어도 그가 구했을 것입니다.
그건 어디까지나 히마리를 보호하기 위해서였습니다.
존재를 들킨 당신이 자신의 다음 가주로 선발되지 않도록,
애초에 이 종교와 저주를 없애려고 한 이유도……
성의 입구에는 미사를 기다리는 신도들로 가득합니다.
간부 2:어쩔 수 없지, 당장은 의식을 진행하는 게 우선이야.
간부 3:다른 가주를 찾으려면 시간이 좀 걸리겠지만.
회의를 끝낸 그들은 신도들을 향해 다급하게 손짓합니다.
간부 3:저 사람은 외부인입니다! 아무것도 모르는 타지인이 후야제를 방해하려고 하니, 저지하세요!
간부 1:성스러운 축일의 마지막 행사입니다. 반드시 진행되어야 합니다!
그 말을 들은 신도들은 맹목적으로 돌변합니다.
조악한 무기를 쥔 수십혹은 수백 명의 사람들이,
근접전(단검)
| 기준치: |
95/47/19 |
| 굴림: |
18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6 |
비무장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91 |
| 판정결과: |
실패 |
| 피해: |
3 |
히마리:
근접전(단검)
| 기준치: |
95/47/19 |
| 굴림: |
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 피해: |
10 |
비무장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55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4 |
히마리:
근접전(단검)
| 기준치: |
95/47/19 |
| 굴림: |
8, 100, 82 |
| +2: |
극단적 성공 |
| +1: |
극단적 성공 |
| 0: |
극단적 성공 |
| -1: |
대실패 |
| -2: |
대실패 |
| 피해: |
4 |
히마리:
근접전(단검)
| 기준치: |
95/47/19 |
| 굴림: |
74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 피해: |
7 |
비무장
| 기준치: |
80/40/16 |
| 굴림: |
25 |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 피해: |
7 |
히마리:
근접전(단검)
| 기준치: |
95/47/19 |
| 굴림: |
45, 83, 30 |
| +2: |
어려운 성공 |
| +1: |
어려운 성공 |
| 0: |
어려운 성공 |
| -1: |
보통 성공 |
| -2: |
보통 성공 |
| 피해: |
8 |
당신이 더는 싸울 수 없는 상태라는 걸 눈치챈 걸까요.
가장 앞에 선 사람 하나가 입이 찢어질 듯 웃으면서
당신의 칼에 베여 정신을 잃고 쓰러져 있던 사람입니다.
광신도:마침 잘 일어났어, 자네가 이걸로 끝장 내도록 해.
곡괭이를 받아 든 사람은 고개를 저으며 말합니다.
광신도:무슨 소리를 하는 겐가? 이 사람은 후야제를 방해하려 했어.
신도 1:그게 사람을 죽이는 이유가 될 수 있나?
거부한 사람은 오히려 곡괭이를 바닥에 내던지며 말합니다.
신도 1:이것 봐, 아직 내 아들보다 어리다고. 이 자는 젊어, 우리에게 보호 받아야 할 나이야.
여러 사람이 약자를 괴롭히는 게 정말로 신의 뜻인가?
히마리를 공격하려던 사람이 잠시 아무런 대꾸도 하지 못하자,
당신에 의해 기절했다 일어난 사람들이 한 마디씩 말을 얹기 시작합니다.
신도 3:교리에 미사를 방해하는 이는 죽여도 된다고 적혀 있던가요?
신도 1:이제 이런 건 그만 두자고! 이 자는 아직 아무도 해치지 않았어.
신도 2:우리를 봐요. 피를 단 한 방울이라도 흘리고 있나요?
신도 3:애초에 이상하잖아요, 정말로 죄를 지었다면 면밀히 따진 뒤 감찰관에게 넘기면 될 일을…
그 옆에 있던 사람이 말을 얹은 자에게 각목을 휘두릅니다.
광신도:간부님의 말씀보다 다른 것을 우선 시 하는 놈들은 전부 이단이다!
한 놈도 남기지 않고 제압해!
깨어난 사람들과 눈이 먼 사람들의 무리가 충돌해 싸우기 시작합니다.
1
싸우는 사람들의 사이를 가로질러 미사실로 향합니다.
히마리를 발견한 일부 광신도들의 추적이 시작됩니다.
히마리:
민첩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83 |
| 판정결과: |
실패 |
간부 2:신도들이 흥분하면 종종 일어나는 현상입니다.
그 때문에 문을 닫고 진행하는 것입니다.
그 앞에 무릎을 꿇고 앉아 두 손을 모읍니다.
히마리:
민첩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 |
| 판정결과: |
대성공 |
감격한 표정의 간부들이 따라서 두 손을 모읍니다.
그것이 지금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에 펼쳐지고 있습니다.
히마리:
민첩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100 |
| 판정결과: |
대실패 |
그 말을 외친 건 신쿠였을지, 간부들이었을지.
히마리:
민첩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95 |
| 판정결과: |
실패 |
신쿠는 그 힘을 버티지 못하고 앞으로 고꾸라집니다.
바닥을 짚은 그가 입을 열어 나직하게 당신의 이름을 부릅니다.
간부들은 쓰러진 가주에게 전혀 신경 쓰지 않고
간부 1:마침내, 우리의 숙원이 이루어지는군요!
간부 3:이것으로, 영원한 생명을, 신의 힘을.......
히마리:
민첩
| 기준치: |
55/27/11 |
| 굴림: |
2 |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히마리는 붉은 성화와 따스한 바람으로 가득 찬
삽시간에 곳곳에서 공간의 뒤틀림이 발생합니다.
어쩌면 이것이 ‘진정한 고천원’으로 향하는 길일지도 모릅니다.
히마리:
SAN Roll
| 기준치: |
60/30/12 |
| 굴림: |
53 |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지대의 일부를 먹힌 거대한 목조 건물의 일부가
모든 것을 집어 삼키던 블랙홀이 잠시 멈춥니다.
기둥 아래에 간신히 자리를 잡고 앉아 있습니다.
당신 앞에 주저 앉아있던 신쿠가 천천히 고개를 듭니다.
미처 말씀드리지 못했죠.
히마리:(천천히 뺨을 쓰담던 손이 내려간다. 뺨을, 턱을, 마지막엔 목에 닿아서는 말없이 끌어안는다.)
미안, 미안해...
너무 늦어버려서 미안.
신쿠:(말 없이 네 어깨에 머리를 툭 기대었다. 죽음의 냄새만이 가득하던 공간 가운데, 익숙한 향이 자신을 감쌌다. 그에 눈을 천천히 눌러 감는다.) ...한 번을 못 보고 가는 건가 했습니다. 당신이 돌아오면 안되는 것을 알면서도... 우습지 않습니까?
히마리:(느릿한 손길로 머리를 감싸면 길고 거친 결들이 손 끝에 걸린다. 그 세월만큼 너는 너무 커버렸고, 또 스러지고 말아서.) 예전부터 너는 좋아하는 것도, 원하는 것도 몇 없고 잘 드러내지 않았었지. 그래서 매번 내 멋대로 행동하고, 너를 챙겼었어. 그럼 열번 중에서 세번 정도는 네가 웃곤 했었는데.... 이번에도 틀리지 않아 다행이구나. 제멋대로인 주인이지.
신쿠:(결이 거친 머리카락이 사락사락, 부드럽게 손에 스치는 소리가 귓가에 맴돌았다. 살면서 어리광을 부려본 기억이라곤 없지만, 그게 이런 것이라면 퍽 나쁠 것 없다고 생각했다.) 그랬나요. 저도 참 당신에게 박한 종이었겠습니다. (피식 웃었다.) 분명 오답은 아니었지만, 정답도 아니었죠. ......여전히 무모하시네요.
히마리:(이 금빛이 눈에 잘 들어왔다면 좋았을 텐데, 여전한 모노톤의 세상 속에서 시선을 끄는 한 줌 어린 빛을 열심히 쫓았다.) 잘 알고있네. 보통 그렇게 말하는 종은 전부 소박맞겠지.
(그러다 문득, 손 짓이 멈춘다. 시간은 언제나 매몰차서 우릴 기다려주지 않아. 5년 전에도, 지금도. 그러니 반드시 해야 하는 이야기를 꺼내야 해.) ... 밉지 않았어? 널 두고 간거 말이야. 매번 지키겠다 해놓고선, 가장 중요한 순간에는 너에게 맡기고 말지. 네게 기대고 말아...
신쿠:소박 맞기에 부족함이 없는 종을 찾아 여기까지 오셨으면서요. ...밖에서는 어떻게 지내셨는지 모르겠네요. 아가씨답게 지내셨다면, 글을 쓰거나 그림을 그리셨을 거라 생각했는데... (기댄 시선을 내려 손을 내려다본다.) 소일거리를 거드는 건 아무리 생각해도 잘 상상이 가지 않아서요.
(손짓이 멈춤에 따라 느릿하게 고개를 들어보였다.) 아가씨를 탓하지 않습니다. 떠맡은 것이 아니라, 제 손으로 앗아간 것이나 다름 없었어요. 모진 방법이었을지는 몰라도 그건 아마, 처음으로 제 손으로 선택한 것이었습니다. 제게도 지키고 싶은 것이 있다는 걸... 아가씨는 여전히 모르시네요. 바보 같으십니다.
히마리:패물을 팔고, 글을 쓰기도 했어. 그림은... 너, 내 그림 못 봤니? 원한다면 초상화 그려줄 수도 있었는데. (마지막은 분명한 농조였다. 보나 마나 눈코입 위치만 겨우겨우 채워 넣었겠지.) ... 이곳에 와서 처음으로 감자를 깎았어. 그때 주방장이 나를 어떤 눈으로 바라보았는지 네게도 보여줘야 했었는데.
내가 아니면 누가 이런 불손한 종을 챙길까. (천천히 손에 힘을 풀고, 고개를 든다. 조금 더 안아줄까-라는 생각도 들었지만 역시 그 시간 동안 보지못한 네 얼굴을 눈에 담고 싶어서. 어디가 자랐고, 어디가 변함없는지를 보고 싶었으니까.) ... 하지만 만약 내 의지가 조금 더 강했다면 너는 충분히 밀려나주었겠지. 그러지 못한 게 나였고.
그래서, 그 선택은 만족스러웠어? 나는... 5년이란 시간이 흘렀는데도 여전히 이곳에 있었던 같아. 자유는, 행복은 말이지.... 신쿠. 혼자서 느낄 수 없는건가 봐. 적어도 난 그래. 그건 아마 내가 꿈꿔왔던 것이 너와 함께할 수 있는 시간이었기에 그런 걸까.
네가 나를 지키기 위해, 나를 위한 선택을 한 것에 대해선 고맙고 기특하다고 생각해. 하지만... 이제 됐어. 더 이상 너를 해쳐가며 나를 지키지 않아도 괜찮아. 네가 모셨던 주인은 상처 하나에 엉엉 울던 그 아이가 아니거든. 나는 충분히 혼자서도 설 수 있는 어른이 되었단다.
신쿠:그런가요. 자수보다는 조금 나았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역시 잘 그린 그림과 못 그린 그림을 구별할 수 있는 정도의 심미안은 없는 것 같네요. 마을 사람들도 비슷하지 않았을까 싶습니다. (기억을 떠올렸는지 입꼬리를 올려 미미하게 웃는다. 밖에서 어떻게 지냈을지 눈에 훤하다며 가벼운 타박을 남겼다.)
그때, 누구의 의지가 더 강했는지는 모를 노릇입니다. 마음을 무게로 잴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그러니 글쎄요. 명령을 하신 게 아니라면… 그때의 저도 만만치 않았을 거라고 감히 말할 수 있습니다. (여전하지만, 여전하지 못한 부분을 찾는다. 빛을 잃은 검은 눈동자, 조금 마른 듯한 뺨과 조금 푸석해진 머리칼에 차례로 담담한 시선이 머물렀다.) ……아가씨는, 그때 상처받으셨습니다. 제가 그것을 의도했으니까요. 왜 제게 그 죄는 묻지 않으십니까? 본인의 잘못은 하나하나 전부 따지시면서요.
아가씨, 제가 보기에는 충분해 보입니다. 제가 드리지 않은 만큼, 아가씨는 스스로에게 그만큼의 미움과 원망을 돌리셨죠. 저까지 얹어드렸으면 정말 큰일날 뻔했네요… …
……저는 여전히 모르겠습니다. 희생이라는 것이 어떤 의미를 가지는지 오랜 시간 고민했어요. 물론 고통스러웠습니다. 벗어나고 싶었어요. 하지만 그럼에도 당신을 위해 버틴다는 것은, 때로는 힘이 되어 주기도 했습니다. 죽어가는 것이 살아가는 것과 마찬가지이듯, 희생을 한다는 것은 누군가의 희생을 받는 것이라고… … 그런 시간을 우리는 보냈던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당신도 나도, 별반 다르지 않았다고.
한 가지 묻겠습니다. 제가 아가씨를 놓아드린다면, 아가씨는 진실로 저를 놓아주실 수 있나요?
히마리:여전히 한마디를 지지 않는구나, 넌. 하지만... 그래. 내가 너를 지키고 싶듯 너 또한 그랬겠지. 그렇다면 마음으로 비교하는 것은 관두기로 할까. (마지막은 한결 후련해 보였다. 죄책감이 사그라든 것은 아니지만, 내가 너를 생각하는 것만큼 너도 나를 생각했고. 이 모든 일들이 서로를 위한 선택이었다면... 만약 내가 너를 대신해 그 자리에 있어도 나 또한 너를 이해했겠지.)
나는... 이제 조금 말할 수 있을 것 같아. 내게 있어 희생은 헌신이야. 아끼고 사랑하니까... 기꺼이 나의 몫을 내어줄 수 있을만큼 행복을 바래. 설령 그 과정에서 내가 다친다 하여도. 상대가 다친다 하여도 말이야. ... 그래서 우린 서로를 상처 입히고 만 거지.
하지만, 애정에서 비롯된 상처는 애정으로 치유할 수 있어서. 그날 내가 받았던 상처는 괜찮단다. ... 네 진심이 아님을 알았거든. 정말 못된 말이었지만, 그 새로 나를 위하는 감정들을 느꼈으니 탓하고 싶지 않아.
(그리고 잠시 입을 다물었다. 15년 남짓, 인생의 대부분을 함께 해온 자가 있다면 그건 더 이상 타인이라 할 수 없지 않을까. 가족, 친구, 혹은 동반자. 그것을 놓아줄 수 있다면.... )
그런 맥락에서 말이지. 만약 네가 진심으로 바란다면, 나는 기꺼이 놓아줄게. 설령 내 감정이 어떻다 하더라도 말이야. 이 또한 희생의 일부려나... 뭐. 솔직하게 묻는다면 아니지만 말이야.
(문득, 흐리게 웃었다. 괜히 미련묻은 손짓으로 네 옷깃을 잠시 집었다가 놓기도 했고.) ... 조금 자신이 없어. 네가 자유롭기를 바란다면서, 누구보다 너를 놓지 못하고 있네. 조금만, 아주 조금만 더 눈에 담고 싶어서. 역시 욕심일까...
신쿠:아가씨께 물었습니다. 어떤 욕심 때문에 이곳에 왔느냐고. 그때 아가씨는 답하셨죠. 잃어버린 것을 되찾고 싶어서 오셨다고… … 제가 어떤 욕심 때문에 지금 이곳에 있느냐고 묻는다면, 저는… (말끝이 흐려지다 멎는다. 입가에 옅은 웃음이 번지는 듯싶더니.)
역시 사랑 때문에 이곳에 있다고 대답하겠습니다.
한때는 그랬습니다. 당신으로 말미암아 제 쓸모를 증명하려는 것일까 생각했습니다. 언젠가는 그랬습니다. 제가 고귀한 당신보다 더없이 하찮기 때문에, 희생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했어요. 또 한편으로는 아가씨의 소유물로 존재하는 것이 제 의무였고, 당신을 위하는 것을 그저 평생의 흔적으로만 여겼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압니다. 지금 이곳에는 분명히 제 의지가 있었고, 당신의 의지가 있었으며… 우리는 상처를 주고받을 만큼이나 동등했었네요. 용서받지 못할 죄를 쉽게 용서해버릴 만큼, 서로에게 물러요. 하나여야 하는 희생을 반으로 나눌만큼 욕심이 큽니다.
(그런 때가 있었다. 원하는 동시에 포기해야 했던 때가. 사랑받기 전에 버림받았던 순간이. 살기 위해 죽은 듯 숨죽인 시간들이. 원하는 것을 힘주어 잡아보고, 버림받을 걱정 없이 사랑하고, 이곳에 살아 있다 소리내어 외치는 시간이 지금까지 우리에게 존재할 수 없었다면…)
유감이네요. (옷깃에서 떨어지는 손을 다시 단단히 잡았다.) 저는 두번은 자신이 없습니다, 아가씨. 괜찮은 어른이 되어 멀쩡히 혼자 설 수 있대도, 가끔은 기댈 수 있는 당신이 있기를 바랍니다. 아가씨가 저를 놓는다 해도, 저는 진실로 아가씨를 놓을 수 없어요. 자유같이 허울 좋은 것은 바라지 않습니다. 당신의 행복을 빌미로 더는 상처 입히지도 않을 거예요.
신쿠:지금, 또다시 덧없는 희생이 강요된다는 것을 압니다. 세상은 희생이 필연적으로 포기를 동반한다지만… … 우리에게만큼은 의미가 다르죠. 한 명이 희생을 감수하여도 그것을 감내하는 것이 둘이라면, 애초부터 헤어지는 의미가 없잖아요.
저는 이 곳에서 도망치지 않을 겁니다. 예상하건대, 고집이 센 아가씨께서도 저를 두고 도망칠 생각이 없다면,
(네 손에 가볍게 제 뺨을 기대었다.) 함께 불행해주세요. 같이 행복해져요. 이대로, 제가 욕심내게 된 것을… … 아가씨께서도 욕심 내주셨으면 합니다.
히마리:(단단하게 붙잡는 손길에 잠시 눈빛이 흔들린다. 부와 지위, 하물며 신분이라는 권력까지 쥐었으나 이 인생의 끝에는 매 순간 포기해야 하는 것들이 있었다. 그것이 한때는 가족이었으며, 자유가 되었고, 마지막에 이르러선 네가 되었다. 사실 내가 갖고 싶었던 건 그다지 대단한 것들이 아니었는데도 말이야. 그저... 지금처럼, 흔들림 없이 잡아줄 수 있는 손길을 바랐을 뿐인데.)
... 우리의 시작에는 누구의 의지도 없었으니 언젠가는 자유로워지는 것이 옳은 거라 생각했어. 원치 않게 묶어낸 것이니 반드시 풀어내야만 한다는 생각으로 말이야. 실은 정말 싫었는데 말이야. 그래서 언젠가부터는 허울뿐인 소리가 되었어. 네가 자유롭길 바랐지만, 나의 곁을 떠나지 않길 원했지. 네가 행복하길 바랐지만, 그것이 나로 인해 이뤄지기를 소망했어.
그, 러니까... .... (이래서는 안되는데, 끝내 시야가 뿌예져서는 네 얼굴이 흐려지고 만다. 몇 번이고 입이 덜썩이지만 무슨 말을, 어떤 표정으로 너를 바라봐야 할지 몰라서 그저 네 손을 붙잡고 숨죽여 울었다. 그러다 끝내 갈무리되지 못한, 가는 목소리가 흘러나온다.)
... 정말 괜찮아? 내가, 욕심, 내도 돼? 더 이상 너의 행복을, 나의 행복을 빌미로 무언가 포기하지 않아도 되는 걸까? 설령 그게 어떤 결과를 불러온다 해도 너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겠어..?
나는 항상 후회했어. 너를 홀로 둔 것도, 그 아이를 칼로 벤 것도, 거슬러 올라가 아주 어린 시절 가문에 끌려온 너를 만난 것까지. 잘해주고 싶었지만 부족한 주인이라. 제 딴에 최선의 결과를 만들어보겠다고 발버둥 치지만 잘 해낸 적이 없었지. 그런 내가, 이번에는 후회하지 않을 수 있을까 ... 조금 두렵기도 해.
하지만... 어느 쪽을 선택해도 후회는 뒤따를 테고, 누가 희생해도 우리가 함께 아픔을 감수해야 한다면,
히마리:(분명 엉망진창이 됐겠지만... 얼굴을 들고 눈을 마주한다. 단조로운 세상에 너라는 빛이 비친다. 내가 모아온 빛 조각과는 비교조차 되지 않는 어떤 찬란함이 느껴지는 따뜻함을 가지고서는. 그리하여 종극에는 웃고 말았다.) ... 신쿠, 신쿠.
(톡, 가볍게 이마가 맞닿고 눈을 감으면 네 숨결이 닿고 심장박동이 전해진다. 이게 나의 답이야.) 네게, 나의 모든 불행과 행복을 줄게. 그 대신... 너의 모든 불행과 행복을 줘. 내가 너를 욕심낼 수 있게 해줘.
신쿠:(돌이켜 보면, 여기까지 오는 모든 순간 우리는 휘청였다. 계속 함께였지만, 어떤 시간은 홀로 버텨내는 수밖에 없었다. 누군가의 마음을 부정하며, 누군가의 의지를 등한시하며. 위와 아래를 나누고, 빛과 어둠을 나눠가며. 두 다리로 중심을 잡지 못하고 넘어지듯 저지른 선택에는 어쩔 수 없이 마음이 쓸렸다. 알면서도 상처가 쓰라렸다.)
……저는 아주 어린 날 누군가의 손에 붙들려 당신에게까지 왔고, 아직까지 그 감각을 잊지 못합니다. 갈피를 못잡는 안개 속에서… 모르는 곳으로 잡아 끄는 손은 무서웠어요. 그렇기 때문에 아가씨가 내미는 손을 쉽게 잡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이상하죠, …그냥 잡고 있는 것만으로, 이렇게 안심이 될 수 있다니. (흔들림 없이맞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그거 아십니까? 저희는 여태 한 번도… 손을 잡고 걸어본 적은 없네요.
(그렇게 수없이 잇따른 후회를 발판 삼아, 간신히 서로의 곁에 설 수 있게 되었을 때. … … 이번만은 함께 견뎌보기를 희망한다. 견고하게 손을 마주잡고, 서로를 지지대 삼아. 네가 앞서 걸으면 당겨주고, 내가 뒤쳐지면 끌어주는 것으로. 돌고 돌아, 지금에 와서야 모두가 알고 있는 가장 당연한 진리를 새겼다. 후회는 과거로부터 오지만, 그럼에도 기대는 미래로 갈 것이다.)
아가씨, 욕심을 낸다는 것은 그만큼의 용기가 필요한 일입니다. 어쩌면 그것이 저희에게는 부족했던 것일지도 모르죠. …다시 후회하여 상처를 입게 된다면, 그때는 원망하세요. 미워해도 좋습니다. 그리고, 시간이 지나면 다시 용서해주시는 겁니다. … …그때도 우리는 옆에 있을 거니까요.
(환한 웃음을 끝으로 이마가 마주 닿는다. 속눈썹 끝에 맺힌 눈물을 가만히 바라보다, 그것이 떨어질 무렵 당연한 수순처럼 눈을 눌러 감았다. 세상의 소음이 희미해지고, 신이 아닌 너에게 전하지 못했던 마지막 기도를 건넨다. 약속하듯이, 가장 정결한 것을 네게 바치듯이.) 제 모든 불행과 행복은 아가씨의 것입니다.
신쿠:그것은 당신에게서 비롯된 것이며, 당신으로 인해 종결될 수 있는 것이니까요.
그깟 가족이라는 이름이 아니어도, 종이라는 허울 좋은 명분 없이도… 기꺼이 당신 곁에 영원을 머무를 것을 맹세합니다.
당신은 밑도 끝도 없이 그 들판을 가로질러 걸어갑니다.
따스한 향기와 더할 나위 없이 부드러운 바람,
감각이 마취 된 것 마냥 편안하고 두려움이 없습니다.
신을 진정을 믿고 온전히 몸을 맡긴다면 이런 감각일까요.
쉴 새 없이 달려와 지친 몸을 앉힐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당신은 그녀의 나직한 목소리만 들을 수 있습니다.
■■■:난… 항상 그게 원하지 않는 희생이었다고 변명하고 싶었어.
용서를 구하고 싶었어. 다시 만나고 싶었어.
하지만, 진실을 알았을 때에는 돌이킬 수 없었지.
그게 내 인생의 지울 수 없는 불행이었어.
어째서, 나는 그 아이의 마지막조차 지켜주지 못했을까.
왜 나는 그 아이를 대신하지 못했을까.
■■■:마땅히 나의 것이었어야 하는 고통인데.
이제야 내 역할을 다할 수 있겠네.
몸이 붕 뜨고 부유하는 듯한 감각에 괴롭습니다.
당신은 누군가의 영문을 알 수 없는 슬픔에 공명합니다.
관문 상자를 든 누군가가 서 있는 모습이 보입니다.
붉은빛 성화는 사람을 삼키고 원래의 모습을 되찾습니다.
그것으로 완성되어 희미한 물감향을 퍼뜨립니다.
흔들리는 거대한 붉은 물결을 하염없이 응시하면,
그 것은 두 사람을 바라보지 않은 채 질문합니다.
비록 이기적이고,
서로에게 상처를 입힌다 하더라도.
결국, 그 기원은 사랑에서 비롯되었을 터.
그러니 내가 어찌 그 감정을 그릇되었다 말할 수 있을까.
두 사람은 다시 폐허가 된 성터 앞에 서있습니다.
조금 더 살아도 된다고 허락 받았다면.
남은 생은 제가 사랑을 증명하는 데 쓰게 해주세요.
상처와 희생이 아닌 진짜 사랑을.
우리는 이 아득한 주와 종의 기원을 알고 있습니다.
이 기억이 당신의 삶을 증명하는 수단이 될 것입니다.
저희는 요즘 사과 농사가 잘 지어져서 눈 코 뜰 새 없이 바쁘답니다.
이모는 잔소리가 심하지만 요리도 잘 하고 다정해서
리온은 건강하게 자라 도심의 학교에 입학합니다.
그리고 손님이 왔다는 소식을 알리는 종소리와 함께
나이 든 고서점의 주인은 검지로 안경테를 들어 올립니다.
고서점 주인:이런, 정말 질리지도 않고 오는구나.
대학원생:여기에 논문 주제랑 관련된 책이 많아서요.
이곳이 아주 익숙한 듯 책을 몇 권 골라 담습니다.
문득, 대학원생의 눈이 계단 너머에 꽂힙니다.
대학원생:......이 액자는 원래 여기 있었어요?
옛날에 아는 친구가 장물은 처리가 곤란하다고 떠넘겼지 뭐냐.
유리 위에 두껍게 쌓인 먼지를 한 번 훔쳐냅니다.
원래는 붉은빛이었을 액자가 희미한 빛을 드러냅니다.
그림을 본 대학원생은 한참 동안 아무 말을 하지 못합니다.
대학원생:……아니, 아무것도 아닙니다. 이상하게.
그는 성에 있던 사람들이 ‘하루코’라고 부르던
그 모습은 꿈틀거리며 삽시간에 다른 가죽으로,